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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진작에 들을 것이지, 이 놈아!


-일전에 게임 포탈 사이트를 들끌게 한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실분들은 다 알만한 이야기인데, 한때 게임스팟에서 리뷰 편집자가 짤린 일이 있었고, 거기에는 게임스팟과 유통사 간의 모종의 딜이 있었다. 원래는 그 편집자가 유통사에서 나온 리뷰를 후하게 주기로 되어있었는데, 편집자가 양심에 따라서 점수를 줬고 그리고 그에대한 보복으로 편집자를 짤랐다...라는 이야기였죠. 사실 사건 자체는 늘상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소위 '불미스러운 일'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문제는 그것이 게임계에도 일어난다 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고, 이로 인해서 한 때 게임스팟 리뷰 및 다른 웹진의 리뷰들의 신뢰성이 의심을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논란이 되었던 게임이 뭐냐구요? 그것이 바로 케인 엔 린치: 데드맨이었고, 그 유통사는 에이도스였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흘러 후편이 나올 때 즈음 되니까, 데드맨은 다시 재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드보일드한 게임 스토리와 현장감 등을 이유로 조금 조금씩 호평이 올라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게임의 스토리 라인을 기반으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화까지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2편과 영화 덕분에 덩달아서(?) 떠버린 케이스라 할 수 있죠. 2편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고, 1편을 마침 $4 정도에 팔기에 한번 질러보았습니다.

....왜 게임스팟 편집자가 양심선언을 했는지 알만하더군요(.....)

-기본적으로 기어즈 오브 워 스타일의 엄폐+총질 형식의 TPS. 결론만 말씀드리면 스토리만 좋은 게임이란 겁니다(.....)

-먼저 이런 장르의 생명인 엄폐에 대해서. 사실, 초기에 게임 제작자들은 엄폐를 자동적으로, 즉 케릭터가 벽에 붙으면 엄폐하는 형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케인 엔 린치도 그러한 게임 스타일이구요. 다만 문제는...엄폐에 어떤 규칙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여러분이 벽에 붙어서 엄폐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왠걸. 엄폐는 커녕 케인은 벽에 대고 부비부비를 시전하는군요. 한참동안의 삽질 끝에 여러분들은 엄폐가 코너 쪽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엄폐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이제 엄폐를 시전하겠습니다...시전합니다...어? 어, 엄폐가 안돼, 엄폐시킬 수 없어, 안돼! 게이머가 코너에 대고 엄폐를 하려고 하면...일단, 엄폐에 들어가는데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뭐랄까...대단히 가볍다는 느낌입니다. 따라서 마우스 이외의 약간의 움직임이 있으면 엄폐에서 벗어납니다, 이런 제길!

 사실 코너 이외에도 창문 등의 낮은 턱에서도 엄폐를 할 수 있으나...엄폐를 했는지 안했는지 구분이 안됩니다. 정말 거지 같은 느낌.

-엄폐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문제점은 즐비합니다. 일단 멍청한 A.I. 사실, A.I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케인 엔 린치는 좀 심하더군요. 아니, 대사로는 '적이다! 침입이다!'를 외치면서 CQC로 처리하기 위해 달려오는 나를 멍청히 처다보는 적들 보면 그냥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픽도 좀 그런게...그래픽 엔진이 나쁘다거나, 최적화가 개떡이라던가(물론 그 당시에는 개떡이었지만), 그런게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이 엄청나게 횡합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물건들은 디테일이 어느정도 있는데, 문제는 그외의 나머지 것들이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로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공사장에서 덤프트럭을 멈추는 미션 같은 경우 정말 주위에 공사장에 필요한 물건들 말고는 없습니다. 미션 내내 이렇게 간소한 미니멀리즘 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게임은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게다가 연출도 묘하게 이상한게, 초반의 밴 탈출 미션 같은 경우에는 경찰차와 벤이 시내에서 무슨 범퍼카 레이싱(....)을 하는 것 마냥 속도감도 없고, 긴장감도 없고...왜 이런지 모르겠더군요;

-총기 타격도 좀 이상한게...마치 스타크래프트 시즈 탱크의 퉁퉁포를 쏘는 듯 한 느낌입니다. 타격감도 묘하게 없고, 총소리도 좀 이상한.....

-성우는 괜찮습니다. 다만, 일본어 성우가 상당히 어색.

-전반적인 느낌이, 게임 개발 도중의 알파버전을 시장에 내놓은 듯한 느낌입니다....아 몰라, 더이상 안쓸래요(.....)





덧.그래도 이번 스팀 할인 기간에 지른 다른 게임들은 다 괜찮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Altitude는 멀티 플레이 중심의 인디 슈팅 게임입니다. 게임은 간단합니다. 비행기 5개 중에 하나를 고르고 능력을 설정한 뒤에, 상대편을 신나게 쏘아 격추시키면 되죠. 조작 역시 간단합니다. 방향키와 1차 공격, 2차 공격, 그리고 아이템 키만으로 게임 내의 모든 조작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게임에 조금만 숙달되면 마우스 하나로 게임을 진행 할 수 있을 정도죠. 극도로 단순한 게임 구성을 보이는 Altitude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게임에 비해서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유는 바로 이 극도의 단순함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플레이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비행기 슈팅 게임을 칭하면, 일본이나 미국 양측다 상당히 어려운, 혹은 극악하거나 극도로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국 쪽의 비행기 슈팅이라면 이미 게이머가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라기 보다는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쪽으로 분류해야 하죠. 그리고 일본 측은 탄막 슈팅으로 일컬어 지는 비행기 슈팅의 탈을 쓴 매트릭스 게임으로 악명이 높구요. 어느쪽이든 간에 게임성으로서는 상당히 하드코어 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하드코어 성은 비행기 슈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그것은 슈팅 장르가 지향하는 비행기의 속도감과 도그파이팅이라는 개념 자체가 게임으로서 구현하기 상당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비행기 슈팅에 있어서 시뮬레이션적인 부분과 액션적인 부분을 조화하여 게임을 만든 케이스로 에이스 컴뱃 시리즈나 H.A.W.X. 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고, 조화 자체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Altitude는 이러한 비행기 슈팅 장르에서 시뮬레이션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아케이드적인 부분과 액션성을 극도로 끌어올린 형태입니다. Altitude의 조작은 방향키와 3개의 키(1차 공격, 2차 공격, 아이템 사용)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단순한 조작만으로 게임은 비행기 슈팅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도그 파이팅, 곡예 비행, 질주, 회피 등등 조작 자체는 단순하지만 게임 자체를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 Stall(엔진 정지) 개념을 도입하여서 게임에 긴장감을 불어 넣기도 하죠.

 Altitude의 또다른 장점은 빠른 페이스의 게임 스타일입니다. 빨리 죽고, 빨리 부활하고, 빠르게 전투가 일어나는 형태죠. 이는 어찌보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멀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심지어 Altitude에서의 Perk 시스템 역시 MW 시리즈의 그것과 유사하죠. 하지만 Altitude는 MW 시리즈에 비해서 진입 장벽이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분에서 20분 정도만 플레이 하는 것 만으로 게이머는 기본적인 도그 파이팅 정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의 인터페이스나 조작감은 쉽기 때문에 게이머는 쉽게 게임을 접하고 빠져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한 Altitude는 Perk 개념 및 언락 개념을 사용하여서 게이머에게 게임 플레이 자체에 성취감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Altitude는 멀티 게임으로는 상당히 잘 뽑힌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슈팅 게임이지만,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나 시스템 자체는 모던 워페어가 연상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이하긴 하지만, 구입해서 후회는 안 하는 작품이라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올해 들어서 장기간 제작중이었던 게임들이 속속들이 발매되고 있습니다. 스플린터 셀 컨빅션, 엘런 웨이크같이 보통 게임이라면 이미 1편내고 후속편까지 냈을 법한 기간이 걸린 게임들이 말이죠. 특히 이번 리뷰의 대상인 스플린터 셀 컨빅션(이하 컨빅션)은 개발 초기에는 오픈월드 첩보 액션 게임을 지향했다가 한번 게임 자체를 뒤집어 엎어서 현재의 스텔스 액션 형태를 취하게 되었죠. 거의 5년에 달하는 기나긴 개발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4월 13일 컨빅션이 세상에 공개되자 평단은 컨빅션이 보여준 이질적인 게임 스타일에 극단적으로 양분된 평을 내리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컨빅션은 요즘 게임들의 경향(점점 쉬워지는)과 현재 대중문화에사 드러나는 슈퍼 스파이의 이미지를 적절히 잘 혼합한 작품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기간에 비해서 빈약한 컨텐츠와 스토리, 멏몇 난이도 조절 실패의 문재는 상당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밑에서부터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죠.






Light & Shadow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이제까지 얼마 안 남은(아니 지금까지 얼마 없었던) 몇 안되는 잠입 액션 게임 프랜차이즈 였습니다.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간혹 메탈기어 시리즈와 많이 비교가 되는데 오히려 메탈기어보다는 역사상 가장 어려운 게임 중 하나였던 씨프 시리즈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죠. 기존의 메탈기어 시리즈가 아케이드 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시프 시리즈는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무한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상당히 극악한 난이도를 자랑했었습니다. 뭐, 스플린터 셀은 씨프에 비하면 쉽다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게임에 비해서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림자 속에 숨어서 들키지 않고 움직이는 짜릿함, 죽이는 것 보다는 들키지 않는 것을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잠입 액션게임이었죠.

더블 에이전트 이후로 후속작인 컨빅션은 잠입액션에 있어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합니다. 그것은 바로 오픈월드 형식에 군중 속에 숨어들어가서 잠입을 한다는 것이었죠. 사실 이러한 실험은 4편까지 큰 변화가 없었던 시리즈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 하고자 한 UBI의 야심이 다분히 섞여들어간 것이었지만 개발 도중에 난항을 겪게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컨셉 자체가 UBI 에서 개발 중이었던 어새신 크리드와 상당히 유사한 컨셉이었다는 것(실제 어새신 크리드 내의 군중속에 숨는 요소나, 오픈월드라는 점 등등), 그리고 어새신 크리드의 그러한 실험 자체가 썩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 등은 컨빅션의 개발 기획 자체를 뒤집을 정도로 큰 문제였을 것입니다. 실제로도 컨빅션은 개발을 뒤집어 엎었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컨빅션의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컨빅션은 빠르고 강한 게임을 지향하는 현재의 게임 성향을 고려하여서 거침없는 잠입 '액션' 게임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게 됩니다. 먼저 컨빅션은 기전 시리즈의  수동적이고 느린 템포의 게임 방식을 핸드 킬이나 지정 & 수행 등의 요소를 통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템포로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잡입의 요소를 빛과 그림자라는 단순한 요소로 구성하고 이를 게이머가 통제하는 등 더이상 게이머를 어둠 속에 숨은 유령이 아닌 걸어다니는 인간흉기로 변화킵니다. 전 시리즈들의 특징을 생각하면 상당히 과격한 변화입니다.





Harder, Faster, Stronger.

이러한 컨빅션의 과격한 변화는 어느정도 성공적입니다. 게이머는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완벽한 첩보원으로 거듭납니다. 이를 극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시스템이 바로 '지정 & 수행'(Mark & Execution)인데, 한번의 근접 암살을 성공한 이후로 적들에게 마킹을 하고 시야가 확보되는데로 최대 4명을 한꺼번에 암살하는 시스템입니다. 처음 이 시스템이 공개되었을 때는 게임이 너무 쉬워지는 것이 아니냐 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실제 게임 내에서는 그렇게까지 사기적이지는 않습니다.(실제 해보면 4명 다 찍어서 4명 다 죽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러한 지정 & 수행 시스템과 근접 암살, 소음 권총 헤드샷, 그림자를 이용한 암살은 컨빅션의 게임 성격을 잠입이 아닌 잠입을 이용한 '섬멸전'으로 바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빅션은 게이머의 능력을 먼치킨 수준으로 상당히 올려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전반에 고유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게이머가 접하는 일반적인 상황은 절대적으로 1:다수이기 때문에 게이머의 능력만 믿고 무작정 날뛰다가는 적들의 총에 게임오버 당하기 쉽상입니다. 그렇기에 게이머는 어둠속에 숨어서 적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어둠을 틈타 들키지 않게 이동하는 등의 긴장감 있는 게임 진행을 유지합니다.

특히 이번작에서 주인공인 피셔는 시리즈 컨셉의 변화에 의해서 가장 많이 변한 케릭터입니다. 원래부터 나쁜 남자(Bad Ass) 기믹의 주인공이었지만, 이번작에서는 그러한 컨셉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중후한 성우 연기에서부터 근접암살, 그리고 심문 파트의 과격한 행동 등은 전작의 '그'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는 피셔가 전작 보다는 요즘 첩보물에서 유행하는 슈퍼 스파이의 이미지를 많은 부분 차용하였기 때문이죠. 최근 본 3부작을 비롯하여, 리부트된 007 시리즈(카지노 로얄,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등장하는 빠르고 강한 '나쁜 남자'의 이미지가 이번작의 샘 피셔의 컨셉입니다. 이러한 컨셉의 피셔의 성격은 전반적으로 성우의 중후한 목소리, 하드 보일드한 스토리 등에서 잘 드러나고 있으며, 작품의 변화와 함께 겉돌지 않고 잘 나타난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컨빅션은 잠입 첩보 액션에서 슈퍼 스파이 잠입 액션으로 게임 시리즈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였고, 전반적으로 그러한 변신에 대한 평가는 좋습니다. 특히 근래 슈퍼 스파이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액션 게임 중에서는 최근의 경향을 가장 잘 살린 작품이라 사람 들에게서 평가 받는 중이죠.






Nothing is Perfect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빅션이 올 상반기 기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데는 게임의 이미지나 컨셉의 과격한 변화보다는 전반적인 게임 완성도, 특히 길이 조절과 스테이지 구성에 있어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중간에 한번 갈아 엎어서인지는 몰라도 게임의 스토리가 상당히 짧습니다. 일단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그 짧다는 모던 워페어 2의 싱글보다 더 짧다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기본적인 플레이 타임은 8~9시간 정도이지만, 문제는 시리즈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미션에 실패해서 생기는 반복까지 포함한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즉, 기존의 시리즈 팬이라면 해매지않고 5시간 만에 끝낼 수도 있을 정도로 분량이 정말 짧다는 것입니다. 제작사도 이러한 단점을 알고 있었는지, Deniable Ops라는 싱글/멀티 모드를 게임에 삽입하였습니다. 일단 재밌게 플레이는 하고 있지만, 이걸 추가할 바에는 차라리 본작을 더 늘리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게임 스테이지 구성에서 문제가 있는데, 난이도가 올라가는 부분이나 스테이지 내의 적 배치, 숫자, 그리고 적들의 능력 배분 등이 상당히 쉽게 조정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스테이지 내의 오브젝트의 배치, 그림자 등의 구성 보다는 적들이 나오는 패턴이나 적들의 다양함, 트랩 등이 단조롭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 할 수록 게임의 난이도가 쉬워지게 됩니다. 물론 그러한 문제점을 후반부 서드 에셜론 본부 이후에 나오는 소나 고글을 사용하는 스플린터 셀 요원들의 등장으로 커버하려 하나, 일단 등장의 빈도가 너무 적었죠. 또한 백악관 이후에나 나오는 권총 헤드샷이 안되는 적들 역시 너무 늦게 나온 감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안그래도 짧은 게임이 더 쉬워지게 되는 문제를 만들고 말았죠. Deniable Ops는 그러한 문제를 어느정도 보완하기는 했지만(터렛 감시카메라가 등장하는 빈도가 높습니다...근데 달랑 그거 하나?), 앞서 지적한 문제는 여전합니다.

또한 전작까지는 넣어주었던 등급 시스템 역시 본작에서는 삭제되어 많은 아쉬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적들에게 발각된 횟수, 처리한 적들의 숫자, 시간, 보조 오브젝트 달성 여부 등을 총합하여 등급을 매겼으나, 이번작에서는 그러한 등급제를 포기했더군요. 물론 무지막지하게 짧은 스토리, 게임 자체의 성격, Deniable Ops에서 성적을 보여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이 사람들이 만들다가 시간이 모자라서 뺀 건가?'이더군요. 사실,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은 게임 제작사가 조금이라도 시간을 들여서 보완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러한 시간조차 모자라서 보완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죠.

또한 PC판으로 즐겼기 때문에 지적하고 싶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먼저 1편에서부터 써왔던 언리얼 2 엔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개같은 최적화를 보여줄 수 있는지에서부터 아직 초기 단계인 UBI가 만든 특수 DRM의 불편함(중간에 서버 접속이 불안정해지는 것이 다반사....), 병신 같은 Uplay, 끔찍한 매치매이킹, 멀티를 하면서 어떻게 채팅조차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인지(패치로 지원해준다고?)에 대한 문제 등등은 GFWL(Game For Windows Live)가 귀여워 보일 정도입니다. 특히 DRM 같은 경우 그렇게 복잡한 DRM을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뚫리는게 시간문제였다면, 차라리 스팀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마치며....

결론적으로 컨빅션은 이미지 변신에서 성공한 게임이나, 전반적으로 뒷마무리가 정말 엉성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PC판도 PC판이지만, Deniable Ops을 통해서 본 게임의 컨텐츠 부족을 땜빵하려는 시도가 상당히 보기 껄끄럽더군요. 또한 은근히 DLC로 때우려는 것도 많은거 같고.....물론 게임 할 때는 재밌고, 괜찮은 게임이기는 하지만 일단 이번작보다는 컨빅션의 시스템을 활용한 다음 작이 더 기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작년 이맘때 쯔음해서 L4D:The Suvival Pack DLC가 나온거 같았는데, 이제는 2편 DLC가 나오는 군요. 이런 경험을 앞으로 하기 정말 드물 거 같습니다; 뭐, 그런 부차적인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DLC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DLC 내용물 자체는 저번과 비슷합니다. 캠패인 맵 하나와 모드 하나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캠패인 분량은 여전히 정식 캠패인에 비해서 상당히 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The Passing 자체가 L4D 크로스 L4D2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캠패인 내용 자체가 없습니다. 피날레 이벤트 역시 다른 캠패인에서 차용하였기 때문에(Dead Center의 피날레 강화 버전?) 썩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또한 L4D 생존자들과 크로싱 되기는 했지만, 스토리 상으로 여전히 궁금점이 많기 때문에(언제부터 L4D 시리즈가 스토리를 따지기 시작했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지만)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DLC를 높이 평가하는 기준이 된 것은 캠페인이 아니라, 추가된 뮤테이션 모드입니다. 기존의 게임 모드를 변형시킨 모드인데, 처음에 이름만 들었을 때는 UT 시절의 뮤테이션 시스템이 생각나더군요. UT 때의 뮤테이션 시스템은 기존의 게임 방식에 조건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진행을 무궁무진하게 바꿀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간단한 데스메치를 경공술을 쓰면서 날아다니는 무협 활극에서 세기말 핵전쟁(....)까지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었죠. 사실, 모드의 이름 자체도 그랬었고, 처음에 공개된 도전과제 '6개의 뮤테이션을 플래이 하시오'라는 점도 UT 때를 많이 연상시켰으니까요. 뭐, 결과적으로 나온 것은 매주 목요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20개의 게임 모드를 로테이션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상당히 짜증나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에 정말 재밌게 했었던 것이 다음주가 되면 사라지게 되고, 그 모드를 무려 4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니까요. 뭐, 일단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걸 재끼면, 뮤테이션 모드는 상당히 훌륭한 시도입니다. 전작이 서바이벌 모드 하나만 던져주고는 L4D 2로 넘어간 덕분에 게임 자체가 상당히 뭐랄까, 사후 서비스가 성의가 없었다면 이번에는 매주 모드를 로테이션 할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서베이 시스템 및 블로그 포스트 시스템을 도입하여서 게이머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살피겠다는 벨브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현재 2년 동안 멀티 게임의 본좌를 자처하고 있는 TF2가 성공한 이유가 벨브의 꾸준한 업데이트 및 패치, 그리고 게이머에 대한 피드백(잘 알려진대로, 몇몇 아이템은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때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L4D2에서도 이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도 되니까요.

 일단 지금까지 나온 모드는 리얼리즘 대전 모드와 블리드 아웃. 먼저 리얼리즘 대전 모드는 '역시 생각했던 대로'라는 느낌으입니다. 일단 특수 좀비들은 나를 볼 수 있지만, 나는 내 주위의 아이템도 못보는 장님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데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생존자들에 대한 엄청난 핸디켑 매치 정도가 되겠군요. 친구와 함께 몇판 뛰어 보았지만, 생존자 입장에서는 게임 자체가 대단히 호러입니다. 또한 생존자가 순살당하는 일이 많은 모드이기도 한데, 저는 The Dead Center 두번째 챕터 에서 거짓말 안하고 10m도 못가서 전 팀이 순살당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생존자 측의 수비적 플래이와 리얼리즘 경험이 빛을 발하는 대전 모드입니다. 

 두번째 모드는 블리드 아웃. 캠패인 모드의 변형으로서 생존자의 체력이 모두 임시 체력이며, 게이머를 향해서 좀비측이 쉴세 없는 러쉬를 가하는 모드입니다. 개인적으로 친구와 함께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한 모드로, 노말 난이도라도 고급 난이도 이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블리드 아웃 같은 경우에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심장 제세동기, 특수탄, 파이프 폭탄, 화염병, 진통제, 아드레날린 주사를 남발할 수 밖에 없는 모드로써, 전반적으로 만성적인 아이템 부족에 허덕이는 모드입니다. 물론 헬스펙 대신에 진통제가 나오고, 진통제 자리에 진통제가 나와서 괜찮기는 하지만, 원최 블리드 아웃 모드에서는 진통제를 무슨 목사탕 마냥 잔뜩 처먹을 수 밖에 없기에 긴장감을 두배가 됩니다. 또한 온갖 테크닉이 등장하는 모드이기도 한데, 죽을거 같으면 죽었다가 제세동기로 부활한다등가, 체력이 얼마안남은 상태라면 차라리 쓰러졌다 일어나서 진통제를 빤다든가 등의 일반적인 켐패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전략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블리드 아웃도 꼼수가 있는게 좀비가 나오는 속도보다 내가 더 빨리 안전가옥에 도착하면 되기에 뒤에서 같은 편이 쓰러지더라도 달리는 마라톤 전략이 있습니다만 사실 마지막 수비전이 압권인 말라리아 같은 캠패인에서는 잘 안 통하더군요.

 하여간 이번 DLC는 대만족입니다. 20개의 뮤테이션 모드가 모두 이런식이면 매주 모드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매주 투표를 통해서 모드를 지속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하니, 향후 벨브의 게임 운영에 많은 관심이 갑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내 이름은 에지오 아우디토레 데 피렌체, 나의 아버지가 그랬고 나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난 암살자다.


Ubi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어새신 크리드는 gta와 벽을 타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류인 파쿠르, 그리고 암살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혼합하여서 한 게임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한, 시도 자체는 '획기적'인 작품입니다. 군중 사이에 숨어서 암살한다!라는 컨셉은 여태까지 나오지 않은 획기적인 시도였으니까요. 그러나 1편이 처음 나왔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게임의 뚜껑을 열어보나 정작 플래이핳만한 컨텐츠는 없고, 단순반복 노가다에 가까운 게임의 내용, 그리고 선언 한 것의 반도 구현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구조 등은 1편을 '낚세신 크리드'라 부르게 할정도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판매량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기에 어새신 크리드 2는 나올 수 있었습니다.

1편이 전반적인 평단과 게이머가 '낚새신 크리드'라고 깐 것에 비해서 2편은 양측의 엄청난 호평을 받았죠. 특히 전작의 단점을 보완한 컨텐츠의 추가와 화려한 그래픽 등은 수많은 게이머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메타 크리틱 평점 90점이라는 경이적인 점수를 거두면서 어새신 크리드는 이제 Ubi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로 거듭났죠. 그래서 저도 질렀습나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게임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죠.    

일단 어새신 크리드 2는 암살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암살 액션 게임입니다. 그러면 게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암살이 되어야 겠죠. 그렇다면 암살이란 무엇일까요? 암살(Assasination)이란 개념은 정치적 이데올로기, 경제적 이유 등의 동기에 따라서 주요 인물을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암살이란 일반적인 정적 살해나 살인과 다른 점은 암살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당히 음모론 적이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암살이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이 타겟이며, 그러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암살의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숙지하기 때문에 보통은 암살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암살은 상대방과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어새신 크리드 2의 암살의 이미지는 완벽하게 현실의 이미지와 180도 다릅니다. 어새신 크리드 에서의 암살은 이렇습니다. 먼저 게이머는 미션을 받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장소까지 달려갑니다. 그리고 죽입니다. 죽일 때, 가장 편한 것은, 아니 가장 많이 쓰게 되는 방법은 바로 옥상에서 떨어지면서 암살 대상을 찍어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걸로 암살 끝. 필요에 따라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암살이 성공하는 시점에서부터 미션이 완료 되는 것으로 보고 경비병 및 수배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그냥 뛰고 숨는 것 만으로 충분히 추격을 떨쳐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어새신 크리드 2의 문제점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너무 단순하고 쉽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완료하는 순간의 성취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새신 크리드 이전의 암살이 주 컨셉이었던 게임들이 어땠는지를 한번 살펴보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게임인 히트맨 시리즈를 예로 들도록 하겠습니다. 히트맨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암살 루트와 지명도 등의 긴장감 있는 게임 방식을 지원합니다. 사실,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극악하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히트맨은 게임 내에 있어서 암살의 긴장감을 잘 살려낸 게임이죠. 게이머에게는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며, 계획을 세워서 치밀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 옷을 갈아 입거나, 시체를 숨기거나 등의 번잡한 뒤처리도 필수적으로 해야 합니다. 특히 게임을 하면서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은 대머리 주인공의 뒷통수에 찍힌 바코드를 빤히 바라보는 적들입니다(......)

 하지만, 어새신 크리드 2는 같은 암살이라는 컨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감이 없습니다. 이는 암살 및 그 준비과정이 너무나 간편하게 생략되었다는 점입니다. 타겟을 찾는 것은 '매의 눈'으로 해결하고, 암살은 간단하게 버튼 하나면 할 수 있고, 잠입은 몇몇 특정 미션 이외에는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벽타기로 거의 해결이 가능하니....) 이는 근래의 게임 난이도가 쉬워져서 게임이 재미가 없어지는 문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실, 히트맨 같이 극악한 난이도로 만들면 게임을 누가 하겠냐는 문제가 있지만, 난이도 조절도 안되는 주제에 게임이 너무 쉽다는 건 문제가 심각합니다. 또한 전투 역시 상당히 단조로워서 왼쪽 마우스 연타, 왼쪽 마우스 연타, 왼쪽 마우스 연타, 오른쪽 마우스 연타, 다시 왼쪽 마우스 연타, 왼쪽 마우스 연타....이런 식의 게임이 연속됩니다. 사실 연출상으로는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게이머는 오른쪽 왼쪽 마우스 연타 말고는 하는게 없죠.

 어새신 크리드 2에서 그래도 가장 멋진 부분을 꼽으라면 프리러닝과 완성도 높은 도시의 모습입니다. 특히 거의 모든 것을 타고 오르는 에지오의 능력과 높은 건물이나 역사적인 장소의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뒤에 신뢰의 도약을 하는 부분은 게임 내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기도 했죠. '어새신 크리드는 등산 게임입니다. 암살요? 그런게 게임에 있었나요?' 또한 게임에서 다루고 있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는 당시의 건물과 아름다운 경치를 화려한 그래픽 모델링으로 처리한 점은 프리 러닝과 더불어서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뭐, 결과적으로 잘 나가는 모든 요소를 짬뽕했다고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마치 다크사이더스 처럼?)라는 것을 여지 없이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호평을 한 부분도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GTA류의 게임 치고는 GTA와 비교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오픈 월드를 구현했고, 프리러닝 부분 역시 뛰어나니까요. 하지만 '암살'이라는 컨셉을 잡았다면 암살이라는 요소를 게임의 중요한 컨셉으로 삼고, 완성도 있게 구현을 했어야 했는데 암살은 커녕 내가 지금 조폭의 살수인지 암살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무계획에 무대포 같은 암살을 게임 플래이의 핵심이라고 주장함으로 인해서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진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다음작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치...칠리가 없군요(......)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혁명(革命)

"혁명은 권력이나 조직 구조의 갑작스런 변화를 의미한다. 사회나 정치 체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경제나 문화, 사상 등 여러 분야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한다."

-출처 한국 위키피디아


New Era of Action RPG

 근 20~30년 정도 되는 컴퓨터 게임의 역사에 있어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장르는 바로 RPG입니다. 지난 근 30년 가까이 수많은 RPG 들이 탄생 되었고, 게임의 역사에 족적을 남겼죠. 아카라베스, 울티마 시리즈, 위저드리 시리즈,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바드 테일 시리즈,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폴아웃 시리즈, 엘더 스크롤 시리즈 등등 올드 게이머라면 각자 한가지의 추억정도는 갖고 있을 이름들이죠. 하지만, 게임의 중심이 콘솔로 옮겨지고, 게임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하면서 전통적 의미의 RPG 장르는 쇠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RPG 보다는 다른 장르와 섞인 하이브리드 형태의 RPG 장르가 게임의 주류를 이루게 되죠.

근래 콘솔 위주의 게임 시장 이전에도 RPG와 다른 장르, 특히 액션 장르를 섞은 게임은 많이 존재하여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시리즈 입니다. 원래 로그 라이크 라는 고유의 RPG의 하위 장르에서 시작된 디아블로 시리즈는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핵 엔 슬래쉬 RPG'라는 특유의 장르를 형성하게 됩니다. 디아블로 시리즈와 디아블로의 아류작들은 기본적으로 정통 RPG에서 케릭터 육성과 아이템의 수집이라는 요소를 극대화 시켰고, 이러한 디아블로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또한 게임 산업이 발달할 수록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한데 섞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는데, 특히 액션 게임에서 RPG의 성장과 수집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토타입 같은 경우에는 유전 물질을 지속적으로 습득하여서 이를 통해서 기술을 해제하고, 인페이머스는 선과 악의 선택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등 본격적으로 액션 게임에 RPG 적인 요소를 도입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RPG이면서 액션 장르의 화법을 적용한 게임은 대단히 적습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디아블로 시리즈 등의 핵 앤 슬래쉬 RPG가 이러한 게임들의 전부라 할 수 있죠.

 물론, 그러한 게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상 위대한 명작으로 칭송 받는 데이어스 엑스나 시스템 쇼크 시리즈들은 RPG와 액션, 특히 FPS와의 절묘한 조화로 지금까지도 게이머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게임적 완성도를 차치하더라도, 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판매량입니다. 특히 시스템 쇼크 2 같은 경우에는 엄청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전세계적으로 10만장도 팔지 못하였고, 데이어스 액스는 한글화까지 하였음에도 한국 판매량이 2자리 수도 안된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오고 있죠. 이는, 이러한 게임들이 가볍게 플래이하기에는 그 당시로서는 너무 헤비한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The Paradigm Shift

바이오웨어의 신작인 메스 이펙트 2 는 제작년에 나온 SF TPS RPG 메스 이펙트 의 후속작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수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전작처럼, 이번작도 Xbox 360과 pc 로 동시 발매함으로써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정통 RPG를 추구한 전작과 달리 이번 2편은 본격적인 액션 게임을 지향합니다. 인벤토리의 삭제, 스킬시스템의 간소화, 로드아웃 개념의 도입, 미션단위의 게임구성, 동료 지휘 및 스킬 시스템의 간소화 등 일반적으로 rpg 에서는 볼수 없는 액션게임 적인 요소를 상당히 집어넣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메스 이펙트 2는 RPG가 아니라 액션 게임으로 분류해도 뭐라 반박 할 수없는 수준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스 이펙트 2 는 일반적으로 rpg 장르로 분류되죠. 그것은 메스 이펙트가 본질적으로 rpg장르로써 갖추어야할 그 무엇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위에서 언급했던것처럼 액션 게임과 RPG장르 사이의 하이브리드장르로써 대부분의 게임에 전자의 요소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액션 게임에 RPG적 요소를 가미한듯한 게임의 형태를 띄었지만, 메스 이펙트 2는 오히려 그러한 조합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RPG에 액션요소를 가미한 게임으로 평가받죠.

그렇다면 메스 이펙트 2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RPG 요소가 무엇일까요? 메스 이펙트란 게임에서 액션성을 제외하면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메스 이펙트 2가 RPG로써 강조하는 부분, 그것은 바로 '선택과 그에 반응하는 세계'입니다. 일단 메스 이펙트 2의 기본적인 진행은 액션게임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하지만 미션과 미션이라는 분절적인 게임 진행방식을 취하고 있는 덕분에 게이머의 선택의 폭이나 개입의 요소는 상당히 줄어들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전작에 비해서 자유도는 대폭 줄어들어서 게임의 풀이 방식이 대부분 폭력적인 방식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게이머의 선택을 제한하는 큰 요소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메스 이펙트2 는 바이오웨어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완성도있는 성우의 연기와 탄탄한 대사를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덮고 있습니다. 흔히 RPG 의 본좌로 평가받는 베데즈다의 폴아웃3나 엘더스크롤 오블리비언과 비교했을 때, 이미 성우의 연기 자체에서 이미 엄청난 완성도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실제 바이오웨어는 메스 이펙트 2를 만들기 위해서 트리시아 헬퍼(베틀스타 겔럭티카의 식스로 유명한 미드 전문 배우)를 기용하는 등 성우 자체에서 타게임과추타의추종을 불허할 수준인 겁니다. 이렇게 전문 성우를 기용하는 것으로 게임 내의 분위기와 캐릭터의 성격을 잘 드러나게 됩니다. 여기에 선과 악 성향을 결정하는 미니 게임을 도입하여서 게임에 집중하도록 하죠. 

전문 성우 기용 및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짜임세 있는 게임의 구성으로 인해서 메스 이펙트 2는 게이머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하죠. 그 덕분에 게이머의 선택의 폭이 상당히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는 게임 내의 선택의 순간 순간에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바이오웨어는 게이머의 선택으로인해 세계가 아떻게 반응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동료의 반응, 변화하는 세계 등을 통해서 게이머는 확실히 알 수있죠. 이와같이 게이머의 선택과 그에대해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메스 이펙트 2를 RPG로 분류하는 중요한 이유인 것입니다.






우리는 매스 이펙트 2 같은 작품을 '혁명적'이라 평한다.

전작인 매스이펙트는 사실 액션 자체로는 썩 괜찮은 작품이라 할 수 없었습니다. TPS라는 액션 고유의 장르와 rpg라는 요소를 SF적인 세계관 아래서 통합한 시도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지만, 각 직업군 간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 엄폐와 사격이 상당히 껄끄러웠다는 점, 동료의 특색이 없다는 점 등은 메스 이펙트에 있어서 액션적인 부분을 상당히 깎아 먹었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2편은 이러한 전작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한 바이오웨어에 의해서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쓸데없이 많았던 무기 수를 10개 남짓하게 줄였으며, 각 직업 간의 스킬 차이를 두어 게임의 진행을 바꾸려 했으며, 동료들의 성격 및 특징을 분명하게 하여서 게임의 진행을 판이하게 만들고, 엄폐와 사격, 동료 위치지정과 같은 인터페이스의 보완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로인해서 게임내에서 액션부분은 상당히 부드럽게 진행되고, 게이머는 액션에 더욱 집중 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은 전작의 액션이 대부분 무한탄창을 이용해서 목 좋은 코너에 숨어서 무한히 총질만 하다 끝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탄창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액션 파트의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서 게임 내에서 적들에 바리에이션을 둡니다. 스텔스를 이용하는 게스 디스트로이어, 바이오틱을 이용하는 용병의 뱅가드들, 근접전 중심의 허스크와 베런 등 적들의 다양화를 통해 게임 공략에 다양한 방법을 쓰게 합니다. 여기에 다양한 분위기의 맵들과 오브젝트들을 사용하여 게이머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이와같이 액션 파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줄어든 rpg 파트를 영화적 연출과 성우들의 연기로 커버한 매스 이펙트 2는 지금까지 나왔던 그 어떤 rpg도 하지 못한 액션과의 성공적인(작품적인 부분 및 흥행적인 부분) 조합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게임이 등장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후대의 게임들에게 하나의 지침을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하나의 지침을 마련했다는 의미에서 메스 이펙트 2는 혁명적인 작품으로 기록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혁명에는 반동이 따르기 마련이다.

 물론 매스 이펙트 2가 혁명적이면서 동시에 평론 및 상업적인 측면에서 성공한 게임이라도, 완벽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실 매스 이펙트 2는 나왔을 당시에 일부 올드 게이머에게서 비판 또는 미묘하다는 평을 받았지요. 이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1편과 판이한 게임성, 즉 액션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게임의 구성까지도 액션 게임화 되었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문제입니다.

 전작, 매스 이펙트는 기본적으로 SF TPS RPG를 지향하는 작품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RPG적인 요소가 강했습니다. 탐사, 발견, 조우, 아이템의 수집, 다양한 퀘스트의 해결방식 등 기존 바이오웨어 표의 RPG에 충실한 작품이었죠. 하지만, 매스 이펙트 2는 이러한 RPG적인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액션과 대화로만 이루어진 작품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실상, 미션 단위의 게임 진행으로 인해서 아이템의 수집이나 다양한 해결 방식이라는 RPG 적인 요소는 거의 대부분 무시되어서 전통 RPG를 기대한 올드 게이머에게는 다소 이질적인 작품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매스 이펙트 2는 미션 단위의 게임 진행으로 인해서 전반적으로 게임의 스토리가 뚝뚝 끊기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게임의 주된 스토리는 콜렉터를 막는 내용인데, 실제 콜렉터와 싸우는 부분은 게임 상에서 30%가량을 차지할 뿐이고, 나머지는 주로 동료들을 모으고 동료와 관련된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할애하고 있죠. 그 덕분에 진정한 셰퍼드의 적이 콜렉터인지 아니면 용병들인지 햇갈릴 정도로 게임의 구성이 상당히 치우친 모습을 보여줍니다. 후반의 '자살 미션' 이거 하나만으로 전반적으로 부족한 모든 스토리를 커버하지만, 스토리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현상입니다. 물론 전작도 상당히 난잡(?)한 시나리오를 자랑했지만, 결과적으로 세런 이라는 한 인물의 궤적을 따라간다는 의미에서는 훌륭한 구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저는 2편에서 동료들의 개성이 상당히 강하고, 그들과 관련된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케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이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편과도 같은 그런 스토리의 중심을 확실히 하는 것이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올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결론을 내리자면, 매스 이펙트 2는 대단히 훌륭한 작품입니다. 게임의 재미면에서도 그렇지만, 게임의 완성도나 바이오웨어가 게임 내에서 시도한 액션과 RPG의 조합 등은 대단히 성공적입니다. 물론 전작에 비해서 스토리 텔링의 구조나 RPG로서의 아이덴티티는 상대적으로 약화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 이펙트 2는 근래 나온 액션 RPG 중에서는 당연 독보적인 걸작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덧.근데 빈말이라도 채집이 재밌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덧2.2번째, 3번째 챕터는 아이폰으로 작성한 것을 손 본 것입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게임 플래이를 적절하게 표현한 짤방


 지난 90년대 이후, 게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여 왔습니다. RTS, FPS, TPS, MMORPG, RPG, 핵 앤 슬레쉬 등등 다양한 장르와 게임들이 만들어졌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양한 게임들의 분명한 공통점은 하나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 지나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점이죠. 그러나 이번 글에서 언급하는 게임은 근 20년이 넘는 시리즈의 역사 동안 크고 작은 변화점은 있었지만, 기본은 이미 20년 전에 완성된 작품이죠. 그리고 20년 동안 수많은 게이머를 매료시킨 작품, 그것은 바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입니다.

 91년 보드 게임을 기반으로 만든 문명 1이 나온 이후로, 문명 시리즈는 4개의 시리즈와 6개의 확장팩, 2개의 외전(문명 4-콜로나이제이션, 문명-알파 센타우리)을 내었고,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심지어 2000년 이후로 가속화된 턴전략 시뮬레이션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문명 시리즈는 아직까지도 턴전략 베이스의 시뮬레이션을 고수하고 있고,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시스템은 동일하죠. 그 덕분에, 시리즈는 모든 시리즈가 고른 완성도와 재미를 보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문명'이란 작품은 생각외로 상당히 '단순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게임들이 전투면 전투, 생산이면 생산, 경제면 경제 등의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는데 반해서 문명은 간단하지만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뭉치게 만드는데 집중하죠. 문명의 건설, 문화, 과학의 연구, 전쟁, 외교 등등...문명이란 게임은 인간이 여태까지 걸어왔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죠. 문자 그대로 '문명'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고, 이것은 '문명' 이란 다른 게임들과 차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척자 한 명과 전사 한 명으로 시작해서, 세계를 재패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니까요.

 또한 '문명'은 단순한 부분의 합이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훌륭한 작품입니다. 실제 하나 하나의 요소는 그렇게 혁신적이지 않지만, 모든 요소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복잡한 현상을 일으킨다는 점, 특히 문명 4편의 전쟁-문화-종교-외교 간의 복합적인 관계는 대단히 놀라운 경험입니다. 이로 인해서 '문명'을 파고 들면 파고들 수록, 다른 게임들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깊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문명은 이렇게 복잡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인터페이스나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언어의 수준이 상당히 쉽습니다. 한국 고등학교 수준의 영어 교육과 약간의 생활 상식 영어만으로도 대부분의 게임 진행을 할 수 있으며, 게임은 정보의 접근, 원하는 요소의 탐색, 정보 분석의 용이성 등에서 엄청난 완성도를 보여주죠. 물론 이러한 문명의 인터페이스가 왜 대단한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이럴 때는 게임의 완성도가 인터페이스와 정보 전달의 어려움으로 인해서 망해버린 작품 마스터 오브 오리온즈 3편과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마스터 오브 오리온즈 3편은 제가 누차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게임 자체에 엄청난 깊이가 있을지 몰라도 정보 정리에 있어서 이미 거대한 재앙 수준에 가깝습니다. 은하 제국의 재정이 어떻게 되는가 보려고 재무 탭을 눌렀더니, 모 대학교 재무 관리 수업에나 나올법한 엄청난 양의 숫자와 이해 불가능한 표들이 잔뜩 있고, 연구 관리 탭은 이미 블랙홀 너머의 카오스를 보여주고 있죠. 즉, 문제는 게임이 게이머가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고 정리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게임 자체의 완성도까지 깎아 버리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와 반대로 '문명'은 게이머가 처리 할 수 있는 양의 정보를 게이머에게 제공합니다. 전반적인 게임의 상황, 재정, 전쟁, 외교 상황, 연구 상태 등 게임 상의 모든 정보는 게이머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끔 정리하고 있죠. 거기에 게임은 지속적으로 게이머에게 힌트 및 그 선택이 갖는 의미(가령 '생산' 중심이라든지, '국방' 중심이라든지) 어떤 방향으로 나가면 좋은지,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문명은 게이머가 처리 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내용을 정리 및 통제하고 그리고 게이머에게 지속적으로 선택이 갖는 결과 및 성향에 대해 환기함으로서 게이머가 큰 불편 없이 게임을 즐기게 하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여건은 게이머를 게임 내에 점점 몰입하게 만들죠.(물론, 본격적으로 파고들면 자신만의 빌드와 전략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겠지만)

 결론적으로, 문명은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입니다. 현재 시드 마이어는 최신작인 문명 5를 제작하고 있으며, 올해 가을에 발매할 예정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문명 이란 작품이 게이머에게 엄청난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만, 문명 시리즈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명'이란 게임 시리즈와 시드 마이어란 이름은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성인 남자들의 보편적인 취미들 중 하나는 바로 축구입니다. 월드컵, 유럽 쳄피언스 리그, 영국 프리미어 리그,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보고 즐기고 있죠. 그렇기에 예전부터 축구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축구를 소재로한 스포츠 장르는 EA에서 만든 피파 시리즈와 코나미의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죠. 축구를 소재로한 시뮬레이션 게임은 스포츠 인터렉티브의 챔피언쉽 매니져가 가장 유명합니다. 무려 90년대 초반에서부터 만들어진 CM은 지금은 풋볼 매니저로 개명하고 지금까지 그 맥락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적인 게임입니다.

 일단 먼저 밝혀두어야 할 점은, 제가 축구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룰을 알고 있지만, 전술이나 리그, 선수, 트레이딩 등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르죠. 이런 '축구 문외한'인 제가 FM을 구입한 이유는 FM의 유명함-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높은 완성도-을 익히 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폐인 양성 게임이라는 평가를 한번 시험해 보고 싶었죠.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FM 시리즈는 상당히 벽이 '높은'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밑에서 다루겠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은 축구 팬이 아니면 상당히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조언자의 존재나 친절한 각종 도움말 등으로 인해서 초반에 상당히 편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점점 깊게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게임은 축구 전문 지식을 요구하게 됩니다. 즉, 축구를 기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할 경우에는 그러한 축구 팬들의 기본 지식을 공부해야 하는 부담감이 어느정도 있죠. 그렇기에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를 떠나서 비 축구팬에게는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게임의 몰입도 자체를 떠나서, 게임의 완성도는 상당합니다. 일단,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장르를 고려해볼 때, 상당히 짜임세있는 구성을 보여주죠. 먼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게임의 인터페이스인데, 복잡한 상황이나 정보를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알찬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이퍼 링크를 통해서 원하는 항목에서 항목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으며, 선수들의 능력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비교하고 있죠. 이러한 장르의 게임이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 자체가 변수를 조정하고 변동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정보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죠. 그런 점에서 FM은 기본이 제대로 되어있습니다.

 게임은 거시적인 부분(경기, 트레이딩, 전술, 훈련 등)과 미시적인 부분(선수와의 관계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게이머의 취향 및 생각에 따라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트레이딩과 유망주 관리 등등 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게임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게임은 코치진의 조언 등을 통해서 게이머가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팀이 굴러갈 수 있게끔 하였기 때문에 '축구 팬으로서의 기본적 지식'을 갖고 있다면 쉽게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고 들기 시작하면 상당히 복잡하고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죠.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FM은 대단히 완성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치고 대단한 깊이를 지니고 있죠. 또한 기본적으로 실재하는 유명 리그나 팀들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몰입감이나 사실성 역시 대단하구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대부분의 요소들은 팬이 아니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그러한 요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도 사실이죠. 뭐, 훌륭한 작품이기는 한데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 추천하기는 약간 껄끄러운 감이 어느정도 없지 않네요.




로스쿨 입시 끝나고 남는 시간에 잡아 볼까 음냐(근데 그때면 2011나올듯...난 안될거야 아마)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2편이 나온다길래, 허겁지겁 플래이 중입니다. 이제 거의 끝난 상태.

-장르는 TPS 액션 RPG로 게임 진행이 엄폐를 중심으로 한 기어즈 오브 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의 대부분을 엄폐물 뒤에서 총질하면서 보낼 정도로 액션성이 강조된 작품입니다. 물론 게임 내에서 다양한 퍼즐이나 퀘스트, 게임의 해결 방법이 존재합니다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전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 자체의 스토리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요.

-만족 스럽지만 일단 불만 사항부터...

1)게임 맵 디자인이 단조롭다는 느낌입니다. Feros 같은 곳은 독특했지만, 몇몇 행성은 맵 구조가 평이하더군요. 사실, 엄폐물이 놓인 넓은 공간이 나오면, 100% 전투가 벌어진다는 점은 좀....게다가 몇몇 장소들은 서로 몇억 광년이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구조를 보여줍니다. 어째서?

2)인벤토리 창은 문자 의미 그대로의 수라도. 딴 건 몰라도 제가 매스 이펙트에 평점을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85점을 줄 겁니다. 15점 감점 중에 10점은 인벤토리 정리에서 까버린 겁니다. 솔직히 동회사 작품인 드래곤 에이지:오리진 도 좀 엉망이었는데, 매스 이펙트는 좀 엉망이라는 수준에서 해결될 사항이 아닙니다. 정리 버튼도 없고, 아이템이 쌓이기 시작하면 장비 옵션 정리 및 장비 정리에 한평생 걸릴 듯한 느낌마저 받습니다. 게다가 장비가 이름이나 능력치 순으로 배열된 것이 아니라 '들어온 순서'로 배열 되어서 더 짜증납니다(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런 인벤 정리 방법을 개발한거야;)

3)맵은 넓은데 정작 갈만한 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니, 갈 곳은 많은데 텅빈 공간이 너무 넓어서(착륙할 수 있는 행성도 사실 파악이 잘 안되죠) 문제 입니다. 게다가 착륙하더라도 장갑차인 메이코를 타고 움직이는 건 은근히 스트레스. 특히 채굴 같은 경우 그 많은 행성을 일일히 돌아다니면서 맵에 표시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더욱 짜증.

4)그렇게 전 은하를 돌아다니면서 X뺑이 쳤는데, 사이드 퀘스트 결과를 그냥 문자창으로 때우지 말라고!

-그거 외에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동료들의 성격, 배경 설정, 전투 등등 많은 부분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특이하게도 RPG 치고 커멘더 셰퍼드의 성우가 나오더군요. 일반적으로 RPG에 성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기할 만한 사항입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주인공 성우가 존재하지 않으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동화되지만, 주인공 성우가 존재하는 경우, 게이머와 주인공은 별개의 존재로 존재하게 됩니다. 매스 이펙트는 이렇게 셰퍼드의 성우를 집어넣음으로써 게이머를 게임에서 유리시키는 대신에, 영화에서나 쓰일 법한 각종 연출 등을 통해서 게임을 일종의 영화와 같이 만듭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네마틱 RPG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더군요.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파라곤 과 레니게이드 수치 시스템. 어떻게 보면 단순한 선/악 개념처럼 보이지만, 실상 게임 내에서는 선과 악의 구분이 상당히 모호합니다.(물론 새런 vs 셰퍼드의 선악 대립구도는 있지만) 때문에, 게임 내의 퀘스트 수행방식에 있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서 사건을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법과 질서를 존중하면서 사건을 단계별로 합법적인 절차에 맞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두가지 접근 방식을 통해서 게이머의 성향을 나누죠.

 과거 D&D 기반의 CRPG에서 선악 성향는 게이머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난이도 '상승요소' 쪽에 가까웠다면, 파라곤& 레니게이드 수치는 진정으로 게이머의 취향을 드러내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상, 저는 거의 대부분의 게임 진행을 파라곤 쪽에서 진행하였는데, 파라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레니게이드 쪽 진행 방식이 어느정도 납득이 갈 정도니까요. 또한 이러한 이야기는 튜리안 C-Sec(시터델 소속 경찰입니다) 출신인 게러스와 셰퍼드의 대화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2편이 나오기 전까지는 다 끝낼 예정이고, 게임 자체는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드래곤 에이지:오리진이 제 취향에 더 맞다고 해야겠네요. 2편은 세이브 데이터 연동으로 게임의 내용이 어느정도 이어진다는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잠깐, 그럼 드래곤 에이지:오리진은 언제 끝내지?(......)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한마디 버전:

대단히 재밌다, 근데 이건 DLC에 포함되었어야 할 내용이었다.

-좀 더 길게 풀어쓴 버전:

 전작 레포데는 상당히 혁명적인 게임이었다. 벨브의 Simple Is Best 라는 모토 아래서 생존이라는 컨샙과 분위기로만 구성된 L4D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복잡한 시스템이나 화려한 그래픽이 아니라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코어 게이머와 케주얼 게이머를 모두 포섭하는 놀라운 게임을 만들었다. 또한 멀티에 있어서 경쟁이 아닌 협력이라는 요소를 강조하여 멀티에서 협동을 중시하는 새로운 흐름을 유행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게임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코어 게이머와 케주얼 게이머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 엔딩...인 것처럼 보였으나, 당초 무료 DLC로 게이머들에게 지속적 컨텐츠 보급을 약속하였으나, DLC는 커녕 SDK 조차도 게임 발매후 근 반년이 다되서야 공개할 정도로 늦장 대응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게임 발매 1년도 안되어서...2편 발매를 확정 짓는 게임 역사상 희대의 쇼를 벌이게 된다. 그때 당시 만수 이펙트 외환 위기로 인해 7만원을 주고 산 본인과 많은 게이머를 분노케 만들었다.(게다가 현재 벨브 정책상 DLC도 유료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그러한 상당히 짜증나는 부분을 제외하면, 게임은 재밌다. 사실 1편이 재밌었고, 2편은 1편에 양념을 조금치고 컨셉을 약간 변경한 보완버전의 수준이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는 여전하다. 물론 몇몇 이벤트는 전작에 비해서 상당히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었고, 게임은 전반적으로 어려워졌으며, 근접무기와 게임 벨런스 조정, 게임 모드 및 특수 좀비의 추가로 게임은 전작에 비해서 다양한 게임 플래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2편은 1편의 보완버전이고, 실제 게임은 전혀 바뀐점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과연 2편이라는 정식 속편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의 의문이 많이 남는다.

 그러한 자잘한(?) 문제를 제외하면, L4D 2는 상당히 훌륭한 게임이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1편의 보완작에 불과하지만, 아예 데드카피는 아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가치는 지닌다. 또한 터틀락 스튜디오에서 벨브로 개발사가 옮겨지면서, SDK 공개가 상당히 빨랐으며, 차기 DLC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및 전통적인 벨브 표 낚시까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여전히 2편 자체의 내용은 여전히 짧지만 SDK의 이른 공개는 상당히 고무적이고 리얼리즘 모드나 스케빈저 모드 역시 훌륭하기 때문에 이런 단점은 어느정도 커버된다.

그래서 결론은? 사서 적어도 후회는 안한다.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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