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2편이 나온다길래, 허겁지겁 플래이 중입니다. 이제 거의 끝난 상태.

-장르는 TPS 액션 RPG로 게임 진행이 엄폐를 중심으로 한 기어즈 오브 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의 대부분을 엄폐물 뒤에서 총질하면서 보낼 정도로 액션성이 강조된 작품입니다. 물론 게임 내에서 다양한 퍼즐이나 퀘스트, 게임의 해결 방법이 존재합니다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전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 자체의 스토리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요.

-만족 스럽지만 일단 불만 사항부터...

1)게임 맵 디자인이 단조롭다는 느낌입니다. Feros 같은 곳은 독특했지만, 몇몇 행성은 맵 구조가 평이하더군요. 사실, 엄폐물이 놓인 넓은 공간이 나오면, 100% 전투가 벌어진다는 점은 좀....게다가 몇몇 장소들은 서로 몇억 광년이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구조를 보여줍니다. 어째서?

2)인벤토리 창은 문자 의미 그대로의 수라도. 딴 건 몰라도 제가 매스 이펙트에 평점을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85점을 줄 겁니다. 15점 감점 중에 10점은 인벤토리 정리에서 까버린 겁니다. 솔직히 동회사 작품인 드래곤 에이지:오리진 도 좀 엉망이었는데, 매스 이펙트는 좀 엉망이라는 수준에서 해결될 사항이 아닙니다. 정리 버튼도 없고, 아이템이 쌓이기 시작하면 장비 옵션 정리 및 장비 정리에 한평생 걸릴 듯한 느낌마저 받습니다. 게다가 장비가 이름이나 능력치 순으로 배열된 것이 아니라 '들어온 순서'로 배열 되어서 더 짜증납니다(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런 인벤 정리 방법을 개발한거야;)

3)맵은 넓은데 정작 갈만한 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니, 갈 곳은 많은데 텅빈 공간이 너무 넓어서(착륙할 수 있는 행성도 사실 파악이 잘 안되죠) 문제 입니다. 게다가 착륙하더라도 장갑차인 메이코를 타고 움직이는 건 은근히 스트레스. 특히 채굴 같은 경우 그 많은 행성을 일일히 돌아다니면서 맵에 표시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더욱 짜증.

4)그렇게 전 은하를 돌아다니면서 X뺑이 쳤는데, 사이드 퀘스트 결과를 그냥 문자창으로 때우지 말라고!

-그거 외에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동료들의 성격, 배경 설정, 전투 등등 많은 부분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특이하게도 RPG 치고 커멘더 셰퍼드의 성우가 나오더군요. 일반적으로 RPG에 성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기할 만한 사항입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주인공 성우가 존재하지 않으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동화되지만, 주인공 성우가 존재하는 경우, 게이머와 주인공은 별개의 존재로 존재하게 됩니다. 매스 이펙트는 이렇게 셰퍼드의 성우를 집어넣음으로써 게이머를 게임에서 유리시키는 대신에, 영화에서나 쓰일 법한 각종 연출 등을 통해서 게임을 일종의 영화와 같이 만듭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네마틱 RPG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더군요.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파라곤 과 레니게이드 수치 시스템. 어떻게 보면 단순한 선/악 개념처럼 보이지만, 실상 게임 내에서는 선과 악의 구분이 상당히 모호합니다.(물론 새런 vs 셰퍼드의 선악 대립구도는 있지만) 때문에, 게임 내의 퀘스트 수행방식에 있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서 사건을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법과 질서를 존중하면서 사건을 단계별로 합법적인 절차에 맞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두가지 접근 방식을 통해서 게이머의 성향을 나누죠.

 과거 D&D 기반의 CRPG에서 선악 성향는 게이머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난이도 '상승요소' 쪽에 가까웠다면, 파라곤& 레니게이드 수치는 진정으로 게이머의 취향을 드러내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상, 저는 거의 대부분의 게임 진행을 파라곤 쪽에서 진행하였는데, 파라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레니게이드 쪽 진행 방식이 어느정도 납득이 갈 정도니까요. 또한 이러한 이야기는 튜리안 C-Sec(시터델 소속 경찰입니다) 출신인 게러스와 셰퍼드의 대화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2편이 나오기 전까지는 다 끝낼 예정이고, 게임 자체는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드래곤 에이지:오리진이 제 취향에 더 맞다고 해야겠네요. 2편은 세이브 데이터 연동으로 게임의 내용이 어느정도 이어진다는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잠깐, 그럼 드래곤 에이지:오리진은 언제 끝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