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레이-Quick And Dead.
기본적으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멀티플래이의 기본적인 구조는 다른 FPS 게임들의 멀티플래이 구조와 비슷합니다. FPS 게임의 기본 팀 데스메치, 캡쳐 더 플래그, 근래 각광받고 있는 도미네이션, CS의 폭파 미션을 속도감 있게 변형한 데몰리션 등 기존의 FPS 게임들에서 많이 보아왔던 게임 방식을 보여주고 있죠.
MW2가 다른 FPS 게임과 차별되는 점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MW2 특유의 자극적인 연출과 속도감 있는 게임 전개입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킬캠입니다. 과거 4편에서 킬캠을 통해서 '적이 자신을 죽이는 장면을 감상한다'라는 요소를 통해 게임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주었고, 이번작에서도 킬캠은 여전히 건재하여 게이머의 투지를 불태우게 만듭니다. 그리고 리스폰 타임 없이 바로 바로 리스폰 되어 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은 게임의 속도감을 올리는 역할을 하며, 몇몇 게임 모드(ex. 도미네이션, CTF 등)에서는 지속적인 반격기회를 제공하여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합니다. 그리고 도전과제 및 진급의 요소, 과제를 달성 할 때의 자극적인 음향 효과, AC-130과 초퍼 거너 등을 불렀을때의 현란한 화면 연출 등은 싱글 플레이의 출중한 연출력이 잘 드러나서 게임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두번째는 장비와 퍽(Perk)을 통한 게임 플레이 스타일의 다양화입니다. 물론 다른 게임들 또한 멀티에서 장비와 특성, 혹은 클래스를 통해서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드러내었지만, MW2는 장비와 퍽, 그리고 보조 장비들의 선택에 따라서 타 게임과의 비교를 불허하는 정도로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이는 각각의 총기와 보조 장비, 퍽들이 갖는 개성과 장단점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죠. 각 총기류는 연사속도, 집탄율, 데미지, 사거리, 그리고 심지어는 조준자(이거 은근히 중요합니다) 등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 퍽을 조합함으로서 ACOG(Advanced Combat Optical Gunsight)+라이플 조합의 원거리 대응 준 스나이퍼에서부터 칼+SMG 조합의 초 근거리 전투형까지 다양한 게임 스타일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게임 스타일과 자극적이고 속도감있는 게임 진행은 MW 2가 다른 게임보다 더 중독적이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입니다. 특히 과거 FPS들이 리스폰 타임을 두어서 게임의 진행 속도를 조절한데 반해서 MW 2가 기본적인 FPS 멀티 뼈대에 리스폰 타임 자체를 삭제하는 등의 요소를 추가하여 게임 진행을 화끈하게 만든 점은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MW 2의 멀티플레이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PC판 기준으로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전용 서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실 IW.net 기반의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방 검색이나 게임하는데 불편하다던가 등의 문제는 크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핑은 잘 나오는 편이며(물론 약간의 노가다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랙은 크게 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게이머 중 한명이 호스트가 되어서 서버 역할을 맡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불안한 부분이 많습니다. 핑이 잘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이유 없는 랙 현상, 호스트가 게임을 끝낼 시에 발생하는 호스트 이전의 문제(그래도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인식해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는 잘 안나가서 많이 좋아진 편입니다) 등은 가끔씩 사람을 짜증나게 만듭니다.
물론 인피니티 워드가 PC 판에서 전용 서버를 삭제한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이제 PC는 게임 시장에 있어 스텐다드가 아니라 곁다리니까요. 따라서 콘솔(PS3/Xbox 360)의 매치 메이킹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콘솔의 스텐다드를 PC에 적용하여서 별도의 비용없이 게임을 운영하겠다는 점이죠. 그리고 PC 판에서의 고질적 문제인 소위 '작업방' 문제 또한 심각하기 때문에, 아예 전용 서버를 없애버린 것이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인피니티 워드의 결단이 옳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TF 2 서버를 예로 들어보죠. TF 2 서버는 각 서버마다 무기 제한이나 맵 제한을 걸어놓거나 다양한 옵션 등을 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서버를 찾아 들어갈 수 있죠. 즉, 각 플레이어의 개성이나 여건에 맞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MW 2의 IW.net을 통한 매치메이킹 시스템은 편리하기는 합니다만, 예전부터 있었던 PC 유저의 다양성과 즐거움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듯해서 아쉽더군요.
Spec Ops - 새로운 협동 미션
근래 2년 동안 멀티플래이에 있어서 새로운 화두는 바로 '협동'이었습니다. 게이머와 게이머 간의 '경쟁' 혹은 '갈등'이 아닌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협동은 근 2년 동안 새로운 멀티플래이 양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L4D와 L4D 2, 킬링 플로어, 아미 오브 투 등이 있고 근래 스플린터 셀:컨빅션에서 2인 협동 플래이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MW 2도 이러한 대세를 이어받아 스펙 옵스라는 새로운 게임 모드를 추가하기에 이릅니다. 싱글 미션의 변용 또는 새로운 내용의 미션을 추가한 스펙 옵스는 싱글 또는 2인 코옵으로 진행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미션을 해결하죠. 예를 들자면 친구가 땅에서 뛸 때, 저는 AC-130으로 친구를 커버하는 이런 식의 미션으로 구성됩니다.
게임의 목표는 기록 갱신. 일정 기록을 달성하여 별을 모으면, 후에 다음 미션군이 풀리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별을 모으기 위해서는 코옵이 필수적이기에 싱글 미션 몇번 깨작 거린거 말고는 딱히 정보가 없습니다(.....) 사실 콜옵 시리즈 입장에서는 대단히 혁신적인 개념이기는 한데, 그 자체로 대단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친구'가 있어야만 게임이 된다는 점입니다(공개 모집이 안됨)
마치며
MW 2는 훌륭한 게임입니다. 일단 이 세상에 널리고 널린게 재미없는 게임이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이란 걸 생각하면 말이죠. 하지만, MW 2는 재미를 위해서 너무 많은 것들을 희생하였습니다. 게임의 완성도를 위해서, 혹은 판매량을 위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점에서(특히 싱글) MW 2는 씁쓸한 게임입니다. 물론 멀티는 정말 재밌고, 싱글도 훌륭한 경험입니다(이는 이전 콜옵 시리즈를 안했다는 전제 하에서) 적어도 사서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란건 보장해드릴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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