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성인 남자들의 보편적인 취미들 중 하나는 바로 축구입니다. 월드컵, 유럽 쳄피언스 리그, 영국 프리미어 리그,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보고 즐기고 있죠. 그렇기에 예전부터 축구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축구를 소재로한 스포츠 장르는 EA에서 만든 피파 시리즈와 코나미의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죠. 축구를 소재로한 시뮬레이션 게임은 스포츠 인터렉티브의 챔피언쉽 매니져가 가장 유명합니다. 무려 90년대 초반에서부터 만들어진 CM은 지금은 풋볼 매니저로 개명하고 지금까지 그 맥락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적인 게임입니다.

 일단 먼저 밝혀두어야 할 점은, 제가 축구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룰을 알고 있지만, 전술이나 리그, 선수, 트레이딩 등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르죠. 이런 '축구 문외한'인 제가 FM을 구입한 이유는 FM의 유명함-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높은 완성도-을 익히 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폐인 양성 게임이라는 평가를 한번 시험해 보고 싶었죠.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FM 시리즈는 상당히 벽이 '높은'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밑에서 다루겠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은 축구 팬이 아니면 상당히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조언자의 존재나 친절한 각종 도움말 등으로 인해서 초반에 상당히 편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점점 깊게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게임은 축구 전문 지식을 요구하게 됩니다. 즉, 축구를 기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할 경우에는 그러한 축구 팬들의 기본 지식을 공부해야 하는 부담감이 어느정도 있죠. 그렇기에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를 떠나서 비 축구팬에게는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게임의 몰입도 자체를 떠나서, 게임의 완성도는 상당합니다. 일단,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장르를 고려해볼 때, 상당히 짜임세있는 구성을 보여주죠. 먼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게임의 인터페이스인데, 복잡한 상황이나 정보를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알찬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이퍼 링크를 통해서 원하는 항목에서 항목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으며, 선수들의 능력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비교하고 있죠. 이러한 장르의 게임이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 자체가 변수를 조정하고 변동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정보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죠. 그런 점에서 FM은 기본이 제대로 되어있습니다.

 게임은 거시적인 부분(경기, 트레이딩, 전술, 훈련 등)과 미시적인 부분(선수와의 관계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게이머의 취향 및 생각에 따라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트레이딩과 유망주 관리 등등 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게임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게임은 코치진의 조언 등을 통해서 게이머가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팀이 굴러갈 수 있게끔 하였기 때문에 '축구 팬으로서의 기본적 지식'을 갖고 있다면 쉽게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고 들기 시작하면 상당히 복잡하고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죠.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FM은 대단히 완성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치고 대단한 깊이를 지니고 있죠. 또한 기본적으로 실재하는 유명 리그나 팀들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몰입감이나 사실성 역시 대단하구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대부분의 요소들은 팬이 아니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그러한 요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도 사실이죠. 뭐, 훌륭한 작품이기는 한데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 추천하기는 약간 껄끄러운 감이 어느정도 없지 않네요.




로스쿨 입시 끝나고 남는 시간에 잡아 볼까 음냐(근데 그때면 2011나올듯...난 안될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