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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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서바이벌 호러 장르는 꾸준한 흐름이다. 호러라는 장르가 많이 팔릴 수 없는 특수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형성된 팬층은 계속해서 장르에 충성하며 게임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2019년 1월에 나와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레지던트 이블 2 리메이크 버전이나, 미카미 신지의 이블 위딘 시리즈,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게임 등등이 그러한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장르의 꾸준함에도 불구하고,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핵심은 점프 스케어 같은 공포 연출에 있지 않다. 오히려, 게임 플레이 관점에서 본다면 서바이벌 호러의 핵심은 자원 관리와 매니지먼트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핵심은 바로 불편함과 결손이다.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게임들은 일반적인 장르 문법에서 플레이를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배치하고, 자원을 적게 부여함으로써 플레이어가 불편한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그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5편 발매 당시 있었던 촌극에서 들어난다:시리즈가 20년이 다되어가는 상황에서 어째서 그 흔한 무빙샷조차 지원하지 않느냐는 팬덤의 부정적인 반응에 바하 5 제작진이 '움직임을 제한함으로 다가오는 공포를 표현한다' 라고 답변하였기 때문이다. 이 답변이 나왔을 당시에 사람들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비난의 아유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 답변은 서바이벌 호러 장르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충분한 답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데드 스페이스라는 다크호스가 튀어나오면서, 바하 5는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데드 스페이스는 무빙샷이 되고, 바하 5는 되지 않았다 라는 이분법적인 접근 때문이 아니었다. 당시 데드 스페이스 1편은 환각과 좀비, 외과 수술과도 같은 날카로운 연출, 게임 플레이 시스템 등을 통해서 호러에서 벗어나 재난 블록버스터가 되어가고 있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는 다르게 서바이벌 호러 장르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폐소 공포증이 느껴지는 이시무라 호의 선체, 게임이 진행될수록 점점 기괴한 육벽에 의해서 뒤틀려져 가고 환각이 잠식해가는 스테이지들, 아이작을 찢어 죽이려 하는 네크로모프의 디자인 등은 새로운 서바이벌 호러 프랜차이즈의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데드 스페이스 1편이 게임 플레이 관점에서 보았을 때 흥미로웠던 점은 무기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법론이었다. 데드 스페이스는 게임 전투 디자인은 기존의 액션 TPS와는 사뭇 다른 구조를 보여준다:일반적인 게임이었다면 점 형태로 공격하는 총기류의 무기들이 일반적인 공격 방법이었다. 그러나 데드 스페이스의 경우, 네크로모프의 경이적인 맷집 덕분에 한마리의 네크로모프를 잡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탄약을 소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적에 알맞는 공격 방법을 취함으로써 플레이어는 게임을 좀더 여유롭거 풀어나갈 수 있다. 달려오는 네크로모프의 다리를 끊어서 움직임을 봉쇄하거나, 어깨의 거대한 낫을 날려버림으로써 공격 수단을 봉쇄한다던가, 키네시스 모듈을 사용해 잘려나간 낫을 무기로 재활용해서 날려버릴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했다. 요컨데 데드 스페이스 1편은 네크로모프라는 독특한 몬스터 디자인을 전제로 해서 게임 플레이 자체를 재구성한 것이다. 


그렇기에 데드 스페이스 1편은 서바이벌 호러 장르 특유의 정체성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전통적인 슈팅 게임을 플레이하듯이 접근해서는 안된다. 서바이벌 호러 장르 답게 게임에서 탄약이나 회복제 등은 적게 나오고, 적에 따라서 다른 무기를 사용해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 제한된 자원과 불편한 게임 플레이는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고, 그것이 데드 스페이스 1편의 매력이자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재미를 살린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데드 스페이스 2부터는 게임의 기조와 방향성을 점점 '대중적인' 방향으로 트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호러는 팔리지 않는다. 데드 스페이스 1은 충분히 재밌는 작품이었지만, 약 2년 간 전체 판매량이 200만장 정도 밖에 안되었다. 후속작이 나왔다는 점에서 보면 충분히 수익이 되었겠지만, 트리플 A 게임 관점에서 본다면 200만장은 많이 팔렸다고 보기 힘든 숫자였다. 그렇기에 좀 더 대중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데드 스페이스 2가 주목한 부분은 '슈팅의 전략성과 과격함'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무기 업그레이드 부분에 있어서 최종 업그레이드 시, 더 강력한 속성을 부여한다던가(플라즈마 커터의 경우, 최종 업그레이드 시 공격 받은 부위에 불을 붙여서 지속 데미지를 입힌다) 흉악한 설정의 무기들을 추가한다던가(거대한 창을 쏘는 자벨린 건 같은) 소소한 부분에 변화를 주었다.


이러한 대중적인 변화점에도 불구하고, 데드 스페이스 2가 여전히 잘 만들어졌던 데드 스페이스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여전히 '1편에 기반'하였기 때문이었다. 2편은 핵심적인 게임 메카니즘은 바뀌지 않았고, 연출을 대중적으로 다듬었을 뿐 여전히 1편이 갖고 있는 재미를 잘 살린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데드 스페이스 3의 실패는 2편의 성공(전작의 두배인 400만장 정도가 팔렸다)을 엉뚱하게 과대 해석한 덕분이었다. 데드 스페이스 2는 분명 대중적인 연출로 다듬어졌지만,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 라는 점에서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핵심을 따르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데드 스페이스 3는 '대중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성공하였다' 라는 부분에만 집착하여 게임의 전제가 되는 네크로모프의 디자인을 뒤엎고 무기를 조합하는 3인칭 슈터 게임을 만들어버리고 만다. 


3편의 네크로모프는 전작들과 달리 미친듯이 달려오고 공격을 가하는데다가 어설프게 사지절단을 했다가 더 강해지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신 게임은 플레이어의 화력을 대폭 늘려버렸다. 3편에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속성을 가진 무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고, 거기에 칩으로 강화까지 할 수 있다. 덕분에 게임은 무기를 들고 전략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반복 플레이를 통해 강력한 무기를 만들고 화력을 압도적으로 쏟아붓는 게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탄약까지 1원화 시킨 덕분에 강력한 무기를 플레이어가 제약 없이 편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1편이나 2편과 달리 이런 점에서 3편은 큰 문제점이 있었다. 물론, 다양한 기능을 지닌 무기를 만든다는 발상은 충분히 매력적이긴 했지만, 문제는 데드 스페이스 3가 여전히 데드 스페이스 1편과 2편의 게임 시스템을 개보수 해서 사용하고 있다는데 있었다. 3편에서 새로운 요소와 과거의 요소들은 서로 충돌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모순 덩어리 게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3편의 실패는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매력을 어떻게든 살려내었던 1편과 2편에서 벗어난 것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물론 여기에 비서럴의 오판이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EA 라는 퍼블리셔의 농간이 개입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점은 3편의 실패는 뼈아팠다는 것이다:게임은 목표 판매량에 도달하지 못했고, 비서럴 스튜디오는 해체되었으며, 시리즈는 더이상 제작되지 않게 되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6편의 실패 이후, 7편과 리벨레이션즈, 2편 리메이크를 통해서 살아난 점을 생각하면 대조적인 부분이다. 특히, 바이오하자드 2편 리메이크의 경우, 고전적인 게임 플레이를 훌륭하게 재현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서바이벌 호러 장르가 여전히 플레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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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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