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 4가 10월 23일 닌텐도 스위치 2를 포함한 전 기종으로 발매되었다. 닌텐도 콘솔에서 최신 콜 오브 듀티가 발매되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의 일이다. 과거 Wii나 Wii U에서도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발매된 적이 있었지만, 콘솔의 성능 문제와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닌텐도와 콜 오브 듀티의 관계는 한동안 단절된 상태였다. 그러나 스위치 2의 성능 향상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 이후 변화한 사업 환경 덕분에 콜 오브 듀티는 다시 닌텐도 콘솔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콜 오브 듀티의 스위치 2 이식이 단순히 닌텐도 콘솔에서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이번 이식은 스위치 2가 현대적인 트리플 A 게임, 그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연산 부하와 안정적인 프레임을 요구하는 멀티플레이 FPS를 어느 정도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스위치 2 버전의 모던 워페어 4는 생각보다 괜찮은 이식이라 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의 기본적인 목표 프레임은 60프레임이고,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다른 콘솔의 콜 오브 듀티와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 플레이 감각을 보여준다. 물론 그래픽 수준은 엑스박스 시리즈 S보다 떨어지고, 텍스처나 그림자, 원거리의 오브젝트 표현 등에서 상당히 많은 타협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그래픽의 열화에도 불구하고 게임 플레이의 핵심적인 감각 자체가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스위치 1으로 이식된 둠이나 워프레임과 같이, 그래픽의 수준을 낮추더라도 원작의 게임 플레이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이식들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다른 콘솔보다 못생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콜 오브 듀티가 아닌 다른 게임이 되어버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와 별개로 기술적인 완성도에는 분명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60프레임에 가깝게 움직이지만, 폭발 이펙트가 집중되거나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교전하는 상황에서는 프레임이 상당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체감상 40프레임 전후까지 하락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적어도 플레이한 범위에서는 30프레임 이하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물론 이는 별도의 장비로 측정한 수치가 아니라 실제 플레이를 통해 추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정확한 하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특이한 현상이 하나 더 있는데, 게임 전체의 프레임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애니메이션이 낮은 프레임으로 재생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실제로 애니메이션 갱신 빈도를 줄이는 최적화의 결과인지, 혹은 다른 렌더링 문제 때문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플레이에 집중하면 충분히 즐길 만한 게임이지만, 그래픽이나 기술적인 요소를 신경 쓰기 시작하면 거슬리는 부분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위치 2 버전의 모던 워페어 4는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엑스박스 시리즈 S는 그래픽 품질에서 앞설 뿐만 아니라 120프레임 성능 모드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스위치 2는 그래픽을 상당히 희생했음에도 불구하고 60프레임을 완벽하게 유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리즈 S 역시 모든 상황에서 완벽한 프레임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스위치 2가 휴대용 콘솔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식 과정에서 상당한 그래픽 타협이 있었다면, 그 타협을 통해 확보한 성능이 좀 더 안정적이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즉, 이번 이식의 문제는 그래픽이 다른 콘솔보다 떨어진다는 점보다는, 그래픽을 낮춘 대가로 얻어낸 프레임의 안정성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부분에 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일반적인 멀티플레이보다 더 복잡한 전투가 발생하는 그라운드 워의 전초기지 모드에서 생각보다 양호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전초기지는 32대32, 총 64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대규모 전투 모드로, 전차나 차량, 보병들이 뒤섞인 상태에서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전투를 벌인다. 기존의 그라운드 워가 대규모 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전을 보여주는 게임이었다면, 전초기지는 거점의 확보와 방어, 공격이라는 구조를 통해서 이러한 전투가 특정 지역에 더욱 집중되도록 만든 게임이다. 그 결과 일반적인 멀티플레이에서는 보기 힘든 극단적인 교전 상황들이 발생하는데, 수많은 보병들이 뒤엉키고 전차가 포격을 가하며 폭발 이펙트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게임이 크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체감상 40프레임 전후의 움직임을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며, 커뮤니티에서도 30프레임보다는 40프레임에 가까운 성능을 보여준다는 의견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도 실제 최저 프레임이 40이라는 사실이 계측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40프레임이라는 수치가 갖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FPS라면 60프레임이 최소한의 기준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만, 40프레임은 30프레임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120Hz 디스플레이에서는 40프레임을 일정한 간격으로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프레임 자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생각보다 양호한 플레이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60프레임보다 우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60프레임을 목표로 하면서 극단적인 상황에서 30프레임까지 하락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40프레임 부근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실제 플레이에서는 더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64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투에서 이러한 수준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스위치 2가 콜 오브 듀티의 대규모 전투 구조를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확보했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 물론 전초기지와 워존은 전장의 규모나 오브젝트 스트리밍, AI와 같은 연산 구조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초기지의 성능을 워존 전체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다수의 플레이어와 차량, 폭발 이펙트가 집중되는 교전 상황을 처리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스위치 2의 콜 오브 듀티는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콜 오브 듀티라는 프랜차이즈의 성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콜 오브 듀티는 흔히 현대적인 FPS의 기준을 만들어낸 프랜차이즈로 평가받지만, 적어도 최근 10여 년의 흐름에서 콜 오브 듀티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트렌드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흡수하는 게임에 가까웠다. 과거 모던 워페어가 영화적인 싱글플레이 연출과 킬스트릭 중심의 빠른 멀티플레이를 대중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다른 게임들이 콜 오브 듀티의 문법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키는 동안 콜 오브 듀티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흐름을 다시 자신의 게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블랙옵스 4의 블랙아웃과 이후 등장한 워존, 그리고 DMZ라 할 수 있다.
2018년 블랙아웃을 다루면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블랙아웃은 기본적으로 배틀로얄이라는 장르의 틀을 콜 오브 듀티에 접합시킨 게임이었다. 당시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배틀로얄 장르의 대표적인 게임으로 자리 잡았고, 콜 오브 듀티는 여기에 자신들의 빠른 전투 감각과 퍽, 부착물, 다양한 소비 아이템을 결합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블랙아웃이 단순하게 배틀그라운드를 베낀 게임은 아니었지만, 동시에 배틀그라운드가 만들어낸 파밍과 생존, 색적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난 게임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즉, 배틀로얄이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문법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콜 오브 듀티만의 특징을 집어넣은 게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등장한 워존은 이러한 관계를 역전시켰다. 워존은 로드아웃과 구매 스테이션, 굴라그와 부활 시스템 등을 통해 배틀로얄 특유의 파밍과 생존 구조를 상당히 간소화하고, 콜 오브 듀티 특유의 빠른 교전과 익숙한 무장을 중심으로 게임을 재편하였다. 블랙아웃이 배틀로얄을 콜 오브 듀티에 융합시킨 게임이었다면, 워존은 배틀로얄을 콜 오브 듀티의 문법으로 다시 해석한 게임에 가까운 것이다.
여기에 워존은 단순히 새로운 게임 모드를 추가한 것 이상의 사업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다. 콜 오브 듀티는 매년 새로운 작품이 발매되는 프랜차이즈이고, 그 과정에서 전작의 무기나 스킨, 시즌 콘텐츠 등이 새로운 작품으로 완전하게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연간 신작 판매라는 사업 모델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게임에 장기간 투자하고 그 결과물을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워존은 서로 다른 콜 오브 듀티 작품들을 하나의 지속적인 서비스 안에서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하고자 한 게임이었다. 물론 실제 콘텐츠의 연동 정책은 작품과 시즌에 따라 달라졌고, 모든 자산이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콜 오브 듀티가 더 이상 매년 새로운 게임을 판매하는 것만으로 장기적인 이용자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워존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DMZ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타르코프로 대표되는 익스트랙션 슈터의 구조를 받아들였지만, 복잡한 장비 관리와 극단적인 손실의 위험을 강조하는 대신 콜 오브 듀티의 빠른 전투와 미션 중심의 플레이를 결합하였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게임은 타르코프와 동일한 경험이라기보다는, 익스트랙션이라는 장르를 콜 오브 듀티의 방식으로 다시 구성한 게임에 가까웠다. 어떻게 보면 이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러한 보수성에 있다. 외부의 장르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게임 모드를 만들기는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콜 오브 듀티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보수성이 반드시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검증된 게임 플레이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장르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난 혁신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향후 콜 오브 듀티의 기술적인 발전을 예상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블랙아웃이 등장한 2018년부터 약 8년 동안 콜 오브 듀티는 대규모 전투, 배틀로얄, 익스트랙션이라는 주요 구조를 확보하였다. 물론 그동안 맵이 바뀌고 새로운 모드가 추가되었으며, 다양한 그래픽 기술과 게임 시스템이 발전하였다. 하지만 장르적으로 본다면 현재의 콜 오브 듀티는 이미 상당히 성숙한 상태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배틀로얄과 익스트랙션이라는 장르 자체도 등장 초기의 폭발적인 성장기를 지나 기존의 구조를 정교하게 다듬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콜 오브 듀티가 완전히 새로운 대규모 전투 구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확보한 구조를 유지하면서 게임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물론 장르적인 변화가 적다고 해서 기술적인 요구 수준까지 정체되는 것은 아니다. 더 복잡한 그래픽과 물리 효과, AI 등의 도입으로 연산 부하는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다. 다만 게임이 구현해야 하는 전투의 기본적인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은 개발사가 최적화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스위치 2판 모던 워페어 4의 존재는 흥미롭다. 현재 스위치 2 버전은 인피니티 워드와 Digital Legends가 공동으로 개발하였는데, Digital Legends는 모바일 게임 개발 경험을 갖고 있으며 2021년 액티비전에 인수된 내부 개발 스튜디오다. 즉, 제한된 하드웨어에서 게임을 구현하기 위한 별도의 개발 조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위치 2는 DLSS를 활용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내부 해상도를 보완할 수도 있다. 물론 DLSS가 CPU 연산이나 게임 로직의 부하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메모리와 오브젝트 스트리밍, 애니메이션 등의 문제는 여전히 별도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첫 번째 작품에서 스위치 2에 적합한 렌더링 방식과 자원 관리 구조를 구축했다면, 이후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노하우를 재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콜 오브 듀티가 기존의 장르적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차기작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이미 구현한 것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다듬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차기 콜 오브 듀티가 스위치 2에서 더 안정적인 프레임과 개선된 이미지 품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설은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만들 것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콜 오브 듀티는 기술적인 완성도나 사후 관리 측면에서 그리 신뢰할 만한 프랜차이즈는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블랙옵스 콜드워가 발매되었을 당시 엑스박스 시리즈 X에서는 멀티플레이 도중 게임이 충돌하는 것을 넘어 콘솔 자체가 강제로 종료되는 현상들이 발생하였다. 실제 플레이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여러 차례 겪었던 만큼 상당히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물론 제작진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매년 새로운 작품이 발매되고, 시즌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가 추가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버그와 글리치가 발생하는 콜 오브 듀티의 운영 방식을 생각한다면, 출시 이후 게임의 기술적인 완성도가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콜 오브 듀티의 연간 출시 구조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하나의 게임을 수년 동안 판매하고 관리하는 게임과 다르게, 콜 오브 듀티는 다음 작품이 발매되면 이용자의 관심과 개발 자원의 상당 부분이 새로운 작품으로 이동하게 된다. 워존처럼 여러 작품에 걸쳐 운영되는 서비스라면 장기적인 최적화와 안정성 확보의 필요성이 크겠지만, 프리미엄 작품의 멀티플레이를 굳이 몇 년에 걸쳐 최적화할 유인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면, 개발사는 기존 작품의 프레임을 개선하기보다 차기작을 준비하거나 워존에 개발 자원을 투자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스위치 2판의 40~60프레임이라는 성능은 하드웨어가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한계라기보다, 액티비전이 상품으로써 허용한 완성도의 기준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만으로 이번 이식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액티비전은 사후 관리나 기술적인 완성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업적인 수익과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특히 스위치 2는 콜 오브 듀티가 오랜만에 복귀한 시장이고, 향후 발매될 작품들의 고객층을 새롭게 확보해야 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기존의 게임을 이식해서 판매하고 끝내는 시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만약 시즌 업데이트 이후 심각한 프레임 하락이나 크래시가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히 현재 작품에 대한 불만을 넘어 차기 콜 오브 듀티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개발사가 적극적으로 성능을 개선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기존의 성능이 크게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할 사업적인 유인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가능성의 문제이지, 실제로 그러한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아니다.
그렇다면 스위치 2판 모던 워페어 4는 상업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하였을까? 현재까지의 판매 상황은 적어도 부정적이지 않다. 출시 전후로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의 주요 플랫폼에서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하였고, 스위치 2에서도 한국과 일본, 미국 등의 eShop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순위만으로 압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선 eShop의 판매 순위는 판매 장수가 아닌 매출액 중심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의 게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판매량으로도 높은 순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닌텐도 콘솔은 각 국가의 게임 소비 특성이 상당히 강하게 반영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닌텐도의 자체 프랜차이즈나 파이널 판타지 같은 일본의 대형 IP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에서도 위 스포츠 시절부터 이어진 닌텐도의 체감형 스포츠 게임들이 높은 구매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게임들은 단순한 판매 경쟁작이라기보다 오랜 기간 축적된 닌텐도 이용자들의 취향과 소비 구조를 반영하는 게임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콜 오브 듀티가 여러 국가의 eShop에서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긍정적인 성과이지만, 동시에 기존의 닌텐도 게임들을 압도하는 수준의 흥행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몬스터 헌터와 같이 이미 닌텐도 플랫폼에서 강력한 고객층을 확보한 대형 프랜차이즈라면 출시 첫 달부터 백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닌텐도 시장으로 복귀한 콜 오브 듀티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11월에는 젤다의 전설을 비롯한 주요 신작들이 등장하고, 다른 플랫폼에서도 GTA와 같은 대형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게이머들의 관심과 구매 예산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모던 워페어 4가 스위치 2에서 첫 달부터 백만 장이라는 높은 판매량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장 규모의 판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일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정확한 판매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의 추측이며, 실제 판매량이나 이식 비용을 알 수 없는 이상 수익성을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위치 2판 콜 오브 듀티의 성공을 다른 콘솔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콜 오브 듀티는 이미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PC에서 거대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그런 게임이 닌텐도 콘솔에서 기존 플랫폼과 동일한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한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새로운 플랫폼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개발 비용을 회수하고,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면서, 장기적으로 게임을 구매할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스위치 2는 단순히 기존 거치형 콘솔의 열화판이라는 위치만을 차지하는 기기가 아니다. 휴대용으로 트리플 A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고, 닌텐도 게임을 주력으로 즐기는 이용자들에게는 다른 플랫폼을 추가로 구매하지 않고도 콜 오브 듀티를 즐길 수 있다는 가치가 존재한다. 즉, 스위치 2판의 상업적인 성공은 프랜차이즈 전체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매출 규모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에서 확보한 수요와 그 수요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까지의 판매 성과는 상당히 흥미로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스위치 2에서 콜 오브 듀티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고, 여러 국가의 eShop 상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초기 시장 진입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액티비전이 스위치 2를 핵심 플랫폼으로 취급할 만큼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는 이식에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남길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전체 콜 오브 듀티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액티비전은 스위치 2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보다는 현재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후속작을 계속 출시하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높은 판매량과 지속적인 이용자 수요가 확인된다면, 스위치 2를 위한 최적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가능성도 생긴다. 결국 판매량은 기술적인 개선을 보장하지 않지만, 개발사가 그 개선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현재의 모던 워페어 4와 차기 콜 오브 듀티의 전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발매된 모던 워페어 4의 경우에는 현재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60프레임을 목표로 하는 멀티플레이와 40프레임 전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규모 전투가 시즌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더 불안정해진다면, 이는 게임의 상품성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는 문제가 된다. 특히 온라인 멀티플레이 중심의 게임에서 프레임이나 애니메이션의 불안정성은 단순히 그래픽이 좋지 않다는 수준을 넘어 교전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면 차기작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미 스위치 2에 맞는 렌더링 방식과 최적화 기술이 구축되었다면, 후속작에서는 그것을 활용해서 더 높은 완성도를 확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가 매년 새로운 작품을 판매해야 하는 구조라면, 오히려 기존 작품의 개선보다 다음 작품의 출시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적인 성과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전망에는 전제가 있다. 앞으로의 콜 오브 듀티가 현재의 게임 구조를 상당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복잡한 그래픽 기술이나 대규모 전투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기존의 최적화 성과가 새로운 연산 부하에 의해 상쇄될 수 있고, 새로운 작품이 오히려 이전보다 낮은 성능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콜 오브 듀티가 보여준 장르적 보수성과 이미 확보한 대규모 전투의 구조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단기간에 게임의 기술적인 요구 수준이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현재의 전투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그래픽이나 세부적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그 과정에서 플랫폼에 맞는 최적화를 더욱 정교하게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차기 콜 오브 듀티가 스위치 2에서 엑스박스 시리즈 S에 좀 더 근접한 게임 플레이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전망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그래픽 품질이나 성능 자체가 시리즈 S와 동일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스위치 2판 모던 워페어 4는 성공적인 출발을 보여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있고, 안정적인 60프레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게임 플레이의 핵심적인 감각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전투까지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이다. 더불어 초기 판매 순위 역시 닌텐도 플랫폼에서 콜 오브 듀티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이 압도적인 흥행이나 장기적인 기술 지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콜 오브 듀티라는 프랜차이즈의 장르적 보수성은 향후 최적화를 수행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지만, 연간 출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업 구조와 그동안 보여주었던 사후 관리의 문제는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는다.
그렇기에 이번 모던 워페어 4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프레임이 얼마나 더 올라갈 것인가보다는, 현재의 성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차기작에서는 이번 작품을 통해 확보한 기술적인 성과를 어느 정도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스위치 2가 콜 오브 듀티를 어느 정도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일정 부분 확인되었다. 그러나 액티비전이 그 가능성을 어디까지 활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기술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판단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장기적인 성공을 확신할 만한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스위치 2에서 콜 오브 듀티의 출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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