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본 리뷰는 갤럭시 노트 10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리뷰를 진행하기에 앞서서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본인은 오토체스 류의 게임을 대단히 못하는 편이다. 물론 8명 중에 단 한명만 우승할 수 있는 게임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오토체스를 잘한다 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전략 게임과 동일하게 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본인이 오토체스 류를 플레이할 때, 본인의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고 이것이 리뷰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본 리뷰는 여지껏의 써왔던 리뷰와는 다르게 분석의 편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양해해주면서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오토체스 장르는 도타의 커스텀 모드 맵이었던 오토체스에 기반한다. 좀 더 유래를 정확하게 밝히자면 워3 유즈맵이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겠지만, 본격적으로 '오토체스'라는 장르가 성립된 것은 도타의 커스텀 맵부터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크게 본 리뷰에서 다룰 도타 언더로드, 도타 오토체스에서 직접적으로 파생된 오토체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운영중인 전략적 팀 전투로 3 작품이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오토체스 장르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1)전투 시작 전 캐릭터를 구매하고, 2)말판에 배치하여 자동으로 전투를 진행하고, 3)전투 결과에 따라 골드를 얻는다라는 큰 틀에서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리고 게임은 '중립 몬스터 사냥' - '플레이어와의 전투'(보통 8명이 참여한다) - '중립 몬스터 사냥' - '플레이어와의 전투'... 라는 큰 흐름을 반복한다. 그리고 게임은 8명 중 1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진행되는 배틀로얄식의 게임 진행을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오토체스 장르가 마작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일 것이다:이는 제작진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고, 심지어 몇몇 플레이어들은 오토체스를 마이너한 마작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마작의 게임 흐름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패의 조합과 발전 가능의 여지가 핵심이다. 그리고 오토체스 장르에서 전략의 핵심도 1)패의 조합에 따라서 다양한 효과가 발동한다(예를 들어 전사 조합의 경우, 적을 제거할 시 일정 체력을 회복한다), 2)패를 구입하거나 팔거나하면서 현재 자신의 조합을 개선할 수 있다이다. 즉, 오토체스 류의 게임들은 구매할 수 있는 자신의 옵션, 현재 갖고 있는 패들에서 발전 여지가 무엇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서 게임을 운영하여야 한다.

 

'패의 조합'과 '현 조합의 개선 여지'라는 두가지 요소에 근거하여 보았을 때, 오토체스 류의 게임들의 진행은 크게 3단계를 거친다. 첫번째 단계는 첫번째 중립 몬스터 사냥에서 첫 플레이어와의 전투 직전까지다:이 때 플레이어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며(왠만해서는 중립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질 수 없다),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들과 중립 몬스터 사냥에서 나온 아이템을 점검하면서 2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밑바탕을 그린다. 일단, 1단계는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보고 자신의 조합이 개선될 가능성을 보는 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이 때의 판단들은 구체화될 수 없다. 왜냐하면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조합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최대 3개 케릭터만 말판에 배치할 수 있으니 조합이라 부르기도 민망허다) 그래서 1단계는 2단계와 3단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물론 1단계에서 플레이어가 얼마나 밑바탕을 깔아두느냐에 따라서 2단계에서의 운영이 수월해지긴 하지만, 1단계에서 모아뒀던 패들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풀어내기 위한 초안과 같다.

 

2단계는 첫 플레이어와의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 수가 6~7개가 되는 시점까지다:이 때부터 플레이어는 들어오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완성할 수 있는 조합이나 자신의 조합이 얼마나 개선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캐릭터의 배치나 각 개별 캐릭터들의 성능들이 이 때부터 중요해지며, 구체적으로 조합을 맞춰나가는 단계다. 그러나 1단계에서 플레이어가 초안의 형태로 완성한 조합과 달리, 2단계에서는 플레이어의 초안과 상반되는 캐릭터들이 구매 리스트에 등장할 수도 있다. 이 때부터 중요해지는 것은 '얼마나 빨리 현재 조합에서 캐릭터를 정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조합으로 새롭게 세팅하느냐?'다. 플레이어들은 2단계에 들어서면 1단계에서 수립했던 전략 초안에 메달리기 보다는 '1단계 전략 초안에서 현재 등장하는 캐릭터에 맞게 2단계 전략을 개선하고 완성시킨다'라는 명제를 실현해야 한다.

 

마지막 3단계는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 수가 7개 이상 되는 시점부터다. 여기서부터는 전략의 큰 방향성을 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3단계부터 플래이어는 맞춰진 조합이나 여분의 캐릭터를 쟁여두고 상대하는 플레이어에 따라서 교체하면서 싸운다. 2단계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3단계에서는 플레이어가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는 잘 늘어나지 않는다. 대신에 돈이 계속해서 쌓이기 때문에 현재 배치되어 있는 조합을 강화하거나(같은 캐릭터를 모아서) 상황에 따라서 교체할 수 있는 예비 캐릭터를 육성할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때 2단계와 같이 유동적이고 급격한 전략 변화를 추구했다가는 어느정도 성장한 상대방의 캐릭터 조합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다:3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큰 틀에서의 조합을 완성시켜야 하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2단계에서 1단계에 세웠던 큰 틀의 전략을 갈아치우는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오토체스 류의 게임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전략에 맞춰서 패를 맞추기' 보다는 '패가 나오는데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패가 나오는데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플레이어와의 전투에서 상대방이 내놓는 패를 보고, 그 패에 맞춰서 조정해야하는 것들도 있다. 문제는 8명이나 되는 모든 전략을 기억하면서 싸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AOS 장르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오토체스는 다른 의미로 집중적이다:AOS가 파밍과 라인 운영 등에서 육체적 능력과 플레이어의 전략적 판단 등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에서 집중적이라면, 오토체스는 8명이나 되는 상대방의 전략들을 거기 맞춰서 조합을 유동적으로 바꿔야하는 점에서 집중적이다. 전투 자체는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전투 자체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아닌 들어오는 로스터를 보고 다시 굴려서 새로운 로스터를 뽑을 것인지,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20초 내로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익숙해지면 처리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급하게 전략을 고치거나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오토체스류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그러나 역으로 뒤집어서 본다면, 이러한 8명 배틀로얄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나서 생각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도타 언더로드는 오토체스 원판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 여러가지 전략적 선택지를 늘리면서 게임을 쉽게 구성한 편이다. 10골드 단위로 이자가 들어오게끔 만들었다던가, 무료 로스터 굴림, 조합 벨런스 수정 등은 여타 오토체스 류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편의성을 더욱 강조한 부분이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게끔 만든 점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다만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20분 남짓 걸리는 것은 모바일 게임 플랫폼과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도타 언더로드와 오토체스 장르는 새로운 게임 장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8명의 배틀로얄 형태이긴 하지만, 캐릭터를 모아서 업그레이드 한다는 장르 자체의 재미에 집중한다면 다른 가능성들도 충분히 생겨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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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여행도 다녀왔으니, 이제 다시 글쓰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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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 매체를 공급하는 플랫폼 업체다. 그러나 만약 '넷플릭스의 플랫폼의 실체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본다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도처에 존재한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스마트폰, 패드, PC, 콘솔, TV에 내장된 물건에 심지어 위유도 아니고 위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디스크 버전도 존재했다. 넷플릭스의 실체가 무엇인가? 무엇이 넷플릭스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가장 근접한 대답은 '어디에도 존재하는 공기와도 같은 플랫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넷플릭스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영화든, 게임이든, 드라마든, 문화 콘텐츠 산업 성공의 핵심은 콘텐츠의 내용과 완성도, 대중의 호응도다. 넷플릭스는 오랫동안 이슈가 되는 드라마나 영화들을 독점 형태로 공급하였다. 하우스 오브 카드나, 옥자, 로마, 기묘한 이야기, 킹덤 등등은 이러한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넷플릭스가 '오로지 독점'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플랫폼은 아니라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들, 유명한 것에서부터 딱봐도 싸구려처럼 보이는 것까지 많은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전시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가 독점 콘텐츠를 포함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대중에게 노출하는 '방식'일 것이다. 넷플릭스는 '공포', '드라마', 'SF' 등등과 같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콘텐츠의 속성을 세밀하게 쪼겐 뒤, 고객이 감상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팅(박물관 전시품을 전시하는 것처럼)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이는 자신이 보는 것을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개인화된 콘텐츠 서비스 제공'과 일맥 상통한다. 감상자가 본 콘텐츠는 영화에 붙어있는 속성 별로 쪼게지고 분석되어서, 그 영화나 그 영화 장르, 혹은 특정한 서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재추천되게 된다. 즉, 넷플릭스는 구독자 수가 늘고, 구독자가 오랫동안 플랫폼에 붙어있을수록 콘텐츠 제작이나 서비스가 강해지는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그렇게 많은 고객들의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독점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이외에 '영화'라는 장르에서는 유달리 힘을 못쓰는 것처럼 보인다. 옥자나 로마의 성공은 분명 진취적이긴 하지만, 그외의 넷플릭스 전용 영화는 그렇게까지 재미를 못보는 부분이 있다. 물론, 전통적인 영화 산업이 넷플릭스와 같은 신흥 강자가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아 직간접적으로 보이콧하는 이슈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소위 '대박을 치는' 영화를 못만드는 것은 넷플릭스 특유의 플랫폼 정책이 가장 큰 문제다.
 
넷플릭스는 모든 플랫폼에 있을 것을 전제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나 대형 TV에서 스크린 프로젝터까지. 영상을 재생하는 모든 플랫폼에 존재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대명제다. 하지만 영화는 그것이 불가능하다:영화는 스크린의 크기와 음향 장비의 영향에 따라서 관객이 체험하는 것이 달라지는 매체다. 영화 머드에서 다룬 광활한 아칸소의 늪지대가 과연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은 감수성을 재현할 수 있을까. 고지라나 퍼시픽림과 같은 거대 괴수가 내지르는 괴성을 테블릿 피씨의 스피커가 감당할 수 있을까. 영화관이 비디오 렌탈 시장에 의해서 사라질 것이라 한 90년대 말 예측이 완전히 틀린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영화라는 매체는 영화관에서만 재현할 수 있는 독점적인 요소가 있다. 그렇기에 넷플릭스와 같이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다.
 
그에 비해서 다큐멘터리나 드라마는 여타 플랫폼에 비해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가 큰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영화와 다른 문법을 지니고, 콘텐츠 소비도 다른 양태를 따른다. 드라마를 예를 들어보자:드라마가 영화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시간' 그 자체다. 영화보다도 더 오랜 시간 상영되고, 흥행에 따라서는 이야기가 덧붙이고 분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더 짧게 라면 더 짧은 형태의 시트콤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고, 더 길게라면 몇백시간에 가까운 시간의 드라마도 만들 수 있다. 영상매체라는 점에서만 동일할 뿐, 드라마는 완벽하게 다른 형태로 서사와 구조를 이해해야한다.
 
영화와 차별화된 드라마의 서사와 구조의 핵심에는 '인물'과 '이슈 메이킹'이 있다. 영화에 비해서 드라마에서 인물이 갖는 중요성은 막대하다:긴 러닝 타임에 대비하여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추상적인 서사가 아닌 배우이자 배우의 페르소나인 극 중 인물이다. 막장 드라마의 예를 들어보자:주변에서 부모님 나이대의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입을 하는 것은 극 중에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그리고 모든 막장 드라마들은 서사가 '인물'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서사 자체의 당위나 개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막장 드라마는 끊임없이 굴러간다. 이걸 보는 사람들이 작품에 원하는 것은 개연성이 아니라, 분노를 풀 수 있고 혹은 이입할 수 있는 대상인 '인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은 막장 드라마를 넘어서 모든 드라마에도 해당된다. 드라마의 러닝타임은 극단적이라서 영화보다 아득히 늘어나거나, 서사를 완벽하게 처리못할 정도로 짧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기에 드라마 작품들은 공감할 수 있거나 관객이 보면서 이입하는 동시에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영화에서 다루기 힘든 입체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드라마의 또다른 핵심은 이슈메이킹이다:만약 드라마가 밋밋하게 쭉 흘러가기만 한다면 관객을 오랫동안 붙잡는 것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영화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막장과 같은 서사 진행을 보여준다:예를 들어 한 에피소드에서 A사건이 벌어지면서 극중 긴장감을 올려놓고는,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A사건은 사실 별거 아니었고 B사건이 터지면서 인간들의 관계가 꼬이게 만든다. 떡밥과 낚시 드라마의 대명사였던 JJ 에이브럼스가 앨리아스라는 미드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개연성이나 당위성 등은 제쳐두고 '끝나기 전에 어떤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이 바로 그 다음화에 이어져서 마무리되는' 형식은 이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드라마의 기본이 되었다.
 
드라마 장르의 두 요소는 상대적으로 영화보다 드라마가 플랫폼에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였다. 넷플릭스 드라마들이 상대적으로 영화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것도 그러하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은 사전에 제작하는 형태를 띄기 때문에 기존 드라마들보다 상대적으로 서사의 짜임세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끝없이 이야기를 이어가서 이젠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슈퍼내추럴이나, 여주인공이 임신을 했는데 드라마 찍겠다고 무리수를 부려서 임산부 여주인공을 내보낸 앨리어스 등과 같이 '흥행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없다. 모든 시즌들은 '이어져도 그만, 안 이어져도 그만'의 독립적인 서사 완성도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그만큼의 독점력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게임 시장에서의 구독형 수익 모델은 어떨까. 이미 포트나이트나 도타와 같은 구독형 배틀패스의 기믹은 오래전부터 시장에 안착한 상태였다. 심지어 최근 논해지고 있는 구독형 수익모델은 이미 PSN+에서 일부 구현되기도(가입하면 월마다 무료게임 전달) 하였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여주는 엑스박스 패스나 엑스클라우드 등이 최종적으로 넷플릭스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더 나아가서 구글과 아마존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게임을 '구독형으로 서비스'한다는 것이 정해지면서 게임의 구독형 서비스 모델은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의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기믹이 전통적인 트리플 A 게임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대척된다는 것이다:게임은 점점 거대한 스크린과 다양한 버튼 조작을 요구하는데,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같은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는 클라우드 게이밍 및 구독형 수익 모델에 있어서 큰 문제점이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드라마라는 장르와 자사 플랫폼의 특장점을 서로 융합해 상부상조를 했었다면, 게임이라는 매체가 구독형 서비스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나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
 
물론 현재 엑스박스 패스가 파격적일 정도로 구독 게임의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본다면 엑스박스 진영이 구독형 게임 서비스라는 포문을 먼저 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게임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나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구독형 게임 서비스가 무언가(큐레이션, 혹은 다양한 게임들을 클리어했을 때의 특전, 또는 게임 외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 등)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구독형 게임 서비스는 그저 허울만 좋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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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닌텐도 스위치 버전 기준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슈퍼핫은 단순하다. 하지만 슈퍼핫의 장르적 특성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게임은 독특한 규칙으로 출발한다:플레이어가 멈춰있으면, 게임 내의 시간도 거의 멈춘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움직이면, 시간도 함께 움직인다. 이러한 대전제를 깔아두고 플레이어는 능동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수많은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 스테이지 구조는 단순하고 적이 등장하는 패턴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슈퍼핫을 '어디에 등장하는 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의미에서 퍼즐 FPS로 분류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반적인 플레이 흐름을 놓고 본다면 이런 접근은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슈퍼핫이 퍼즐 장르의 등식처럼 '정답이 존재하는 게임'일까? 이다. 마이크 타이슨의 "누구든 링 위에 올라와서 맞기 전까지는 계획을 갖고 있다"라는 말처럼, 슈퍼핫은 플레이어의 구체적인 계획들을 무너뜨리는 중요한 함정이 있다. 맵 구조는 단순하다, 적들이 등장하는데도 패턴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흘러가는 '시간'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움직이지 않는 한 시간은 '거의' 멈춰있다. 그 말인 즉슨, 플레이어가 멈춰있는 순간에도 시간은 조금씩 움직이며 플레이어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슈퍼 핫은 게임을 단순하지만 극단적으로 섬세하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적의 공격 한 번에 쓰러진다. 그 대신 제한된 탄약과 체력은 플레이어가 유일한 장점인 '시간을 느리게 하는 능력'에 모든 집중을 쏟아 붓게 만든다. 하지만 한 발자국의 움직임이나 심지어 카메라를 돌리는 행위 조차도 게임 내의 시간을 흐르게 만든다. 퍼즐 게임 장르의 경우라면 정해진 해답과 접근 방식이 존재 했었겠지만, 한 발자국 한 번의 시점이동만으로 게임 속 시간이 흘러버리기 때문에 매번 세웠던 계획들은 조금씩 틀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조금씩 생겨나는 변경점 때문에 슈퍼핫은 절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핫을 막 시작한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가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적들의 압도적인 물량과 빗발치는 탄환들을 피하기 위해서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딛는다. 하지만 매 시도 매 순간이 이전 시도와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 플레이 때는 매우 어렵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느리게 움직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된다: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면, 게임은 빠른 걸음으로 움직인만큼 다른 게임의 1.5배속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빠른 걸음과 느린 걸음의 두가지 템포를 이용하여서 시간을 원하는데로 굽혔다 필 수 있는 것이다.
 
이 순간부터 게임은 살얼음판을 달리는 게임이 된다:플레이어의 감각은 고양되며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달려서 시간을 밀어붙이고 그 순간에 적을 해치우는 것을 반복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매 순간이 긴장감 넘치는 것이 슈퍼핫의 본질이다.
 
결과적으로 슈퍼핫은 단순하지만 흥미로운 게임이다. 단순한 컨셉이지만, 극단적으로 섬세하게 게임을 구성함으로써(움직임과 카메라 돌림에도 반응하는 시간의 흐름)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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