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내 이름은 에지오 아우디토레 데 피렌체, 나의 아버지가 그랬고 나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난 암살자다.


Ubi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어새신 크리드는 gta와 벽을 타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류인 파쿠르, 그리고 암살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혼합하여서 한 게임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한, 시도 자체는 '획기적'인 작품입니다. 군중 사이에 숨어서 암살한다!라는 컨셉은 여태까지 나오지 않은 획기적인 시도였으니까요. 그러나 1편이 처음 나왔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게임의 뚜껑을 열어보나 정작 플래이핳만한 컨텐츠는 없고, 단순반복 노가다에 가까운 게임의 내용, 그리고 선언 한 것의 반도 구현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구조 등은 1편을 '낚세신 크리드'라 부르게 할정도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판매량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기에 어새신 크리드 2는 나올 수 있었습니다.

1편이 전반적인 평단과 게이머가 '낚새신 크리드'라고 깐 것에 비해서 2편은 양측의 엄청난 호평을 받았죠. 특히 전작의 단점을 보완한 컨텐츠의 추가와 화려한 그래픽 등은 수많은 게이머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메타 크리틱 평점 90점이라는 경이적인 점수를 거두면서 어새신 크리드는 이제 Ubi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로 거듭났죠. 그래서 저도 질렀습나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게임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죠.    

일단 어새신 크리드 2는 암살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암살 액션 게임입니다. 그러면 게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암살이 되어야 겠죠. 그렇다면 암살이란 무엇일까요? 암살(Assasination)이란 개념은 정치적 이데올로기, 경제적 이유 등의 동기에 따라서 주요 인물을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암살이란 일반적인 정적 살해나 살인과 다른 점은 암살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당히 음모론 적이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암살이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이 타겟이며, 그러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암살의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숙지하기 때문에 보통은 암살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암살은 상대방과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어새신 크리드 2의 암살의 이미지는 완벽하게 현실의 이미지와 180도 다릅니다. 어새신 크리드 에서의 암살은 이렇습니다. 먼저 게이머는 미션을 받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장소까지 달려갑니다. 그리고 죽입니다. 죽일 때, 가장 편한 것은, 아니 가장 많이 쓰게 되는 방법은 바로 옥상에서 떨어지면서 암살 대상을 찍어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걸로 암살 끝. 필요에 따라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암살이 성공하는 시점에서부터 미션이 완료 되는 것으로 보고 경비병 및 수배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그냥 뛰고 숨는 것 만으로 충분히 추격을 떨쳐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어새신 크리드 2의 문제점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너무 단순하고 쉽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완료하는 순간의 성취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새신 크리드 이전의 암살이 주 컨셉이었던 게임들이 어땠는지를 한번 살펴보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게임인 히트맨 시리즈를 예로 들도록 하겠습니다. 히트맨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암살 루트와 지명도 등의 긴장감 있는 게임 방식을 지원합니다. 사실,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극악하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히트맨은 게임 내에 있어서 암살의 긴장감을 잘 살려낸 게임이죠. 게이머에게는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며, 계획을 세워서 치밀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 옷을 갈아 입거나, 시체를 숨기거나 등의 번잡한 뒤처리도 필수적으로 해야 합니다. 특히 게임을 하면서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은 대머리 주인공의 뒷통수에 찍힌 바코드를 빤히 바라보는 적들입니다(......)

 하지만, 어새신 크리드 2는 같은 암살이라는 컨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감이 없습니다. 이는 암살 및 그 준비과정이 너무나 간편하게 생략되었다는 점입니다. 타겟을 찾는 것은 '매의 눈'으로 해결하고, 암살은 간단하게 버튼 하나면 할 수 있고, 잠입은 몇몇 특정 미션 이외에는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벽타기로 거의 해결이 가능하니....) 이는 근래의 게임 난이도가 쉬워져서 게임이 재미가 없어지는 문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실, 히트맨 같이 극악한 난이도로 만들면 게임을 누가 하겠냐는 문제가 있지만, 난이도 조절도 안되는 주제에 게임이 너무 쉽다는 건 문제가 심각합니다. 또한 전투 역시 상당히 단조로워서 왼쪽 마우스 연타, 왼쪽 마우스 연타, 왼쪽 마우스 연타, 오른쪽 마우스 연타, 다시 왼쪽 마우스 연타, 왼쪽 마우스 연타....이런 식의 게임이 연속됩니다. 사실 연출상으로는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게이머는 오른쪽 왼쪽 마우스 연타 말고는 하는게 없죠.

 어새신 크리드 2에서 그래도 가장 멋진 부분을 꼽으라면 프리러닝과 완성도 높은 도시의 모습입니다. 특히 거의 모든 것을 타고 오르는 에지오의 능력과 높은 건물이나 역사적인 장소의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뒤에 신뢰의 도약을 하는 부분은 게임 내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기도 했죠. '어새신 크리드는 등산 게임입니다. 암살요? 그런게 게임에 있었나요?' 또한 게임에서 다루고 있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는 당시의 건물과 아름다운 경치를 화려한 그래픽 모델링으로 처리한 점은 프리 러닝과 더불어서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뭐, 결과적으로 잘 나가는 모든 요소를 짬뽕했다고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마치 다크사이더스 처럼?)라는 것을 여지 없이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호평을 한 부분도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GTA류의 게임 치고는 GTA와 비교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오픈 월드를 구현했고, 프리러닝 부분 역시 뛰어나니까요. 하지만 '암살'이라는 컨셉을 잡았다면 암살이라는 요소를 게임의 중요한 컨셉으로 삼고, 완성도 있게 구현을 했어야 했는데 암살은 커녕 내가 지금 조폭의 살수인지 암살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무계획에 무대포 같은 암살을 게임 플래이의 핵심이라고 주장함으로 인해서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진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다음작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치...칠리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