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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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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새신 크리드 2편에 대해서 상당히 안좋은 평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1편에 비해서는 훌륭하다는 평이 대부분이기는 합니다. 2편 자체가 미완성작이라 할 수 있는 1편의 발전작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암살'과 '암살자'의 이미지가 아닌, 일종의 결사단 개념으로서의 암살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뭐 게임 자체의 컨셉이 잘 짜여졌기는 했습니다. 이후 UBI는 2편 베이스를 확장 발전시켜서 브라더후드라는 2편의 발전 완성작을 내놓게 됩니다. 브라더후드는 전편보다 훨씬 더 나은 속편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작품인데, 암살단 운영 및 도시 개발의 게임의 시스템을 가다듬고 발전시킨데다가 혁신적인 멀티플래이를 추가했죠. 사실 브라더후드 이후로 1편을 베이스로한 어새신 크리드는 더이상 나올 이유가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3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어새신 크리드라는 프랜차이즈가 넘어가야하는 산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의 문제죠.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의 기본 설정은 '선조들의 체험을 현대인이 가상현실로 경험한다'라는 다소 기이한 설정이었고, 이를 수백년의 걸친 음모론과 결합하면서 어새신 크리드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이한 설정 때문에 게임의 스토리는 외부/내부의 이야기가 다소 겉도는 느낌을 만들어냈죠. 그렇기에 스토리 내의 탄탄한 구조보다는 애니머스 외적으로는 깜짝깜짝 놀라는 반전 위주의 스토리(2편 엔딩의 선조 드립, 브라더후드에서는 루시의 죽음)며, 애니머스 내적으로는 일반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만들어졌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토리의 이원화로 인해서 어느 한쪽이 쩌리가 되버리는(.....) 참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데스몬드와 그 아이들이 말이죠. 결국 이럴거면 스토리를 왜 이원화했냐는 이야기가 나올법만도 합니다.


어새신 크리드:리벨레이션은 바로 그에 대한 답입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3편을 위해서라도, 미래의 후손들(데스몬드)과 과거의 선조들(에지오, 알테어)의 이야기는 하나의 공통 접점을 찾아야 하죠. 그렇기에 2편과 3편을 잇는 가교로서 리벨레이션의 갖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루시를 죽인 이후, 데스몬드는 애니머스 속에 갇히게 되죠. 그리고 데스몬드는 애니머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자아성찰(?)을 시작하게 되고, 동시에 그 자아성찰의 과정에서 에지오, 그리고 알테어의 마지막 이야기를 보게 됩니다. 스토리는 3중으로 얽혀있으며, 알테어의 유산을 쫒는 에지오, 그리고 그 에지오를 쫒는 데스몬드의 이야기죠. 언뜻 서로 따로 노는 듯한 스토리는 결과적으로 '왜 우리는 싸워야 하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은 알테어의 의지,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후대로 전승하는 에지오, 마지막으로 선조들의 유지를 이어서 이 모든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데스몬드까지 시리즈 최초로 떡밥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유대감이 바로 리벨레이션에서 형성됩니다. 이 점에서 리벨레이션은 시리즈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라선다고 할 수있죠.


그와 별개로 게임 플래이 자체는 미묘합니다. 기본적으로 브라더후드가 보여준 1편을 거쳐 2편이 추구하고자 했던 시스템의 완성형에서 약간의 난이도 수정 및 약간의 실험을 추가한 수준입니다. 훅블레이드와 지프라인 이동 자체는 괜찮은 시도였으나, 일방향적인 이동이 살짝 걸리던 부분이었습니다. 인퍼머스 2의 전깃줄 타기 같은 느낌의 이동이었고, 나름대로 빠른 이동을 시도할 수 있는 점에서는 칭찬할만 합니다만...역시 과거의 콘스탄티노플에 인퍼머스 2마냥 빨랫줄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은 부자연스러웠는지 수가 적은 점은 아쉽습니다. 뭔가 아쉬운 곁다리 같은 느낌.


전투 난이도는 일방적인 학살에서 머리를 써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2편 기준에서 말이죠. 브라더후드 자체를 넘겼기 때문에 미묘하지만, 일단 칼은 히든 블레이드 보다 약하고, 히든 블레이드는 맨손보다 약하다(.....)라는 이상한 공식은 해결된듯 합니다. 그리고 예니채리 같이 난이도를 확 올리는 요소도 있고,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너프시키고 적을 버프를 줌으로서 밸런스를 맞추려는 시도를 합니다. 뭐, 저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폭탄 만들기도 나름 머리를 쓴 게임 요소였으나, 정작 실제 플래이에서는 완전동기화 요소를 제외하면 꼭 쓸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묘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점 방어전을 타워 디팬스로 만든건 진짜 '병'신의 한수였습니다.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뺏기는게 속편하더군요(......)


어새신 크리드:리벨레이션은 결과적으로 스토리 측면에서는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나 게임 시스템이나 플래이적인 측면에서는 브라더후드의 사족같은 작품입니다. 기본적인 재미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브라더후드 하고 본질적인 차이가 뭐냐 라고 물으면 크게 할말이 없는 게 리벨레이션이라는 거죠. 하지만 스토리는 역대 최강이라 할 수 있을 정도고, 확실하게 3편의 코너에게로 선조들의 의지를 이어주는 각같은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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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몇몇 이야기에 따르면 코지마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마지막을 메탈기어 솔리드로 구상했고, 2편도 사실 거기서 끝내려했으나 코나미 측의 압력에 의해서 완결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3편, 그리고 마지막 완결편인 4편까지 나오게 되었죠. 하지만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1편 이후의 스토리 자체는 1편에 대한 거대한 사족에 가깝습니다. 물론, 1편의 구조를 이용해서 독특한 실험을 하고 새로운 요소를 몇몇 도입한 2편이나, 서바이벌이라는 요소를 도입한 3편 등등은 게임 스토리는 차치하더라도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4편은 어떨까요?


사실, 4편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사족과도 같은 스토리 구성에 대한 같은 결과물입니다. 리뷰에서도 자세히 다루겠지만, 4편의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의 시스템이나 완성도가 아니라 스토리를 억지로 마무리 지으려고 시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게이머가 플래이하는 부분보다는 게이머가 보고 듣는 부분이 더 많아졌습니다. 차라리 게임이 아니라 인터렉티브 무비 라고 했어도 믿을만큼으로 말이죠.


스토리는 2편 이후, 애국자들의 AI들에 의해서 세계는 전쟁에 의해 경제가 돌아가는 막장 상황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군대는 이제 나노머신에 의해서 감정, 생각, 행동이 효율적으로 통제되고 효율적으로 움직입니다. 4편의 이러한 상황 자체는 메탈기어 솔리드 2편에서 보여준 SSS 계획이나 게임 플래이 구조, 그리고 스토리에 크게 부합하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여러 의미에서 매력적인 스토리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2편과 4편 사이의 간극은 너무 큽니다. 3편 자체가 과거로 돌아가서 메기솔 세계관의 기틀을  시작점을 만들었고, 2편은 완결적인 스토리라 할 수 있었던 1편에서 무언가 이야기할 거리를 재생산 했죠. 4편은 갑작스럽게도 이 모든 것에 대한 끝을 내려 합니다. 


글쌔요...사실 4편은 장점도 많은 게임입니다만, 일단 이 '끝내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게임은 꼬여버리고 맙니다. 수많은 뒷이야기들과 수많은 설정들, 떡밥들을 한꺼번에 4편에서 회수해야 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4편은 참으로 이상한 작품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4편의 이야기는 너무나 크고 방대합니다. 그냥 2편이나 3편의 간극을 매우고, 코지마가 생각한 나름대로의 신화적인(그리고 다소 허세가 쩌는) 결말에 도달하기 위해서 수많은 인물들과 복선들을 모조리 4편에서 회수하고자 합니다. 몇몇은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나 상황(예를 들어 뱀프와 라이덴의 비보이 배틀? 덩실덩실)이 있지만, 수많은 부분은 급작스러운데다가 장면 묘사보다는 인물들의 길고긴 대사와 상황설명에 이야기 전개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는 게임을 이끌고 직접 체험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이야기에 끌려다니는 부속물 같은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저는 4편을 할 때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임 플래이 자체는...바로 이 부분이 미묘한 포인트입니다. 코지마는 그 나름대로의 센스를 4편에서도 발휘했고, 실제로 4편의 게임 플래이는 1, 2, 3편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3편의 군복 카모플라주 시스템을 4편에서는 문자의미 그대로 카멜레온의 위장색 같은 개념으로 만들어놓았다던가, 스태미너 개념에 스트레스 개념까지 집어넣었다던가, 일인칭 시점에다가 3인칭 간이조준 시점까지 집어넣는 등 코지마는 4편에서 많은 것을 하고자 했습니다. 게다가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의 잠입이라는 개념도 나쁘지 않았구요.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컨셉들이 이론을 배운 뒤에 뭔가 써먹기도 전에 다음 쳅터로 넘어간다는 점은 좋게 봐줄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쳅터 1의 경우, PMC와 반군들이 전투를 하는 중에 그 사이로 잠입을 해야 합니다. 물론 PMC를 공격하지 않고 조용히 잠입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해서 반군을 도우면 반군쪽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서 스네이크의 잠입을 편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사실 컨셉만으로는 훌륭하다 할 수 있으나, 문제는 그 컨셉에 대해서 설명만하고 뭔가 이를 게임 플래이에 적용시키기도 전에 게임은 벌써 컷씬으로 넘어가며, 이런식으로 컷씬 몇개를 넘기면 곧바로 다음 챕터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게임 내내 이걸 반복해요. 뭔가 좀 익숙해지거나 재미가 붙기 시작하면 컷씬이 들어오고...그리고 컷씬이 끝나면 챕터가 끝나고...여러가지 의미에서 좌절스러운 대목입니다.


사실, 4편은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코지마의 의지가 너무 강한 나머지, 모든 것을 스토리에 집중시키는 모습이 강하게 보입니다. 그렇기에 4편은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게임이 되었다는 것이 제 감상이지만요. 물론 완결 자체는 납득이 갈만한(코지마의 이야기라는게 뭐랄까, 너무나 사변적인 경향이 있지만) 수준이며, 엔딩 컷씬이 미친 수준으로 긴 점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4편에 대한 제 결론은, 차라리 게임을 컨셉과 스토리로 최소 두개로 쪼갰다면 둘다 대단히 훌륭한 명작이 나왔을 것이라는 겁니다. 


결론적으로는 음...참 미묘하네요. 물론 웹진에서 고득점 행진을 받기는 했고, 그럴만한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한 편에 담다보니 부족한 점들도 많이 생긴 작품이 4편이네요. 코지마 스스로도 실패했다고 했으니 음...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사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건 마치 슈퍼마리오나 테트리스 리뷰를 쓰는 것이랑 비슷하니까. 굼바를 밟아 죽이고,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어째서 재밌는가? 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사실, 그건 마치 맛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었는데 이것이 맛있는 이유를 설명 하는거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게임의 기본이 되는 '베이스'가 훌륭하니까, 이 정도로 말고는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리뷰니까, 최대한 설명을 해보도록 노력하겠다.


몬스터 헌터 트라이G는 Wii로 나왔던 몬스터 헌터 트라이의 확장 버전이다. PSP용이라 할 수 있는 서드 포터블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는 버전. 사실 트라이의 큰 변화점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었던 수중전을 집어넣음으로서 트라이 기반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티가렉스나 아캄 시리즈는 참전하지 않으면서 소니 진영으로 몬헌을 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음...하지만 4편은 3DS로 나온다. 캡콤 이 치사한 놈들...


몬스터 헌터의 재미란, 게임 그 자체의 재미의 본질만을 뽑아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설정해놓은 난관이 있고, 플래이어들은 그 난관을 해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장비와 연습, 그리고 다양한 도구들이 필요하고 이를 준비해야한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플래이어가 난관을 극복하면, 그에 걸맞는 보상(장비, 무기 등등)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난이도의 난관이 등장하고, 플래이어들은 이하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서 게임을 진행한다. 간단하고 피상적으로 정리를 해놓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가면서 진행이 된다. 하지만, 중간중간 다른 게임들과 차별이 되는 개성을 집어넣거나 몇몇 부분을 확대 재생산 또는 과감하게 삭제하는 다른 게임과는 달리,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전부'인 참으로 특이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갖는 개성과 매력은 타 장르와 확연히 구분된다.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한다 라는 단순무식한 컨셉을 캡콤은 액션 게임 명가 답게 완벽하게 재구성해내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 내에서의 주요한 수렵 대상인 몬스터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처럼 고유의 개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몬스터 헌터 간판 몬스터인 리오레이아 & 리오레우스 는 서로 공통점을 공유하면서도 완벽하게 다른 몬스터라 할 수 있다. 돌진과 근접전으로 헌터를 압박하는 리오레이아와 달리, 리오레우스는 공중 돌진+브레스 등으로 헌터를 열받게 만든다(......) 또한 '살아있는 몬스터'라는 컨셉 답게 일정한 조건에 따라 패턴이 정형화된 다른 게임들의 보스들과 다르게 몬스터 헌터의 괴물들은 정형화 된 패턴이 없다. 따라서 몬스터 헌터에서의 전투는 끝없는 긴장속에서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어려워져서 하드코어해질 수 있는 게임을 캡콤은 적절한 난이도 조절과 돌파구를 제시함으로서 몬스터 헌터란 게임을 훌륭하게 구성하였다. 그 결과, 변화무쌍한 몬스터의 패턴에 헌터가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예를 들어, 공중 부양중인 리오레우스를 섬광탄을 이용해서 떨어뜨린다던가 등등)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고 중독적으로 구성을 한 것이다.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에, 살아있는 듯한 몬스터의 패턴, 그리고 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는 헌터 라는 시스템이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그러면 시리즈 전체의 특징은 여기서 끝내고, 몬스터 헌터 트라이 G의 특징만을 놓고 보자. 트라이 G의 프로듀서인 츠지모토 료조는 '시리즈의 진정한 후속작을 만들고 싶었다.'(몬헌 도스, 2편이 있는데 왜 이런 발언을 하는가는 엔하위키에서 TNKSN를 검색해서 보면 알 수 있다)였고, 굵직한 변화가 많은 작품이 몬헌 트라이였다. 몬스터의 스태미너 요소 추가, 무기 체계 정리, 그리고 수중전의 추가 등등...일단 Wii로 낸 몬스터 헌터 트라이는 판매량 100만을 찍었으나, 캡콤의 세계진출 계획에 비하면 그다지인 성과를 내었다. 반면 수중전을 삭제한 트라이 기반의 서드 포터블은 피습 최초 400만을 찍으면서 그 건재함을 과시했다. 후새드...


간단하게 보자면 트라이 G는 트라이의 빡센 난이도를 줄인 서드 포터블에 트라이의 수중전을 추가했다고 보면 된다. 트라이에서 삭제된 무장들이 서드 포터블을 거쳐 트라이 G에서 죄다 복귀했다. 일단, 본인으로서는 도스 기반의 프론티어만 해보았기에 트라이와의 비교는 할 수 없지만, 프론티어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무기와 몬스터 모두 상향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기 자체는 스타일리쉬한 움직임을 기반으로 딜량이 올라간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몬스터들 역시 프론티어와 비교해서 대단히 트리키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뭐니뭐니 해도 시리즈 간판 몬스터라 할 수 있는 리오레이아와 리오레우스인데, 리오레이아의 경우 아예 공중 패턴의 추가와 썸머솔트 빈도를 늘려버림으로서 완전히 다른 몬스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하였으며 레우스의 경우 섬광으로 격추하지 못하면 토벌시간이 배가 되어버리는(......) 다소 빡치는 변화점이 생겼다. 물론 프론티어와 트라이 G 사이의 공통적인 몬스터는 거의 없지만, 기본적으로 몬스터들이 일정수준이 오르면 깡딜로 잡을 수 있는 것에서 몬스터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말이 많은 수중전은...일단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 수중전 컨셉 자체가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컨셉과는 크게 맞지 않는다는 것. 몬스터의 패턴의 역동적으로 변하고, 그에 따라 헌터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전통의 전투와 다르게, 수중전은 느린 페이스의 난타전(?)이 주라고 할 수 있다. 수중전의 움직임 자체가 너무 느려지고, 회피 자체가 육상전에 비해서는 거의 쓸모없어졌다.(Z축의 추가로 회피 할 때 머리가 아픈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결국은 가드로 피해를 최소화 시키면서 몬스터의 빈틈이 생기면 몰아쳐서 공격할 수 있는 랜스, 건랜스, 대검류의 무기만 거의 선택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특히 트라이 간판 몬스터린 해룡 라기아크루스의 경우, 랜스 들고 가드 굳히면서 적절한 무빙+몰아치기로 때려잡는게 가장 편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덕분인지 다음작에서는 수중전 자체는 삭제될거라고 한다...음...


하지만 수중전의 미묘함을 제외한다면 게임 자체는 트라이+서드 포터블의 좋은 점만을 취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도 셀프 쉐도우의 추가 등으로 완성도가 올라갔다고 할 수 있으며, 3DS 게임 답게 3D 효과도 출중하다. 몬헌 팬이라면 3DS를 장만해서 해도 될만큼 훌륭하다. 4편은 여기서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는 대단히 기대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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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영화를 닮아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영화를 닮아가는 롤모델은 바로 헐리웃 영화였죠. 하지만, 영화란 장르에도 다양한 하위 장르와 범주가 존재하고 있죠. 유럽영화, B급 영화, 홍콩 영화, 호러 영화, 인디 영화, 예술 영화 등등...이 모두가 다같은 영화라는 장르가 포괄하는 분야죠. 물론 메이저 게임 이외의 다른 게임들은 각자 나름의 시스템과 표현방식을 갖고 있죠. 스다 51의 롤리팝 체인소우는 어떤 의미에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80년대 B급 병맛 영화의 테이스트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사실 스다 51이란 게임 디렉터의 센스는 악명(?) 높습니다. 미카미 신지와 함께 만든 희대의 괴작 킬러 7이라든가, 괴랄한 센스를 자랑했던 쉐도우 오브 더 뎀드, WIi로 나오고 한글화까지 된 노 모어 히어로즈 등등 일본 제작자라기 보다는 서양쪽 제작자들이나 보여줄법한 정신나간 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디렉터였습니다. 사실, 롤리팝 체인소우도 그러한 연장선상에 있는 게임인데, 트레일러 공개때 부터 정신나간 센스를 보여줬죠. 머리빈 쭉방 미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치어리더가 목이 잘려나간 그녀의 남친과 함께 전화기와 이것저것 잡다한 것이 많이 달린 전기톱을 들고 좀비들을 사냥한다구요? 이런 이미지들의 혼합은 B급 감수성을 넘어서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입니다.


롤리팝 체인소우는 기본적으로 게임은 데빌 메이 크라이 같은 액션게임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하고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죠. 일단, 콤보 개념이 없는데다가 띄우기, 공중 콤보 잇기 같은 요즘 액션 게임들의 기본적인 요소도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스케일이나 센스, 조작 느낌에서는 화려한 액션 게임이라기 보다는 과거 벨트스크롤 형식의 아케이드 게임에 유사합니다. 그대신 한번에 여러 마리의 좀비를 한번의 공격으로 동시에 처치하면 좀비메달+코스튬을 모으는데 쓸 수있는 플래티넘 메달을 주는 스파클링 헌트 모드를 제공함으로써 나름대로 게이머가 신경쓰면서 플래이해야할 부분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요즘 액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롤리팝 체인소우의 액션 파트 부분은 밋밋하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스파클링 헌트 모드를 감안하더라도 게임 기본 시스템 자체가 파고들만한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원버튼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로 게임이 녹록한 것은 아니지만, 센스만 있으면 게임은 상당히 쉽다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롤리팝 체인소우의 장점은 액션이 아닌 바로 스테이지 구성과 게임 전반에 깔린 정신나간 센스에 있습니다. 


사실, 롤리팝 체인소우를 논할 때, 정신나간 센스를 논하지 않고서는 게임을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게임 자체가 기존 대중 문화에 대한 장렬하고도 신랄한 뒤틀기의 산물이기 떄문이죠. 애시당초에 치어리더가 전기톱을 휘두르며 좀비를 사냥한다는 발상 자체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게임 내내 이어지는 닉과 줄리엣 사이의 만담은 10대의 연애담을 기괴한 형식으로 비틀어 놓은 결과물이며(네 머리에다 구멍을 뚫어서 아이팟을 달자구! 존나 멋지겠는데!), 케릭터들도 죄다 정신이 나가있으며, 심지어 생존자를 구해줄때마다 하는 대사들도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습니다.(오늘밤 딸감은 너로 할께! 줄리엣!-실제 게임 내 대사) 보스들 컨셉도 그에 못지않게 기괴합니다. 육두문자로 공격하는 펑크락 좀비 보스, 스테이지 전반을 약빤 기운으로 지배하는 히피 좀비 보스, 데스메탈 좀비 보스, 목소리가 이상한 DJ 좀비, 자기 바이크와 5단 합체 변신을 하는 락스타 좀비 보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좀비 (.......) 보스에, 심지어 가끔식 등장하는 특수 좀비들의 배경설정들도 완전히 맛이 가있습니다.(예시:빌리는 주변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는데, 이는 그의 능숙한 펠라치오 솜씨 때문이었다)


스테이지 구성도 재미보다는 컨셉에 맞추어서 구성하려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물론, 정상적인 게임 구조로만 따지면 솔직히 재밌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스테이지 3의 경우 구간 반복이 심하다는 느낌이며, 몇몇 스테이지의 경우 많은 수의 좀비를 죽이기 보다는 이벤트 액션 부분을 진행하느라 액션 파트가 심심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게임에서 Dead or Alive의 You Spin me round를 들으며 콤바인으로 좀비를 갈아버리는 경험을 하겠습니까? 아이러니 하게도, 롤리팝 체인소우가 제공하는 게임의 경험은 재밌다기 보다는 상당히 '독특'하다고 보는게 맞으며, 이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게임 외적으로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짧은 분량을 자랑하며,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최대 단점은 분량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에서 또 높게 평가해야 할 부분은 바로 '북미쪽 성우진'입니다. 저는 프리미엄 판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일본 성우 모두 있지만, 아마 추후 발매될 일반판은 북미쪽 성우진이 베이스가 될 것입니다. 줄리엣 성우가 파워 퍼프 걸에서 버블스 역을 맡았던 타라 스트롱인데, 딱 텅빈 머리의 치어리더+맛이 간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일판 성우진은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발랄한 여고생 느낌은 나도 게임 전반에 깔려있는 광기를 재현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 게다가 북미 베이스로 해야 주인공이나 다른 케릭터들 대사가 순화되지 않은체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북미버전이 스다 51의 디렉터스 컷 같은 느낌이더군요.


그래픽적인 부분은 상당히 미묘합니다. PS2보다는 좋지만, 요즘 게임들이 보여주는 그래픽과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준. 물론 전투시에 보여주는 정신나간 무지개 이펙트 등은 상당히 멋지지만 말이죠. 그에 비해서 배경음악이나 사운드 부분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통통튀는 팝에서부터 해비메탈 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소화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게임 발매전 우려했던 타격감 문제는 진동과 골때리는 이펙트로 커버했더군요. 나름대로 베는 맛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롤리팝 체인소우는 그 정신나간 센스를 이해할 수 있는 몇몇 게이머들에게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나머지에게는요? 글쌔요, 그 돈으로 딴 게임을 사셔야 할 겁니다. 솔직히 호불호를 많이 탈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니까요.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1편의 성공 이후,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이야기 구조의 확장을 거칩니다. 솔직히, 게임 자체의 재미를 떠나서 1편 이후의 2편에서부터 4편까지의 메기솔은 1편에 대한 사족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임들이죠. 갑자기 솔리드 스네이크의 또다른 형제와 숨겨진 흑막이 등장한다던가(2편) 과거로 돌아가서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 대해 설명한 뒤에(3편) 장장 몇시간에 걸쳐서 동영상을 틀어주면서 지금까지 떡밥들과 이야기들을 회수하기 위해서 고분군투하는 게임을 만드는 등(4편) '원래 끝나야했을 부분에서 이야기를 더 이어서 골치아프게 된' 게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재미가 있기는 있지만, 그와 별개로 각각의 스토리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코지마는 큰 그림에서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지만...소수의 팬을 제외하면 과연 그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3편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시리즈들에 비해서 훌륭하다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메탈 기어에서 나온 빅 보스의 케릭터를 재해석 한 뒤에 솔리드 스네이크에 필적할만한 인물로 확립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빅 보스와 더 보스 사이의 갈등을 통해서 이야기에 흡입력을 더한 뒤에 갈등 뒤에 놀라운 반전을 숨겨놓아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죠. 물론, 이야기 자체는 코지마 특유의 주제의식은 사라져서 단순한 신파극스러운 구조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와 별개로 1편을 해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2편이라던가, 시리즈 전체를 끝마무리 짓는답시고 부연설명을 너무 많이 때려넣은 4편 같은 경우에 비해서 '독립적'이고 '대중적'인 스토리 라인으로는 괜찮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작위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특히 더 보스가 보여주는 불가능에 가까운 애국심과 충성심이란...), 이야기에 있어서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합니다. 전작의 경우, 1편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시감과 그걸 설명하는 스토리 구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라이덴은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그냥 사건마다 끌려다니는 들러리에 가까운 느낌이었으니까요. 3편의 경우, 네이키드 스네이크, 즉 빅 보스가 더 보스에게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함께 빅 보스가 성장하고 더 보스를 이해하는 과정이 나름대로 인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더 보스라는 인물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3편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으나, 3편의 스토리는 시리즈 전반에 대해서 적당한 시작 지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외적으로는 개그 코드가 대단히 눈에 띄는 작품이기도 한데, 영화 덕후인 파라메딕과 네이키드 스네이크 사이의 만담쇼라던가, 가끔식 등장하는 황당한 개그 소재들(특히 볼긴대령가 스네이크 변장을 알아체는 부분이란)은 주목할만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코지마의 영화 덕후심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파라메딕이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그 당시 영화관에서 하던 영화들이며, 지금은 '고전'으로 칭송받는 영화들입니다. 


게임 플래이는 전작들에 비해서 괄목상대할 정도로 뛰어나졌습니다. 기본적인 구조 자체는 전작들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했죠. 카모플라주 시스템의 경우, 상황에 따라서 위장색을 다르게 이용하는 것을 유도합니다. 잠입 모드를 일종의 확률로 묘사하는 점이 재밌는 부분인데, 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경비병 스네이크를 알아보기 힘들어지기에 얼마나 내가 적들로부터 잘 숨었나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다른 게임, 예를 들어 스플린터 셀에서도 사용된 시스템이긴 한데, 스플린터 셀이 수치를 무려 3가지(소음, 밝기, 노출도)나 사용한 반면에 메기솔 3는 위장색 % 하나만으로 통일했었죠. 인상적인 시스템이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긴장감(%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적들이 스네이크를 확인할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합니다)도 형성하고 있죠.


그리고 푸드 캡쳐 시스템과 서바이벌 부분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기본적으로 3편은 전작들과 다르게 야외 서바이벌 임무이기 때문에 모든 물품들을 현지조달해야합니다(전작들도 현지조달, 현지조달 그러지만...) 2편에서 등장한 스테미너 게이지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이 푸드캡쳐 시스템도 상당히 중요해지는데, 스테미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음식의 지속적인 섭취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상을 입으면 적절한 방법으로 다루지 않으면 체력의 최대치를 줄이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패널티를 받기 때문에 부상치료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3편은 이 부분을 일종의 퍼즐 게임의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도구와 약을 부상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부상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죠. 게다가 약이나 도구 역시 한정된 양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포션마냥 줄줄이 빨아댈 수 없습니다. 레이션만 먹으면 된 전작들에 비해서 신경쓸 부분이 많아졌죠. 


이외에 레이더 기능의 제한, 맨손 격투 부분을 강화한 CQC 시스템 등등은 게임을 전작에 비해서 다체롭고 재밌게 만듭니다. 물론 기본적인 게임의 흐름은 2편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2편 자체가 1편에 비해서 메달리기와 1인칭 시점의 도입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었는데 반해서, 3편은 아예 다른 게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변했고 전작들과 다른 잠입과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새로 추가된 부분은 잠입 게임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부분도 마음에 들지만 게임 자체로만 따졌을 때는 시리즈 내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덧.일단 3편 자체는 메기솔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게임 플래이 방식을 만든데 반해서...4편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엔드 오브 이터니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거의 다 끝났으니 곧바로 넘어가기는 할텐데...영상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만 들어서 애매하네요. 이걸 꼭 해야하나;;;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디아블로 2가 RPG 장르에 미친 영향은 실로 무지막지하다고 할 수 있다. 접미사, 접두어 등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랜덤으로 아이템을 생성하는 시스템이나, 스킬 트리와 다른 RPG들과 차별되는 특유의 액션성, 로그라이크 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던전생성 시스템 등등의 조합은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수많은 RPG들은 디아블로 2의 재림을 꿈꾸며, 디아블로 2의 시스템에 나름대로의 해석과 양념을 가미하여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타이탄 퀘스트의 경우 정형화된 직업 분류를 떠나 다양한 카테고리의 스킬트리에 포인트를 투자해서 자신만의 케릭터를 만들도록 장려한다던가(킹덤 오브 아말러도 이와 유사), 세이크리드의 경우 스킬 콤보 개념을 도입하여서 디아블로 2와 다른 액션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심지어 보더랜드 같이 FPS에 디아블로 2의 랜덤 아이템 생성 방식을 도입한 RPG 까지 나오는 등 디아블로 2의 영향력은 실로 막대한 것이었다.


디아블로 3는, 그렇기에 실로 대단한 게임이다. 디아블로 3는 전작에서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아이템 생성 및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분을 싹다 갈아엎었다. 오히려 디아블로 3는 전작보다 자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특히 대격변을 많은 부분 밴치마킹 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러운 난이도 증가와 이벤트 중심의 게임 흐름, 그리고 심지어 보스 디자인(바닥 피하기)까지 말이다. 하지만 디아블로 3는 그런 와우'스러운' 부분을 제외하면 대단히 혁신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RPG 장르에 있어서 케릭터 육성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다른 게임 장르에 비해서 RPG는 케릭터가 게이머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디아블로 2 이후로 케릭터 육성의 개념은 게이머의 개성을 드러내는 다양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획일화된 모습이 강하게 드러났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면서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디아블로 2 이후로 케릭터가 레벨업을 하면서 얻는 스킬 포인트와 능력치 포인트를 투자하는 방식 자체가 이러한 획일화를 초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할 것은 게이머의 자유이기 때문에, 이것이 어째서 케릭터 육성의 자유를 저해하는가 라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케릭터 육성에 들어가는 포인트는 레벨업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한정된 '자원'이고, 기본적으로 게이머들은 자신의 케릭터가 '강해지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몇몇 실험적이거나 개그 성격의 트리를 제외하면 스킬트리는 대중적인 몇가지 트리의 형태로 획일화 될 수 밖에 없는데, 그러한 포인트 투자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아블로 3는 이러한 포인트 배분 방식의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차용했다. 디아 3에서는 케릭터가 레벨이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능력치가 올라가고, 그리고 스킬은 스킬과 스킬 효과를 결정하는 룬석 조합에 의해서 스킬의 조합을 결정한다. 즉, 룬석과 스킬 조합에 따라서 케릭터가 생존을 포기한 극단적인 딜링을 하는지, 아니면 딜을 포기하고 파티원들을 위해 메즈 및 버프만 거는 유틸리티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케릭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별도의 육성 없이 하나의 케릭터가 '스킬조합을 바꾸는 것만으로' 무한의 가까운 변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케릭터 육성 자체는 RPG 장르에 있어서 파격적이라 할 수 있지만, FPS나 액션 게임 쪽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로 가장 유명한 Perk 시스템. 자신의 플래이 스타일에 따라서 다양한 특성 조합하는 시스템으로, 게이머의 플래이 스타일과 개성, 성격을 단적으로 표출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디아블로 3의 스킬 시스템은 오히려 이러한 콜옵 시리즈나 기타여하 다른 액션 게임에서 보여진 Perk 시스템을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해서 만든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디아블로 시리즈 특유의 액션성을 감안하자면 훌륭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더이상 게이머는 겉으로만 자유로운 스킬트리 시스템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 할 수 있는 분출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물론 Perk 시스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추천 조합이 생겨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조합이 같이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디아 3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는데, 현재 정형화된 스킬 조합보다는 이런저런 스킬 조합과 실험이 공존하는 형태이며, 아이템 파밍이 어느정도 되어 조합이 자유로워지는 시점에서는 아마도 기존 전작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스킬 조합이 가능해지리라 생각된다.


그외에 게임은 디아블로 2를 와우식으로 재해석하고 정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컨텐츠가 전작에 비해서 짧아졌다고는 하나,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전작의 컨텐츠는 쓸데없이 방대했다고 하는편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디아 3는 오히려 그러한 긴 부분들을 딱딱 잘라내고 쳐냄으로서 게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앉은자리에서 엑트 1에서 엑트 4까지 쭉쭉 밀고 진행하는 스피디한 진행도 가능할 정도. 게다가 자연스럽게 난이도가 올라가는 구조를 취함으로서, 일반-악몽-지옥으로 게이머가 난이도에 별다른 산통없이 적응하게 만든다. 물론, 불지옥 난이도는 예외로 쳐야겠지만. 그러면서도 디아 2가 갖고 있었던 장점들(아이템 모으기, 파밍 등등)을 모두 흡수했다.


디아 3의 이런 혁신적인 부분과 훌륭한 부분들에도 불구하고, 디아 3는 아쉬운 부분이 몇몇 부분 존재한다. 일단 일련의 서버 대란은 둘째치더라도, 전작에 비해서 컨텐츠 자체가 성급하게 마무리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있다. 엑트 2까지의 분량은 상당히 방대하며 이런저런 시도를 하려던게 눈에 보이나, 엑트 3는 묘하게 성급하게 진행되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으며(허세의 군주 아즈모단...) 엑트 4는 절정 바로 직전에서 게임을 끊은 듯한 느낌이 난다. 전작이 생각보다 괜찮은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면, 디아 3는 와우와 대격변을 통해 정점을 찍은 블리자드식 이벤트 연출 및 게임 진행에도 불구하고 뭔가 미묘하고 어색한 스토리 텔링을 보여준다. 특히 블리자드 전매 특허인 '타락'이 뭔가 어색하게 보인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말이다. 


결론을 내자면, 디아 3는 혁신적이며 훌륭하고 재미도 있는데다 중독적인 게임이다. 하지만, 미묘하게도 후반부의 완성도가 어느정도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며, 추후 나올 확장팩(확실하지는 않으나, 블리자드 성격상 거의 확정적...)으로 이를 커버한다 하더라도 개발 도중의 게임을 급하게 다듬어 낸 느낌이 없지않아 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닌자 가이덴 3가 나왔지만, 역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완벽하게 죽을 쑤고 있죠. 사실 하루하루 루리웹에서 일어나는 닌자가이덴 3의 병림픽을 아주 즐겁게 관람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만, 그와 별개로 예전부터 닌자 가이덴 2가 어떤 게임인지는 한번 알아보고 싶었죠. 흔히들 이타가키 토모노부가 팀닌자와 함께 만든 마지막 게임으로 알려진 닌자 가이덴 2는 만들었다 말았다라는 논쟁으로도 유명한 작품이죠. 뭐 상당히 러프한 부분이 많은 점도 사실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닌자가이덴 2는 상당히 탄탄한 철학과 체계위에 세워진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베요네타 쪽을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이타가키가 스스로 이 작품에 대해서 세계최고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에 대해서 뭐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첫인상만으로는 닌자가이덴 2는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게임처럼 보입니다. 갓 오브 워 전투 디자이너는 닌자 가이덴 1편을 해보고 이렇게 이야기했죠, 갓오브워나 DMC 같은 게임들과 달리, 닌자가이덴은 공격 도중에 스킬 캔슬이나 회피 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술을 생각없이 내질렀다가는 곧바로 죽게 될 것이라구요. 다른 게임처럼 콤보 공격을 계속 하다간 죽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닌자가이덴 2의 자코는 어떤 의미에서는 게임 역사에 남을 정도로 전설적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도 표현을 했죠.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적들은 스스로에게 떳떳한 적들이다'라구요. 자코 하나 하나가 거의 다른 게임의 보스급에 가까운 난이도와 패턴을 자랑합니다. 콤보 공격은 기본이고, 회피에 데미지도 약하지 않으며, 게다가 데미지를 입으면 자폭에 공격력까지 올라갑니다. 게다가 더 끔찍한 것은, 기본 패턴도 짜증나는데 AI도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닌자 가이덴 2는 마치 괴랄함의 극치입니다. 도대체 일반적인 게임 스타일로는 플래이하기 힘들죠. 하지만, 닌가 2는 상당히 독특한 개념과 철학위에 만들어진 게임이고, 그리고 그걸 이해한다면 다른 게임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기본적으로 닌자 가이덴의 전제는 '슈퍼 닌자 류 하야부사가 슈퍼 자코들과 슈퍼 보스들을 박살낸다'에 기초합니다. 슈퍼한 닌자께서는 가드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회피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적들을 무참하게 도륙낼 뿐이죠. 이런 슈퍼 닌자의 개념은 다른 액션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절기의 개념에서 나타납니다. 엑스박스 기준으로 Y버튼을 누르면 기를 모으고 버튼을 때면 전방에 있는 적을 대상으로 연속기를 씁니다. 발동 시간 동안 무적에, 적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 절기는 슈퍼한 자코들이 여기저기 활개치는 이 게임에서 대단히 중요한 테크닉입니다. 특히, 적이 죽으면서 흘린 에센스가 있는 상황에서 절기를 쓰면 곧바로 절기 모으기가 완료됩니다. 이를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또 특기할만한 시스템은 멸각이 있습니다. 게임 역사상 가장 잔인한 게임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원인이기도 한 시스템이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전투를 진행하다보면 적들이 데미지를 입게 되고, 자연스럽게 팔다리가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보통의 게임이라면 이러한 상황이 적을 전투불능으로 만들어 전투를 더욱 쉽게 만드는데, 문제는 닌가 2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됩니다. 적들이 팔다리가 잘려나가면, 적들은 더욱 호전적으로 변하며 잡기 공격에 심지어는 자폭을 하기도 하죠. 이러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절단난 적들을 완벽하게 끝장내는 '멸각' 시스템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절단난 적 근처에서 Y버튼을 누르면 하야부사가 적을 완벽하게 사단을 내버리는데, 과격하고 잔인한 연출과 함꼐 적을 죽여버립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적을 절단내는 동안, 하야부사는 전신 무적판정을 받는다는 것이죠. 


게임의 핵심은 얼마나 적제적소에 공격을 가하면서 동시에 절기와 멸각에 붙어있는 무적 판정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있습니다. 적들은 강하지만, 하야부사는 그 곱절로 강합니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렸죠. 닌자 가이덴 2에서는 가드나 회피는 최대한 최소로, 그리고 진짜 필요할 때 해야합니다. 그리고 적의 빈틈을 노려서 확실한 공격으로 적을 밀어붙이고, 적을 박살내서 멸각으로 끝장 내고, 죽은 적에서 나온 에센스를 이용해 절기로 쓸어담아버리죠. 사실, DMC 같은 류의 게임에서 무적 시간을 활용하는 시스템은 상당히 적었죠. 베요네타 전까지는 '무적'의 개념은 DMC 이후의 액션 게임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닌자 가이덴 2는 상당히 확고한 철학 위에서 무모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얼마나 무적을 잘 활용하는가? 베요네타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손쉬웠지만, 닌가 2는...어렵지만 적과 싸우는 특유의 맛이 있습니다.


몇몇 게이머들은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게임성을 대전 격투의 그것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콤보보다는 몇몇 주력 기술을 사용해서 적을 견제 및 데미지를 주고, 그리고 적이 빈틈을 보인다 하면 확실하게 멸각, 또는 절기를 이용해서 끝을 낸다는 시스템은 게임 사상 찾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기본적인 개념은 DMC 등에서부터 파생되었지만, 게임을 구성하는 핵심되는 구조는 닌자 가이덴 고유의 색체가 확연합니다. 이타가키란 디렉터가 스스로 '게임은 이래야 한다'라는 믿음이 확연하니 가능한 일었던거죠. 닌가 2는 확실하게 게이머에게 놀라운 개념을 선사하지만, 문제는 그것과 별개로 난이도에 대한 철학도 너무나 확고한 나머지 진짜 토나올정도로 어렵다는게 문제입니다. 가장 쉬운 난이도로 플래이 중임에도 불구하고, 체감 난이도는 베요네타 하드 난이도(거기에 도발링 끼고 하는-_-)에 필적합니다. 물론 게임 특유의 시스템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는 합니다만, 문제는 그래도 개같이 어렵습니다. 마치 다크 소울의 악몽을 온몸으로 재현하는거 같아요(.....)


결론을 내리자면, 닌자가이덴 2는 준비된 게이머들에게는 대단히 훌륭한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준비가 되지 않은 게이머들에게는 정말 버티기 힘든 게임일 것입니다. 다크 소울은 게임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플래이어가 강해지기라도 하지, 닌가 2는 그딴게 전혀 없으니...



덧1.3점가이덴은 할 필요가 없겠더군요. 관련정보 쭉 읽어보기만 해도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덧.하야시발 뻐큐머겅 두번머겅 세번머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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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Aeon of Strikes) 혹은 ARTS(Action Real Time Stretagy)로 알려진 AOS 장르는 아마도 탄생과정이 상당히 기이한 장르 축에 들어갈 것입니다. 대부분의 게임 장르들이 기존에 있었던 놀이나 게임 장르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면, AOS는 그 이름부터가 스타크래프트 유저 커스텀 맵에서 따온 만큼 태생이 모드에 기반을 두고 있었죠. AOS라는 장르는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RTS의 변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플하게, 플래이어는 강력한 영웅 한명 만을 움직일 수 있고, 플래이어가 움직일 수 있는 영웅과 별개로 전장에서 방어 타워와 계속해서 밀려오는 미니언들에 의해서 맵 곳곳에서 소규모 전투가 일어나는 형태죠. 그리고 플래이어들은 자신의 영웅을 이용해서 전투를 이끌어서 상대편의 본진을 부수고 게임을 승리로 나아가야 하죠. 그리고 게이머들은 각자 영웅을 레벨업하고 아이템을 사서 후반에 일어날 소위 '한타'를 대비합니다. LOL은 이러한 AOS 장르의 게임 중에서는 현재 가장 성공한 게임입니다.

재밌는 점은 전장의 유닛을 감독하고 이를 컨트롤해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RTS 장르와 달리, AOS(개인적으로는 ARTS를 더 선호하지만) 장르인 LOL은 플래이어 하나의 판단보다는 모든 플래이어들이 유기적으로 협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게임입니다. 플래이어 하나 하나는 강력하여서 미니언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타고 적의 본진까지 밀어버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문제는 AOS 장르에서는 절대로 한명이 활약을 하는 타이밍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여러명의 플래이어들이 서로 치열하게 눈치 싸움을 벌이다가 한방을 벌이는데, 각자의 역할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죠. 만약 누구라도 자신의 역할을 벗어난다면, 그 팀은 게임에서 지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팀단위 협동을 중요시하는 부분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LOL에서 가장 보편적인 전략으로 통용되니는 EU스타일(물리 근딜 또는 딜텡-1탑, 마법사영 폭딜러-미드 솔로, 원거리 딜러+서포터-봇 듀오, 그리고 딜텡 또는 뒤치기 전문-정글러)입니다. 사실 많은 게이머들이 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 일컬어지는 EU 스타일을 파쇄하려고 노력했지만, 여태까지 성공적인 카운터전략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EU 스타일 때문에 보통의 일반 매치(무작위 랜덤 서치)에서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묘한 광경이 많이 나오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포지션을 먼저 택하고 팀원들이 뭐라하든 생까버리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이 EU 스타일이 승리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전략임은 분명하지만, EU 스타일이 LOL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는 개인플래이는 LOL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팀플 때 뭉쳐다닐것, 그 외에 LOL에서 중요한 것은 눈치 싸움입니다. 1:1은 플래이어의 기량과 역량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물론 영웅의 성능 차이도 많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숫자에서 상대방에게 압도되기 시작하면 플래이어는 압도적으로 불리해지기 시작합니다. 보통 그렇기에 EU 스타일에서 이야기하는 소위 '정글러'의 개념이 중요하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맵리딩이 어떤 게임보다 더욱 중요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플래이어가 정찰을 할 수 있는 수단은 극도로 제한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눈치껏 빠르게 대처하는 것, 그것이 LOL 플래이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전에 AOS장르의 게임을 거의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LOL의 게임 플래이를 다른 게임 장르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LOL의 재미는 바로 이 팀 플래이와 게임 내내 이어지는 끝없는 긴장감에서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5명의 팀원들이 각자 할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게임은 제대로 풀리지 않습니다. 솔직히 여태까지 제가 30판 가까이 플래이한 것 중에서 상대방이 잘해서 게임을 진것보다 우리편의 어느 누군가가 삽질해서 진 게임이 더 많으니까요. 하지만, 끝없는 눈치싸움과 견제, 팀플레이, 그리고 한타의 짜릿함은 그 어떤 대작 게임에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OS 장르가 대부분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듯이 LOL 역시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많이 듣죠. 사실, LOL자체는 워낙이 생소한 용어들을 많이씁니다. 정글러, EU 스타일, CS, 갱킹, 라인, 막타 등등 초심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숙련자들만의 세계가 존재하죠. 또한 팀플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나혼자 잘한다고 해서 게임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길드 개념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물론 랩 30이 되면 랭크 팀이 생기지만), 믿을만한 팀을 모으는 것 상당히 힘들구요. 커뮤니티 개념을 좀 강화시켰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이 미흡해서 아쉽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단히 재밌는 게임이고,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AOS 장르 중에서도 '그래도' 진입장벽이 낮은편이라고 합니다. AOS 장르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꼭 추천드립니다.


덧.그런데 나는 DOTA 2가 더 관심이 간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심각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바이오쇼크도)


메탈기어 솔리드 1편은 엄청난 게임이었죠. 사실, 기본적으로 코지마 히데오가 뭐라 말하든 간에 제가 보기에는 메탈기어 솔리드 2는 '예정되지 않은' 작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마치 그건 메트릭스가 성공하서 갑자기 메트릭스가 2, 3편이 나오면서 3부작이 된거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매트릭스 2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사실 메탈기어 솔리드 2와 메트릭스 2의 이야기 구조는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게임으로 치면 바이오쇼크 시리즈와 비슷하기도 하구요. 밑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죠.

기본적으로 메탈 기어 솔리드 2의 이야기나 게임 구조는 1편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신병, 내부고발자, 사이보그 닌자, 1편을 해봤던 사람들은 '어 이부분 1편에서도 본거 같은데?' 라는 싶은 부분이 많구요. 사실, 메탈 기어 솔리드 2의 주제와 이야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SSS 플랜-"과연 솔리드 스네이크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으면,누구라도 솔리드 스네이크같은 영웅이 될 수 있는가"-"인간의 외부 행동 팩터와 기억을 제한함으로서, 사회를 의도한데로 통제할 수 있는가?" 이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 메탈 기어 솔리드 2의 이야기죠. 그렇기에 게이머는 게임 종반에서야 이 모든 이야기들이 철저하게 짜여진 극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죠. 사실, 2편부터 시작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1편을 오랫동안 기다렸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게임으로 비교하자면, 바이오쇼크의 반전(Would you Kindly...?)과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게이머는 캠밸 대령의 탈을 쓴 GW에게서 제한된 정보만을 받고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게이머는 생각합니다. 다소간의 의문(혹은 아예 없을지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자유의지로 행동했다 라구요. 하지만 실제는 마치 당구대 위에 놓인 당구공이 큐대에 맞고 튕겨져 나가듯이 정교하게 계획된 것 뿐이었죠. 1편의 구조를 차용한 듯한 게임 구조는 이러한 반전을 위한 포석입니다. 전작을 즐긴 사람들은 묘한 느낌을 느끼면서 플래이하면서 이런 사실에 마지막에 충격을 받죠.

스토리 전체로만 본다면 상당히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사실, 제가 바이오쇼크를 하기전에 메탈기어 솔리드 2를 했다면 큰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아쉽게도 바이오쇼크를 먼저했죠. 자유의지론으로만 놓고 본다면, 바이오쇼크 보다는 메탈기어 솔리드 2가 대단히 상징적이면서 복잡하며 코지마가 이런저런 고심을 한것이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자유의지론에 대한 이야기를 두고 보았을 때, 메기솔 2편은 바이오쇼크보다 못합니다. 메기솔 2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야기 구조를 너무 중시했다'라는 겁니다. 사실, 영화같은 게임을 중시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게임은 게임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메기솔 2는 게임이길 포기한듯한 게임같은 느낌입니다. 컷씬은 영화같지만 양이 너무 많고, 인간들은 코덱에서 너무 많이 떠들며, 부가 설명이나 설정은 너무 많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은 메기솔 2는 마치 처음부터 계획에 없었던 게임 같은 느낌입니다. 메기솔 1편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후로, 2편을 만들어야 하는데(사실 어떤 의미에서 코지마는 자기 입맛대로 만들고 싶은데) 더이상 쓸 소재나 이야기는 없고 장기적으로 게임 시리즈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분위기로 2편을 만든듯한 느낌이죠. 그렇기에 애국자, 솔리더스의 존재, 현자들 등등 다양한 존재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4편까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밑밥들을 다지죠. 사실, 2편에서 나오는 전반적인 이야기 구조는 좋지만, 몇편에 걸쳐서 천천히 뿌려도 될 것을 한번에 너무 많이 뿌린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도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음...개인적으로 코지마의 '감독'으로서의 에고가 가장 강하게 드러난게 2편(아직 4편은 못했으니까)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스로 이야기가 굉장하다고(실제로 굉장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생각한 나머지 게임보다는 이야기에 너무 초점을 맞춘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메기솔 2가 재미없는 게임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전작으로부터 기본적인 배이스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자신만의 재미를 추가했습니다. 전작에서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쿼터뷰 시점외에도 1인칭 시점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만, 이번작에서는 1인칭 시점에서 총으로 적을 조준할 수 있다던가(특히 헤드샷 개념의 추가), 그리고 매달리기 요소, 적들을 털어서 보급하는 요소 등을 추가했죠. 이것만 가지고 뭐가 대단하냐 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것만으로 메기솔 1편과 차별성을 지닙니다. 특히 총질에 있어서 헤드샷의 존재는 게임진행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이나 미니게임들은 상당히 재밌습니다. 하지만, 컷씬이 너무 길어서 게임 흐름을 중간 중간 끊어먹는 다는 것이 문제지만요.

결론적으로 메탈기어 솔리드 2는 상당히 잘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아쉬운 작품입니다. 좀더 좋아질 수 있는데 이야기의 비중을 너무 높였어요. 좀 그 비중을 줄였으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수 있었는데 말이죠.



덧:메탈기어 솔리드 3편 리뷰도 근시일 내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자살해! 내이름 유서에 쓰고! ....취소



작년을 기점으로 상당히 많은 과거의 프랜차이즈들이 액션이나 FPS로 재탄생했죠. 엑스컴(파이락시스에서 개발중이 전략 시뮬로 나온 거 말고!), 신디케이트, 데이어스 엑스:휴먼 레볼루션 등등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할만한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신디케이트란 게임은 지난 90년대를 즐겼던 게이머들에게는 충격적인 인상을 남겼죠.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을 받아 와패니즈식의 이미지가 세계를 뒤덮고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 세뇌, 인체개조 등등의 인상적인 배경, 그리고 액션과 전략시뮬의 요소가 적절하게 배합된 게임성은 고전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실, 완전히 똥망했다고 평가받는 엑스컴 FPS와 달리, 신디케이트 리부트 작은 적절한 기대를 받았었죠.

일단 뽑힌 결과물만 놓고 본다면 신디케이트 리부트는 상당히 미묘한 게임입니다. 리딕 크로니클을 만든 스타브리즈는 게임 자체에 대해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었음이 분명하나, 문제는 그러한 포부와 무관하게 게임이 마치 삼류 개발사가 만든거 같이 중구난방입니다. 기본적으로 과거의 신디케이트 게임이 머릿속의 칩을 이용해서 적을 세뇌하는 등의 전략적인 움직임을 요구했었고, 리부트 버전도 그러한 점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엑박 기준으로 왼쪽 RB 버튼 하나만을 이용해서 게이머는 적을 세뇌하거나 해킹을 하거나 혹은 무기를 일시적으로 사용불능으로 만든다거나 등의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적을 일련의 기술들을 사용해서 빠르게 제압하면 능력치 쿨다운이 빨리 차오른다던가의 어드벤티지를 주기에 게이머에게 다양한 능력과 총을 한꺼번에 사용하게 만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컨셉 자체로만 보았을 때는, 오로지 한버튼만으로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높게 평가할만합니다.

하지만, 리부트 버전의 최대의 단점은 이렇게 컨셉은 잘잡아놓고 이를 가지고 만들어낸 결과물은 별로라는 점입니다. 일단, 게이머가 다룰 수 있는 능력은 고작 3개 정도-무기 무력화, 세뇌, 자살-뿐입니다. 물론 원작에서도 그이상의 칩 능력을 사용했다는 느낌이 안들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고작 능력 3개만 주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죠. 또한 게임이 전반적으로 난이도나 구성에 있어서 중구난방입니다. 이제 슬슬 초반을 지나 적들과의 싸움 도중에 능력을 구겨넣어서 콤보를 만드는데 성공을 하면, 곧바로 크리스탈 장갑을 지닌 적들과 ECM을 거는 적들이 튀어나와서 칩능력 쓰는 것을 반이상 봉쇄해버립니다. 그리고 무언가 다양한 스테이지 패턴(EMP 지뢰가 깔린 곳이라든가, 포탑을 해킹하거나 센트리봇을 해킹하거나 등등)이 나오면 이를 발전시켜서 게임 진행을 다체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짝 간만 보여주고 그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덕분에 게임은 총질-총질-다른짓-총질-다른 짓-총질-다른짓-총질-총질-...이런식으로 뚝뚝 끊어지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죠. 그리고 보스전은 그저 짜증의 연속입니다. 한마디로 컨셉이나 기본 시스템은 잘잡아 두었는데, 그 컨셉으로 가지고 만들어낸 결과물이 고작 그거밖에 안된다는거죠.

신디케이트 리부트 작은 스토리나 분위기, 그래픽 부분도 뭔가 어색합니다.  기본적으로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밝은 분위기를 지향하고, 또한 여러부분에서 이를 살려내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픽도 나쁘지 않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분위기를 몽환적이지만 날카로운 광원효과에 의지하다 보니, 게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눈아파 죽을거 같더군요. 비슷한 사이버 펑크 RPG를 지향했던 데이어스 엑스의 경우도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신디케이트 리부트 작만큼 과도하게 광원 사용은 안했어요. 또한 스토리 부분도 별다른 감흥없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저놈이 우리 기술 빼돌림->우리편이 배신함->오 젠장 또 배신함->사실은 기업이 나쁜 놈임 ㅇㅇ 로 요약이 되는 간단하면서 내용없는 스토리 라인은 사실 기존의 신디케이트 작의 썩은맛이 흐르는 분위기를 잘 못살려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코옵은...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하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서 뭐라 평가내릴 부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싱글보다는 괜찮다면, 나쁘지는 않을거 같군요.

결론적으로 신디케이트 리부트 작품은 코옵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애매한 작품입니다. 앞으로 좀더 나아질 부분은 있지만 과연 후속작이 나올건가에 대해서는 물음표을 찍을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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