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진작에 들을 것이지, 이 놈아!


-일전에 게임 포탈 사이트를 들끌게 한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실분들은 다 알만한 이야기인데, 한때 게임스팟에서 리뷰 편집자가 짤린 일이 있었고, 거기에는 게임스팟과 유통사 간의 모종의 딜이 있었다. 원래는 그 편집자가 유통사에서 나온 리뷰를 후하게 주기로 되어있었는데, 편집자가 양심에 따라서 점수를 줬고 그리고 그에대한 보복으로 편집자를 짤랐다...라는 이야기였죠. 사실 사건 자체는 늘상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소위 '불미스러운 일'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문제는 그것이 게임계에도 일어난다 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고, 이로 인해서 한 때 게임스팟 리뷰 및 다른 웹진의 리뷰들의 신뢰성이 의심을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논란이 되었던 게임이 뭐냐구요? 그것이 바로 케인 엔 린치: 데드맨이었고, 그 유통사는 에이도스였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흘러 후편이 나올 때 즈음 되니까, 데드맨은 다시 재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드보일드한 게임 스토리와 현장감 등을 이유로 조금 조금씩 호평이 올라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게임의 스토리 라인을 기반으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화까지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2편과 영화 덕분에 덩달아서(?) 떠버린 케이스라 할 수 있죠. 2편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고, 1편을 마침 $4 정도에 팔기에 한번 질러보았습니다.

....왜 게임스팟 편집자가 양심선언을 했는지 알만하더군요(.....)

-기본적으로 기어즈 오브 워 스타일의 엄폐+총질 형식의 TPS. 결론만 말씀드리면 스토리만 좋은 게임이란 겁니다(.....)

-먼저 이런 장르의 생명인 엄폐에 대해서. 사실, 초기에 게임 제작자들은 엄폐를 자동적으로, 즉 케릭터가 벽에 붙으면 엄폐하는 형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케인 엔 린치도 그러한 게임 스타일이구요. 다만 문제는...엄폐에 어떤 규칙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여러분이 벽에 붙어서 엄폐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왠걸. 엄폐는 커녕 케인은 벽에 대고 부비부비를 시전하는군요. 한참동안의 삽질 끝에 여러분들은 엄폐가 코너 쪽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엄폐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이제 엄폐를 시전하겠습니다...시전합니다...어? 어, 엄폐가 안돼, 엄폐시킬 수 없어, 안돼! 게이머가 코너에 대고 엄폐를 하려고 하면...일단, 엄폐에 들어가는데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뭐랄까...대단히 가볍다는 느낌입니다. 따라서 마우스 이외의 약간의 움직임이 있으면 엄폐에서 벗어납니다, 이런 제길!

 사실 코너 이외에도 창문 등의 낮은 턱에서도 엄폐를 할 수 있으나...엄폐를 했는지 안했는지 구분이 안됩니다. 정말 거지 같은 느낌.

-엄폐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문제점은 즐비합니다. 일단 멍청한 A.I. 사실, A.I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케인 엔 린치는 좀 심하더군요. 아니, 대사로는 '적이다! 침입이다!'를 외치면서 CQC로 처리하기 위해 달려오는 나를 멍청히 처다보는 적들 보면 그냥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픽도 좀 그런게...그래픽 엔진이 나쁘다거나, 최적화가 개떡이라던가(물론 그 당시에는 개떡이었지만), 그런게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이 엄청나게 횡합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물건들은 디테일이 어느정도 있는데, 문제는 그외의 나머지 것들이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로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공사장에서 덤프트럭을 멈추는 미션 같은 경우 정말 주위에 공사장에 필요한 물건들 말고는 없습니다. 미션 내내 이렇게 간소한 미니멀리즘 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게임은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게다가 연출도 묘하게 이상한게, 초반의 밴 탈출 미션 같은 경우에는 경찰차와 벤이 시내에서 무슨 범퍼카 레이싱(....)을 하는 것 마냥 속도감도 없고, 긴장감도 없고...왜 이런지 모르겠더군요;

-총기 타격도 좀 이상한게...마치 스타크래프트 시즈 탱크의 퉁퉁포를 쏘는 듯 한 느낌입니다. 타격감도 묘하게 없고, 총소리도 좀 이상한.....

-성우는 괜찮습니다. 다만, 일본어 성우가 상당히 어색.

-전반적인 느낌이, 게임 개발 도중의 알파버전을 시장에 내놓은 듯한 느낌입니다....아 몰라, 더이상 안쓸래요(.....)





덧.그래도 이번 스팀 할인 기간에 지른 다른 게임들은 다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