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 4의 등장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큰 전환점이었다. 심지어 좀 더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현대적인 숄더뷰(어깨 너머로 바라보는) TPS의 등장은 바이오하자드 4와 함께 시작이 되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하자드 4는 프랜차이즈 전반에 있어서 하나의 ‘성배‘와 같은 물건이라 할 수 있었다. 바이오하자드 4에서 등장한 체술이나 숄더뷰 시점의 게임 플레이, 그리고 B급 액션 영화 같은 QTE와 연출 같은 부분들은 바이오하자드 5편, 6편, 리빌레이션, 심지어는 장르 변화가 일어난 7편의 DLC나 8편 전반에 나왔다. 또한 수많은 서바이벌 호러 게임들 역시 바이오하자드 4의 영향을 받았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데드 스페이스의 게임 플레이가 바이오하자드 4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었다. 바이오하자드 4 RE(이하 4 리메이크)는 바이오하자드 4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바이오하자드 2 RE 이후로 3편을 리메이크한 캡콤이 4편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프랜차이즈에서 어떻게 보면 ‘불가침’ 영역이었던 4편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2편을 리메이크하는 것과 다른 경지였다. 특히나 2편과 같이 오래되서 게임에 대해서 재해석 될 여지가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4편은 현대적인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게임 초석을 다진 작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장르 관점에서 본다면 재해석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사실이었다. 요약하자면, 바이오하자드 4는 그대로 옮기기에는 그동안 많은 장르의 발전이 이루어진 작품이라 더 나아질만한 요소를 추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는 그런 점에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성공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의 핵심은 바이오하자드 4의 전투 시스템을 새롭게 양식화하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프랜차이즈에서 4편의 존재는 체술의 추가였다. 기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서바이벌 호러의 문법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제한된 총알을 적절한 곳에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체술은 이러한 총알을 아끼고 전투의 흐름을 좀 더 역동적으로 재정의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가령, 적의 무릎을 쏴서 자세를 무너뜨리고 체술로 데미지를 입혀서 적을 쓰러뜨린다면, 그만큼 총알을 아낄 수 있었다. 동시에 상단 하단만 노릴 수 있었던 기존의 조준 시스템을 일신해서 다양한 적들의 부위를 노리게 만든 점도 바이오하자드 4에서 다듬은 부분이었다. 바이오하자드 4에서 체술의 등장은 몬스터 디자인이나 게임 디자인을 일신하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게임과 다르게 ‘머리를 노리면 적이 더 강해질 수 있다’라는 개념은 참신한 부분이었다. 또한 총격을 받고 쓰러진 적들이 더 강한 강화체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적들을 틈틈히 칼로 찔러 무력화 시키는 요소를 집어넣는 등 일반적인 슈터류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스템들이 등장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체술을 통해서 편해진 부분들을 다양한 새로운 요소들로 보완해나간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들의 대부분은 공격 시스템 부분에서 이루어진 변화였고, 바이오하자드 4의 정체성으로 자리매김 했다. 4 리메이크는 ‘방어적’인 부분을 요소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우선 4 리메이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나이프로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났다‘다. 본편에서 나이프는 누운 적들에게 추가타를 입히거나, 총알을 아끼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그러나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나이프로 ‘패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적의 근접 공격을 처냄으로 빈틈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것으로 적의 움직임을 막거나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면 근접공격으로까지 이어줄 수 있다. 막을 수 있는 공격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4편 원작에서 닥터 살바도르의 즉사기도 리메이크에서는 칼 패링으로 막아낼 수 있다. 플레이어에게 전방위적인 방어 수단을 제공해준 대신 4 리메이크에서는 2 리메이크에서 했던 것처럼 칼에 내구도를 추가하여 소모품으로 사용하게끔 만들었다. 나이프를 다 쓰게 되면 패링이나 다양한 액션들이 막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나이프의 수량을 체크해야 한다. 패링 이외에도 패링이 불가능하지만 ‘앉아서 회피할 수 있는 공격‘ 요소를 추가한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나이프 패링과 앉아서 회피 같은 요소가 추가되면서 플레이어가 방어적인 부분을 능동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이 늘어났다. 즉,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는 공격과 함께 방어를 같이 추가하면서 공수 시스템을 모두 완성했다.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는 마치 교과서처럼 내려온 게임에서 ‘더 나아질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서 완성시켰다는 점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 고민이 4편의 등장 이후, 거의 20년 동안 수많은 게임들이 고민하고 발전시킨 부분을 이어받아서 완성시켰다는 점은 기존의 게임들을 공부한 점도 그러하다. 최근 작에 비추어 본다면 총기와 근접전을 결합시킨 칼리스토 프로토콜 같은 게임들이 있을 것인데, 이런 작품보다 오히려 기존 게임의 강점을 살리며 여지껏 있었던 변화들을 모두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캡콤의 개발 철학과 기술력을 집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거의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다. 물론 여전히 큰 흐름이나 게임 플레이가 4 원작에서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4 리메이크는 4의 연장선이고, 7과 같이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린 물건은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4의 리메이크는 7과 같이 새로운 바이오하자드의 가능성을 연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서바이벌 호러에서 공격과 방어를 하나로 엮어서 근접 총기 격투(?) 게임 플레이의 한 획을 그었다. 서바이벌 호러라는 장르에 거부감이 있는 것이 아니면 4편 리메이크는 꼭 해볼만한 작품이다.
바이오하자드 7의 성공은 다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었지만, 6편의 거대한 실패 이후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대한 장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바이오하자드 7의 성공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를 제기한 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7의 형식을 취하면서 만들어진 바이오하자드 8의 모양새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바이오하자드 8은 바이오하자드 7을 골격으로 삼은 바이오하자드 넘버링 작품의 최신작이었다. 최근에 나온 리메이크 작들을 제외한다면, 바이오하자드 8은 바이오하자드 중 가장 '현대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후에 리뷰할 바이오하자드 4가 한 때 완벽한 게임을 한 단계 더 진일보 시키는 게임이었다면, 바이오하자드 8은 기존의 바이오하자드들을 7의 포멧으로 옮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8의 핵심 테마는 '7의 포맷으로 재탄생한 바이오하자드 테마파크'다. 바이오하자드는 시리즈의 오랜 역사 동안 수많은 테마들을 게임으로 옮겼고, 의외로 시리즈 내에서 많은 장르 포멧을 소화한 프랜차이즈였다. 전통적인 저택식 서바이벌 호러인 1편에서부터 대규모 재난 서바이벌이었던 3편, 5편과 6편, 액션 장르를 게임에 접합시킨 4편 등등 프랜차이즈는 하나의 틀에 얽메이기 보다는 다양한 시도와 변주를 만들어내었다. 바이오하자드 8은 7의 기반을 재활용하는 동시에, 7이라는 새로운 포멧(1~3편의 고정 시점의 게임 플레이, 4~6편의 TPS 게임 플레이, 7편의 FPS까지)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가를 테스트해보는 자리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한 확장을 이뤄내기에는 바이오하자드 7의 전투 시스템이 앙상한 뼈대에 가까운 물건이었다는 점이다. 7편에서 전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A에서 B로 가는 것을 막기위한 길막의 요소이자, 플레이어가 혐오스럽고 역겨운 적들을 강제로 바라보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었다. 즉, 전투는 꼭 해야하는 것이 아닌 우회하거나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요소라 할 수 있는데, 서바이벌의 성격이 강했던 바이오하자드 초기 시리즈(1편이나 2편 같은)에서는 이렇게 좀비를 무시하고 달리는 그런 요소들이 어느정도 있었고 바이오하자드 7의 전투도 그러한 연장선에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바이오하자드 7편의 전투 자체가 바이오하자드 6편이나 레벨레이션즈 같은 현대적인 바이오하자드의 영향도 받았다는 점일 것이다. 1편부터 5편까지 이어지는 근 20년 간의 역사에서 무빙샷이 안된다는 플레이어들의 불만을 받아들인 것인지, 아니면 전투에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려 했는지는 모르지만, 중요한점은 무빙샷이 추가되면서 상대방과 플레이어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조정하는 요소가 추가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하자드 7편은 6편이나 레벨레이션즈 같은 바뀐 전투의 요소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고, 어느정도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셈이었다.
그렇기에 8편의 전투는 7편의 흐름을 이어받으면서 좀 더 다듬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8편 역시 FPS 형태의 게임 구조를 취하고 있고, 이는 7편과 유사하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스케일'일 것이다:플레이어가 탐색하는 공간은 커졌고, 등장하는 적들도 늘어났으며, 공간도 이전에 비해서 훨씬 복잡해졌다. 그러나 8편의 규모가 거대해졌더라도, 본질적으로는 7편의 1대1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적들이 여럿 존재하더라도 '한 번에 한 명씩'만 공격을 하고 좁고 긴 맵 구조에서 벌이는 전투나 이런 부분들은 7편과 이전 작품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8편에서 재밌는 부분들은 1대1 상황에서 적들이 일종의 '격투 게임 장르'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적들은 플레이어와 싸울 때 좌우 스텝을 밟는 일종의 심리전을 걸면서 접근한다. 적이 총을 맞으면 뒤로 밀려나면서 심리전이 리셋이 되고, 적을 밀어내지 못하면 플레이어는 적에게 공격을 받는다. 이 때 공격 데미지를 줄이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방어 자세를 취할 수 있는데 방어 자세를 취했을 경우 데미지를 경감시키는 동시에 상대와의 거리를 강제로 벌리는 밀치기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적들을 한명 한명 격파해 나가는 것이 바이오하자드 8편의 전투 매커니즘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바이오하자드 8은 기존 시리즈들이 갖추고 있었던 다양한 기믹을 하나의 게임에 녹여낼 수 있었다. 우선 8편에서 4대 가주의 스테이지들은 과거 1편, 2편의 대저택(드미트리쿠스), 7편의 호러 기믹(베네비엔토), 5,6편의 대규모 재앙 액션(모로, 하이젠베르크) 같은 기믹들을 8편의 형태로 재해석해서 옮긴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드미트리쿠스의 저택일 건데, 드미트리쿠스의 저택은 바이오하자드 2 리메이크에서 보여주었던 미스터 X의 추적 기믹과 저택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거의 바이오하자드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8편은 일종의 '테마파크' 같은 게임이라 할 수 있는데, 바이오하자드의 가장 좋았던 부분들을 따와서 8편의 포멧으로 다양하게 즐기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도 생겨난다:각각 저택들의 가장 재밌는 부분이나 가장 좋았던 부분만 다루고 있는데, 그 부분이 감질나게 분량이 조절되어 있고, 통일되지 않아 하나의 게임이라기 보다는 모자이크화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자이크화 되어서 완벽하게 따로 노는 몇몇 작품들과 다르게 바이오하자드 8편은 그래도 8편이라는 틀 안에 모든 테마들을 담아두고 있기 때문에 게임으로써는 완결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바이오하자드 8편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집대성한 작품인 동시에 7편의 포멧으로 할 수 있는 최대를 보여준 작품이다. 물론 각각 개별 테마가 너무 감질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동시에 하나 하나 잡고 보았을 때 완성도가 있어서 감질난다고 생각한다면 게임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7편과 8편, 그리고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정점에 오른 캡콤의 개발력을 감안한다면, 바이오하자드 9편도 기대를 가져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발매는 격투 게임 장르를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린 작품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개발 철학이 혁신적인 시스템들에 기반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필살기 원버튼 지정, 공방 흐름과 상성을 명확하게 다듬은 시스템 구조 등은 이미 이전부터 많은 격투 게임들이 시도했던 것들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강점은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에서 온게 아니고 '이전에 존재했던 개념들을 잘 다듬었다'에 가까울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을 선행적으로 테스트한 회사가 아크 시스템 웍스일 것이다. 아크 시스템 웍스의 게임들 상당수들은 '아니메 격게'라는 격투 게임 장르와 영역을 개척한 아크 시스템 웍스는 오랫동안 매니아들에게조차 어려운 게임으로 악명 높은 격투 게임들을 만들어왔다. 블레이블루 시리즈를 예로 들어보자. 전형적인 파동승룡 케릭터인 진과 라그나를 빼면 거의 대다수의 케릭터들은 다른 격투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운영과 공방 방식을 자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케릭터들이 마치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내었다.
그렇기에 콜라보 작품이었던 크로스 태그 배틀이 초기에는 초보와 신규 유입을 위해서 조작 체계를 일신하고, 시스템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많은 작업들을 했었다. 그러나 동시에 블레이블루보다도 더 악명 높은 격투 게임이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일 것이다:콜라보로 등장한 다양한 케릭터들과 같이 싸운다는 컨셉의 게임은 상중하단을 동시에 노리는 공격이나 공격 위치를 교란하는 공방 등 격투 게임에 있어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방식의 공방이 존재했다. 태그 배틀이라는 기본 개념 자체가 게임의 공방을 격투 게임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게 만든 점이 크로스 태그 배틀을 기형적으로 만들었는데, 역설적이게도 쉬운 난이도의 시스템들은 이러한 태그 배틀의 기형적인 부분을 어느정도 보완하려 했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아크 시스템 웍스의 게임들 상당수가 이런 식이라는 점이다:게임의 복잡한 부분들의 문턱을 숨기거나 완화시키기 위해서 쉬운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인 점은 아크 시스템 웍스의 게임들 상당수가 '격투 게임' 관점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나 지향점이 다소 모호하다는데 있었다. 드래곤볼 파이터즈나 그랑블루 판타지 같은 게임들이나 기본적으로 아크 시스템 웍스가 게임으로 지향한 부분은 일종의 '재현'이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강하고 멋있고 빠른 게임 페이스의 재현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이나 격투 게임으로서의 통일성은 다소 흔들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게임 시스템을 격투 게임의 공방 흐름에 맞춰서 일신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잘 다듬었다 하더라도 게임이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폭권 토너먼트의 케이스가 그러하다 할 수 있다. 폭권은 격투 게임의 모든 공방 흐름을 '타격' - '잡기' - '가드 포인트가 달린 타격'으로 나누었다. 타격은 잡기를 이기고, 가드 포인트가 달린 공격은 타격을 이기고, 잡기는 가드 포인트가 달린 공격을 이긴다. 이렇게 직관적인 상성 흐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폭권은 격투 게임의 공방 흐름을 '눈에 보이게끔' 구현하면서도 동시에 플레이어가 그 흐름을 읽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폭권 토너먼트는 이러한 시스템을 단순화시키고 깔끔하게 쳐내고 다듬으면서 몇몇 부분에서 '비직관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필드전과 1대1 대전을 인위적으로 분리시키고 체력 회복 요소를 집어넣은 것이 그 예시인데, 폭권의 공방 흐름을 계속 유지하였을 때 벽몰이에서 플레이어가 탈출할 수 없다던가, 1대1 대전만 존재할 경우에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포켓몬들의 공방 흐름을 다변화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나눈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위적인 흐름들이 게임 밸런스나 흐름 측면에서 꼭 필요했다 하더라도,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위화감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위화감이 폭권 토너먼트라는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쉽게 만들고자 한' 격투 게임의 케이스들을 생각한다면, 항상 쉽게 만들기 위해서 시스템을 다듬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6가 '쉬우면서 직관적이지만 깊이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게임 전반을 다듬은 부분은 바로 프레임의 이득과 손실, 일종의 경제학적인 영역이다. 예를 들어서 드라이브 임펙트의 경우, 실제 공격이 발동하는 시점까지 약 20여 프레임 정도의 여유가 있고, 보통은 약손이나 중손으로 히트 스탑을 건 후 역으로 드라이브 임펙트를 걸거나 3히트 이상으로 타격을 걸면 드라이브 임펙트를 깨부술 수 있다. 혹은 점프로 상대를 넘어가서 역가드나 뒤를 노릴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스트리트 파이터 6에서 완벽하게 유리한 선택지는 없어서 플레이어가 '리스크를 지고 선택해야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임의 득실의 경제학을 성립하는 것은 공격 옵션들의 카테고리를 크게 약/중/강과 드라이브 시스템들을 발동 프레임, 발생 프레임, 그리고 가드 딜레이와 리치 등을 활용해서 일종의 '카테고리화' 시킨 것이 핵심이다. 비록 모든 케릭터들의 공격이나 잡기, 심지어는 공통 시스템인 드라이브 시스템의 성능이 서로 다르긴 해도 상대 방어에 대응할 때 있어서 분명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뜯어본다면 모두 다른 성능의 기술들이긴 하지만,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측면에서 '대응 옵션'을 갖추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프레임의 경제학은 전체 게임 플레이를 유형화 시키지만, 시스템이라는 거시적인 틀로 묶지 않아서 '강제적인 흐름'을 만들지 않았다. 또한 캡콤이 스트리트 파이터 6를 통해서 격투 게임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격투 게임에서 공방의 흐름에서 생기는 재미를 구현하는 것)가 명확했기 때문에, 복잡한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도 간단한 프레임의 흐름에서 게임을 구현한다는 수단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전 게임의 역사에서 길이 남는 장면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2004년. 우메하라다이고와 저스틴 웡이 EVO 스트리트 파이터 3 준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승패를 가르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저스틴 웡이춘리로다이고의 켄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가드 데미지만으로도 다이고는 패배할 수 있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 때 저스틴 웡이 한 판을 따내기 위해서 춘리의초필살기인‘봉익선’을 넣었지만, 다이고가 가드가 아닌 블로킹(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스틱을 앞방향으로 튕겨 공격을 가드 데미지 없이 막아내는 스트리트 파이터 3의 시스템)으로 봉익선을 모두 블로킹 하고 거기에 콤보를 시동하여 압도적인 체력 차이를 극복해내는 명승부를 보여주었다.
이 영상은 유튜브의 태동부터 격투 게임 플레이어들의 심금을 울렸던 명승부였고 격투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아는 격투 게임의 유명한 명장면이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영화처럼 모든 공격들을 쳐내고, 역으로 한판을 따내는 장면은 멋져 보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말로 대단하고 흥미로운 부분은 실제 당시 상황의 흐름이었다. 사실 춘리의 봉익선은 다이고나웡 정도의 플레이어 수준이면 전타 블로킹하는 것이 가능 했었다. 중요한 점은 저스틴 웡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저스틴 윙은봉익선을 쓰기 전까지 헛 블로킹을 유도하려고 간간이 공격을 허공에 헛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약손 약발 견제나 가드 데미지에도 죽을 수 있는 다이고는 적극적으로 블로킹을 노리면서 반격할 것이니, 그런 블로킹을 헛치는 순간을 노려서 게임을 끝내겠다는 포석이었다.하지만다이고가 그런 흐름에 말려들지 않았고,웡은 과감하게 봉익선을 걸면서 다이고를 압박했다.봉익선전 타를 '지상'에서 블로킹한다고 해서 다이고가 그 체력 차이를 극복할만한 콤보로 이어가지 못할 거라는 판단이었다. 여기서 대단한 점은 다이고 역시 그것을 간파하고봉익선의 마지막 공격들을 일부러 점프해서공중 블로킹을 한 뒤, 바로강K로연계되는 콤보를 넣어서 완벽하게 한 판승을 따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이 명장면은 격투 게임 장르의 본질을 여실히 드러낸다.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기 쉬운 '영화처럼 초필살기를 모두 막았다, 그리고 역전했다’는 화려함은 핵심이 아니다.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서 마지막 공격을 공중에서 막고 내려오면서 강K 콤보로 게임을 따낸 우에하라다이고의‘판단'이 이 승부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이었다. 화려한 장면 뒤에는 양 플레이어의 치열한 수싸움과 심리전이 있었고, 양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시스템, 상대방의 심리, 체력 계산 등의 모든 것들을 쥐어짜내면서 승부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단순히 화려한 콤보로 상대를 농락하는 것이 아닌, 게임의 시스템과 상대방,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 꿰뚫어보면서 극한까지 쥐어짜내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격투 게임 장르의 본질인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23년 6월에 나온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의 최신작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경우 발매 당시부터 배틀 허브나 월드 투어, 파이팅 그라운드 등의 모든 게임 콘텐츠를 들고 발매가 되었다. 전작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5가 지금 와서는 안정 되어있지만 데뷔 당시 여러 이슈들(‘아케이드 모드’의 도입과 스토리의 부재 등)을 들고 발매되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자체적으로 완결된 구조와 흐름을 들고 발매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스트리트 파이터 6가 격투 게임의 초심자부터 숙련자, 그리고 달인까지 모두 아우르기 위해서 콘텐츠부터 시스템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다듬어서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종합해서 본다면 스트리트 파이터 6의 야심은 단순히 전작들을 아우르는 것이 아닌, 격투 게임 장르를 다른 경지의 영역으로 이끄는데 있다.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 6는 그 점에서 성공했다. 본작은 이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매력의 결정체이자 캡콤의 개발 역량의 정점이며, 더 나아가서 지난 20년간 격투 게임 장르가 그동안 실험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다른 단계로 끌어올린 게임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우메하라다이고와 저스틴 웡의 경우처럼, 격투 게임의 본질은 화면에 드러나는 것이 아닌 수면 아래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그 어떤 시스템이 스트리트 파이터 6에 추가되었다, 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러한 시스템이 추가됨으로써 게임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가 어떤 격투 게임인가를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스트리트 파이터 5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여야 한다. 스트리트 파이터 5는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완성도 높게, 그리고 단순하게 다듬는 데서 출발하였다. 강제연결(실제 이어지진 않지만, 히트 리커버리 전에 기본기를 넣어서 강제로 콤보로 연결하는 테크닉)과 케릭터별 특징들 때문에 겉보기에는 입문이 쉬워 보이지만 말도 안 되는 옵션 게임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4를 V 스킬과 트리거 시스템으로 통합해서 깔끔하게 다듬는 작업을 한 것이 스트리트 파이터 5였다 강제연결 판정을 여유롭게 하고, 각 케릭터별 시스템은 V 스킬과 트리거로 시스템화 하였다.
대전 게임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5는 훌륭한 완성도를 지녔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분명 개선해야 하는 점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보는 재미가 없는 게임이었다는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5의 기본기에는 가드 했을 때 내가 이득 프레임을 보는 것들이 많았고, 그 때문에 화끈하게 치고 받기 보다는 서로 거리를 재면서 기본기를 내밀다가 헛친 기본기를 붙잡고 역공하는 구조로 게임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면 왜 서로 거리를 재면서 기본기를 내지르는 싶은 극단적인 거리재기 싸움으로 보이게 되었다. 또한 상당수의 기본기가 이득 프레임을 보장해주니 상대의 기본기와 주입(기본기를 캔슬하고 필살기로 이어서 공격을 이어가는 것)을 가드 하면서 상대의 헛치기를캐치하나가는, 서로 이득을 보는 거리와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플레이해 나가는 흐름이 기본이 돼서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난해한 흐름을 보여주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이러한 흐름을 '역동적'으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우선 가드 시 유리한 이득 기본기들의 수를 줄이고, V스킬과 트리거 시스템을 삭제, 드라이브 게이지를 쓰는 드라이브 패리와 드라이브 임팩트 시스템을 추가하여 공방의 옵션을 통일시키는 등 다양한 변화를 주었다. 밑에서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겠지만, 이러한 시스템들의 변화와 정리는 플레이어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만들었으며,이를 통해 스트리트 파이터 6은 전작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랐다.
스트리트 파이터 6에서 가장 큰 변화는 ‘드라이브 게이지’라는 새로운 자원의 추가와 ‘드라이브 패리’,‘드라이브 임팩트’ 시스템이다. 드라이브 임팩트는 슈퍼 아머 상태에서 퍼니시 카운터로 상대를 공격할 시, 상대에게 긴 경직을 주는 공격이다. 그리고 드라이브 패리는 패리 버튼을 누르고 있을 시, 상중하단 가리지 않고 모든 공격을 막아내는 전방위 패리를 구사하는 시스템이다. 이 둘은 드라이브 게이지라는 자원을 이용하는데, 이 드라이브 게이지는 초필살기용 자원과 별개의 독립된자원이다.
드라이브패리와임팩트의 추가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게임 구조를 바꾸었다. 첫 번째로 게임의 편의성을 높이고 입문 허들을 낮추었다. 전신 아머 판정에 카운터를 맞추면 강력한 콤보로 이어 나갈 수 있는 공격인 드라이브 임팩트와 상대의 상중하단 이지선다 타격 공방 자체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드라이브 패리는 공방의 편의와 게임 운영의 허들을 대폭 낮추어 주었다.
드라이브 패리/임팩트가 조작을 편하게 만드는데 핵심인 부분은 바로 '(모던 기준)원버튼으로 발동 가능하다' 이다. 모던 조작 기준 패드의 범퍼를 누르는 것만으로 빠르게 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보고도 제대로 입력 못해서 헛치거나 하는 불상사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의 드라이브 임팩트를 보고 드라이브 패리를 치거나, 혹은 좀 늦게 드라이브 임팩트를 쳐서 오히려 압박하는 상대를 먹어버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심지어 캔슬 가능한 기본기들(대표적으로 약 펀치)에 연결해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가 약손 견제를 무시하고 드라이브 임팩트를 쓰면 자신도 똑같이 임팩트로 보고 반응하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하다.
두번째 관점은 공방 구조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5에서는 모든 캐릭터들이 고유의 V스킬과V트리거를 가졌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그렇기에 한 캐릭터에서 다른 캐릭터로 넘어가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고 상대적으로 모든 캐릭터들의 성능 저점을 올려주었다:예를 들어 잡기 한 번에 모든 사활을 건 캐릭터인‘장기에프’의 경우,파동승룡(파동권으로 원거리 견제, 점프해서 파동권을 피하는 적을 승룡권으로 격추)류의 운용법에는 시리즈 전통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그러나 드라이브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파동권을 패리하면서 잡기 거리까지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혹은 기본기로 견제하는 상대를 임팩트로 잡아먹고 잡기로 바로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어서 캐릭터 평가가 시리즈 대비해서 많이 올라갔다. 표준화된 공방 문법의 추가로 특정 패턴에 취약한 캐릭터의 성능을 보완해준 셈이다.
대신 본작에서각 캐릭터들의 개성들은 필살기와 별도 고유 운영 요소들로 남겨 두었다. 마농, 류, 제이미 같이 캐릭터 고유의 버프나 시스템들은 드라이브 시스템과 별도로 필살기나 특수기의 형태로 빠져나왔다. 전작에서 개별 캐릭터들의 개성이 V 트리거라는시스템하에 모두 하나로 묶였으나,실질적으로는 모두 각자 따로 놀았던 것과 반대로,본작에서는캐릭터의 개성은 최대한 살리면서도 각 캐릭터별 입문 난이도와 대응 난이도 간극을 줄일 수 있었다.
세번째 관점은 자원 관리와 운용의 관점이다. 전체적으로 드라이브 임팩트와 패리는 운영 난이도를 낮춰주는 요소로 보인다. 하지만 드라이브 시스템의 제한점과 리스크들 역시 게임 운영에 큰 영향을 준다. 드라이브 게이지는 기본적으로 드라이브 패리와임팩트 등의 행동을 할 때 쓰여 지기도 하지만, 적의 공격을 가드할 때도 같이 깎여 나가고, 드라이브 게이지가 모두 없어졌을 때는 번아웃 상태가 되면서 가드 경직이 늘어나 -4프레임 손해를 보는 한편, 드라이브 패리와임팩트가 모두 쓸 수 없게 된다. 어떻게 보면 여타 격투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가드 크러시와 가드 게이지 같은 개념에 가깝다. 방어적인 플레이에 페널티를 주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하라는 게임 디자인의 결과물인데, 스트리트 파이터 6의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가드 시스템의 자원을 6편 시스템중심인 드라이브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관 지어 설계했다는 점이다. 물론, 드라이브 게이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잘 차오르는 편이지만, 몇몇 특정한 순간에서는 번아웃이 오거나 최악의 경우 벽 밀치기를 당하여 스턴 경직까지 오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드라이브 임팩트와 패리는 강력한 도구이긴 하지만, 정석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약점도 존재한다. 패리의 경우, 커맨드 잡기나 기본 잡기에 퍼니싱 카운터로 공략할 수 있으며, 임팩트의 경우 드라이브 패리나 잡기, 역가드 점프 같은 다양한 공략 수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이브 패리와임팩트에만 의존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일례로 공중에서 공격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드라이브 패리를 유지하면서 방어를 한다면 공중 기본기 1타는 막아내더라도패링을 예측하고 착지 후 바로 이어지는 상대의 잡기 선택지를 피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패리를 먼저 발동시키고 있으면, 상대가 그렇기에 상대가 공중 기본기 1타를 내는 그 아슬아슬한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패리를 발동시킨 후, 상대가 공중 기본기에서 이어지는 연속기를 다 입력하는 것을 보고 난 뒤에 패리를 풀거나 대시로 캔슬 시켜서 역공을 이어나가야 한다.
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해 스트리트 파이터 6는 매번 플레이어의 선택을 중요시하는 역동적인 공방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흐름의 입문 허들은 낮추고 게임의 깊이는 더하는데 성공하였다. 후술할 내용들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구성은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모든 걸 뒤엎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들의 템포를 조절하고 다듬어서 정리하는 쪽에 가깝다는 점에서 온고지신 그 자체라 할 수 있다.드라이브 임팩트나 패리가 혁신적인 것들처럼 보여도, 당장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가드 포인트가 달려있는 세이빙스로우와 스트리트 파이터 3의 블로킹 시스템을 정비한 것이다. 여타 격투 게임들이 프랜차이즈가 커질수록 자신만의 문법을 너무 늘리다 보니 그들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장르의 본질과 시리즈의 전통에 충실하면서 너무 복잡하지도 단순하지도 않게 적절한 시스템적 수위를 조절했다.
또한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게임 흐름은 플레이어 주도적인 선택을 장려한다: 드라이브패리와임팩트, 드라이브 게이지의 운영, 각캐릭터별 자원과 개성, 구석에서의 심리전, 역가드 심리전등등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리스크를 지더라도 무언가를시도해야 이득을 보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비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구석에서의 리스크(구석에서 드라이브 임팩트를 가드 했을 시, 넉백 - 벽 스턴으로 상대방에게 콤보 기회를 주는 점)나 수비적인 가드 플레이의 난점(가드 시, 드라이브 게이지가 떨어져서 드라이브 게이지 운영에 난점이 생기고, 더 나아가서 번아웃에 빠질 시 가드 경직 증가 등)들이 발생한다.때문에 '필요한 상황에선 수비를 하되, 내 공격권을 가져올 수 있는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골라야 한다. 특히 이번작에서는 구석에 몰렸을 때의 리스크가 더 커지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구석을 탈출하기 위해서 과감한 선택지들(슈퍼 아츠, 점프, 잡기 등등)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들 때문에 스트리트 파이터 6에서 하단 가드를 계속 하면서 관망한다 라는 선택지는 때로는 악수가 된다.
본작의 이러한 요소들은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본작의 핵심은 '인식하면 할 수 있다'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극단적인 옵션 싸움도 아니고, 스트리트 파이터 5의 기본기 프레임 표를 다 외우고 있어야 후상황 유불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암기보다는 그때 그때 '상대가 무엇을 하는가'에 집중하고 그에 따른 대응들을 차근차근 실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과의 대전에 안착할 수 있다. 격투 게임에서 “모르면 맞아야지?” 가 “알아도 맞아야지?” 로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생각한다면,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점진적으로 자신의 플레이를 고쳐 나감으로써 발전할 여지를 남겨준다.
그 '인식하면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본작에는 플레이어 숙련도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중간 단계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모던 조작이다: 기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서는 약중강 펀치/킥 6버튼 체계를 전통적으로 지켜왔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조작 체계를 클래식, 모던, 다이나믹으로 쪼개어 놓는데, 기존 시리즈 전통인 클래식과 어시스트 콤보만 나가는 다이나믹 조작보다도 더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바로 모던 조작이다: 모던 조작은 펀치/킥의 개념을 삭제하고 약, 중, 강 공격 3버튼에 필살기 버튼, 그리고 좌우 범퍼에 드라이브 임팩트와 드라이브 패리, 우측 트리거에 어시스트 버튼(트리거를 당기고 약중강 입력 시 정해진 콤보 루트를 입력하는 어시스트 콤보가 나가고, 필살기를 누르면 강화형 오버 드라이브 필살기가 나간다)을 배정했다. 모던 조작의 필살기는 필살기 버튼 또는 방향키 필살기 조합으로 나가는, 흡사 대난투 시리즈에서나 볼법한 간단한 조작으로 변경된다. 그 결과 조작 실패에 대한 운영 실패를 줄이고, 패드에 자연스럽지 않은(기존 스트리트 파이터 조작 전통은 강펀치강킥을 쓰기 위해서는 우측 범퍼와 트리거를 써서 상당히 이질적인 조작감이 있었다) 조작을 패드기반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고쳤다.
모던 조작의 핵심은 '반응'이다.애초에 파동 승룡으로 요약되는 4분의 1회전이나 승룡 커맨드 같은 것들이 일단 초심자 입장에서 입력하는 것들부터가 어렵고,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적재적소에 반응하여 활용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심지어 반회전이나 1회전 같은 입력 도중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커맨드들은캐릭터 입문의 난이도를 대폭 올려버리는 문제도 만들었다. 모던 조작은 이러한 문제들을 20% 데미지 감소라는 페널티를 주되 원 버튼 입력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즉 캐릭터 운영의 정수만 뽑아서 플레이어가 상대 플레이에 반응하여 운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이다. 아무리 초심자라도 상대가 뜨는 궤적을 보고 떨어지는 것을 보고 승룡권을 칠 수 있게 된다.
모던 조작의 반응은 결국 운영으로 이어진다. 상대가 선택한 행동에 반응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은 결국 상대가 선택지를 선택할 때, 나도 거기에 대응되는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격투 게임을 하는 초심자 ~ 중급자의 의식의 흐름이 '상대가 공중에 떠올랐다' - '궤도를 읽는다' - '승룡권커맨드를 정확하게 입력한다' 라는 3단계에서, '상대가 공중에 떠올랐다' - '궤도를 읽는다' 이 2단계로 간단해지는 것이다. 이 의식의 흐름과 뇌내 연산량 완화는 그 연산량 자원을 다른 건설적인 자원으로(셋업이나 상대 공격과 수비를 어떻게 막고 내가 반응하는가) 재분배를 하게 하여, 결국 게임이 나가고자 하는 공방의 운영과 능동적인 플레이어의 선택이라는 경지까지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모던 조작이 클래식 조작의 열화 버전이자 클래식 조작으로 이행하기 위한, 언젠가는 도태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모던 조작에서 약 30% 정도의 기본기들이 잘려 나가고, 몇몇 필살기들에는 제약 사항이 걸리거나(=클래식 커맨드 입력으로도 발동할 수 없는), 데미지 제약이 걸리는 등의 다양한 제한이 있다. 그러나 모던 조작은 때로는 '반응 불가능한 타이밍에서 반응할 수 있는' 기회들을 열어 주기도 하는데, 클래식 조작에서 커맨드를 입력하다 놓치는 반응들을 칼같이 입력하게 만들어서 운영 요소와 불가능한 반응의 영역을 파고 들게 만들어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공중잡기 상황일 것이다: 기존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공중잡기는 칼같이 타이밍을 입력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커맨드에신경 쓰지 않고 원버튼 조작으로 공중잡기 타이밍에 신경 쓰면되서 성공률이 비약적으로 오르게 되고, 공중잡기 견제가 운영 전체에 유의미한 결과를 불러오게 되었다. 이런 점 덕분에 랭크 최고 등급인 마스터 등급에서도 모던 조작을 쓰는 플레이어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잘려 나간 부분과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이라는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에 모던 조작은 스트리트 파이터와 격투 게임의 조작 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었다.
조작, 운영, 선택지, 공방의 흐름 등등 다양한 것들을 지금까지 살펴보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가장 놀라운 점들은 이 모든 것들이 이미 다른 격투 게임에서 다 한 번씩은 시험해보고 거쳐간 개념들이었다는 것이다. 간단조작의 경우에는 이미 아크 시스템웍스의 격투게임에서 주로 들고 나온 실험들이었고, 공방의 흐름을 단순화하거나 하는 부분은 폭권에서 이미 보여줬던 개념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모든 실험들이 그렇게까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초보 친화적으로 조작을 개선한 것처럼 보이는 아크 시스템 게임들은 여타 시스템들 때문에 격투 게임 악귀나찰을 위한 게임이 되었고, 폭권이나 다른 게임들도 몇몇 컨셉에서는 확실하게 잘 작동되지만 다른 쪽에서는 어딘가 삐걱거리는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허나 원래 있던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금까지 나온 격투 게임 중에 가장 완벽에 근접한 비율로 다듬고,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한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제시하는 게임은 스트리트 파이터 6가 최근격투게임 중 유일하다.
심지어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싱글 플레이콘텐츠 마저도 마지막 로드맵의 끝(플레이어와의 심도 있는 공방 싸움과 심리전 흐름)을 바라보고 거대한 튜토리얼로 만들었고, 더 나아가서 스트리트 파이터 6를 플레이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입할 수 있는 스토리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싱글 플레이 모드인 월드 투어(스트리트 파이터 6의 싱글 플레이)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세계를 체험하는 과정이다. 게임이 크게 취하고 있는 구조는 특이하게도 '용과 같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행인에게 시비를 걸어 싸우거나 음식을 먹어 회복하거나 평범한 스타일 패션 옷들을 마치 장비 마냥 구매해서 RPG를 하는등의 큰 구조 자체는 용과 같이를 연상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면서도 스트리트 파이터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RPG처럼 레벨링을 하는 요소가 있더라도,정역가드나 심리전,공방의 흐름 같은 기본 흐름들은 기존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게임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월드 투어의 적 NPC들의 행동이 ‘특정 상황에서 행동을 무한히 반복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즉 장풍으로 압박하거나 가드를 굳히거나 잡기를 막 하거나 하는 등의 패턴들을 보여주는데 일반 아케이드나 컴퓨터 대련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패턴을 섞기 보다는 하나의 패턴에 천착하여 행동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해당 패턴을 천천히 익히고 배울 수 있게끔 만든다.또한 ‘드라이브 패리 3번 하기’, ‘드라이브 임팩트 3번 하기’ 등의 다양한 과제를 주고, 플레이어가 해당 행동을 해서 보상을 받게끔 구조를 설계한 점도 눈 여겨 볼만 하다.즉,패턴의 학습과 행위에 대한 보상을 통해서월드 투어 자체가 더 ‘낮은 난이도의 튜토리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튜토리얼을 이원화시켜 놓아 사람들이 입문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었다.일반적으로 격투 게임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일반 튜토리얼을 통해서 게임의 큰 흐름을 배우고,격투 게임 장르가 처음인 사람은월드 투어를 통해 퀘스트와 RPG를통해서도 천천히(약 20~30시간 이상의 반복 퀘스트와 파밍을 통해)게임을 배우게끔 만든 것이다.이렇게 튜토리얼을 이원화시켜 놓고 동일한 목표(대인전)을 바라보게 만든 점은 게임의 구조가 목표를 향해서 탄탄하게 짜여 있는 것에 대한 증명이다.
월드 투어의 스토리텔링 역시도 눈여겨 볼만하다.기존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나 여타 격투 게임들의 싱글 콘텐츠들은 아케이드 모드와 같이 일직선으로 진행되게 구성되었다.그러나 월드 투어는 다양한 스승(=플레이어블 격투 캐릭터)들을 만나서 격투를 배우고 강해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스트리트 파이터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또한단순히 거대한스토리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강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플레이어가 답을 찾아가고 다양한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면서 게임의 세계관에 이입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다루었다.
월드 투어는 그러한 튜토리얼의 역할 외에도 플레이어의 아바타를 강화하고 아바타 의상을 파밍하는 용도로 사용된다.금번 월드 투어의 아바타 생성은많은 공을 들여서 만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정밀한 수준까지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데,거기에 다양한 의상과 격투 스타일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드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그리고 배틀 허브 매치나 배틀 허브 같은 소셜 네트워크 공간에서도 아바타 매치와 아바타 자랑을 할 수 있게 만든 점은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싱글 플레이에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끔 제작사가 배려한 부분이다.
종합하자면 스트리트 파이터 6은 격투 게임의 정점인 동시에,근 몇 년 동안 나왔던 트리플A 게임의 정점에 선 작품이다.깊이 있는 게임 시스템과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게임을 학습하는 곡선을다변화시키고, 여러가지 완충장치들(모던 조작 등)을 제공하는 모습은 여지껏 나온 게임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 최고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물론 스트리트 파이터 6 이후로도 더 좋은 게임이 안 나온다든가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그러나 분명한 점은 스트리트 파이터 6는 대전 게임의 숙련자든입문자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과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이것은 비단 격투 게임 장르를 벗어나서 트리플A 게임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가장 완성된 형태를 보여준다.격투 게임에 관심이 있고,오랫동안 플레이할 게임을 찾는다면 스트리트 파이터 6를 추천한다.
'릴리스'라는 룰 시스템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식물족 엑시즈 테마. 유희왕에서 기존 어드벤스 소환을 위해서 코스트의 지불 행위를 릴리스로 통칭한다. 하지만 동시에 특수소환 위주로 빠르게 돌아가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오히려 잘 사용되지 않는 개념과 룰이 바로 릴리스다. 그렇기 때문에 초창기 카드들에서 간간이 보이는 '이 카드는 릴리스 할 수 없다'와 같은 제약 조건이 후기 카드들로 넘어가면서 안보이는(=상대적으로 안쓰이기 때문에) 트렌드가 생겨났는데, 이 덕분에 거의 상당수의 카드들이 이 '릴리스' 행위에 대해서 내성을 갖지 않고 있다. 육화는 이 릴리스를 중심으로 기믹이 돌아가는데, 육화의 상당수 카드들이 릴리스를 코스트로 하는 것 치고는 효과가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었기 때문에 약소 테마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육화의 신규 지원인 육화콩콩의 등장으로 상황이 급반전되게 되었다. 육화콩콩의 효과로 기존 코스트로 자신의 필드 몬스터 한 채를 릴리즈 하는 것을 상대 필드 몬스터 한장에 전가시킬 수 있는데, '코스트로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체인을 걸 수도 없고(이미 효과 발동 전에 코스트로 상대 몬스터를 릴리즈 했기 때문), 릴리즈이기 때문에 왠만한 내성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한 턴에 한 번뿐이지만, 이걸로 육화의 필드와 몬스터 견제력은 왠만한 덱 테마들을 상회하는 강력함을 갖게 되었다.
2. 강점
1) 릴리스 라는 기믹과 맞물려 돌아가는 독특한 덱 기믹
대량 파괴, 제외, 무덤으로 보낸다 등등의 요소들이 판을 치는 유희왕이지만 릴리스 자체를 상대 견제 기믹으로 삼는 경우는 적었다. 하지만 그런 기믹이 들어간 카드들은 내성을 뚫고 들어가기 쉬워서, 카드 한 장 한 장의 가치가 상당했다. 대표적인 예가 파괴수 인데, 상대 필드 몬스터를 릴리즈 하는 파괴수 카드의 기믹은 상대 필드에 특수소환 한다는 디메리트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범용 견제로 자리매김 했다. 릴리스 내성이 있는 카드들도 있지만, 과거 어드벤스 소환을 위한 환경에서의 디메리트를 주기 위해 릴리스 할 수 없다 식의 제정이 아니면 뚫을 수 없는 기믹이 릴리스였다. 또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릴리스 하는 기믹들이 있어서 육화의 '릴리스하면 발동할 수 있다' 기믹을 충족시킨다.
육화는 릴리스가 될 때 카드 발동 조건을 만족시키거나, 릴리스 자체를 상대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쓰는 테마다. 프리체인 대상 릴리스를 날리거나(티어드롭), 내가 릴리스 할 때 상대 플레이어도 강제로 릴리스하게 만든다던가(육화의 풍화), 내 필드 몬스터를 릴리스 하고 파괴를 보호하거나(칸자시), 상대 몬스터 효과를 막고 컨트롤을 탈취해 상대 필드를 견제하는(육화의 박빙) 등등 육화는 릴리스와 관련된 독특한 기믹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육화의 릴리스 기믹은 결국 내 필드 어드벤티지 -1을 전제로 하고 있고, 다른 육화 마법/함정 카드들이 내 필드 어드벤티지를 소비하면서 까지 강력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파워 오브 더 엘리멘츠에서 추가된 두 지원(육화의 하얀공주와 육화 콩콩)으로 육화의 어드벤티지 맞교환이 비약적으로 강해졌고, 다른 덱과 차별되는 강점을 가진 테마가 되었다.
2) '육화콩콩'
현재 육화 덱 테마의 핵심에 있는 카드이며, 육화의 핵심 엔진이라 할 수 있는 필드 마법 카드다. '자신의 필드 식물족 카드를 코스트로 릴리스할 때, 대신 상대 필드의 몬스터 하나를 릴리스 할 수 있다'라는 기믹으로 상대의 필드 몬스터 하나를 릴리스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코스트'로 릴리스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카드 발동 시에 코스트로 상대 몬스터를 릴리스 한 뒤라 카드의 효과 발동은 무효로 막을 수 있어도 해당 릴리스 자체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이로 인해서 육화 테마는 자신의 필드 몬스터 릴리스 -1 어드벤티지 후 카드 효과로 +2 어드벤티지를 끌어오는 것이 아닌, 내 어드벤티지 +2를 끌어오면서 상대 필드 어드벤티지를 -1을 하여 어드벤티지 격차를 끌어낸다. 한 턴에 한 번 제약이 있지만, 그럼에도 육화콩콩을 통한 육화 테마의 견제는 몬스터를 중심으로 전개를 진행하는 현 유희왕의 환경에서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육화콩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적으로 마법 함정 카드를 필드로 끌어와 세트하는 서치 기믹도 갖고 있는데, 노 코스트로 하루 우라라에 견제 당하지 않고 필드에 육화 마법 함정을 끌고 오는 육화콩콩의 서치는 탁월한 덱 압축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육화 마법 함정들이 스트레나에로 회수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마법 함정 카드를 한 장씩만 넣고 나머지는 범용 함정이나 식물족 전개 지원 몬스터들로 구성하게끔 할 수 있어 덱 구성에 많은 도움을 준다.
3) 식물족 범용 지원들과 맞물리는 전개력과 견제폭
식물족은 드래곤족이나 전사족 같은 메이저한 종족 카드군은 아니지만, 강력한 종족 범용 지원과 전개요원들이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성능을 자랑하는 종족 카드군이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이들 종족 범용 지원들이 상당수 '릴리스' 행위와 맞물렸다는 점이다:자신 필드 위의 식물족 몬스터 하나를 릴리스하고 덱에서 식물족 하나를 특수소환하는 론 파이어 블로섬, 스스로 릴리스 해서 불어나는 이블 손, 스스로 묘지에서 튀어나오는 1랩 튜너 그로우업 벌브, 묘지에서 몬스터 하나를 제외하고 그 몬스터의 레벨만큼 자신의 레벨을 올리고 소환되는 스포어, 일반소환/특수소환 시 식물족 카드 하나를 서치하는 빛의 제너레이드 마르델 등등 찾아보면 식물족 전반을 지원하는 강력한 범용 지원들이 많다. 심지어 특수 소환을 메타하는 선인장 클로저, 마법 함정을 메타 하는 나츄르 로즈휩 등과 같은 메타 카드들도 존재한다. 순수 육화 축을 타더라도, 육화콩콩으로 세이브한 자리 만큼을 범용 지원과 전개 요원들을 투입하는 것도 가능해서 전개가 유연해지고 필드가 단단해진다.
가장 유명한 보조 축은 생아발론 축 육화가 있는데, 생시드 게니우스 로키 한 장에서 시작해서 회생의 뱅갈렌제스와 스트라네에 한 장을 깔고 프리체인 바운스와 견제를 까는 결과물은 확실히 무시할 수 없는 결과물이다. 그리고 삼라 테마에서 끌고오는 용병들(무답랑, 오레이아, 아르세이, 희아궁)이나 식물 전반을 보조 지원하는 아로마 세라피 재스민 등등 전개와 견제 등에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결과물들이 있어 구색은 상당히 갖춰진 편이다.
4)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필드 몬스터 견제력 및 몬스터 퍼미션
결국 1)과 2)와 맞물리는 영역인데, 육화콩콩으로 꽂히는 코스트로 릴리스 하는 견제와 몬스터 퍼미션을 제공해주면서 필드에서 식물족 몬스터 릴리스(육화콩콩을 이용해서 상대 필드 견제 가능)하고 덱으로 돌아가 후속을 준비해주는 육화의 하얀공주, 상대 플레이어 강제형 릴리스인 육화의 풍화 등등 몬스터 견제를 꽂아넣기 시작하면 상대 플레이어를 정신 못차리게 만드는 것이 육화의 몬스터 견제력이다. 심지어 상대에게 강한 견제를 꽂으면서 후속까지 챙겨오는 어드벤티지 교환은 초반부터 종반까지 덱 운영을 유연하게 만든다.
3. 약점
1) '육화콩콩'
아이러니하게도, 육화 덱의 강함은 대다수 육화콩콩의 강력함에서 나오기 때문에 육화콩콩이 막히면 덱 플랜이 상당수 꼬인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상대 플레이어는 육화콩콩에 접근하는 움직임들(보탄으로 서치, 테라포밍으로 서치 등등)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투입하는데, 여기서 육화 플레이어가 육화콩콩에 접속하는데 실패하면 상대 플레이어 견제가 어려워 진다. 육화콩콩이 없던 시절 육화가 자기 필드 어드벤티지를 깎아 먹음에도 애매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덱 테마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은 육화콩콩에 필드에 깔려는 플레이어와 그걸 막으려는 상대 플레이어의 싸움이 육화의 게임 플레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범용과 부가 축을 잘 활용해서 허를 찌르거나 등의 숙련도가 상당히 요구된다. 그래서 육화 플레이어는 육화콩콩이 통과되지 않았을 때의 저점 플랜을 항상 생각해둬야 한다.
3) 전무한 마법 함정 견제
육화 덱의 마법/함정 퍼미션이나 제외, 하다 못해 파괴나 발동을 막는 카드 자체가 없다. 갤럭시 사이클론, 아니 사이클론 한 장만 잡혀도 순수 육화 축 위주의 덱은 그대로 육화콩콩에 대한 견제를 통과시킬 수 밖에 없다. 육화콩콩 한 장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육화콩콩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은 육화에게 많이 주어지지 않은 샘이다. 물론 유희왕은 몬스터 전개 위주로 결과물을 내는 경우가 많아서 몬스터 퍼미션과 견제의 한 축을 꽉 잡고 있으면 상대의 플레이를 말리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강력한 견제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화의 필드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울며 겨자먹기로 춘희 티타니얼(대상 파괴 시, 자신 필드의 식물족 하나를 릴리즈 하고 카드를 무효로 하고 파괴)이나 하이페리톤(상대 턴에 엑시즈 소재를 하나 제거하고, 그 종류와 동일한 카드의 효과를 무효로 파괴) 같은 몬스터 카드를 쓰거나, 폴리노시스, 신의 심판 같은 카운터 함정 카드를 쓸 수도 있겠지만 다른 테마군에 비해서는 부족하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3) 범용 용병 채용이 어려운 소환 제약과 열악한 식물족 고랭크 피니셔들
우수한 서치 카드인 육화의 한 조각이나 조건 없는 자체 패 특수소환이 되는 육화의 하얀공주, 식물족이랑 같이 나오면서 자체 엑시즈 소재를 충당하고 엑시즈 레벨 조정을 하는 스노드롭까지 육화 각각 몬스터 카드들은 나름 성능은 준수한 편이지만, 주요한 카드 전개 루트를 탈 때마다 식물족 제약이 걸리기 때문에 식물족 고랭크 엑시즈나 링크 몬스터를 결과물을 내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이 고랭크, 고링크 엑스트라 덱의 식물족 몬스터들은 실제 범용적이고 실전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카드들이 얼마 없다는 것이다. 육화 엑스트라 몬스터들과 삼라 테마 엑시즈 몬스터들, 신수수 하이페리톤 정도가 범용적으로 채용 가능한 몬스터들이다. 이들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엑시즈 8축 범용 용병(타이타닉 갤럭시, 딩기르수 - 페인게이너 - 세븐신즈 같은)이나 4축, 6축 범용 용병, 링크 피니셔(엑세스 코드 토커 같은)들을 채용할 수 없어서 전략과 대응의 폭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범용 용병 채용이 어려운 점은 전술할 문제와 맞물리게 되는데, 마법/함정 카드 퍼미션이나 파괴/제외 카드가 필요한 육화의 가려운 부분을 더 가렵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타이타닉 갤럭시의 1회 마법 퍼미션이라도 절실하게 필요한데 식물족 소환 제약에 걸려서 상대에게 마법과 함정 견제를 활짝 열어주게 된다. 심지어 메인 덱에 춘희 티타니얼이나 폴리노시스 같은 카드까지 투입을 절실히 고려해야 할 정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며 게임을 플레이할 수 밖에 없다.
4. 운영 핵심 포인트
육화콩콩이 없을 때의 저점 플레이를 고려, 육화콩콩의 보호
육화콩콩의 등장 이후, 육화의 덱 압축 능력, 서치 능력, 견제 능력은 놀라운 수준까지 올라갔다. 상대 턴에 프리 체인 릴리즈와 코스트로 상대 몬스터 릴리즈 같은 어드벤티지 격차를 벌리는 플레이를 계속해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턴 킬 각을 잡을 수 있고 이는 육화 덱의 강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육화콩콩이라는 명백히 보이는 덱의 엔진과 마법/함정 퍼미션이 없다는 점은 육화콩콩에 대한 견제를 너무 쉽게 허용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렇기에 육화 덱 플레이어는 항상 육화콩콩을 깔아두거나 패에 잡고 있더라도 '육화콩콩이 없을 때의 저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난한 저점은 스트레나에를 소환한 뒤에 하얀공주를 묘지에 두거나 패에 들고 있다 몬스터 견제가 날아올 때, 소재를 가진 스트레나에를 육화의 하얀공주의 효과 발동 코스트로 릴리즈하여 5렙 이상의 식물족 엑시즈 몬스터를 상대/자신의 턴에 깔아두는 것이다. 상대 몬스터 효과를 육화의 하얀공주 1퍼미션으로 빼면서 스트레나에의 릴리즈 효과를 이용하여 후속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 저점은 생각보다 어드벤티지 소모가 적고(육화의 하얀공주는 덱으로 돌아가서 후속을 준비해주며, 보통 육화의 하얀공주를 엑시즈 소재로 한 스트레나에가 엑시즈 소재로 하얀공주를 버리고 묘지의 육화 카드를 한 장 패로 회수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자원 소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후속을 꺼낼 수 있기 때문에(몬스터 퍼미션이 필요하면 신수수 하이페리톤을, 프리 체인 릴리즈 견제가 필요하면 티어드롭) 괜찮은 저점 필드라 할 수 있다. 스트레나에의 소환을 위한 4렙 엑시즈 소재 두 채를 소환하는 것은 육화와 범용 식물 전개에서 충분히 쉽게 해낼 수 있다.
육화콩콩을 보호하기 위해서 육화 플레이어는 육화콩콩에 꽂힐 수 있는 파괴 제외 견제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다행이도 스트레나에가 육화콩콩을 묘지에서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고, 일반소환/특수소환된 보탄이 육화 마법 함정 카드를 서치하기 때문에 육화콩콩에 접속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렇기에 좀 무식한 방법이지만 차라리 육화콩콩을 두 장 이상 잡고 있다던가, 상대의 세트 카드나 플레이 패턴을 관찰하면서 견제를 케어하는 플레이를 취해야 한다.
5. 결론
최고 티어권 끼리 붙는 환경이 아니면 적당히 강력한 파워의 덱.
육화는 충분히 좋은 덱이고 상대하는 테마와 플레이 성향에 따라서는 강력한 덱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티어덱과 같은 폭발적인 강력함이나 완절무결함을 갖추고 있는 테마는 아니라서, 자신의 약점을 케어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한 테마라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을 같이 진행하는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적당히 강하면서 적당히 재밌고 머리굴리는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육화는 충분히 좋은 테마라 할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소울류 게임인 와룡:폴른 다이너스티가 나왔다. 그리고 와룡의 발매는 늘 있던 이야기들, ‘과연 이번 와룡은 다른 소울 시리즈에 비해서 얼마나 더 어려운가?’라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깃발 시스템의 존재를 들어서 게임이 더 쉽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들은 패링과 공격 중심의 시스템을 들어서 하이 리스크/리턴 구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다양한 논의의 근간에는 ‘소울류’라는 장르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데몬즈 소울 - 다크소울로 이어지는 프롬소프트들의 게임 계보는 높은 난이도와 옥소독스한 게임 플레이, 독특한 멀티플레이 등등으로 게임계에 한 획을 그었다. 그중에서 ‘높은 난이도’는 수많은 대중들에게 소울 시리즈를 정의내르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울 시리즈의 특징들은 ‘어려운 난이도’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하는 것은 ‘과연 어려운 난이도란 무엇인가?‘ 혹은 좀 더 구체적으로는 ’무엇이 어려운 게임을 만드는가?‘이다. 단순히 난이도가 ’게임을 꺠기 어렵다‘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소울류와 달리 깨는 것이 불가능한 게임들도 존재한다:예를 들어 빅리그와 치타맨 같이 애시당초에 클리어가 불가능한 게임들도 있다. 슈퍼맨 64처럼 클리어하는데 많은 시도와 불합리한 고통들이 가득한 게임도 있다. 이런 게임들이 과연 ‘어려운 게임‘이라 할 수 있을까? 단순히 게임을 깨기 어렵게 만드는 것들은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게임에서 높은 난이도들은 플레이어의 숙련도를 테스트하는 목적이 강했다. 콜옵 같은 전통적인 레일 슈터들의 예를 들어보자:이런 게임들에서 어려운 난이도는 적이 플레이어에게 가하는 데미지를 늘리고, 플레이어를 향한 호전성을 늘리거나 하는 등의 변화를 준다. 그 결과, 높은 난이도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엄폐를 하면서 적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 이는 콜옵 싱글의 전통적인 디자인인데, 높은 난이도에서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게임의 디자인을 이해하고 거기 맞춰서 행동하는지를 테스트한다.
이러한 콜옵과 같이 전통적인 높은 난이도(가해지는 데미지가 늘어나거나, 적의 체력이 늘어나거나 하는)는 단조롭다는 문제가 있다. 적의 체력을 늘리고 가하는 데미지를 늘리는 것은 결국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할 때 거의 완벽하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클리어 전제로 한다. 하지만 플레이어에게 최소한의 리스크를 지게 만들기를 강요하고 안전하게 게임을 하게 만드는 이러한 과정들은 때로는 단조로운 경험을 만든다. 콜옵에서 높은 난이도란 항상 이런식이었고, 상당수의 게임에서 높은 난이도는 게임 디자인의 가능성을 수치(적의 체력, 데미지 등등) 관점에서 단순하게 늘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러한 난이도 조절방식은 때로는 잘 작동하지만, 때때로는 플레이어가 단조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경험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울류의 높은 난이도는 전통적인 높은 난이도와 다르다. 소울류의 핵심은 제한된 스테미너와 자원 관리, 그리고 그것을 스테이지 어디서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다루는 데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은 소울류에서 모든 공격/방어 행동들은 스테미너를 소비하고, 회복과 마법은 사용하는데 회수가 제한되어 있고, 스테이지를 돌파 할 때 얼마나 이것을 사용할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스테미너나 자원 관리가 아닌 ‘스테이지’의 구성이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회복 수단과 자원들을 언제, 어떻게 회복할 지를 확인할 수 없고, 스테이지는 숨겨진 적들과 함정들, 공격 받기 전에는 눈치채기 힘든 속임수와 기믹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회복과 자원 수급을 위해 화톳불로 돌아가면 적들과 함정이 다시 재세팅된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서 소울류는 실패와 시도를 통해서 스테이지를 파악하고, 자원을 배분하고, 난관을 해쳐나갸아 한다.
소울류가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은 것은 플레이어가 스테이지를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이해하는데 있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게임 진행 중에 난이도를 낮추거나, 다양한 난이도 옵션을 제공하는 등의 보험을 집어넣는다. 하지만 소울류의 게임은 조절 가능한 난이도도 없고, RPG에서 흔히들 통하는 레벨 노가다 같은 요소도 없다. 즉, 수치로 난이도를 조절하기 보다는 스테이지를 관찰하고 하나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방법을 플레이어가 익혀야 한다. 크게는 스테이지의 구조, 몬스터의 배치, 함정의 위치에서부터 작게는 보스의 공격 패턴, 스테미너는 어떻게 관리하는 등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학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소울류 게임들을 어렵게 만든다. 모든 것을 이해해야만 게임을 클리어해야 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소울류의 대단한 점은 플레이어의 이런 능동적인 학습 곡선을 보조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방법‘들이었다. 플레이어가 죽은 곳에 다잉 메세지와 같은 잔영을 보여주어 어떻게 죽었는지, 메세지를 남겨서 앞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요소를 집어넣었다던가, 다른 플레이어를 코옵 파트너로 불러서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넣었다. 또한 임의의 플레이어가 침입해서 몬스터와 함께 협공하는 등의 경쟁 플레이도 집어넣어서 난이도가 올라가는 요소도 넣었다. 이러한 점들은 이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난이도 조절방식이었고, 능동적으로 스테이지를 이해하는 게임의 구성을 보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어려움을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다.
소울류의 영향을 받은 게임들은 이러한 것들을 변주한다. 인왕 같이 전투 시스템을 공격적으로 다듬는 경우도 있고, 엘든링 같은 작품이나 로드 오브 폴른 같은 작품들도 있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중요한 것은 스테이지 구성과 자원의 관리, 그 사이에 게임을 익힐 수 있게끔 학습 곡선을 가속하는 안전장치들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있어야 소울류라 할 수 있다.
다시 소울류 게임들이 어렵다, 쉽다의 난이도 측면에서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당연히 일반적인 게임 장르들과 비교해서 보면 소울류가 쉽다고는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울류는 너무 어려워서 아무나 클리어할 수 없는 게임은 아니다. 단지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 게임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사용해야하는 것들을 모두 사용해나가면 클리어할 수 있다. 즉, 소울류에서 어려운 난이도는 게임의 핵심이 아니다. 오히려 핵심은 플레이어가 게임의 학습 곡선을 따르는 것, 더 나아가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사용한다면 게임 클리어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특히 이번 와룡의 경우, 깃발을 최대한 사용하면서 클리어한다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 음악은 라디오와 레코드 플레이어의 등장 이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문화와 하위 문화에 영향을 끼쳤던 주요한 요소 중 하나였으며, 한 세대를 정의내리는 주요한 문화적 요소였다. 게임에서도 음악은 주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허나 게임에서 배경 음악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케이스들은 있어도, 음악 자체가 게임의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케이스들은 지금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음악을 게임을 관통하는 메커니즘으로 구성하기에는 음악이라는 예술의 깊이와 다양성이 워낙 방대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EZ2DJ’ 나 ‘비트매니아’, ‘OSU’, ‘DJMAX’ 같은 리듬 게임들이 음악 게임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긴 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의 메커니즘은 ‘정해진 악보에 맞춰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틀을 깨기 위해서 오랫동안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오디오 서프’는 자기가 갖고 있는 MP3를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악보로 변환해주어 게임용 트랙으로 구성해 주었다. ‘비트하자드’는 음악 파일을 슈팅 게임의 메커니즘으로 재구성하였다. ‘썸퍼’는 테크노와 강렬한 이미지 및 속도감으로 게임을 구성하였다. 이처럼 단순히 ‘음악을 연주한다’의 개념을 넘어서 ‘음악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시도는 장르에 항상 존재했다. 그리고 언젠가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 것은 분명했다.
하이파이 러시는 탱고 게임 웍스에서 만든 액션 게임일 뿐 아니라, 음악을 게임의 주요한 메커니즘으로 삼으려 했던 여러 게임들의 시도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리듬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의 편견에서 벗어나서 하이파이 러시(이하 하파러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론 후술하겠지만 하파러시를 리듬 액션 게임으로 분류하는 것은 꽤 적확한 분류이긴 하다. 그러나 보통 리듬 게임이라 불리는 장르에서 게이머들이 받는 일반적인 인상들은 ‘정해진 악보에 맞춰 곡을 연주한다’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분류로 자칫 성급하게 게임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자는 이야기다. 하파러시는 전통적인 음악 게임과 많이 다른 게임이기 떄문이다. 본 게임은 어쩌면 새로운 음악 게임 장르의 시작을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파러시의 큰 얼개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닌 ‘크립트 오브 더 내크로댄서(2015)’에서 나온 것이다. 크립트 오브 더 내크로댄서(이하 크오댄)는 무작위로 생성된 던전을 탐험하는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이 게임은 음악에 맞춰서 게임이 진행되는데, 플레이어가 박자에 맞춰서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공격하면 이득을 얻는 메커니즘이 있다. 따라서 음악은 이 게임의 플레이에 핵심이다. 일반적인 리듬 액션 게임과 크오댄이 크게 다른 부분이라면. 이 게임에서는 정해진 악보에 맞춰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플레이를 유기적으로 수행하는 용도로서 음악이 활용된다는 점이다. 이동, 공격, 적의 움직임, 보스의 특수 패턴 등등이 박과 박자를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거기 맞춰서 플레이어가 공격을 할지, 피할지 등등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크오댄의 주요 게임 메커니즘은 음악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음악을 최소이자 기본으로 구성하는 단위는 ‘박’이며, 일정한 간격으로 되풀이되는 단위 소리가 ‘박자’, 박자 단위가 구성하는 음악의 흐름이 ‘리듬’이다. 박자에 맞춰서 이동과 공격 등 모든 것이 행해지고 거기에 맞춰서 효과음이 나오기 때문에 크오댄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리듬감이 생긴다. 이 게임 플레이의 리듬감은 크오댄이 음악을 주요 메커니즘으로 삼은 게임이지만 정해진 악보를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음악의 악보는 엄격하게 정해져 있지만, 박자와 리듬감은 더 작고 유연한 개념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행동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는다. 이 악보와 박자/리듬감 사이의 간극에서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행동이 보장된다. 또한 크오댄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테크노, 레게, 블루스 등등)을 추가하면서 음악의 하부 장르 전체를 인용하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하파러시의 큰 얼개는 크오댄에서 들고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는 음악의 박자와 리듬으로 완결되고 일관성 있는 법칙성을 갖고 있고, 플레이어는 그 박자와 리듬감에 맞춰 적들을 처리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 하파러시의 포부는 비단 음악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다. 본 게임에서는 적들의 움직임, QTE, 패링, 플랫포밍 등등 게임을 구성하는 것들뿐만 아니라 스테이지들에 배치된 작은 환경이나 기물, 사물까지 박자에 맞춰 리듬감 있게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규칙(박자와 리듬감)이 음악이라는 더 거대한 구조물을 구성하고, 완성된 형태의 게임으로 이어진다. 이는 어떻게 보면 크오댄과 비슷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예산이 더 투여된 만큼 더 섬세하게 짜여진 게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하파러시는 장르적인 부분에서 크오댄과 다른 고민을 하고 더 섬세하게 다듬은 부분이 있다. 하파러시는 크오댄과 달리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공격 모션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공격 모션과 버튼 입력의 괴리를 고려했을 떄, 모든 공격들은 ‘반 박자 늦게’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장르 특성상 의도치 않은 엇박이 발생하게 된다. 이 엇박은 게임 플레이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게임에 독특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하파러시에서 박자와 리듬은 절대적인 ‘법칙’이지만, 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니다. 오히려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드는 일종의 ‘예측 가능성의 영역’에 가깝다. 물론 박자에 맞춰서 약공격과 강공격을 섞어 쓰고, 회피하는 등의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박자와 리듬을 맞추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상황과 변수들이 본 게임에선 존재한다. 적의 근거리, 원거리 공격, 다수의 적들을 보호하는 실드 버퍼, 특정한 동료 호출 공격으로만 파훼 가능한 적들 등등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이를 모두 통제해야 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없기에 플레이어는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행동을 해야 한다. 단순히 흘러나오는 박자에 맞춰서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타이밍에 맞춰서 공격하면 회피가 가능할지, 혹은 내가 안전한지 등등의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면서 싸워야 한다. 리듬과 박자는 게임의 주요 메커니즘이고 정확하게 입력할 시에 보상을 주는 요소이긴 하지만, 무조건 지켜야하는 것이 아닌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고 내가 할 일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예측가능성의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바로 ‘패링’이다. 빡빡한 판정과 프레임을 요구하던 여타 액션 게임의 패링과 달리 하파러시의 패링은 누르는 즉시 즉발적으로 발동한다. 즉 플레이어는 패링으로 자유롭게 공격모션을 캔슬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공격은 박자와 리듬에 맞춰서 이뤄지기에 공격하는 도중에도 상대방의 공격을 수월하게 예측하여 튕겨낼 수 있어, 패링을 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흐름이 끊기거나 하는 일은 없다. 이러한 부분은 플레이어가 공격과 회피 이외에 패링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패링을 통해서 얻는 보너스 점수는, 플레이 중 종종 플레이어가 놓친 박자로 얻지 못한 점수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패링은 플레이어의 리듬감을 유지시켜 주는 동시에 숨 고르기를 할 수 있게 하여 주고, 플레이어의 운신의 폭을 늘려 준다.
하파러시는 음악이라는 대원칙 아래에서 게임의 세계를 구축하고, 박자와 리듬감이라는 음악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 플레이어가 게임을 능동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구축하였다. 음악, 박자, 리듬감과 같은 요소들이 오랫동안 음악을 구성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였지만, 그것을 액션 게임 장르에서 전체적이고 통일성 있게 녹여내어 구성한 케이스들은 흔치 않았다. 하파러시는 그것을 이전의 프로토타입 없이 단번에 구현해낸 작품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게임들에 비교해서 더더욱 빛난다.
지금까지 본 게임에서 음악이라는 문화를 게임의 메커니즘으로 어떻게 녹여냈는지를 보았다. 이제 본 게임의 OST와 그래픽에 대한 평가를 하며 리뷰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우선 OST를 보자. 음악이 핵심인 게임인 만큼, 하파러시는 훌륭한 OST 라인업으로 플레이어의 귀를 만족시킨다. 게임 특성상 모두 4박자로 통일되어 있긴 있지만, 특히 유명 락밴드나 뮤지션의 곡을 게임의 주요한 순간마다 배치해서 청각적인 만족도를 올린다. 나인 인치 네일스나 프로디지, 넘버 걸 등등 락을 좋아한 사람들이라면 알 법한 사람들을 데려와서 인상적인 장면들을 연출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악에서 좀 더 다양한 장르를 선택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다. 크오댄이 레게, 블루스 등 다양한 박자와 장르의 음악을 소화한 데 비해서 하파러시는 4박자 록 음악에 집중하여 게임을 구성하였다. 물론 크오댄의 경우에는 박자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면, 하파러시의 대원칙은 4박자 리듬감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와 박자를 포섭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추후에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탱고 게임웍스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더 기대된다.
본 게임의 그래픽 또한 매우 화려하고 개성 넘친다. 원색 톤의 색깔을 쓰면서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물론 일반적인 트리플 A 게임에 비하면 디테일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게임에서는 훌륭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총평: 하파러시는 이제껏 나왔던 음악 관련 게임들이 했던 실험의 결과물이자 새로운 장르 문법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탄탄한 기본기, 잠재력 있는 게임 플레이 가능성 등은 앞으로 하파러시 기반의 게임이 나올 가능성을 열었다. 가격대(3~4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게임임은 말할 것도 없으며, 더 나아가서 게임 패스의 라인업을 빛내는 게임이다. 게임패스를 구독하면 꼭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 인왕 2의 하드코어함을 생각하면 대단히 어려운 게임이거나 극단적인 게임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쉬운 편에 속한 게임이라 놀랐다. 오히려 몇몇 부분에서는 인왕 1이나 2보다 더 쉽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는 게임이다.
- 결국은 와룡도 세키로와 같이 '스테미너가 없는' 액션 게임인데, 스테미너를 없앤 대신 체간이라는 요소를 도입해서 방어와 튕겨내기로 체간을 깎아내거나 관리하게끔 만들었다. 와룡은 스테미너라는 요소를 삭제하는 대신, '기세'라는 자원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기세가 단순히 방어적인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양의 영역과 음의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공격을 계속해서 성공시키면 기세가 점점 올라서 도술을 쓰거나 다양한 활동들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음의 영역으로 떨어졌을 경우 공격을 추가적으로 받았을 시 자세가 무너져서 위험한 공격에 노출되기도 한다.
기세 자원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직관적인데, 공격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서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 공격이 무자원으로 나가기 때문에 계속해서 적을 밀어붙일 수 있고, 한번 기세 좋게 밀어붙이면 적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역으로 단순히 공격만으로 적의 기세를 꺾을 수 없고, 중간 중간 가드 불가능한 공격을 가할 때도 있기 때문에 패링을 중간 중간 섞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패링의 경우, 와룡도 세키로와 유사하게 상당히 강력한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기존 가드버튼에 통합되어 있었던 세키로의 패링 버튼과 달리 와룡의 패링은 회피 버튼과 연결되어 있다. 패링 버튼 난사를 막기 위해서 일부러 패링과 회피를 통합한 것으로 보이고, 때로 패링을 헛칠 때 짜증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지만 패링을 했을 때의 리턴이 상당하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패링은 와룡의 주요 메커니즘 중 하나다.
-특이하게도 스테이지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사기 시스템이 있다. 적을 격파하면 할수록 사기가 점점 올라서 적들을 상대로 강해지게 되는데, 역으로 죽으면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난이도가 올라간다. 대신 게임은 곳곳에 깃발을 설치하여 떨어지는 사기의 최저 한도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게임의 난이도를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다. 플레이어가 꼼꼼하게 맵을 탐색하며 플레이하면 계속 죽어도 깃발로 최소 한도 사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면 맵을 꼼꼼히 탐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맵 상의 깃발을 모두 점령했다는 전제 하에서 게임 플레이는 그렇게 어렵진 않다. 오히려 기세 자원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침착하게 패링하면 보스도 많은 시도 없이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왕 1에서 2로 넘어갔던 케이스를 생각하면 게임 난이도를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들려고 다양한 요소를 집어넣은 것들이 있고, 이 때문에 전작들과 상당히 다른 게임으로 변화했다는 인상이 있다. 물론 최종 완성본을 하기 전까지는 확답하긴 힘들겠지만, 상당히 독특한 변종이 나온 느낌이 있다.
스팀덱이처음으로발표되었을때,많은사람들은스팀덱의성공가능성에대해서반신반의하였다.그도그럴것이벨브가내놓은상당수의하드웨어들,스팀콘솔이나스팀링크,스팀컨트롤러등은큰반향을불러일으키지못했기때문이었다.그런벨브가스팀의브랜드를달고UMPC(Ultra Mini Personal Computer)를낸다고했을때,실패가능성을더점칠수밖에없었다.기존의콘솔들이전용OS를이용하여기기의성능을최대한사용했단것을생각한다면,리눅스와인기반으로게임을구동할때얼마나호환성있게돌아가느냐는의문이있기때문이었다.그러나이러한의구심에도불구하고스팀덱은현재100만대이상을판매하면서UMPC중에서가장성공한사례로꼽히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