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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본 리뷰는 갤럭시 노트 10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리뷰를 진행하기에 앞서서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본인은 오토체스 류의 게임을 대단히 못하는 편이다. 물론 8명 중에 단 한명만 우승할 수 있는 게임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오토체스를 잘한다 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전략 게임과 동일하게 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본인이 오토체스 류를 플레이할 때, 본인의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고 이것이 리뷰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본 리뷰는 여지껏의 써왔던 리뷰와는 다르게 분석의 편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양해해주면서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오토체스 장르는 도타의 커스텀 모드 맵이었던 오토체스에 기반한다. 좀 더 유래를 정확하게 밝히자면 워3 유즈맵이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겠지만, 본격적으로 '오토체스'라는 장르가 성립된 것은 도타의 커스텀 맵부터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크게 본 리뷰에서 다룰 도타 언더로드, 도타 오토체스에서 직접적으로 파생된 오토체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운영중인 전략적 팀 전투로 3 작품이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오토체스 장르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1)전투 시작 전 캐릭터를 구매하고, 2)말판에 배치하여 자동으로 전투를 진행하고, 3)전투 결과에 따라 골드를 얻는다라는 큰 틀에서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리고 게임은 '중립 몬스터 사냥' - '플레이어와의 전투'(보통 8명이 참여한다) - '중립 몬스터 사냥' - '플레이어와의 전투'... 라는 큰 흐름을 반복한다. 그리고 게임은 8명 중 1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진행되는 배틀로얄식의 게임 진행을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오토체스 장르가 마작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일 것이다:이는 제작진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고, 심지어 몇몇 플레이어들은 오토체스를 마이너한 마작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마작의 게임 흐름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패의 조합과 발전 가능의 여지가 핵심이다. 그리고 오토체스 장르에서 전략의 핵심도 1)패의 조합에 따라서 다양한 효과가 발동한다(예를 들어 전사 조합의 경우, 적을 제거할 시 일정 체력을 회복한다), 2)패를 구입하거나 팔거나하면서 현재 자신의 조합을 개선할 수 있다이다. 즉, 오토체스 류의 게임들은 구매할 수 있는 자신의 옵션, 현재 갖고 있는 패들에서 발전 여지가 무엇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서 게임을 운영하여야 한다.

 

'패의 조합'과 '현 조합의 개선 여지'라는 두가지 요소에 근거하여 보았을 때, 오토체스 류의 게임들의 진행은 크게 3단계를 거친다. 첫번째 단계는 첫번째 중립 몬스터 사냥에서 첫 플레이어와의 전투 직전까지다:이 때 플레이어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며(왠만해서는 중립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질 수 없다),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들과 중립 몬스터 사냥에서 나온 아이템을 점검하면서 2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밑바탕을 그린다. 일단, 1단계는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보고 자신의 조합이 개선될 가능성을 보는 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이 때의 판단들은 구체화될 수 없다. 왜냐하면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조합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최대 3개 케릭터만 말판에 배치할 수 있으니 조합이라 부르기도 민망허다) 그래서 1단계는 2단계와 3단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물론 1단계에서 플레이어가 얼마나 밑바탕을 깔아두느냐에 따라서 2단계에서의 운영이 수월해지긴 하지만, 1단계에서 모아뒀던 패들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풀어내기 위한 초안과 같다.

 

2단계는 첫 플레이어와의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 수가 6~7개가 되는 시점까지다:이 때부터 플레이어는 들어오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완성할 수 있는 조합이나 자신의 조합이 얼마나 개선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캐릭터의 배치나 각 개별 캐릭터들의 성능들이 이 때부터 중요해지며, 구체적으로 조합을 맞춰나가는 단계다. 그러나 1단계에서 플레이어가 초안의 형태로 완성한 조합과 달리, 2단계에서는 플레이어의 초안과 상반되는 캐릭터들이 구매 리스트에 등장할 수도 있다. 이 때부터 중요해지는 것은 '얼마나 빨리 현재 조합에서 캐릭터를 정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조합으로 새롭게 세팅하느냐?'다. 플레이어들은 2단계에 들어서면 1단계에서 수립했던 전략 초안에 메달리기 보다는 '1단계 전략 초안에서 현재 등장하는 캐릭터에 맞게 2단계 전략을 개선하고 완성시킨다'라는 명제를 실현해야 한다.

 

마지막 3단계는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 수가 7개 이상 되는 시점부터다. 여기서부터는 전략의 큰 방향성을 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3단계부터 플래이어는 맞춰진 조합이나 여분의 캐릭터를 쟁여두고 상대하는 플레이어에 따라서 교체하면서 싸운다. 2단계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3단계에서는 플레이어가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는 잘 늘어나지 않는다. 대신에 돈이 계속해서 쌓이기 때문에 현재 배치되어 있는 조합을 강화하거나(같은 캐릭터를 모아서) 상황에 따라서 교체할 수 있는 예비 캐릭터를 육성할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때 2단계와 같이 유동적이고 급격한 전략 변화를 추구했다가는 어느정도 성장한 상대방의 캐릭터 조합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다:3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큰 틀에서의 조합을 완성시켜야 하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2단계에서 1단계에 세웠던 큰 틀의 전략을 갈아치우는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오토체스 류의 게임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전략에 맞춰서 패를 맞추기' 보다는 '패가 나오는데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패가 나오는데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플레이어와의 전투에서 상대방이 내놓는 패를 보고, 그 패에 맞춰서 조정해야하는 것들도 있다. 문제는 8명이나 되는 모든 전략을 기억하면서 싸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AOS 장르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오토체스는 다른 의미로 집중적이다:AOS가 파밍과 라인 운영 등에서 육체적 능력과 플레이어의 전략적 판단 등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에서 집중적이라면, 오토체스는 8명이나 되는 상대방의 전략들을 거기 맞춰서 조합을 유동적으로 바꿔야하는 점에서 집중적이다. 전투 자체는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전투 자체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아닌 들어오는 로스터를 보고 다시 굴려서 새로운 로스터를 뽑을 것인지,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20초 내로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익숙해지면 처리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급하게 전략을 고치거나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오토체스류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그러나 역으로 뒤집어서 본다면, 이러한 8명 배틀로얄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나서 생각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도타 언더로드는 오토체스 원판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 여러가지 전략적 선택지를 늘리면서 게임을 쉽게 구성한 편이다. 10골드 단위로 이자가 들어오게끔 만들었다던가, 무료 로스터 굴림, 조합 벨런스 수정 등은 여타 오토체스 류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편의성을 더욱 강조한 부분이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게끔 만든 점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다만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20분 남짓 걸리는 것은 모바일 게임 플랫폼과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도타 언더로드와 오토체스 장르는 새로운 게임 장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8명의 배틀로얄 형태이긴 하지만, 캐릭터를 모아서 업그레이드 한다는 장르 자체의 재미에 집중한다면 다른 가능성들도 충분히 생겨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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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 매체를 공급하는 플랫폼 업체다. 그러나 만약 '넷플릭스의 플랫폼의 실체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본다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도처에 존재한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스마트폰, 패드, PC, 콘솔, TV에 내장된 물건에 심지어 위유도 아니고 위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디스크 버전도 존재했다. 넷플릭스의 실체가 무엇인가? 무엇이 넷플릭스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가장 근접한 대답은 '어디에도 존재하는 공기와도 같은 플랫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넷플릭스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영화든, 게임이든, 드라마든, 문화 콘텐츠 산업 성공의 핵심은 콘텐츠의 내용과 완성도, 대중의 호응도다. 넷플릭스는 오랫동안 이슈가 되는 드라마나 영화들을 독점 형태로 공급하였다. 하우스 오브 카드나, 옥자, 로마, 기묘한 이야기, 킹덤 등등은 이러한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넷플릭스가 '오로지 독점'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플랫폼은 아니라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들, 유명한 것에서부터 딱봐도 싸구려처럼 보이는 것까지 많은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전시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가 독점 콘텐츠를 포함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대중에게 노출하는 '방식'일 것이다. 넷플릭스는 '공포', '드라마', 'SF' 등등과 같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콘텐츠의 속성을 세밀하게 쪼겐 뒤, 고객이 감상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팅(박물관 전시품을 전시하는 것처럼)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이는 자신이 보는 것을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개인화된 콘텐츠 서비스 제공'과 일맥 상통한다. 감상자가 본 콘텐츠는 영화에 붙어있는 속성 별로 쪼게지고 분석되어서, 그 영화나 그 영화 장르, 혹은 특정한 서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재추천되게 된다. 즉, 넷플릭스는 구독자 수가 늘고, 구독자가 오랫동안 플랫폼에 붙어있을수록 콘텐츠 제작이나 서비스가 강해지는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그렇게 많은 고객들의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독점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이외에 '영화'라는 장르에서는 유달리 힘을 못쓰는 것처럼 보인다. 옥자나 로마의 성공은 분명 진취적이긴 하지만, 그외의 넷플릭스 전용 영화는 그렇게까지 재미를 못보는 부분이 있다. 물론, 전통적인 영화 산업이 넷플릭스와 같은 신흥 강자가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아 직간접적으로 보이콧하는 이슈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소위 '대박을 치는' 영화를 못만드는 것은 넷플릭스 특유의 플랫폼 정책이 가장 큰 문제다.
 
넷플릭스는 모든 플랫폼에 있을 것을 전제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나 대형 TV에서 스크린 프로젝터까지. 영상을 재생하는 모든 플랫폼에 존재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대명제다. 하지만 영화는 그것이 불가능하다:영화는 스크린의 크기와 음향 장비의 영향에 따라서 관객이 체험하는 것이 달라지는 매체다. 영화 머드에서 다룬 광활한 아칸소의 늪지대가 과연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은 감수성을 재현할 수 있을까. 고지라나 퍼시픽림과 같은 거대 괴수가 내지르는 괴성을 테블릿 피씨의 스피커가 감당할 수 있을까. 영화관이 비디오 렌탈 시장에 의해서 사라질 것이라 한 90년대 말 예측이 완전히 틀린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영화라는 매체는 영화관에서만 재현할 수 있는 독점적인 요소가 있다. 그렇기에 넷플릭스와 같이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다.
 
그에 비해서 다큐멘터리나 드라마는 여타 플랫폼에 비해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가 큰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영화와 다른 문법을 지니고, 콘텐츠 소비도 다른 양태를 따른다. 드라마를 예를 들어보자:드라마가 영화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시간' 그 자체다. 영화보다도 더 오랜 시간 상영되고, 흥행에 따라서는 이야기가 덧붙이고 분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더 짧게 라면 더 짧은 형태의 시트콤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고, 더 길게라면 몇백시간에 가까운 시간의 드라마도 만들 수 있다. 영상매체라는 점에서만 동일할 뿐, 드라마는 완벽하게 다른 형태로 서사와 구조를 이해해야한다.
 
영화와 차별화된 드라마의 서사와 구조의 핵심에는 '인물'과 '이슈 메이킹'이 있다. 영화에 비해서 드라마에서 인물이 갖는 중요성은 막대하다:긴 러닝 타임에 대비하여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추상적인 서사가 아닌 배우이자 배우의 페르소나인 극 중 인물이다. 막장 드라마의 예를 들어보자:주변에서 부모님 나이대의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입을 하는 것은 극 중에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그리고 모든 막장 드라마들은 서사가 '인물'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서사 자체의 당위나 개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막장 드라마는 끊임없이 굴러간다. 이걸 보는 사람들이 작품에 원하는 것은 개연성이 아니라, 분노를 풀 수 있고 혹은 이입할 수 있는 대상인 '인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은 막장 드라마를 넘어서 모든 드라마에도 해당된다. 드라마의 러닝타임은 극단적이라서 영화보다 아득히 늘어나거나, 서사를 완벽하게 처리못할 정도로 짧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기에 드라마 작품들은 공감할 수 있거나 관객이 보면서 이입하는 동시에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영화에서 다루기 힘든 입체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드라마의 또다른 핵심은 이슈메이킹이다:만약 드라마가 밋밋하게 쭉 흘러가기만 한다면 관객을 오랫동안 붙잡는 것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영화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막장과 같은 서사 진행을 보여준다:예를 들어 한 에피소드에서 A사건이 벌어지면서 극중 긴장감을 올려놓고는,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A사건은 사실 별거 아니었고 B사건이 터지면서 인간들의 관계가 꼬이게 만든다. 떡밥과 낚시 드라마의 대명사였던 JJ 에이브럼스가 앨리아스라는 미드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개연성이나 당위성 등은 제쳐두고 '끝나기 전에 어떤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이 바로 그 다음화에 이어져서 마무리되는' 형식은 이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드라마의 기본이 되었다.
 
드라마 장르의 두 요소는 상대적으로 영화보다 드라마가 플랫폼에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였다. 넷플릭스 드라마들이 상대적으로 영화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것도 그러하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은 사전에 제작하는 형태를 띄기 때문에 기존 드라마들보다 상대적으로 서사의 짜임세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끝없이 이야기를 이어가서 이젠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슈퍼내추럴이나, 여주인공이 임신을 했는데 드라마 찍겠다고 무리수를 부려서 임산부 여주인공을 내보낸 앨리어스 등과 같이 '흥행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없다. 모든 시즌들은 '이어져도 그만, 안 이어져도 그만'의 독립적인 서사 완성도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그만큼의 독점력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게임 시장에서의 구독형 수익 모델은 어떨까. 이미 포트나이트나 도타와 같은 구독형 배틀패스의 기믹은 오래전부터 시장에 안착한 상태였다. 심지어 최근 논해지고 있는 구독형 수익모델은 이미 PSN+에서 일부 구현되기도(가입하면 월마다 무료게임 전달) 하였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여주는 엑스박스 패스나 엑스클라우드 등이 최종적으로 넷플릭스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더 나아가서 구글과 아마존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게임을 '구독형으로 서비스'한다는 것이 정해지면서 게임의 구독형 서비스 모델은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의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기믹이 전통적인 트리플 A 게임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대척된다는 것이다:게임은 점점 거대한 스크린과 다양한 버튼 조작을 요구하는데,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같은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는 클라우드 게이밍 및 구독형 수익 모델에 있어서 큰 문제점이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드라마라는 장르와 자사 플랫폼의 특장점을 서로 융합해 상부상조를 했었다면, 게임이라는 매체가 구독형 서비스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나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
 
물론 현재 엑스박스 패스가 파격적일 정도로 구독 게임의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본다면 엑스박스 진영이 구독형 게임 서비스라는 포문을 먼저 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게임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나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구독형 게임 서비스가 무언가(큐레이션, 혹은 다양한 게임들을 클리어했을 때의 특전, 또는 게임 외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 등)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구독형 게임 서비스는 그저 허울만 좋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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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닌텐도 스위치 버전 기준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슈퍼핫은 단순하다. 하지만 슈퍼핫의 장르적 특성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게임은 독특한 규칙으로 출발한다:플레이어가 멈춰있으면, 게임 내의 시간도 거의 멈춘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움직이면, 시간도 함께 움직인다. 이러한 대전제를 깔아두고 플레이어는 능동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수많은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 스테이지 구조는 단순하고 적이 등장하는 패턴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슈퍼핫을 '어디에 등장하는 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의미에서 퍼즐 FPS로 분류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반적인 플레이 흐름을 놓고 본다면 이런 접근은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슈퍼핫이 퍼즐 장르의 등식처럼 '정답이 존재하는 게임'일까? 이다. 마이크 타이슨의 "누구든 링 위에 올라와서 맞기 전까지는 계획을 갖고 있다"라는 말처럼, 슈퍼핫은 플레이어의 구체적인 계획들을 무너뜨리는 중요한 함정이 있다. 맵 구조는 단순하다, 적들이 등장하는데도 패턴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흘러가는 '시간'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움직이지 않는 한 시간은 '거의' 멈춰있다. 그 말인 즉슨, 플레이어가 멈춰있는 순간에도 시간은 조금씩 움직이며 플레이어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슈퍼 핫은 게임을 단순하지만 극단적으로 섬세하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적의 공격 한 번에 쓰러진다. 그 대신 제한된 탄약과 체력은 플레이어가 유일한 장점인 '시간을 느리게 하는 능력'에 모든 집중을 쏟아 붓게 만든다. 하지만 한 발자국의 움직임이나 심지어 카메라를 돌리는 행위 조차도 게임 내의 시간을 흐르게 만든다. 퍼즐 게임 장르의 경우라면 정해진 해답과 접근 방식이 존재 했었겠지만, 한 발자국 한 번의 시점이동만으로 게임 속 시간이 흘러버리기 때문에 매번 세웠던 계획들은 조금씩 틀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조금씩 생겨나는 변경점 때문에 슈퍼핫은 절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핫을 막 시작한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가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적들의 압도적인 물량과 빗발치는 탄환들을 피하기 위해서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딛는다. 하지만 매 시도 매 순간이 이전 시도와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 플레이 때는 매우 어렵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느리게 움직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된다: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면, 게임은 빠른 걸음으로 움직인만큼 다른 게임의 1.5배속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빠른 걸음과 느린 걸음의 두가지 템포를 이용하여서 시간을 원하는데로 굽혔다 필 수 있는 것이다.
 
이 순간부터 게임은 살얼음판을 달리는 게임이 된다:플레이어의 감각은 고양되며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달려서 시간을 밀어붙이고 그 순간에 적을 해치우는 것을 반복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매 순간이 긴장감 넘치는 것이 슈퍼핫의 본질이다.
 
결과적으로 슈퍼핫은 단순하지만 흥미로운 게임이다. 단순한 컨셉이지만, 극단적으로 섬세하게 게임을 구성함으로써(움직임과 카메라 돌림에도 반응하는 시간의 흐름)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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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엠블렘:풍화설월이 7월 26일에 발매되었다. 각성 때의 기적같은 성공과 if의 상업적 성공(와 함께 평단과 팬층에게서의 엄청난 혹평)을 통해서, 파이어 앰블렘은 일본을 벗어나 세계적인 IP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풍화설월은 이를 증명하기 위한 디딤돌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풍화설월은 평단과 판매실적 양쪽 다 모두 성공적이었다:풍화설월은 다양한 웹진에서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E샵이나 각종 판매 차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파이어 앰블램은 풍화설월은 최근 게임 프랜차이즈가 보여주는 경향성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기존의 프랜차이즈들은 점점 프랜차이즈 늘어난 게임 요소들을 정리하고, 프랜차이즈의 본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배틀필드의 경우 1과 V를 통해서 이전 현대전 시리즈에서 1942 시절의 게임 감각을 살리려고 했었고, 콜 오브 듀티는 블옵 3에서 4로 변화하면서 3편의 장점(스페셜리스트 등)을 가져오되 플랫포밍과 맵 구성을 이전 시리즈를 참조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이러한 '가지 치기'는 게임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않되,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들을 일관성 있게 유지함으로 프랜차이즈의 연속성을 살렸다.

 

그러나 풍화설월은 가지 치기가 아닌 '가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게임을 구성하였다. 기존의 파이어 엠블렘이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서 몇몇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는 형태였다면, 풍화설월은 한 학급을 담당하는 교사로 부임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가진 재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그 때문에 각성과 if를 해본 사람이 풍화설월을 처음에 하면 매우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는 파이어 엠블렘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에는 부합한다:각성 이후 파이어 엠블렘 신작들은 기존의 하드코어 SRPG에서 개성적이고 다양한 인물들이 모이는 케릭터 게임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특히 각성은 이전 시리즈로부터 모티브를 따온 지원회화와 결혼, 더 나아가서 자식세대까지 한꺼번에 등장시키면서 SRPG도 하는 동시에 소규모 미연시를 하는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였다. 하지만 각성과 if는 기존 시리즈의 시스템을 '그대로' 구현한 나머지, 결혼과 자식세대으로 이어지는 개연성이 매우 떨어졌다. '대체 장성한 자식들과 부모 세대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 '자식세대는 부모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라는 서사적인 문제에서부터 '결혼을 했을 때 누구의 스킬과 외모를 따라가는가?'와 같은 시스템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풍화설월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더 자유로운 육성을 위해 게임을 더 세밀하고 촘촘하게 구성하였다. 우선 기존의 전통과도 같았던 특징들(검-창-도끼 등과 같은 상성)을 스킬이나 별도 시스템을 통해서 분리하고, 부모세대-자식세대 간의 전승되는 스킬은 잘게 쪼갠 뒤 각각 교육 및 클래스 마스터를 통해서 얻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 결과, 풍화설월은 이전작과 다르게 엄청나게 유연한 게임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가령 케릭터 적성은 마법사지만 마법을 쓰면서 근접전에도 통달한 케릭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심지어 아예 작정하고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진 케릭터로 만들 수도 있다. 플레이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이 풍화설월이다.

 

다만, 이 때문에 풍화설월은 게임에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이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다: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 오고, 시스템도 늦게 해금되는 것들이 많으며, 효율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극복하면 이 게임은 오랫동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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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리메이크된다.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인피닛 워드는 이미 모던 워페어 3과 인피닛 워페어, 고스트 같은 프랜차이즈 내에서도 질 떨어지는 물건들을 만든 전력이 있다. 그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기존에 했던 것을 재탕하거나(모던 워페어 3), 남이 한 것을 베끼거나(인피닛 워페어), 심지어 그것보다도 더 엉망인 물건을 만드는 것 정도다.(고스트) 모던 워페어의 리부트는 기존에 했던 것을 적당히 재탕한다는 의미에서 명약관화였다. 단지 그게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일어났을 뿐이다. 그러나 모던 워페어의 리부트가 늦던 이르던 도달하는 결론은 단 하나뿐이다:콜 오브 듀티의 시대가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모던 워페어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단 것이다.

 

한 때 역사를 풍미했던 작품이 리부트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갓 오브 워도 리부트에 가까운 후속작으로 우리를 찾아왔고, 둠 2016년도 둠 3의 분위기를 쇄신하여 새롭게 등장한 전력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새로운 리부트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과거의 모던 워페어가 만들어냈었던 역사의 터닝 포인트를? 하지만 아쉽게도 그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한없이 0에 수렴할 것이다. 모던 워페어가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점은 영화적 연출을 싱글플레이에 도입하였다는 점과 킬 스트릭으로 대변되는 빠르게 죽고 죽이는 멀티플레이 사이클을 확립했다는 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모던 워페어는 분명 이후 10년 간의 경향성을 결정한 중대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콜 오브 듀티가 1년 단위로 발매되는 사이클을 택하였을 때, 이미 이 프랜차이즈의 성패는 정해졌었다. 트리플 A 게임 치고는 다소 짧은 2년~3년 간의 개발 사이클 동안, 콜 오브 듀티는 반보 전진(슬레지해머, 트라이아크), 2보 후퇴(인피닛 워드)를 하며 제 자리를 맴돌 뿐이었다. 그리고 팬들은 매년 나오는 콜옵에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 다른 프랜차이즈들은 모던 워페어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자신만의 연출이나 방법론들을 찾아냈고, 게임 시장과 소비자도 거기 맞춰서 변화하였다. 배틀필드뿐만 아니라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등장, 배틀 로열 장르의 성립, 콜옵의 킬 스트릭 시스템을 한 단계 진화시킨 타이탄폴, 무료 플레이 게임을 재정의한 포트 나이트의 강세 등등을 통해 보았을 때, 이미 모던 워페어의 문법을 받아들인 제작자들은 그 노하우를 새로운 형태로 풀어내는 단계에 도달하였다.

 

요컨대, 콜 오브 듀티가 지금에 와서 모던 워페어의 리부트를 만든다는 것은 광활한 사막 위에 모래를 뿌리는 것과 같다. 더해진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빠진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이미 세상은 변해서 흘러가는데, 그 위에 인피닛 워드는 모두가 갖고 있는 기본 소양을 한 움큼 더한 물건을 시장에 출시하려 하고 있다. 그 물건이 바로 모던 워페어 리부트다. 그나마 슬렛지 해머와 트라이 아크가 조금씩 변주를 주면서 이 프랜차이즈의 생명선을 조금씩이라도 늘려보려 했었지만, 그 간의 노력들은 이번 모던 워페어 리부트로 모조리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남들은 10년 간 바뀌었는데 이 프랜차이즈는 다시 10년 전 원점으로 돌아가버리겠다고 선언한 꼴이 되었으니까.

 

물론,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매도나 폭언은 자제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번 모던 워페어 리부트는 외부적인 요인 측면에서도 불안하다. 일단은 기존 블옵 4와의 포지셔닝의 문제다. 블옵 4는 분명하게 멀티플레이만 존재하는 서비스로서의 게임이다. 멀티플레이로서 모든 것을 거머쥐겠다(코옵, 소규모 팀파이트, 그리고 배틀 로열까지)는 블옵 4의 실험은 분명 흥미로웠고, 많은 팬들에게 어필할 여지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모던 워페어 리부트는 본 작과 블옵 4 간의 동종 포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기존 콜옵들도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 새로운 작품을 하지 않고 이전 작품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완전히 멀티플레이에 올인하고, 시리즈 최초로 새롭게 추가된 배틀 로열 모드까지 있는 블옵 4는 콜옵 내에서도 전례가 없는 작품이었고, 콜옵과 팀포 2/오버워치의 경계선상에 놓인 특이한 작품이었다. 거기에 구작으로의 회귀를 외치는 작품을 얹는다면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콜옵 팬덤 층을 반으로 쪼갤 여지가 있다. 즉, 블옵 4의 존재는 모던 워페어 4에게 있어서는 독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그것은 바로 액티비전의 이해가 안되는 행보다:액티비전은 슬렛지 해머-트라이 아크-인피닛 워드의 3년 개발 체계를 트라이 아크-인피닛 워드(+슬렛지 해머)라는 2년 개발 체계로 바꾸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인피닛 워페어나 고스트나 모던 워페어 3 같은 작품을 만드는 제작사를 죽이지 않고 살리고, 슬렛지 해머 같이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면서도 흥행도 성공한 회사를 역량이 후 달리는 제작사 밑에 붙여준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으로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블옵 시리즈를 만드는 트레이아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다시 2년 체계로 돌아가버렸으니 트레이아크의 운신 폭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었다.

 

블옵 4의 성공 이후 액티비전이 했어야 했었던 것은 새로운 작품을 더 빨리 더 적은 인원으로 뽑아내는 것이 아닌, 팬층이 그 게임을 오래도록 붙잡고 즐길 수 있게끔 지원해야 하는 것이었다. 팬들은 이미 1년 단위로 바뀌는 콜옵 멀티 환경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모드인 블랙아웃도 프랜차이즈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정과 노하우를 쌓아올리는 기간이 필요했었다. 하다 못해 1년 정도는 블옵 4에게 기회를 주고 지속적인 이벤트와 서비스 등을 개최했어야 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 대신 그들이 선택한 것은 낡아빠진 명작의 리부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번개처럼 달리는 자는, 천둥과도 같이 무너진다고. 물론, 모던 워페어 리부트는 분명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작 블옵 4나 전전작 WW2 정도의 성공이 될 수 있을까? 시장은 점점 가혹해지고, 좋은 게임은 넘쳐나며, 콜옵식 데스매치 위주의 멀티플레이는 이제 구식이 되었다. 이건 이미 블옵 4도 인정한 부분이다. 거기에 탱크 몇대 추가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제 번개 같은 섬광이 천둥과도 같이 무너질 때가 오고 있다. 모던 워페어 리부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랜차이즈의 종말의 서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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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마이티, 슈페리어 난이도까지 클리어하고 쓰여진 리뷰입니다.
 
오락실 문화를 기억하고 연식이 오래된 사람들이라면 건틀랫, 파이널 파이트나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퍼니셔, 베어너클,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던전 앤 드래곤 2:쉐도우 오브 미스타라 등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벨트 스크롤 아케이드 장르(북미쪽 용어로는 빗 뎀 업Beat Them Up를 알 것이다. 여러명의 플레이어가 일직선형의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적들과 격투를 벌이고, 강력한 보스와 싸워 나가는 벨트 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은 한 때 오락실의 한 구석을 차지하였던 터줏대감이었다. 여러명의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수없이 몰려오는 잡몹들을 쓸어담고 강력한 보스를 때려잡는 쾌감이 이 장르의 주요한 매력이었다. 하지만 아케이드 문화가 쇠퇴하고 게임 시스템의 물리적 기변이 크게 변하면서 벨트 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정확하게는 장르의 특징들이 지금의 장르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기믹과 시스템으로 분절 되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벨트 스크롤 액션 장르의 경험을 2019년에 되살린 게임이 있었다. 바로 이번에 리뷰하게 된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가 그 주인공이다.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개발 과정에서부터 뒷 이야기가 많은 게임이었다. 얼티밋 얼라이언스 1편이 평단과 대중들에게 찬사를 받았지만, 2편이 그저 그런 평가와 함께 사라지면서 정식 후속작은 근 10년 가까이 나오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마블이 끊임없이 얼티밋 얼라이언스의 시스템을 방계 작품(마블 퓨처 파이트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등에 이식하였으면서도 후속작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치 마블이 '얼티밋 얼라이언스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모델'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아서 계속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닌텐도 스위치가 등장한다:게임 인포머와의 인터뷰에서 닌텐도는 마블에게 스위치의 프로토 타입을 시연할 기회가 있었고, 마블은 스위치를 보고 난 뒤 10년 가까이 잠자고 있었던 얼티밋 얼라이언스 3 프랜차이즈의 재가동을 결심했다고 하였다. 어떤 점에서 스위치가 얼티밋 얼라이언스에 이상적인 콘솔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후술할 분석과 스위치라는 하드웨어의 특수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마블이 생각하는 얼티밋 얼라이언스의 지향점은 하드코어한 게이머들과는 다른 무언가라고 판단할 수 있다.
 
리뷰에 앞서서 언급해야하는 전제가 있다: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B급 게임이다. 최근 트리플 A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영화적 연출이나 QTE,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드는 섬세한 시스템 등은 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노골적으로 이러한 최근의 트랜드들을 무시한다. 오히려 게임은 트리플 A 특유의 고풍스럽게 포장되어 있는 기교보다도, 노골적이고 값싼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러한 팀 닌자와 코에이 테크모가 이 노골적이고 값싼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들인 기교는 전혀 '싸구려'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전반적으로 값싼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플레이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진 게임이 되었다.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전작들이 그랬듯이, 다양한 마블 만화에서 등장한 케릭터들로 4명의 팀을 구성하여 적들과 보스를 물리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각 케릭터들의 무브셋은 기본적인 약공격과 약공격인 콤보 피니쉬, 강공격, 공중 공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킬셋은 R버튼+X,Y,A,B 조합으로 4가지의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 중 십자 버튼을 이용해서 각 버튼에 대응되는 케릭터를 조작할 수 있고, 때와 장소에 따라서 조작 케릭터들을 적재적소에 바꿔가면서 게임을 풀어나간다. 게임은 일직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게임에서 신경써야 하는 것은 적들을 스킬을 써서 물리치는 것 뿐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단순하고 특성없는 맥빠진 게임으로 느껴진다. 할 수 있는 건 일직선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것뿐이고, 액션 RPG라 하지만 다양한 스킬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팀닌자와 코에이 테크모는 여기에 몇몇 변주를 넣음으로써 독특한 게임을 만들어 냈다. 
 
 
첫번째 차별점은 게임 내의 적들의 호전성과 내구성이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코에이 테크모가 개발을 전담하였기 때문에 무쌍의 DNA가 필연적으로 들어 갔으리라 추측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무쌍 특유의 '아무것도 안하면서 몇대 툭툭 치면 곧바로 골로가는 적들'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의 적들은 대단히 단단하며 호전적이다. 일반 적들은 체력이 낮고 플레이어의 일반 공격에도 경직이 걸리지만, 압도적인 물량과 잦은 공격으로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하지만 일반 적들보다 문제가 되는 건 강적이다. 이들은 보스에 비해서는 약하지만 기본적으로 슈퍼 아머 상태(브레이크 게이지)이고, 슈퍼 아머를 깨기 전까지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억소리가 나오는 강력한 공격을 가해온다. 그렇기 때문에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무쌍 시리즈와 달리 적들 20~30명과 싸우는데도 상당한 난이도를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등장하는 적들의 세력에 따라서 공격 패턴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A.I.M의 적들은 기본적으로 사격 빈도가 높고, 강적의 경우 화염 장판을 깔거나 화염을 방사하거나 화염구를 날려서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하지만 하이드라의 경우, 일반 적이 사격 빈도가 낮은 대신, 강적들이 전기 속성의 공격을 가해와서 플레이어를 스턴에 걸리게 만는다. 센티넬은 보스급 몸집에 강력한 전기 속성의 빔 공격을 가하지만, 쓰러뜨리면 폭발하는 동력 코어를 떨어뜨린다. 일단 스토리 모드에서는 한번에 한 팩션의 적들만 나오기 떄문에 크게 어려울 것은 없지만, 팩션별 적들이 교차해서 조합하는 인피니티 리프트에서는 골때리는 상황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폭하는 센티넬이 나오는데 하이드라의 강적들이 플레이어를 전격으로 스턴을 먹여서 한 방에 플레이어 케릭터들을 한꺼번에 골로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 적과 강적들은 보스전에 비교하면 약과라 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가 보스전 디자인에 참조 한 것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의 MMORPG의 보스 레이드다:강적과 같이 슈퍼 아머가 달린 강력한 보스가 공격에 다양한 패턴을 쓰고, 보스가 깔아둔 설치물들이나 투사채 등을 피하면서 보스를 공략해야 한다. 이정도까지면 액션 게임에 MMORPG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바닥 깐 거 좀 피하세요 아'라는 귀찮은 요소를 섞은 것 처럼 보이지만, 제작자들은 바닥 이외에도 MMORPG에서 쓰인 다양한 기믹을 게임에 녹여놓는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보겠다:도르마무 전에서는 플레이어는 한 명이 암흑 크리스탈을 들고 적의 공격을 받아가면서 크리스탈을 충전하고 도르마무의 방어막을 깨야 한다. 만약 제대로 방어막을 깨지 못하면 공대 전멸기를 쓰듯이 도르마무가 파멸적인 피해를 플레이어에게 입힌다. 게임은 이런식으로 보스전 곳곳에 자잘하게 다양한 기믹이나 보스 패턴, 더 나아가서는 플레이어의 역할 분담을 요구하는 등의 공략을 요구한다. 그래도 게임이 장르 본질을 잊지는 않았는지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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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조합 리스트(간단), 상세 버전, 케릭터별 시너지 조합 여부 자료
 
 
이렇게만 본다면 '영웅 4명에 스킬 4개 갖고 어떻게 되는 구조가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모든 좋은 게임들이 언제나 그랬듯이,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플레이어에게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고 그것을 능가하는 강력한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 경우에는 시너지와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일 것이다. 우선 시너지부터 이야기해보자:시너지는 ZR+X,Y,A,B 버튼으로 발동할 수 있거나 다른 케릭터가 스킬을 사용할 때 A버튼을 눌러서 참여할 수 있다. 그렇게 되었을 때 게임은 각각의 스킬 판정 범위가 겹쳐지는 경우 정의된 시너지 효과를 발동시킨다. 스킬의 속성에 따라서 되는 조합이 있고 안되는 조합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케릭터의 스킬을 보고 팀 조합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시너지 공격이라는 개념은 이미 전작에도 있었다. 그러나 전작에서 스킬의 조합이 결국은 비슷비슷한 효과들로 점철되었던 것과 비교하였을 때,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의 스킬 조합은 개성적이고 파괴적이다. 시너지 공격은 기본적으로 잡몹의 경우에는 크게 날려버리거나(슬램+슬램), 위로 크게 띄워버려(라이징+라이징) 간이 CC기 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스킬들의 판정을 보스나 강적에게 겹치게끔 만들고 시너지 딜까지 누적(세이프 가드+빔, 러쉬+빔/래피드 파이어)해서 무지막지한 딜을 뽑아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특히 각 스킬별로 설정되어 있는 데미지나 슈퍼 아머를 부수는 능력의 척도인 브레이크 성능을 활용하여, 강적들이나 보스의 슈퍼 아머 게이지를 쉽게 줄여나갈 수 있다.
 
또한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이 있다: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은 무쌍 시리즈에서의 무적 필살기인 무쌍과 유사하다. 그러나 무쌍 시리즈의 그것과 다른 점은 4명의 팀원들이 참가할 수록 데미지 전체가 뻥튀기 된다는 점이다. 4명이 동시에 익스트림 어택을 가하는 얼티밋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텍은 데미지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관점에서도 대단히 만족스러운데, 4명의 필살기가 모두 작열해서 만들어내는 혼돈스럽고 파괴적인 광경은 플레이어가 적을 싹쓸어버린다는 쾌감을 안겨준다.
 
물론 항상 시너지 공격과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너지를 발동시키기 위한 스킬은 EP가 있어야만 쓸 수 있고,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 게이지는 플레이어가 피격되거나 적을 공격했을 때 조금씩 차오른다. 플레이어는 강력한 딜을 뽑아내기 전까지는 통상공격(공중 공격, 약공격-콤보 피니쉬, 강공격)을 최대한 활용해서 EP와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즉, 게임은 플레이 흐름에 있어서 전반적인 강약 흐름을 부여하고 있는데, '강:시너지/익스트림 어택을 가한다' - '약:소비된 자원을 채우기 위해 통상공격을 최대한 활용한다' - '강:기회가 될 때 다시 시너지/익스트림 어택을 가한다' 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흐름에 강약을 부여하는 것 외에도 독특한 변수가 게임에 개입한다. 그것은 바로 협동 플레이다. 협동 플레이를 하게 되면 솔로 플레이보다도 많은 변수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시스템은 시너지의 정의를 'ZR+X,Y,A,B로 발동하는 것'이 아닌 '시너지 속성이 부합하는 두 스킬이 판정이 겹쳐진 경우'로 두었다. 물론 ZR+X,Y,A,B 는 EP 소모가 심하긴 하지만 AI 플레이어에게 신호를 보내서 확실한 시너지 공격을 성립시킨다. 하지만 복수의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면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발동시켜 판정을 겹치게 하는 것으로도(두 플레이어가 R+X,Y,A,B로 스킬을 발동시키고 판정을 겹치게끔 하는 것) 시너지를 발동시킬 수 있다. 
 
이러한 시너지의 광범위한 정의는 게임에서 협동의 요소를 큰 폭으로 넓혀뒀다. 예를 들어, 러시 속성의 스킬로 울버린 플레이어가 공격을 시작하면 데어 데빌 플레이어는 러시 속성 공격을 발동시켜서 광역 공격을 발동시키고, 엘사 플레이어는 원거리에서 래피드 파이어 속성 공격을 발동 시켜서 2개의 시너지 효과(러시+러시, 래피드 파이어+러시)를 동시에 일으킬 수 있다. 데미지는 기존 시너지 발동과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더 나아가서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의 경우도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공격을 순차적으로 발동하여 효율을 극대화시킬수도 있다. 모든 일반 적과 강적들을 끌어들이는 매그니토의 익스트림 어택을 발동 시킨 뒤, 나머지 케릭터들의 익스트림 어택을 한꺼번에 발동시켜 화력을 집중하여서 적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게임은 혼자서 할 때보다 다른 플레이어를 끌어들여서 했을 때, 더 많은 전략의 유연성이 생겨나게 된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것이 티가 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힘을 줘야할 곳과 안줘도 되는 부분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 대신, 기본적으로 코옵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에 많은 방점을 찍었다.(시너지 공격과 얼라이언스 익스트림 어택 등) 이러한 작품이 만들어진 이유는 마블이 얼티밋 얼라이언스라는 게임 프랜차이즈의 본질을 '단순하지만 여러 명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치를 고른 이유도 스위치가 한 시스템으로 두명의 협동 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점, 그리고 휴대 기기의 성능을 활용해 오프라인 코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였을 것이다.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감수성이 몰려오는 적들을 가벼운 콤보 등을 이용해 물리치는 것과 여러명의 플레이어가 같이 플레이하는 것 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이 장르의 정통 후계자라 할 수 있다.
 
 
물론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단순히 그 시대의 감수성을 살리는 것에 천착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한 만큼 게임은 RPG 다운 성장과 육성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레벨링과 스킬 업그레이드, 팀 전체에 부여할 수 있는 패시브 등을 지원하지만 일방향 적인 성장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신 게임은 ISO-8이라는 장비품을 통해서 케릭터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택했다. ISO-8은 RPG로 치면 장비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스탯을 올려주는 것을 넘어서 케릭터의 성능에 변화를 주는 다양한 패시브 효과를 제공한다. 강공격의 데미지를 올려주거나 속성을 부가하는 ISO-8이 있기도 하며, 적에게 노려질 확률을 올리거나 경험치 증가, 레어 장비 획득, 특정 조건에서 EP/HP 회복 등의 조건을 가진 ISO-8들이 많다. 가장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두가지 ISO-8의 성능이 합쳐진 무지개 색의 ISO-8인데, 이걸 파밍할 정도가 되면 케릭터 세팅이 완성되는 단계라 이 게임에 있어서 엔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레벨링과 스킬 업그레이드, 팀 패시브,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ISO-8 파밍은 자연스럽게 노가다로 귀결된다. 하지만 스토리는 중간 중간 컷씬이 많고 어떤 것을 얻을지 모른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인피니티 트라이얼이다. 인피니티 트라이얼은 기존 스토리 모드에서 특정한 스테이지나 보스전을 때와서 다양한 조건을 걸고 플레이하는 모드로, 파밍의 기본이 되는 모드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보스전에 강적이 난입하는 것도 모자라 보스가 추가로 두명이 더 있다던가, 시너지 이외에는 어떤 공격도 먹히지 않게끔 조정한다던가,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달아서 없어지게끔 한다던가 등의 다양한 보정이 걸려있기 때문에 한번 한 게임을 반복한다는 느낌 없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전반적으로 게임 퍼포먼스는 문제가 없는 편이다. 시너지나 익스트림 어택이 들어갈 시에 프레임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구간들이 있지만, 이 부분 때문에 게임이 진행이 불가능하거나 그런 일은 없다. 다만 문제는 퍼포먼스 쪽보다는 카메라다. 게임은 이전작들 처럼 먼거리에서 카메라를 잡는 클래식 카메라와 플레이어 등 뒤에서 카메라 시점을 잡고 3인칭 액션 게임을 하듯이 구성한 히로익 카메라로 두가지 카메라 모드를 설정하였다. 하지만 어떤 쪽이든 카메라가 구석에 끼어서 버벅거리거나, 벽에 부딪혀서 갑자기 카메라가 이상한 방향을 바라본다던가 등의 문제가 있다. 아마도 패치로도 고쳐질 수 없는 부분으로 보여지는데, 게임 전반적인 완성도와 별개로 이상한 부분에서 게임 재미를 깎아먹는 점은 매우 아쉽다.
 
결론적으로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훌륭한 B급 게임의 표상이다. 게임은 분명 싸게 만들어졌지만, 들어가야할 것들은 모두 들어가 있고, 시스템을 크고 거칠게 굴리는 대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코옵 등을 통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해서 연구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무쌍 시리즈를 만든 회사의 작품인 만큼 무쌍이 일정 부분 겹쳐보이긴 하지만,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무쌍과는 색다르며 계보가 다른 게임이다. 여러 명과 함께 즐기거나, 반복적인 플레이를 원하는 플레이어라면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충분히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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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위치 및 PS4 버전으로 쓰인 리뷰입니다.

 

모탈컴뱃은 30 가까이 장수한 게임 프랜차이즈다. 물론 프랜차이즈 특유의 정성 넘치는 고어 연출 덕분에 북미 게임 심의 제도 설립에 혁혁한 (?) 세우기도 하였지만, 프랜차이즈가 오랜 기간 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았을 있었던 것은 잔인성을 뛰어넘은 게임으로서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모탈컴뱃 2011 원작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 모탈컴뱃 시리즈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트리플 A 격투 게임이라는 희귀한 위치를 점하였고, X 때는 누적 판매량 1100만장이라는 진귀한 기록을 세우면서 모탈컴뱃이 잔인함을 넘어서 격투 게임으로써도 완성도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이러한 성공은 일본 격투 게임의 흐름 계보와 차별화된 모탈컴뱃 만의 독자적인 노선에 기반하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격투게임으로 모탈컴뱃만의 특징들로 선입력과 버튼가드를 꼽는다. 물론 게임 플레이에 시스템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버튼 가드 덕분에 역가드 공방이 성립되지 않고, 선입력 시스템 때문에 상대적으로 콤보 입력 난이도가 여타 격게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시스템만으로는 모탈컴뱃 시리즈의 공방 흐름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다. 시스템을 제외하더라도 모탈컴뱃의 흐름은 어딘가 일본식 격투 게임의 흐름과 비슷하면서 다른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짚어내는 것은 매우 힘들다. 이는 모탈컴뱃의 출발이 스트리트 파이터 2라는 전설적인 일본 격투 게임에서 시작하였지만, 30년의 역사를 통해서 사소한 디테일들에 변주들을 더해가면서 자신만의 게임 플레이를 구축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탈컴뱃 게임 플레이의 특수성을 논할 , 사소한 디테일에서 비롯되는 차이점을 기술하기 보다는 격투게임의 장르틀에서 게임을 접근하고 각각의 디테일의 차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접근하는 것이 올바르다. 격투 게임 장르를 단어로 요약하자면 판단과 상성이다:기본적으로 격투 게임은 공과 수를 교대해가면서, 상대의 가드를 뚫거나 상대의 오판을 캐치해서 역공을 가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격투 게임이 오랫동안 자신만의 문법을 공고히 하였어도 이러한 기본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모탈컴뱃 9 이후, 모탈컴뱃 시리즈가 돌아가고자 곳은 기존 2D 프랜차이즈로의 회귀였다. 2D 회귀하면서, 모탈컴뱃은 기존의 자원 시스템을 모두 개편하여 11까지 이어왔다:콤보 탈출기인 콤보 브레이크와 필살기를 강화하는 인헨스드 액션,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필살기 개념인 엑스레이 공격까지 도입되었다. 9, 10, 11편까지 모두 각기 다른 시스템들을 갖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9편의 변화에 모든 뿌리를 뒀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방 체계의 변화일 것이다. 우선 모탈컴뱃 9 이후의 게임들은 일반적인 격투게임의 상중하단 판정과 다르게 오버헤드-상중하단 판정이라는 4지선다의 판정 선택지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콤보 시스템이 일종의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특기할만한 사항이다. 콤보Kombo 불리는 콤보 시스템은 아크 시스템 게임과 같은 자유로운 기본기의 연쇄가 아닌 고정되어 있는시스템으로 콤보 사이에 필살기의 강화판인 인헨스드 무브를 집어넣어서 콤보를 연장시켜 '기본기'-'필살기 강화'-'기본기...' 구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얼핏 보면 중단 판정의 공격이 오버헤드로 옮겨간 것과 콤보 시동이 정해져있는 이외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보이지만, 실제로 이러한 판정의 구분은 모탈컴뱃의 공방흐름을 독특하게 만드는데 일조하였다.
 
기본적으로 격투 게임에서 상중하단을 구분한 것은 앉아서 가드할 것인가/서서 가드할 것인가 라는 이지선다 심리전을 확립하기 위해서 도입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드를 올려서 공격을 가드하는 상황 자체가 자신의 선택지를 줄이는 판단이 되기에 가드 프레임 이득을 노려서 상대에게 반격을 가하는 판단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러나 모탈컴뱃은 실질적으로 하단 가드를 부수기 위한 오버헤드 판정의 공격 모션을 크게 만들어서 '앉아 가드 상태에서도 보고 서서 가드로 전환할 있게끔' 만들었으며, 중단이 '서서 가드/앉아 가드에도 캐치되게끔' 만들어서 기존의 공방 체계에서 가드를 더욱 단단한 방향으로 만들었다. 또한 콤보 시동 루트나 콤보 시동 이어지는 움직임이 정해져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공격을 보고 예측하기 쉬운 구조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미 판단을 내리고 공격을 내는 순간에서부터 상대의 움직임은 거의 대부분 예측 가능한 수순이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탈컴뱃에서 가드는 대단히 중요하다 있다.
 
결과 모탈컴뱃은 '단단한 가드를 어떻게 깨부수느냐' 핵심이 되는 게임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격투게임 공통의 근접 견제라 있는 앉아 약속 히트/가드 후의 상황에서 상대가 공격/방어할 것을 예측하고 이후의 공수 공방 판단을 한다:앉아서 가드할 것인가, 상대가 헛칠 것을 노리고 뒤로 살짝 빠져서 리치가 기본기로 콤보를 시동 것인가, 아니면 계속 가드할 것을 노리고 잡기로 이행할 것인가 등등의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것들이 '가드' 전제로 하고 있는 점에서 모탈 컴뱃은 가드 상황을 캐치하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자주 있는 것들이 바로 모탈컴뱃 프로 씬이다:때때로 프로 플레이어들이 근접한 상황에서 가드 버튼을 누른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있는데, 이것은 자신이 상대 공격을 가드하고 나서의 후상황을 잡아내겠다는 프로 플레이어들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도 모탈컴뱃의 끝은 '잡기로 어떻게 상대 가드를 흔드는가'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는데, 실제 잡기 풀기 자체도 ' 잡기 풀기/ 잡기 풀기' 나뉘어져 있어서 5050, 이지선다의 양식을 취하고 있는 것도 잡기 역시도 심리전의 연장선으로 구성되었다.
 
11 위에서 다룬 전제에서 새로운 흐름들을 쌓아올린다. 가장 변화는 10편에서 보여준 런캔슬 - 대쉬/달리기 시스템을 개편하여, 대쉬나 이동 속도를 대폭 느리게 만들었다. 10편에서 런캔슬 - 대쉬/달리기 시스템은 거리 조절이나 퍼니쉬 등의 견제전을 무색하게 만들고, 상대를 눕힌 후에 달려서 억지로 구석으로 몰아가거나 기상 공방의 선택지를 줄여버렸다. 또한 게임 자체의 속도를 끌어올려서 '이해는 되지만, 눈으로는 따라갈 없는' 난이도 높은 게임을 만든게 문제였다. 그래서 11편은 이러한 상황 자체를 피하기 위해서 달리기나 런캔슬 자체를 무효로 만들고 게임의 템포나 완급을 조정하였다.
 
그리고 게임은 자원 시스템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9편과 10편은 공용 게이지 3개를 이용해서 엑스레이 - 콤보 브레이커 - 인핸스드 무브를 사용하게끔 했다. 하지만 11편은 공격용 게이지 2 - 방어용 게이지 2개로 자원 시스템을 두개로 쪼게서 인헨스드 무브는 공격 게이지만 사용하게끔, 기상 공격이나 기상 구르기/낙법 등의 행동은 방어 게이지만 사용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여타 격투 게임과 다르게 게이지는 공격이나 방어 여부에 관계 없이 일정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채워지게끔 되었다.
 
결과, 게임은 입문자/초보 친화적인 게임이 되었다:우선 공격 게이지가 2개로 줄어든 점은 기존 인핸스드 무브를 이용해서 콤보 연장을 있는 기회를 줄인 것이기 때문에 콤보의 잠재 데미지를 낮추고 한번에 50% 이상의 체력을 깎는 기회 자체를 줄였다. 나아가서 기존의 자원 시스템이 ' 많은 공격을 가할 수록 빠르게 차오르는 방식'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채워지는 시스템은 초보자나 고수나 양쪽에게 평등한 공격 옵션을 부여하려는 것이었다. 또한 공중 콤보 탈출용인 낙법이 방어용 게이지만을 사용하게 것도 변화의 꼭지라 있다.
 
이렇게만 본다면 모탈컴뱃 11 게임이 대단히 느리고 방어적인 게임으로 보일 있다. 하지만 제작사들은 여기에 기존 시리즈의 액스레이 공격을 두가지로 쪼게어서 시스템을 분화시키는 것으로 해결책을 마련하였다. 첫번째는 크러싱 블로우다. 크러싱 블로우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성립되는 공격(예로 들어, 모든 케릭터의 공용 크러싱 블로우인 상대의 상단을 앉아 강펀치로 카운터 치는 경우)으로 게임에 번만 발동시킬 있다는 점에서 와일드 카드와 같은 기믹이다. 하나 같이 특정한 상황에서의 조건을 맞춰야 발동되는 어려운 기믹이지만, 한번 발동되면 전황을 뒤집어 엎을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앉아 어퍼컷의 크러싱 블로우의 예를 들어보자. 기본적으로 모든 케릭터가 갖고 있는 대공기인 앉아 어퍼컷은 방의 데미지가 치명적이긴 하지만, 맞춘 절대로 콤보 등으로 추격이 불가능하고 가드 등을 했을 상황이 불리해서 함부로 쓰기 어려운 기술이다. 그러나 앉아 어퍼컷의 크러싱 블로우가 발동하면 안그래도 한방 데미지가 높은 어퍼컷의 데미지를 뻥튀기 시켜줄 뿐만 아니라, 여타 콤보 등으로 추격할 있게끔 상대의 낙하궤도가 바뀌는 변화가 생긴다. , 기술의 데미지 뿐만 아니라 기술의 성격이나 후상황 마저도 바꿔버린 것이다. 이런 식의 치명적인 한방을 제대로 먹일 있다면, 콤보 게이지 감소로 발생한 콤보 데미지 포텐셜을 이전작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대신, 모든 크러싱 블로우는 게임 번씩만 발동되기 때문에(예를 들어, 앉아 어퍼컷 크러싱 블로우를 발동 시켰으면, 이후에는 다시 발동을 없다.), 크러싱 블로우는 모든 게임을 싸움으로 만들지 않는다.
 
엑스레이 공격의 기믹을 이어받은 페이탈 블로우도 게임의 흐름을 바꾸는데 한몫하였다. 기존의 엑스레이 공격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콤보 브레이크나 인헨스드 무브가 게임 내에서 많이 사용되어서 게이지를 3개까지 모을 일이 거의 없었고, 전략적으로도 그닥 매력있는 선택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걸 간파한 제작자들은 페이탈 블로우를 ' 게이지가 없어도 사용할 있게끔' 만드는 대신에 특정 체력(30%) 미만으로 내려갔을 때문 사용할 있게끔 만들었다. 슈퍼 아머 때문에 상대의 1타를 무시할수 있을 뿐더러, 데미지가 절륜해서 게임을 뒤집을 있다는 점에서 페이탈 블로우는 기존의 엑스레이 공격보다 위상이 올라갔다. 또한 일정 체력 미만일 때만 있기 때문에 밀리는 쪽이나 이기는 쪽이나 페이탈 블로우를 의식하면서 싸우는 긴장감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요약하자면 모탈컴뱃 11에서의 변화들은 10에서의 게임 흐름을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속도를 줄이되 한번 한번의 선택이 치명적이게끔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10편과 매우 이질적이긴 하지만, 틀에서 본다면 가드를 전제로 게임 플레이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게임은 여전히 동일하다고 있다. 결과적으로 놓고 본다면, 모탈컴뱃 11 격투 게임으로서의 구조는 프랜차이즈의 연장선이라 있다.

 

 

 

 
모탈컴뱃 11 전반적인 콘텐츠 구조는 인저스티스 2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 사람과의 대전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도 다양한 변수들이 가미되어 있는 기간한정 AI 대전 콘텐츠인 타워를 통해서 기어나 스킨을 모으고 게임을 계속해서 플레이할 있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구조는 모바일 게임이 연상된다:기간한정으로 콘텐츠가 로테이션을 돌고, 콘텐츠 참석을 통해서 재화를 모으고, 무작위 확률로 보상을 획득하는 가챠 시스템까지 모탈컴뱃 11 존재한다.
 
물론, 격투 게임이 대인전의 하드코어함으로 플레이어 수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기에 이러한 모탈컴뱃 11 변화는 긍정적이라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보상을 획득하는 과정에 무작위 확률이 개입하는 가챠 시스템이 들어간 것이다. 전작 10에서 페이탈리티나 스킨 등을 언락하는 용도로 썼던 크립트는 플레이어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인게임 재화인 코인만 모아서 모든 재화를 해금할 있는 콘텐츠였다. 그러나 11 크립트는 상자를 열때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문제가 있으며, 심지어 크립트 내의 모든 상자를 열어도 원하는 기어나 스킨을 얻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스킨이나 기어의 숫자는 엄청나게 많은데, 원하는 것을 확정적으로 얻을 있는 방법이 언제 등장할지도 모르는 기간한정 타워와 크립트 밖에 없다는 점은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들만한 요인이다.
 
스토리 측면에서 11편은 9편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중요한 꼭짓점으로 알맞게 마무리 되었다. 물론, 모탈컴뱃에 그동안 등장해왔던 매력적인 선역/악역 케릭터들이 많았지만 그들 선역에만 이야기 전개에 초점을 맞춘 , 몇몇 중요한 복선들을 뭉뚱그려서 처리한 점은 다소 아쉽다. 그러나 11 마무리는 게임 프랜차이즈들이 스토리 아크를 마무리 지을 겪는 문제점들을 그럭저럭 회피한 것처럼 보인다.
 
플랫폼 관점에서 본다면 모탈컴뱃 11 PS4에서는 완벽하게 작동을 한다. 애시당초에 콘솔이 메인인 프랜차이즈인만큼 연출이나 60프레임을 칼같이 지켜내는 것은 시리즈가 갖춰야 하는 기본 소양이다. 하지만 문제는 스위치 버전이다. 일단 프레임이나 안정성 자체는 7 업데이트를 통해서 어느정도 확보되었다. 5 발매 당시나 6월에는 프레임이 일정하지 못했고, 심지어는 크립트 모드에서 잦은 튕김으로 인해 안정성도 여타 플랫폼에 비해서 떨어졌다. 물론 지금에서는 왠만한 퍼포먼스 이슈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60프레임 유지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가장 문제는 모바일 게임의 콘텐츠 구조를 그대로 집어넣겠다고 하면서 게임이 온라인에 상시 접속되어야만 게임 전반을 즐길 있는 구조로 바꾼 것이 스위치의 휴대용/거치기 하이브리드 콘솔이라는 개념과 상충되면서 생겼다. 스위치 휴대모드의 경우, 와이파이 환경에 따라서 접속이 불안정할 때도 있으며 슬립모드 전환시 강제로 인터넷 연결을 끊기 때문에 게임 서버와의 연결이 끊기는 일이 자주 있다. 문제는 모탈컴뱃 11 항시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어야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결과, 스위치 버전 모탈컴뱃은 이동 중이나 잠시 게임을 쉬어야 하는 타이밍에 게임을 끄고 나가야 하는 불편한 구조로 진행된다. 스위치 버전을 살때는 점을 구매에 있어 고려하여야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모탈컴뱃 11 9 10 비교하여 보았을 , 많은 부분 달라졌지만 이전의 기조를 잃지않고 유지하는 프랜차이즈의 정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특히, 입문 난이도가 9 10 비교하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은 좋은 부분이긴 하다. 다만 크립트 콘텐츠나 항시 온라인 접속을 요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사람들의 호불호를 살만한 부분이 있다. 이런 점을 제외한다면 모탈컴뱃 11 구매를 해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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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를 공유 기능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닌텐도 온라인 가입이 필수적입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를 리뷰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만드는 툴'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슈퍼 마리오 메이커 시리즈는 과거 이전부터 "개조 마리오" 또는 "막장 마리오" 등으로 알려져 있는 기존 게임을 개조하여 원래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서 존재하지는 않는 새로운 스테이지를 만드는 전통에 기반하고 있는 작품이다. 인터넷의 여명 때부터 플레이어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오토 마리오나 클리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게 만들어진 막장 마리오들은 영상이나 롬의 형태로 공유되고 향유되었다. 따라서 슈퍼 마리오 메이커 류의 장르들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는 이 전통에 대해서 비추어 보아 툴에 대한 평가와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대해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메이커를 통해서 만들어진 개별 스테이지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인 게임 리뷰나 평가론에 근거하여 다룰 수 있을지라도, '만드는 툴'과 '공유되는 방법'에 대한 평가는 기존의 게임 리뷰 및 평가 방법론에 비추어 접근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툴과 공유되는 방법이란 만들어진 결과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결과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자 그것이 공유되는 환경 전반에 대한 평가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의 방법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인프라에 대한 평가로 접근해야 한다.

 

일례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와 유사한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리틀 빅 플레닛 시리즈의 사례를 보자:리틀 빅 플레닛 역시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하며, 마지막에는 그것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를 다루는 게임이었다. 리틀 빅 플레닛은 하나의 소프트를 구매함으로써 스테이지를 만들고, 플레이하고, 그것을 공유하게끔 하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제작-공유-플레이 한 접점에 뛰어들어드는 것만으로 위 사이클을 계속해서 반복할 수 있게끔 하는 동기(나도 만들어서 남들과 공유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해보고 싶다 등)를 제공하였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도 제작, 공유, 플레이를 접점 별로 살펴보고 그것이 하나의 인프라로써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작품으로 완성도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의 제작 환경이다. 기본적으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는 슈퍼 마리오(패미콤), 슈퍼 마리오 3(패미콤), 슈퍼 마리오 월드(슈퍼 패미콤),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위), 슈퍼 마리오 월드 3D(위 유) 5개 작품에 대한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 각각의 제작 환경은 서로 각기 다른 오브젝트들과 조작환경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처음에 어떤 환경의 슈퍼 마리오를 제작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3D 월드의 슈퍼마리오를 선택한 경우, 월 점프나 공중에서 스핀을 할 수 있는 기능이나 고양이 마리오 변신 기믹이 존재하지만, 패미콤 버전이나 슈퍼 패미콤 버전의 슈퍼 마리오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에 따른 기믹들은 후술 한 플레이에 있어서도 조금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환경에 따라서는 플레이나 제작환경이 상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 제작할 때는 애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이러한 버전별 차이에 대해서 정보를 미리 알려주거나 가이드나 팁을 주는 항목을 가시적으로 집어넣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제작 측면에서는 처음 제작을 시도하는 유저에게도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제작은 휴대모드에서는 터치 스크린으로, 독 모드에서는 패드로 조작을 하게 되는데 양쪽 다 편리하지만 휴대 모드 쪽이 터치 스크린으로 오브젝트를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쪽이 더 직관적이라 할 수 있다. 제작 모드를 선택하였다면, 이후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의 스테이지 제작 진행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나뉜다:어떤 장애물을 배치할 것인가, 그리고 그 장애물을 플레이어가 돌파할 수 있는가 다. 기본적으로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스테이지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노하우는 어떻게 되는지는 본작에서 처음으로 추가된 싱글 플레이 모드를 해보는 것이 좋다. 각 테마별로 존재하는 기믹들을 이용해서 스테이지를 만들어놓은 본작의 싱글 플레이는 어떻게 하면 무난한/도전적인 스테이지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슈퍼마리오 스테이지를 제작함에 있어서 게임 개발자 관점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튜토리얼도 참조할만하다. 전반적으로 작은 만담 형식으로 되어있는 튜토리얼은 단순하게 줄글로 스테이지 제작의 요소를 논하기보다는 요즘 세대 플레이어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작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만하다.

 

장애물을 설정하였다면, 이제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는 제작 후 +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곧바로 플레이 모드로 들어가게끔 설정하였다. 그리고 해당 장애물 구간을 플레이 하고 나서 제작 모드로 돌아왔을 때, 마리오가 움직인 모양을 궤적의 형태로 표현하여 준다. 이러한 궤적의 표시는 게임 스테이지를 다듬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데, 게임 내의 장애물이 클리어 가능한지 여부나 더 나아가서 좀 더 높은/낮은 난이도의 장애물 설치가 가능한지 여부 등을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 제작은 기본적으로 타일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모든 장애물이나 제작물들은 '몇 타일'을 차지하는가로 구성되어 있고, '기본 마리오의 크기=1 타일'이기 때문에 점프의 궤적이나 장애물 및 오브젝트 배치가 상당히 직관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이렇게 타일 중심으로 게임을 배치한 것은 동시에 기존 개조 마리오 시리즈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 제작할 수 있는 여지를 줄였다고도 볼 수 있다. 기존에서 오브젝트의 크기나 다양한 요소들이 제작자가 원하는 데로 조정이 가능했다면,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타일 단위로 제작을 쪼게 놓은 것은 제작의 난이도를 떨어뜨리고 직관적으로 게임을 구성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플레이했을 시에 마리오의 궤적도 결국은 마리오의 판정이나 범위를 타일 단위로 해체시켜놓은 것이기 때문에, 장애물 제작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테이지는 공유되어야 한다. 플레이어들이 올린 스테이지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뜨는 스테이지, 베스트 스테이지, 새로 올라온 스테이지)로 나뉘어지며, 각각의 스테이지들은 플레이어가 플레이해보고 좋아요나 플레이 후기를 상세하게 남길 수 있다. 흥미롭게도 슈퍼마리오 메이커 2에서 스테이지가 공유되는 것은 닌텐도가 자사 플랫폼인 위유와 3DS를 통해서 서비스한 SNS 미버스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즉,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이 모두에게 오픈되어 있는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닌텐도가 철저하게 내부통제를 하는 소셜 서비스라 할 수 있는데, 도장 시스템이나 댓글을 그림으로 남길 수 있는 점, 닌텐도가 정해준 방식으로만 소통하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점 등은 많은 부분 미버스와 유사하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점은 스테이지를 공유하는 외부의 인프라가 아닌, '게임 스테이지 내부'에도 스테이지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스테이지 내에 댓글을 남긴다던가, 플레이어가 죽었을 때 다른 플레이어들은 어디서 죽었는지를 남겨주는(다크소울이나 데몬즈 소울에서 보았던 혈흔과 비슷한 시스템) 표식 등은 이 스테이지가 그저 1회 플레이하고 단발적으로 끝나는 스테이지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공유의 장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내부/외부 공유의 인프라를 통해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게임을 넘어선 SNS이다:SNS에서 가장 재밌는 콘텐츠는 사람 그 자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의도했는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머릿속을 꿰뚫어 보는 것이 SNS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이러한 사람의 생각을 스테이지의 형태로 양식화시켜놓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재미를 통해서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플랫폼 게임의 형식을 넘어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어내고자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게임 외부의 평가를 SNS의 형태로 양식화한 것을 넘어서 내부에도 댓글이나 죽은 자리를 표시하는 등의 기믹을 삽입하였다. 그 결과,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이전의 메이커 류의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상호작용들(함정 위치를 알려준다던가, 낚시를 한다던가 등)을 갖게 되었다.

 

플레이 관점에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일반적인 마리오 플레이(스테이지를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클리어하는 것) 외에 크게 두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다.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는 플레이어가 쉬움, 중간, 어려움, 매우 어려움 4개의 난이도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목숨이 다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이 만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나 가는 시스템이다. 어떻게 보면 스테이지를 공유하는 메인 코스 외에 다양한 코스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도전 양식이다. 다양한 코스를 무작위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는 클리어나 달성에 대한 동기 부여나 보상이 거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 외에 추가된 것은 4명의 경쟁/협력 플레이를 하게끔 만든 멀티플레이 모드일 것이다:시리즈 최초로 도입된 멀티플레이 모드는 4명이 얼마나 협력하였는지, 혹은 누구보다 더 빨리 코스의 끝에 도착하였는지 여부에 따라서 협동과 경쟁으로 나뉜다. 초창기에 상당한 렉이 걸렸던 점을 제외한다면, 코옵보다도 경쟁 멀티플레이는 상당히 재밌는데 기존의 2인 오프 코옵을 괴상한 형태로 비틀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괴상망측하고 즐거운 의미로 혼란스럽다. 가장 쉬운 스테이지마저도 다른 플레이어의 존재 때문에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다는 점에서 4인 경쟁 플레이는 흥미롭고 잠재 가능성이 높은 모드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기존의 '만드는 게임들'(리틀 빅 플래닛 같은)에서 제작 난이도는 낮추되 SNS로서의 생각과 의사소통 교류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며, 경쟁 멀티 플레이나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 등은 게임의 플레이 시간을 대폭 늘려주는 요소다. 물론 몇십 년 간 이어져왔던 개조 마리오의 악랄함이나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는 많은 부분 잘려나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난이도의 스테이지들은 '이걸 어떻게 클리어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악랄하다. 그만큼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으며, 스위치를 갖고 있다면 꼭 한번 플레이해봐야 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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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킥스타트로 펀딩을 받아 제작된 이가라시 코지(통칭 IGA)의 신작 블러드스테인드는 옛 악마성의 추억을 잘 살린 작품으로 평단과 판매량 양쪽 모두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나후네 케이지가 마이티 넘버 나인으로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을 남긴것과 비교해서 본다면 IGA의 성공을 놀랍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IGA가 마지막 작품인 빼앗긴 각인 이후로 11년만에 내놓은 완벽한 신작이라면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블러드스테인드가 고전적인 악마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것도 한몫할 것이다:게임은 전설적인 월하의 야상곡부터 휴대용 기기로 등장한 빼앗긴 각인이나 창월의 십자가, 효월의 윤무곡, 폐허의 초상화 같은 현대적인 작품들을 모두 섞어서 한데 어우르는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블러드스테인드라는 게임이 IGA 게임의 집대성이라는 점에서 블러드스테인드는 구태의연하다. 느린 게임 템포와 월하의 야상곡에서의 커멘드 입력 필살기 등등 인디 게임들이 '매트로배니아'라는 태그를 붙이면서 게임을 쌓아올린 것에 비하면 여전히 자가 복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자가 복제적인 콘텐츠를, 97년 발매된 월하의 야상곡에서 빼앗긴 각인까지 이어지는 11년을 하나의 게임에 응축하였기 때문에 블러드스테인드는 그 가치가 있다.

 

이 글에서 간략하게 다루고자 하는 것은 '어째서 블러드스테인드는 킥스타트 프로젝트에서 성공하였는가?'다:우리는 이미 마이티 넘버 나인과 같은 작품들을 본 적이 있다. 유명한 개발자가 메인이 되었고, 시대에 떠밀려 사멸한 장르가 대상이고, 팬들이 관심을 모았으며, 마지막으로 펀딩이 기대금액을 초과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점 등에서 마이티 넘버 나인과 블러드스테인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의 성패를 좌우하였을까? 이는 소비자의 기대와 개발자의 역량 사이의 괴리,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것을 얼마나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개하였는가가 관건이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와 "소비자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이다. 소비자의 기대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소비자가 서비스나 제품에 만족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기업은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고 기업의 의도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게임 업계의 경향성도 타 업계와 유사해서 광고나 인터뷰 등의 미디어 노출을 통해 "우리 게임은 이렇다"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타겟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게끔 유도한다. 일례로 데몬 엑스 마키나의 사례를 보자:데몬 엑스 마키나를 개발한 마벨러스는 발매 전 데모 공개를 통해서 플레이어들로부터 게임 피드백을 받고, 그것이 실제 어떻게 게임에 반영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마벨러스의 노력은 자사 제품을 구매할만한 잠재적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그들이 얼마나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했는지'와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었는지'를 어필하였다.

 

이러한 부분에서 마이티 넘버 나인과 블러드스테인드는 분명하게 다른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마이티 넘버 나인의 경우, 추가 DLC를 위한 푸가 펀딩에 기대에 못미치는 트레일러, 트레일러에서 변하지 않은 게임 완성도, 심지어 펀딩 때 약속된 패키지를 후원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아서 소송 이슈까지 등장한 전력도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프로젝트를 방계로 확장하였으며(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같은), 스스로 능력이 없었음에도 소비자에게 지키지 못할 공수표를 남발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에 비해서 블러드스테인드는 주기적으로 후원자들에게 개발 진척 상황과 퀄리티 향상, 피드백 반영, 중간 결과물 공개(블러드스테인드 커스 오브 더 문) 등을 통해서 후원자들과 긴밀한 신뢰관계를 쌓는데 성공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펀딩 후 출시까지 약 5년, 1년 반 이상의 개발 연기, 플랫폼 변경으로 인한 환불 등의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 없이 게임을 발매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좀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본다면, 마이티 넘버 나인의 실패는 '예산 관리와 효율적 사용'에 있다고 보여진다:킥스타트의 성공적인 펀딩 이후, 마이티 넘버 나인이나 블러드스테인드는 양쪽 다 모두 후원자 외 정식 판매를 위해서 배급사를 끼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양쪽 모두 추가적인 펀딩 없이도 배급사를 통해서 외부 자금을 끌어들일 여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티 넘버 나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DLC를 위해서 추가 펀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추가 DLC에 대한 홍보로도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프로젝트 운영에서 예산 계획이나 운용에 잡음이 많았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안 그렇다면 '발매되지도 않은 게임'에 대한 '추가 DLC'에 대해서 추가후원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냥 듣기만 해도 문제가 있어보이는 행동을 공공연하게 했다는 것 자체가, 프로젝트가 내부적으로 단단히 꼬여있었다는 것의 증거다. 그리고 마이티 넘버 나인의 많은 문제점들, 떨어지는 퀄리티나 발매연기, 지켜지지 않은 약속 등등은 예산 관리 운용의 문제로 보았을 때 설명되는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무엇이 블러드스테인드와 마이티 넘버 나인의 자금 운용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이는 개발자들의 커리어를 통해서 보았을 때, 분명하게 나뉘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나후네 케이지는 캡콤의 중흥기를 함께 해온 거물 개발자였던 반면, 이가라시 코지는 월하의 야상곡 이후 매트로배니아라 불렸던 장르들을 모두 휴대용 기기로 만드는 등 거물 개발자와는 거리가 먼 커리어를 쌓아왔다. 즉, 이나후네는 자금 운용에 있어서 "작은 프로젝트"(물론 그가 록맨 잭스 시리즈를 만들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그의 커리어는 규모가 큰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에 익숙하지 못한 반면, 이가라시 코지는 항상 코나미의 눈치를 먹으면서 매니아층만 두터운 안 팔리는 작은 게임들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한 감각이 충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2년 반 이상 연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러드스테인드에는 치명적인 결함이나 콘텐츠 결함이 없이 게임이 발매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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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위치 버전을 기반으로 쓰여졌습니다.

카드 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주류적이진 않았지만, 항상 있어왔던 시도였다:겉보기에는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보드 게임이 곳을 잃어버릴 같았지만, 보드 게임이 자신만의 매력으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카드 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는 시도는 그리 놀랍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카드 게임에서 비디오 게임으로 넘어온 작품들은 TCG 연장선으로 구조를 설계하였다. 매직 게더링이 PC 직접 포팅된 점이나, 매직 게더링을 모방한 하스스톤이나 엘더스크롤 카드 게임 등등 많은 게임들은 "카드를 모아서 사전에 덱을 구성하고 덱으로 상대와 싸운다"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실제 보드게임에서 카드 게임은 일반적인 TCG이외에도 도미니언이나 패스파인더 ACG, 판타지 플라이트 게임에서 내는 LCG 계열의 게임들 등등으로 복잡하게 나뉘어져있으며, 이러한 조류는 상대적으로 조명받는 편이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슬레이 스파이어는 그런 조명받는 부분을 재조명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다키스트 던전과 하스스톤의 결합으로 통칭 '다키스톤'으로 게임을 부르기도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슬레이 스파이어의 게임 시스템 전반은 메직 게더링식의 덱빌딩 플레이보다는 패스파인더 ACG 아캄 호러 카드 게임 같은 덱빌딩 플레이의 영향이 커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슬레이 스파이어의 게임 플레이가 겉보기에는 하스스톤에서 등장하였던 마나의 개념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빌딩에서 압축 중요한 점이나 적은 코스트로 카드 사이클을 빠르게 돌리는 점은 기존 TCG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슬레이 스파이어의 게임 플레이는 크게 두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첫번째는 지도를 보고 분기를 선택하여 진행하는 단계, 두번째는 실제 적과 조우하여서 전투를 벌이는 단계이다. 분기를 고르는 과정은 다키스트 던전이나 여타 로그라이크 게임과 동일하다:게임은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무작위로 만들어진 경로를 따라서 진행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적과 조우하여 전투에서 승리 하거나, 무작위 인카운터를 통해서 전투에 사용하는 카드를 습득할 있는데 이러한 카드를 통해서 덱빌딩을 한다. 이렇게 구성된 덱은 적과 싸우는데 사용된다. 

전반적인 게임 진행을 보면 슬레이 스파이어는 그다지 특별한(?) 게임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로그라이크 류에 하스스톤과 같은 콜렉터블 카드 비디오 게임을 합쳐놓은 듯한 게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레이 스파이어가 겉보기와 다르게 차별점을 갖는 것은 규모의 차이와 덱빌딩이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압축과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점이다.

우선 규모의 차이부터 살펴보도록 하자:하스스톤이나 매직 게더링의 경우, 게임이 진행되면 될수록 플레이할 있는 카드의 수와 가용할 있는 자원을 증가시켜서 게임의 규모를 거대하게 만들었다. 턴에는 코스트가 1 위니를 쓰다가  마지막에는 코스트가 5~6 메인 딜러를 쓰고도 마법까지 끼얹어줄 있을 정도로 규모와 데미지의 크기가 게임 진행에 따라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슬레이 스파이어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용할 있는 자원이 한정되었다:플레이어는 3코스트 내에서 모든 카드를 사용해야하며, 카드 역시도 0~4 코스트 정도로 스케일링이 되었다. , 슬레이더 스파잉에서는 좋은 카드나 나쁜 카드라도 코스트에 따라서 데미지 피해가 스케일링 되기 때문에 카드별 편차가 적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코스트 구성은 초반과 후반 게임 플레이에 차이가 없게끔 만들기에 플레이어가 강해지고 게임 플레이에 변화가 없이 단조롭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 슬레이 스파이어는 이것을 규모와 리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을 체택을 하면서 극복한다:일반적인 TCG에서 덱이 평균 50 정도라면, 슬레이 스파이어의 시작은 20 남짓에서 시작하며, 아무리 카드를 많이 모아도 40장까지도 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덤으로 카드가 다시 덱으로 돌아와서 덱을 구성한다는 점은 여타 적은 수의 카드를 돌리는 카드 게임에서 사용하는 리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외에도 각종 유물을 통해서 카드 효과와 별개로 패시브 효과를 부여하여 덱을 굴릴 때의 효율을 올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슬레이 스파이어는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게임이 불리하기 때문에 고단으로 갈수록 덱압축을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구조란 것이다. 물론 덱압축이란 개념이 여타 TCG에서도 존재하는 개념이긴 하다. 덱이 커지면 커질수록 덱을 돌리는데 필수적인 카드가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카드를 뽑았을 필요한 카드가 나올 있도록 경우의 수를 줄여야 한다. 이것이 보통 일반적인 TCG에서의 압축이라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TCG에서 찾아볼 있는 덱압축 개념이 "가용할 있는 자원에서 최적의 수를 고려하여 덱을 줄인다"였다면, 슬레이 스파이어의 압축은 "갖고 있는 카드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제거한다" 또는 "카드를 얻지 않는다" 다소 특이한 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카드들을 업그레이드 해서 사용할 있다는 점도 압축을 해도 덱을 강화할 있는 옵션이다.

이런 식의 카드 게임들이 선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아캄 호러 카드 게임의 경우, 20~25 정도의 덱을 운용하면서 최대 같은 카드를 2장까지 넣을 있고, 카드 장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 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요소를 집어넣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덱에서 카드를 빼내는 것도 가능하였다. 패스파인더 카드 게임의 경우는 리사이클링이 없긴 하지만, 규모가 작고, 카드 하나 하나가 파급력이 높기 때문에 덱을 구성할 어떤 카드를 넣고 뺄건지가 관건이다. 슬레이 스파이어의 경우, 틀에서는 "적은 수의 카드를 빠르게 리사이클링하면서 공격 흐름을 최대한 길게 뽑아낸다"라는 카드 게임의 선례를 따르는 것으로 보여진다.

덱을 작고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돌리게 됨으로써 슬레이 스파이어가 추구한 것은 "작은 덱으로 반복되는 사이클과 리듬을 완성하는 "이다. , 사용한 카드가 다시 덱을 구성한다는 것은 "(덱이 완성되었다는 전제에서) 내가 원하는 공격을 계속해서 반복할 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카드들은 오히려 리사이클 손패뽑기에 불순물을 끼게 만들어서 흐름을 이끌어가는데 문제를 일으킨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전략과 전술적인 부분 두가지에서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다:전략 부분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덱에 맞는 카드를 모으는데 불순물들을 배제하는데 머리를 굴려야 하며,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리사이클링을 통해 리듬을 유지하고, 적들이 만들어내는 변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슬레이 스파이어는 이러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 3명의 케릭터를 제공한다:카드가 등장하는 풀은 케릭터에 따라서 정해지며 케릭터별로 덱의 기믹들은 정해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서 핵심은 자유로운 덱의 구성이 아닌, 초반에 나오는 카드들을 보고 플레이어가 어떤 덱을 구성할 있는지 빠르게 판단한 덱을 완성시키고 덱을 압축시켜나가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모든 과정이 로그라이크라는 장르 특수성상 무작위로 생성되기 때문에 그리 녹록하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여타 로그라이크에 비교해서 슬레이 스파이어는 구성에 무작위의 요소가 그렇게까지 개입하지 않는 편이다:때에 따라서는 플레이어가 '덱에 카드를 넣지 않는다' 선택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스까지의 모든 경로를 확인하고 플레이어가 무작위 인카운터나 엘리트 몹과의 전투 등을 관리할 있다는 점도 무작위성을 플레이어가 통제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슬레이 스파이어는 로그라이크에 여지껏 조명되지 않았던 빌딩 게임을 성공적으로 섞은 게임이라 있다. 게임 발매 초기 스위치로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던 점을 제외하면 패치 이후 게임은 부드럽게 돌아간다. 기회가 된다면 구입해서 플레이 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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