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221건

게임 이야기

 

광기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광인이라 부른다. 하지만 단순히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광인이라 부르기에는 이 정의는 너무나 무딘 정의라 할 수 있다:고대에서 광인들은 때때로 미래를 예지하거나 놀라운 통찰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되어 중요한 직책을 맞기도 했기 때문이다. 환각과 광기에 기반한 통찰력은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는 현대 사회가 인정하는 광인과 광기의 정의와 범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이는 광기의 특징에 기반한다:광기는 종종 일반적인 논리의 단계를 뛰어넘어, 서로 연결되지 않는 요소들을 유연하게 연결한다. 그것은 때때로 일반적인 논리로 통찰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개척하는데, 그 광기의 유연함과 논리를 벗어난 자유로움이야말로 광기의 핵심이다.

 

사이코너츠 2는 구 엑박 시절 광기넘치는 플랫포밍 게임인 사이코너츠 1편의 정식 후속작이다:구엑박에서 엑박 360, 엑박 원을 넘어서 엑박 시리즈 엑스까지 콘솔 3대를 뛰어넘는 근 20년만의 신작인 셈이다. 1편은 컬트 게임의 명작이었지만, 상업적으로는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근 20년만에 정식 신작이 나온 것은 놀라운 일인 동시에 걱정되는 일이었다. 더블파인 스튜디오가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어오긴 했지만, 사이코너츠와 같은 플랫폼 게임은 만든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코너츠 2는 그러한 불안을 떨쳐내고 20년만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게임이었다.

 

사이코너츠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플랫포밍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라즈를 조작해 사이코너츠에서 사람의 정신세계를 탐험하면서 머릿속의 문제를 해결하며, 더 나아가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정신 깊숙한 곳의 문제를 대면하고 해결해야만 한다. 사이코너츠가 거의 20년 전의 게임 치고 놀라웠던 부분은 현대적인 3D 플랫포밍 게임과 비견해도 낡지 않은 게임 플레이와 스테이지, 그리고 유연한 스테이지 구성에 있다:사람의 머릿속 처럼 광기 넘치게 구성되어 있지만, 동시에 나아갈 길이 뚜렷하게 제시되고 나아가게끔 유도하는 점 등은 최근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광기라는 측면에서 사이코너츠는 정말로 훌륭하다:스테이지의 다양한 요소들은 등장인물의 정신 세계들이 뒤죽박죽으로 섞여있는 모습들인데, 마치 말도 안되는 요소들이 등장인물들 머릿속의 내적 논리에 의해서 하나의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광경은 장관이다. 정갈하게 정리된 샤샤의 머릿속에 점점 카오스가 펼쳐지는 장면이나, 생선의 머릿속에 고질라와 같은 스테이지가 만들어진다 하는 등의 장면들은 '말이 전혀 안되는데 묘하게 말이 되는' 모습들이다. 전반적으로 사이코너츠가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이러한 정신나간 것들이 실제 말이 되게끔 구성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사이코너츠 2는 사이코너츠 1의 미덕을 제대로 이어받고 있다. 사람의 머릿속을 게임 스테이지로 풀어내는 듯한 게임 스테이지 구조는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첫번째 게임 스테이지인 닥터 로보토의 스테이지를 보자:인셉션을 패러디한 구조인 이 스테이지는 전작의 악역이었던 닥터 로보토로부터 흑막의 정보를 빼내기 위한 심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닥터 로보토가 저항하면서 원래 설계되었던 스테이지는 점점 로보토의 치과처럼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두가지 컨셉의 스테이지(의도적으로 로보토를 속이기 위한 스테이지 + 로보토의 내면이 형상화된 치과 스테이지)가 점점 섞이면서 스테이지의 구성이 바뀌는 것이 일품인 스테이지인데, 사이코너츠 2의 모든 스테이지들은 이런식으로 게임의 플롯과 컨셉, 게임 내의 플랫폼 컨셉들이 함께 어우러져있어 게임을 흥미롭게 만든다.

 

사이코너츠가 훌륭한 점은 뭔가 대단히 난잡한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 진행하는 과정은 직관적이라는 것이다:사람의 머릿속처럼 혼란스럽고 복잡하더라도, 나아갈 길이 어딘지를 직관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그 길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의 스테이지 디자인 뿐만 아니라 게임의 스토리라인이 이러한 가이드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코너츠 2가 1편보다 더 나아진 부분은 이러한 스테이지들이 단순히 일직선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형태와 목적을 가진 스테이지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콜튼 부울의 스테이지를 예로 들어보자:콤튼은 주변인으로부터 정신적으로 많은 부담감을 느끼는 인물인데, 플레이어인 라즈는 그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서 그의 정신세계를 탐험해야 한다. 이 때 콤튼의 정신세계는 음식 만들기 버라이어티 쇼로 재구성되는데, 주변인(포드 크롤러, 포사이스, 제나토)의 손인형들이 쇼 게스트로 나와 음식을 요구하며 콤튼을 압박하고, 라즈는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음식을 만들면서 그의 중압감을 해소하고자 한다. 인상적인 장면은 인형탈과 보스전을 치루고 난 뒤에 그 인형탈들을 조작하던 손이 사실은 콤튼의 손이라는 점을 통해 '그러한 부담감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었다'라는 것을 인상적으로 묘사한다. 그 외에도 밥 자나토의 정신세계나, 감각을 찾아 떠나는 헬무트 풀베어의 여정 같은 장면에서 단순히 출발지 ~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플랫포밍 스테이지와 달리 다양한 컨셉과 흥미로운 설정들, 스테이지 기믹들을 붙여서 구성을 한다.

 

사이코너츠 2에는 다양한 초능력들이 등장하고, 이 초능력들을 이용해서 전투와 플랫포밍 양쪽을 다 이끌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서 파이로키네시스 능력은 막혀있는 벽을 불로 뚫을 수도 있고, 적들에게 불을 붙여서 도트 데미지를 입히는 능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8개의 초능력이 등장하고, 여기에 뱃지를 추가해서 전투나 플랫포밍에 유리한 능력을 해금하는 것이 초능력의 능력이긴 한데, 플랫포밍 쪽에 비해서 전투쪽의 초능력은 쓰이는 것만 쓰이는 느낌이라 좀 애매한 느낌이 있다.

 

전투는 전작과 유사하게 근거리/원거리를 자유롭게 섞어가면서 싸우는 전투 방식을 취한다. 평타 콤보와 원거리을 전담하는 초능력들을 이용해서 적들과 싸우게 되는데, 단순히 적들을 두드려 패는 것 외에도 몇몇 몹들은 상당히 독특한 기믹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배드 무드의 경우, 몹을 무적으로 만들어내는 근원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죽일 수 없는데 정신적으로 기분 나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한 기믹이라 할 수 있었다. 게임은 이와 같이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상황을 적으로 형상화하였는데, 이것들이 상당히 게임의 컨셉과 명확하게 맞닿아있기 때문에 재밌게 느껴진다. 다만, 몇몇 보스들은 기믹보다 좀 억지로 들어갔다는 느낌(밥 자나토 보스전 같은)이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사이코너츠 2는 요즘 트리플 A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센스와 완성도 높은 스테이지를 자랑하는 플랫포밍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게임패스에 기본으로 들어있기 때문에,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꼭 플레이하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0 0

게임 이야기

 

워해머 프랜차이즈의 본류는 미니어처 워 게임이지만, 이 프랜차이즈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방계 게임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코옵 레이드물이라 할 수 있는 워해머 퀘스트(블랙 포트리스나 커스드 시티 같은), PC게임으로도 나온 적이 있는 블러드 보울이나 스커미셔 게임인 워크라이, 킬팀 같은 게임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아마 가장 성공적이고, 미니어처 워 게이머가 아닌 일반적인 보드게임 플레이어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은 언더월드일 것이다.

언더월드는 전용 6면체 주사위(공격, 방어, 마법)를 이용하며 2명 이상의 플레이어(최대 4명)가 각자의 워밴드와 덱을 구성하여 전장에서 싸운다. 플레이어들은 워벤드를 움직이고 싸우며, 승점을 주는 목표 카드를 통해 승점을 얻고 게임에 이로운 효과를 주는 갬빗 카드를 뽑아서 게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야 한다. 총 3턴이 지난 뒤, 가장 높은 승점을 득점한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언더월드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자체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라 할 수 있다:게임에 등장하는 유닛의 수(3~5개 정도)도 적을 뿐더러, 한 턴에 한 유닛당 이동은 단 한번뿐이고, 차지(이동과 공격을 함께 했을 때)를 했을 시에는 이외의 공격이나 다른 액션이 불가능하게 된다. 언더월드의 기본적인 룰은 제한적이고,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이동 거리, 공격에 대한 기대값 등도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배우고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갬빗 카드와 오브젝트 카드가 끼게 되면서 수많은 변수들이 생겨난다. 총 20장의 갬빗 카드 덱(1회성 효과인 플로이와 유닛 버프 카드인 장비 카드로 구성된다)과 12장의 오브젝트 카드 덱을 이용해서 플레이어는 게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나가야 한다. 우선 오브젝트 카드부터 살펴보자:오브젝트 카드는 플레이어가 특정 조건을 달성했을 시에 카드를 제시하고 달성을 선언하여 승점을 가져간다. 승점은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후에 이야기할 갬빗 카드 중 장비 카드를 발동하기 위한 중요한 자원으로써도 쓰이기도 한다.

갬빗 카드(플로이와 장비 카드)는 어떻게 보면 게임 운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거나, 반영구적인 버프를 주거나, 추가적인 이동을 하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요소들로 활용이 가능한데 갬빗 카드는 기존 게임의 '제한적인 게임 플레이를 넓혀 준다'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귀중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장비 카드를 제외하면 플로이 카드의 발동 조건은 생각보다 널럴하다는 것이다: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거나, 한 턴에 이용할 수 있는 플로이 카드 수가 제한되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카드를 소비하고, 액티베이션 시에 카드를 수급하면서 추가적인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언더월드는 갬빗 카드나 오브젝트 카드가 소비되지 않으면 상당히 답답한 흐름을 보여준다.

역으로 상대의 파워 스텝(플로이나 장비 카드를 붙일 수 있는 순간)에 자신의 카드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게임 플레이와 전략의 역동성을 늘려주는 부분이다. 상대가 발동하는 카드를 보고, 그에 맞게 자신의 카드를 발동하는 것이 중요하고, 상대 턴에 멍하게 손놓고 있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게임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더월드는 반쯤은 '카드게임'이라 불리기도 한다. 농담으로 넘기기 어려운 것이, 게임에 역동적인 흐름을 더해주는 것이 갬빗 카드와 오브젝트 카드인데, 이것을 자신의 워벤드와 얼마나 잘 조합해서 들고 오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품을 샀을 때 딸려오는 기본덱(대부분 워벤드 전용 카드로만 채워져 있는)의 경우에는 전용 카드들로만 채워져있는데, 이 전용 카드들 덱만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상당히 답답한 흐름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확장팩에 포함되어 있는 공용 카드들을 잘 섞어서 덱을 잘 짜고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가는것이 핵심이다. 

워벤드들의 운영의 경우, 기본적인 워벤드의 개성과 맞물려서 운영하는 덱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크게 오브젝트 점령과 그 점령에서 오는 이점으로 게임을 끌어나가는 점령덱, 상대를 화력으로 제압하고 거기서 승점을 얻는 킬덱으로 나뉘진다. 하지만 워벤드에 따라서 명확하게 킬 중심이냐, 점령 중심이냐가 구분되어있지 않은 점, 각 워벤드의 특성을 고려해 덱을 구성하면 그에 따라서 운영하고 상대 운영을 카운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은 게임의 전략적 선택지가 늘어난다.

결론을 내리자면 단순하고 제한적이지만 쉽게 배울 수 있는 기본 게임 룰 위에 갬빗과 오브젝트 카드라는 변칙성을 부여하여 다양성을 늘린 것이 워해머 언더월드라 할 수 있다. 많은 것들이 플레이어의 실제 계산하고 복잡한 판정을 따라야 하는 미니어처 게임이나 확장성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보드게임과 달리, 워해머 언더월드는 상당히 유연하고 파고들수록 더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고, 빠르고 배우기 쉬우며, 무엇보다 재밌다. 실제 튜토리얼 게임이나 처음해보는 사람들이 게임 플레이하면서 막힘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게임이 잘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보드게임을 좋아한다면 한번쯤은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0 0

게임 이야기

 



미니어처 게임에는 생각보다 놀라운 트랜드가 있다:게임 원작을 기반으로 한 미니어처나 보드 게임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다키스트 던전이나 둠의 보드 게임, 폴아웃 시리즈 기반의 미니어처 게임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어째서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이라는 원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복잡하면서 번거롭고, 시간은 오래걸리는 복잡한 형태의 게임이 수요가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어떻게 보면 기존의 게임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특수한 수요들을 미니어처 게임이나 보드 게임들이 충족시켜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사람들과의 대화, 그리고 직접 수치를 계산하고 룰을 적용하여 생각하는 것들 등등 단순히 게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불편한 부분들이나 귀찮은 부분들, 사람과 직접 물어보면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미니어처를 준비하고 도색하는 이 모든 과정들이 미니어처 게임을 아우르는 거대한 과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과 게임 문화, 그 이상으로 장르적 양식으로서 이런 스커미셔 미니어처 게임들 중 몇몇의 좀 더 흥미로운 점들은 기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종의 '비대칭'일 것이다. 인피티니 게임의 예를 들어본다면, 카모플라주나 배치 위치를 숨기는 히든 디플로이먼트의 존재, 분신 등의 다양한 트릭 요소들이 있다. 포인트와 규칙 측면에서 플레이어는 서로 동등한 위치에 서있지만, 동시에 게임의 보이지 않는 부분(보이지 않는 배치, 상대의 진짜 목적 등)까지 고려하여 상대와 게임을 이해하고 판단해야하는 점에서 플레이어는 거대한 관점에서 게임을 바라봐야 한다.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통칭 BMG)은 스페인 미니어처 게임 제작사인 나이트 모델에서 만든 게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DC 코믹스에서 유명한 케릭터 중 하나인 배트맨과 그의 조력자들, 그리고 고담시의 악당들이 서로 목적을 갖고 싸우게 되는 내용으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다. 게임의 규모로 따지면 소규모 워밴드(리더 한명, 사이드 킥 한명, 그 외의 몇몇 프리 에이전트들과 헨치맨들)들이 치고 받고 싸운다는 점에서 소규모 접전을 전제로 하는 스커미셔 게임으로 분류된다. 

기본적으로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은 6면체 주사위를 이용하며,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가장 많은 승점을 획득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처음 유닛 배치와 특별한 상황(불이 났다던가, 비가 내린다던가 등)을 설정한 뒤, 플레이어들은 최대 5턴까지 게임을 진행하여 게임을 플레이 한다. 승점은 오브젝트 카드에 적혀있는 조건을 달성할 때 얻을 수 있는데, 특이하게도 오브젝트 카드에 미션 목표 외에도 카드를 이용해서 효과를 발동할 수 있다.

스커미셔 게임이고, 총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은 엄페를 끼고 총격전을 전적으로 벌이는 게임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게임은 몇몇 특수 룰을 통해서 총을 이용한 원거리 전에 좀더 '신중한' 태도를, 그리고 근접하여 서로 치고 받는 형태의 게임으로 재구성한다. 게임은 전투가 '밤'에 일어난다는 것 때문에 특정 거리 바깥에서 총을 쏠 때 상당한 패널티를 부여하고, 탄창을 제한되게 주어서 플레이어가 총을 생각없이 쏘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총의 데미지 포텐셜이 높은 점 덕분에 총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총을 정확하게 쏠 수 있으며 근접 전투가 가능해질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서 싸우는 것이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거리 바깥에서는 총을 쏠 때 패널티가 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최대한 빨리 치고 들어가야 하며, 이런 점 덕분에 게임 자체가 상당히 시원시원하게 진행된다는 인상이 있다.

대신 게임은 모든 유닛들이 액션을 쉽게 할 수 있지 않다:플레이어는 각각 4개의 매니퓰레이션 마커를 갖게 되는데, 이 매니퓰레이션 마커를 가진 유닛만이 공격, 액션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 게임의 매 턴마다 플레이어들이 누구에게 이 마커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누가 행동하는지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의 특정 유닛을 잘라먹던가 하는 등의 대응도 가능하지만, 동시에 턴 시작할 때 자유롭게 배치하는 등의 규칙 밖에 존재하는 능력도 존재하기 때문에 게임에 예측 불가능한 면모도 존재한다 할 수 있다.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은 자신의 목표가 상대방에게 숨겨진 게임이다:플레이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란브젝트 카드들을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카드들은 플레이어의 손에 들어와있는 4장의 패들 중에서 게임 중에 플레이어가 행한 것들만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인데, 플레이어가 달성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상대 플레이어는 플레이어의 행동을 보고 목표 달성 상황 등을 추리하고 행동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게임의 양상을 모두 숨기는 것은 아니다:플레이어들은 유닛을 조작할 때, '서스펙트' 마커를 설치할 수 있다. 이는 '상대방이 봤을 때 수상한 행동'을 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들이 서스펙트 마커들을 까는 것을 통해서 각 팩션들이 '서로의 목적과 아젠다를 숨기고 무언가 하는 행위'를 보여준다. 물론 오브젝트 카드에서 서스펙트 마커를 이용하지 않고 곧바로 달성 가능한 카드들도 있지만, 서스펙트 마커를 이용하는 카드들이 상당히 많고 서스펙트 마커를 이용해서 오브젝트 카드의 목표와 별개로 이면 효과를 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서스펙트 마커를 적절한 위치에 까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이 케릭터 게임으로 훌륭하다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플레이어의 목적과 게임 플레이 방식이 플레이어가 운영하는 진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플레이어의 손에 들려있는 오브젝트 카드의 목표는 여전히 숨겨져있기는 하지만, 각 진영의 목표는 그 진영의 행동양태와 맞닿아있다:예를 들어 조커의 경우, 서스펙트 마커를 폭탄이나 독극물 컨테이너 등으로 이용하며, 자신이나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입혀도 목표를 달성하여 승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조커다운 공격적이고 혼돈의 화신다운 게임 플레이 방식을 보여준다. 다른 플레이어 진영들도 원작 케릭터들의 특징들을 잘 따라가고 있다. 역으로 플레이어의 행동들을 플레이어가 운영하는 진영으로 큰 흐름을 추리할 수 있다는 점도 완전한 비대칭이 아닌, 상대의 행동을 추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큰 전개나 룰 측면에서는 쉽지만, 게임의 입문이 쉽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각 유닛별로 게임에 영향을 주는 키워드들이 많이 달려있는데, 이것들이 케릭터 운영 전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두 숙지하는 것은 필수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리더급만 되도 키워드가 거의 16개 가까이 달리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꽤 있다. 또한 몇몇 진영의 옵젝 카드의 경우, 게임과 진영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이기 때문에 원활한 게임을 원한다면 먼저 카드를 읽고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을 내리자면, 배트맨 미니어처 게임은 상당히 잘 만들어진 케릭터 게임이고, 전개나 룰 자체가 시원시원한 부분이 있으며 특유의 목표 달성 시스템과 매력적인 게임 시스템 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입문 시에 어느정도 케릭터에 관련된 키워드들이나 카드 조건 등을 숙지하고 외워야 게임 자체가 스무스하게 진행할 수 있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0 0

게임 이야기

 

 

-백 4 블러드는 레프트 4 데드와 이볼브의 제작자들(터틀락 스튜디오)이 이름도 비슷하게 만든 작품이다. 현재 엑박 시리즈 엑스 기반으로 오픈 베타를 진행 중인데, 해당 오븐베타를 기반으로 감상을 정리하였다.

 

-레프드 4 데드 1편과 2편이 지금 게임 장르에 큰 영향을 준 점은 1) 4인 코옵이라는 구조를 구축한 것, 2) 좀비 장르를 게임에 훌륭하게 접합시켰다는 점 덕분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레프트 4 데드 시리즈는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상당히 잘 짜여져 있는 게임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게임에서 복잡한 부분을 빼고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하였으며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달라지는 구조를 통해서 최대한 반복되는 느낌을 지우게 만들려고 하였다. 사실 지금 와서도 사람들이 꾸준하게 레프트 4 데드 2를 계속 하는 것은 그런 단순하지만 탄탄한 게임 플레이에 매료되어서 계속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백 4 블러드는 전반적으로 레프트 4 데드를 너무 의식해서 게임을 만든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 의식하는 것이 그대로 배끼겠다, 혹은 좋은 점에 집중하겠다 이런 쪽이라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원작으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원작이라 할 수 있는 게임에서 단순함이 가지던 미덕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최대한 게임을 복잡다단하게 구성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추가한 부분들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결국 상당히 원작의 미덕들에 대치되어 백 4 블러드와 레프트 4 데드를 비교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 그러나 그런 새로운 부분들이 딱히 잘 작동하는 부분이란 느낌이 전혀 없다.

 

- 가장 큰 부분은 덱 시스템. 카드를 뽑아서 자기에게 유리한 효과를 적용하거나, 게임 중에 각 라운드 별로 주는 특수효과하는 등의 시스템이 있다. 레프트 4 데드 시리즈는 AI 감독이라 하여 플레이어의 상황과 진행 상황에 따라서 좀비 호드를 불러오거나 특수 좀비를 배치하거나, 아이템을 배치하는 등의 무작위 생성 시스템을 갖고 있다. 지금으로 따지면 로그라이트 류의 선조격이라 할 수 있는 요소인데, 백 4 블러드의 경우에는 이걸 야심차게 더 복잡한 형태로 구성하였다:플레이어도 AI 감독이 게임 전체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추가하는 대신, 역으로 플레이어도 덱을 구성하고 등장하는 변수에 대응하여 카드를 뽑아 대응하는 형태가 된다. 즉, 게임 자체의 변형이 늘어나고 거기에 맞춰서 플레이어가 선택을 자유롭게 하는 유연성을 갖고자 한 것이다.

 

- 추가적으로 게임 플레이에서 협동을 '의무적'으로 강제하는 부분들이 생겼다. 레프트 4 데드에 비해서 백 4 블러드의 경우 탄약을 더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적 체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갔고, 권총이 무한 탄약이 아니게 되었으며, 근접전 제한이 걸리게 되었다), 그 결과 산탄총/저격총/돌격소총 등의 총 구분을 각자 정해놓고 무기를 필수적으로 나눠 써야 탄약을 아끼면서 싸울 수 있다. 

 

- 위와 같은 두가지 특징(1. 스스로 통제하는 변수들, 2. 반강제적인 코옵)이 결합하면서 백 4 블러드 자체는 게임을 레프트 4 데드의 아케이드 같이 빠르고 호쾌한 흐름을 가지면서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정교한 전략을 가진 게임이 되고자 하는데, 문제는 이 두가지 상반된 특징이 같이 결합한다고 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플레이어가 갖고 있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고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전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좀더 신중한 플레이를 게임이 강제하는 부분이 있는데 레프트 4 데드가 갖고 있는 빠르고 호쾌한 플레이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비단 전작의 미덕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백 4 블러드의 게임 플레이는 그렇게까지 썩 괜찮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데, 기본적으로 레프트 4 데드와 같이 큰 복도+성긴 스테이지 구조를 보이면서도 플레이어가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맵 구석구석을 탐사해야 해서 전반적으로 게임 플레이가 느리고 답답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차라리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최대한 플레이어를 옥죄는 듯한 게임 플레이를 만들고 싶었다면 GTFO를 참조하면 되었을 건데, 전작이라는 후광을 어떻게든 얻어보려고 전작을 무리하게 끌고 오려다가 서로 어울리지 않은 것을 섞은 느낌이다.

 

- 문제는 이러한 경향성이 이볼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었는데, 게임 플레이와 시스템 자체가 이질적인 것들을 죄다 섞어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문제를 일으키는 패턴이 백 4 블러드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볼브에 이어서 백 4 블러드까지 보니 대체 어떻게 레프트 4 데드를 만들었는지 좀 의구심이 들 정도다.

 

- 게임 패스에 공짜로 들어있으니 하긴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레프트 4 데드 보다는 끌리진 않는 게임이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는다.

0 0

게임 이야기

0123

 

- 도색 취미가 생겨서 요즘 워해머 모델도 구매하고 이것저것 시도 중인데, 그중에 새롭게 시도중인 인피니티. 스페인 미니어처 게임 회사인 코르부스 벨리의 모델들인데, 워해머 같은 큰 게임은 아니지만 희안하게도 국내에서는 상당히 활발한 커뮤니티를 갖고 있고 게임도 꽤나 잘 돌아가는 편이라 입문을 결정했다. 주석 모델의 끝판왕이라고 하는 것도 상당히 끌리는 부분이었고, 스커미셔 게임이었다는 점도 상당히 끌리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구매를 결정.

 

- 모델이 작다. 기본적으로 25mm 베이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워해머 40K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스페이스 마린이 32mm인걸 감안하면 약 75% 정도 크기다. 그 덕분에 칠할 때도 상당히 고생하기 했다. 정밀한 디테일들이 많아서 얇은 붓을 필요로 할 때도 많은데, 스페이스 마린 얼굴 칠할 때도 안쓴 콜리브리 세필을 써서 얼굴을 칠하기도 했다. 대신 모형이 작은 만큼 색 올리는 속도도 빨라서 겜퀄 기준으로는 하루에 여러 개 완성하는 것도 일이 아니다.

 

- 크기가 작아졌지만, 디테일이 상당히 오밀조밀하게 올라간 편. 색분할만 제대로 해서 올리기만 해도 상당히 만족스럽게 색을 올릴수가 있는데, 문제는 너무 작다 보니까 색분할을 할때 어떤 요소에 어떤 색을 올릴 것인지 좀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다. 도색 했을 때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긴 한데, 도색 시작을 이걸로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은 느낌.

 

- 점점 희안한 포즈 덕분에 도색 난이도가 올라가고 워해머에 비해서 상당히 깔끔하고 안정적인 포즈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동일한 포즈 일변도도 아니고, 모델 조형들이 같은 유닛이라도 서로 다른 조형을 갖고 있어서 상당히 개성 넘친다. 

 

- 하지만 작아진 모델, 디테일한 조형보다 더 난이도 높은게 있다면 '주석'이라는 것. 일단 탈크 벗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키트 게이트 다듬기, 조립하기, 프라이밍, 구부러진 부품 펴기 등의 다양한 사전 작업들이 필요한데 플라스틱에 비해서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롭다. 주석이라는 물건이 결국 재도색 난이도가 낮다는 점 빼고는 좋은 점이 딱히 없는데, 심지어 전처리 과정이 두개가 더 추가(탈크 제거, 피막 강화를 위한 메탈 프라이머 밑작업)되는게 상당히 까다롭다. 일단 인피니티 모델로 입문을 한다면 워해머 입문보다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할 것이다.

 

- 주석 최악의 단점은 피막 정착이 힘들다는 것. 그 때문에 도색이 진짜 잘 까진다는 것. 손이 쓸리는 부위들이 쉽게 까지는데 까질때 마다 마음이 꺾이는걸 경험할 수 있다. 메탈 프라이머를 쓰면 이런 문제를 좀 회피할 수 있다는데, 지금 도색한 분량에는 적용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마감재 부분만 신경쓰고 있는 중.

 

- 에폭시 퍼티가 준 필수인 모델. 베이스에 접착시키는데 일단 필요하고(몇몇 모델은 순접으로 세우기 너무 힘들다), 모델 조립 시 순접+자세 잡아주는 용도로 쓴다. 메탈 프라이머도 필수지만, 자세를 잡기 위해서 에폭시 퍼티는 함께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 게임은 아직 못해봤지만, 수집을 위한 모델러들에게도 상당히 추천할만한 제품군. 모델들 자체가 전반적으로 예쁘고, 모델을 뒷받침하는 설정이나 일러스트도 괜찮다.

0 0

게임 이야기

 

 

포켓몬 유나이트는 텐센트에서 만든 포켓몬 기반의 AOS이다. 처음 공개되었을 때,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게임(마지막 기대작이 본가 시작이 아닌 이것이었기 때문)이 나오면서 상당히 불만 여론이 들끓었는데, 당시 기대와 달리 객관적인 부분만 놓고 본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게임이었다. 중국은 내부 시장이긴 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갖고 있고, 내부의 개발 역량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였다. 모바일 AOS의 경우, 왕자영요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데 이미 중국 내에서 모바일 게임으로서 상당한 포션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모바일 AOS가 상품이나 서비스로써의 매력도는 입증되었고, 왕자영요 등을 성공시킨 텐센트가 개발을 전담한 부분이 있어서 포켓몬 유나이트는 '실패할 수 없는 게임'이라 할 수 있었다.

 

일단 포켓몬 유나이트는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분명 많은 부분 AOS 장르를 따르고 있지만, 몇몇 특이한 대원칙에 기반하였기 때문에 포켓몬 유나이트는 몰입도가 높은 게임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벨런스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다양한 논쟁이 오고 가고 있긴 하지만, 현재의 게임만 놓고 보더라도 오래놓고 즐길만한 요소가 충분히 있는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이다. 앞으로 운영의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의 관점에서도 추천할만한 게임이다.

 

포켓몬 유나이트는 게임에서 몇몇 큰 대전제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게임을 만든 것이 눈에 보이는 게임이다:그 첫번째 대전제는 제한시간 10분이다. 게임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분동안 진행된다. 다른 게임들이 10분 동안 진행된다고 한다면, '목표'에 따라서 게임이 더 빨리 끝나고, 더 늦게 끝나는 평균 플레이 타임을 보여주지만 포켓몬 유나이트는 정확히 10분 동안 진행된다. 이로 인해서 포켓몬 유나이트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결국 10분 동안 모든 것이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는 상당히 부담이 없다. 실패해도 쉽게 털어낼 수 있고, 성공해도 그 여세를 몰아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10분의 제한시간과 함께 두번째 특징인 '타임라인식 게임 구조 '에 따라 게임 플레이는 집중도 있게 진행된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레벨업을 위한 몹들이 점점 늘어나고, 갈가부기나 로토무 같이 라인전에 유리한 효과를 가진 특수 몹들도 생기며, 마지막에는 막판 2분의 게임의 핵심인 썬더가 등장한다. 이와 같이 게임은 게임에서 점점 진행될수록 게임의 변수가 되는 요소들을 툭툭 던져주면서 진행을 이끌어나간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진행되긴 하지만, 자칫 순간순간 놓칠 수 있는 집중의 흐름을 이러한 시간에 따른 게임 흐름이 보조하면서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든다.

 

대신 게임은 짧은 10분의 게임 플레이와 타임라인식 게임 플레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단순한 구성을 보여준다. 게임은 파밍이나 아이템 조합같은 요소 없이, 오로지 레벨업만이 상대와의 격차를 벌리는 요소가 된다. 상대와의 레벨 차이를 벌려주는 요소는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라인과 정글에 산재해있는 몹들, 그리고 두번째는 상대를 제압해서 얻는 경험치다. 흥미로운 점은 10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잡은 몹이 곧바로 리젠되지 않고 잠시 리젠을 멈추는 시간들이 오는데 분명히 '이 시간에 상대와 한번 간을 봐라'라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주요한 요소는 바로 게임의 목표가 '골을 넣어 상대보다 더 많은 득점을 얻는 것'이다. 기존의 AOS가 라인전에서 우위를 가지고, 돈과 파밍을 성공하며, 그리고 마지막에는 상대방 본진을 제압하는 구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포켓몬 유나이트의 목적은 다소 이질적이다. 이 말인 즉슨, 얼마나 상대를 제압하고 레벨링을 잘한다 하더라도, 몹이나 상대가 떨어뜨린 에너지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게임에서 절대 승리할 수 없다. 파밍과 레벨링, 전투 등이 다른 AOS보다 단순화되기는 하였어도, '골을 넣는다'라는 분명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 덕분에 항시 골을 넣는다라는 행위를 의식하면서 팀과 전략을 짜야한다. 

 

이러한 주요 요소들의 모든 것들이 합쳐진 결과가 바로 후반 2분 썬더 한타다. 후반 2분으로 넘어가면 골을 넣을 때 2배의 보너스가 주어지며, 썬더를 잡을 경우 전체 골대에 골을 부여+플레이어가 추가로 넣을 수 있는 20점의 골+골을 넣을 때 더 빠르게 넣는 버프를 한꺼번에 부여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이기고 있다면 이 마지막 2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수 있다. 썬더 한타 망겜이라고 플레이어들 사이에 놀림받기는 해도, 마지막까지 썬더를 놓고 썬더를 먹을지, 아니면 상대가 썬더를 먹을 때 상대를 기습해서 이점을 가져갈건지 등의 다양한 심리전 요소들이 개입하여 게임을 역동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썬더 한타는 이기는 순간 뿐만 아니라 지는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게 만드는 등 게임 전반의 흐름을 훌륭하게 만든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재밌긴 하지만, 몇몇 이슈사항이 있다. 일단 벨런스 부분이 잘 맞는지에 대해서 플레이어들 사이의 설왕설래가 오고가고 있다. 하지만 더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Pay to Win'의 부분일 것이다:이러한 평가들은 게임에서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게임 내 재화를 많이 필요로 하고, 이것이 결제를 유도한다는 본다. 좀 더 정확하게 본다면 과거 AOS(초창기 롤) 같은 아이템 업그레이드 방식이긴 한데, 과거의 구조를 현재의 재화 소비 구조(다양한 이벤트, 배틀패스, 게임 내 재화를 이용한 가챠 등을 통해 소비하는 것 등)하는 것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대부분은 게임을 열심히 하면 이 모든 것을 모으고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긴 하지만, 게임의 본질이 타인과의 경쟁인 것을 생각한다면 이기기 위해서 결제해야 한다는 비판은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포켓몬 유나이트는 전반적으로 오랫동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며, 계속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면 더 오래 즐실 수 있는 게임이다. 물론 몇몇 요소들(벨런스나 pay to win 요소들)이 좀 걸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게임 운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10분이라는 시간 내에 가볍지만 집중력 있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켓몬 유나이트는 좋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가볍게 시도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0 0

게임 이야기

 

FPS 처럼 칼싸움을 하는 게임이 있다고 하면 믿겠는가? 시벌리 2는 9년전의 시벌리 1편, 좀 더 가깝게 본다면 모드하우와 비슷한 게임으로 독특하게 1인칭으로 칼부림과 전장을 경험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시벌리 2의 게임 플레이의 핵심은 특이하게도 'FPS'와 비슷하다:FPS에서 총기가 방아쇠를 당겨서 직선의 판정(발사 위치에서 착탄지점까지)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한다면, 시벌리 2에서는 냉병기를 느리게 휘두르면서 무기가 닿는 부분을 호형태로 판정을 그리는데 이 판정을 '맞추는 것'이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이다.

 

흥미로운 점은 공격 판정을 맞추는 것이 직관적인 동시에 상당히 도전적이라는 것이다: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한 곳에서 끝나는 곳까지 판정이 생긴다, 야구나 배팅을 해본 사람이라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게임은 색다른 변주를 부여한다. 플레이어가 무기를 휘두르면서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하는 지점을 당겨서 빠르게 적을 맞출 수 있게 하거나(엑셀), 혹은 끝나는 점을 질질 끌어서 시간차 공격을 가할 수 있다(드래깅). 무기를 휘두를 때 팔 뿐만이 아니라 '허리 힘'을 이용해서 무기를 휘두르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직관적인 동시에 타이밍과 거리를 자신 마음대로 정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기본이자 핵심적인 테크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직관적인 동시에 '내 무기의 사거리가 얼마나 되나'를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최적의 거리를 맞추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시도를 해야 한다.

 

시벌리 2는 상당히 직관적인 공방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스테미너를 소비하면서 가드를 유지할 수 있는데, 가드하는 순간에 가드와 공격을 동시에 하는 대응 공격을 가할 수 있고, 정확한 타이밍에 튕겨내면 카운터를 칠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 단순히 시벌리 2는 가드와 공격으로만 이루어진 공방이 아니라, 스탭을 통해서 거리를 유지하거나 깊게 찔러 들어오는 공격을 흘려내버릴 수 있다. 

 

이렇게 '호를 그려서 판정을 만든다'와 '이 판정을 상대에게 맞춘다'라는 개념, 그리고 공방 시스템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시벌리 2는 직관적이고 단순하지만 흡입력있고 매력적인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낸다. 1대1로 싸우면서도 상대방을 맞추면서 나는 안맞게끔 하기 위해서 서로 스텝을 밟으면서 간을 보고, 공격-가드-공격-....의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상대가 공격 하는 타이밍에 스텝을 밟아 공격을 헛치게 만들고, 그 헛치는 타이밍에 공격을 찔러넣는다. 게임은 단순하지만 서로 동일한 것을 들고 싸운다는 전제 아래서 치열하게 머리싸움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시벌리 2의 진짜 진면목은 1대1에서 대규모 난전, 불리한 1대 다 전투, 목표를 방어하는 방어전이나 공격전까지 모두 단순한 게임 규칙으로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벌리는 기본적으로 32대32, 20대20, 그리고 프리 포 올의 난전을 지원하고 있다. 32대32, 20대20의 경우에는 배틀필드 러쉬 모드 처럼 목표를 점점 밀어 달성하는 게임 플레이가 기본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플레이는 이상적인 1대1의 플레이가 아니라 다수의 팀원과 다수의 적들과 싸우는 게임 플레이로 이행하게 된다:하나의 적들을 여러 플레이어가 1점사하면서 스테미너를 고갈내어 버릴 수 있고, 한 명이 상대의 방어를 굳히게 만들고 다른 팀원이 등 뒤로 돌아가서 가드 자체를 무너뜨리는 등의 다양한 양상이 시벌리 2에는 존재한다. 게임의 시스템은 단순하긴 하지만, 상당히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작동하기에 플레이어는 시벌리 2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을 학습하고 경험하며 전투를 이끌어나간다.

 

그리고 여기에 시벌리 2는 배틀필드 식의 다양한 무기와 클래스를 부여한다:궁수는 장거리 저격, 뱅가드와 보병은 공격을, 기사는 전열 유지를 담당한다. 각각의 클래스는 체력이 더 높다던가, 장거리 공격을 할 수 있다던가, 좀 더 긴 사거리의 무기를 들 수 있다던가, 방패로 원거리 무기를 카운터 칠 수 있다던가 등의 특징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벌리 2의 가장 핵심적인 협력 요소는 바로 '전열의 유지'다. 체력 회복 수단이 한정되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붕대는 인당 한번 뿐이다) 각 팀원들은 체력을 회복하거나(붕대, 뿔피리, 깃발) 서로를 방호할 수 있는 수단(거치형 방패나 바리케이드, 덫 등) 등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게임을 하다보면 단순히 때거리로 몰려다니면서 상대와 패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 전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고, 그렇게 시벌리 2는 게임을 구성하였다.

 

결론적으로 시벌리 2는 멀티플레이 중심으로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한번쯤은 경험해볼만한 훌륭한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지금 현재 PC 플랫폼은 에픽 게임즈로만 나온 상태라 접근하기 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 콘솔 플랫폼과 크로스 플레이가 되기 때문에 어느 플랫폼으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꼭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0 0

게임 이야기

 

데메오는 VR 보드게임이다. 일반적으로 VR, 더 넓게보면 비디오 게임과 '보드게임'의 조합은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VR 게임들 상당수가 체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이러한 경험들 상당수는 플레이어의 시점에 맞춰서 카메라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게임 중에 대표작이러 할 수 있는 하프라이프 알릭스나 비트 세이버 같은 게임들 역시 플레이어의 시점에서 액션을 구성한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의 시점과 다르게 하여 독자적인 경험을 구성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VR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이러한 경향성과는 다소 빗겨나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사람이 직접 계산을 하여 조작해야 해서 비디오 게임보다 더 작은 스케일로 즐길 수 밖에 없는 보드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만드는 것도 별로 포인트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의외로 보드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려는 시도나, 보드게임에 비디오 게임의 프로그램을 이식하려는 교차 시도는 꽤 많았고 성공한 케이스도 많았다. 하스스톤이나 쉐도우버스 같이 TCG를 게임의 형태로 옮겨서 성공한 케이스들도 꽤 많았고, FFG에서는 광기의 저택 2판이나 디센트 2판 앱 같은 게임들에서 가상의 마스터+게임을 트래킹하는 툴로 컴퓨터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적이 있었다. 요는 보드게임과 비디오 게임의 결합은 포인트만 제대로 짚어내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들 게임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은 1.보드게임에서 사람이 직접 룰을 소화하고 다루는 부분을 통제하고, 2.스스로 생각해서 이들을 다루게 한 것이다. 즉, 기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의도된 불편함/번거로움'을 통해서 플레이어가 능동적인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데메오의 게임 구성은 심플하고 단순하며, 직관적이다.  플레이어는 로그라이크 게임처럼 랜덤으로 생성된 3개의 던전을 해쳐나가면서 내려가야 한다. 최대 4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각자 맡은 케릭터들을 조작해서 던전을 탐험하고 몬스터들과 전투를 해야 한다. 게임에서 나오는 물량은 단순히 공격만으로 풀어내기에는 많기 때문에, 각 직업별로 이용할 수 있는 스킬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스킬 카드는 몬스터를 죽여서 경험치를 획득하거나 상자를 루팅하거나 돈을 모아서 얻을 수가 있다. 

 

데메오는 보드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려는 시도 답게 상당히 보드게임에서 몇몇 요소들을 편하게 정리한다:플레이어가 경험치를 얻어서 받는 카드는 자동으로 핸드로 들어오게 되고, 적의 체력 계산이나 사소한 계산들을 컴퓨터가 대신해주는 등의 편한 부분들이 많다. 대신, 다른 요소들은 '실제 보드게임을 하듯이' 구성을 했다는 것이 독특하다. 진짜 케릭터 말을 집어서 움직이듯이 배치하고, 왼손을 뒤집어서 카드 패를 확인하는 등, 조작 체계를 실제 보드게임을 하듯이 구성한 점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실제 조작이나 이런 부분들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원하는데 편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훌륭한 부분이다.

 

데메오의 핵심 재미는 바로 협업이다:데메오의 게임 플레이는 복잡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몬스터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과 능동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혹은 다른 사람과 무엇을 해야하는지, 언제 어떤 카드를 써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야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보이스 채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키보드를 이용한 채팅이나 별도의 채팅 프로그램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소소한 이점이다.

 

VR 관점에서 데메오는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준다:기존의 게임들은 현실에서 할 수 없는 행위들을 경험해주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면, 데메오는 보드게임의 귀찮은 부분들을 제거하고 재밌는 부분만 잘라내서 즐기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현실에서 보드게임은 분명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카드와 주사위, 컴포넌트 등의 요소들을 배치하고, 정리하고, 룰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등의 요소들은 분명 보드게임을 하는데 큰 방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메오는 그러한 과정을 단순화 시키고, 실제 말을 조작하고 움직이는 요소들을 추가하여 마치 진짜 보드게임을 하는 듯한 경험을 주는데 성공한다.

 

결론적으로 데메오는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게임은 아니다:실제 보드게임을 찾아보면 이런 류의 게임들은 꽤 많은 편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이나 경험도 그렇게 다르진 않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데메오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요소를 정확하게 파고들고 깔끔하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다. 많은 VR 게임이 꽤나 높은 곳(트리플 A게임이나 기존 비디오 게임 장르)을 바라보고 게임을 구성하는데 집중한다면, 데메오는 틈새를 파고들어서 VR 게임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개인적으로 VR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싶다면, 함께할 친구들을 모아 데메오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0 0

게임 이야기

 

 

최근 오큘러스 퀘스트 2를 구매하면서 VR을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 가격이 여타 VR 기기에 비해 적절하다는 점(40만원 대), 기존 기기들이 다르게 스탠드 얼론으로 작동한다는 점 등은 오큘러스 퀘스트2를 최고의 입문 기기로 만들어주었다. 좋은 디스플레이와 조작계가 함께 결합하였던 HTC Vive의 구버전과 사실상 성능이 엇비슷한 수준인데, Vive가 대략 100만원 정도의 가격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코스트 다운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 덕분에 본인은 VR을 처음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VR이 여타 스크린이나 모니터 기반의 영상매체와 다른 점은 카메라의 시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점일 것이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영화는 카메라로 피사체를 찍어서 세계를 구축한다. 컷과 시퀸스, 모든 것들은 카메라의 내부에 존재하며 카메라의 바깥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세계와 그 세계를 의도를 갖고 구성하는 '시선'의 존재는 전통적인 영상 매체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VR은 다르다. 물론 VR 역시도 세계를 찍는 카메라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서 다양한 영상을 찍어서 올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하는 점은 VR에서 시선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촬영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VR 체험을 하는 사람에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VR은 화면을 카메라의 프레임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닌, 화면 안에 공간이 존재한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그리고 양쪽 눈에 서로 다른 위치의 영상을 송출하면서, 마치 '깊이가 존재하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두 요소와 함께 플레이어의 머리와 시선의 맞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시선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VR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서 그 시야각 내의 물체나 요소들을 바라보는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체험하는 것 같은 몰입감을 제공해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플레이어가 시선을 결정한다'라는 요소는 현 단계의 VR에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요소인 동시에, 제한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분명 시선을 움직이는 점은 이전과 다른 몰입감을 제공해주는 부분이지만, 기존 영상과 다르게 시선을 강제할 수 없어서 영상의 집중도를 높일 수 없다는게 큰 문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VR 영상 중에 테슬라의 자동 운전을 체험하는 VR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의 핵심은 테슬라 자동 운전을 체험하게끔 하는 것이지만, 본인이 신경쓰였던 부분은 차의 시트 부분에 지저분하게 떨어져있는 부스러기들이었다. 이와 같이 기존의 경험과 경험이 아닌 다른 사소한 정보들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의 영상 매체보다 더 산만하고 집중이 안된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영상 문법의 변화'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보여진다. 기존의 영상 매체에서도 미장센 등을 통해 프레임 내에 다양한 정보를 배치하는 방법론이 있었다. VR은 그것이 그저 카메라의 시선 바깥의 넓은 공간으로 변화했을 뿐이다. 다만 이러한 공간의 배치 부분에서 VR의 방법론은 공간을 의도된 '부분'이 아닌 완결된 하나의 '전체'로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게임에 있어서 VR 진입 장벽을 높이는 주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영화적 컷씬이나 3인칭, 1인칭 카메라 움직임이 기존 영상 매체에 근거하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게임도 갑자기 VR로 옮겨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조작 관점에서도 많은 이슈가 있다:키보드나 패드를 그대로 이용하기 힘들고, 특유의 모션 트래킹을 게임에 접합시켜 VR 고유의 경험을 만들려는 시도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테이블 탑 시뮬레이터의 경우, 보드 게임 말을 집거나 내리는 것은 마우스와 비슷하게 할 수 있지만, 시점을 옮기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특히 양쪽 손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카메라와 조작, 이 두 부분 때문에 기존의 게임을 그대로 VR로 옮길 수 없다는 점은 VR 게임이 흥할 수 없는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하프라이프 알릭스의 성공은 상당히 눈여겨 볼만하다:벨브는 이전부터 컷씬을 이용하기 보다는 체험형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이벤트를 바라보게 만든다던가,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 그것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만드는 시선처리가 능한 회사였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VR의 장점이자 난점이 벨브에게는 VR 게임의 강점으로 다가온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아직 제대로 플레이해보진 못했지만 충분히 기대감이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0 0

게임 이야기

 

※ 크로스/더블 크로스 리뷰입니다.(leviathan.tistory.com/2189)

 

본인이 근래 게임 취미 생활 중 놓쳐서 아쉬운 게임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단연코 몬스터 헌터 월드였을 것이다.(초반 약 10시간 정도 밖에 플레이하지 못했다) 도스 기반의 프론티어와 트라이 G에서부터 더블 크로스까지, 하나의 게임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했던 본인으로서는 지난 10여년 간 쌓여있었던 소위 '몬헌다운' 것들이 한번에 일신되어서 세계적인 게임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하는 전화점이 된 게임이기 때문이었다:월드에서 몬헌은 맵에서 바로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던가, 맵의 복잡도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들이 많아졌다던가, 여러 편의 요소들이 증대되었다던가 등의 큰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가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게 들여다 볼 부분은 있겠지만, 지금 현재까지는 몬스터 헌터 프랜차이즈는 월드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된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스위치용 버전인 라이즈가 등장하게 된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월드와 아이스본 이후로 다시 휴대기로 돌아온 몬스터 헌터라 할 수 있다. 몬스터 헌터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몬스터 헌터 포터블과 포터블 세컨드로 이어지는 휴대기 사양의 몬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휴대용 기기들은 몬스터 헌터 프랜차이즈의 매력을 십분 살리는 플랫폼이었다:언제 어디서라도 가볍게 게임을 키고 즐길 수 있다는 점, 몬스터 사냥 등의 반복 작업을 이동하면서 할 수 있다는 점,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모여서 사냥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은 몬헌이란 프랜차이즈와 잘 어울리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월드와 이전 몬헌들, 그리고 라이즈와의 관계다. 우선은 몬스터 헌터 월드가 어째서 나왔는가, 그리고 기존의 몬헌들이 어떤 속성을 가졌느냐를 이해해야 몬헌 라이즈를 이해할 수 있다:한 때는 PSP 하드 그 자체였던 게임이었고, 트라이 G나 4, 4G, 크로스, 더블 크로스 등을 거치면서 휴대기로 승승장구한 몬헌 프랜차이즈는 흥미롭게도 '일본 내수 시장 한정'의 게임이었다. 한국은 북미나 일본이나 양쪽 모두 게임 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잘 모르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트라이와 트라이 G가 나온 배경은 포터블 서드까지 베이스를 두고 있는 PSP 자체가 일본 시장에 국한되었다는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계적으로 깔린 3DS와 협업하는 것으로 노선을 전환한 것이었다. 물론 4에서 더블 크로스까지, 해외 전개가 그렇게 까지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4와 4G에서 보여준 한국 닌텐도 지원이 크로스와 더블 크로스에서는 사실상 사라진 것을 보자,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캡콤이 원하던 세계적인 몬헌이란 명성은 월드에 도달했었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계화 실패의 베이스에는 소위 '몬헌 다움'이라는 요소가 있다. 대부분의 '몬헌 다움'이란 몬스터 헌터 1편 ~ 도스, 세컨드 포터블 G급 까지 이어지는 몬헌의 기본 골격에 기반한 것이다. 적에게 데미지를 입혔을 때 숫자가 뜨지않는다던가, 들고 다닐 수 있는 아이템의 숫자가 한정되었다던가, 조합서가 없다면 조합에 실패할 수 있다던가, 장비는 어떻게 강화되는지 알 수 없는 등의 요소들이 이러한 몬헌다움의 예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몬헌다운 게임 요소들의  핵심은 '불친전한 요소를 통해 플레이어가 항시 생각하고 준비하며 사냥을 해야한다'였다:플레이어는 몬스터에 맞게 모든 준비물들을 준비해야 했었고, 무기도 거기 맞춰서 준비해야했다. 이러한 몬헌다움은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해오고, 공략 커뮤니티가 자리잡은 곳(일본이나, 한국 같은)에서는 그럭저럭 잘 작동했지만, 그 바깥(서구권)에서는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힘든 구조였다.

 

 

 

그렇기에 월드는 어떻게 보면 기존의 작품들을 모두 해체해서 0부터 다시 재구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오래된 건물 하나를 벽돌단위로 해체해서, 그것을 기존 건물에 새로운 구조물을 붙여서 새롭게 만든 것이다. 본인이 월드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을 들자면, 숫돌이 아이템 창을 차지하지 않는 점과 숫돌이 더이상 소모품이 아니고 장비품이 되었다는 점이었을 것이다: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사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러한 사소한 부분까지 게임이 아닌 플레이어가 챙겨야 한다는 점(숫돌 들어갈 아이템 파우치 칸 정도는 확보해야하는), 그것이 몬헌다움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월드는 그러한 몬헌다움에서 벗어나서 '제작진이 생각하는 몬헌 프랜차이즈의 근원'에 맞게 게임을 재구성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라이~ 더블 크로스까지 이어지는 도스 이후의 몬헌들이 전혀 게을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월드의 고민을 앞서서 진행하고 도스 기반의 몬헌을 통해서 풀어내고자 하는 노력을 한 작품들이고, 그 결과 많은 변화점이 몬헌 시리즈에 누적되었다. 가장 눈여겨 보아야할 점은 'Z축의 도입'일 것이다. 몬헌 도스는 전통적으로 평면적인 몬헌으로 높낮이에 따른 액션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서 트라이는 수중전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물속이라는 3차원 공간에서 싸운다는 발상을 통해 3차원 공간을 한정적으로 재현하였다. 하지만 수중전은 상당히 느린 페이스로 진행되었고, 이런 점 때문에 몬헌과 어울리지 않다는 평을 듣기도 하였다.

 

트라이의 고민은 결국 4편의 단차 액션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높이 뛰어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입히고 몬스터 등에 올라타서 데미지를 주고 큰 경직을 유도하는 단차액션, 그리고 높낮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조충곤이라는 무기의 등장은 제작진의 새로운 몬헌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조충곤이나 단차 액션 이때부터 Z축 판정 범위가 큰 공격들이 몬스터들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고어 마가라의 횡방향 브레스나 샤갈 마가라의 십자 브레스 같은 것이 그 예다. 이때부터 몬헌은 좀 더 입체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만들 준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트라이에서 4와 4G로, 그리고 이어지는 크로스와 더블 크로스는 몬헌이 더이상 예전의 모습을 띄지 않겠다는 결론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필살기 개념인 수기와 스타일은 기존의 몬헌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들을 실제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정립한 것들이었다. 수기를 이용해서 무적 판정으로 공격을 씹는다던가(한손검 라운드 포스 같은), 부시도 스타일로 포효 같은 패턴을 회피하는 등 기존 몬헌에서 방어구에 붙은 스킬을 능동적인 액션의 형태로 재구축한 것이었다. 이러한 변화점은 게임 플레이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방어구 스킬에 목메지 않게), 몬스터 디자인에도 많은 변화점을 주었는데, 디노발드나 발파루크 같이 '넓은 범위를 빠르게 공격하는' 스타일의 몬스터들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라이즈는 월드의 편의성과 월드 이전 몬헌들의 고민을 결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Z축을 도입한 입체적인 몬헌(트라이와 4, 4G)과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몬헌(크로스와 더블크로스)의 결합이 몬헌 라이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월드 개발 당시 제작중이었던 라이즈는 원래는 기존 더블 크로스나 4 시리즈에 가까운 물건이었는데, 월드의 성공 이후 월드 요소들을 적극 차용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된 것이다.

 

라이즈가 추구하는 입체적인 몬헌, 소위 Z축 몬헌은 '밧줄벌레 액션'을 통해서 구현되었다. 흥미롭게도, 4 이후로 추가된 고저차를 이용한 점프 액션이 4의 기존 단차 액션이나 크로스의 에어리얼 스타일로 하나의 시스템에 국한된 것과 달리 달리 밧줄벌레 액션은 게임 전반의 흐름을 모두 뜯어고쳤다는데 의의가 있다. 우선 밧줄벌레의 경우, 여타 게임의 그래플링 훅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그래플링 훅을 이용한 액션을 통해서 기존의 맵에서는 올라갈 수 없는 지형을 오른다던가, 높은 수직의 벽을 달려서 타고 올라가던가 등의 다양한 액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 측면에서 밧줄 벌레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끼친다. 첫번째는 '낙법'의 존재다:기존 몬헌에서는 날아가는 공격에 맞고 다운되는 경우에 얄짤없이 굴러가서 누워있어야 했고, 그 결과 몬스터가 구석에 헌터를 몰아넣고 확실하게 헌터를 기절시켜버리는 공격을 자주 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라이즈에서 낙법은 마치 격투 게임의 기상 낙법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는데, 플레이어가 날아갈 때 하나의 밧줄벌레를 소비해서 원하는 위치에 납도 상태로 착지하게 만들어 준다. 이 때 플레이어는 물약을 소비하거나, 자신을 날린 몬스터에게 다시 날아가서 역으로 공격을 가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할 수도 있는데, 기존에는 누워서 일어나기 까지 구르기 버튼이나 연타하면서 후속타에 맞지 않기를 기도하던 때와 비교하면 적극적으로 플레이의 흐름을 플레이어 쪽으로 끌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변화점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밧줄벌레 기술이다:이는 더블 크로스의 수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밧줄벌레를 소비하면서 몬스터에게 강력한 공격을 가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버프를 얻을 수 있다. 크로스나 더블 크로스에서 이러한 스킬들이 잦은 빈도로 쓰지 못하는 '필살기' 개념에 가까웠다면, 라이즈에서 밧줄벌레 기술은 밧줄벌레라는 자원을 이용해서 항시 사용할 수 있는 스킬로 변화했는데, 이 덕분에 크로스나 더블 크로스보다도 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대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기술이나 조작관점에서 본다면 전작에 대비하여 큰 틀에서 변화하지 않은 무기긴 하지만, 밧줄벌레와 낙법의 추가로 기존 대검의 단점들(느린 이동 속도와 구르기에 의존적인, 한방을 먹이기 위해서는 포지셔닝이 중요한데 포지셔닝이 어려운 상급자용 무기 등)을 상당히 보완할 수 있다. 밧줄 벌레 납도는 빠르게 무기를 납도하고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고, 금강 모아베기는 몬스터의 몇몇 공격 패턴을 무시하고 묵직한 한방을 날리는 먹일 수 있다. 물론 대검의 특징은 느린 이동 속도, 묵직한 한방 등의 요소들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그런 요소들 때문에 도저히 못해먹겠다'라는 요소는 거의 사라졌다 볼 수 있다. 즉, 개성을 유지하되 밧줄벌레와 관련된 기술들이 단점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라이즈는 게임 전반을 변화시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용조종이다: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밧줄벌레보다도 단차 액션의 요소를 능동적으로 재해석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맵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조작해서 다른 몬스터를 공격하고 큰 경직을 유도하는 요소다. 밧줄벌레 기술을 맞춰서 용조종 수치를 올리는데, 이전의 단차 액션이 점프 액션에만 대응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좀 더 유연한 수치를 축적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몬헌에서 몬스터의 난입이 난이도를 올리는 일종의 패널티 요소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용조종은 '다른 용이 난입하는 것이 이제는 이점이 된다'라는 부분이 되었다. 

 

 

밧줄벌레와 연관된 변화점들은 라이즈가 이전 몬헌들의 요소들을 한 데 아우러서 '능동적이고 강한 플레이어'를 만드는데 있다:Z축과 대한 재해석과 월드의 편의성이 합쳐져서 게임의 흐름은 물흐르듯이 입체적으로 변한다. 더이상 구석에 쳐박혀서 기도하면서 구르기를 연타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이나 공격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몬스터가 난입하거나 하는 것은 이제 강력한 딜 찬스로 변화하였다. 분명 역대 가장 쉬운 몬헌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플레이어가 그만큼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해야 강해지는 선순환적인 요소가 있는 몬헌이기도 하다.

 

밧줄벌레 뿐만이 아니라 무기 액션 전반에서도 이러한 능동적인 움직임을 장려하는 변화점을 찾아볼 수 있다. 수렵피리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일텐데, 버프와 딜 사이클을 분리해놓은 이전작의 조작을 탈피해서 '연주 없이 공격해도 버프를 주는 점'과 '육질을 무시하는 음파 공격 형태를 추가'한 점 덕분에 이전과 다른 공격적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몬헌 라이즈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쉬워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촌장이나 집회소 5성 까지는 상당히 빠르게 클리어할 수 있긴 한데, 6성부터 7성까지 등장하는 적들이 라이즈의 게임 변경점에 대응하여 상당히 공격적으로 바뀐 점은 상당히 눈여겨 볼만하다. 진오우가 같은 몹들은 상당히 높은 Z축 판정을 갖고 플레이어를 압박하고, 밧줄벌레 낙법이 불가한 공격이 등장하지 않나, 마가이마가도 같은 몹은 엄청난 속도와 넓은 판정 범위로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그 외에도 느리지만 착실하게 압박해오는 고샤하기나 약체화되었지만 여전히 전통의 강자인 라잔 같은 몹들도 6성 이상에서 플레이어를 압박해오기 때문에 마냥 쉬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현재로써는 엔드 컨텐츠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백룡야행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의 평가가 갈리는 부분이 있다. 몬헌 답지 않게 많은 몹들이 나오는 것을 디펜스 해야한다는 부분이 이질적이고(실제로도 공격받다 퇴각한 몹들이 그냥 사라지는 부분이 나오는 등 좀 이질적인 흐름이긴 하다),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는 상당히 단조로운 패턴이란 평가가 많다. 하지만 본인의 추측으로는 아직 라이즈의 엔드 컨텐츠는 '풀리지 않았다'라고 보여지는 부분들이 있다:몇몇 무기들(예를 들어 포호룡 타마미츠네 무기들 등)이 최종강화가 나오지 않은 점들을 감안한다면 이게 끝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라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엔드 컨텐츠가 아닌 중간과정으로 백룡야행을 평가한다면, 다수의 평가와 다르게 상당히 괜찮지 않을까라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더블 크로스에서도 호석과 돈을 뿌려주는 아트랄 카가 영맹화와 다른 엔드 컨텐츠에 접근하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해줬던 것을 생각한다면, 호석용 소재와 다양한 고급 소재를 주는 백룡야행도 보상 측면에서 좋은 중간 다리 역할을 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백룡야행 자체는 난이도는 낮긴 하지만 기존 노산룡이나 지엔 모란 토벌전을 좀더 능동적인 형태로 바꾸었기 때문에 의외로 틈틈이 손가는 요소가 많은 편이다:좋은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서브 과제들을 클리어할 필요가 있고, 4명의 팀원들이 밀접(GTFO 같이 마이크 키고 서로 100% 합을 맞추는)하게 협업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상황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다해줘야 하기 때문에 상시 긴장감은 유지되는 편이다. 기존 사냥을 하는 게임과 다른 미니 레이드를 즐긴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마지막 주인 개체 같은 적들이 상당히 강하게 나오고, 패턴들도 무섭게 나오기는 하지만 반격의 봉화가 켜진 상태에서 주인 개체를 무지막지하게 후드려 패는 것도 나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점이라 할 수 없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은 지금 현재(21년 4월 중순) 기준으로 고룡이나 진 엔딩이 해금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이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엔딩이나 몬스터들이 풀릴 예정이라 하고, 원래 G급이 풀려야 몬헌이 100% 컨텐츠를 갖추기는 하지만 진엔딩조차 풀리지 않은 건 다소 의아한 부분이긴 하다. 일단 호석을 파밍하면서 천천히 기다리고는 있지만, 몬헌 라이즈는 일종의 '서비스'형 몬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몬헌 라이즈는 이전의 몬헌에서 훌륭한 부분들을 모두 자기 것으로 들고 오는데 성공한 몬헌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라이즈에게 '최고의 몬헌'이라는 칭호를 줄 수 없는 이유를 라이즈는 보여주었다:몬헌은 계속해서 이전의 작품들을 흡수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라이즈 역시 이후에는 더 훌륭한 몬헌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몬헌 프랜차이즈의 건승을 기원하며, 스위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구매해서 플레이 해보기를 추천한다.

0 0

1 2 3 4 ··· 123
블로그 이미지

IT'S BUSINESS TIME!-PUG PUG PUG

Levi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