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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스포일러 있습니다.)

 

은밀한 한 탕을 설계한 범죄 조직원 ‘카세’ 야쿠자와 손을 잡은 부패 경찰 ‘오토모’ 그리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복서 ‘레오’  잃을 것 없는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바로 그날 밤 예상치 못한 유일한 변수 ‘모니카’가 나타나고 완벽했던 그들의 계획은 걷잡을 수 없이 뒤틀리기 시작하는데…(네이버 영화)

 

감독 미이케 다케시는 참으로 독특한 감독이다:빠른 제작 속도, 똘끼넘치는 연출들과 B급 감수성들, 엄청난 폭의 장르를 소화하는 모습 등등. 오디션이나 비지터 Q 같은 작품에서 역전재판이나 용과 같이 영화판 같은 작품들까지 그의 행보는 종잡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러한 종잡을 수 없는 작품의 연속에서도 미이케 다케시가 거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그만의 뚜렷한 세계관이 있기 때문이다. 퍼스트 러브도 그러한 관점에서 미이케 다케시의 영화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퍼스트 러브는 기본적으로 부조리극의 양식을 취한다:완전 범죄를 위해 세운 계획은 제 3의 변수(레오의 개입)에 의해서 무너지고, 계획의 붕괴와 함께 다양한 이해 관계를 가진 인간 군상들이 예정된 파멸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는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나 몬테 헬만의 영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도다. 그들의 작품들처럼 퍼스트 러브는 이러한 상황에서 극을 기묘한 긴장감으로 채워넣는다: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낀 사람들의 어색함과 계획 외의 요소가 개입하였을 때의 당혹감 사이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대로 튀어 다닌다. 

 

하지만 퍼스트 러브는 코엔 형제의 무덤덤하고 냉소적인 유머감각이나 몬테 헬만의 광기와 독기하고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퍼스트 러브는 레오와 유리(=모니카)가 만나면서 생기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오프닝 타이틀이 뜨기 전까지, 그들의 인생은 희망없고 생기없는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레오는 재능있는 복서였지만 태어날 떄부터 부모로부터 버림 받았고, 승리나 삶에 있어서 어떠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리는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환상과 마약 금단 증상 속에 갇혀서 고통받고 있다. 이 둘을 지배하는 감각은 '무력감'이다:어찌할 수 없는 환경과 상황에 대한 무력감들로 그들은 자기 자신에 갇혀서 사는 것이 아닌 삶을 연명할 뿐이다.

 

이러한 무력감은 좀 더 확대해서 본다면 일본이나 전세계 젊은 세대가 경험하는 무력감과 맞닿아있다. 그리고 무력한 젊은이들의 첫 만남은 벼랑 끝에서 이루어진다: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레오는 뇌종양 진단을 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며, 유리는 부모의 빚 때문에 조건만남을 강요당하고 몸을 팔다가 범죄 계획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개입되면서 죽을 위험에 처한다. 그들의 만남은 부조리한 동시에, 어쩌면 필연적이다:자신의 책임도 아닌 사건과 파국의 끝에서 서로를 만났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마지막 벼랑 끝에서 서로를 만남으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간다.

 

레오와 유리를 둘러싼 인간들의 다양한 욕망들과 충돌이라는 점,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휘말린다는 점에서 부조리하지만 흥미롭게도 미이케 다케시는 이 부조리를 재해석한다. 레오는 뇌종양 때문에 상대가 어이없게 뻗은 럭키 펀치에 쓰러졌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상황을 부합하는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길거리 점쟁이가 의사가 확진해준 뇌종양 판정과 다르게 인생 앞으로 시작이고, 대단히 건강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레오가 화를 내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 뇌종양은 오진이었고 점쟁이 말이 맞았다는 사실이 나오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은 맞이한다. 당연하다 생각하는 일들(의사의 말이나, 앞날이 보이지 않는 미래, KO에 대한 적당한 설명인 뇌종양 같은)은 전복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럭키 펀치는 진짜로 '럭키 펀치'(레오의 삶에 대한)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부조리함은 일종의 '기적'과도 같은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기적은 상황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나가게 한다:신주쿠 한 복판에서 유리가 약과 트라우마 때문에 환각을 보지 않았다면 레오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레오가 뇌종양이라 진단받지 않았다면, 상대가 운좋게 휘두른 럭키 펀치를 맞지 않았다면 유리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의 어찌할 수 없는 삶에서 만났던 기적과도 같은 부조리함이 레오의 첫사랑First Love을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미이케 다케시의 센스는 여기서부터 빛을 발한다:애시당초에 삶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한다면, 그것이 조리에 맞고 이치에 맞는 것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부조리한 상황들을 대단히 유쾌한 무언가로 표현한다:예를 들어 카세가 주리를 기절시키고 아파트에 데려다 주는 시퀸스를 보자. 침대에 주리를 내려놓고 아파트를 나가려는 순간에서 갑자기 주리의 어머니가 튀어나온다. 카세가 '보통은 혼자 사는거 아니냐고'라고 불평하는 장면과 주먹 한방에 죽어버린 주리의 어머니, 카세가 화재로 주리와 범죄현장을 은폐하려 하지만 '앗뜨거'하면서 튀어나와서 살아남는 주리까지, 이 모든 것들이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부조리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 말도 안되는 부조리들이 이어지면서 주리는 카세를 뒤쫒을 방법을 야쿠자에게 알려주고, 이야기는 흘러가게 된다. 극 중반 이후부터의 모든 이야기들이 이런 '부조리함'의 연속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것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바로 카세와 레오, 유리, 그리고 오토모가 처음으로 만나 차에 타고 서로 뭐하는 인간들인지를 물어보는 시퀸스일 것이다:쉴세없이 카메라를 한 인물에게서 다른 인물로 핑퐁하듯이 빠르게 넘기는 이 장면에서 미이케 다케시는 이 부조리한 상황을 유쾌한 코미디로 승화시킨다. 분명 피가 튀고 사람이 죽는 심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묘하게 희망찬(?) 탈출구를 보여준다는 점과 황당할 정도로 웃기다는 점에서 퍼스트 러브는 미이케 다케시 식의 '멋진 인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배경은 크리스마스가 아니지만 말이다.

 

또 눈여겨 봐야할 점은 미이케 다케시가 바라보는 영화속 공간들이다. 일본의 현대적인 풍경과 달리, 퍼스트 러브의 세계는 쇠락하고 우울하며 시대착오적이다. 뒷골목의 쓰러져가는 중국집, 복싱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스포츠, 유리가 살았던 무너져 가는 판잣집들, 일본의 밤거리, 그리고 마지막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공구 쇼핑몰들이 그러하다. 인물들 역시 풍경의 연장선에 존재한다:더 나아가서 시대착오적으로 행동하는 야쿠자와 중국 마피아들, 복서인 레오 등등. 미이케 다케시는 멋지고 아름다운 세계가 아닌 구질구질하고 버려진 세계에 집중한다. 

 

이러한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끝나고, 레오와 유리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분명 어제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무엇보다도 살아있다는 에너지로 충만하게 된다(재활치료를 하는 유리의 모습이나 레오가 권투 시합에서 이기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라) 젋은이가 서로를 의지하고 지탱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희망과 미래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미이케 다케시의 퍼스트 러브는 재기발랄하고 독특하지만, 동시에 희망과 따스함을 잃지 않은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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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일신상의 변화로 작년 3월 다니고 있던 회사를 퇴직을 하고 이직을 하면서, 새로운 취미를 시작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워해머 40K는 오랫동안 해보고 싶은 숙원의 취미 중에 하나였다:실물의 모델들을 테이블 위에서 움직이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설정이나 분위기 등에 오래전부터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문에 가장 큰 발목을 잡는 것은 예산, 그리고 모델 조립과 도색이었다. 워해머40K 미니어처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들어가는 예산이야, 학생 때와 비교하였을 때 직장인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금액이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도색과 조립에 대한 압박감이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엄청난 수의 모델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하는데,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직을 하기 전, 잠깐의 짬은 이러한 의문과 부담감을 떨쳐내고 워해머 40K 미니어처 시도를 해볼만한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미술이나 손재주와 크게 관계가 없었던 본인은 도색하면서 모델을 버릴 각오로 도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미니어처 모델 도색의 난이도는 걱정하는 것보다 낮았다. 겉으로 보기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본인의 1년간의 경험을 분석하여 정리한 것이 본 글이다.

 

워해머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Games Workshop이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수집, 조립, 도색, 플레이. 흥미로운 점은 미니어처 워 게임이 '보드게임'의 하위 장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게임 플레이보다도 다른 요소들(수집, 조립, 도색)이라는 부분들이 중요한 키워드로 뽑혔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두고 본다면, 워해머 40K는 보드게임과 프라모델 수집 및 도색이라는 영역과 함께 걸쳐있는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하는 재미를 구성하는 측면에서 이러한 수집과 도색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조립, 도색의 난이도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자: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부분들이 있다면, 도색이라는 과정이 어렵고 대단히 귀찮은 작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취미를 하면서 가장 놀란 부분은, 도색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많은 사람들의 표현대로, 기본적으로 도색은 '색칠하기'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칠해야하는 곳에 적당한 색을 칠하기만 해도 절반 이상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워해머 40K의 모델들은 훌륭한 조형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40k의 미니어처 모델은 현실의 물체를 작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비례를 그대로 미니어처 모델에 적용한다면,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들을 상당히 '과장되게' 표현을 한다. 즉, 미니어처 모델들은 직접 들고 보았을 때, '눈에 뚜렷하게 드러나는 디테일'들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모델들을 잘 살펴본다면 각각의 구획들이 뚜렷한 '경계'를 지니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인는 도색을 할 때 '칠해야하는 구역'과 '칠하지 말아야 하는 구역'을 분명하게 구분해준다. 이런 점에서 놀라울 만치 작은 모델을 칠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워해머 40K 모델은 대단히 직관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Games Workshop이 제시하는 도색 방법론은 매우 명확하기 때문에 이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Games Workshop이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먼저 모델에 베이스가 되는 색을 올리고, 음영을 주는 쉐이드를 칠한 뒤에, 마지막에 빛이 닿는 부분에 밝게 빛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부분들에 색을 올린다. 이렇게 기본 색, 음영, 구획을 구분 짓는 경계를 밝게 칠해주는 작업만으로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초심자에게도 편한 방법론을 제공한다.

 

다만 조립의 경우에는 모델의 연식에 따라서 상당한 편차가 있다:기본적으로 스프루(조립되기 전의 키트 상태)에서 부품을 잘라내기 위한 니퍼와 조립을 위한 접착제만 있어도 모든 키트를 조립할 수 있지만, 연식에 따라서는 접착제만으로 제대로 조립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의 키트들은 정확하게 파트별로 조립하기 쉽게끔 구성되어 있지만, 연식이 된 모델들은 파트별로 조립하는데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네크론 쪽의 리치가드, 이모탈 키트들이 그러한 경향성을 보여주는데 포즈를 잡는데 재량을 주고자 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초심자에게 다루기 고역인 부분들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조립/도색에 있어서 워해머 40K와 Games Workshop이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바로 유튜브와 앱 환경이라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Games Workshop도 이러한 두가지 환경에 초점을 맞춰서 도색과 조립에 대한 요소를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설명서 형태의 도색 작례 같은 것을 공유하지 않는 대신. Games Workshop은 거의 모든 도색 튜토리얼을 유튜브로 올리고 있으며, 시터델 컬러 앱이라는 앱을 통해서 도색의 색조합 등을 공유한다. 이는 상당히 직관적인 접근으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멋지게 모델을 도색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 입문의 허들을 상당히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더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Games Workshop 공식이 아닌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공유되는 커뮤니티의 접근방법론일 것이다:공식 작례 이외에도 프로 모델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방법론들과 팁들(웻 블렌딩, 제니털 하이라이팅, 에어브러시를 이용한 도색 등등)이 영상을 통해서 공유되고 있으며, 멋진 작례들을 통해서 더 높은 단계의 도색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다. 또한 다양한 키트들의 부품들을 모아서 새로운 모델로 재창조하는 컨버전도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커뮤니티는 Games Workshop의 공식 도색 튜토리얼이나 지원보다도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단순히 게임이 아닌, 도색이라는 측면에서 인터넷 커뮤니티가 워해머 40K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흥미롭다. 영미권의 미니어처 커뮤니티가 '게임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며,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보드게임은 물리적인 공간(게임 테이블)과 요소들(모델이나 보드 같은)이 개입하기 때문에 결국은 물리적인 지역과 분명한 인맥 중심으로 돌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모바일 환경의 구축으로 이러한 물리적 공간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확장되기 시작되었다.

 

물론 보드 게임이나 워해머 40K가 완전히 물리적인 공간과 요소들로부터 벗어났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정보, 도색에 대한 정보, 방법론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지역과 인맥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입문과 더 깊은 탐구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또한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칭찬 받고, 개선점을 찾고, 교류하는 것도 이 취미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도색과 조립, 컨버전 등에 대한 커뮤니티의 접근이 상당히 '초보 친화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취미들이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에 대해서 커뮤니티는 오랫동안 잘 알고 있었고, 초보들이 접근해서 더 높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자연스럽게 이끄는 방법론에 대해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유튜브나 모바일 환경, 온라인 커뮤니티의 도래는 이러한 정보들의 흐름을 좀 더 원활하게 흐르게 만드는 촉매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커뮤니티가 게임이라는 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어쩌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일수도 있다:어떻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소비하는지를 두고 정보를 교류하거나,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하는 등의 요소들은 분명 게임이라는 콘탠츠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눈여겨 보면서 도색과 조립을 즐긴다면, 충분히 워해머 40K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취미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면서 워해머 40K의 도색은 상당히 매력적인 재미를 가진 취미가 된다. 단순히 게임을 위한 노동 작업이 아닌, 자신이 무언가를 만들고 완성해가는 과정을 즐기는 요소가 있고, 무언가 배우고 적용하는 재미가 분명하게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시간과 장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때로 실패할 때도 있고, 원하는 모습이 안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도색은 단순히 게임을 위한 요소를 만드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완결된 취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커뮤니티가 뒷받침하고 재미를 확장시켜주기도 한다. 단순히 도색과 콜렉팅을 위해서 모델을 사는 사람이 상당수의 매출을 차지한다는 점은 이러한 재미 요소를 증명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워해머 40K에서 도색은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를 넘어서 독립적인 재미를 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만드는 것도 재밌고, 칠하는 것도 재밌다. 커뮤니티는 오랫동안 새로운 사람들이 어떻게 입문하고 더 잘하게끔 유도하는지를 잘 알고 있고, 실제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만약에 워해머40K에 관심이 있었지만, 도색 때문에 망설였던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인 입문 셋(매 판본마다 페인트+모델 셋을 함께 파는 상품이 있다)을 사서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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