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전반적으로 나사빠진 부분과 좋은 부분이 공존하는 이상한 작품.

 

-브레이버리 디폴트 시리즈나 옥토패스 트레블러, 그리고 최근에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모습을 드러낸 트라이앵글 스트레티지 같이, 레트로 JRPG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작품들이 스퀘어 에닉스에서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옥토패스 트레블러가 로맨싱 사가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고, 브레이버리 디폴트 시리즈가 DS판 빛의 4전사와 파이널 판타지 초기작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품이란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이들 작품들이 '레트로한 작품의 현대적인 재해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 '영광스러운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타겟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좁고 명확한 시장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이런 부분들 때문에 한계도 명확하다:명확한 고객들(오래전부터 단련된 골수 JRPG 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인 만큼, 구세대적인 게임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이 사람들이면 '이정도도 버티겠지?' 싶은,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이해할 수 없는 구조들도 눈에 띈다. 옥토패스 트레블러에서는 스토리의 구성이라던가, 케릭터들로 NPC들과 상호작용하는 같은 요소들이 여기에 해당이 되는데, 전투의 완성도와 별개로 구세대적인 상호작용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브레이버리 디폴트 2도 그런 한계에 명확하게 잡혀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전작들보다 더 퇴보한 부분들이 있어서 골때리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브레이버리 디폴트 시리즈는 잡과 어빌리티의 육성, 그리고 약간의 뒤틀림이 섞인 고전적인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인데, 브레이버리 디폴트 세컨드:엔드 레이어에서 삐끗한 모습(스토리의 모습 등에서)을 보여서 시리즈 전체가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디폴트 2는 세컨드의 변칙적인 모습에서 좀더 정통적인 흐름(1편의 모습)의 게임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과 전작들 사이에 상당히 차이와 괴리가 생겼고 그 결과 전작에 비해 후퇴하게 된 부분도 생겼다.

 

- 가장 후퇴되었다 생각되는 부분은 어이없게도 잡과 어빌리티 육성 파트인데, 그냥 일반 인카운터에서 심볼 인카운터로 전투 조우 방식이 바뀌게 되면서 노가다가 더 어려워진 부분들이 생겨버리고 만 것. 심지어 심볼 인카운터에서 적들이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를 조우하면 도망가는 기믹도 추가되어서 한 곳에서 진득하게 레벨업 하는게 힘들어진 문제도 생겼다. 연속 전투의 보너스가 연속 심볼 인카운터 방식의 전투로 변경되면서 사실상 'JP 보너스 없이' 게임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런데도 희안한 점은 레벨링이나 잡 포인트 노가다, 육성들이 그렇게까지 빡세지는 않다는 점일텐데, 아마도 이후에 QA 단계 등을 통해서 레벨링이나 노가다 속도를 보정하는 과정을 도입하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 덕분에 게임 플레이 시간 관점에서 보면 전작과 비등비등한 플레이 타임을 보여준다.

 

- 대신에 괜찮아진 부분은 각 잡과 어빌리티가 연계를 상정하고 각자 개성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12렙이 되면 두번째 잡 특성이 풀리면서 각 잡이 강화되는 점이나 독특한 어빌리티, 기믹 등의 요소가 추가되어 재밌는 부분들이 많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디버프 전용 직업인 픽토맨서나 전용 디버프인 패인트 요소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 하지만 이상하게 전작들에 비해서 마법 직군이 키우기도 힘들고 데미지도 안나와서 쩌리가 된 느낌이 강하다. 전과 비교해서 어딘가 한 발짝 앞서면 한 발짝 뒤쳐지는 게임이란 느낌.

 

-스토리는 무난함 그 자체. 아주 인상적이진 않지만, 나쁘게 볼만한 여지도 적은 편이다. 

 

- 돈값은 하는데, 아주 훌륭한 게임은 아니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