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여기서 이어집니다.(http://leviathan.tistory.com/2302)



6. 회피를 할 때, 전후좌우+점프 방향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암즈는 3차원에서의 이동이 중요한 게임이다. 모든 암에는 고유의 궤적과 속도가 있고, 이것을 파악하고 피하고 상대에게 한 방을 먹이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쿨메랑이나 피닉스 같이 호를 그리며 사이드를 잡는 암들은 전후로 파고들기/물러나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버티컬 같이 타점이 수직으로 잡히는 암들은 좌우 대시로 피해서 대처할 수 있다. 점프는 상당 수의 암들을 피할 수 있고, 점프 상태에서 전후좌우 대시를 잘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먹을 피할 선택지를 늘려주긴 하지만, 내려오는 시점에 취약할 수 있다. 몇몇 케릭터들(롤라팝, 리본걸이나 트윈텔, 닌쟈라 같은)은 체공 시간을 늘려서 트리키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지만, 보통의 케릭터들은 점프에 의존 시 패턴이 쉽게 간파됨으로 주의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짧은 대시, 차지가 붙은 긴 대시, 점프 등을 통해 최대한 상대가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 회피를 통한 방어의 정석이다.



7. 가드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자.


격투 게임에서 가드는 중요하다.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고, 딜레이를 캐치하여 템포를 내 쪽으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암즈에서도 기본적인 원칙은 동일하다. 다만 암즈에서 가드는 많은 부분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암즈에서 잡기의 위상 덕분이다. 암즈의 잡기는 원거리에 속도도 빠르고, 판정도 후한 편이다. 게다가 데미지도 상당한 편이기에(한번 잡기의 성공은 원 투 콤비네이션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 때 게임이 정착하기 전에는 잡기만 쓰는 플레이어들이 넘쳐나기도 하였다. 또한 가드는 회피에서 오는 이점들(상대의 주먹이 헛치는 순간을 노려 딜레이를 케치하는/맵 상에서의 포지셔닝 등)을 포기하기 때문에 가드는 유리한 선택지가 아니다. 


하지만 가드가 때로는 유리한 선택지일 때도 있다. 가드 후 대시로 이어지는 암을 처내면서 거리를 좁히는 패링 기술은 상대에게 순식간에 차지된 주먹을 먹일 수 있는 진보한 테크닉 중 하나다. 암의 상성, 무게 등에 관계없이 패링은 암을 처낼 수 있기 때문에, 상대 공격이 들어오는 순간에 가드하고 처내는 연습을 자주하면 공방에서 많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타격 후 2차 판정으로 폭발하는 폭발 속성의 암(트라이던트 같은)들에는 이러한 패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8. 러쉬는 먼저 발동하지 말고, 상대 공격에 맞춰 카운터로 쓰자.


러쉬는 암즈의 필살기 개념으로 발동시 양손으로 상대에게 난타를 먹여 큰 데미지를 준다. 대략 콤비네이션 두번 정도를 이어준 데미지(200 후반에서 300초반 정도)를 주기 떄문에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일발 역전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조커 카드라 할 수 있다. 다만, 러쉬는 잘못 발동할 시 큰 빈틈을 만들기도 한다:가령, 상대에게 정타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 플레이어는 허공에 주먹질을 해서 큰 빈틈을 만들기 때문이다. 러쉬의 정석적인 발동 타이밍은 상대 주먹이 들어오는 시점이다. 러쉬가 발동되는 짧은 순간 플레이어는 상대의 암 한방을 튕겨낼 수 있다. 여타 게임의 초필살기처럼 무적 시간을 이용해 상대의 공격과 판정을 씹고 강력한 한방을 가하는 개념과 동일하게 보면 된다. 이 부분만 유의해서 러쉬를 쓰면 십중팔구는 러쉬를 정타로 상대방에게 꽂아줄 수 있다.


다만 항상 정석적인 카운터 펀치의 개념으로 러쉬를 쓸 수는 없다. 때로는 기습이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상대를 추격하기 위해서 러쉬를 써야하는 때가 있다. 또 역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러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카운터가 아닌 상황에서 최적의 러시 발동 타이밍은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딜레이 캐치할 때이다. 러시를 발동하는 사람은 항상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러시를 피해야하는 사람은 먼거리를 유지하며 상대를 최대한 견제하도록 하자.



9. 케릭터는 이동 및 큰 틀에서의 게임 리듬을 결정한다.


어떤 케릭터를 쓰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암즈의 대부분 케릭터들의 특징들은 이동 및 차지에 붙어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케릭터를 고를 때, 자신이 어떤 패턴으로 움직일 건지를 생각하고 케릭터를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리본걸의 경우, 공중에서 점프를 여러번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방어 시 상대의 암을 교란시키 용이하다. 또한 상대의 암이 헛방을 치는 순간, 급강하 자세로 곧바로 차지를 이어줄 수 있는 만큼 리본걸을 선택하는 플레이어는 공중전 중심으로 게임을 이끌어가길 원할 것이다. 


즉, 암즈에서 케릭터를 고른다는 것은 내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라는 큰 틀을 정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상대의 플레이를 큰 틀에서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10. 암은 공격 패턴이다. 암을 선택할 때는 속성과 역할을 고려하여 선택하자


암은 각기 서로 다른 공격 궤적과 데미지, 무게, 속성을 지니고 있다. 케릭터가 큰 틀에서 전략과 운영을 결정짓는다면, 암의 선택은 전투에서의 전술을 결정짓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한판에서 쓸 수 있는 암은 3개 뿐이지만, 양손에 동일한 암을 중복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암의 조합은 최대 9가지가 된다. 


암 선택의 핵심은 모두 제각기의 역할을 부여하라는 것이다:상대의 움직임을 크게 봉쇄할 때 쓰는 트라이던트와 같은 암이나 쿨메랑 같은 암, 프리저로 얼리고 썬더 버드로 감전시키고 마지막으로 잡기로 마무리 짓는 3단 연계를 고려한 암, 단타 위주로 치기 위해서 쓰는 불속성 암의 선택 등등 머릿속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암을 쓰겠다라는 대원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의 움직임과 전투 패턴에 따라서 암을 전략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11. 게임 시작 시, 상대 암의 조합은 항상 숙지하자. 그리고 라운드 시작 전 10초간 상대의 암 조합을 적극적으로 추리하자.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케릭터가 큰 틀에서의 게임 리듬을, 암이 공격 패턴을 결정지을 때, 플레이어가 상대와 싸울 때 가장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상대의 암 조합이다. 암즈는 게임 시작할 때 아주 잠시만 상대 암 조합을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전 이것을 외워둬야 한다. 왜냐하면 암의 조합은 공격 패턴을 결정짓는 동시에 플레이어의 빈틈을 만들기 때문이다.


가령 플레이어가 양손에 무겁고 큰 암들(빅펀치나 메가톤 같은)을 장비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정면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공격들은 튕겨낼 수 있으며, 느리지만 묵직하게 상대에게 한방 씩 먹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그러나 양손에 무거운 암을 장비했을 시, 플레이어는 극단적으로 패링에 취약해지며, 동시에 직선상의 암 궤적을 우회해서 들어오는 공격들(썬더버드나 피닉스 같이 큰 호를 그리고 빠른 암들)에 극단적으로 취약해진다. 


플레이어는 상대 암의 조합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거기 맞춰 자신의 암을 골라야한다. 더 나아가서 암의 장비위치에 따라서 공격 타점이나 궤적이 달라지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상대의 암이 어디에 달려있는지까지도 정확히 추리해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게임 라운드 시작 전 약 10초는 게임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12. 상대방의 주먹을 적극적으로 요격하자.


패링이나 회피, 가드 이외에도 암즈에는 제 4의 방어 시스템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의 암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다:서로 무게가 동일하거나, 요격하는 쪽이 더 암의 무게가 나가는 경우에는 상대의 암은 튕겨져 나가면서 공격 판정을 잃는다. 대부분 요격은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데, 이 경우는 상대의 주먹을 요격하는 것은 내 피격을 줄이기 때문에 유용하다. 또한, 상대가 무게가 가벼운 암을 골랐을 때는 적극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요격하여 공격을 무효화시키고 내 공격을 정타로 꽂아넣을 수 있으며, 몇몇 느리지만 엇박자에 껄끄러운 궤적을 가져 딜레이 케치에 특화된 암들(샐러멘더 같은 채찍형 암)을 처낸다는 느낌으로 쓰면 방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본인이 중간 무게 이상의 암을 들었을 때의 이야기다: 한 손에 가벼운 암을 들었을 때, 상대 공격은 그대로 들어오지만 내 공격이 튕겨나가 무효화되기 때문에 상대 공격의 요격은 불가능해진다. 대신, 가벼운 암의 경우 암의 속도나 커버 범위가 무거운 암들보다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 움직임의 딜레이를 케치하는 쪽으로 운영하면 무게의 상성을 보완할 수 있다.



13. 도저히 상대 암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면 토스터 류의 암을 고르자.


상대 암을 예측할 수 없고, 자신의 암 선택에 자신이 없을 때는 토스터 류의 암(스파크, 프리저, 토스터로 이어지는 삼색 펀치)을 드는 것이 좋다. 이 3 종류의 암은 표준적인 성능과 궤적, 그리고 데미지를 보여주는데 그 어떠한 암과 대결해도 속도가 평균 수준이라 딜레이 케치가 용이하고, 무게가 중간급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암을 근거리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중요한 점은 토스터 류의 암은 중간급 암 중에서는 발동 속도와 회수 속도가 가장 빠른 암이라는 것이다.쿨메랑 같은 부메랑류의 암은 좌우 보정이 없을 시 속도는 비슷하지만 회수되는 속도가 좀 처지고, 썬더버드나 피닉스 류의 암은 속도는 빠르지만 원채 이동하는 궤적이 트리키하고 길며 회수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토스터 류의 암 요격에 약한 편이다. 토스터 류의 암은 지나치게 정직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동시에 그 정직함이 플레이를 더 집중감 있게 구성하며 뚜렷한 단점이 없다는 강점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양손 토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보편적인 대응책은 많이 없다. 다만 몇몇 조합은 고려해볼만 하다: 파라솔은 바람 속성이기 때문에 추가타를 이어주기 어렵다는 점을 빼면, 공격 판정이 넓어 상대 주먹을 요격하는데 강점이 있다.(파라볼라는 전기속성이라 괜찮지만 속도가 느려서 주먹을 날리는 느낌보다는 깔아두기에 가깝다) 최근 추가된 쌍절곤과 빙절곤은 토스터 류의 암을 완벅하게 대체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차선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두 암들은 주먹을 날리는 위치가 공중이냐 아니면 지상이냐에 따라서 공격 면적이 넓지만 조금 속도가 느린 파라솔과 공격 면적이 위아래로 길고 좁아지지만 속도는 빠른 공격의 두가지 형태로 오간다. 물론 운영 측면에서는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지만(플레이어는 항상 빙절곤/쌍절곤의 지상과 공중 모드를 이해하면서 싸워야 한다),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양손 토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범용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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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본 버전은 스위치 버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메가 포스의 무쌍 시리즈는 콜옵을 능가하는 공산품 게임 프랜차이즈다:시원스런 액션과 칼 한번 휘두를때 마다 쓰러지는 적들, 끝날거 같지 않는 파밍과 혀가 내둘릴 정도로 넘처나는 컨텐츠(대부분 비슷하지만) 등등은 대부분의 무쌍 시리즈가 공유하는 골격이다. 그리고 오메가 포스는 이 골격을 조금씩 다른 형태로 컨버전해서 무쌍 게임을 만들어냄으로써, 여타 게임회사에서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신작 발매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근 2년 동안 컨버전 작품을 제외하고 나온 정식 무쌍 시리즈는 진삼구무쌍 8, 파이어엠블렘 무쌍, 무쌍 스타즈로 도합 3개이다. 거의 7~8개월에 한 개씩 나온 셈) 하지만 무리한 자가복제로 인해서 오메가 포스가 만든 무쌍 게임의 대부분은 '다 거기서 거기'였다. 실제 무쌍 시리즈 게임 중 가장 뛰어난 흐름을 보여주는 파이어 엠블렘 무쌍이나 젤다 무쌍의 경우도 다양한 기믹의 추가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비슷한 모습을 공유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진삼국무쌍 8의 실패와 맞물리면서, 무쌍 시리즈의 골격은 한계에 부딪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무쌍 시리즈 골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엉뚱하게도 무쌍 시리즈가 아닌 오메가 포스가 만든 진격의 거인 게임 시리즈에서 등장하였다. 진격의 거인 2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으로, 2016년 발매된 진격의 거인 1편의 후속편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메가 포스 게임 답게(?) 진격의 거인 1편은 실험작으로써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지만 2편은 1편의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보완해서 나왔다. 흥미롭게도 진격의 거인 2는 큰 틀에서 무쌍 시리즈의 게임 구조를 채택했다: 큰 전장이 되는 스테이지가 있고, 적들이 산개해있고, 이벤트들이 발생하며, 플레이어는 전장을 누비면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진격의 거인 2는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 원작의 입체기동 장치를 사용한 움직임과 전투를 원작 수준으로 살려냄으로써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게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다. 무쌍 시리즈가 시리즈가 가면 갈수록 원작의 간단한 조작에 얽메여 풀배기 액션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었던 걸 고려하면, 진격의 거인 2는 무쌍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평할 수 있다.


진격의 거인 2의 조작은 기본적으로 원작 만화에서 등장한 입체기동 장치의 조작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입체기동 장치를 통한 이동은 두개의 앵커를 사출해서 벽면이나 건물에 꽂아넣고, 와이어를 당기면서 부상 후 기동장치에 가스압을 이용해 세부적인 이동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그렇기에 게임에서 이동 조작은 앵커를 사출하는 버튼과 가스압을 이용해 대시하는 버튼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거인과 싸울 때, 거인의 목덜미에 앵커를 박고 목덜미를 배어 거인을 쓰러뜨리는 것도 원작과 동일한 구성이다:플레이어는 거인을 타겟팅한 후, 앵커를 사출할 부위를 결정한 뒤 앵커를 사출하여 거인의 팔/다리/목덜미를 공격하면 된다. 이것이 진격의 거인 2의 조작 체계의 끝이다:게임에는 필살기나 별도 조작을 이용한 기술 등의 개념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지형지물 또는 거인의 몸통에 앵커를 사출하고 박아서 움직인 뒤, 거인을 쓰러뜨리기만 하면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무쌍 시리즈의 약공격/강공격 조작 체계보다도 훨씬 더 단순한 체계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진격의 거인 2는 단순한 조작 체계임에도 불구하고 무쌍 시리즈 보다도 훨씬 더 깊이 있는 게임 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이러한 특징은 툭하면 등장인물을 죽이고 상황을 시궁창으로 몰아가는 원작의 테이스트 덕분이기도 하다:게임 내에서 인물들은 시도 때도 없이 거인들에게 공격받아 퇴각하며, 전반적인 게임 난이도 등은 일반적인 무쌍 게임들보다도 높게 책정되었고, 그 덕분에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기민하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진격의 거인 2가 깊이가 있는 것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 체계가 다양한 환경변수와 맞물려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먼저, 입체기동 장치를 통한 이동을 보자 : 입체 기동장치는 두개의 앵커를 지형지물에 박아넣고, 와이어를 끌어당기는 반발력으로 사람이 이동하는 방식으로 취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총에서 투사체가 발사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 중요한 점은 이 두개의 앵커가 어디에 박히는지에 따라서 플레이어의 움직임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앵커가 어디 박히는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다. 대신 앵커가 박힌 후 움직일 때 플레이어는 방향키를 이용해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조정하고, 가스압을 이용한 대시를 이용해 앵커를 끝까지 감지 않고 중간에 회수하여 움직일수도 있다. 즉 게임은 불규칙하게 꽂히는 앵커를 이용해 환경에 변화를 줌으로써, 단순한 조작 속에서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세부적인 방향을 결정 하게끔 만든다. 그렇기에 진격의 거인 2의 이동 조작 시스템은 시원 시원스럽고 독특하며 반복적이지 않다. 


전투의 경우는 이동보다도 더 복잡하다:플레이어는 자신이 공격하기를 원하는 위치에 앵커를 박아넣고 거인을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를 많이 주고, 토벌 등급을 잘 받고 싶다면(모든 토벌 등급은 거인의 '개체' 별로 받는다), 플레이어는 충분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각도와 가속을 얻을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거인은 느리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움직이며, 플레이어가 공격해오는 방향을 향해서 공격을 가하기도(정확하게는 잡기 공격을 깔아둔다는 표현이 적확하겠다) 한다. 플레이어는 거인에게 공격을 가하는 와중에 계속해서 타겟팅하는 부위를 바꿔서 거인의 공격을 피해야 한다. 또한 게임은 목덜미를 파괴하는 것만으로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지만, 팔다리를 끊어내면 전략적인 이점을 받고(공격을 못하게끔 막거나 - 팔, 움직임을 봉쇄하거나 포획을 할수 있게끔 하는 - 다리) 부위 파괴보수를 얻을 수 있는 등 빠른 토벌 = 빠른 클리어의 공식을 무너뜨리려 하였다.


또한 거인의 수가 늘어나 1:多의 상황이 되면 게임은 더욱 복잡해진다 : 타겟팅한 거인의 사이에 다른 거인이 끼어들어서 사출한 앵커가 풀리거나, 충분한 각도와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게다가 전투에서 시간을 끌 시, 거인이 주목상태로 돌입하여 플레이어를 향해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고, 주변 동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돌입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부위파괴를 하고, 거인의 숨통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진격의 거인 2는 이동과 마찬가지로 전투에 있어서도 다양한 환경변수들을 이용해서 게임에 깊이를 더하고, 거인을 죽이기 위해서 단순히 버튼을 난타하는 것이 아닌 '킬각'을 정확하게 재고 행동하게끔 만들었다. 


거점을 통한 보급이나 버프 역시도 중요한 요소다:무쌍 시리즈의 요새 개념과 진격의 거인 2의 거점 개념은 다소 차이가 나면서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은 가스 봄베를 소모하거나 칼날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를 주기적으로 보급받는 것은 중요하다. 게임은 거점을 설치 시, 일정량의 보급을 받게끔 만들었다. 또한 보급 거점의 경우에는 가스나 칼날 외에도 전투에 상당히 쓸만한 결전의 봉화(일정 시간 동안 칼날/가스 소모 X)나 섬광탄(주목상태 해제), 응급약(체력 회복) 등을 보급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서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 동안 아이템 소비상황을 보아가며 주기적으로 거점을 설치해야 하다. 여타 무쌍 게임에서 요새를 점령하는 등의 행위가 게임 전체에 영향을 크게 안주었다면, 진격의 거인 2에서는 적절한 거점을 설치 시, 게임 플레이가 쉽게 풀리게끔 만들어서 거점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진격의 거인 2는 원작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미덕을 십분 살린 게임이다:플레이어는 마이 케릭터를 조작해서 다양한 원작 케릭터들과 교류하고, 이야기 흐름을 뒤쫒는다. 마이 케릭터는 원작 케릭터들과 유대관계를 쌓는 것을 통해 케릭터를 강화하는 스킬을 얻거나 베이스 능력치를 올릴 수 있게 된다. 유대관계는 전투 중에 등장하는 원작 케릭터들의 구호 요청에 화답하거나, 일상 파트에서 원작 케릭터들에게 선물을 주는 형태로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조사 임무 중에 원작 케릭터를 대동해서 움직이는 것이 유대관계를 올리기에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에 선물 쪽보다는 조사임무에 같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편하다. 원작 케릭터를 알아가는 과정과 함께 우호도 관련 회화가 모두 음성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원작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출중하다 할 수 있다. 또한 게임 스토리 역시도,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만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덕분에 몰입도도 대단히 높은 편이다.


진격의 거인 2는 코옵/경쟁 멀티플레이를 양쪽 다 지원하는 게임이다. 먼저 스토리 진행에서 막히는 경우, 플레이어는 구조 요청으로 스토리 진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조사임무를 통해서 무기와 장비 강화에 필요한 소재/돈벌이를 할 수 있으며, 경쟁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누가 더 빨리 거인을 토벌하는지를 경쟁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진격의 거인 2의 멀티플레이는 싱글플레이에 비해서는 다소 곁다리 같은 느낌이 강하다. 우선 조사 임무의 양이 생각외로 많지 않을 뿐더러, 싱글플레이와 구분되는 멀티플레이만의 차별점을 크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코옵이라는 형식은 게임에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이며, 진격의 거인 2에서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경쟁 멀티플레이의 경우, 메인 컨텐츠로써는 깊이가 부족하지만 간간히 즐기는 소품으로써는 적절한 재미가 있다.


진격의 거인 2는 재밌는 게임이지만, 여전히 단점도 존재하는 게임이다. 우선, 시스템이 훌륭하더라도 게임의 컨텐츠 자체가 원작에 얽메여있을 수 한계가 있다:분명, 전투와 관련된 시스템은 재밌으며 거인과 환경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변수들은 게임을 도전적으로 만들지만, 게임이 다소 원패턴적으로 구성되어있다는 문제가 있다. 애시당초에 진격의 거인 원작은 여타 소년 만화와 같이 게임으로 옮기기에 적절한 다양한 적들과 패턴, 필살기 등의 요소가 전무하다:대부분의 거인들은 비슷비슷한 패턴을 지니고 있고, 보스라 불릴 수 있는 이형 거인은 도합해서 5종 정도 밖에 없다. 원작 구현이라는 때문에 게임은 다양한 컨텐츠를 끌어오는데 제약을 받는 느낌이다. 물론 그럼에도 충분히 오래 즐길만한 게임이지만, 게임 시스템의 완성도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느낌이 있다.


또다른 문제는 전반적인 마감이다:보통 리뷰를 쓸 때 이런 부분은 크게 짚으려 하진 않지만, 진격의 거인 2의 경우 전반적인 마감이 다소 싸구려 같다. 이는 그래픽이나 성우,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물리엔진의 충돌에 기반한다:진격의 거인 2에서 거인들이 팔 다리가 잘려서 쓰러지거나 단차가 있는 곳에서 떨어질 때, 게임의 물리엔진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엉망진창이 된다. 안그래도 충돌 판정과 오브젝트 사이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킬각을 재는 것이 중요한 게임에서 여러 거인들이 나올 때 마감이 엉망진창이 된다는 것은 감점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치 판의 경우, 성능 이슈가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구출한 동료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는 편이며, 게임은 이것을 간략하게 처리하겠답시고 동료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날파리 처럼 묘사를 해놨다.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마감 문제와 맞물려서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저런 단점을 감안하고 보았을 때도 진격의 거인 2는 매력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으로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환경과 전장을 해집고 돌아다닌다는 무쌍식 스테이지, 더 나아가 빠르고 간단한 조작에서 오는 상쾌함과 킬각을 재는 것이 어려운 점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할만 하다. 물론, 원작 만화의 컨텐츠 때문에 시스템이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전반적인 마감 등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진격의 거인 2는 무쌍 시리즈의 철학과 노하우가 다른 형태로도 발현될 수 있음을 멋지게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원작과 무쌍에 큰 거부감이 없다면, 진격의 거인 2는 구매를 해도 후회가 없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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