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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아크 시스템 웍스가 만드는 격투게임들은 하나같이 매니악한 무언가를 자랑하였다. 길티기어 시리즈나 블레이블루 시리즈, 페르소나 격투 게임이나 좀 더 매니악하게 가자면 북두의 권 격투 게임 같은 것을 꼽아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빠른 페이스로 치고받는 것을 전제로 깔면서 독창적인 시스템(포트리스 가드나 로망 캔슬 등)에 개성이 넘치다 못해 폭발하는 케릭터들까지 아크 시스템 격투 게임의 특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안그래도 높은 편인 격투 게임의 입문 허들을 아크 시스템 웍스 게임들은 몇배로 더 높게 잡아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격투 게임들이 화려한 콤보 위주보다도 공방에서 오는 심리전에 초점을 맞추고 초보자들도 거기에 집중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는 흐름을 생각한다면, 아크 시스템 웍스는 그야말로 구시대의 격투게임의 적폐 그 자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드래곤볼 파이터즈의 등장과 함께 상황은 급격하게 바뀌게 된다. 처음 드래곤볼 파이터즈가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이 주목하였던 것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미려한 그래픽과 연출이었다. 이는 길티기어 익서드 사인을 통해서 다져진 아크 시스템의 그래픽 연출 노하우 및 무지막지한 노가다 작업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드볼파의 실제 게임 플레이는 아크 시스템 격게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을 당혹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복잡한 커멘드도 없고, 대다수의 콤보는 원버튼으로 이어지며, 게임은 빠르고 쉽고 쾌적하기 때문이었다. 이전의 아크시스템 게임들을 생각하면 드볼파는 완전히 달라진 게임 양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드볼파가 화려한 연출과 조작의 단순화/간략화 등을 이루었다고 해서, 아크 시스템 격게 특유의 깊이가 얕아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제작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태그팀 매치라는 독특한 형태로 해결하였다. 기존에도 태그팀 매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철권 태그 토너먼트 같은), 드볼파의 태그팀 매치는 단순하지만 흐름이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플레이어는 콤보를 이어가는 와중에 팀 동료를 자유롭게 불러서 콤보를 이어나갈 수 있다. 드볼파에서 콤보의 흐름은 정해진 루트를 정확한 타이밍에 이어나가는 것보다(물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을 꾸준하게 이어서 상대의 낙법 회복 시간을 줄이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즉, 낙법 및 무적시간이 생기기 전까지는 어떤식으로든 공격을 이어나가면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 게임의 콤보 난이도는 대폭 하락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무적시간을 둘러싼 공방과 함께 콤보 효율을 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연구,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은 드볼파의 시스템이 깊이가 없다는 것에 대한 반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신 드볼파는 기존의 공방 시스템(중단에서 오는 이지선다)을 독특한 방식으로 추가한다:여타 게임들과 다르게, 드볼파는 대부분의 케릭터들이 장풍이라 할 수 있는 원거리 견제 수단인 기탄 러쉬를 갖고 있으며, 기탄 러쉬는 돌격으로 상쇄하는 등의 기존 격투 게임과 다른 공방의 흐름을 추가하였다. 드볼파는 각각의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서로 조합을 통해서 시스템의 깊이를 더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게임 페이스를 올리되 태그 교대를 통해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게끔 설정하여 큰 페이스의 게임 흐름을 플레이어가 조절하게끔 만들었다.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은 드볼파의 모델을 블레이블루 시리즈에 접합한 것으로 보여진다:게임 자체를 간략화시키는 동시에, 태그 배틀을 강조하는 점이 그러하다. 하지만 드볼파와 크로스 태그 배틀의 차이점은 속도감이다:드볼파가 3명으로 태그 매치를 하는데 비해서, 크로스 태그 배틀은 두명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동시에 게임 플레이 속도는 드볼파에 비해서 배로 더 빠르다는 느낌이다. 특히 두명을 KO 시키는데 30~50초 남짓밖에 안걸린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게임 자체가 빠른 건지, 아니면 아직까지는 운영이나 이런 부분에서 좀 더 노하우가 발견되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은 드볼파에 비해선 좀 더 난이도가 있는 게임으로 보여지긴 한다. 하지만 두작품 모두 전반적으로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고 태그라는 새로운 변주를 추가하여 공방과 게임 흐름의 완급을 조절하려 했다는 점에서 아크 시스템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형태의 격투 게임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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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자라난 세대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다:평범한 삶을 살던 소년이 특이한 소녀를 만나고, 사건에 휘말린다. 사건에 휘말리면서 소년은 소녀와 가까워지고 새로운 동료들과 만나고 웃고 울고 떠들며, 종국에는 세계를 구하고 소녀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된다. 이제는 이런식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세상이 바뀐 것도 있지만, 한때 이것들을 즐겼던 사람들이 어느새 훌쩍 커버린 이유도 클 것이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들은 지금이라도 보면 어딘가 향수를 자극하고 가슴을 설래게 만드는 묘한 매력들이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설레임 때문에 세월이 흘러 과거의 작품들을 리메이크 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제노블레이드 2는 모노리스 소프트가 만든 닌텐도 RPG 프랜차이즈의 최신작이다. 스퀘어 에닉스의 제노기어, 반다이 남코의 제노사가를 만들던 제작진들이 독립하여 만든 모노리스 소프트는 제노블레이드 프랜차이즈를 통해서 거대한 스케일의 세계와 무지막지한 분량을 지닌 JRPG 프랜차이즈를 선보였다. 제노블레이드 1편은 스카이림과 비교되며 JRPG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하였고, 제노블레이드 크로스는 돌을 이용해서 필드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기믹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제노블레이드 2는 닌텐도 스위치 런칭과 함께 공개된 강력한 독점 RPG였고, 전작을 경험한 팬들에게는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초 기대작이었다. 물론, 실제 나온 제노블레이드 2는 충분히 재밌고 오래 즐길만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의 문제는 게임의 재미가 아닌, 게임이 구시대적이고 미완성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제노블레이드 2를 뭔가 재밌긴 하지만 나사가 잔뜩 빠졌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


제노블레이드 2는 구세대적인 JRPG의 전개를 따른다. 게임은 분기나 다양한 상호작용을 강조하기 보다는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서 필드와 컨텐츠들이 순차적으로 개방된다. 기본적인 얼개는 구세대적이지만, 제노블레이드 2는 프랜차이즈 특유의 변형된 MMORPG 필드 구조을 계승한다:제노블레이드 2의 필드는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평야 위에 다양한 레벨을 가진 몹들이 로밍하는 단순한 형태다. 이는 와우나 여타 MMORPG에서 보이는 '사냥터'의 개념을 싱글플레이 RPG로 옮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노블레이드 프랜차이즈는 단순히 MMORPG 사냥터 필드를 구현하는 것을 넘어서 규모를 통해 컨텐츠를 완성시킨다. 게임은 분명 일직선으로만 진행되지만, 필드를 거대하게 늘려놓고 곳곳에 옆길로 셀 수 수 있는 서브 컨텐츠들을 배치해놓은 것이다.


그리고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매력은 단지 필드를 서브 컨텐츠가 산재해있는 공간으로만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이미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도 도입되었던 것처럼,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에는 단순하지만 시원스럽고 거대하게 펼쳐져있는 풍광으로 플레이어의 감성을 자극한다. 제노블레이드 2의 음악 사용은 크로스와 1편을 연상케 하는데, 몰아칠 때는 몰아치면서 때로는 사람의 감상을 자극하는 음악을 쓰는 등 전반적으로 음악의 완급 조절은 매우 훌륭한 편이다. 





제노블레이드 2의 핵심 컨텐츠는 전투다:기존 제노블레이드 프랜차이즈와 유사하게, 게임은 자동 평타에 아츠를 섞고, 동료와 아츠를 조합하여 파생되는 상태이상들을 쌓아나가면서 적을 착실하게 공략해나가는 구조다. 또한 게임은 탱킹과 딜링, 힐링의 역할을 구분함으로써 간단하게나마 체력과 어그로 관리 개념을 넣어두었다. 겉보기엔 지루해보이지만 전작들의 전투들은 실제 플레이할 시에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고 머리를 굴려야했었다.(디버프 리필이나 자세 무너뜨리기 등) 제노블레이드 2도 기본적인 골격은 전작에서 갖고 왔기 때문에 전투중 손이 많이 가는 게임이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는 기존 프랜차이즈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전작들이 동료와 동료를 통해 구현하는 아츠가 중심이라면, 본작은 동료의 아츠와 더불어서 장비하는 케릭터 겸 무기인 '블레이드'의 속성을 추가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의 전투의 흐름은 동료인 드라이버와 무기인 블레이드로 서로 다른 흐름으로 구성되었다. 우선은 동료가 발동하는 드라이버 아츠다:드라이버 아츠는 전작에도 있었던 개념으로 일종의 콤보 메즈 시스템이다. 드라이버 아츠는 평타를 통해서 충전되며 평타를 타이밍 좋게 캔슬할 때는 더 빨리 드라이버 아츠 게이지를 얻는다. 드라이버 아츠들은 하나의 상태이상 속성만 부여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 케릭터 혼자서 드라이버 아츠로 상태이상을 발동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드라이버 아츠 조합을 고려하여 동료 및 블레이드의 조합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플레이어가 전작들처럼 동료를 직접 조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AI 설정이 드라이버 아츠를 우선적으로 추격하게끔 구성되어 있어서 플레이어가 1차적으로 드라이버 콤보를 시동하고 동료가 팔로우 업 하게끔 구성하면 게임 자체는 무리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드라이브 아츠 자체로도 스메시까지 이어줄 수 있다면 강력한 데미지를 뽑아내고, 무엇보다 쓰러짐 단계부터는 적 하나를 본격적으로 메즈하기 때문에 상당히 유용하다. 그러나 드라이버 콤보는 본작부터 새로 추가된 블레이드 콤보의 존재로 인해서 더 흥미로운 시스템으로 변화하였다.


블레이드 콤보는 드라이버 아츠를 통해서 쌓인 게이지를 각 레벨별 블레이드 아츠로 이어줄 때 발동되게 된다. 블레이드 아츠가 발동되면 그 순간부터 상대에게 1단계 속성상태 이상 게이지가 뜨면서 도트 데미지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 때, 이 게이지가 종료되기 전 콤보 루트에 따른 다음 레벨의 블레이드 아츠를 이어주면 2단계 상태 이상 상태로 넘어간다. 이런식으로 3단계까지 블레이드 아츠를 이어주면 강력한 데미지와 함께 적이 플레이어를 상대로 디버프나 강력한 일격을 걸지 못하게끔 하는 봉인을 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블레이드 콤보의 데미지는 막강하며, 콤보 피니쉬에 따라서 주변 잡몹들까지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으로 플레이 내내 자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블레이드 콤보를 피니쉬까지 이어줄 경우, 후술할 체인어택을 연장시키기 위한 속성 오브를 부여하기 때문에 더 막대한 데미지를 입히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용도도 갖고 있다.


그러나 블레이드 콤보는 강력하며 쓸모가 많지만, 다음 단계의 상태이상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들어가는 블레이드 아츠의 요구 레벨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동안 다음 콤보로 이어주는 것은 힘든 편이다. 대신에 게임은 속성 상태 이상의 지속시간을 증가시키는 퓨전 콤보를 도입한다. 퓨전 콤보는 블레이드 콤보를 시동한 후, 드라이버 콤보로 메즈를 발동시키게 되면 자동적으로 부여받는 버프(파티 게이지 업, 지속시간 증가, 공격력/방어력 증가 등)를 의미한다. 이 퓨전 콤보의 존재로 인해서 블레이드 콤보 피니쉬까지 쉽게 이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 전투에 유용한 버프 등을 받을 수 있어서 플레이어는 블레이드 콤보 중 드라이브 콤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블레이드 콤보는 마지막으로 체인어택으로 이어지게 된다:전작부터 존재하였던 체인어택은 전투 중 동료와의 협동을 통해서 쌓이는 파티 게이지를 끝까지 올렸을 때 발동되는 최종 콤비네이션이다. 체인어택이 지속되는 중에는 중에는 시간이 멈춘 상태가 되며, 플레이어는 블레이드 아츠를 계속해서 이어주기 때문에 대상에게 막대한 데미지를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체인어택은 그 자체로도 정지된 시간 동안 적에게 막대한 데미지를 퍼붓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블레이드 콤보 피니쉬로 쌓은 속성 오브를 깨뜨릴 때마다 체인어택 회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데미지는 더더욱 뻥튀기 된다. 또한 8개 속성의 오브를 모두 다 모았을 때 발동하는 체인어택 풀 버스트는 그야말로 그 어떠한 100+ 레벨인 히든 보스에게조차 무지막지한 데미지를 박아넣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격 필살의 느낌을 살리고 있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제노블레이드 2의 전투 시스템은 그야말로 전작들의 시스템을 진일보 시킨 물건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콤보 시스템들(드라이버 콤보 - 블레이드 콤보 - 퓨전 콤보 - 체인 어택)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서로 시스템적으로 보조하는 양태를 띄고 있다. 이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스템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하나 하나 시스템만 뜯어놓고 본다면 어렵지 않고(대부분 버튼을 누르면 발동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하나의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주고 받는 개념만 익힌다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익혀놓으면 제노블레이드 2의 전투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전략적/전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방대한 편이다:블레이드 콤보는 블레이드 속성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어떤 블레이드를 장비하고 어떤 속성으로 콤보를 이어줄 것인지, 그리고 어떤 아츠를 쓸 것인지에 대한 큰 얼개를 플레이어가 결정해야 한다. 또한 블레이드 아츠들도 단순한 필살기가 아닌 고유 특성들이 있고, 장비품이나 세팅에 따라서 성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전투 뿐만 아니라 전투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단계도 매우 재밌다.




제노블레이드 2의 컨텐츠 근간을 이루는 또다른 것은 바로 블레이드다:블레이드는 랜덤으로 스킬셋과 모습이 결정되어 있는 커먼 등급과 고유한 음성/스킬셋을 갖고 있는 레어 등급로 구성되어 있다. 커먼 등급의 블레이드는 몰개성하지만, 레어 등급의 블레이드는 개성과 스토리, 성능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블레이드라 할 수 있다. 몇몇 블레이드의 경우에는 서브 퀘스트나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서 얻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블레이드들(커먼이든 레어든)은 코어 크리스탈 동조라는 가챠를 통해서 구하게 될 것이다.


레어 블레이드는 당연하게도 더 높은 등급의 코어 크리스탈(레어나 레전더리 같은)를 동조시킬 때 확률적으로 더 높게 나오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 높은 등급의 크리스탈을 얻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닐 것이다. 대부분은 필드 상에 돌아다니는 유니크 몬스터들을 토벌할 때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은 크리스탈과 함께 쓸만한 장비를 함께 드롭하기 때문에 제 1 사냥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크리스탈 파밍과 동조를 통해 레어 블레이드를 얻으면, 더 좋은 장비(코어 칩과 보조 칩)를 블레이드에게 맞춰주어야 한다. 특히 보조 칩의 경우, 필드 상에 흩뿌려져 있는 소재들을 모아서 마을 상점에서 정련하는 것으로 보조 칩을 활성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소재를 모으는 것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물론, 채집 같은 경우 단순히 포인트에서 버튼을 눌러서 활성화시키는 것만으로 구할 수 있게 때문에 필드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빠르고 쉽게 채집할 수 있다. 


또한 블레이드는 장비만으로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게임은 블레이드와 드라이버 사이의 인연도를 높여야만 블레이드가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십분 끌어낼 수 있다. 보통은 전투를 통해서 이 인연 레벨을 올릴 수 있지만, 플레이어는 파우치에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호품을 장착함으로써 버프와 함께 인연도가 상승하는 버프를 부여할 수 도 있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게임을 진행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쓰지 않는 블레이드들(특히 커먼 블레이드)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임은 이러한 블레이드들을 활용하기 위해 용병단이란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 세계에 자신이 가진 블레이드를 파견하여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고, 일정량의 돈과 경험치를 받게끔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투중 쓰지 않는 블레이드의 인연도도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내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반적으로 제노블레이드 2는 전작들과 같이 복잡한 인물의 관계도나 자원/컨텐츠 소비구조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이고도 간단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반복적이긴 하지만 게임을 계속해서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전투가 매력적이고,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이 일자형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도돌이 표 형태로 반복해서 돌아다니는 형태를 띄고 있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작품이다. 먼저 모바일 소셜 게임에서 영향을 강하게 받은 구조들이 게임 전체의 흐름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제노블레이드 2의 기초는 탄탄한 게임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초를 돌리기 위한 전제로 레어블레이드를 뽑기 위한 가챠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 였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강력한 동력 중 하나를 순전한 확률에 의존하여 진행하게끔 만든 것은 치명적인 판단미스였다. 플레이어도 처음 몇번 코어 크리스탈을 동조시킬 때는 나름 기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레어블레이드들은 정말로, 진짜 정말이지 혀가 내둘릴만큼 나오지 않는다. 본 리뷰를 쓰는 필자는 140시간 동안 플레이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조 씬에서 코스모스의 그림자를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이쯤이면 이게 실제 나오는건지 싶을 정도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가챠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가챠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게임의 구조다:기본적으로 게임 컨텐츠의 근간을 이루는 블레이드가 확률에 기반하고 있다보니, 전투를 진행할 때 파티의 구성이 확률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랜덤으로 생성되는 커먼 블레이드도 쓰기에 따라서는 쓸만한 것들이 있고, 일정 수준까지는 레어블레이드가 잘 뽑히는 편이긴 하다. 문제는 '그 블레이드가 어느 드라이버와 동조되느냐'다:코어 크리스탈은 설정상 하나의 드라이버하고만 동조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뽑기운이 꼬여서 힐러 블레이드가 탱커 드라이버에게 가거나 탱커 블레이드가 딜러 드라이버에게 가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이를 물릴 수가 없다. 제작진들도 이것이 문제라고 판단했는지 오버드라이브라는 소유권 이전 아이템을 만들어주긴 하였지만, 웃기게도 이 아이템은 한 회차당 모을 수 있는 한계치가 있어서 자유로운 소유권 이전도 불가능하다. 결국, 플레이어는 레어블레이드의 분포를 보고 코어 크리스탈을 어느 드라이버에게 몰아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것은 매우 짜증나고 불편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필드스킬의 배분이다:제노블레이드 2에는 블레이드마다 필드상의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특정 이벤트를 발동시키기 위한 필드 스킬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필드 스킬로 뚫어야 하는 장애물들이 예측 불가능하게 놓여있다는 점과 해당 필드스킬을 발동하기 위한 조건을 플레이어가 이미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힘든 점, 필드스킬 발동을 위해서 블레이드를 장착해야하니 불필요한 블레이드 교체가 자주 일어나는 점, 마지막으로 레어블레이드만 갖고 있는 필드스킬들이 있어 레어블레이드가 없을 때는 아예 해당 장애물을 돌파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몇몇 구간에서는 필드 스킬 충족 조건을 약간 달성 못한 덕분에 플레이어가 장애물 앞에서 코어 크리스탈 가챠 돌리며 제발 원하는 블레이드 하나만 나오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위의 경우는 제노블레이드 2에서 볼 수 있는 큼직한 문제의 덩어리다. 전반적으로 제노블레이드 2는 마지막 마감 작업에서 크게 실패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용병단은 레벨 업하는데 쓸데없이 어마무지한 분량의 용병단 포인트를 요구하며(본 리뷰어의 경우, 140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도 레벨 4 끄트머리다), 하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타이거 타이거는 쓸데없이 어렵고, 그라 령이나 스펠비아에서 볼 수 있었던 간조/만조 기믹은 어째 다른 아르스에는 구현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미학적 완성도와 별개로 전반적인 퍼포먼스는 지나칠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물론 2회차 요소 등을 추가하는 패치를 통해서 현재는 많은 부분 보완되었기는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는 전반적으로 일본식 RPG의 좋았던 부분과 함께 엉망이었던 부분을 한꺼번에 갖고 있는 게임이 되었다. 


또다른 문제는 제노블레이드 2가 갖고 있는 지나친 복고 코드다. 제노블레이드 1편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JRPG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는 척하면서 그 속에 강력한 뒤틈을 넣어두었다는 점이었다:제노블레이드 1편은 처음에는 나와 너, 적과 아군의 대결과 복수의 구도로 이야기를 구성하였지만, 정작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그 대결을 뛰어넘어 공존으로 이어지는, 과거 JRPG식 용사물의 이야기에 독특한 변주를 주어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제노블레이드 2는 20~30년 전의 좋았던 과거에 얽메여서 이야기를 더이상 발전시키지 못한다. 특히 이는 호무라와 히카리의 관계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세계를 구한 영웅은 스스로의 힘에 두려움을 느껴서 자신의 인격을 두개로 쪼게고 봉인하였다. 설정상으로는 호무라와 히카리의 관계는 PTSD와 힘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루어진 무거운 주제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게임은 일본 대중 문화 코드에 얽메여서 이 둘의 관계를 데레 모드 / 츤 모드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분명 제노블레이드 2의 이야기는 소년(=렉스)이 소녀(=호무라/히카리)를 만나서 함께하는 전형적인 과거 일본 대중문화 서사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소녀의 성장이 소년으로부터만 비롯된다는 것과 개성적인 주변 인물들은 이들 관계의 성장에 큰 영향을 못 미치는 점은 스토리를 아쉽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게임은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웃고 우는 모든 이야기의 과정을 주로 소년의 눈높이에서 다루기 때문에, 더 깊어질 수도 있는 소재들(전쟁과 고통, 세상을 구하는 것 등등)이 희석되어버리는 느낌이다. 과거 일본 대중 문화에서 이런 코드들을 능숙하게 다뤘던 물건들이 있었다는 점(최근이라면 반지의 기사라던가)을 생각하면 더더욱 아쉽다. 제노블레이드 2의 대부분 순간들은 추억에 잠기게끔 만들지만, 그 추억을 더 깊이있게 승화시키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재밌는 순간에도 때때로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혔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스토리가 왕도를 따르면서도 아쉬운 수준이 된 계기에는 제작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폭주한 부분이 크리라 판단된다. 몇몇 개그 씬들은 정말이지 지금 관점에서 웃을 사람이 몇 있겠나 싶을정도로 과거의 개그 코드를 들고 오며, 스토리 상 몇몇 이벤트들(스포일러라서 자세하게 이야기하진 않겠지만, 마징가 Z 같은 슈퍼 로봇을 인용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은 이마 짚고 한숨 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한심하다. 이러한 코드들이 한때 자신이 즐겼던 것을 그대로 옮기면 그대로 재밌을거라는 착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짜증날 뿐이다. 


결론적으로 제노블레이드 2는 크로스나 1편에 비해서 대약진한 부분도 있지만, 몇몇 부분은 오히려 눈에 띄게 후퇴하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추억에 잠기게끔 만들고, 때로는 감동이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다. 그러나 슬프게도 제노블레이드 2가 우리에게 더 깊이 던져주는 교훈은 우리가 20~30년 전의 컨텐츠를 보고 자라던 그 나이에서 더 성장했다는 점,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는 점이다. 분명 재밌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더 밀려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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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워치를 아는가? 레벨 파이브가 만든 요괴 워치는 애니메이션과 장난감, 게임 등으로 한때 일본, 한국 등의 동아시아권을 강타하면서 닌텐도의 포켓몬과 비교될 정도로 몸집과 세를 불려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이 프렌차이즈들이 지금 어떤 게임이 나오고, 어떤 애니메이션이 나왔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나 주 타겟 소비층에게 어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가. 한 때 포켓몬에 비유되던 요괴 워치는 급작스럽게 모습을 감추고 쪼그라들었다. 그리고 레벨 파이브가 만든 미디어 믹스 프랜차이즈 대부분은 센세이셔널한 성공과 함께 극단적으로 사드라드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성공을 거두는 동시에 쉽게 잊혀지는 패턴을 주기적으로 보여주는 프랜차이즈는 찾기 힘들고, 그것이 모두 한 회사 소속의 프랜차이즈라는 사례는 더더욱 찾기 힘들 것이다. 이런 점에서 레벨 파이브는 전세계적으로 동일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희안한 회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패턴이 레벨 파이브가 게임을 못만든다는 사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98년에 세워진 레벨 파이브는 근 20년 동안 드래곤 퀘스트 8, 다크 클라우드 시리즈 등을 통해서 이름을 남겼고, 최근에는 요괴워치나 이나즈마 일레븐 등으로 더 유명한 게임 회사다. 과거 외주작들에서 공통점을 찾기 힘들지만, 최근 레벨 파이브 게임에는 '이것이 레벨 파이브 게임이다'라고 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다. 우선, 레벨 파이브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단순하다. 요괴 워치의 경우, 전투는 자동 전투에 케릭터의 배열을 바꾸는 것이 핵심인 게임이었고, 스낵 월드의 경우 복잡한 조작없이 방향키와 2버튼 공격/1버튼 회피 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레벨 파이브는 이러한 단순함의 모티브를 과거 게임 장르 문법에 두고 있다:일찍이 히노 에이지는 판타지 라이프가 나오게 된 계기를 울티마 온라인 식의 생활감 있는 게임에 기반하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으며, 요괴 워치의 경우는 포켓몬스터 등을 통해서 검증된 게임 플레이 구조를 들고 왔다.


이러한 단순한 구조에 레벨 파이브는 몇가지 특별한 조미료를 첨가한다. 레벨 파이브 게임들의 대부분은 단순한 골격 위에 게임의 컨셉에 맞는 다양한 할거리를 집어넣는 형태를 보여준다. 가령 요괴워치의 경우, 전투 이외에도 낚시나 숨바꼭질의 문법을 차용한 컨텐츠, 뽑기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탑재했다. 혹자는 어린이 용 GTA에 비유할 정도로 요괴워치의 할 거리는 다양한 편인데, 이러한 컨텐츠들을 현실 시간에 맞게 배치를 하여 반복 도전을 하되 컨텐츠 소모가 빨리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완급 조절을 보여준다. 스낵월드의 경우는 몬헌식의 4인 코옵 플레이에 재료를 모아 브랜드 장비를 만드는 크래프팅 요소를 적극 차용하여, 자신만의 옷과 장비를 맞춘다는 독특한 느낌을 제공한다. 이런 부분 덕분에 레벨 파이브 게임들은 검증된 구조와 질리지 않게끔 오래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한다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들은 코어 게이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레이어 층을 소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흥행이 잘되는 원인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레벨 파이브는 프랜차이즈를 확장하고 관리하는 부분에서 치명적인 오판을 일삼는다. 우선은 기본 업데이트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컨텐츠의 추가를 새로운 패키지로 내는 고질적인 악습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이 분야에서 악명 높았던 몬헌이 확장팩이라 할 수 있는 G급을 최소 1년 정도 냈지만, 요괴워치의 경우 1년은 커녕 3~6개월 만에 완전판을 파는 모습까지 보여준적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레벨 파이브 프랜차이즈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게임 컨텐츠의 모티브를 매니악한 서브 컬처로부터 끌어온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레벨 파이브 게임들의 가장 큰 강점은 단순한 게임 플레이 구조에 다양한 컨텐츠를 덧대 올려서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게끔 만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벨 파이브는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면서 폭넓은 플레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보다도 몇몇 플레이어들만 웃고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자주 끌어다 쓴다. 요괴 워치 3가 실패를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게임은 AKB에 모티브를 둔 일본 아이돌 문화에 엑소시스트 같은 미국 고전 호러 영화를 끌어오더니 톰소여의 모험이나 미국 히어로 코믹까지 섞어버린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유기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당혹감을 느끼게끔 만든다. 


스낵 월드의 경우는 레벨 파이브가 자신들이 만드는 컨텐츠에 대해 어떠한 깊은 고민도 하지 않는다는 훌륭한 사례다:케주얼 판타지를 지향하며 스마트폰과 브랜드 명품과 편의점이 공존하는 설정을 만들어놓은 스낵 월드는 때로는 이것이 실제 주 소비 계층인 아동 계층에 적합한 내용의 물건인지를 의심스럽다. 게다가 명품을 구해달라며 딸 자식이 대머리 아버지의 머리를 툭툭 치는 이벤트 장면이나, 소녀와 광기에 찬 전사 사이를 오가는 이중인격 케릭터 등등은 온갖 서브컬처로 단련된 사람 기준에서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소비하는 주 소비 계층(아동층, 좀 더 넓게 본다면 일반적인 플레이어 계층까지)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검증되고 안전한 게임 기본 구조에도 불구하고, 구조위에 쌓아 올려진 다양한 컨텐츠들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매니악한 모티브 덕분에 원천 봉쇄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포켓몬스터나 유명 프랜차이즈들이 오랜 기간동안 자신만의 정체성을 쌓아올라가고, 가지치기를 해왔던 과정을 생각한다면 레벨 파이브의 프랜차이즈들은 컨텐츠들의 확장은 모두 급작스럽고 서브컬처 중심에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레벨 파이브의 프랜차이즈가 이러한 실패를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서브컬처로부터 모티브를 얻는데 천착하는 것은 레벨 파이브 자신이 이러한 서브컬처로부터 모티브를 얻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게 재밌다고 느끼고, 따라서 소비자들도 여기에 재미를 느낄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이런 점에서 요괴워치의 새로운 극장판 애니메이션 쉐도우사이드는 이런 문제를 모두 내포한 물건이다:이 극장판에서 요괴워치 프랜차이즈의 시열대는 갑자기 30년을 훌쩍 넘어서며, 초등학생 주인공에서 고등학생 주인공으로 넘어가는데다가, 화풍과 분위기는 그로테스크한 형태로 뜯어고쳤다. 마치 자신의 소비자들도 나이를 먹어서 변화한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요괴워치의 강점은 아동층의 눈높이에 맞춘 컨텐츠와 이야기였지, 고교생 이상의 청소년이 즐길만한 이야기인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쉐도우 사이드의 등장은 자신의 주소비 계층에 맞춰서 컨텐츠를 제작하기 보다는 창작자 관점에서 멋진 것을 찾기 때문에 생겨난 결과로 보여진다. 그리고 극장판의 기획이 단발로 끝나는게 아니라 애니메이션, 더 나아가 게임 4편으로 이어진다는데서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물론, 3편의 기획 자체가 난잡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좀 더 성숙한 소비계층이 즐기는 괴담류의 쉐도우 사이드나 4편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근원적으로 소비 계층보다는 자신들의 재미를 더 찾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랜차이즈를 키우고 유기적으로 엮어나가기 보다는 단발성 밈과 코드들을 때려박아 넣는 레벨 파이브의 프랜차이즈/게임 컨텐츠 개발 양태는 지속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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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PC, 스위치 모두 플레이한 내용을 토대로 쓰여진 리뷰입니다.


크로스 플렛폼 멀티플레이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는 현세대의 게임 플레이 환경 상,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사람의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 간의 멀티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발상 자체는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그리고 이는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포트나이트의 경우처럼, PC 유저와 콘솔 유저가 '사고'로 인해서 플레이를 했다는 이력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론적으로 크로스 플랫폼은 클라이언트의 문제가 아닌 실제 정보를 주고 받는 서버 환경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크로스 플랫폼의 당위성이다:플랫폼 간의 멀티플레이에 있어서 많은 장애를 주는 것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조작 방법과 콘솔 멀티플레이 플랫폼 간의 정책 문제가 크다. 특히 조작 체계의 문제는 이미 크로스 플랫폼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다:PS4의 경우, 콘솔 자체가 키보드+마우스의 조합을 지원하는 덕분에 패드 조작을 하는 플레이어들보다 우위를 점하여 공정성 문제가 자주 거론 되었다. 


그런 점에서 로켓 리그의 크로스 플랫폼 전략과 성공은 다소 특이한 경우로 보여진다:PC, PS4, 엑스박스 원, 심지어는 닌텐도 스위치까지 이어지는 로켓 리그의 크로스 플랫폼 전략은 매우 유효하게 먹혀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는 조작 환경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로켓 리그는 그 어떤 플랫폼으로 할 때나 동일한 경험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로켓 리그의 크로스 플랫폼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또한 단순한 규칙임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게임 플레이는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켰다.


로켓 리그는 기본적으로 레이싱과 축구를 섞어놓은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자동차를 조작하여 공을 드리블하고,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집어넣어야 한다. 로켓리그의 게임 규칙은 간단하고,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그 간단함에서부터 다른 게임들에서부터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이 생겨났다: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것은 자동차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게임 플레이와 조작 방식은 레이싱 게임 장르로 빌려온 것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로켓리그는 축구 게임의 규칙을 따르면서, 축구 게임 장르의 특유의 3인칭 조감뷰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인다. 게임은 레이싱 게임답게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자동차의 뒷면에 카메라가 위치하며, 플레이어는 가속/후진/부스트 등의 조작을 통해 차를 조작하고 공을 드리블 한다. 그리고 로켓 리그가 여타 레이싱 장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점프라는 독특한 조작 요소가 있다:이는 축구에서 공을 발로 차내는 동작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며, 부스터와 조합하여 입체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기본적인 발상의 전환(자동차를 이용해 축구를 한다, 레이싱 게임 장르의 문법을 접목시킨 것)만으로 로켓 리그는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플레이를 제공한다. 처음 로켓 리그를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는 공을 드리블 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것이다. 게임은 드리블이나 슈팅에 있어서 특별한 어시스트를 제공하지 않으며, 오로지 플레이어의 감으로만 공을 조작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의 조작에 익숙해질수록 로켓 리그는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애시당초에 물리엔진과 레이싱 장르의 조작 방법론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게임 내에 게임 플레이를 제한하는 이렇다할 규칙이 없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로켓 리그는 직관적이고 단순하지만 파고 들수록 재미가 있는 게임이 되었다.


로켓 리그가 크로스 플랫폼 전략으로 이득을 보는 것도 이러한 게임의 플레이 방식과 많이 맞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게임은 패드로 하든, 마우스+키보드 조합으로 하든 플레이 경험 자체가 크게 나뉘어지지 않는다. 이 덕분에 로켓 리그는 언제 접속하더라도 다양한 플랫폼의 사람들 덕분에 일정한 동접자 수와 플레이를 보장받을 수 있다. 여타 인디 게임, 심지어 트리플 A 게임이 발매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동접자 수가 유지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게임이 묻히는 루트를 타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로켓 리그가 발매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당수의 동접자 수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멀티 플랫폼 전략과 함께 주기적으로 세일 등을 통해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한 업데이트 역시도 높게 평가할 부분이다:로켓 리그 자체는 이미 게임 발매 당시부터 완성된 게임 플레이를 보였지만, 게임의 규칙 같은 핵심적인 부분외에 다양한 차량 스킨이나 토너먼트 업데이트, 럼블 모드와 같은 가볍게 즐길 모드까지 주기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로켓 리그는 그 가격(2만원 대 전후)에 비하면 단순하지만 탄탄한 게임 플레이와 넓은 게임 플레이어 층 덕분에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인디 게임으로 분류되는 게임들이 멀티플레이가 흥하기 어렵다는 사실과 크로스 플랫폼이 유효한 전략이 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로켓 리그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예외적인 게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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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포일러 있습니다.


갓 오브 워 2018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필자의 반응은 미적지근할 수 밖에 없었다: 갓 오브 워 시리즈는 폭력과 섹스에 대해서 극단을 추구했던 작품이었고, 비디오 게임 고어 묘사의 등급을 한단계 올린 작품이었다. 그런 프랜차이즈가 아들이 생겼다고 얌전하게(?) 북구 신화를 탐험하면서 라스트 오브 어스마냥 드라마를 전개한다고 했을 때, 기대감보다는 라스트 오브 어스가 언차티드 4를 망치듯이 또다른 작품을 망치는구나 라는 싸늘한 생각만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갓 오브 워2018은 이야기 측면에서 그런 걱정들이 보기좋게 빗나가게 만든 작품이었다. 새로운 크레토스는 이전의 작품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납득가능할만한 케릭터였으며, 아트레우스와 크레토스의 관계는 흥미로웠고, 북구 신화를 둘러싼 서사는 적절하게 비틀렸다. 하지만 동시에 몇몇 부분에서 갓 오브 워 2018의 이야기는 아쉽거나 그 한계점이 분명하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갓 오브 워가 섹스와 폭력으로 점철된 액션 게임의 대표주자로 꼽히긴 하지만 이야기의 기저에는 그리스 신화에 대한 독특한 뒤틀림이 숨어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들은 비범한 혈통과 함께 신에게서 소명을 받은 영웅이 업적을 쌓거나 자신의 죄과를 씻기 위해 신에게서 위대한 과업을 받고 이를 수행한다. 그리고 이들은 신화적인 여정을 통해서 과업을 수행하고 위대한 영웅으로 올라서게 된다. 


헤라클레스의 12과업을 예로 들어보자:헤라의 미움을 받아 광기속에서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서 12과업을 수행하고 그리스 신화에 길이남을 전설적인 영웅이 된다. 헤라클레스의 신화는 그리스 영웅 특유의 비범한 혈통(보통은 신에게서 물려받은 핏줄), 불가능한 과업을 향한 집요한 집착(12과업 중 황금뿔 사슴 사냥처럼 1년 동안 사슴을 추적하여 지칠때까지 쫒는다던가)과 문제를 해결하는 극단적인 잔혹성, 그리고 비범한 광기(헤라클레스는 광증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사람을 죽여서 자신이 쌓았던 명성을 잃었다)와 비극적이고 비참한 최후를 모두 다루는 모범적인 그리스 영웅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리스 영웅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역설적인 자기 완성적인 예언이다:오이디푸스 신화를 예로 들어보자. 오이디푸스의 친부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을 죽이고 어미를 범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오이디푸스의 뒷꿈치에 못을 박아 거꾸로 메달아 산에 버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친부의 행위가 오이디푸스가 친부를 죽이고 어미를 범하게 된다는 예언의 발단이 되었음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런식으로 그리스 영웅과 그리스 신화의 비극들은 비범한 인간들이 정해진 운명을 피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에 의해 정해진 파멸을 맞이한다는 독특한 비극의 정서가 존재한다.


그리고 크레토스는 이러한 그리스 영웅을 180도 뒤집은 케릭터다:고대인다운 잔인함과 집요함, 스파르타인으로서의 자긍심은 신에게 소명받아 위대한 과업을 달성하는 방향이 아닌 신을 증오하고 질서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향한다. 신의 이름으로 무고한 자들을 학살하고, 동시에 신을 저주하며, 자신의 신성한 혈통(제우스의 피를 이어받은)을 부정하고, 더 나아가 신의 피를 이어받은 자신까지 증오하는 모습까지 크레토스는 모범적 그리스 영웅의 안티테제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 안티테제 속에서 고대인의 인간미가 언뜻언뜻 드러나는 것도 크레토스의 매력중 하나였다:자식과 가족, 모국 스파르타를 사랑한 점, 신에게 고통받는 자들에게 이입을 한 점, 마지막으로 신 이외의 인물들에게는 최소한의 기회라도 주려고 했던 점(물론 항상 좋지 않게 끝나지만) 등은 크레토스가 닥치는대로 처죽이는 악역같은 케릭터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리스 영웅의 거울상인 크레토스가 고통받는 과정은 철저하게 그리스 비극적이라 할 수 있다. 1편의 엔딩처럼, 자신을 고통받게 만든 아레스를 죽이고, 신들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자살을 하는 크레토스를 신으로 앉히는 장면은 그리스 비극의 아이러니를 정확하게 꿰뚫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3편에서 제우스가 크레토스를 죽이려 한 것도, 예언과 함께 자신 역시 아비를 죽여 권력을 얻은 점에 대한 컴플렉스가 발현되었다는 점은 그리스 신화적이라 할 수 있다. 즉, 산타모니카는 갓 오브 워의 이야기를 구성할 때, 원전이 되는 신화 컨텐츠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갓 오브 워 2018의 크레토스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그가 원하듯이 신을 모두 처죽이고, 자신이 잃었던 가족을 다시 되찾았다면 그는 어떤 케릭터가 되었을까. 갓 오브 워 2018은 3편의 이야기로부터 긴 시간을 띄워놓고, 그에게 다시 가족을 줌으로써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그는 이제 수염이 자랐고, 아들이 있으며, 자신을 가로막는 적에게 기회를 주며, 심지어는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경험했던 프레이야나 발두르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명하고 절제하는 케릭터가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크레토스의 절제 사이에서 억눌려있는 분노와 폭력성이다. 게임은 그가 기존 갓 오브 워 시리즈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행했던 폭력은 이미 그의 일부이며, 크레토스는 그것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게끔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크레토스가 그의 분노와 폭력을 절제할수록 그는 현명한 케릭터가 되는 동시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과거의 자신에게 가까워진다.


하지만 여기에 아트레우스가 끼게 되면서 상황은 복잡해진다. 아트레우스는 크레토스의 혈통을 이어받았은 신적 존재다. 하지만 크레토스는 이미 신들이 인간과 자신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를 알고 있다. 또한 크레토스는 신을 증오하고 무엇보다도 신인 자기 자신을 증오하기 때문에 아들과 거리를 두며 아들이 그의 가족력을 몰랐으면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트레우스는 그것이 아버지가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미워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극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이러한 아들과 아버지의 서먹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케릭터 간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주력한다.


그리고 이 둘의 여정은 멸망하기 직전의 북구 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진행된다:여기서 산타모니카가 주목한 것은 북구유럽 신화 전반에 깔려있는 필연적인 종말론(라그나로크)과 종말을 둘러싸고 이를 미화하는 신화적 요소들(전사들이 죽으면 가는 발할라, 발키리, 명예로운 죽음, 종말과 위대한 순환 등)이었다. 그렇기에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의 여정은 필연적으로 종말을 배경으로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로드 트립을 연상케한다. 세상의 균형은 깨졌고, 식인을 하는 노상강도들이 돌아다니며, 죽은 자들은 다시끔 현세로 돌아와 산자를 괴롭힌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상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크레토스는 아들에게 생존의 방법을 가르친다. 분노를 억제하고 자신의 것으로 활용하는 것,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등등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리스와 올림푸스를 파멸시킨 자신이 갖지 못했었던 미덕들(폭력의 순환을 이해하는 현명함과 폭력의 절제, 저들과 다르다는 긍지)을 아트레우스가 갖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서사 전략은 이미 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를 통해서 검증된 부분이다:아이는 어리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고, 어른은 세상이 녹록하지 않음을 알고 아이에게 교훈을 주고 세상을 해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려 한다. 다만, 라스트 오브 어스가 만남을 통해서 서로가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면, 갓 오브 워 2018은 고대인 특유의 무미건조함과 훈육으로 가득 차있다. 이는 게임 내 배경과 적절하게 맞아떨어질 뿐만 아니라 독특한 매력이 있다:멸망한 세상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우수에 가득찬 시각과 달리, 고대인 크레토스의 시각에는 오로지 실용적이고 절제된 사고와 감정만이 들어있을 뿐이다. 이 절제된 사고와 감정은 극을 채우는 작은 이야기들은 다른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흐름으로 진행되어 극의 신선함을 더해준다.


갓 오브 워 2018은 이야기의 반전으로서 아트레우스가 로키라고 설정하고 북구 유럽의 신들이 잔악하고 포악한 존재로 정함으로써 기존 북구 유럽 신화를 대칭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신선한 동시에 어느정도 현대의 상식에 부합하기도 한다:북구 유럽 신화의 교훈과 미덕이 모조리 다 명예롭게 죽여서 천국에 가자 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렇게 폭력에 찌든 신화 속 신들이야말로 현대적 관점에서는 악신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아버지로부터 미덕들을 이어받은 아트레우스(=로키)야말로 북구 유럽 신들의 대적자라 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산타모니카는 전작 시리즈들의 미덕이었던 그리스 신화의 재해석을 똑같이 갓 오브 워 2018에서 북구유럽 신화의 형태로 이뤄냈다. 이는 본작에서 잘 작동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개할 프랜차이즈의 기틀을 다지는 좋은 포석으로 보여진다.


전반적으로 갓 오브 워 2018의 이야기는 무난하고 좋은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통적인 가부장제에 이야기가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석이 충분히 있다. 그리고 갓 오브 워의 이야기는 아버지 크레토스의 성장보다는 훈육을 통한 자식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세상에 나온 아들에게 교육하면서 아들이 거친 세상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초점은 크레토스의 변화보다는 아트레우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아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인격자로써의 크레토스를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갓 오브 워 2018의 시간대에서 크레토스는 거의 완성된 케릭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 '크레토스는 어떻게 해서 그런 인물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는 본편 게임은 충분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러한 완성된 케릭터로써 크레토스의 존재는 몇몇 부분에서 당혹스러운 몇몇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아트레우스가 신의 피를 이어받은 존재라는 것을 알려줄 때, 크레토스는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아들에게 뜬금없이 아들이 신이고 자신 역시 신이라는 것을 선언한다. 또다른 예는 발두르를 죽이고 프레이야의 독설을 받아내던 크레토스가 갑자기 아트레우스에게 자신이 스파르타에서 왔고 많은 무고한 사람과 아버지를 죽인 자라고 선언하는 장면이다. 이 두 장면은 크레토스의 죄와 거기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러나 이 중요한 장면에서 게임 내내 능동적이고 자신을 표현하였던 아들은 갑자기 아버지의 선언에 밀려 배경이 되어버리고 만다. 크레토스의 자가 완결성을 위해서 아들의 존재가 이 두 장면에서 희생되고, 게임은 가족이란 공동체의 이야기가 아닌 가부장의 이야기가 된다. 물론 게임의 주인공이 아버지인 크레토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이 순간만큼은 게임 내에서 배우고자 하는 아들과 가르치는 아버지의 교육의 구도가 무너지고 선언과 종속의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버린다.


또다른 문제는 두 층위의 문제다:초반의 아트레우스는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사슴과 맷돼지를 사냥하거나, 정당방위로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등의 과정은 분명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그것과 맞닿아있다. 어린아이는 세상을 동경하지만,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약하다. 그러나 게임은 아트레우스가 신이라고 선언 당하는 시점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급격하게 끌어올려버린다. 이제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알게된 아트레우스는 오만해지기 시작하며, 활약도 급격하게 애스컬레이트 된다(발두르와의 최종 일전에서 같이 허공에서 활을 연사 한다던가) 게임은 분명 후반부 서사가 주가 되는 구조를 취하지만, 아트레우스가 신격을 깨닫기 전과 후의 이야기 결이 차이가 나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갓 오브 워 2018의 서사는 디렉터의 자식을 키우는 경험과 에고가 섞였기 때문에 이런 구조를 취한걸로 보여지기도 한다(어린 자식을 대하는 태도나 뭐 이런 것에서) 전반적인 모티브는 나쁘지 않지만, 그런 에고를 조금만 줄이고 작품을 통일성 있게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전반적인 북구 신화에 대한 뒤틀기나, 크레토스의 케릭터를 완전히 뒤흔들지 않고 통일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점은 높게 평가할만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본편 게임 플레이에 대한 리뷰는 별도로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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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파 크라이 3과 4에 대한 스토리텔링 분석글과 함께 봐주세요(http://leviathan.tistory.com/1918)


파 크라이 5는 유비소프트에서 만든 파크라이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오픈월드 FPS인 파크라이 시리즈는 3편을 통해 스토리텔링이나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많은 부분 프랜차이즈 공식을 확립하였다. 전형적인 영웅담과 거리가 먼 찝찝한 서사와 형형색색의 서사로 가득한 광기, 야생동물들과 아름답게 빛나는 야생, 오픈월드 특유의 게임을 풀어나가는 다양한 방법론(잠입에서 전면전까지) 등등은 파크라이 3편에서 구체적으로 정립되었고, 이후 4편이나 프라이멀 같은 작품에서도 프랜차이즈의 맥이 이어졌다. 하지만 4편과 프라이멀로 이어지면서 이 프랜차이즈에 대한 대중의 실망감은 커져갔다. 후속작들은 3편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3편의 골격에 약간의 양념을 치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5편이 야만의 땅인 아프리카나 히말라야, 폴리네시아의 섬이 아닌 미국 깡촌을 배경으로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많은 부분 기대하였다. 이는 시리즈 전통(제 3 세계에 펼쳐진 야생의 오지)이 바뀌면서 뭔가 시리즈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물론, 파크라이 5는 전작들과 비교해서 근본적인 구조를 뜯어고친 게임이고, 몇몇 부분(컨텐츠 배분 같은)에서는 게임이 성공적으로 동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파크라이 5는 근본적인 게임플레이(잠입이나 전투 같은)가 바뀌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전반적인 게임 구조의 개보수와 스토리 텔링이 최악의 시너지를 내버리고 말았다.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파크라이 5는 재미는 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전작보다 퇴보해버린 게임이다.


파크라이 1편을 제외한 파크라이 시리즈의 콘텐츠 소비 구조의 중심핵은 바로 라디오 타워다:플레이어는 라디오타워를 해방하여 맵을 밝히고, 다양한 컨텐츠를 해금한다. 이러한 파크라이 시리즈의 컨텐츠 해금 구조는 유비소프트의 다른 게임인 어세신 크리드 시리즈의 뷰 포인트 동기화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컨텐츠 해금 구조에는 문제가 있다:모든 퀘스트와 컨텐츠가 맵이 밝혀졌느냐 여부에 따라서 위계적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컨텐츠를 스스로 선택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자유가 없고, 컨텐츠가 소비되는 구조가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라디오 타워 해방 - 전초기지 해방 - 퀘스트 - 지역 정리할 때까지 반복 - 다음 지역으로...) 게임이 지루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파크라이 5는 이러한 구조를 대폭 개선하였다. 이제 플레이어는 라디오 타워 해방을 통해 구역과 컨텐츠를 해금하는 것이 아닌, 여기저기 분포해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순서 상관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이는 고스트리콘 와일드랜드의 컨텐츠 소비 구조를 적용한 것이다:플레이어는 이제 처음부터 맵의 모든 컨텐츠에 접근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컨텐츠를 소비할수록 더 고난도의 미션과 컨텐츠가 전체에 추가되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자칫 플레이어에게 가이드라인을 주지않고 거대한 맵에서 해메게 만들어서 게임 플레이의 목적과 동력을 잃게 만드는 위험성이 있다. 이 점에서 파크라이 5는 비선형 컨텐츠 소비 구조가 갖는 문제를 훌륭하게 회피하였다. 게임 상에서 맵은 전초기지 외에 다양한 장소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장소에는 지역의 지형을 알려주는 지도와 NPC들이 존재한다. 지도는 전반적인 지형지물, 눈여겨볼 지역을 알려주며, NPC들은 플레이어들에게 퀘스트를 주는 NPC나 관심을 가질만한 지역, 맵상의 비밀들을 알려준다. 파크라이 5는 플레이어의 동선에 맞춰서 소비할 수 있는 컨텐츠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제들을 설치해두었으며, 플레이어가 그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든 해매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 동선을 짤 수 있는 선택지를 부여하였다. 이런 점에서 파크라이 5는 발전하였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컨텐츠 소비 구조가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파크라이 5는 세부적인 게임 플레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덤불이나 관목 등의 엄폐물에 숨어서 움직이는 간략화된 잠입플레이 구조나 총격전, 360도 돌려볼 수 있는 스테이지 구조 등의 플레이어가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전투의 부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그래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파크라이 5는 조정이 가해지긴 했다. 우선 구작에서 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수적이었던 사냥은 이제 완전히 돈을 벌기위한 부가 활동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맵의 고저차나 스테이지의 입체적 구조는 전작들에 비해서 많이 강화되었다.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레벨업 시스템으로 대체되었으며, 다양한 부가 활동을 통해 해금되게끔 바뀌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큰 차이가 있나? 싶을 정도의 소소한 변화일 뿐이다.


물론 동료 시스템의 경우, 전작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흥미로운 시스템이긴 하다. 플레이어는 이제 두명의 동료를 데리고 다닐 수 있으며, 케릭터 동료 외에도 전초기지 등에서 일반 NPC 동료를 데리고 다닐 수 있다. 케릭터 동료 같은 경우, 전문가 영입 미션을 통해 고용할 수 있는데 이들은 각기 특화된 분야(잠입, 원거리 교전, 항공 지원 등)들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매우 강력하다:잠입 특화 동료인 제스 같은 경우, 상당한 거리에서 활로 적을 처리하기 때문에 잠입 및 은신 플레이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다른 동료인 허크는 로켓 런처를 기본 무기로 들고 있기 때문에 대공/대기갑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매력적이고 강력한 동료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동료 시스템이 게임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바꾸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분명 동료의 추가로 인해서 게임은 편해졌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로 플레이어 관점에서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보장하는 것이었을까? 파크라이 5의 동료 시스템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르는 수동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적을 공격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전 상태로 돌입하는 등의 트리거가 없다면, 동료들은 항시 대기 상태일뿐이며 이 상황에서 동료가 게임 플레이에 끼치는 역할은 미미하다. 


물론 잠입 위주의 플레이가 아닌 적극적인 교전 위주의 플레이에서는 좀 더 다양한 동료들과 상황이 펼쳐질 수 있겠지만, 게임 플레이 전반에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강력한 동료들을 쓸만한 도전적인 장애물이나 컨텐츠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파크라이 5는 적들의 종류나 스테이지 구조가 전작들에서 큰 변화가 없다. 즉, 기본적으로 파크라이 5는 '동료 없이도 혼자서 클리어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동료가 편하기는 하지만, 굳이 동료를 꼭써야하는가에서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코옵이나 멀티플레이 측면에서 큰 발전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중 하나다. 파크라이 5는 본바탕은 좋은 게임이며, 코옵이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이를 채워넣을 가능성도 많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코옵 플레이는 그저 싱글플레이를 두명이서 즐기는 것에 불과하며, 두명이서 플레이할 때 생기는 도전적인 과제나 전용 컨텐츠도 부재하다. 멀티플레이인 파크라이 아케이드의 경우, 가볍게 즐기는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컨셉을 UI나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컨텐츠 등을 통해서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플레이 컨텐츠 자체를 커뮤니티 모딩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줄뿐더러. 컨텐츠가 너무 가벼워서 강렬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파크라이 5에서 가장 논쟁적이고도 실망스러운 부분은 바로 스토리일 것이다. 게임이 발매되기전 파크라이 5는 미국 내의 사이비 종교를 다루면서 백인우월주의나 레드넥 꼴통을 까는 참신한 게임이 나오리라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까보니, 파크라이 5는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가 강력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게임이었다. 우선, 파크라이 시리즈가 광기라는 테마를 다루면서 정상 세계인(=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와 케릭터)이 점점 광기에 전염되고, 정상세계의 믿음들과 상식(선과 악의 구분이라던지)을 반전시킨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악역의 카리스마와 동기가 파크라이 시리즈 서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3편의 바스가 그러했고, 4편의 능글능글한 페이건 민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전작들은 단계적으로 쌓여가는 악역의 광기와 함께 플레이어의 행동도 에스컬레이트 되는 것이 선형적 미션의 흐름을 통해 구현되었다. 그렇기에 찝찝하든(3편) 악역을 이해하든(4편) 플레이어는 어떤식으로든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5편의 컨텐츠 구조는 이러한 흐름을 막는다:전작들이 선형적인 스토리 미션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단계적으로 쌓여가는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순서나 뒤죽박죽인(정확하게는 플레이어 마음대로인) 파크라이 5에서는 이러한 광기의 서사를 어떻게 구현할까? 여기서 파크라이 5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자신이 할 일을 정할 수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때는 납치 미션이라는 강제 스크립트를 발동시킴으로써 악역 앞으로 끌려오게끔 만들어버린다. 그러면서 악역의 광기를 플레이어에게 강요한다:틀린 것은 플레이어고, 옳은 것은 바로 자신들이라고. 하지만 플레이어는 여기에 절대 공감할 수 없다:악역의 주장에 대한 공감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행동과 악역의 주장이 서로 일치해서 생기는 불안감에서 발생하는데, 5편을 플레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이 갈만한 짓을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제작진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걸로 보여진다. 파크라이 5는 영악하게 종말론 광신도의 이야기를 뒤틀어서 실제 세계가 멸망 직전이라는 밑밥을 깔고, 마지막에 실제 세계가 멸망하는 엔딩을 이뤄내면서 진짜 미친 것은 플레이어일수도 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그러한 영악함에도 불구하고, 그 영악함을 드러내는 과정이 그렇게까지 설득력있지 않을 뿐더러, 존재감 조차도 없고 게임 플레이 중엔 일절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게임은 종말을 설파하는 다양한 프레퍼들 군상을 만나면서 자신이 의도한 바가 드러났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적으로 프레퍼라는 인간 군상이 공감하기 어려운 집단이라는 것, 더 나아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또 정신나간 또라이 중 하나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어찌되었든 게임은 진짜 핵이 떨어져서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이라는 것을 플레이어에게 설득시키는데 실패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작의 카리스마 있고 나름대로 동인이 있었던 악역들과 그에 기반한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은 파크라이 5에서는 완벽하게 실패하였다 평할 수 있다. 이야기에서 흡입력이 잃었기에 게임을 플레이할만한 동력을 잃었다는 점은 파크라이 5의 큰 단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크라이 5는 전반적으론 그럭저럭 즐길만한 게임이다. 형형색색의 몬테나 주 호프 카운티의 풍경은 아름답고, 파크라이 3 기반의 게임 플레이 구조는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구조가 자유로워지면서 나아진 구석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파크라이 시리즈가 살아남으려면 3편의 구조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이미 작년에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같은 명작이 오픈월드 게임 플레이를 재정의 내렸으며, 메탈기어 솔리드 팬텀페인 같은 경우 게임플레이에 있어서 파크라이 시리즈의 상위호환이라 부를만하기 때문이다. 파크라이 5가 보여준 것은 사이비 종교의 광기와 매력이 아닌 파크라이 프랜차이즈의 종말론 그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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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매년 5~6월 쯤에 신작 티저와 정보를 내보내고, 그 후 E3를 거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수순을 거쳐 하반기에 발매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트레이아크의 새로운 콜옵인 블랙옵스 4는 3월 8일 티저 트레일러와 함께 세상에 드러났다. 인피닛 워페어 이후 2차 세계대전으로 돌아간 전작이나 세계 1차 대전을 다뤘던 배틀필드 1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콜옵이 나아갈 수 있는 가장 과격한 모습을 취했던 블랙옵스 3의 후속작이 나온다는 것은 조금 의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랙옵스 3나 어드벤스드 워페어 같은 작품(실패한것까지 카운팅한다면 인피닛 워페어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들은 월러닝이나 파쿠르를 이용한 3차원 기동 FPS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콜옵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콜옵 팬들 사이에서 블랙옵스 3의 평가가 전반적으로 괜찮았던 걸 생각하면, 블랙옵스 4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논란은 전혀 엉뚱한데서 터지기 시작했다:복수의 게임 메거진들은 금번 콜옵이 1) 싱글플레이가 없이 멀티플레이만 있을 것이란 것, 2) PUBG 같은 배틀로얄 모드가 탑재된다는 것, 3)기존 콜옵의 플레이스타일과 다르게 오버워치식의 클래스 배틀이 될 수도 있다는 루머를 내었다. 물론 게임 발매전 돌 수 있는 루머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복수의 게임 메거진들의 정보가 교차 검증되기 시작하고 액티비전이나 트라이아크 쪽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침묵의 자세를 고수하면서 루머 이상의 무언가가 분명 블옵 4에서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 사람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플레이의 변화에 대해서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싱글플레이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점점 적어지고 있으며, 콜옵의 메인 컨텐츠가 멀티플레이라는 점, 더 나아가 클래스 기반의 멀티플레이를 이미 블옵 3에서 보여준 점 등은 블옵 4의 방향성이 근거 없이 유행만 따라가는 것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몇가지 점에서 블옵 4의 방향성은 콜옵 프랜차이즈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우선 통일된 정체성의 부재다:콜옵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싱글플레이를 모두 끝까지 클리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콜옵 작품들의 큰 정체성은 싱글플레이의 연출과 플레이로 정의되었다. 싱글플레이는 플레이어에게 이 콜옵이 어떤 콜옵인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는 방향성이자 브리핑인 셈이었던 것이다 : 가장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고스트가 개를 이용한 킬스트릭 기믹을 멀티에 적용한 점, 인피닛 워페어에서는 싱글플레이의 우주전 기믹을 차용하여 몇몇 멀티 맵에서 저중력 기믹을 도입하는 등 성공한 콜옵이든 실패한 콜옵이든 프랜차이즈 원칙을 따랐었다. 

또다른 점은 팬들이 기대하는 장르적 전통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 분명 PUBG와 오버워치의 성공은 멀티플레이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10년 가까이 콜옵이 거둔 성공을 따라하고자 많은 아류작들이 나왔지만, 콜옵이 그들에게 압도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던 워페어 이후 이어졌던 콜옵 프랜차이즈 특유의 전통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빠르게 리스폰되고, 빠르게 죽고, 킬스트릭으로 적을 쓸어버리고, 30초 인스턴트 음식 같은 자극적이고 빠른 흐름이 콜옵에는 있었다. 하지만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그런 빠른 페이스의 콜옵 게임 플레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번 죽으면 끝인 게임에서 모든 것은 느리며, 순발력보다는 집중력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콜옵 멀티플레이가 추구하는 흐름과는 대척되는 부분이다.

물론 그 어떤 것도 게임이 나와서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속단해서는 안된다:타이탄폴 2의 멀티플레이처럼, 개악으로 보여졌던 부분이 실제로는 게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껏 공개된 블옵 4를 둘러싼 루머는 다소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분명, 시장 상황은 과거와 달라서 이제는 콜옵 이외에도 수많은 대체제들이 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장르 기반이 성숙하였기에 시즈나 PUBG 같은 두뇌싸움이 깔려있는 슈터 게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옵 같은 인스턴스 맛의 게임 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블옵 4가 혁신이라는 이름에 매몰된 나머지,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을 버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블옵 4의 정보 공개는 5월 17일 최초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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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여기서 이어집니다.(http://leviathan.tistory.com/2302)



6. 회피를 할 때, 전후좌우+점프 방향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암즈는 3차원에서의 이동이 중요한 게임이다. 모든 암에는 고유의 궤적과 속도가 있고, 이것을 파악하고 피하고 상대에게 한 방을 먹이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쿨메랑이나 피닉스 같이 호를 그리며 사이드를 잡는 암들은 전후로 파고들기/물러나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버티컬 같이 타점이 수직으로 잡히는 암들은 좌우 대시로 피해서 대처할 수 있다. 점프는 상당 수의 암들을 피할 수 있고, 점프 상태에서 전후좌우 대시를 잘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먹을 피할 선택지를 늘려주긴 하지만, 내려오는 시점에 취약할 수 있다. 몇몇 케릭터들(롤라팝, 리본걸이나 트윈텔, 닌쟈라 같은)은 체공 시간을 늘려서 트리키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지만, 보통의 케릭터들은 점프에 의존 시 패턴이 쉽게 간파됨으로 주의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짧은 대시, 차지가 붙은 긴 대시, 점프 등을 통해 최대한 상대가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 회피를 통한 방어의 정석이다.



7. 가드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자.


격투 게임에서 가드는 중요하다.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고, 딜레이를 캐치하여 템포를 내 쪽으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암즈에서도 기본적인 원칙은 동일하다. 다만 암즈에서 가드는 많은 부분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암즈에서 잡기의 위상 덕분이다. 암즈의 잡기는 원거리에 속도도 빠르고, 판정도 후한 편이다. 게다가 데미지도 상당한 편이기에(한번 잡기의 성공은 원 투 콤비네이션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 때 게임이 정착하기 전에는 잡기만 쓰는 플레이어들이 넘쳐나기도 하였다. 또한 가드는 회피에서 오는 이점들(상대의 주먹이 헛치는 순간을 노려 딜레이를 케치하는/맵 상에서의 포지셔닝 등)을 포기하기 때문에 가드는 유리한 선택지가 아니다. 


하지만 가드가 때로는 유리한 선택지일 때도 있다. 가드 후 대시로 이어지는 암을 처내면서 거리를 좁히는 패링 기술은 상대에게 순식간에 차지된 주먹을 먹일 수 있는 진보한 테크닉 중 하나다. 암의 상성, 무게 등에 관계없이 패링은 암을 처낼 수 있기 때문에, 상대 공격이 들어오는 순간에 가드하고 처내는 연습을 자주하면 공방에서 많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타격 후 2차 판정으로 폭발하는 폭발 속성의 암(트라이던트 같은)들에는 이러한 패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8. 러쉬는 먼저 발동하지 말고, 상대 공격에 맞춰 카운터로 쓰자.


러쉬는 암즈의 필살기 개념으로 발동시 양손으로 상대에게 난타를 먹여 큰 데미지를 준다. 대략 콤비네이션 두번 정도를 이어준 데미지(200 후반에서 300초반 정도)를 주기 떄문에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일발 역전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조커 카드라 할 수 있다. 다만, 러쉬는 잘못 발동할 시 큰 빈틈을 만들기도 한다:가령, 상대에게 정타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 플레이어는 허공에 주먹질을 해서 큰 빈틈을 만들기 때문이다. 러쉬의 정석적인 발동 타이밍은 상대 주먹이 들어오는 시점이다. 러쉬가 발동되는 짧은 순간 플레이어는 상대의 암 한방을 튕겨낼 수 있다. 여타 게임의 초필살기처럼 무적 시간을 이용해 상대의 공격과 판정을 씹고 강력한 한방을 가하는 개념과 동일하게 보면 된다. 이 부분만 유의해서 러쉬를 쓰면 십중팔구는 러쉬를 정타로 상대방에게 꽂아줄 수 있다.


다만 항상 정석적인 카운터 펀치의 개념으로 러쉬를 쓸 수는 없다. 때로는 기습이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상대를 추격하기 위해서 러쉬를 써야하는 때가 있다. 또 역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러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카운터가 아닌 상황에서 최적의 러시 발동 타이밍은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딜레이 캐치할 때이다. 러시를 발동하는 사람은 항상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러시를 피해야하는 사람은 먼거리를 유지하며 상대를 최대한 견제하도록 하자.



9. 케릭터는 이동 및 큰 틀에서의 게임 리듬을 결정한다.


어떤 케릭터를 쓰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암즈의 대부분 케릭터들의 특징들은 이동 및 차지에 붙어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케릭터를 고를 때, 자신이 어떤 패턴으로 움직일 건지를 생각하고 케릭터를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리본걸의 경우, 공중에서 점프를 여러번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방어 시 상대의 암을 교란시키 용이하다. 또한 상대의 암이 헛방을 치는 순간, 급강하 자세로 곧바로 차지를 이어줄 수 있는 만큼 리본걸을 선택하는 플레이어는 공중전 중심으로 게임을 이끌어가길 원할 것이다. 


즉, 암즈에서 케릭터를 고른다는 것은 내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라는 큰 틀을 정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상대의 플레이를 큰 틀에서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10. 암은 공격 패턴이다. 암을 선택할 때는 속성과 역할을 고려하여 선택하자


암은 각기 서로 다른 공격 궤적과 데미지, 무게, 속성을 지니고 있다. 케릭터가 큰 틀에서 전략과 운영을 결정짓는다면, 암의 선택은 전투에서의 전술을 결정짓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한판에서 쓸 수 있는 암은 3개 뿐이지만, 양손에 동일한 암을 중복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암의 조합은 최대 9가지가 된다. 


암 선택의 핵심은 모두 제각기의 역할을 부여하라는 것이다:상대의 움직임을 크게 봉쇄할 때 쓰는 트라이던트와 같은 암이나 쿨메랑 같은 암, 프리저로 얼리고 썬더 버드로 감전시키고 마지막으로 잡기로 마무리 짓는 3단 연계를 고려한 암, 단타 위주로 치기 위해서 쓰는 불속성 암의 선택 등등 머릿속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암을 쓰겠다라는 대원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의 움직임과 전투 패턴에 따라서 암을 전략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11. 게임 시작 시, 상대 암의 조합은 항상 숙지하자. 그리고 라운드 시작 전 10초간 상대의 암 조합을 적극적으로 추리하자.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케릭터가 큰 틀에서의 게임 리듬을, 암이 공격 패턴을 결정지을 때, 플레이어가 상대와 싸울 때 가장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상대의 암 조합이다. 암즈는 게임 시작할 때 아주 잠시만 상대 암 조합을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전 이것을 외워둬야 한다. 왜냐하면 암의 조합은 공격 패턴을 결정짓는 동시에 플레이어의 빈틈을 만들기 때문이다.


가령 플레이어가 양손에 무겁고 큰 암들(빅펀치나 메가톤 같은)을 장비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정면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공격들은 튕겨낼 수 있으며, 느리지만 묵직하게 상대에게 한방 씩 먹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그러나 양손에 무거운 암을 장비했을 시, 플레이어는 극단적으로 패링에 취약해지며, 동시에 직선상의 암 궤적을 우회해서 들어오는 공격들(썬더버드나 피닉스 같이 큰 호를 그리고 빠른 암들)에 극단적으로 취약해진다. 


플레이어는 상대 암의 조합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거기 맞춰 자신의 암을 골라야한다. 더 나아가서 암의 장비위치에 따라서 공격 타점이나 궤적이 달라지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상대의 암이 어디에 달려있는지까지도 정확히 추리해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게임 라운드 시작 전 약 10초는 게임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12. 상대방의 주먹을 적극적으로 요격하자.


패링이나 회피, 가드 이외에도 암즈에는 제 4의 방어 시스템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의 암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다:서로 무게가 동일하거나, 요격하는 쪽이 더 암의 무게가 나가는 경우에는 상대의 암은 튕겨져 나가면서 공격 판정을 잃는다. 대부분 요격은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데, 이 경우는 상대의 주먹을 요격하는 것은 내 피격을 줄이기 때문에 유용하다. 또한, 상대가 무게가 가벼운 암을 골랐을 때는 적극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요격하여 공격을 무효화시키고 내 공격을 정타로 꽂아넣을 수 있으며, 몇몇 느리지만 엇박자에 껄끄러운 궤적을 가져 딜레이 케치에 특화된 암들(샐러멘더 같은 채찍형 암)을 처낸다는 느낌으로 쓰면 방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본인이 중간 무게 이상의 암을 들었을 때의 이야기다: 한 손에 가벼운 암을 들었을 때, 상대 공격은 그대로 들어오지만 내 공격이 튕겨나가 무효화되기 때문에 상대 공격의 요격은 불가능해진다. 대신, 가벼운 암의 경우 암의 속도나 커버 범위가 무거운 암들보다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 움직임의 딜레이를 케치하는 쪽으로 운영하면 무게의 상성을 보완할 수 있다.



13. 도저히 상대 암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면 토스터 류의 암을 고르자.


상대 암을 예측할 수 없고, 자신의 암 선택에 자신이 없을 때는 토스터 류의 암(스파크, 프리저, 토스터로 이어지는 삼색 펀치)을 드는 것이 좋다. 이 3 종류의 암은 표준적인 성능과 궤적, 그리고 데미지를 보여주는데 그 어떠한 암과 대결해도 속도가 평균 수준이라 딜레이 케치가 용이하고, 무게가 중간급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암을 근거리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중요한 점은 토스터 류의 암은 중간급 암 중에서는 발동 속도와 회수 속도가 가장 빠른 암이라는 것이다.쿨메랑 같은 부메랑류의 암은 좌우 보정이 없을 시 속도는 비슷하지만 회수되는 속도가 좀 처지고, 썬더버드나 피닉스 류의 암은 속도는 빠르지만 원채 이동하는 궤적이 트리키하고 길며 회수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토스터 류의 암 요격에 약한 편이다. 토스터 류의 암은 지나치게 정직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동시에 그 정직함이 플레이를 더 집중감 있게 구성하며 뚜렷한 단점이 없다는 강점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양손 토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보편적인 대응책은 많이 없다. 다만 몇몇 조합은 고려해볼만 하다: 파라솔은 바람 속성이기 때문에 추가타를 이어주기 어렵다는 점을 빼면, 공격 판정이 넓어 상대 주먹을 요격하는데 강점이 있다.(파라볼라는 전기속성이라 괜찮지만 속도가 느려서 주먹을 날리는 느낌보다는 깔아두기에 가깝다) 최근 추가된 쌍절곤과 빙절곤은 토스터 류의 암을 완벅하게 대체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차선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두 암들은 주먹을 날리는 위치가 공중이냐 아니면 지상이냐에 따라서 공격 면적이 넓지만 조금 속도가 느린 파라솔과 공격 면적이 위아래로 길고 좁아지지만 속도는 빠른 공격의 두가지 형태로 오간다. 물론 운영 측면에서는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지만(플레이어는 항상 빙절곤/쌍절곤의 지상과 공중 모드를 이해하면서 싸워야 한다),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양손 토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범용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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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본 버전은 스위치 버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메가 포스의 무쌍 시리즈는 콜옵을 능가하는 공산품 게임 프랜차이즈다:시원스런 액션과 칼 한번 휘두를때 마다 쓰러지는 적들, 끝날거 같지 않는 파밍과 혀가 내둘릴 정도로 넘처나는 컨텐츠(대부분 비슷하지만) 등등은 대부분의 무쌍 시리즈가 공유하는 골격이다. 그리고 오메가 포스는 이 골격을 조금씩 다른 형태로 컨버전해서 무쌍 게임을 만들어냄으로써, 여타 게임회사에서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신작 발매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근 2년 동안 컨버전 작품을 제외하고 나온 정식 무쌍 시리즈는 진삼구무쌍 8, 파이어엠블렘 무쌍, 무쌍 스타즈로 도합 3개이다. 거의 7~8개월에 한 개씩 나온 셈) 하지만 무리한 자가복제로 인해서 오메가 포스가 만든 무쌍 게임의 대부분은 '다 거기서 거기'였다. 실제 무쌍 시리즈 게임 중 가장 뛰어난 흐름을 보여주는 파이어 엠블렘 무쌍이나 젤다 무쌍의 경우도 다양한 기믹의 추가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비슷한 모습을 공유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진삼국무쌍 8의 실패와 맞물리면서, 무쌍 시리즈의 골격은 한계에 부딪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무쌍 시리즈 골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엉뚱하게도 무쌍 시리즈가 아닌 오메가 포스가 만든 진격의 거인 게임 시리즈에서 등장하였다. 진격의 거인 2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으로, 2016년 발매된 진격의 거인 1편의 후속편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메가 포스 게임 답게(?) 진격의 거인 1편은 실험작으로써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지만 2편은 1편의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보완해서 나왔다. 흥미롭게도 진격의 거인 2는 큰 틀에서 무쌍 시리즈의 게임 구조를 채택했다: 큰 전장이 되는 스테이지가 있고, 적들이 산개해있고, 이벤트들이 발생하며, 플레이어는 전장을 누비면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진격의 거인 2는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 원작의 입체기동 장치를 사용한 움직임과 전투를 원작 수준으로 살려냄으로써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게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다. 무쌍 시리즈가 시리즈가 가면 갈수록 원작의 간단한 조작에 얽메여 풀배기 액션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었던 걸 고려하면, 진격의 거인 2는 무쌍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평할 수 있다.


진격의 거인 2의 조작은 기본적으로 원작 만화에서 등장한 입체기동 장치의 조작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입체기동 장치를 통한 이동은 두개의 앵커를 사출해서 벽면이나 건물에 꽂아넣고, 와이어를 당기면서 부상 후 기동장치에 가스압을 이용해 세부적인 이동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그렇기에 게임에서 이동 조작은 앵커를 사출하는 버튼과 가스압을 이용해 대시하는 버튼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거인과 싸울 때, 거인의 목덜미에 앵커를 박고 목덜미를 배어 거인을 쓰러뜨리는 것도 원작과 동일한 구성이다:플레이어는 거인을 타겟팅한 후, 앵커를 사출할 부위를 결정한 뒤 앵커를 사출하여 거인의 팔/다리/목덜미를 공격하면 된다. 이것이 진격의 거인 2의 조작 체계의 끝이다:게임에는 필살기나 별도 조작을 이용한 기술 등의 개념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지형지물 또는 거인의 몸통에 앵커를 사출하고 박아서 움직인 뒤, 거인을 쓰러뜨리기만 하면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무쌍 시리즈의 약공격/강공격 조작 체계보다도 훨씬 더 단순한 체계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진격의 거인 2는 단순한 조작 체계임에도 불구하고 무쌍 시리즈 보다도 훨씬 더 깊이 있는 게임 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이러한 특징은 툭하면 등장인물을 죽이고 상황을 시궁창으로 몰아가는 원작의 테이스트 덕분이기도 하다:게임 내에서 인물들은 시도 때도 없이 거인들에게 공격받아 퇴각하며, 전반적인 게임 난이도 등은 일반적인 무쌍 게임들보다도 높게 책정되었고, 그 덕분에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기민하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진격의 거인 2가 깊이가 있는 것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 체계가 다양한 환경변수와 맞물려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먼저, 입체기동 장치를 통한 이동을 보자 : 입체 기동장치는 두개의 앵커를 지형지물에 박아넣고, 와이어를 끌어당기는 반발력으로 사람이 이동하는 방식으로 취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총에서 투사체가 발사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 중요한 점은 이 두개의 앵커가 어디에 박히는지에 따라서 플레이어의 움직임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앵커가 어디 박히는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다. 대신 앵커가 박힌 후 움직일 때 플레이어는 방향키를 이용해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조정하고, 가스압을 이용한 대시를 이용해 앵커를 끝까지 감지 않고 중간에 회수하여 움직일수도 있다. 즉 게임은 불규칙하게 꽂히는 앵커를 이용해 환경에 변화를 줌으로써, 단순한 조작 속에서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세부적인 방향을 결정 하게끔 만든다. 그렇기에 진격의 거인 2의 이동 조작 시스템은 시원 시원스럽고 독특하며 반복적이지 않다. 


전투의 경우는 이동보다도 더 복잡하다:플레이어는 자신이 공격하기를 원하는 위치에 앵커를 박아넣고 거인을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를 많이 주고, 토벌 등급을 잘 받고 싶다면(모든 토벌 등급은 거인의 '개체' 별로 받는다), 플레이어는 충분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각도와 가속을 얻을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거인은 느리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움직이며, 플레이어가 공격해오는 방향을 향해서 공격을 가하기도(정확하게는 잡기 공격을 깔아둔다는 표현이 적확하겠다) 한다. 플레이어는 거인에게 공격을 가하는 와중에 계속해서 타겟팅하는 부위를 바꿔서 거인의 공격을 피해야 한다. 또한 게임은 목덜미를 파괴하는 것만으로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지만, 팔다리를 끊어내면 전략적인 이점을 받고(공격을 못하게끔 막거나 - 팔, 움직임을 봉쇄하거나 포획을 할수 있게끔 하는 - 다리) 부위 파괴보수를 얻을 수 있는 등 빠른 토벌 = 빠른 클리어의 공식을 무너뜨리려 하였다.


또한 거인의 수가 늘어나 1:多의 상황이 되면 게임은 더욱 복잡해진다 : 타겟팅한 거인의 사이에 다른 거인이 끼어들어서 사출한 앵커가 풀리거나, 충분한 각도와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게다가 전투에서 시간을 끌 시, 거인이 주목상태로 돌입하여 플레이어를 향해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고, 주변 동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돌입하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부위파괴를 하고, 거인의 숨통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진격의 거인 2는 이동과 마찬가지로 전투에 있어서도 다양한 환경변수들을 이용해서 게임에 깊이를 더하고, 거인을 죽이기 위해서 단순히 버튼을 난타하는 것이 아닌 '킬각'을 정확하게 재고 행동하게끔 만들었다. 


거점을 통한 보급이나 버프 역시도 중요한 요소다:무쌍 시리즈의 요새 개념과 진격의 거인 2의 거점 개념은 다소 차이가 나면서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은 가스 봄베를 소모하거나 칼날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를 주기적으로 보급받는 것은 중요하다. 게임은 거점을 설치 시, 일정량의 보급을 받게끔 만들었다. 또한 보급 거점의 경우에는 가스나 칼날 외에도 전투에 상당히 쓸만한 결전의 봉화(일정 시간 동안 칼날/가스 소모 X)나 섬광탄(주목상태 해제), 응급약(체력 회복) 등을 보급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서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 동안 아이템 소비상황을 보아가며 주기적으로 거점을 설치해야 하다. 여타 무쌍 게임에서 요새를 점령하는 등의 행위가 게임 전체에 영향을 크게 안주었다면, 진격의 거인 2에서는 적절한 거점을 설치 시, 게임 플레이가 쉽게 풀리게끔 만들어서 거점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진격의 거인 2는 원작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미덕을 십분 살린 게임이다:플레이어는 마이 케릭터를 조작해서 다양한 원작 케릭터들과 교류하고, 이야기 흐름을 뒤쫒는다. 마이 케릭터는 원작 케릭터들과 유대관계를 쌓는 것을 통해 케릭터를 강화하는 스킬을 얻거나 베이스 능력치를 올릴 수 있게 된다. 유대관계는 전투 중에 등장하는 원작 케릭터들의 구호 요청에 화답하거나, 일상 파트에서 원작 케릭터들에게 선물을 주는 형태로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조사 임무 중에 원작 케릭터를 대동해서 움직이는 것이 유대관계를 올리기에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에 선물 쪽보다는 조사임무에 같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편하다. 원작 케릭터를 알아가는 과정과 함께 우호도 관련 회화가 모두 음성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원작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출중하다 할 수 있다. 또한 게임 스토리 역시도,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만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덕분에 몰입도도 대단히 높은 편이다.


진격의 거인 2는 코옵/경쟁 멀티플레이를 양쪽 다 지원하는 게임이다. 먼저 스토리 진행에서 막히는 경우, 플레이어는 구조 요청으로 스토리 진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조사임무를 통해서 무기와 장비 강화에 필요한 소재/돈벌이를 할 수 있으며, 경쟁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누가 더 빨리 거인을 토벌하는지를 경쟁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진격의 거인 2의 멀티플레이는 싱글플레이에 비해서는 다소 곁다리 같은 느낌이 강하다. 우선 조사 임무의 양이 생각외로 많지 않을 뿐더러, 싱글플레이와 구분되는 멀티플레이만의 차별점을 크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코옵이라는 형식은 게임에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이며, 진격의 거인 2에서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경쟁 멀티플레이의 경우, 메인 컨텐츠로써는 깊이가 부족하지만 간간히 즐기는 소품으로써는 적절한 재미가 있다.


진격의 거인 2는 재밌는 게임이지만, 여전히 단점도 존재하는 게임이다. 우선, 시스템이 훌륭하더라도 게임의 컨텐츠 자체가 원작에 얽메여있을 수 한계가 있다:분명, 전투와 관련된 시스템은 재밌으며 거인과 환경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변수들은 게임을 도전적으로 만들지만, 게임이 다소 원패턴적으로 구성되어있다는 문제가 있다. 애시당초에 진격의 거인 원작은 여타 소년 만화와 같이 게임으로 옮기기에 적절한 다양한 적들과 패턴, 필살기 등의 요소가 전무하다:대부분의 거인들은 비슷비슷한 패턴을 지니고 있고, 보스라 불릴 수 있는 이형 거인은 도합해서 5종 정도 밖에 없다. 원작 구현이라는 때문에 게임은 다양한 컨텐츠를 끌어오는데 제약을 받는 느낌이다. 물론 그럼에도 충분히 오래 즐길만한 게임이지만, 게임 시스템의 완성도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느낌이 있다.


또다른 문제는 전반적인 마감이다:보통 리뷰를 쓸 때 이런 부분은 크게 짚으려 하진 않지만, 진격의 거인 2의 경우 전반적인 마감이 다소 싸구려 같다. 이는 그래픽이나 성우,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물리엔진의 충돌에 기반한다:진격의 거인 2에서 거인들이 팔 다리가 잘려서 쓰러지거나 단차가 있는 곳에서 떨어질 때, 게임의 물리엔진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엉망진창이 된다. 안그래도 충돌 판정과 오브젝트 사이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킬각을 재는 것이 중요한 게임에서 여러 거인들이 나올 때 마감이 엉망진창이 된다는 것은 감점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치 판의 경우, 성능 이슈가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구출한 동료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는 편이며, 게임은 이것을 간략하게 처리하겠답시고 동료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날파리 처럼 묘사를 해놨다.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마감 문제와 맞물려서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저런 단점을 감안하고 보았을 때도 진격의 거인 2는 매력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으로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환경과 전장을 해집고 돌아다닌다는 무쌍식 스테이지, 더 나아가 빠르고 간단한 조작에서 오는 상쾌함과 킬각을 재는 것이 어려운 점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할만 하다. 물론, 원작 만화의 컨텐츠 때문에 시스템이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전반적인 마감 등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진격의 거인 2는 무쌍 시리즈의 철학과 노하우가 다른 형태로도 발현될 수 있음을 멋지게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원작과 무쌍에 큰 거부감이 없다면, 진격의 거인 2는 구매를 해도 후회가 없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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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 웨이 아웃은 EA에서 배급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플레이어는 서로 성격이 정반대인 빈센트와 레오의 콤비 중 둘중 하나를 조작해서 감옥을 탈옥하고, 가족과 재회하며, 마지막에는 공동의 적인 하비에게 복수해야 한다. 어 웨이 아웃이 흥미로운 점은 게임 자체가 기본적으로 코옵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게임의 모든 스테이지와 퍼즐은 기본적으로 2명의 플레이어를 전제로 하여서 생각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여타 코옵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특이한 점인데, 대부분의 게임들이 더 많은 플레이어 = 더 강하고 많은 적의 형태로 플레이 구조를 설계하였다면 어 웨이 아웃은 두 명이 서로 돕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여타 코옵게임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어 웨이 아웃을 독특하게 만들어 준다. 


어 웨이 아웃의 이야기는 대단히 클리셰적이다:처음 감옥에 와서 레오를 구해주는 빈센트의 모습이나, 정반대의 성격과 출신, 방법론, 그리고 공동의 적을 향해 싸워나가는 과정과 그 와중에 서로를 이해하고, 마지막에 배신이 일어나는 반전까지 어 웨이 아웃은 80~90년대 범죄 버디 영화에 기반하고 있다. 단적으로 가장 비슷한 작품을 꼽자면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폭풍속으로(원제 포인트 브레이크)를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어 웨이 아웃은 그보다도 더 클리셰에 기반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것들은 예측가능한 선에서 구성되어 있다(심지어 반전까지도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 웨이 아웃이라는 게임이 너무 뻔해서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클리셰를 구현하는데 집착한 나머지, 게임은 마지막 순간에 아쉬워지는 부분들이 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어드벤처 게임이고, 퍼즐과 QTE, 그리고 약간의 총격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타 코옵과 어 웨이 아웃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스테이지든 간에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게임 클리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하수구에서 길을 찾는 스테이지의 경우,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의 진로에 조명으로 빛을 비춰주지 않는다면 진행이 불가능하다. 또 서로 등을 맞대고 환풍구를 올라가는 씬에서는 양쪽 플레이어가 동시에 상대 플레이어의 QTE에 맞춰서 자신의 QTE를 조작해야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어 웨이 아웃은 상대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 와중에 게임 내외적으로 깊은 유대감을 갖게끔 만든다. 즉 여타 코옵 중심의 게임이 한 명의 슈퍼 플레이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가능했다면, 어 웨이 아웃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 웨이 아웃의 게임 구성은 한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스크린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두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스크린을 쪼게서 바라보는 스플릿 스크린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카우치 코옵에서나 볼법한 이 제한적이고 불편한 시점을 어 웨이 아웃은 두 명의 인물이 하나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형태로 묘사한 것이다. 물론 때때로 게임은 병원 탈출 장면 같이 스크린을 하나로 합쳐서 각각의 인물의 움직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노련하게 두 인물이 행동하는 방법과 플레이의 주도권을 리드미컬하게 교차함으로써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런 점에서 어 웨이 아웃은 여타 인디 게임이나 트리플 A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강제로 유대감을 갖는 플레이에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서로가 연기하는 케릭터를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넣어둔다. 이는 다양한 대사와 상호작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 웨이 아웃은 트리플 A 게임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상호작용 대사와 스크립트들과 선택지들이 있다. 물론 이것이 최종적인 결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빈센트의 방식이나 레오의 방식대로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마치 버디 영화의 주인공이 된거 같은 몰입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어 웨이 아웃은 클리셰에 많이 의존하기는 해도 언차티드 4와 같은 실패작은 분명 아니다:케릭터들은 자기 성격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언차티드 4처럼 기회가 될때마다 시끄럽게 떠들면서 자기가 어떤 케릭터라는 것을 어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1차적으로 어 웨이 아웃의 게임 플레이는 의도된 대로 잘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 웨이 아웃이 실제 플레이되고 새롭게 구성되는 컨텍스트의 문제다. 원래 일반적인 게임이었다면, 어 웨이 아웃은 그럭저럭 멍청한 AI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자동적으로 스크립트에 따라 능숙하게 구현하는 것을 게임에 대한 어떤 단서도 없는 사람이 연기를 하게 되니, 어 웨이 아웃의 게임 플레이에는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불협화음들이 자주 발생한다. 예를 들어 조명을 든 플레이어가 조명을 제대로 비추지 못해서 해매는 부분이라던가, 버튼을 박자에 맞춰서 못누른다던가 등등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이는 상당히 생소한 경험이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게임 같은 경우에는 별로 불편하지 않았거나 당연했던 부분들이 아주 불편하고 해결해야하는 과제와 난관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해쳐나가는 것은 어 웨이 아웃에서 상당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재미는 게임이 실제 1차적으로 의도하였던 서로에 의존하는 버디물의 느낌보다는 덤 앤 더머와 같은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깝다는 것이 함정이다: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왜 상대방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건지, 그리고 왜 나는 상대방의 움직임에 맞춰주지 못하는 건지 등등. 어 웨이 아웃은 게임 플레이 내내 시행착오와 성공을 반복하는 과정이며, 이는 때때로 멋진것 보다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게임은 1차적으로 진지한 상황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실제 플레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2차적인 맥락은 그런 점에서 다소 괴리감이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게임을 모두 플레이한 플레이어에게 마지막 엔딩 부분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빈센트는 레오를 이용하기 위해서 접근하였고, 마지막에 위장경찰의 신분을 밝힘으로써 레오를 배신한다. 그리고 분노한 레오는 빈센트를 죽이려 든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반전 역시도 버디 액션 영화 장르에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배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신뢰를 점검한다는 점에서 클리셰적이다. 다만 문제는 어 웨이 아웃이 실제 게임 플레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컨빅션 코옵의 마지막이었다는 점이다:플레이어는 서로를 쏴죽여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은 서로가 겪었던 감정선이 폭발하게끔 연출과 QTE를 구성한다. 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는 2차적인 맥락 때문에 덤 앤 더머로 비춰지는 점, 또 하나는 실제 많은 훌륭한 버디 액션 영화들이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화해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끝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어 웨이 아웃은 뭔가 감정적으로 대단히 찝찝한 구석과 묘한 이물감을 남겨놓은채로 끝난다 할 수 있다.


 하프 프라이스 정도에 다른 게임에서는 경험 못할 6시간 정도 서로의 등에 기대서 불가능한 탈옥에서 복수까지 즐길 수 있눈 콘텐츠는 어 웨이 아웃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게임을 구매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게임을 같이 사서 보이스로 통화를 하며 플레이할 또다른 공범을 찾는 것일 것이다. 그것만 해결할 수 있다면, 어 웨이 아웃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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