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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오타나 문법상 오류는 후에 탈고할 예정입니다.


한 때 스타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 업계와 게임 플레이어들을 호령하였다:이나후네 케이지, 미카미 신지, 이타가키 토모노부, 켄 레빈, 피터 몰리뉴, 리차드 게리엇 등등. 이 위대한 게임 개발자들이 말하던 것이 현실이 되고, 미래를 약속하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가버렸다:이나후네 케이지는 마이티 넘버 나인과 함께 사기꾼이란 평가를 들으며 주저앉았고,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예산 부족에 허덕이며 데빌즈 서드라는 미완성 작품을 내며 거꾸러졌다. 켄 레빈은 바이오쇼크 시리즈에서 손을 때면서 업계에서 실종되버렸고, 피터 몰리뉴와 리차드 게리엇은 증빙되지 않은 공수표를 남발하다가 팬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개발자들의 몰락은 급작스러웠고, 그 끝은 초라했다. 


스타 개발자들의 급작스러운 몰락은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대자본이 들어간 트리플 A 게임 개념의 등장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게임 매체는 여타 대중문화나 매체에 비해서 기술 및 노동집약적이라 할 수 있다. 벤야민은 영화가 분업과 해체, 재조립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하였지만, 게임은 영화보다 이 분업의 강도가 더욱 높다. 또한 영상 매체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카메라와 영상 편집의 툴이 보편화되어 영상 매체 제작에 대한 허들을 꾸준하게 낮춘데 비해서, 여전히 게임은 프로그래밍과 수학 등의 전문화된 기술과 개발 인력을 요하는 부분들이 있다. 즉, 게임은 영화에 비해서 더욱 산업화된 매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산업화된 매체인 게임과 과거 우세하였던 '스타 개발자가 그의 독창적 색깔이 들어간 게임을 만들어낸다'라는 명제는 서로 상반되었다는 점이다. 매체 생산 과정이 수많은 공정으로 잘게 쪼게져있는만큼 한 명의 개발자가 전체 게임 개발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에는 한 명의 천재가 전체 게임 개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고, 이것이 수많은 스타 개발자들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사례를 보자:역사상 가장 유명한 낙하산 게임 개발자(?) 중 하나인 미야모토 시게루는 첫번째 동키콩 게임을 만들 때 코드 작업에서부터 간단한 게임 시나리오 작업, 더 나아가서 기타로 BGM 작업까지 직접하였다. 요즘으로 이야기한다면, 미야모토 시게루는 3명의 전문 인력 몫을 해낸 것이었다. 


이는 게임 개발 초창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자가 마음 먹고 손을 뻗기만 하면 모든 것을 만들수 있었다. 스타 개발자들의 등장은 그러한 초창기의 게임 산업의 특수성에 기반하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작품이 누적되면서 개발자 한 명이 모든 분야를 관장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특히 게임의 산업화가 두드러졌던 트리플 A 대형 게임들은 전문화된 인력과 분업, 효율적 예산 배분과 스케줄 관리가 맞물리면서 기업화된 개발 환경에 기반하여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가 바뀌면서 스타 개발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키워왔던 회사와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개발자들이 빠져나와 새로운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 활발해진 것도 게임 개발에 있어 조직이 강조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창기 개발자들의 독립 스튜디오 설립은 오히려 스타 개발자들의 몰락을 가속화시키고 말았다:초창기 개발자들이 간과했던 부분은 게임(정확하게는 트리플 A 게임들)이 더이상 아이디어에 근거해서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는 점과 게임 개발에 있어 다양한 인프라(특히 재정 등)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가장 단적인 사례는 이나후네 케이지였다:이나후네 케이지는 개발에 있어서 기획 부분만 따로 전담하는 회사인 콘셉트를 만들고 개발을 외주화 시키는 독특한 시도를 하였다. 마이티 넘버 나인에서 아니후네 케이지는 자신은 기획을 전담하고 예산은 클라우드 펀딩으로, 실제 개발을 하는 회사로 록맨 제로를 만든 인티 크리에이츠를 끌어들이는 등 게임 역사상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야심찬 시도를 하였다. 하지만 마이티 넘버 나인은 수준 이하의 퀄리티와 지켜지지 못한 약속으로 게임 역사와 자신의 커리어에 절대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주목해야하는 점은 마이티 넘버 나인으로 신뢰를 잃기는 했지만 이나후네 케이지와 콘셉트는 소울 새크리파이스로 나름대로 주목할만한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겠지만, 마이티 넘버 나인의 실패는 단순하게 이나후네 케이지의 게임 기획 능력의 부족으로 몰아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오히려 마이티 넘버 나인의 문제는 기획과 개발, 그리고 이를 지탱하기 위한 예산 사이에서의 벨런스가 무너진 부분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킥스타트 펀딩 외에도 지속적으로 펀딩을 하며, 여기에 추가목표를 올리는 등 개발 과정 자체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가 부재하였다. 좀 더 정확하게는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만들 떄 받았던 재정적 지원을 마이티 넘버 나인은 받지 못한 원인이 가장 치명적일 것이다.


이나후네 케이지의 몰락은 스타 개발자가 몰락하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스즈키 유, 이타가키 토모노부 등등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조직 바깥에 자신만의 회사를 세우는 모험을 했다가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은 개발자들도 있다:다시 미야모토 시게루의 사례로 돌아와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게임 개발자로 칭송 받는 그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그가 게임을 만들지 않는 대신, 그의 게임을 만드는 방법론이나 철학은 닌텐도라는 집단 전체가 공유한다:슈퍼 마리오를 이제 더이상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들지 않지만, 그가 만들었던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의 방향성은 유지되는 것처럼 말이다. 즉, 살아남은 위대한 게임 개발자들은 더이상 자신의 개발 철학을 혼자만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철학을 개인이 아닌 조직이 공유하는 회사는 시대가 지나도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이끄는 프롬이 그렇고, 30년 가까이 증자 없이 흑자 운영을 하고 있는 팔콤이나 플래티넘 게임즈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이들은 전반적인 시장 트렌드와 별개로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닌텐도의 케이스와 다르게, 이 회사들의 규모는 여전히 작다:한명의 제작자가 여러 포지션을 담당하는 멀티플레이를 지향함으로 자신의 분야 외에도 '완성된 게임'에 대한 전반을 이해하는 모습을 통해 조직 전체가 동일한 이상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회사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개발자 개개인의 과중한 업무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개발사들은 닌텐도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필연적으로 작은 규모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점은 초창기 스타 개발자들의 성공담이 인디 게임 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이코노클라스츠나 아울 보이, 스타듀 벨리 같이 몇년 동안 개발자 혼자서 게임 내의 모든걸 기획하고 만드는 경우나 오버쿡드! 시리즈 같이 열 손가락에 꼽는 인원이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게임이라는 매체와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시장이 자연스럽게 확장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덕분에 인디 게임들은 트리플 A 게임에서 시도할 수 없는 대담한 시도들이 이뤄지기도 한다. 물론, 트리플 A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들과 달리, 인디 게임들은 하나의 게임을 몇년에 걸쳐서 꾸준히 업데이트 시키고 완성시키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아이디어를 숙성시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서 상당수의 플레이어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쪼게 판다는 발상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아이디어를 꾸준하게 업데이트해서 완성시킨다는 개념(서비스로서의 게임)의 등장은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게임 산업 초창기에 등장한 창작자의 개성이 넘쳐흘렀던 게임들이 등장하는 토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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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시리즈는 닌텐도 캐릭터의 집대성인 동시에, 여태껏 그 어떤 격투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게임이기도 하다:체력의 소진을 통해 KO를 끌어내는 것이 아닌, 데미지를 입은 상대가 점점 가벼워져서 결국은 화면 바깥으로 날려 보낸다는 발상 자체는 여타 격투 게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발상이었다. 흥미로운 부분은 대난투의 장외패 개념에서 드러나는 '플랫포밍'적인 성격이다:적에게 피격당해 발판 바깥으로 플레이어는 아득바득 발판 위로 복귀해야 하며, 역으로 상대는 플레이어의 복귀를 방해해야 한다. 상대에게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와 상관없이, 복귀에서 오는 공방은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패배와 역전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닌텐도는 스테이지에 다양한 기믹을 추가한다. 많은 대난투 대회와 영상들이 종점화(스테이지 기믹이 사라진 순수한 대전 스테이지)된 스테이지를 기반하고 있지만, 대난투에서만 찾아볼 독특한 개성은 이 다양한 스테이지 에 기반하고 있다:대난투의 스테이지 기믹은 콜라보를 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들에서 빌려오고 있으며, 스테이지라는 환경이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대전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다:가령 대난투 3DS 버전의 광신화 파르테나의 거울 스테이지의 경우, 스테이지가 일정 시간에 따라서 초기화 폭탄을 맞고 바뀐다는 기믹을 갖고 있고, 이때 발판의 위치 등이 모두 변화하여 상대를 날리는 거나 복귀하는 공방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다. 스타폭스 스테이지 같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전투기 위에서 싸운다던가, 대난투 시리즈 내내 악명높았던 에프제로 스테이지의 경우도 이와 같은 상황에 해당할 것이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의 움직임을 보고, 스테이지 내에서 정신없이 움직이며 싸워야 한다. 이러한 정신없는 부분이 오히려 아이템을 사용하는 점과 맞물리면서 대난투를 가벼운 파티용 대전 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끔 해준다:스테이지는 계속 움직이고, 무언가 계속 정신없이 일어나며, 실력에 상관없이 아이템을 들고 다른 플레이어들을 통쾌하게 날려버린다. 아이템 전의 경우, 엄청나게 뛰어난 반사신경이나 게임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물론 여타 플레이어와의 대전 경험에 집중하는 경우는 스테이지의 기믹을 없애고,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게 하는 종점 화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종점 화의 경우에도, 스테이지 복귀에서 오는 공방은 여전히 어떻게 하면 발판 위에 올라갈 수 있는지/발판에 올라가지 못하게끔 견제하는 플랫포밍의 문법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대난투는 플레이어에게 상대방을 장외패 시키고 공격을 받을 시 안전하게 발판으로 돌아오는 게 핵심인 게임이고,  서로 동떨어져 있는 다양한 요소를 플랫포밍이라는 장르 문법을 사용해서 묶어놓은 게임이기도 하다. 사쿠라이 마사히로라는 디렉터가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지난 20년 동안, 초대 대난투와 대난투 DX의 실험을 거쳐서 3DS/Wii U 판을 통해 집대성하고 정리하기까지, 대난투 시리즈는 서로 다른 장르적 배경을 가진 작품들을 대난투라는 형식과 이질적인 플랫포밍 장르의 문법 아래 통일성 있게 배치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통일성 있는 구성이 빛을 발한 때가 바로 외부 콜라보가 야심 차게 이루어진 3DS/Wii U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사쿠라이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격투 게임에 등장한 류에서부터 전혀 다른 액션 게임 장르에 등장한 베요네타나 파이널 판타지에 나온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하나의 게임에 엮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3DS/Wii U 버전 대난투는 벨런스 부분에서 대전 게임으로서 흔들리는(특히 베요네타의 문제는 심각했다) 모습도 같이 보여주었다. 물론 이 부분은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격투 게임들이 모두 겪는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새로운 대난투 스페셜이 공개되는 시점에서 EVO 대난투 Wii U/3DS 결승전이 수준 이하의 베요네타 미러 매치로 끝났다는 점은 새롭게 등장하는 대난투 스페셜에 대한 큰 걱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대난투 스페셜이 역사상 전무후무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모든 참전 캐릭터들이 모인다.'라는 것이다:참전 캐릭터만 해도 격투 게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67명 이상이 게임에 등장하며, 벨런스나 기믹 상 겹쳐지는 몇몇 스테이지를 제외하고 전 시리즈에 등장한 100여 개의 스테이지가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팬들은 전무후무한 기대와 걱정을 대난투 스페셜에 걸 수밖에 없었다. 대난투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게임도 이렇게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하나의 게임에 집대성하려고 시도해본 적이 없었다. 하나의 작품에 넣기 위해 많은 공수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필연적으로 너무 많은 변수와 조합에 의해서 벨런스가 붕괴하고 게임의 기획 의도와 플레이어의 경험이 유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집대성하는 게임들은 필연적으로 불필요한 부분들을 과감하게 쳐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난투는 근 20년간의 모든 요소를 한군데 몰아넣는 일반적인 통념을 거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대난투 스페셜의 기본 골격은 Wii U/3DS 버전에 기반한다:일반적인 게임 프렌차이즈들이 새 게임을 홍보할 때 새로운 시스템이 생기고 과거 것들이 대체되는 모습에 집중한다면,  대난투 스페셜이 보여준 모습은 '기존 것에서 어떻게 보완되었는가'였다. 오히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대난투 스페셜은 대난투의 신작이라기 보다는 콘텐츠가 대규모로 추가되고 벨런스를 맞춘 대난투 3DS/Wii U 1.5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한때 스위치 대난투에 대해서 강하게 루머가 돌았던 것도 '기존 대난투의 이식'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대난투 스페셜의 기본 방향성은 이미 3DS/Wii U 판의 승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대난투 스페셜의 핵심은 기존 골격을 얼마나 잘 재활용하고 벨런스를 맞추느냐다.


흥미로운 점은 대난투 스페셜이 나오는 지금의 상황이다. 닌텐도는 3DS/Wii U 보다도 더 온라인 토너먼트나 e스포츠에 대해서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자사 게임 내에 이러한 시스템과 기믹들을 적극적으로 추가하고 있는 중이다:이미 스플래툰 갑자원과 페스는 정례 행사가 되었으며,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에는 기간제 온라인 토너먼트 매치 기능이 추가되었다. 암즈와 같은 새로운 작품도 멀티 중심에 파티 크러시 같은 실험을 도입하였다. 닌텐도의 관심사가 일반적인 이스포츠(프로와 리그를 구성하고 있진 않기에)와 다른 부분들이 많지만, 게임을 즐기는 문화이자 자사 게임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인지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모든 것을 집대성한 대난투 스페셜이 나온다는 것은 현재 닌텐도의 멀티플레이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쿠라이 마사히로가 대난투에 바라는 것은 가벼운 파티용 격투 게임에서부터 진중한 1:1 격투게임 커뮤니티까지 모두 포섭할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게임이다. (가디언 기사 링크) 그렇기 때문에 대난투 스페셜은 정말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단 한 번의 비장의 기회(모두가 원하는 게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를 꺼내든 것이다. 다만, 더는 이런 식의 같은 볼륨을 가진 대난투는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이미 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콘텐츠에 기존 골격을 한 번 더 다듬는 방향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무언가를 추가하거나 변화시키기에는 게임의 분량이나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난투 스페셜은 더는 다시 찾아올 수 없는 게임 역사상 가장 담대한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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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다음 주에 나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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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1막에서 총이 등장했다면, 3막에서는 쏴야한다. 안쏜다면 없애버려라"

-안톤 체호프


과거 존 카멕이 "게임에서 있어 스토리란 포르노의 그것이 비중이다"라고 표현한 것은 게임에 있어서 이야기 전개의 본질을 짚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게임에서 스토리란 존재해야 하지만, 그 역할이 핵심적일 수 없다. 왜냐하면 게임은 기본적으로 하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한다는 행위 자체를 무시하고 스토리를 구성한다는 것은 게임이란 매체의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르노에서 스토리가 기능하는 모습을 통해서 본다면, 존 카맥이 게임의 스토리를 포르노에 빗댄 것은 화자의 발화 맥락을 넘어선 묘한 맥락을 갖는다:포르노에 있어서 서사는 단순히 성행위의 촬영을 넘어서 성행위를 둘러싼 다양한 성문화적 페티쉬들을 다루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포르노를 단순한 성행위의 관음으로만 치부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성행위를 구성하는 문화적인 맥락과 관계들이 미약하게나마 폭넓은 의미에서의 서사를(카메라 연출, 묘사 등)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게임에도 같이 적용된다.:게임 내에서의 행위는 게임 내에서의 서사에 의해서 그 맥락이 결정된다. 좁은 의미에서의 스토리텔링을 넘어서 음향과 시각,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어떻게 구성하고 플레이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까지 더 넓은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게임 산업과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게임에 대한 수요도 점점 다변화/고도화되고 있으며, 이전의 게임들보다 더욱 이야기의 소재나 표현 양태에 있어서 고도화된 게임들도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호러 게임이 b급 스플레터 물이나 좀비 호러 등의 감수성을 빌린 바이오하자드나 왁스맨, 엘비라 같았다면, 최근 호러 게임들은 개인의 심리적 공포와 강박관념 등을 다루는 레이어즈 오브 피어나 헬블레이드, 소마 같은 게임들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물론 과거의 b급 감성의 게임들이 사라진건 아니다) 그리고 게임이 서사의 소재로 다루는 요소가 추상화되면서 게임 내 서사와 이를 받아들이는 감상 자체도 크게 바뀌었으며, 게임이라는 문화의 폭을 넓혔다. 


하지만, 이러한 확장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실패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였다:게임 내의 서사를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직관적인 플레이로부터 괴리되어 플레이어를 의도치 않게 헤매게 만드는 경우가 생겨난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레이어즈 오브 피어의 DLC를 플레이하던 한 니지산지쪽 버추얼 유튜버는 한 구간에서 약 15분간을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사람이 게임이라는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는 것이다:FPS를 플레이하듯이 맵 구석구석을 탐험한다던가, 무기나 아이템을 찾는다던가, 주변 환경을 보고 퍼즐을 푼다든가 하는 등의 모습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초적인 배경 지식을 갖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특정 구간에서 15분을 해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째서일까? 흥미롭게도 이는 레이어즈 오브 피어라는 게임의 모호한 게임 서사와 스테이지 구조에 기반하여 생긴 문제였다:레이어즈 오브 피어는 개인의 트라우마에 따라서 스테이지와 세계, 퍼즐을 재구성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플레이어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레이어즈 오브 피어는 이 과정을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하고 일직선의 워킹 시뮬레이터의 형태로 만들었어도, 그 와중에도 게임 내의 레벨과 서사 사이의 불명확한 관계로 인해서 헤맬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생긴다. 주인공 딸이 지하실에서 줍는 개와 자신의 사진은 게임 플레이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벽장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플레이어에게 던져지는 이 모호한 이미지와 상징들은 '무언가 정답이 있는데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한다'라는 답답한 인상을 심어준다. 


게임 서사의 특징들은 영화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위와 같은 문제가 두드러진다:영화라는 매체는 관객에게 정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특성 덕에 시간에 따른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게임은 관객의 참여 여부와 별개로 흘러가는 영화와 달리, 플레이어가 행동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될 수 없다. 결국 레이어즈 오브 피어의 경우처럼, 게임 내에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암시적인 정보량(=서사를 풍부하게 만드는)이 늘어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야기가 암시적일수록 플레이어가 복잡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은 그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잡음이 발생하여 필연적으로 게임 플레이 경험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플레이어에게 모든 것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설명하거나 안내를 하는 것도 방법처럼 느껴질 수 있다.: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영화와 달리 게임은 플레이어가 '하는 매체'이기에 플레이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플레이어라는 존재가 게임 내의 서사에 있어서 유리되었다는 점이다. 영화나 소설 같은 매체에서 감상자는 작품이 제4의 벽을 부수고 관객의 몰입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게임 매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품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행동하는 것이 매체를 구성하는 주요 요건인 게임이라는 매체는 특성상 '플레이어의 행동'이라는 작품 외적인 요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품 외부에 존재하는 플레이어라는 존재는 창작자의 의도와 같이 단일하고 균질하지 못하다:모든 플레이어는 제각기 다른 경험과 문화적 기반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상황에 대한 판단이나 행동하는 양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즉, 몰입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제공하는 경우, 게임 내 서사 바깥의 플레이어를 강하게 인지하게 되거나 플레이어가 기반하는 환경에 따라서 의도한 것과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만들 수 있다. 


종종 플레이어를 배려하겠답시고 많은 정보를 던져주다 실패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일례로 콜옵 어드벤스드 워페어를 보자.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비웃음거리가 되는 "버튼을 눌러서 조의를 표하세요"는 잘못된 QTE의 모범적 사례다. 게임은 분명 비극적인 상황에서 전우를 잃어버린 경험에 대해서 플레이어가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자 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QTE가 영화적인 액션 같은 동적 경험에 쓰인다는 점과 그리고 일반적으로 조의를 표하는 그 순간에는 침묵과 묵상하는 장례 문화가 일반적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어드벤스드 워페어의 QTE는 그야말로 과유불급이었다. 


위와 같은 상황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게임 서사의 난제는 바로 플레이어에게 게임에의 이입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적당한 정보량을 제공하느냐다. 그렇기 때문에 서사를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구성하기보다는, 일반적인 플레이어의 손에 닿을 정도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수준의 이야기를 구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 위에서 변주를 주어서 플레이어에게 충격을 주고, 생각에 잠기게끔 만드는 것이 유효하다:예를 들어 바이오쇼크의 Would you Kindly 같은 반전이나 헬블레이드의 서사처럼,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제공하고는 결국에는 플레이어의 행동과 진실이 서로 대치되게끔 구성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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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어드벤스드 건전 앤 드레건 업데이트가 적용된 버전으로 쓰여진 리뷰입니다.


*뉴클리어 쓰론 리뷰(http://leviathan.tistory.com/2043)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망하는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흥하는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제각기 이유가 있다:뉴클리어 쓰론은 과격한 총격전의 경험을, 아이작의 번제는 독특한 스토리 텔링과 설정을, 신테틱은 전술적인 총격전의 경험(총을 정확하게 쏘고, 리로드 하고, 걸린 탄을 빼내는)을 선사하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즉, 로그라이크 류의 게임에 있어서 핵심은 무한이 재생산되는 컨텐츠가 아니라 그 컨텐츠를 넘어설 수 있는 고유의 메카니즘과 개성이다. 기본적으로 로그라이크는 확률과 성긴 법칙에 근거한, 인디 개발사들의 얕은 속임수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정교한 생성 규칙을 따른다 할지라도, 클리어 불가능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합이 생겨날 수 밖에 없으며, 공을 들여 설계한 스테이지와 게임 학습 곡선을 따라갈 수 없다. 다만, 게임의 분량과 무한한 리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규칙에 근거한 무작위 생성이라는 로그라이크의 공식을 많은 개발사가 게임에 차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속임수를 덮기 위해서는 게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하는 방향성이란 것이 있어야 로그라이크 게임은 성공할 수 있다.


엔터 더 건전은 2016년에 발매된 트윈 스틱 로그라이크 슈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총굴을 탐험하는 탐험가로써 총굴에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릴 수 있는 막강한 무기를 찾아야한다. 로그라이크 슈터 답게 엔터 더 건전에서 모든 스테이지들은 매번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며, 트레일러에서도 밀어주듯이 엄청나게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무기들을 총굴에서 찾을 수 있다. 트윈 스틱 슈터 게임 답게, 엔터 더 건전 자체는 기본적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며, 다양한 총을 찾는 재미도 출중한 편이다. 그러나 엔터 더 건전은 경쟁자들이라 할 수 있는 게임들과 비교해본다면 어딘가 부족한 게임이다. 물론 16,000원 정도 가격에 간간이 꺼내서 즐길만한 재미 정도는 보장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엔터 더 건전의 기본 뼈대는 트윈스틱 슈터다:트윈 스틱 슈터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아케이드 장르 게임을 기반으로 이동과 조준을 별도 스틱(컴퓨터의 경우에는 키보드와 마우스)으로 나누어놓은 게임 장르를 통칭한다. 과거 크림슨랜드나 에일리언 슈터 류의 게임에서부터 최근에는 신테틱 같은 게임까지, 이런 트윈 스틱 슈터 게임은 트리플 A 게임으로 내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시점의 고정 때문에 영화적 연출이나 이런 부분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고전적인 아케이드 게임의 경험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인디 게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장르다. 엔터 더 건전 역시도 좌 스틱은 이동, 우 스틱은 조준이라는 전형적인 트윈 슈터 장르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다만 게임은 여기에 테이블 뒤엎기로 임시 엄폐물을 만들거나, 굴러서 피하는 회피와 화면상의 탄막을 지우는 공포탄 개념을 추가하였다.


구르기 회피와 테이블 엄폐를 게임에 적용한 것은 엔터 더 건전의 총격전 메카니즘 때문이다:엔터 더 건전에서 적들은 느리지만 많은 탄환을 깔아두는 방식으로 플레이어를 공격한다. 뉴클리어 쓰론이나 신테틱 같은 게임에서는 총알이 빠르고 날카롭게 날아오는 전투 감각과 비교한다면, 일본 아케이드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행기 슈팅류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무적 회피와 테이블을 엎는 엄폐물 개념, 총알을 지우는 공포탄 개념을 넣어둔 것이다. 도돈파치 같이 엄청나게 어려운 패턴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로그라이크 답게 파훼불가능한 조합이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메카니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엔터 더 건전의 가장 큰 매력은 정말로 많은 수의 총이 나온다는 점이다:각각의 총들은 다양한 대중문화에서 레퍼런스를 끌어오고 있으며, 각각의 총들은 단순히 파라메터만 다른 것이 아닌 다양한 발사형태와 개성을 갖고 있다. 또한 총과 아이템의 조합에 따라서 독특한 버프를 부여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이것들 역시 깨알같이 서브컬처에 대한 밈을 인용하고 있다. 개성 넘치는 총을 쏘고 다양한 아이템을 모아서 총굴을 돌파하는 재미는 여타 트윈 스틱 로그라이크 슈터에서 찾아보기 힘든 엔터 더 건전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하지만 문제는 엔터 더 건전은 확률이라는 운 요소에 엄청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고, 이 운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여타 로그라이크 류 게임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로그라이크는 무작위로 게임을 구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클리어하기 쉬운 구조와 어려운 구조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성공한 많은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이러한 운의 요소들을 뛰어넘어서 게임을 통제할 수 있는 요소를 두거나, 한판 한판 돌아갈 때 시간을 적게 잡거나, 재도전을 유도하게 만드는 등 보완하는 안전장치들을 마련하였다. 예를 들어 뉴클리어 쓰론과 같은 경우, 한 판 한 판의 인상이 짧고 강렬하기 때문에 계속에서 게임에 도전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신테틱은 난이도를 구성하는 옵션을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서, 운의 영향을 줄이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이와같이 확률을 최대한 통제하거나 이를 이겨내고 계속하게끔 만드는 것이 로그라이크 게임이 성공하는데 있어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엔터 더 건전의 경우에는 이러한 안전장치들이 상당히 부족하다. 게임 자체가 탄막 형태로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형태고, 이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가지 밖에 없다:총알을 모두 피하거나, 아니면 압도적인 화력으로 탄막이 깔리기 전 최대한 빨리 방과 보스를 클리어하거나. 전자의 경우는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기에 일반적인 게임 공략은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엔터 더 건전에서 총은 상당히 얻기 어려운 도구다:대부분 총은 가끔씩 맵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자에 들어있는데, 이 상자를 열기 위해서는 열쇠라는 제한된 재화를 이용해서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문제는 상자에서 총만 나오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도 상자에서 나오기 때문에 게임은 더더욱 어려워지는 부분들이 있다. 또한 총을 얻었다 손 치더라도 총에 따라서 탄약 보유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탄약관리에 애로사항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물론 모든 케릭터들은 기본적으로 무한 탄약의 총을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에, '총알/총이 없어서 클리어 불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총과 상자, 열쇠를 모두 구하기 힘든 엔터 더 건전에서 게임은 묘하게 구질구질하게 흘러가는 경향성이 있다:플레이어는 총을 구하기 위해서 상자를 찾아 돌아다니고, 열쇠를 살수 있는지 상점을 왔다갔다 하며 한번 더 확인하고, 그래도 뭔가 아쉬워서 맵을 돌아다니면서 한번 더 점검하는 등 자발적 백트래킹이 종종 일어난다.


이는 뉴클리어 쓰론 같은 게임과 비교해보았을 때, 매우 극명하게 드러난다:뉴클리어 쓰론의 경우, 탄약이나 총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게임은 아니기에 빨리 총을 줍고 적들을 제압하게끔 게임이 설계되어 있다. 신테틱의 경우도 꼭 좋은 총을 구하지 않더라도 패시브와 플래시뱅을 잘 사용하면 게임 플레이를 무난하게 풀어나갈 수 있고 게임 내 퀘스트나 부품을 사용해서 안좋은 총도 쓸만한 총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엔터 더 건전의 경우, 들고 있는 총에 따라서 게임의 벨런스가 천차만별로 느껴진다. 게임 자체가 다양한 총이 등장하는데 게임 디자인의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등장하는 총도 많은편이고, 강력한 총에서부터 쏘는 재미만 있지 실제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도움이 안되는 함정 같은 총도 많이 등장한다. 이 덕분에 총과 아이템이 나오는 것에 따라서 게임 플레이가 상당히 답답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한다. 


엔터 더 건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이 게임은 실력을 너무 많이 탄다'라고 평한 것도 바로 이런 쓸만한 총과 아이템 조합이 잘 나오지 않아 기본 총으로 어떻게든 총알을 다 피해가면서 꾸역꾸역 클리어해야하는 상황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이것이 좀 완화되었다 할 수 있는 어드벤스드 건전 앤 드레건 업데이트조차도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총의 등장에 따라서 게임 난이도가 천차만별로 변화한다는 점을 반증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게임 개발자들이 의도한 것은 '다양한 총을 쏘면서 클리어하게끔 만드는 게임'이었다면 실제 엔터 더 건전은 '총이 잘 안나와서 기본총이나 성능 안좋은 총으로 구질구질하게 버티면서 싸우는 게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엔터 더 건전은 다양한 총기 종류가 독이 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차라리 총과 아이템 풀에 덜 의존하는 매카니즘을 만들었다면, 게임은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다. 대신 엔터 더 건전은 이 부분에 하드코어한 탄막 패턴 암기류의 게임을 인용하고, 무적 회피와 테이블 뒤엎기, 공포탄 등을 사용해서 탄막을 지우는 쪽으로 게임 방향을 결정하였다. 이 덕분에 게임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진행될 수 있었지만, 게임이 '(탄막 회피와 암기)실력에 의존하는 게임'이라는 인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부분은 로그라이크 특유의 확률의존성을 넘어설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을 엔터 더 건전이 만들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물론 엔터 더 건전은 16,000원 ~ 20,000원 정도면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긴 하다:총을 쏘는 재미나 탄막을 회피하는 재미 자체는 기본적인 재미는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클리어 쓰론이나 신테틱 같은 게임에 비교하여 본다면, 엔터 더 건전은 정말로 많이 부족한 게임이다. 대체품이 있다면,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작품이라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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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생각난대로 짧게 적은 메모입니다. 죄송합니다.


PUBG는 배틀로얄 장르를 정의내렸고, 이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수십명이 떨어져서 단 한명만 살아남는다는 배틀로얄 장르의 공식은 컨셉 자체의 단순함과 파밍 및 서바이벌이 결합된 독특하고 깊이있는 게임 흐름은 데스매치 류 일변도였던 슈터 멀티플레이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센세이셔널한 것이었다. 하지만 PUBG의 초창기 성공과 장르 개척자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포트나이트라는 강력한 라이벌에게 많은 부분 포션을 빼앗긴 상황이다. 물론 PUBG 자체가 망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하지만 초창기 스팀 동접자수 신기록이나 가장 성공한 얼리억세스라는 칭호에 비해서 그 위세가 많이 후퇴한 것도 사실이다. 


PUBG의 성공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 아이디어로 빠르게 승부하였기 때문이라는 점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빠르게 승부를 본 지점이 게임에게 있어서 큰 패착을 안겨주었다. PUBG가 근 1년 동안 겪었던 핵심 문제는 최적화와 핵을 잡는 것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게임에 있어서 기초적인 문제를 바로잡는데만 엄청난 시간을 소요한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시간들이 포트나이트라는 추격자가 따라붙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게 되었다. PUBG의 포텐셜을 훌륭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은 추격자인 포트나이트라 할 수 있다:지속적인 컨텐츠 제공과 맵 변경 등을 통해서 플레이어가 질리지 않게끔 게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추격받는 과정에서 PUBG는 상당수 치명적인 실수를 하였다:우선 포트나이트에 대한 흑색선전(표절 문제와 법정 공방)을 시도하였다는 점이고, 그 다음은 업데이트의 방향성을 잘못 잡았다는 것이다. 포트나이트가 하나의 전장에 여러 자잘한 바리에이션을 두고 다양한 게임 내 이벤트와 맞물면서 게임을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었다면, PUBG는 게임을 절대적인 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 방향성을 잡고 상당히 느리게 게임을 확장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데이트되는 간격에 대비해서 PUBG의 컨텐츠 확장 속도는 매우 더딘것처럼 보여졌다. 또한 얼리억세스와 패키지 판매라는 게임 판매 방식에서 스킨과 같은 부분유료화 요소를 도입하는데 있어서도 말바꾸기와 껄끄러운 접목 등 좌충우돌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여준 것은 단순히 훌륭한 게임이라 해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술이나 운영의 노하우가 없다면 게임의 장기적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이는 게임이 더이상 상품이 아닌 서비스의 속성을 강하게 띄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분명, PUBG는 업데이트와 베리에이션. 벨런만 분명하게 잡았으면 더 롱런하고 저변을 확장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강력한 후발주자들이 PUBG를 추적하고 있고, PUBG는 많은 부분 스타트 이점을 잃고 이들과 정면 격돌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는 분명 PUBG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악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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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너무 덥고 바빠...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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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작년 E3 이야기에 대해서는 http://leviathan.tistory.com/2258 를 참조해주세요.


2018년의 E3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EA의 C&C 부관참시로 시작해서 하멜른의 퉁소부는 사나이에, 대난투 25분 방송으로 마무리 지었던 E3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던 쇼였다. 물론, 건질만한 것들도 있었다:프롬 소프트의 신작인 척랑이 처음 공개되었고, 데빌 메이 크라이 V나 바이오하자드 2의 리메이크 역시 발매 일정과 함께 공개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E3에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빠져있었다. 2017년이 VR과 4K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 때, 그것이 설령 실패하였어도 하나의 '테마'를 구성하였다면 이번 E3에서는 그러한 테마의 부재가 가장 치명적이었다.


어째서 2018년 E3에서는 눈에 띄는 테마가 부재하였을까. PS4와 엑스박스 원으로 대표되는 콘솔이 런칭한지 4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전통적인 콘솔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게임 개발자들과 업계는 다음 콘솔을 준비할 수 밖다. 실제 금번 E3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새로운 콘솔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였으며, E3 전후로 새로운 콘솔에 대한 다양한 루머가 오고가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 기술적으로 새로운 테마를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VR은 아직까지 시기상조이며, 4K의 경우 영상매체 등의 인프라가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다시 한번 E3를 대표하는 정체성으로 꺼내는 것도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즉, 거대한 흐름을 이야기하기에 2018년은 무언가 어중간한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뒤집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과연 2017년을 장식한 4K와 VR이 게임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거대한 흐름이었을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부분유료화 게임은 점점 늘어나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매출 역시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게임에 들어가는 자본이 줄어드는 대신, 루트박스 등의 확률에 기반한 수익모델로 화수분 같은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대규모 자본과 기술이 들어가는 트리플 A 게임의 존재는 점점 위험에 처하고 있다. 일례로 금년 5월에 발매된 갓 오브 워 신작을 보자:산타모니카는 금번 갓 오브 워가 실패했으면 스튜디오가 문을 닫았을지도 몰랐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소니 같이 퍼스트 파티에 강력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산타모니카 같이 양질의 트리플 A 게임을 만들어 온 베테랑 제작사조차 트리플 A 게임의 개발과 이윤 창출 구조는 리스크가 큰 행위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E3를 통해서 '겉으로' 보이는 마케팅적인 트렌드는 오히려 게임 시장 전체를 대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E3가 연말 대목을 전략적으로 노릴 수 있는 좋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명 프랜차이즈가 여기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대형 제작사들이나 큰 프랜차이즈들은 기술적인 퍼포먼스과 스펙타클을 보여주기 보다는 자체 컨퍼런스나 유튜브 체널, 체험회 등을 통해서 자기 자신에게 맞는 마케팅 전략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점에서 올해 E3의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매년 컨퍼런스의 노잼 단골 이벤트를 차지하였던 콜 오브 듀티 신작이 컨퍼런스는 커녕 E3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일 것이다:블랙옵스 4는 배틀로얄 모드인 블랙아웃이라는 전례없은 실험을 프랜차이즈에서 감행하고 있고, 발매일을 한달 앞당겨서 10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블랙옵스 4는 프랜차이즈 사상 유례없는 실험을 하면서 발매까지 약 3~4개월 남짓 밖에 안남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가장 큰 마케팅 기회인 E3를 포기하는 무리수를 감행한 것이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불참과 함께, 이 사건은 이번 E3에서 눈여겨 봐야할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것은 더이상 E3는 필수 참석이 아닌 '선택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이변(레드 데드 리뎀션 2과 블랙옵스 4의 불참) 속에서도 E3가 완전히 그 의의를 잃을 일은 없을 거라 본다: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중요한 제반 환경인 인프라(콘솔이나 PC 등)나 기술은 무시될 수 없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술을 선도하는 E3가 완전히 그 의의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 있어서 기술이 게임 전체를 대표하는 마케팅의 핵심이자 게임의 본질을 차지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어 갈 것이다. 이미 이는 E3 2018 소니 컨퍼런스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데스 스트렌딩이나 스파이더맨, 라오어 파트 2 같은 굵직한 작품을 드러내며, 퍼스트 파티와 기술력의 PS 진영을 과시하였던 소니 컨퍼런스는 역설적으로 '작년에 했던 것'을 또다시 반복하면서 트리플 A 게임의 근본적인 문제인 '개발에 있어서 긴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개발 리스크도 무지막지해질 것이다. 이제 트리플 A 게임과 독점작으로 대표되는 게임 시장의 구도는 임계점을 맞이하고 있다.


결국은 변화는 E3 바깥에서 도래할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등장이나 모바일 게이밍, E 스포츠, 클라우드 콘솔 등의 다양한 주제들이 E3의 바깥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그렇기에 2018년은 흥미롭지만 조용한 한 해라 할 수 있다.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는 물 밑에서 정말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고, 그것이 폭풍 전야의 고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이후에 도래하는 콘솔과 게이밍 환경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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