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스위치 판을 기준으로 쓰여진 리뷰입니다.


로컬 멀티플레이는 첫 비디오 게임기에 두 번째 컨트롤러가 달릴 때부터 존재해왔었다. 그리고 로컬 멀티플레이의 등장에는 핵가족이라는 가족 구성과 TV를 중심으로 한 거실 공간이 강한 영향을 미쳤다:아이들은 자신의 친구를 거실로 초대해서 두 개 이상의 컨트롤러를 이용해 비디오 게임을 같이했다. 하지만 핵가족의 축소와 인터넷의 발달은 더는 거실이라는 공간에서 같은 스크린을 바라보며 플레이하는 로컬 멀티플레이의 존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프라의 발달과 환경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처럼 보였던 로컬 멀티플레이가 시간이 흘러도 질기게 살아남았다. 많은 것들이 논의되어야 하겠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아무리 시대가 변하더라도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 같은 것을 즐기는 게임은 꾸준히 명맥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오버쿡드 2는 오버쿡드 1편의 후속작이다. 오버쿡드의 게임 플레이는 단순하고 명확하다:최대 4명의 요리사가 말도 안 되는 부엌에 서서 요리 재료를 다듬고 요리하여 음식을 내보낸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게임 플레이 덕분에 오버쿡드는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오버쿡드 1편은 스위치로 2017년에 이식되었으며, 2018년 4월까지 약 50만 장을 판매하여 오프라인 협동이라는 장르가 스위치에 어울린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하였으며, 오버쿡드 2가 E3 콘퍼런스 당시 닌텐도를 통해서 처음 공개된 것은 놀라운 것도 아니었다.


오버쿡드 2의 게임플레이는 매우 간단하다:플레이어들은 재료를 집어서 다듬고 조리한 뒤에 내보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설거지는 덤이다.) 이것은 오버쿡드 2의 강점이자 매우 특이한 점이다:게임의 모든 것들은 직관적이고 단순하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은 진행에 따라 강해지는 요소나 꼬아놓는 요소들을 전적으로 배제하고 오로지 요리에만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처음 오버쿡드 2에 대한 설명을 들은 플레이어라면 이 단순함 때문에 '게임에 깊이가 없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재밌는 점은 오버쿡드 2의 게임 플레이가 극도로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다고 하여서 게임의 난이도 자체가 쉬운 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숨어 있다.


오버쿡드 2 게임플레이의 핵심은 요리를 만드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요리를 '효율적으로'(최대한 많이/빨리) 생산하는 데 있다. 각각의 부엌에는 클리어에 필요한 점수를 책정되었으며, 플레이어는 많은 점수를 얻어 부엌을 클리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게임의 부엌은 극한의 비효율적인 동선을 자랑한다:예를 들어 재료를 다듬기 위한 도마와 재료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예삿일이고, 움직이는 발판이나 장애물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플레이어가 이들을 피해서 요리를 해야 하는 등의 온갖 장애물들이 놓여있다. 물론 모든 게임 내의 장애물과 동선은 직관적이기에 고도의 눈썰미나 반사신경을 요구하진 않는다. 플레이어는 몇 번 조리를 하다 시간을 넘겨 재료를 태우거나 요리를 망치다 보면 '아 이것은 이렇게 플레이해서는 안 되는구나'를 쉽게 깨달을 수 있으며, 모든 것은 적절한 학습과 동선의 수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즉, 게임의 재미는 반복되는 실패와 학습을 통해 극도로 비효율적인 공간에서 효율을 올리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와의 협업이라는 주요한 변수를 도입한다. 물론 오버쿡드는 기본적으로 혼자서도 플레이하고 클리어할 수 있게끔 게임을 조절하여 두었다. 그러나 혼자 플레이할 때도 플레이어가 두 명의 요리사를 번갈아서 조작하게끔 만들었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이 게임이 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전제하고 게임을 설계하였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요리 과정을 분담해서 게임을 진행할 때, 게임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한다:플레이어들은 비효율적인 부엌에서 효율적인 동선을 짜내고, 서로가 필요한 부분들을 능동적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가령, 한 사람은 한쪽에서 재료를 주어서 도마 쪽으로 집어 던진다면, 다른 한 사람은 도마에서 재료를 다듬고 조리를 하는 쪽에 재료를 넘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분업을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게임은 여러 장애물이나 비효율적인 동선 때문에 꼬일 수밖에 없다. 이때 게임은 얼마나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빈칸이 발생한 부분을 메꾸는가가 중요하다.


오버쿡드 2가 구현한 것은 협동 게임의 기본이자 핵심이다:서로를 부족한 부분은 메꾸고, 잘하는 부분을 채워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 그러나 상당수의 협동 게임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위해서 다양한 기믹들을 추가하는 쪽이었다면, 오버쿡드 2는 오히려 협동에 필요한 장애물과 목표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극단적으로 쳐내버리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협동에 필요한 직관적인 요소들만 남겨놓은 덕분에 게임의 입문 장벽이 낮아지면서 도전적인 콘텐츠를 구성하는 다소 모순적인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였다.


하지만 오버쿡드 2의 협동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가 있어야만 한다:그것은 바로 '소통'이다.  플레이어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빈틈을 메꾸기 위해서 서로가 필요한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어필하고 지시를 내려야 한다. 이는 단순히 커모로즈와 같은 양식화된 채팅수단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다. 실제 오버쿡드 2는 오프라인 협동에서는 서로 음성으로 소통하며 상대와 호흡을 맞추기 쉬운 구조이지만, 음성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익명 온라인 협동 같은 경우에는 게임 난이도가 거의 클리어 불가능한 수준으로 올라간다. 물론 스위치의 경우에는 여타 플랫폼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 플레이 환경 구성이 쉬운 편이다:한 대의 콘솔이 기본적으로 두 명의 플레이어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두 대의 스위치로 2명 - 2명 팀을 짜서 플레이한다든가 등의 인원 구성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게임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크게 차이점이 없기 때문에, 기본 오프라인 협동 등을 고려하였을 때 스위치 버전이 가장 추천할만하다.


결론적으로 오버쿡드 2는 분업과 협업, 그리고 효율 추구라는 단순한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지만, 이 부분에 극도로 집중한 덕분에 여타 협동 게임들과 다른 차별점과 매력을 가졌다. 물론, 게임 자체가 긴밀한 소통을 필요로 하므로 보이스 채팅 없는 무작위 온라인 협동은 상당히 어렵고, 더 나아가서 혼자서 플레이하는 것이 거의 의미가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구한다면, 오버쿡드 2는 분명 추천할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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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다시 글 쓸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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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오타나 문법상 오류는 후에 탈고할 예정입니다.


한 때 스타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 업계와 게임 플레이어들을 호령하였다:이나후네 케이지, 미카미 신지, 이타가키 토모노부, 켄 레빈, 피터 몰리뉴, 리차드 게리엇 등등. 이 위대한 게임 개발자들이 말하던 것이 현실이 되고, 미래를 약속하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가버렸다:이나후네 케이지는 마이티 넘버 나인과 함께 사기꾼이란 평가를 들으며 주저앉았고,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예산 부족에 허덕이며 데빌즈 서드라는 미완성 작품을 내며 거꾸러졌다. 켄 레빈은 바이오쇼크 시리즈에서 손을 때면서 업계에서 실종되버렸고, 피터 몰리뉴와 리차드 게리엇은 증빙되지 않은 공수표를 남발하다가 팬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개발자들의 몰락은 급작스러웠고, 그 끝은 초라했다. 


스타 개발자들의 급작스러운 몰락은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대자본이 들어간 트리플 A 게임 개념의 등장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게임 매체는 여타 대중문화나 매체에 비해서 기술 및 노동집약적이라 할 수 있다. 벤야민은 영화가 분업과 해체, 재조립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하였지만, 게임은 영화보다 이 분업의 강도가 더욱 높다. 또한 영상 매체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카메라와 영상 편집의 툴이 보편화되어 영상 매체 제작에 대한 허들을 꾸준하게 낮춘데 비해서, 여전히 게임은 프로그래밍과 수학 등의 전문화된 기술과 개발 인력을 요하는 부분들이 있다. 즉, 게임은 영화에 비해서 더욱 산업화된 매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산업화된 매체인 게임과 과거 우세하였던 '스타 개발자가 그의 독창적 색깔이 들어간 게임을 만들어낸다'라는 명제는 서로 상반되었다는 점이다. 매체 생산 과정이 수많은 공정으로 잘게 쪼게져있는만큼 한 명의 개발자가 전체 게임 개발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에는 한 명의 천재가 전체 게임 개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고, 이것이 수많은 스타 개발자들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사례를 보자:역사상 가장 유명한 낙하산 게임 개발자(?) 중 하나인 미야모토 시게루는 첫번째 동키콩 게임을 만들 때 코드 작업에서부터 간단한 게임 시나리오 작업, 더 나아가서 기타로 BGM 작업까지 직접하였다. 요즘으로 이야기한다면, 미야모토 시게루는 3명의 전문 인력 몫을 해낸 것이었다. 


이는 게임 개발 초창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자가 마음 먹고 손을 뻗기만 하면 모든 것을 만들수 있었다. 스타 개발자들의 등장은 그러한 초창기의 게임 산업의 특수성에 기반하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작품이 누적되면서 개발자 한 명이 모든 분야를 관장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특히 게임의 산업화가 두드러졌던 트리플 A 대형 게임들은 전문화된 인력과 분업, 효율적 예산 배분과 스케줄 관리가 맞물리면서 기업화된 개발 환경에 기반하여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가 바뀌면서 스타 개발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키워왔던 회사와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개발자들이 빠져나와 새로운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 활발해진 것도 게임 개발에 있어 조직이 강조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창기 개발자들의 독립 스튜디오 설립은 오히려 스타 개발자들의 몰락을 가속화시키고 말았다:초창기 개발자들이 간과했던 부분은 게임(정확하게는 트리플 A 게임들)이 더이상 아이디어에 근거해서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는 점과 게임 개발에 있어 다양한 인프라(특히 재정 등)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가장 단적인 사례는 이나후네 케이지였다:이나후네 케이지는 개발에 있어서 기획 부분만 따로 전담하는 회사인 콘셉트를 만들고 개발을 외주화 시키는 독특한 시도를 하였다. 마이티 넘버 나인에서 아니후네 케이지는 자신은 기획을 전담하고 예산은 클라우드 펀딩으로, 실제 개발을 하는 회사로 록맨 제로를 만든 인티 크리에이츠를 끌어들이는 등 게임 역사상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야심찬 시도를 하였다. 하지만 마이티 넘버 나인은 수준 이하의 퀄리티와 지켜지지 못한 약속으로 게임 역사와 자신의 커리어에 절대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주목해야하는 점은 마이티 넘버 나인으로 신뢰를 잃기는 했지만 이나후네 케이지와 콘셉트는 소울 새크리파이스로 나름대로 주목할만한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겠지만, 마이티 넘버 나인의 실패는 단순하게 이나후네 케이지의 게임 기획 능력의 부족으로 몰아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오히려 마이티 넘버 나인의 문제는 기획과 개발, 그리고 이를 지탱하기 위한 예산 사이에서의 벨런스가 무너진 부분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킥스타트 펀딩 외에도 지속적으로 펀딩을 하며, 여기에 추가목표를 올리는 등 개발 과정 자체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가 부재하였다. 좀 더 정확하게는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만들 떄 받았던 재정적 지원을 마이티 넘버 나인은 받지 못한 원인이 가장 치명적일 것이다.


이나후네 케이지의 몰락은 스타 개발자가 몰락하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스즈키 유, 이타가키 토모노부 등등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조직 바깥에 자신만의 회사를 세우는 모험을 했다가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은 개발자들도 있다:다시 미야모토 시게루의 사례로 돌아와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게임 개발자로 칭송 받는 그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그가 게임을 만들지 않는 대신, 그의 게임을 만드는 방법론이나 철학은 닌텐도라는 집단 전체가 공유한다:슈퍼 마리오를 이제 더이상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들지 않지만, 그가 만들었던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의 방향성은 유지되는 것처럼 말이다. 즉, 살아남은 위대한 게임 개발자들은 더이상 자신의 개발 철학을 혼자만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철학을 개인이 아닌 조직이 공유하는 회사는 시대가 지나도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이끄는 프롬이 그렇고, 30년 가까이 증자 없이 흑자 운영을 하고 있는 팔콤이나 플래티넘 게임즈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이들은 전반적인 시장 트렌드와 별개로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닌텐도의 케이스와 다르게, 이 회사들의 규모는 여전히 작다:한명의 제작자가 여러 포지션을 담당하는 멀티플레이를 지향함으로 자신의 분야 외에도 '완성된 게임'에 대한 전반을 이해하는 모습을 통해 조직 전체가 동일한 이상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회사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개발자 개개인의 과중한 업무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개발사들은 닌텐도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필연적으로 작은 규모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점은 초창기 스타 개발자들의 성공담이 인디 게임 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이코노클라스츠나 아울 보이, 스타듀 벨리 같이 몇년 동안 개발자 혼자서 게임 내의 모든걸 기획하고 만드는 경우나 오버쿡드! 시리즈 같이 열 손가락에 꼽는 인원이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게임이라는 매체와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시장이 자연스럽게 확장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덕분에 인디 게임들은 트리플 A 게임에서 시도할 수 없는 대담한 시도들이 이뤄지기도 한다. 물론, 트리플 A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들과 달리, 인디 게임들은 하나의 게임을 몇년에 걸쳐서 꾸준히 업데이트 시키고 완성시키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아이디어를 숙성시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서 상당수의 플레이어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쪼게 판다는 발상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아이디어를 꾸준하게 업데이트해서 완성시킨다는 개념(서비스로서의 게임)의 등장은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게임 산업 초창기에 등장한 창작자의 개성이 넘쳐흘렀던 게임들이 등장하는 토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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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시리즈는 닌텐도 캐릭터의 집대성인 동시에, 여태껏 그 어떤 격투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게임이기도 하다:체력의 소진을 통해 KO를 끌어내는 것이 아닌, 데미지를 입은 상대가 점점 가벼워져서 결국은 화면 바깥으로 날려 보낸다는 발상 자체는 여타 격투 게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발상이었다. 흥미로운 부분은 대난투의 장외패 개념에서 드러나는 '플랫포밍'적인 성격이다:적에게 피격당해 발판 바깥으로 플레이어는 아득바득 발판 위로 복귀해야 하며, 역으로 상대는 플레이어의 복귀를 방해해야 한다. 상대에게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와 상관없이, 복귀에서 오는 공방은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패배와 역전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닌텐도는 스테이지에 다양한 기믹을 추가한다. 많은 대난투 대회와 영상들이 종점화(스테이지 기믹이 사라진 순수한 대전 스테이지)된 스테이지를 기반하고 있지만, 대난투에서만 찾아볼 독특한 개성은 이 다양한 스테이지 에 기반하고 있다:대난투의 스테이지 기믹은 콜라보를 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들에서 빌려오고 있으며, 스테이지라는 환경이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대전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다:가령 대난투 3DS 버전의 광신화 파르테나의 거울 스테이지의 경우, 스테이지가 일정 시간에 따라서 초기화 폭탄을 맞고 바뀐다는 기믹을 갖고 있고, 이때 발판의 위치 등이 모두 변화하여 상대를 날리는 거나 복귀하는 공방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다. 스타폭스 스테이지 같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전투기 위에서 싸운다던가, 대난투 시리즈 내내 악명높았던 에프제로 스테이지의 경우도 이와 같은 상황에 해당할 것이다.


플레이어는 스테이지의 움직임을 보고, 스테이지 내에서 정신없이 움직이며 싸워야 한다. 이러한 정신없는 부분이 오히려 아이템을 사용하는 점과 맞물리면서 대난투를 가벼운 파티용 대전 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끔 해준다:스테이지는 계속 움직이고, 무언가 계속 정신없이 일어나며, 실력에 상관없이 아이템을 들고 다른 플레이어들을 통쾌하게 날려버린다. 아이템 전의 경우, 엄청나게 뛰어난 반사신경이나 게임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물론 여타 플레이어와의 대전 경험에 집중하는 경우는 스테이지의 기믹을 없애고,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게 하는 종점 화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종점 화의 경우에도, 스테이지 복귀에서 오는 공방은 여전히 어떻게 하면 발판 위에 올라갈 수 있는지/발판에 올라가지 못하게끔 견제하는 플랫포밍의 문법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대난투는 플레이어에게 상대방을 장외패 시키고 공격을 받을 시 안전하게 발판으로 돌아오는 게 핵심인 게임이고,  서로 동떨어져 있는 다양한 요소를 플랫포밍이라는 장르 문법을 사용해서 묶어놓은 게임이기도 하다. 사쿠라이 마사히로라는 디렉터가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지난 20년 동안, 초대 대난투와 대난투 DX의 실험을 거쳐서 3DS/Wii U 판을 통해 집대성하고 정리하기까지, 대난투 시리즈는 서로 다른 장르적 배경을 가진 작품들을 대난투라는 형식과 이질적인 플랫포밍 장르의 문법 아래 통일성 있게 배치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통일성 있는 구성이 빛을 발한 때가 바로 외부 콜라보가 야심 차게 이루어진 3DS/Wii U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사쿠라이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격투 게임에 등장한 류에서부터 전혀 다른 액션 게임 장르에 등장한 베요네타나 파이널 판타지에 나온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하나의 게임에 엮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3DS/Wii U 버전 대난투는 벨런스 부분에서 대전 게임으로서 흔들리는(특히 베요네타의 문제는 심각했다) 모습도 같이 보여주었다. 물론 이 부분은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격투 게임들이 모두 겪는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새로운 대난투 스페셜이 공개되는 시점에서 EVO 대난투 Wii U/3DS 결승전이 수준 이하의 베요네타 미러 매치로 끝났다는 점은 새롭게 등장하는 대난투 스페셜에 대한 큰 걱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대난투 스페셜이 역사상 전무후무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모든 참전 캐릭터들이 모인다.'라는 것이다:참전 캐릭터만 해도 격투 게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67명 이상이 게임에 등장하며, 벨런스나 기믹 상 겹쳐지는 몇몇 스테이지를 제외하고 전 시리즈에 등장한 100여 개의 스테이지가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팬들은 전무후무한 기대와 걱정을 대난투 스페셜에 걸 수밖에 없었다. 대난투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게임도 이렇게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하나의 게임에 집대성하려고 시도해본 적이 없었다. 하나의 작품에 넣기 위해 많은 공수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필연적으로 너무 많은 변수와 조합에 의해서 벨런스가 붕괴하고 게임의 기획 의도와 플레이어의 경험이 유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집대성하는 게임들은 필연적으로 불필요한 부분들을 과감하게 쳐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난투는 근 20년간의 모든 요소를 한군데 몰아넣는 일반적인 통념을 거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대난투 스페셜의 기본 골격은 Wii U/3DS 버전에 기반한다:일반적인 게임 프렌차이즈들이 새 게임을 홍보할 때 새로운 시스템이 생기고 과거 것들이 대체되는 모습에 집중한다면,  대난투 스페셜이 보여준 모습은 '기존 것에서 어떻게 보완되었는가'였다. 오히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대난투 스페셜은 대난투의 신작이라기 보다는 콘텐츠가 대규모로 추가되고 벨런스를 맞춘 대난투 3DS/Wii U 1.5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한때 스위치 대난투에 대해서 강하게 루머가 돌았던 것도 '기존 대난투의 이식'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대난투 스페셜의 기본 방향성은 이미 3DS/Wii U 판의 승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대난투 스페셜의 핵심은 기존 골격을 얼마나 잘 재활용하고 벨런스를 맞추느냐다.


흥미로운 점은 대난투 스페셜이 나오는 지금의 상황이다. 닌텐도는 3DS/Wii U 보다도 더 온라인 토너먼트나 e스포츠에 대해서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자사 게임 내에 이러한 시스템과 기믹들을 적극적으로 추가하고 있는 중이다:이미 스플래툰 갑자원과 페스는 정례 행사가 되었으며,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에는 기간제 온라인 토너먼트 매치 기능이 추가되었다. 암즈와 같은 새로운 작품도 멀티 중심에 파티 크러시 같은 실험을 도입하였다. 닌텐도의 관심사가 일반적인 이스포츠(프로와 리그를 구성하고 있진 않기에)와 다른 부분들이 많지만, 게임을 즐기는 문화이자 자사 게임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인지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모든 것을 집대성한 대난투 스페셜이 나온다는 것은 현재 닌텐도의 멀티플레이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쿠라이 마사히로가 대난투에 바라는 것은 가벼운 파티용 격투 게임에서부터 진중한 1:1 격투게임 커뮤니티까지 모두 포섭할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게임이다. (가디언 기사 링크) 그렇기 때문에 대난투 스페셜은 정말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단 한 번의 비장의 기회(모두가 원하는 게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를 꺼내든 것이다. 다만, 더는 이런 식의 같은 볼륨을 가진 대난투는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이미 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콘텐츠에 기존 골격을 한 번 더 다듬는 방향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무언가를 추가하거나 변화시키기에는 게임의 분량이나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난투 스페셜은 더는 다시 찾아올 수 없는 게임 역사상 가장 담대한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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