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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드디어 감상을 미루고 있던 막말기관설을 재감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도 오랜만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래도 다시 보니까, 분석할 부분이나 구조적으로 재밌는 부분이 많더군요.

2.일단 애니메이션이란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역사극이란 장르를 선택한 점이 대단히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실상, 역사를 테마로 다루는 애니메이션 작품 대부분이 역사에서 모티브를 얻고 아예 역사와 관련없는 내용을 전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을 고려하면, 막말기관설 같이 정통적인 사극(?)을 표방하는 작품도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건이나 흐름이 판타지적인 요소를 통해서 전개된 것이 어떻게 전통 사극이냐?'라고 반문하신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역사의 흐름'을 작품내에서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사극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작품은 구조적으로 '겉과 안'이라는 이중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큰 구조에서는 역사적인 사건(겉)과 그 뒤에서 사건을 조종하는 초자연적인 힘과 배후 세력들(안), 구체적인 세부 구조에서는 극단의 연극(겉, 바깥 사람이 보기에는 허구)과 연극 안에 감추어진 진실(안, 그러나 실제하는 진실), 그리고 각 케릭터들의 이중적인 모습까지 애니메이션 곳곳에서 이런 구조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막말기관설 뿐만 아니라 막부말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취하는 주제 의식, '시대는 왜 바뀌어야 했는가'에 대답하기 위한 것입니다.

 헤겔의 역사관을 따르면, 역사는 항상 진보하는 방향성(민주화, 자본주의화, 공업화 등)을 지닌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역사의 방향성을 가리켜 헤겔은 '시대정신'이라 표현을 했습니다. 하지만, 추상적인 철학의 극치를 달리는 헤겔 철학으로서는 이러한 시대정신의 존재를 원인이 아닌 결과로서(전세계 전반에 자리잡은 민주주의, 자본주의, 공업사회 등의 서구화 전반) 증명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막말기관설에서는 막부말의 혼란스럽고 개개를 놓고 보면 이를 관통하는 의미나 방향성이 없어보이는 일련의 사건들을 '안', 즉 초자연적인 힘과 배후세력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무작위로 일어난 사건들이 초자연적인 힘(패자의 목)을 통해 방향성을 얻고, 이러한 방향성은 헤겔의 '시대정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왜 시대가 그렇게 바뀌었어야 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초자연적인 힘과 이를 둘러싼 케릭터들 간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러 이러했기에 시대는 바뀌어야 했었다'라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4.물론 아직 1/3 정도 밖에 감상이 안되었지만 작품에 대한 불만이 한가지 있습니다. 이는 비단 막말기관설 뿐만이 아니라, 일본 막부말을 다루는 시대극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입니다. 이런 류의 작품들은 결과적으로 막부말을 대표하는 케릭터들이 시대의 변화를 수긍하고, 새로운 시대와 세대에 대한 축복 혹은 희생을 통해 이들을 정당화 시켜줍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막부말 이후의 일본이란 국가는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던 왜곡되고 뒤틀린 제국주의, 군국주의 국가였습니다. 그렇다면, 시대정신이 그러한 일본의 방향성이 옳다고 긍정한 것인가요?

 사실상, 결과만 놓고 따졌을 때, 일본은 1945년 패전을 통해 그 방향성에서 한참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수많은 작가들은 막부말, 시대가 교차되는 그 순간에 매료되고 시대가 바뀌는 그 역사를 미화시키는 걸까요? 이는 어떻게 보면 막부말을 통해 일제 시기를 미화하고 그 때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의 감성을 잘 드러낸걸까요? 아니면, 막부말에 드러났던 사무라이 정신을 찬양하고 싶은 걸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허나 이러한 논점 덕분에 감상 내내 껄끄러운 느낌이 들더군요.

5.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지만, 작품 자체로는 흥미로운 작품이고 분석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감상 후에 자세한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놀라운 부분도 많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다" 정도?

-일단 FLAG란 작품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은 현대 전쟁에 대해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품 내의 우디아나 내전은 말그대로 기술전과 이미지를 이용한 전쟁입니다. 평화의 상징 FLAG를 이용해서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전쟁을 끝내려고 하는 UN군, 그리고 FLAG 탈환 작전에 있어서 최첨단의 무기 HAVWC를 이용, 무기 테스트를 하는 모습이나, 전세계적인 도청 감청 기관인 에셜론과 정보 분석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장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합니다.

현대전은 기존의 화력과 전략 전술적인 전쟁 개념보다 정보전략전과 기술전의 중요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걸프전은 CNN 등의 미디어를 통해서 첨단 무기를 이용한 전쟁 과정을 그대로 생중계하였고, 최근 이라크 전은 생화학 무기 공장의 존재에 대한 첩보를 토대로 수행된 전쟁입니다. 이런식으로 현대전에서는 압도적인 화력보다 상대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최첨단 무기, 혹은 전세계적으로 전쟁의 정당성을 설파하기 위한 정보전 등으로 전쟁이 점점 더 영리해지는 것입니다. FLAG는 이러한 전쟁 양상의 변화를 잘 짚어내고 있습니다.

-FLAG는 특이하게 종군 기자의 카메라라는 제 3자의 시선을 애니의 시선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시라스가 남긴 데이타에 대해서 다른 등장인물이 나레이션을 취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이로써 애니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기록'이라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군 기자의 기록'은 애니의 내용을 의미심장하게 만듭니다.

 기본적으로 전쟁 사진이나 고발 사진 같은 사진들은 전쟁이나 고난, 착취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에게 '이런 사건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라는 것을 고발하기 위한 고발과 상기의 성격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유대인 학살의 이미지는 겁먹은 듯이 손을 들고 있는 유태인 어린아이이고, 배트남 전이라고 하면 하노이 시내에서 즉결처형 당하는 순간에 울먹이는 베트콩이고...이런식으로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미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군 기자나 사진가 같은 사람들은 사진의 뷰파인더 뒤에서 시선으로만 존재할 뿐 그 사진에 있어서 실재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전쟁 사진은 바로 사진가라는 요소가 배제되었을 때만 전쟁 사진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그 사건의 현장에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엄연히 사진의 프레임 뒤에, 뷰파인더 뒤에 존재하고 있죠. 이렇게 사진 속과 사진 바깥에서의 사진가라는 존재의 괴리는 FLAG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FLAG 탈환 작전을 기록하기 위한 시선으로서 시라스는 그 모든 사건을 기록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그 사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까요(그녀가 애니 내에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은 극히 일부입니다) 이러한 시선과 케릭터 사이의 괴리, 그리고 전쟁 사진에 대한 통찰이 있기 때문에 FLAG는 독특한 시선을 차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부분은 여기까지고, 여기서부터는 아쉬운 부분 이야기.

사실 FLAG는 뭐랄까...좀 전쟁에 대해서 무비판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FLAG라는 만들어진 평화의 상징, 그리고 이러한 만들어진 상징을 빼앗고 이 땅에 일시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 일을 마무리 하려는 UN군 등등 이런 식으로 전쟁에 있어서 실제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하는 것과 다른 추악한 현실이 애니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FLAG는 이러한 현실 보다는 뷰파인더 뒤의 시라스가 FLAG 탈환팀과 교류하면서 카메라 바깥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부터 전쟁 사진이나 기록이라는 것은 그 기록자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순간에서부터 객관성을 잃고,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라스는 한 사람의 사진가로써라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행동하기를 선택합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널리스트의 기록 형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작품의 의미심장함을 깎아먹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차라리 좀더 시니컬하게 현실에서 물러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면서 동시에 카메라의 시선까지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더 완성도가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디아나라는 나라...완전히 티벳+이라크 더군요. 현재 티벳은 시위로, 이라크는 전쟁을 거치면서 뒤집어졌다는걸 생각하면 약간 오싹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덧.만약 6화까지 봤는데, 내용이 크게 변하면 정식 리뷰가 나가고,
아니면 그냥 거기서 감상완료 할거 같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Life


-현재 인터벌 4까지 진행했습니다. 전작의 포인트멘이 주인공이 아니라 델타포스인 마이클 베켓이 주인공입니다. 시점은 오번의 아마켐 비밀 시설(알마를 가두기 위한 시설)이 폭발하기 30분 전, 아마켐의 사장인 제네빕 아리스타드를 구금 및 보호 감호하라는 명령을 받고 제네빕의 펜트 하우스로 가게 된 델타포스 팀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뭐, 개인적으로 포인트맨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은 그냥 아쉬운 데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투부분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빠른 진행을 위해서 이지 모드(초등학생에게만 허락된 모드가 아닙니다;)로 플레이하고 있는데, 적들에 총알이 박히는 사운드나 타격감 등은 발군입니다. 특히 샷건으로 근거리 전투를 벌일 때는 적들이 시원스럽게 뻥뚤려버리는 연출은 하는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더군요. 물론 그에 상응해서 잔인함도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싸우고 나서 보면 성한 적 시체가 하나도 없더군요.

A.I. 부분은...원래 F.E.A.R. 시리즈를 대표하는 부분이 바로 살벌한 A.I. 인데, 일단 이지 모드에서도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적들이 전투 돌입 시에는 엄폐물을 끼고 싸우려하고, 수류탄도 적절하게 던지며 이리저리 잘 도망다닌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주인공이 초반사 신경 걸고 싸우기 시작하면 그저 움직이는 과녁판일 뿐입니다(......)

-호러부분은...일단 무섭기는 무섭습니다. 인터벌 2의 병원 파트에서 깜빡깜빡하면서 등장하는 알마라던가, 스파이더 워킹을 하는 괴물들,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시체, 색깔이 휙휙 바뀌는 하늘 등등 분위기는 적절하게 잡습니다. 다만, 문제는 강렬한 한방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그런 걸 의도하고 만든 연출이 몇 개 있기는 있습니다만, 그게 죄다 트레일러에서 써먹은 부분이라는 점입니다(스파이더 워킹하는 괴물 첫 출현이나 알마가 오프닝 다음에 베켓 멱살을 잡고 흔드는 건 트레일러에서 깜짝 놀란 부분이었는데;)

일단 호러는 제쳐두더라도, 게임에서 연출과 분위기는 적절하게 잡고 있습니다. 빼꼼하게 열려있는 문이나 무엇인가에 의해 문틈으로 끌려들어가는 적, 주인공 앞에서 뼈와 살이 분리되는 우리편, 수술대 위에 주사기로 고슴도치가 되어 올려진 시체 등등 계속 공포 분위기를 적절하게 조성하고 있더군요.

-그래픽은 E6300, 1G, 7600GS에서 최하옵으로 끊기지 않고 원활(?)하게 돌리고 있습니다. 원래 배이스가 되는 엔진이 5년전에 개발된 엔진을 개량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4년전 처음 F.E.A.R.가 나왔을 때처럼 극강의 그래픽까지는 아니지만,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하옵인데 그래픽 수준이 L4D수준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멀티 플래이는 랭킹과 비랭킹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일단 랭킹은 게임스파이 아이디가 필요한데, 가입하려고 보니까 이미 가입이 되어있다고 하더군요. 아이디 찾기 귀찮으니(.....) 랭킹 게임은 재쳐두고 비랭킹 게임을 먼저 해보았습니다. 몇몇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극심한 랙문제(수류탄을 던지면 키를 누르고 나서 1초 뒤에 날아간다던가)를 꼽던데, 뭐 저는 그렇게까지 렉을 못 느끼겠더군요. 컴터가 구려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좀 들지만, 그래도 렉 없이 적절하게 게임할 수준은 됩니다.

멀티는 전작과 많은 부분 유사하더군요. F.E.A.R. Combat을 예전에 한 적이 있었는데, 소규모 국지전의 게임 스타일은 전작과 많이 유사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최대 16인 멀티를 지원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지만, F.E.A.R.의 느낌 그대로 32명이 복작거리는 멀티도 또 나름 웃길거 같습니다. 일단 그런 부분들을 다 제쳐두고 멀티 자체는 피와 살이 튀는 Saturday Night Fever입니다. 물론 전작만큼 화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래도 재밌습니다. 새로 추가된 기갑전(점령전에 EPA 한 대 추가한 것)도 재밌더군요. 다만 전작의 슬로 모션 데스메치/팀 데스메치가 삭제 된건 좀 아쉽습니다.

-정식 리뷰는 절반 이상 진행하거나 다 끝냈을때 하도록 하겠습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요즘 가족들과 함께 보고 있는 미국 의학 드라마인 하우스를 보고 있습니다. 근래 만들어진 의학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레이 아나토미나 ER 같이 미국 프렌드식의 선남선녀들이 잔뜩 나오는 드라마가 아니라, 병과 사람의 삶이 직결되는, 사람 냄새나는 작품이기 때문에 더 좋은 거 같습니다. 특히 그러한 병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드라마 하우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케릭터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그레고리 하우스 박사. 다른 드라마와 다르게 병을 치료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 원인을 찾아내는 진단 의학을 테마로 다루고 있고, 당연히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하우스는 천제적인 진단의학자입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의학 드라마의 정석을 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하우스가 다른 드라마와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하우스라는 케릭터가 대단히 시니컬하고 독선적이며, 머저리같은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동시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아편류 진통제인 바이코딘을 옆에 끼고 사는 약물 중독자입니다. 게다가 심각한 유물론자이구요.

그러한 과정에서 하우스는 항상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려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세를 진단해서 퍼즐 풀 듯이 해결해나가지만, 결과적으로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세계 밖에 있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접촉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바뀌려 하지 않죠. 그렇다고 그가 완전한 사이코 패스나 사회 부적응자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드라마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또한 잘 보여주니까요. 

이와 같이 진단의학을 통해 의학 드라마와 추리물을 섞은 점, 병과 사람 사이의 관계(모든 에피소드가 그런건 아니지만;), 하우스와 일반 세계 관념 사이에서의 갈등과 하우스라는 독특한 케릭터가 가진 매력 등은 이 드라마를 훌륭한 드라마로 만들게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덧.이거 하나 때문에, 게임도 못하고 애니도 못보고, 블로그질도 못하고....
모두 다 대기열 밖으로 밀려나버린....
게임 이야기/게임 Life


1.이번 작은 1대 1보다는 3대 3정도가 되어야 본격적인 게임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병력이나 화력적으로 1대 1에서 깔작거리는 것 보다는, 3 대 3에서 화끈하게 싸우는 것이 더 멋지더군요. 그리고 Windows For Live에서 지원하는 보이스 쳇도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쓰는 듯. 양키 쪽 애들이 꽤나 많은 사람들이 쓰는걸 볼 수 있는데, '어 저거 엄청 편해보이는데?'라는 느낌도 있더군요.

다만 문제는 핑과 게임 속도. 양키들과 한판하면 기본 핑이 400~500이고, 사양이 저옵에서 그냥저냥 돌리는 사양인지라 은근히 3:3에서 끊기는 에러가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1 대 1이 대단히 쾌적하게 진행되고 3 대 3 또한 1 대 1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쾌적하게 돌리는 걸 생각하면(조금 끊기지만, 할거는 다 할 수 있습니다) 이번작도 최적화는 대단히 좋은듯. 하지만 다음 확장팩까지 7600gs가 버텨줄지는 모르겠습니다;

2.으음...전작에 비해서 대단히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점이 있는데, 그것은 '엘다가 이렇게 강한 종족이었나?'입니다. 기본 원거리 유닛 치고는 많이 강한 가디언 분대, 초반에 진짜 욕밖에 안나오는 슈리켄 플렛폼, 이제 좀 적응되나 싶으면 상대는 2티어 가있고 기갑(더...더러운 레이스 로드!)이 나오는 등 사람 피곤해지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저로써 가장 쓰기 힘들다고 느껴지는게 스마. 전작까지는 올마이티한 느낌의 종족이였는데, 갑자기 소수 정예로 나가면서 컨트롤이 다른 종족들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심지어 전작의 스마하고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아니 전작의 스마는 스마의 탈을 쓴 오크 였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보드 게임 상의 스펙에 가까운 스마라고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여태까지 나온 어떤 RTS도 이런 느낌의 종족이 없었으니.....유닛 자체의 능력은 압도적인데 정작 운용하기는 더럽게 어려운게 사실이군요.

3.그래서인지 요즘은 오크를 하는 중. 예전에는 개때+종이비행기 종족이었는데, 2편 들어서 짱개의 기질을 타이라니드에게 넘겨주고 무식함을 컨셉으로 달고 나왔습니다. 물론 특유의 대륙의 기상을 여전하지만, 전반적으로 기본 보병들이 상향된 것(특히 슬러가와 슈타 보이즈가!)과 무식의 극치 워보스가 그냥 처음부터 고를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싱글에서는 다시 한번 워보스 고르거츠 께서 등장해주시면 멋지겠군요.

4.혹시 베타 하시는 분은Live For Windows에 Leviathan1104를 추가해주시길. 저질 옼스의 정점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일본 애니계에 아카데미 상이 있다면 

2009 대상-망념의 잠드
2009 감독상-망념의 잠드
2009 각본상-망념의 잠드
2009 주연성우상-망념의 잠드
2009 조연성우상-망념의 잠드
2009 케릭터상-망념의 잠드
2009 작화상-망념의 잠드
2009 전투 장면 연출상-망념의 잠드
2009 음악상-망념의 잠드
2009 오프닝 & 엔딩 상-망념의 잠드
2009 평생공로상-망념의 잠드의 제작진 및 본즈 & SCE 및 PS3와 블루레이 개발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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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메카닉 디자인 상-라이드 백(????)


이렇게 줘야합니다. 올해 4월 신작 10월 신작 나오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1년, 아니 5년 내(솔직한 심정으로는 10년 내라고 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심하니까;)에 이런 테마로 이 애니를 능가 할 수 있는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본즈가 작심하고 이걸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한 과연 더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는지 부터가 의심됩니다. 예전에 에우레카 7을 다 보고 난 뒤에 '이런 테마와 분위기의 작품이 일본 애니에서 다시 한번 나올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망념의 잠드는 그러한 의문을 비웃듯이 훌륭히 전작인 에우레카 7을 극복해냈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에우레카 7의 대척점에 있는 듯한 분위기로 에우레카 7의 거울속 쌍둥이 같다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점점 뒤로 가면 갈수록 자신의 세계나 표현법을 구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지금 거기 있는 나'와 비교하고 싶은데, '지금 거기 있는 나'를 세련되게 바꾸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직 한화가 남아있으나, 거의 후일담적인 성격이 강한 내용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는 이번화에서 끝났습니다. 깔끔하게 여태까지 나온 모든 떡밥 처리에 성공. 이제 남은건 후일담에 얼마나 터뜨려주느냐의 문제.

그리고 罪惡業 예고 입니다. 罪惡業 5부는 스트레인져:무황인담, 罪惡業 6부는 망념의 잠드(26화 감상 후에), 罪惡業 7부는 블랙라군 순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여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자전거 선수지만 형보다는 뛰어나지 못했고, 군대를 갔다왔더니 형이 자신의 애인을 차지하였습니다. 게다가 고향은 답답하고 따분하며 지루하며 메마른 토지밖에 없는 절망적인 공간입니다. 그래서 그는 고향을 뛰쳐나옵니다. 그리고 그는 타지에서 자전거 선수가 되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자전거 경주 중에 자신의 고향을 지나게 됩니다. 하필이면 그 날이 자기 예전 애인과 형의 결혼날이었고, 설상가상으로 그는 '저 놈 잘라버려'라는 스폰서의 말을 듣습니다. 게다가 우리편을 이기게 하기 위해 도발하러 앞으로 나섰다가, 우리편은 중도탈락하고 자신이 가장 선두에 서서 후발 그룹에게 쫒기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렇게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은 그런 사면초가의 기묘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귀향을 하게 된 자전거 선수 페페의 이야기입니다.  

-이 애니의 가장 멋진점은 자전거 경주와 페페의 상황과 과거가 한데 어우러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에서 설명드린 페페의 상황은 철저하게 페페의 외부의 관점에서 설명됩니다. 예전 고향에서 페페에게 있었던 일들을 다른 제 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서 페페의 자전거 경주 장면을 보여줍니다. 페페 자신이 과거의 있었던 일을 직접적으로 회상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있었던 일이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인물들이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페페의 심경 또한 이러하지 않을까? 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거죠. 게다가 자전거 경주가 점점 치열해지면서 우리는 페페가 과거에 자기보다 더 뛰어난 형에 대한 일종의 컴플랙스와 애인을 빼앗긴 것에 대한 어떤 한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자전거 레이스는 절정에 치닫게 됩니다. 

-안달루시아로 돌아오는 레이스에서 페페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진짜 돌아가기 싫은 그런 심정이었을 겁니다. 사실 날짜 타이밍도 안좋게 자기 전 애인과 형이 결혼하는 날에 고향으로 들어오는 레이스를 한다면 더더욱 싫겠죠. 자기가 고향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니까요. 거기에 자신을 자르라는 스폰서와 우리편을 이기기 위해서 도발하러 앞으로 나갔다가 맨 앞에 혼자 서서 온갖 레이서들에게 추격을 받게 된다면 아마 그건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마치 인생에 대한 비유같이 느껴졌습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에서 피하고 싶은 기억이나 추억이 있습니다. 페페 에게는 그것이 자기 고향, 안달루시아라는 공간이죠. 그리고 그러한 기억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여기에 자기 인생의 최악의 순간들이 겹칠 때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그냥 다 때려치고 포기할까요? 망연자실하고 대충 행동할까요? 아닙니다. 인생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못됩니다. 마치 레이스 처럼,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닥쳐와도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페페의 배경을 시청자들이 이해하게되는 그 순간, 페페는 마지막 구간에 들어가고 애니는 클라이맥스에 들어갑니다. 마치 그의 갈등 또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듯이 말이죠. 그리고 자전거 레이스는 끝이 나고 페페는 가까스로 1등을 차지하게 됩니다.

-사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힘든 순간이 있고 그걸 극복하고 난 다음에는 그 순간은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페페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고향이라는 공간과 자전거 레이스라는 경험이었겠죠. 하지만 페페 자신은 고향을 버리고 자전거 선수가 되었지만, 고향은 그를 따스하게 맞아줍니다. 마치 고향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의 한 구절인 '그대를 기다리는 고향, 아무것도 없는 고향 안달루시아'처럼 말이죠. 그리고 페페는 자신의 고향과 과거를 받아들입니다. 뭐, 엄밀히 이야기해서 그가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그 자신이 고향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는ㅡ애인과의 이별 후의 페페가 언덕에 오르고 나서 행동을 보았을 때ㅡ 사실 자체인 것이죠. 결국 그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순간(자전거 레이스 중의 해프닝)과 부정하고 싶은 공간(형과 전 애인이 결혼한 공간인 고향)은 그에게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아닌, 흑백 사진과 같은 추억이 됩니다.

후에 그는 계속되는 레이스 중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서 자기 고향 안달루시아의 명물인 가지 절임과 와인을 맛있게 먹습니다. 뭐, 페페 나름대로의 과거와 현재를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었나 싶군요^^


덧.이 작품은 2003년 칸느 영화제 비경쟁 부분에 나갔다는군요.
덧2. 지브리 제작의 작화 스타일이 느껴지더군요.
덧3.어떤 의미로는 대단히 향토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었습니다.
덧4.술마시고 리뷰쓰기는 처음이네요 ㅎㅎ;;
게임 이야기/게임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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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페르시아의 왕자 최신판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물론 Xbox 360이나 PS3로는 이미 몇달전에 상륙했지만, PC판은 이번 금요일에 한국에 정식 출시. 하지만 Xbox 360이나 PS3 버전은 한국에 한글 더빙까지 해서 나왔지만, 아쉽게도 PC판은 한글화는 커녕 자막 처리도 하지 않은 상태로 게임이 나왔습니다. 뭐, 한국이나 세계적으로 PC 게임 돌아가는 꼬라지가 가관인지라 한글화 안 한 것은 이해는 되더라도, 더 늦게 나올 바에는 차라리 좀 자막이라도 한글화 해주면 어디 덧나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저 위에 있는 예약 특전들도 나름 사연이 있는 물건들인데, PC 예약 특전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보내주는 측에서 PS3 예약특전을 보낸 것. 웃기게도 PS3 예약특전은 영국 예약특전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내용물이 머그컵+오염된 자 탄생비화를 다룬 만화(제 것에는 헌터가 나와있는데, 아마 다른 특전은 연금술사, 워리어 등도 있을거라 봅니다.)+특전 디스크. 하지만 PC판은 고급 화보집(50~60pg 가량)+특전 디스크인데, 일요일인데도 배송이 온 점이나 머그컵 끼워준거 까지 포함해서 그냥 쌤쌤으로 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신작 페르시아의 왕자:타락한 왕(원래 부제가 없지만, DS 판의 부제인 타락한 왕으로 가칭하겠습니다)은 기존의 페르시아의 왕자 트릴로지(시간의 모래, 전사의 길, 두개의 왕좌) 팬들에게 호불호가 매우 갈리는 작품입니다. 저 또한 기존의 트릴로지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고, 사람들이 왜 이번 타락한 왕을 까는지도 게임을 하면서 대충 이해를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작 타락한 왕은 대단히 좋은 작품입니다. 뭐, 이게 기존의 시간의 모래 수준의 혁신을 불러일으켰느냐 라고 물으시면 절대 아니라고 하겠지만, 이번작은 컨셉을 잘 잡고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려고 했고 그에 대해서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들과의 차이점은 두가지 정도가 있는데, 하나는 '왕자는 절대 죽지 않는다'와 '철저한 1:1 전투'입니다. 일단 트릴로지에서 왕자는 트랩 등을 넘어가는데 있어서 죽는 일이 허다했고, 그러한 죽는 것을 시간의 모래를 이용해서 죽기 직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작 타락한 왕에서 왕자는 절대 죽지 않는데, 일단 떨어지면 엘리카가 왕자를 떨어지기 전의 발판으로 되돌려 놓고(The Escapist의 Yantzee의 표현을 빌리자면 'Elika Kicks Prince Ass Back To Land'), 심지어 전투중에서도 왕자가 위기에 처하면 아줌마 밀치기(......)로 왕자를 구해냅니다. 혹자는 시간의 모래를 이용해서 죽기 직전에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도 게임 난이도를 대폭 낮추었는데, 이번작에서는 아예 죽지도 못하게 하니 게임을 왜 이렇게 쉽게 만드냐 라고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트릴로지에서 모래를 뻔질나게 써서 과거로 돌아가도 뻔질나게 죽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점은 초보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트랩 난이도 자체도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ㅡ어? 어? 하다가 실수로 죽는 일이 꽤 많습니다ㅡ, 난이도가 엄청나게 하락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트릴로지와 달리 철저하게 1:1 전투를 고수하는 점. 저도 트릴로지의 1:다수의 전투를 좋아합니다만, 시간의 모래 이후로 점점 전투가 어려워지고 잔혹해지더군요. 뭐, 그렇다고 그것이 게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점점 게임이 삭막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이번작에서는 철저하게 1:1 전투를 고수하면서 게임에서 전투의 비중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작에서 전투가 실망스럽다고 할 수는 없고, 1:1에서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화려한 전투를 보여줍니다. 다만 전투 자체가 치고 받는 것에 집중을 하다 보니까, 지루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게임의 대부분을 트랩이나 러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점을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분위기가 시간의 모래 때처럼 동화와 판타지적인 분위기로 돌아간 점, 엘리카와 왕자 사이의 관계(다른 말로는 염장질), 능글능글한 왕자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서 트릴로지와 다른 나름대로의 페르시아의 왕자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트릴로지가 위태 위태한 암벽 등반을 하는 느낌(거기에 독수리가 공격하고, 낙반까지 떨어지는)이고, 이번 타락한 왕은 무난한 산을 파트너와 함께 탐험하듯이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하여간, 완벽하게 한물간 7600GS에서도 충분히 좋은 그래픽을 뽑아주는데 대해서 대단히 고맙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아마 트릴로지 끝내고, 이것도 끝낸 다음에 정식리뷰가 올라갈 것 같군요.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월 애니 신작 라이드백(Ride Back)입니다. 이번 1월 신작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었고, 그리고 감상 후에도 이번 1월 신작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원작은 IKKI에서 연재하고 있는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근미래 학생운동 활발하고, 라이드 백이라는 특이한 메카닉이 보급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발레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두었고,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라이드 백이라는 메카닉을 만나고 메카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메카+정치+발레(?)의 우아함을 믹스한 독특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라이드백 1화는 이러한 설정을 한화에 압축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GGP라는 레지스탕스(라지만, 쉬운말로는 테러 단체?)가 지배하는 근미래, 암울한 세계, 거기에 대항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러한 세계와는 관계 없이 발레 무대라는 자신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린. 린은 위대한 발레리나였던 어머니를 동경하여 발레리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와중의 발목 부상으로 더이상 어머니를 뛰어넘는 발레리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발레를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죠. 그러던 와중에 라이드 백이라는 메카를 만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린의 독백이나 서술 없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아이케치 전반 12분과 후반 12분에 따라서 날씨와 분위기를 대비시켜서 처음 린이 발목 부상을 당해서 발레를 그만 둘 때 '세계는 변한다'와 마지막 라이드백 페고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며 '세계는 변한다'를 훌륭하게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1쿨이라는 한정적인 시간에 대단히 압축적으로 나가고는 있지만 전개 자체는 군더더기 없는 묘사가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니는 이러한 사건들이 마치 실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것 같이 묘사하고 있고, 그러한 묘사 중에서 저 묘한 메카, 라이드 백이 나오는 것도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 이 애니의 주역 라이드백(Ride Back)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라이드백은 승용각식(脚式) 자동 2륜 차량을 일컫는 말로, 오토바이의 형태에서 이족보행(?)의 형태로 변신하는 메카닉입니다. 이족 보행형태에서 사람이 마치 다른 사람에게 업혀있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고 해서(Ride on Back) 라이드백(Ride Back)으로 불립니다. 사실 저는 메카닉 때문에 애니를 보다가 쇼크를 먹은 적은 없습니다만, 이번작 라이드백은 어떤 의미에서 '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예전에 서핑보드 타는 메카닉(교향시편 에우레카 7)처럼 오토바이 형태로 주행을 하다가 2족 보행형태로 변형해서 보통의 차량이 갈 수 없는 곳이나 인간처럼 움직이는 등(지나간 장면으로 무기를 쏘는 장면이 있었지요)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재밌는 점은 이것이 전투나(물론 처음에는 전투용으로 만들어졌지만)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차량이나 오토바이의 일종으로 굴러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 세계에서는 저런 메카들이 그냥 아무 이상한 점이 없이 고속도로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죠(1화에서 그런 말이 나옵니다.) 마치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에서 마법사가 그냥 길에 채이는 돌과 같은 느낌으로 널려있었고, 라이드백에서도 아직 보급은 덜 되었지만 앞으로 길에 채이는 돌보다는 더 많은 모습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면 참 분위기가 오묘하겠군요(.......)

하여간 이 애니는 제가 좋아할 만한 3요소가 모여있는데,

찌질하지 않은 여주인공(물론 아직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듭니다.)
독특한 메카(올해 저거 보다 더 이상한 형태의 메카가 나올까요?)
특이한 배경설정과 분위기(대학교 학생운동이 활발한 시절이라니, 좀 기발한 발상인듯)
+덤:여주인공이 생머리임(.......)

맥주 마시면서 보기에는 적당한 애니메이션인거 같습니다. 하여간 1월 신작중 가장 기대하고 열심히 볼 듯한 작품이군요.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작품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한 컷)

 우와...오랜만에 '이거다!'라는 느낌으로 보고 있는 만화입니다. 국내에는 정식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웹상에 돌아다니고 있는 번역본으로 보고 있는데, 다행히 번역하시는 분이 대단히 멋지게 번역을 해주시고 있어서 별 무리 없이 감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번역 작업을 대패질이라고 하시는 듯 싶은데, 이분들의 대패질은 대단하더군요. 솔직히 정식 출간된 만화라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일단 만화의 제목인 도로헤도로(ドロヘドロ) 자체가 '진흙구정물'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는데, 실제로 만화의 분위기 자체도 지저분하면서 끈적한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끈적하고 지저분한 느낌안에서 미묘하게 따뜻한 감성을 지닌 케릭터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다만 다른 사람한테는 별로 따뜻한 감성을 지니지 않은 케릭터들입니다;;) 내용은 카이만이라는 도마뱀 인간이 친구인 니카이도와 함께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플룻은 호랑이가 담배 필 시절서부터 써먹었던 플룻이지만, 도로헤도로는 그러한 플룻의 식상함을 독특한(혹은 대단히 기괴한) 설정과 일러스트로 커버합니다. 일단 마법사들의 가면이라던가(역시 가장 임펙트가 있는 것은 심心의 가면. 이건 참 뭐랄까, 보면 압니다.), 마법사와 악마의 관계, 마법사가 마법을 부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검은 연기, 기괴한 마법 설정, 카이만의 머릿속에 있는 또다른 남자(그래서 매번 카이만이 마법사들을 잡아서 입 안에 넣고, '입안의 남자가 뭐라고 하든?'이라고 묻는데 나름 웃깁니다) 등 기존의 설정을 빌려와서 왜곡 변형 시키는 센스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묘사나 광기 묘사가 대단히 박력이 있습니다. 일단, 분노나 슬픔, 미묘한 감정 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거친 선으로 적절하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심이 열받는 장면들은 근래 본 만화 중에서 가장 임펙트가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카이만이 꾸는 악몽이나, 십자눈 일당의 보스가 나올때마다 등장하는 이미지의 왜곡 등은 멋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기 묘사의 절정이랄까, 하여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다만 초반의 분위기와 달리 최신 연재분의 분위기는 대단히 판타지 스럽기 때문에(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말그대로 '판타지'), 초반 분위기가 마음에 드신 분들은 나름 실망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처음부터 '이건 판타지 물입니다'라고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전개를 보여줍니다. 다만, 현재 전개 중에 대단히 머리 아프게 하는 전개가 있어서... 이 부분은 나중에 직접 포스팅으로 다루도록 하죠.

보는 곳은 여기(1권의 마의 1에서부터) : http://blog.naver.com/holyarkangel/53389005

덧.IKKI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보쿠라노, 라이드벡 등의
작품을 연재중인 곳이죠.  갑자기 정기 구독하고 싶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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