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즈 얼티밋(이하 대난투 얼티밋)이 12월 6일 정식으로 발매되었다. 닌텐도 64 버전을 처음으로 나온 대난투 이후, 대난투 시리즈는 닌텐도과 타사의 수많은 작품들을 콜라보레이션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대중과 함께 이스포츠 양측면에서 사랑을 받아온 게임 시리즈였다. 그리고 대난투 얼티밋은 20년 동안 콜라보된 전체 시리즈를 총 망라하겠다는 야심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였다:본작 얼티밋은 74명의 플레이어블 케릭터와 100여개가 넘는 스테이지, 수십종의 어시스트 피규어와 수천 종의 스피릿까지 대난투 얼티밋은 시리즈 뿐만 아니라 게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 어떤 트리플 A 게임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량과 규모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규모와 야심에 부합하듯이 대난투 얼티밋은 여지껏 판매된 스위치 독점 게임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대난투 시리즈는 항상 입문 난이도와 관련한 논쟁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북미나 일본 같이 닌텐도 콘솔과 함께한 고정팬덤이 없는 한국에서는 매번 새로운 대난투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팬층이 유입되었고, 매번 그때마다 게임이 어렵다든가 이질적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특히 격투 게임을 주로 하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대난투 시리즈의 고유 문법을 이해하는데 많은 난항을 겪는 모솝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논쟁은 단순하게 대난투 시리즈를 입문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치부하고 끝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 치부하기에는 대난투 시리즈는 프로에서부터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폭넓게 즐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난투 시리즈, 더 나아가서 대난투 얼티밋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대난투 특유의 고유 문법을 이해하는 것이다.


대난투의 핵심은 두가지 이질적인 장르를 조합하는데 있다:그것은 격투 게임과 플랫포밍 게임 장르다. 대난투에서 플레이어는 상대 플레이어와 싸우면서 데미지를 입히고, 상대를 장외로 날려보내야 한다. 대난투가 일반적인 격투게임과 분명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에게 데미지를 입힐 수록 정해진 체력의 상한에서 체력이 깎이는 것이 아닌 데미지를 입은 만큼 가벼워지면서 더 멀리 날아가게 된다는 점, 그리고 KO의 개념이 체력을 깎아내는 것이 아닌 상대를 화면 바깥으로 날려서 장외를 시키는 것이란 점이다. 그리고 대난투의 핵심은 이 두가지를 결합하여 상대를 장외로 날려보내기 위한 조건을 확보하고(특정 조건도 있지만, 대부분은 날려보내기 위한 최소 퍼센티지가 된다), 상대를 날려보내는 결정타를 날리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대난투 특유의 독특한 공방 개념이 등장한다:플레이어 한 명이 데미지를 입고 공중에 떠오르는 순간 날린 쪽에서는 결정타를, 날아간 쪽에서는 복귀하기 위한 복귀 공방이 일어난다. 


이 복귀 공방은 플랫포밍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플랫포밍에서 플레이어는 발판에서 발판으로 넘어가면서 목적지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발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점프와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야하고, 자신이 가진 수단들을 이해하여 목적지까지의 루트를 계산해야 한다. 플랫포밍 장르은 이러한 과정을 직관적으로, 동시에 플레이어의 기량을 최대한 사용하게끔 구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플랫포밍 장르의 문법은 대난투에서는 복귀 공방의 형태로 이루어진다:발판 바깥으로 떨어진 플레이어는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날아간 궤적을 보고 발판으로 돌아오기 위한 루트를 계산한 후, 자신의 케릭터가 갖고 있는 복귀 수단(위 필살기, 이단 점프, 공중회피 등)을 활용해서 복귀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상대도 자신의 복귀 루트를 예측하고 응전하기 때문에 복귀가 마냥 쉬운 편은 아니다. 대난투 시리즈는 이러한 독특한 공방을 플랫포밍 장르의 문법을 인용하였기에 직관적이지만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라 더 심화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대난투 시리즈의 직관적인 공방 시스템은 여타 격투 게임과 비교해보았을 때 확연하게 와닿는다. 격투게임들은 오랫동안 자신만의 문법을 쌓아왔고, 이러한 문법들은 격투게임을 즐기지 않는 외부인이 보았을 때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 요소들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격투 게임 공방에 있어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단 이지선다 판정의 경우, '앉아서 막을 때, 중단(혹은 점프 공격)은 막을 수 없다'라는 공식을 따른다. 하지만 중단 판정의 공격을 앉아서 막을 수 없다는 공식을 격투 게임을 처음해보는 플레이어에게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중단 판정 공격의 경우, 오랫동안 격투 게임의 이지선다 공방에 있어서 핵심이었다. 하지만 문법에 대한 별도 설명 없이 초심자가 이해하게끔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격투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전설이 된 스트리트 파이터 3에서 보여준 우메하라 다이고의 신기에 가까운 역전이, 사실 초필살기 전체를 블로킹했다는 점이 아닌 블로킹 이후 공중에서 공격을 이어나가는 판단이 순식간에 일어났다는 점을 설명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대난투의 공방은 별도의 설명없이 보는 것만으로 곧바로 이해할 수 있을만큼 직관적이다:플랫포밍 장르 자체가 갖고 있는 직관성이나 별도의 판정 공방과 달리 거리에서 오는 심리전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난투 프로씬의 경기들을 보았을 때, 그 누구라도 무엇이 일어나는지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누가 불리하고, 어떻게 복귀를 방해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서로 공격이 닿을 범위를 유지하면서 싸움을 이어나가는지를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포밍 장르의 직관성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점이다. 대난투는 동시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라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함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유입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대난투 시리즈를 어려운 게임으로 만드는 것일까? 대난투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서로 다른 두 장르를 결합하는 섬세한 지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할 때부터다. 오랫동안 격투 게임들은 시행착오와 개선을 반복해오면서 공방 시스템을 분절적인 개념으로 안착시키는데 성공하였다. 드래곤볼 파이터즈의 사례를 예로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드래곤볼 파이터즈에는 공방을 구성하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있다. 하나 하나는 단순하지만(초콤보, 드래곤 러쉬, 어시스트, 추적 등), 중요한 점은 플레이어가 이 분절적인 시스템들을 자신의 공방에 끌어들여서 하나로 조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초콤보 이후 생기는 프레임 로스를 플레이어는 어시스트를 이용해 판정과 프레임을 덮어서 자신의 공격에 틈을 줄이고 공방을 재시작시킬 수 있다. 공방에 배당되어 있는 시스템들은 다양하지만, 시스템 하나 하나는 각자 공방에서 부여된 역할이 정해져있고, 플레이어가 시스템의 무엇을 사용할지 이해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직관적으로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대난투 시리즈는 격투 게임으로서 이질적인 부분도 많지만, 시스템 활용 관점에서 더 복잡하다. 위에서 예를 든 드래곤볼 파이터즈 같은 격투 게임의 경우 정해진 문법이 있고, 사용해야 하는 단어를 플레이어가 골라서 문장을 완성시키는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난투의 경우에는 물리학에 가깝다:입은 데미지와 공격 판정에 따라서 날아가는 궤적이 다르고, 날아가는 상대가 입력하는 방향에 따라서 모멘텀을 부여할 수 있다. 대난투에서 모든 시스템들은 공방을 구성하는 분절적인 개념이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합쳐져서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판단력과 기량은 여타 게임에서 더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상대의 위치와 데미지, 판정 등을 고려하면서 공방을 이어나가야 한다. 격투 게임에서 정해진 선택지를 고르는 것과 다르게, 대난투 시리즈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그렇기에 고레벨의 플레이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여타 격게보다 육체적인 순발력이 더 요구되는 편이다.


그리고 대난투에는 또다른 문제가 있다. 대난투 시리즈는 플랫포밍과 격투 게임의 문법을 서로 결합시킨 부분에서 상당히 섬세하게 자신만의 문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대난투 시리즈에서 대시를 보자. 격투 게임에서 대시는 상대와의 거리를 좁히거나 벌리기 위한 제한적인 역할을 하며, 이 때문에 스텝이나 달리기 모션 등은 일종의 제약조건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대난투 시리즈에서는 플랫포밍의 특수성 덕분에 앞뒤로 자유롭게 대시를 할 수 있고, 대시에서 대시로 모션없이 캔슬되는 보여준다. 이러한 시스템 특수성을 사용한 테크닉을 팬덤에서는 대시 댄싱이라 부르는데, 이를 사용해서 플레이어는 상대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카이팅을 할 수 있다. 이런식으로 대난투 시리즈는 게임이 설명하지 않지만 플랫포밍의 문법을 격투 게임에 결합하면서 생긴 여러가지 독특한 결합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팬들과 프로들은 격투게임으로서 최대한 포텐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시스템을 연구하여 게임이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독특한 테크닉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난간 잡기 공방, 낙법, 가드 부위와 쉴드 관통 이지선다 등 대난투 시리즈의 고난도 테크닉들은 게임의 틈새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 게임 전체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시일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고난도 테크닉이나 게임 플레이를 분명 인지하고 있음에도 게임이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째서일까? 기본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은 이질적인 두 장르를 결합시키기 위한 접합 장치이고, 사쿠라이와 닌텐도가 생각한 대난투는 이렇게까지 세부적으로 깊게 들어가야하는 게임이 아니었다. 북미에서 격투게임으로 10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게임 큐브 버전 대난투 DX를 사쿠라이가 실패라고 평가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DX는 이제 플레이어가 더이상 발견할 수 있는 테크닉과 버그가 없을 정도로 게임을 극한까지 쥐어짜낸 작품이고, 이스포츠에서는 60분의 1초 마저도 프로가 쥐어짜내서 싸워야 할 만큼 타이트하게 운영되는 게임이었다. 직관적이지도 않고 어렵기까지 한 이러한 요소들을 대중에게 노출시키고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 모든게 필요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대중적으로 잘 팔리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쿠라이는 Wii 버전 대난투 X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대거 처내려 시도하였다:대난투 X는 일반적인 대중과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이지만, 프로나 코어 팬들 사이에서는 '격투 게임으로서 잘 작동하지 않는 망가진 대난투'라는 평가를 듣기도 하였다. 이러한 X의 시도는 오히려 DX로 팬덤이 몰리게끔 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사쿠라이와 닌텐도는 팬덤과 절충하여 위유와 3DS 버전을 내놓게 되었다.


하지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고난도 테크닉을 제쳐두더라도 대난투 시리즈의 게임 플레이는 잘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라보야아할 점은 대난투의 시스템이 어디까지 쥐어짜질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러한 시스템들이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어떤 게임 플레이를 구성하는지'이다. 대난투의 게임 플레이는 여전히 여타 격투 게임과 동일하다. 플레이어가 공격을 하면 틈이 생기고, 상대방은 그 틈을 잡아서 공격을 찔러넣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 눈치를 보고, 케릭터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극한의 고수 플레이 같이 모든 시스템의 특징들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직관적으로 접근하여 서로의 틈을 찌른다고 생각한다면 게임은 부드럽게 흘러간다. 애시당초에 극단적으로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콤보가 중요한 게임이 아닌, 야금야금 갉아먹다가 스매시 공격이나 메테오 스매시 같은 결정타를 날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 영상의 경우 대난투 얼티밋의 기본적인 테크닉을 가르쳐주고 있다. 심화 또는 기본을 보고 싶다면 위 유튜브 체널을 참조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이미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플랫포밍 장르 특유의 직관성을 대난투를 들고 왔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접근한다면 플레이어의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편이다. 대난투의 게임 플레이를 격투 게임이 아닌 플랫포밍 게임에 비유한다면 '보스와의 싸움'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플랫포밍 게임에서 보스는 플레이어의 기량을 최대한 테스트한다. 데미지를 입히기 위해서 투사체를 쏘거나, 난간에서 낙사시키거나, 장애물을 설치한다던가 등의 다양한 방해를 통해서 플레이어를 견제하고, 플레이어는 이 방해를 뚫고 보스에게 데미지를 입혀야 한다. 대난투 시리즈는 이 플랫포밍 게임에서의 보스를 상대방 플레이어로 등치시켰다. 또한 다양한 게임에서 모인 케릭터들의 특성을 대난투 시리즈에 맞게 재해석하고 배치한 점은 플레이어가 게임 시스템보다도 케릭터에 이입해서 입문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었다.


또한 피지컬과 센스 양쪽을 동시에 요구하는 1대1 격투 게임 모드 이외에도 대난투 시리즈는 항상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거리를 제공하였다. 대난투 얼티밋은 싱글플레이 이외에도 멀티플레이에서 아이템전이나 협동 대난투, 4인 배틀로얄 등을 지원하는데 이 경우 위에서 언급한 시스템을 모두 활용하여 싸우는 피지컬 게임이 되기보다는 서로 눈치를 보고 어느 누구를 먼저 제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치 게임이 되어간다. 이런 점에서 대난투는 파티 게임이나 가볍게 즐기는 게임으로서도 훌륭하게 기능한다. 1대1 격투를 제외하고 아이템전이나 배틀로얄 같은 모드는 애시당초에 '공정하게 플레이어의 모든 기량을 이끌어내야하는'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대난투는 종점이나 전장화로 대표되는 스테이지 이외에 마치 '플랫포밍 스테이지' 같은 기믹을 가진 스테이지를 지원한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메트로이드 스테이지의 경우, 중앙의 몬스터가 계속해서 플레이어가 서있는 발판에 공격을 가하여 스테이지 전체를 회전시킨다. 그리고 슈퍼 마리오 스테이지의 경우, 아예 스테이지가 강제로 사이드 스크롤이 되면서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싸워야 하게끔 만들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대난투 시리즈는 시스템을 모두 활용하고 극한으로 쥐어짜내는 영역과 함께 플레이어가 임기응변으로 상대와 싸울 수 있는 콘텐츠를 기본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런 스테이지나 게임 플레이 규칙들(아이템전이나 배틀로얄 같은)은 오히려 격투 게임보다도 플랫포밍 게임에 가까운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대난투 시리즈는 두 장르의 혼종이라는 점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대난투의 핵심은 두 이질적인 장르(격투게임과 플랫포밍 게임)의 결합이며, 플랫포밍 특유의 직관성과 격투 게임 특유의 치열함을 잘게 쪼게서 결합시키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대난투의 가장 큰 장점과 핵심은 게임 자체가 갖고 있는 직관성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직관성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질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플레이하는 대다수의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대난투는 유쾌하게 잘 작동한다. 총합의 관점에서 본다면 대난투 얼티밋은 두 장르의 결합을 훌륭하게 이루어내고 수많은 플레이어를 유입시킨 매력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을 수 있응을 것이다.


리뷰 하편에서 다루겠지만, 대난투 얼티밋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의 특징은 콘텐츠 전반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철학이 되었다. 콘텐츠 관점에서 얼티밋은 싱글플레이와 반복 플레이 등 가볍게 혼자서 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와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소비 구조가 서로 자연스럽게 맞물려 있다. 대다수의 대난투 시리즈 작품들이 그러했듯, 대난투 얼티밋은 이 모든 팬덤의 기대와 폭넓은 게임 플레이 성향(극단적인 1대1 격투에서 유쾌하게 즐기는 파티 게임, 싱글플레이 게임까지)을 만족시키기 위한 게임이다. 어떻게 보면 특정 타겟을 잡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드는 일반적인 게임들과 달리, 대난투의 야심은 이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아우르겠다는데 있다. 



하지만 대난투 얼티밋에서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다. 첫번째는 조작의 문제다. 대난투 얼티밋은 게임의 기반이 대난투 4이기 떄문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4나 얼티밋 모두 일반공격- 강공격 - 스메시 공격 모두가 A 버튼과 방향 스틱 조작으로 구성되었기에 플레이어의 실수를 유발하기 쉽다. 물론 어려운 조작이 아니며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감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항시 플레이어가 신경써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패드에 버튼이 많은데 그 많은 버튼 중 하나를 활용하지 않고 굳이 전통을 고수해야했었나 라는 점에서 거치적 거리긴 하다.


두번째는 온라인 게임 환경이다. 본 게임은 유선환경에서 테스트하진 않았지만, 무선 환경 기준에서 대난투 얼티밋의 온라인 환경은 그닥 뛰어난 편이 아니다. 심지어 작년에 나온 격투 게임인 폭권이나 암즈 같은 게임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도 상당히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프레임 저하는 물론, 대전 상대에 따라서 게임 중에 렉이 발생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긴다. 하지만 더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매칭 시스템이다:이전의 진심 매치와 일반 매치와 달리, 대난투 얼티밋에서는 모든 매치가 랜덤 매치로 통합되었으며, 대신 플레이어가 선호하는 룰을 먼저 매칭시키는 시스템이 있다. 그러나 그 우선하는 규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제 우선하는지' 여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플레이어가 우선시하는 규칙 외에도 다른 규칙으로 잡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하게 동일한 규칙을 우선시하는 플레이어가 있기 힘든 구조기는 하지만, 때로는 내가 원하는 규칙에서 너무나 동떨어진 규칙이 잡힐 때도 있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발매 초기에 비해서 몇번의 패치 이후 이러한 문제가 줄어들긴 하였지만, 혹자는 '대난투 얼티밋 멀티는 1:1 노 아이템 스톡전을 우선 규칙으로 설정한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모여 아이템 타임 배틀 로얄을 하는 게임'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여전히 저 비판의 핵심은 유효하다.


하지만 위 두가지 점을 제외한다면, 대난투 얼티밋은 왜 그렇게 많이 팔리고 사람들이 환호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스위치가 퇴역할 때까지 현역으로 있을 게임이며,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콜라보레이션이자 두 이질적인 장르를 훌륭하게 결합한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피릿 모드와 콘텐츠 등에 대해서는 하편 리뷰로 뺍니다.




게임 이야기


*폴아웃 4의 리뷰는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필자가 이전에 폴아웃 4의 리뷰를 썼을 때는 이것보다 더 엉망인 폴아웃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한 적이 있었다. 엉망진창인 서사, 그리고 이야기와 유리된 게임 시스템까지 폴아웃 4는 미인의 시체를 기워 만든 끔찍한 흉물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폴아웃 타이틀과 그해 최악의 게임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게임이 등장할 줄은 몰랐다. 폴아웃 76은 그야말로 재앙이다. 쉐도우 오브 툼레이더는 무한한 자가 증식과 복제를 통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지만, 폴아웃 76 같이 애시당초에 게임 시스템 자체가 망가져서 나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경우는 인디쪽의 얼리 억세스 게임에서나 찾아볼 수 없는 조악한 마감에 가깝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폴아웃 76이 이미 오래전부터 논리적으로 예견된 재앙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재앙의 스케일이 논리적으로 예견된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규모였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이 재앙의 시작은 토드 하워드와 베데즈다가 생각했던 RPG의 이상향부터였다. 베데즈다를 대표하는 엘더 스크롤 시리즈는 여타 CRPG들과 다르게 거대한 세계에서 퀘스트를 풀어나가는 것을 강조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엘더스크롤이 구체적으로 '무언가 다른' RPG가 구체적으로 되었던 것은 아마도 스카이림이 최초였을 것이다. 게임은 거대한 필드를 던져두고, 그 속에서 채집할 거리와 할 거리를 던져두었다. 플레이어는 할 거리를 알아서 찾아가면서 자신만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후속작으로 나왔던 하스파이어 DLC에서는 불완전하게나마 하우징의 개념까지 도입하였다. 스카이림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RPG의 생활감과 게임 플레이가 함께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여기서부터 폴아웃 4와 76가 갖고 있는 문제의 싹은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RPG에 있어서 핵심은 여정이다:여정에는 목적이 있고, 행선지가 있으며, 그리고 끝이 존재한다. 이야기의 특성상, 좋든 싫든 이야기는 끝을 향해서 달려가는 방향성을 띈다. 플레이어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에 있어서 '특정한 역할'을 맡은 인물이며, 이 특정한 역할이란 결국 이야기 내에서 구체화될 수 밖에 없다. 스카이림을 통해서 토드 하워드가 추구한 바는 의도하지 않게도 많은 RPG 장르 문법을 무시한 셈이었다:생활로서의 RPG란 결국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 내에서 플레이어의 역할을 버려두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용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그런 위급한 상황을 버려둔채 느긋하게 약초를 캐고 마을에서 흥정을 벌이는 셈이다. 


물론 많은 RPG들이 옆길로 세는 것을 장려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스카이림의 경우, 그 옆길로 세는 것이 핵심 메인 콘텐츠였던 셈이었다:플레이어는 통상적인 RPG와 달리 다양한 활동들(마법을 쓰거나, 물건을 만들거나 하는 등)을 할 때마다 보상을 받았으며, 게임 역시도 그것을 핵심으로 만들기 위해 게임 메인 퀘스트 동선에 다양한 생활 콘텐츠나 서브 퀘스트 라인을 조밀하게 배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카이림의 플레이어는 다양한 팩션 퀘스트나 서브 퀘스트, 생활 콘텐츠, 돈벌이 등을 하다보니 알두인과 세계의 위협에 대해서 완전히 잊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심지어 서브 퀘스트를 열심히 하다 메인 퀘스트를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강력한 레벨과 장비, 아이템으로 알두인을 손쉽게 밀어붙여서 싱겁게 게임을 끝내는 경우도 다반사다. 오히려 게임에 있어서 핵심 서사가 곁다리에 잡아먹힌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스카이림의 경우에는 중심 서사가 존재감이 좀 적긴 하더라도 충분한 기능을 하고 있었던 편이었다. 이는 스카이림의 메인 서사가 '어디서 본듯하지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전형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스카이림의 이야기는 복잡한 관계나 이야기도 없고,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흘러가는 편이었다(중간에 제국/스톰클록 어느 편을 들건가 결정하긴 하지만) 복잡하고 흥미롭고 재밌는 부분은 플레이어가 자의로 선택하는 서브 퀘스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기에, 메인 서사의 가벼움은 상대적으로 커버가 되는 편이었다.


스카이림은 몇몇 이슈가 있었지만, 베데즈다 RPG 라인업 중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노골적으로 두드려졌었던 것은 폴아웃 시리즈였다:돌이켜 보아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베데즈다가 이 인수한 이후 3편부터 4편을 거쳐 76까지 폴아웃 시리즈는 자사 엘더스크롤 프렌차이즈에 들어갈 요소들을 실험하기 위한 2군 프랜차이즈였다. 폴아웃 3는 기존 쿼터뷰 방식의 시리즈를 탈피해서 엘더스크롤의 엔진과 게임 시스템, 방법론을 적용한 작품이었다. 폴아웃 3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이 갖고 있었던 퀘스트 동선이나 던전 구성의 문제를 해결하였다는 점이다:1과 2편에 대한 개선이 아닌 엘더스크롤 시리즈와 비교되었다는 점에서 폴아웃 3는 폴아웃 시리즈의 정통 후계작이 아닌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변종처럼 느껴졌었다. 또한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3편이 참조한 것은 기존 폴아웃 1편과 2편의 테이스트가 아닌, 엘더스크롤 오블리비언식의 전형적인 영웅서사를 따르고 있었다. 그렇기에 폴아웃 3는 시리즈 전통 후계작이라기 보다는 엘더스크롤 폴아웃 버전이라고 평가받았어야 했었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전 CRPG 프랜차이즈가 살아돌아왔다는 점에 더 의의를 두고, 이러한 변화점에 대해서 크게 지적을 하지 않은 편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3편 이후, 폴아웃 1과 2편을 만든 제작자들 손에서 폴아웃 뉴 베가스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폴아웃 1과 2편을 절대적인 경전으로 취급해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뉴 베가스는 3편의 시스템을 끌어오면서 3편의 밋밋한 스토리 라인을 완전히 뜯어고쳐서 1편과 2편이 가진 매력을 되살린 작품이었다. 플레이어는 자신을 파묻은 악역을 찾아 개인적인 여정을 시작한 배달부를 따라서 거대한 사건에 휩쓸리게 되고 결국은 뉴 베가스의 운명을 결정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시리즈를 만들었던 제작자들이 DLC를 통해서 내린 이 시리즈의 결론일 것이다:모든 것을 바꾼 배달부의 여정을 통해서 율리시즈는 '전쟁, 전쟁은 바뀌지 않는다....그렇다면 인간이 바뀌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1과 2편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 이질적이긴 했지만, 어떻게 보면 뉴 베가스를 중심으로 전후의 폴아웃 시리즈를 살펴본다면 무엇이 이질적인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이 때까지만 해도 폴아웃 시리즈는 낯선 세상에 홀로 떨어진 주인공(뉴 베가스의 배달부와 볼트에서 나온 3편 주인공)들이 여정을 통해서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결정할 것인가를 다루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스카이림을 거쳐 폴아웃 4로 넘어오면서 이야기는 180도 달라지게 된다.


폴아웃 4의 핵심은 스카이림의 DLC 하스파이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이었다: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마인크래프트와 모딩을 적절하게 섞어서 게임 시스템 자체가 지원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폴아웃 4는 스카이림 이전의 게임들과 완벽하게 다른 골격을 갖고 있는 게임이었다. 게임 내의 모든 아이템은 특정한 자원으로 분해/환원될 수 있으며, 플레이어는 잡동사니를 긁어모아서 더 나은 무기와 아이템을 만들거나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다. 폴아웃 4에서 높게 평가할 부분은 마인크래프트에서나 볼법한 시스템이 기나긴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트리플 A RPG에 결합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스카이림부터 내려온 토드 하워드의 RPG관의 문제를 심각하게 터뜨린 기폭제가 되었다. 폴아웃 4에서 서사는 더욱 의미없어지고 산만해졌으며, 게임 내 콘텐츠는 배경과 맞지 않을뿐더러 시스템 상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지 수는 적었다. 차라리 게임 시스템에 구애받지 않는 모딩이나 모든 것이 자유로운 마인크래프트에 비하면, 폴아웃 4가 거둔 성공은 반쪽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폴아웃 4는 여정과 생활이라는 두가지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서 큰 충돌이 일어난 게임이었다. 플레이어는 핵전쟁 이후, 모든 것이 멸망해버린 세계에서 자신의 가족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부모의 역할을 맡았다. 폴아웃이나 엘더 스크롤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 케릭터에 목소리가 도입된 것도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이 여정의 서사에 있어서 특별한 역할을 부여하려 했었던 것이다. 또한 납치당한 가족을 찾아 황야를 해매다 결국 변해버린 가족을 만나고 거기서 주인공이 결단을 내린다는 점은 존 포드의 고전 서부극 수색자에서 받은 부분이다. 하지만 폴아웃 4가 나름대로 여정의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에 비해서 게임 플레이의 방점은 생활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플레이어는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는 마을과 구조물을 만들고, 그 구조물을 지키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들(사람을 구한다던가, 처들어오는 적들을 죽인다던가)을 해야한다. 하지만 여기서 생활에 정착하여 멈추려는 동력과 자식을 찾아 떠나려는 여정의 동력이 서로 충돌하게 된다. 여정의 서사와 여정의 과정중에 만나는 세력들이 모두 나사 빠진 족속들이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폴아웃 4는 스카이림보다 더 강력한 여정의 동력을 부여함에도 불구하고 여정이 진행되지 않게끔 더 큰 족쇄(정착지와 건설 콘텐츠)를 플레이어에게 부과하였다. 그 결과, 실제 게임에 몰입하여 정착지를 꾸미고 사람들을 정착지에 정착시킬수록, 플레이어는 핵전쟁 이후 잃어버린 혈육을 찾고 다양한 팩션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중심 서사가 점점 더 이상하게 느끼게 된다. 정착지를 만들고 사람을 모으고 지키는 이러한 과정이 중심 서사를 구성하는 핵전쟁 이후의 세계와는 너무 동떨어진 감각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쓴이는 폴아웃이라는 프랜차이즈와 테마를 빼면 폴아웃 4의 게임 플레이나 시스템이 재밌고, 몇몇 조건 하에서 더 나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실제로도 폴아웃 4의 등장 전후로 베데즈다에서 스타필드라는 코드 네임을 가진 새로운 RPG 프랜차이즈를 만든다는 루머가 돌았을 때(실제 스타필드의 존재는 2018년 E3에 확인되었다), 글쓴이는 폴아웃 4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거쳐가는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직감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스타필드의 루머가 돌던 2015년에서 2016년 경, 스타필드에 멀티플레이가 탑재될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 이것이 좀 빠르긴 하지만 폴아웃 76에서 구현되었다는 것이다. 즉, 내부사정은 알 수 없지만 폴아웃 76은 여전히 베데즈다가 폴아웃 시리즈를 테스트용 2군 프랜차이즈로 보고 써먹는 연장선에 있는 셈이었다.


하지만 폴아웃 76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최악의 형태로 나왔다. 웃기는 점은 글쓴이는 76의 멀티플레이 아이디어 자체는 이미 폴아웃 4에서 나름 검증되었고, 훗날 4인 정도 규모의 코옵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폴아웃 4기반의 게임이 나온다면 그것 나름대로 훌륭하리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실제 등장한 폴아웃 76은 그야말로 수습이 불가능한 형태의 게임이 되었다: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한 세션에 수십명이 들어가는 세미 MMO의 문법을 취했고, MMO 주제에 타인과 상호작용은 거의 무의미해졌으며, 최근 MMO의 성장 곡선 트렌드(재미없는 부분은 빠르게 넘길 수 있게끔, 로스트 아크가 그랬던것처럼)를 무시한 단조롭고 지루한 흐름, 설정 붕괴, 들어갔다 나오면 자동적으로 철거되는 플레이어의 캠프, 쓰레기 같은 UI, 불안정한 서버 환경, 말도 안되는 버그, 실시간으로 옮겨서 재앙이 되어버린 VATS 시스템, 분명 부분 유료화 가챠를 염두에 두고 만든 퍽 시스템 등등은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베데즈다가 자사의 엘더 스크롤 온라인을 나름대로 오랫동안 운영한 전력이 있었다는 점, 여타 모딩 커뮤니티에서 멀티플레이 모드나 여타 모드들에 대해서 조사만 했어도 이러한 문제의 80%는 빗겨나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폴아웃 76은 불가사의 그 자체였다. 심지어 한정판 캔버스 가방을 둘러싸고 플레이어에게 기만적인 행위를 한 점은 게임의 완성도를 넘어서 76을 둘러싸고 베데즈다가 기업으로써 최소한의 도리조차 하지 않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러한 폴아웃 76의 엄청난 마감을 설명하는 데는 '외부로는 공개될 수 없지만, 내부적인 문제가 썩어 곪아 터졌다'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한 것은 폴아웃 4, 아니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베데즈다의 RPG 이상향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다.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기존 RPG 전통인 여정의 서사와 베데즈다가 추구하는 생활로서의 RPG와 이야기 사이를 중재하려는 그 어떤 노력이나 보완없이 스카이림을 넘어서 폴아웃 4, 그리고 76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폴아웃 시리즈를 실험하는 용도로 항상 사용했던 베데즈다의 성향을 비추어보았을 때, 76의 실패는 엘더스크롤 6과 스타필드를 위한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근 20년 이상 유지되었던 유명 프랜차이즈와 팬덤을 그저 갖다 버리는 패 정도로만 사용하는 회사에게 장기적으로 팬덤과 소비자가 지지를 보낼지는 부정적이다. 








게임 이야기


트리플 A 게임들은 다들 비슷비슷하다:오픈월드, 크래프팅, 레벨업, 스킬 등등. 모든 트리플 A 게임들은 서로 닮아가고, 닮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마치 배트맨 아캄 시리즈가 만화 기반의 게임에 대한 새로운 스탠다드를 만들어내고, 스파이더맨 2018은 아캄 시리즈의 구조에 스파이더맨만의 파쿠르 기믹을 집어넣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스파이더맨 2018은 아캄 시리즈의 몇몇 미션 구조를 대놓고 옮겨버리는 바람에 기시감이 들게끔 만든 것도 사실이다. 아캄 시리즈와 스파이더맨의 관계는 트리플 A 게임들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관계는 트리플 A 프랜차이즈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트리플 A 프랜차이즈가 보여주는 오픈월드에 대한 사랑은 과도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오픈월드는 방대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정작 그 방대한 세계에서 플레이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제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파이더맨 같은 경우, 게임의 재미와 별개로 어째서 이렇게 거대한 세계가 필요로 한지 그 텅빈 공간의 간극을 채워넣지 못하였다. 심지어 레드 데드 리뎀션 2도 이런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플레이어는 사냥을 하거나 낚시를 하거나 채집을 하는 등의 크래프팅을 하기 위한 소소한 행위들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게임 플레이의 핵심을 구성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월드 게임 내의 콘텐츠에 대해서 노동이라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동시에 현재 트랜드를 대변하는 오픈월드/크래프팅/스킬 등의 게임 트랜드의 근본적인 한계라 할 수 있다. 오픈월드의 핵심은 거대한 규모이다. 거대한 규모의 세계가 될수록, 게임 내의 세계는 밀도를 높일 수 없게 되며, 밀도 높은 기획을 게임 내에 구현할 수 없게 된다. 오픈월드 게임에 대비되는 게임을 찾아보면 좀 더 명확할 것이다: 셀레스테와 인투 더 브리치다:이 게임들은 플레이어에게 법칙들을 던져주고, 플레이어가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게끔 만들었다. 오픈월드 게임이 게임들은 스테이지 식과 같은 치밀한 게임 구성이 힘든 편이다:플레이어가 어떤 방향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픈월드의 구성은 게임이 어떤식으로든 진행되게끔 열려있는 상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서로 배끼는 데 트리플 A 게임이 열중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방향성을 따름으로 모험을 통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플레이어 층에게 보장된 재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셀레스테와 인투 더 브리치가 거둔 성과는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이상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어째서 트리플 A 게임들은 인디 게임들에 비해서 시간과 자본, 인력을 더 많이 들임에도 불구하고 오픈월드와 같은 방식의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 오픈월드 게임을 만들고 있는가? 오픈월드 게임이 마케팅 측면에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근래 10년간 게임 산업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그래픽과 규모 측면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게임에서 다룰 수 있는 공간은 과거에 비해서 엄청나게 거대해졌고, 그 사이를 디테일한 풍광으로 가득채울 수 있게 되었다. 쉔무와 GTA3로 오픈월드 장르 게임이 태동하던 순간부터, 게임업계가 꿈꾸던 것은 '살아있는 거대한 세계'를 다루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도 접근해볼 수 있다:오픈월드 개발 방식은 현대 게임 산업의 고용 구조에 최적화된 게임 장르라고 가정해보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픈월드 장르가 시장에서 득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이질적인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다크소울 시리즈가 이러한 케이스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분명, 스테이지 형태로 조밀하게 게임을 구성하고,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라서 성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규모가 있는 게임 회사에서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 대기업들이 오픈월드 장르 게임들을 고수하는 것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따라서 이합집산하는 현 게임 개발 구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개발자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들어오고 나가다 보니, 구조적인 측면에서 같은 철학을 형성할만한 시간이 부족하게 되고 '분업화된 공장 라인'처럼 주어진 것들만 해냈을 때 결과를 뽑아낼 수 있는 구조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추구하다 보니 오픈월드 식의 게임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오픈월드의 개발 방법은 스테이지와 다를수 밖에 없다:플레이어가 어디로 가서 어떤 행동을 할 지, 그것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몫이다. 물론 개발자들이 어느정도 플레이의 방향성을 부여할 수 있지만, 면으로 구성된 공간에서 동선을 세밀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의 방법론은 특정한 상황에서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깊이가 얕지만 범용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월드에서 플레이어가 맞딱뜨리는 것은 정확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플레이어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닌, 레벨링과 아이템을 통한 수치의 싸움으로 귀결되는 것이 다반사인 것은 놀랍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개발 방법은 노하우와 핵심적인 개발철학이 없더라도, 대량의 개발 인력과 테스트의 수행만으로 제대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자본 게임 개발론에 있어서 유효하다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이러한 흐름에서 빗겨나간 특이한 오픈월드 게임이었다는 점이다. 게임 자체가 레벨링이나 크래프팅 보다는 세계 자체가 플레이어에게 거대한 퍼즐로 구성되게 만들었다는 점, 지형과 구조물을 거의 제약없이 타고 오르게 했다는 점 등에서 게임은 플레이어의 센스와 기량을 수치보다 우선시하는 게임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레데리 2나 여타 오픈월드 게임들이 빈공간을 반복적인 콘텐츠로 채워넣었다면, 야생의 숨결은 공간을 넘어설때마다 플레이어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것들을 배치하고 퍼즐을 풀게끔 만든 것이다. 혹자는 이것을 '사람이 모든 곳을 체크해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디자인'이라 이야기하였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본인은 '젤다의 전설이라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젤다의 전설은 오랫동안 플레이어가 어떤 스테이지를 도구를 이용해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를 구성할 때도, 기존 오픈월드 게임에 비추어보기 보다는 젤다의 전설이라는 전통에 비추어 보아 게임을 구성한 것이다. 간단한 물리법칙과 이를 통한 퍼즐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야생의 숨결은 공간 상에 퍼즐들(신전이나 코록 같은)이 없더라도 불을 질러서 상승기류를 만들거나 번개가 치는데 금속 무기를 집어던져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등 법칙을 활용해 게임을 풀어나간다는 발상을 게임에 접목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발상이 가능했던 것은 닌텐도가 후계자를 양성하는 방법과도 크게 맞물려 있을 것이다:스플레툰이나 암즈 같은 물건을 만들어내면서 닌텐도는 젊은 개발자들에게 닌텐도의 철학을 공유하고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강조하였다. 스플래툰이 만들어지는 과정(두부가 물총 쏘는 게임에서 오징어가 물총을 쏘는 게임이 되는 과정)처럼, 개발자 개개인 역량의 총합 이상을 닌텐도라는 회사와 문화가 만들어 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작은 스튜디오 몇몇에서는 이러한 경향성이 발견된다는 점이다:이스 시리즈를 만드는 팔콤이나, 플래티넘 게임즈나, 프롬 소프트웨어 같은 제작사들은 산업화된 개발 방법과 다른 방식의 게임 개발을 보여주었다. 인디 게임 개발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셀레스테나 인투 더 브리치 제작자들 같은 경우, 같은 멤버들이 오랫동안 함께 게임을 개발하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서로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고 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전체를 구성하는 철학이 존재하는 작품들을 만들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게임들이 게임 역사에 족적을 남기는 게임들이 될 것이다.





게임 이야기


모탈컴벳 11이 TGA 쇼에서 최초로 공개되었고, 닌텐도 스위치를 포함한 전 플랫폼이 동시에 발매된다. 공개되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온가족의 닌텐도'로 사람을 찌르고 썰고 박살내는 게임이 나온다는 사실에 당혹했지만, 사실 모탈컴벳 시리즈는 SNES에서부터 닌텐도 64, 게임큐브까지 오랜 기간 동안 닌텐도(를 포함한 콘솔들과)와 함께 해온 프랜차이즈였다. 물론 실질적인 9편인 모탈컴벳과 X는 Wii와 Wii U 닌텐도 라인을 넘기기도 했지만, 이는 닌텐도의 정책과 상충하였기에 발매를 포기하였다기 보다는 성능 이슈가 더욱 컸으리라 판단된다. 애시당초에 게임 큐브로 이터널 다크니스와 바이오하자드 4가 나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닌텐도가 성인 지향 콘텐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탈컴벳 11은 전작들과 동일하게 과격한 폭력과 고어 묘사를 동반한다는 것을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통해서 보여주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당혹스러울 정도의 고어 연출이지만, 이 시리즈를 오랫동안 알았던 사람들에게는 크게 낮설지 않은 모습이었다:패자를 완전히 박살내서 죽여버린다는 페이탈리티 시스템과 과격한 고어 연출은 지난 20년 넘게 모탈컴벳을 상징하는 요소였고 게임 내외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덕분에 지난 20년 동안 게임에서 폭력 묘사나 심의/등급과 관련한 논의에서 모탈컴벳 프랜차이즈는 단골 소재가 되었다. 그리고 한 때는 모탈컴벳의 아성에 도전하겠답시고 수많은 격투 게임들이(주로 서구에서 만들어진) 무의미하게 과격한 폭력 묘사와 연출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어떤 의미에서 모탈 컴벳은 게임에서의 고어 묘사에 있어서 태풍의 핵 같은 위치를 차지했었고,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또는 오명?)을 남겼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모탈컴벳의 폭력 묘사는 아주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진 않다. 물론 전면에 대고 사람의 목을 잘라서 표창으로 구멍을 뚫는 짓거리를 시네마틱 트레일러 전면에 공개하는 게임은 여전히 모탈컴벳이 유일할 것이다. 그러나 모탈컴벳의 고어 연출은 80년대 전성기를 맞이한 B급 고어영화의 그것과 동일하다. B급 고어영화는 인간을 피와 고깃덩어리로 나누어 쓰레기 취급하는데서 자극적이고 모욕적인 미학을 구축하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B급 고어 영화는 신체를 훼손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었기 때문에, 90년대 이후 고어영화의 문법을 모든 폭력 영화들이 흡수하기 시작하자 갈곳을 잃어버렸다. 훼손 외에는 미학을 구성할만한 뚜렷한 구심점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영화 장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게임들도 폭력과 고어묘사를 통해서 연출에 '방향성'을 부여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헤비레인에서 나오는 손가락 절단 씬이나 다크니스의 그 장면이나 바이오쇼크의 엔드류 라이언을 죽이는 장면 등에서 게임은 고어 효과와 스토리 연출을 효과적으로 결합하였고, 단순히 인간을 피와 고깃덩어리로 분해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하지만 모탈컴벳의 경우, 게임 내 고어 연출의 대부분은 '상대방의 신체를 분해하여 힘을 과시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직관적이고 원초적이며 효과적이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그 안에는 깊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탈컴벳의 고어 연출은 때로는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탈컴벳의 고어 연출은 잔인하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분명 등급상으로 성인 이상만이 즐겨야하겠지만,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 다소 불쾌하게 느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모탈컴벳이 여지껏 한국에 수입이 되지 않은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 할 수 있다:앞서 이야기한 헤비레인이나 다크니스 2나(사람을 찢어서 세로로 반토막을 낸다던가) 갓 오브 워 시리즈 같은 게임들도 한국에 정식으로 심의를 받고 정식으로 수입되었다. 그러나 모탈컴벳의 경우, 9편과 X 모두 심의를 신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등급 판정을 거부당했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심의에 통과한 갓오브워 3 같은 경우에는 맨손으로 사람의 목을 뽑고 눈알을 터뜨리는 연출을 넣었음에도 말이다. 모탈컴벳은 분명 20년 전에는 게임의 고어연출에 있어서 신기원을 열었고, 수많은 카피켓을 만들 정도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모탈컴벳은 그저 수많은 폭력 게임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아버지된 자의 권위'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모탈컴벳은 20년전부터 게임 내의 폭력 논쟁을 이끌어온 기수 같은 존재였고, 20년 동안 프랜차이즈를 이끌어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모탈컴벳이라는 이름을 세겨놓았다. 심의 위원들이 모탈컴벳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등급 분류를 거부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크게 놀랍지는 않다. 그리고 심의위원들이 동시에 모탈컴벳이 다른 게임에 영향을 미쳤던 고어 묘사 등의 요소를 간과하는 점도 크게 놀랍지만은 않다:예를 들어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의 경우, 멀티플레이에서 빈사 상태에 놓여있는 상대 플레이어를 과격한 폭력으로 마무리 짓는 처형을 가할 수 있다. 이것이 모탈컴벳의 페이탈리티와 폭력묘사와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심의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모탈컴벳과 기어즈 오브 워를 서로 구분짓는 기준은 그저 모탈컴벳이 이 모든 논쟁과 연출을 만들어낸 기원이라는 점 단 하나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탈컴벳은 다소 억울하게도 한국 내에서 심의를 공정하게 받지못하고는 있으며, 11도 비슷하게 심의 거부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물론 이 게임이 폭력과 고어 묘사'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여타 폭력 게임들보다 더 과도하게 십자포화를 받는 경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금번 11의 발매에는 적어도 그러한 편견에서 벗어나 공정한 심의를 받고 정식으로 국내 출시가 되었으면 한다. 다른 폭력 게임들은 다 들어오는데 모탈컴벳만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다소 모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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