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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식령 제로


이런 느낌. 4화까지 감상했는데, 4화까지만 봐서는 도대체 왜 2화에서 그런식으로 진행되는지, 왜 1화의 훼이크 주인공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사실, 이런 현재->과거->현재 라는 구조는 여기 저기서 많이 써먹는 구조고, 잘 써먹으면 대단히 좋은 이야기가 뽑혀나오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보는 중. 요즘 취향에 애니임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취향도 잘 맞고, 숨어있는 작품을 찾아낸거 같은 기분이군요.

그나저나 1화 주인공들 안습 ㅠㅠ


창성의 아쿠에리온

나쁘지 않아요. 평은 별로이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는 적절. 은근히 설정이나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괜찮은 부분이 많고, 열혈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라제폰의 비주얼, 설정+열혈 로봇물이라는 느낌. 하지만 이 애니를 제 머릿속에 영구히 박아버린 합체 장면을 제외하면요(......)

기계천사 아쿠에리온은 벡타 솔, 마스, 루나의 합체로 합체 순서에 따라 3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합체 장면 자체도 멋지고 괜찮았는데, 문제는 합체하는 것으로 파일럿들이 느끼는 걸 제외하면요(.....) 한 때 제 동생이 '창성의 아쿠에리온 합체 장면 작화 완전 오르가즘 작화야'라고 했는데, 이걸 정확하게 바꾸자면 '창성의 아쿠에리온 합체 장면은 오르가즘이야'로 고쳐야 합니다.

1화, 2화 합체 씬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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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합체라는 의미가 로봇 합체 말고도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된 장면이었습니다. 설정상, 주인공, 여 주인공, 여주인공 오빠 이렇게 3명이서 아쿠에리온을 모는데, 표정만 본다면 3명이서 단체로 하는줄이라도 알겠습니다(.....)

하여간 아무생각 없이 보기에는 적절한 작품입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おかえり, アキユキ
어서와, 아키유키

ただいま
다녀왔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뀔 때까지,
사람은 살아간다.

여태까지 망념의 잠드를 제작한 본즈 및 자막 제작자이신 크로미트님에게
감사 말씀 올립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인 체인질링을 보고 왔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어느 블로그에서 '밀양의 대척점에 있는 영화'라고 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는 어렸을 때 본 용서받지 못할 자(The Unforgiven)의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본적이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뭐, 같이 간 가족들은 또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타일의 영화라고 평을 합니다만, 저는 그 차분한 분위기가 좋더군요.

영화는 실종되었던 자신의 아이가 실종된지 몇달만에 다른 아이로 바뀌어져 돌아온 싱글맘 크리스틴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영화는 주인공인 크리스틴이 자기 자식을 되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여타 영화들과는 달리 이 과정이 대단히 담담하게 표현됩니다. 크리스티는 대단히 극한의 상황ㅡ경찰은 그녀, 경찰에게 대들었다고 정신병원도 가고, 실종된 아들은 사실 연쇄살인범이 납치해서 죽이기 까지ㅡ에서의 감정은 담담하면서 마음에 와닿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영화는 '어머니 VS 온 세상'의 대립구도를 보여주는데, 온 세상이 '그 놈이 니 아들이다 or 아들은 죽었다 받아들여라'라고 어머니에게 압박을 가하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는 내용을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대단히 답답한(혹은 애처로운)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심정을 신파적이지 않으면서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또다른 특징은 당연 섹시 스타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 변신입니다. 솔직히 작년의 원티드(Wanted, 2008)를 생각하면 '이사람이 그사람인가?'라고 느껴질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1930년대의 능력있는 싱글맘의 모습이더군요. 부모님은 영화속 크리스틴 '안젤리나 졸리 많이 늙었네'라고 하셨지만, 저는 '안젤리나 졸리가 배우로서의 관록이 붙었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군요. 영화 내에서 드러나는 배우의 오라는 단순한 분장이나 특수효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경험과 몰입에서 우러나옵니다. 체인질링에서 안젤리나 졸리는 그러한 크리스틴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었습니다. 특히 정신병원에서 겨우 나오고 난 뒤 자신의 자식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쯤 넉이 나간 모습을 단지 버스 차장에 앉아 멍하니 앉아 있는 부분은 압권이더군요.

하여간, 대단히 좋은 작품입니다. 2시간 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루하지 않으면서 자극적이지 않고, 드라마도 좋으니까요. 원래 처음 미국에 나왔을 때 꽤나 악평을 들었는데, 왜 그런 평이 나왔는지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이런 잔잔한 드라마를 보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군요 ㅎㅎ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일본 애니계에 아카데미 상이 있다면 

2009 대상-망념의 잠드
2009 감독상-망념의 잠드
2009 각본상-망념의 잠드
2009 주연성우상-망념의 잠드
2009 조연성우상-망념의 잠드
2009 케릭터상-망념의 잠드
2009 작화상-망념의 잠드
2009 전투 장면 연출상-망념의 잠드
2009 음악상-망념의 잠드
2009 오프닝 & 엔딩 상-망념의 잠드
2009 평생공로상-망념의 잠드의 제작진 및 본즈 & SCE 및 PS3와 블루레이 개발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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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메카닉 디자인 상-라이드 백(????)


이렇게 줘야합니다. 올해 4월 신작 10월 신작 나오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1년, 아니 5년 내(솔직한 심정으로는 10년 내라고 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심하니까;)에 이런 테마로 이 애니를 능가 할 수 있는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본즈가 작심하고 이걸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한 과연 더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는지 부터가 의심됩니다. 예전에 에우레카 7을 다 보고 난 뒤에 '이런 테마와 분위기의 작품이 일본 애니에서 다시 한번 나올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망념의 잠드는 그러한 의문을 비웃듯이 훌륭히 전작인 에우레카 7을 극복해냈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에우레카 7의 대척점에 있는 듯한 분위기로 에우레카 7의 거울속 쌍둥이 같다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점점 뒤로 가면 갈수록 자신의 세계나 표현법을 구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지금 거기 있는 나'와 비교하고 싶은데, '지금 거기 있는 나'를 세련되게 바꾸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직 한화가 남아있으나, 거의 후일담적인 성격이 강한 내용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는 이번화에서 끝났습니다. 깔끔하게 여태까지 나온 모든 떡밥 처리에 성공. 이제 남은건 후일담에 얼마나 터뜨려주느냐의 문제.

그리고 罪惡業 예고 입니다. 罪惡業 5부는 스트레인져:무황인담, 罪惡業 6부는 망념의 잠드(26화 감상 후에), 罪惡業 7부는 블랙라군 순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원래는 감상예정에 들어있지 않은 작품입니다만, 어쩌다 보니 가족 극장으로 부모님과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이게 제가 감상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첫번째는 이스턴 프라미스)인데, 여러 가지 의미에서 대단히 충격적인 작품입니다. 당시 1980년대에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서부터 주제나 이를 표현하는 방식까지 지금 봐도 놀랍다고 할 수 있더군요.

영화는 포르노 TV 체널을 운영하고 있는 맥스가 비디오드롬이라는 스너프(실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는 영상물)를 보게 되면서 환상을 보게 되고, 그의 인생이 어떻게 파괴되는가를 보여줍니다. 처음 주인공인 맥스가 이 스너프 프로그램인 비디오드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비디오드롬이 대단히 자극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 모든 것이 짜여진 각본대로의 이루어지는 허구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후, 그가 비디오드롬이 극본이나 각본대로 연기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스너프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왜 그런 모험을 하는거지? 가짜로 하는 것이 실제보다 덜 위험하고 비용이 덜 들잖아?"

영화 내에서 비디오드롬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스너프가 아니라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철학은 바로 '더 강한 자극'입니다. 즉, 스너프라는 그 살인의 기록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 목적인 더 강한 자극입니다. 브라이언 오블리비언(Oblivion, 망각이라는 의미입니다.) 교수는 이를 텔레비전과 결부시켜 '텔레비전은 인간의 망막이며, 그것은 단순히 보는 것 이상이다.'라고 암시를 하죠. 그리고 TV에서 일어나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은 오감과 다른 인간이 새로운 감각이 될 것이며 비디오드롬은 그러한 새로운 감각을 위한 자극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인간의 새로운 자극은 인간을 실제와 환상, 이 둘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고 주어진 프로그램(테이프, 비디오드롬)에 순응하는 광신도적인 인간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더 강한 자극'은 주인공인 맥스의 신체와 기계의 결합으로 이어집니다(총과 손의 결합, 그리고 비디오와 인간의 결합) 애시당초부터 인간은 그러한 자극을 받아들이기에 적절하지 않으니, 그러한 자극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새로운 감각을 수용하는 과정입니다. 거기에 이러한 비디오를 위시한 새로운 매체들, 이것이 기술의 발전에서 왔다는 것과 인간과 기계의 이질적인 결합은 결과적 인간을 파괴할 수 밖에 없다는 크로넨버그 감독의 지론도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계와 결합한 주인공은 처음에는 베리의 명령을 따르다가, 오블리비언 교수의 딸에 의해서 프로그램이 바뀌니까 역으로 베리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은 기계와의 결합을 통해서 인간성이 사라지고 자극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인간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감각 기관과 정보 능력을 확장시키는 미디어라는 새로운 기계 감각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러한 담론이 대단히 발달하였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놀라운 주제는 아니지만, 20년전 비디오라는 매체가 점점 보급되기 시작하였을 때 크로넨버그는 이러한 혜안을 가지고 기술 문명을 경계한 점은 대단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이 무너지는 과정과 그 폭력을 자극적이지 않지만 대단히 인상깊게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아버립니다. 총에서 기계가 자라나서 주인공의 팔과 결합하는 부분, 주인공의 배에 비디오 데크가 생기는 것 등은 그런 부분을 잘 보여주는 대단히 인상깊은 장면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맥스가 스스로의 머리에 총을 겨누면서 "Long Live With New Flesh"이라 말하고 자살합니다. 결과적으로 인간성이 없어진 인간은 스스로 자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말입니다. 근데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도 먹힌다는 것이 더 무섭네요.


덧.글이 너무 길어지는거 같아서 그냥 갈아엎은 글입니다. 뭔가 많이 부족한듯;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여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자전거 선수지만 형보다는 뛰어나지 못했고, 군대를 갔다왔더니 형이 자신의 애인을 차지하였습니다. 게다가 고향은 답답하고 따분하며 지루하며 메마른 토지밖에 없는 절망적인 공간입니다. 그래서 그는 고향을 뛰쳐나옵니다. 그리고 그는 타지에서 자전거 선수가 되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자전거 경주 중에 자신의 고향을 지나게 됩니다. 하필이면 그 날이 자기 예전 애인과 형의 결혼날이었고, 설상가상으로 그는 '저 놈 잘라버려'라는 스폰서의 말을 듣습니다. 게다가 우리편을 이기게 하기 위해 도발하러 앞으로 나섰다가, 우리편은 중도탈락하고 자신이 가장 선두에 서서 후발 그룹에게 쫒기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렇게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은 그런 사면초가의 기묘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귀향을 하게 된 자전거 선수 페페의 이야기입니다.  

-이 애니의 가장 멋진점은 자전거 경주와 페페의 상황과 과거가 한데 어우러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에서 설명드린 페페의 상황은 철저하게 페페의 외부의 관점에서 설명됩니다. 예전 고향에서 페페에게 있었던 일들을 다른 제 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서 페페의 자전거 경주 장면을 보여줍니다. 페페 자신이 과거의 있었던 일을 직접적으로 회상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있었던 일이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인물들이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페페의 심경 또한 이러하지 않을까? 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거죠. 게다가 자전거 경주가 점점 치열해지면서 우리는 페페가 과거에 자기보다 더 뛰어난 형에 대한 일종의 컴플랙스와 애인을 빼앗긴 것에 대한 어떤 한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자전거 레이스는 절정에 치닫게 됩니다. 

-안달루시아로 돌아오는 레이스에서 페페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진짜 돌아가기 싫은 그런 심정이었을 겁니다. 사실 날짜 타이밍도 안좋게 자기 전 애인과 형이 결혼하는 날에 고향으로 들어오는 레이스를 한다면 더더욱 싫겠죠. 자기가 고향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니까요. 거기에 자신을 자르라는 스폰서와 우리편을 이기기 위해서 도발하러 앞으로 나갔다가 맨 앞에 혼자 서서 온갖 레이서들에게 추격을 받게 된다면 아마 그건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마치 인생에 대한 비유같이 느껴졌습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에서 피하고 싶은 기억이나 추억이 있습니다. 페페 에게는 그것이 자기 고향, 안달루시아라는 공간이죠. 그리고 그러한 기억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여기에 자기 인생의 최악의 순간들이 겹칠 때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그냥 다 때려치고 포기할까요? 망연자실하고 대충 행동할까요? 아닙니다. 인생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못됩니다. 마치 레이스 처럼,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닥쳐와도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페페의 배경을 시청자들이 이해하게되는 그 순간, 페페는 마지막 구간에 들어가고 애니는 클라이맥스에 들어갑니다. 마치 그의 갈등 또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듯이 말이죠. 그리고 자전거 레이스는 끝이 나고 페페는 가까스로 1등을 차지하게 됩니다.

-사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힘든 순간이 있고 그걸 극복하고 난 다음에는 그 순간은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페페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고향이라는 공간과 자전거 레이스라는 경험이었겠죠. 하지만 페페 자신은 고향을 버리고 자전거 선수가 되었지만, 고향은 그를 따스하게 맞아줍니다. 마치 고향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의 한 구절인 '그대를 기다리는 고향, 아무것도 없는 고향 안달루시아'처럼 말이죠. 그리고 페페는 자신의 고향과 과거를 받아들입니다. 뭐, 엄밀히 이야기해서 그가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그 자신이 고향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는ㅡ애인과의 이별 후의 페페가 언덕에 오르고 나서 행동을 보았을 때ㅡ 사실 자체인 것이죠. 결국 그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순간(자전거 레이스 중의 해프닝)과 부정하고 싶은 공간(형과 전 애인이 결혼한 공간인 고향)은 그에게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아닌, 흑백 사진과 같은 추억이 됩니다.

후에 그는 계속되는 레이스 중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서 자기 고향 안달루시아의 명물인 가지 절임과 와인을 맛있게 먹습니다. 뭐, 페페 나름대로의 과거와 현재를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었나 싶군요^^


덧.이 작품은 2003년 칸느 영화제 비경쟁 부분에 나갔다는군요.
덧2. 지브리 제작의 작화 스타일이 느껴지더군요.
덧3.어떤 의미로는 대단히 향토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었습니다.
덧4.술마시고 리뷰쓰기는 처음이네요 ㅎㅎ;;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주의! 쌍둥이 백합물이 아닙니다)

1999년 건담의 창시자인 토미노 옹이 다시 감독을 맡은 건담 시리즈입니다. 칸노 요코 음악, 스타워즈 메카닉 디자인의 시드 미드, 그리고 건담의 창시자이자 디렉터인 토미노 옹 등의 드림팀이 모여서 만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턴에이 건담은 건담 중에서도 이질적인(G건담을 포함해서), 그리고 일본 애니 중에서도 이질적인 특이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계 명작 동화-건담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건담이 다른 건담에 비해서 얼마나 이질적인 작품인지는 토미노 옹이 칸노 요코에게 음악을 주문 할 때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데,

토미노 : 남자와 여자 뒤에 숨겨져있는 그 호모라던가 레즈비언 같은 느낌을
품고있는 유전자가 암약하는 듯한 느낌의 곡을 만들어줘.

.....그거 이외에도 턴에이 건담은 대단히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 특유의 미형 작화에서 벗어난 듯한 작화, 팔아먹으려고 만들어낸 것 같지는 메카닉 디자인,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은 천성적으로 착하다는 성선설적 입장, 그리고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인물 설정 등은 건담 시리즈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애니에서도 벗어난 듯한 느낌입니다. 결과적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동화적이면서 전설적인 독특한 애니입니다.

이 애니는 보통 건담 시리즈가 그러하듯이 반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전이라는 주제를 겉으로 드러내는데 있어서 크게 두가지 장치를 이용하는데, 하나는 서로 닮은 외모를 지닌 지구측의 키엘 하임과 문레이스 측의 디아나 소렐 간의 관계이고 두번째는 과거의 거대한 전쟁으로 세상이 멸망하였다는 전설을 통해서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장치를 이용합니다. 특히 디아나 소렐과 키엘 하임의 관계는 '두 사람이 하나, 한 사람이 두사람'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서로의 입장-지구와 문레이스-을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사람이 디아나 소렐, 이 사람이 키엘 하임'이라고 구분 지을 수 있었지만, 점점 애니가 진행되면서 둘의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어쩌면 디아나 소렐과 키엘 하임으로 대표되는 지구와 문레이스가 융합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애니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주인공은 로랑 셰아크와 턴에이 건담이 아니라 키엘 하임과 디아나 소렐, 이 둘이라고 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만족스런 작품입니다. 문제점이 있다면 너무 이야기의 완급이 없기 때문에 빠져들어가면서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점 정도? 솔직히 오랫동안 보기는 보았지만, 아직까지 3/4밖에 못보았다는 점이 이런 문제점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카닉 탈춤.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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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적절하다....)




-국내 비디오 버전(삭제 버전) 뒤에는 이렇게 써져 있습니다.

"이걸 끝까지 다 본다면 당신은 악마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걸 끝까지 깔깔 거리면서 다 봤습니다. 악마 인증(.......)

-피터 잭슨이 유명해지기 전, 뉴질랜드에서 B급 고어 영화들을 찍었다는 것은 영화계에 일종의 전설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고무인간의 최후, 데드 얼라이브, 피블스를 만나요 등 그의 뉴질랜드 시절 영화들은 프라이트너로 헐리웃에 엉망으로 상륙(.....)하기 전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고 나름대로의 팬층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피터 잭슨표의 B급 고어 영화로 알려진 작품들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라면 당연히 '데드 얼라이브' 끼게 되는데(개인적으로 피블스를 만나요 도 대단한 작품이라 보지만), 당시 나온 좀비 영화 중에서는 강한 묘사로 나름 악명이 높은 작품이었죠.

-근데 사실 이거 코미디 영화입니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50년대, 마마보이와 여자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심술궂은 엄마는 아들의 연애를 방해하게 되고, 그리고 돈을 밝히는 엄마의 사촌이 마마보이를 치근덕거리고...하지만 마마보이와 여자는 그러한 사랑의 장애물들을 다 넘어서 진정한 사랑을 이루어냅니다. 마치 50년대의 흑백 코미디 영화같은 스토리 라인이죠.

......여기에 좀비가 들어가 되면서 영화는 골때리는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엄마가 좀비 원숭이에게 물리고 좀비가 되고, 마마보이인 주인공은 어찌어찌 좀비인 엄마와 엄마가 죽인(?) 좀비들을 지하실에 놓고 열심히 엄마와 좀비들을 부양(?)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극단적 버전으로 진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이 달랑달랑하게 붙은 간호사 좀비가 음식을 제대로 못넘기자 주인공이 목을 뒤로 재껴서 식도에 직접 음식물을 넣는 장면, 간호사 좀비와 신부 좀비가 성관계를 해서 나온 아기 좀비(......), 곱창 좀비(허파가 팔이고, 다리는 창자, 식도가 머리;;), 그리고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무도회장에서 춤을 추는 것 같은 잔디깎이 좀비 학살 장면 등 좀 '관대한' 유머감각을 가진 사람이 봤을때는 대단히 웃긴 장면들이 많습니다.(만약 관대하지 못하다면 이 영화는 거의 생지옥에 다름 없지만)

게다가 보통 이런 좀비 영화들이 무거운 색조와 공포스러운 음향, 심각한 배우들의 연기들로 나름 분위기를 잡으려 하는데, 데드 얼라이브는 이와 반대로 밝은 분위기와 의도적으로 어설픈 배우들의 연기로 영화의 높은 수위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영화같은 분위기를 물씬 냅니다. 어찌 보면 피터 잭슨의 연출력이나 감독으로서의 재능은 반지의 재왕 이전 데드 얼라이브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호러 코미디 영화로 일가를 이룬 대단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요.

-데드 얼라이브는 두가지 전설이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는 전 영화를 통틀어서 피를 30CC 썼고, 스튜어트 고든의 좀비오는 피를 2000L, 그리고 마지막 데드 얼라이브는 피를 4만 리터를 썼다고 합니다. 아직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는 중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이 영화는 무삭제로 12세 이용가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정보에 따르면, 데드 얼라이브를 본 뉴질랜드 영등위 위원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넘어가도록 웃은 뒤에 '이 영화를 진짜라고 믿을 사람은 없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12세 이용가를 때렸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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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좌인 너를 여기서 죽인다. 이제부터 너는 그저 카키스 토우지로일 뿐이다."

-망념의 잠드에서 가장 매력적인 케릭터 중 하나인 카키스 중좌가 22화에서 타케하라 류조 선생의 총에 맞고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끝까지 살아남아서 어떻게든 갱생의 여지를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은 자신이 행한 일에 죄책감을 느끼고 이런 식의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사실 중간에 밥맛 떨어지는 짓도 많이 했지만, 그러면서 여러가지 의미로 씁쓸한 느낌을 준 케릭터입니다.

사실 카키스의 매력(?)은 바로 완벽하게 악이 되지 못하는 그 어중간함에 있겠죠. 처음 센탄도에 왔을 때는 순수하게 어머니(스마코)의 고향인 섬을 지키고 대 인형병기 연구(이때는 그 정체를 몰랐음)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대 인형 병기라는 것이 결국 인간을 쓴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러한 연구를 진행하는 칸바 박사의 꼬드김에 분개하지만, 결국 칸바 박사와 함께 사람을 실험체로 이용한 대 인형 병기 연구에 착수합니다. 즉, 죄인이 되어서 전쟁을 종결하자는 것입니다. 그 이후, 칸바 박사와 함께 미도리를 이용해서 대 인형 병기를 완성합니다(그 와중에 칸바 박사가 딴 생각을 먹으니까, 칸바 박사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면서 인종 차별 발언까지 해주는 강한 모습까지 보여주죠) 혹자는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개츠비형 케릭터(처음에는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결국은 타락하게 되는 케릭터 유형)이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딱 들어맞는 설명이더군요.

 하지만 원래 인간이 그렇게 나쁜 인간이 되지 못했고 워낙이 어설픈 악당이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을 전장에서 살려내었던 타케하라 류조에게 자신을 죽이게 하려는 의도적인 자살을 꾀합니다. 이 부분에서 이 케릭터에 대한 묘한 동정심이 일었는데, 결국 자신이 이루던 바를 이루었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서 어린 아이처럼 해매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대칭점에 있는 에우레카 7에서의 악역 듀이는 애니 끝까지 완벽하게 자신이 모든 계획을 리드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여주었지만(그래도 마지막에는 정말 씁쓸한 최후였지만), 그에 비해 카키스는 대단히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 케릭터입니다. 앞으로 잊지 못할 악역 케릭터 중 하나가 되겠군요.

벌써부터 그의 헛소리들이 그리워지는군요(망념의 잠드에서 카키스가 가장 많이 현학적인 대사를 내뱉었습니다)

-22화에서는 결국 '남쪽이나 북쪽이나 미쳤다->세상의 근본 구조 자체가 미쳤다'로 나가는 망념의 잠드입니다. 과거 에우레카 7이 대단히 희망적인 이야기ㅡ'러브&피스!'를 외치는 히피 테러리스트들과 한 소년의 성장담과 첫사랑ㅡ를 그려내었다고 할 수 있다면, 망념의 잠드는 철저히 '미친 세상에서 어디에도 없어 보이는 희망 찾기'라는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인상깊은 점이, 그러한 완벽한 절망 속에서 묘하게 현실적인 희망이 숨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죠. 이제 곧 26화이고 이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습니다만(마지막 일전은 태동굴에서 이루어 질 것 같군요), 다 보고 나서 여운은 에우레카 7이나 흑의 계약자, 카우보이 비밥 급이 될 거 같군요.

-나키아미가 했던 대사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자신을 잊지마." 암, 잊을 수 없지. 잊을 수 없을거야.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월 애니 신작 라이드백(Ride Back)입니다. 이번 1월 신작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었고, 그리고 감상 후에도 이번 1월 신작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원작은 IKKI에서 연재하고 있는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근미래 학생운동 활발하고, 라이드 백이라는 특이한 메카닉이 보급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발레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두었고,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라이드 백이라는 메카닉을 만나고 메카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메카+정치+발레(?)의 우아함을 믹스한 독특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라이드백 1화는 이러한 설정을 한화에 압축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GGP라는 레지스탕스(라지만, 쉬운말로는 테러 단체?)가 지배하는 근미래, 암울한 세계, 거기에 대항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러한 세계와는 관계 없이 발레 무대라는 자신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린. 린은 위대한 발레리나였던 어머니를 동경하여 발레리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와중의 발목 부상으로 더이상 어머니를 뛰어넘는 발레리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발레를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죠. 그러던 와중에 라이드 백이라는 메카를 만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린의 독백이나 서술 없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아이케치 전반 12분과 후반 12분에 따라서 날씨와 분위기를 대비시켜서 처음 린이 발목 부상을 당해서 발레를 그만 둘 때 '세계는 변한다'와 마지막 라이드백 페고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며 '세계는 변한다'를 훌륭하게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1쿨이라는 한정적인 시간에 대단히 압축적으로 나가고는 있지만 전개 자체는 군더더기 없는 묘사가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니는 이러한 사건들이 마치 실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것 같이 묘사하고 있고, 그러한 묘사 중에서 저 묘한 메카, 라이드 백이 나오는 것도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 이 애니의 주역 라이드백(Ride Back)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라이드백은 승용각식(脚式) 자동 2륜 차량을 일컫는 말로, 오토바이의 형태에서 이족보행(?)의 형태로 변신하는 메카닉입니다. 이족 보행형태에서 사람이 마치 다른 사람에게 업혀있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고 해서(Ride on Back) 라이드백(Ride Back)으로 불립니다. 사실 저는 메카닉 때문에 애니를 보다가 쇼크를 먹은 적은 없습니다만, 이번작 라이드백은 어떤 의미에서 '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예전에 서핑보드 타는 메카닉(교향시편 에우레카 7)처럼 오토바이 형태로 주행을 하다가 2족 보행형태로 변형해서 보통의 차량이 갈 수 없는 곳이나 인간처럼 움직이는 등(지나간 장면으로 무기를 쏘는 장면이 있었지요)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재밌는 점은 이것이 전투나(물론 처음에는 전투용으로 만들어졌지만)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차량이나 오토바이의 일종으로 굴러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 세계에서는 저런 메카들이 그냥 아무 이상한 점이 없이 고속도로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죠(1화에서 그런 말이 나옵니다.) 마치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에서 마법사가 그냥 길에 채이는 돌과 같은 느낌으로 널려있었고, 라이드백에서도 아직 보급은 덜 되었지만 앞으로 길에 채이는 돌보다는 더 많은 모습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면 참 분위기가 오묘하겠군요(.......)

하여간 이 애니는 제가 좋아할 만한 3요소가 모여있는데,

찌질하지 않은 여주인공(물론 아직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듭니다.)
독특한 메카(올해 저거 보다 더 이상한 형태의 메카가 나올까요?)
특이한 배경설정과 분위기(대학교 학생운동이 활발한 시절이라니, 좀 기발한 발상인듯)
+덤:여주인공이 생머리임(.......)

맥주 마시면서 보기에는 적당한 애니메이션인거 같습니다. 하여간 1월 신작중 가장 기대하고 열심히 볼 듯한 작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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