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우리는 비디오 게임의 시대에 살고 있고, 그 시대의 이름은 그랜드 테프트 오토다:GTA3의 등장 이후 GTA5에 이르기까지 GTA는 단순하게 하나의 게임으로 끝나지 않고 대중문화와 시대의 총합으로 설계된 야심찬 작품이었다. 실제 스탭롤만 1시간이 넘어가는 긴 스텝롤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GTA가 인용하고 있는 대중문화의 내용들은 결국 현재적Contemporary이기 때문이다. 서부극에 대한 애정으로 서부극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레드 데드 리뎀션 같은 작품이 창작자의 개인적 욕망에 근거한 작품이었다면(레데리 2에서 영화 원전을 고르는 폭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GTA 시리즈는 철저하게 산업화된 작품이고 그 자체로 자기 복제이자 자기 인용인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GTA6의 등장은 시대를 정의 내릴 것이고, 그 정의가 앞으로 10년을 결정할 것이다.

물론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본인은 GTA 시리즈에 대해서 항상 호의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게임 시장이라는 것은 트리플 A에서 B급, C급 까지 다양한 라인업의 게임들이 각자의 리그에서 다양하게 싸우는 상황이지, gta5가 나왔을 때 한때 커뮤니티를 휩쓸었던 '단 하나의 태양 gta5'라는 개념을 좋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커뮤니티라는 것의 극단적인 성향을 생각한다면, 본인의 불호의 감정은 엄밀하게 GTA를 향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커뮤니티를 향해야 한다(물론 본인은 게이밍 커뮤니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GTA5가 나오기 전 후, 커뮤니티나 SNS에서 느꼈던 찬사들은 본인의 이 불호의 감정의 대상을 혼동하게 만들기 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TA 시리즈의 현재성은 상당히 독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미국사회에 대한 축소이자 미국 사회에 대한 자기 풍자이기도 한데, 메인 스토리를 통해서 풀리는 이야기와 별개로도 사이드 스토리나 게임 내의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미국 사회의 현 주소를 과장해서 드러낸다. 그러나 동시에 게임이 발매되는 텀(거의 12년 만의 신작 발매!)을 생각한다면, 이 현재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라는 동시대성과 과연 얼마나 맞닿아있을지도 상당한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즉, 과연 GTA 개발사가 근 12년 동안 바라본 미국 사회에서 어떤 점들을 GTA6에 녹여내었는지, 그리고 그 녹여낸 내용이 과연 12년이라는 기간이 지난 지금 현재 우리가 느끼는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있을지가 관건인 것이다.

락스타는 이미 GTA4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 GTA5에서 SNS나 중산층 가정의 위기, 스마트폰의 등장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게임에 녹여내었다면 과연 이번 GTA6에서는 어떠한 것들이 게임에 추가되고 이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게 될 것인지과 관심사가 되는 것이다. 특히 GTA5 이후로 GTA는 그저 GTA만으로 끝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레데리 2가 보여주었던 야망이 GTA5의 스케일과 디테일이 맞물리게 된다면, 과연 락스타가 바라보는 미국이라는 세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대단히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다. 추가적으로 근 몇년간 격동하는 세계와 미국 정세가 미국 한정으로 풍자적아고도 정교한 미니어처 세계와 만나게 되면 과연 변할지 변하지 않을 지 그것이 흥미로운 지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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