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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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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나 가서 변명하지 그러냐)

망념의 잠드

20화까지 감상. 사실 올해 최고의 명작은 단연 망념의 잠드가 아닐까 싶네요. 나오는 케릭터들이 모두 매력 있고, 매화 매화 작화도 좋고, TVA(라 하기에는 미묘하지만)로써도 이야기 탬포도 좋고, 주제의식도 괜찮습니다. 20화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끝이 보이는 느낌인데, 일단 19화에서 아키유키와 하루가 만나고 아키유키가 드디어 가면을 벗게 됩니다. 비트 카야크로 하루가 떨어지는 아키유키를 받아내는 모습은 교향시편 에우레카 7의 26화에서 랜튼이 떨어지는 에우레카를 니르밧슈로 받아내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아키유키의 등에 난 초록색 날개는...코라리언?(......)

재밌는 점은 북쪽의 히루켄 황제도 잠드였다는 것. 하지만 경동자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장면이나, 잠드 치고는 상당히 이상한 모습을 취하고 있는 점 등은 히루켄 황제가 이야기 내에서 대순례와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됩니다. 게다가 '나를 죽이러 와라, 아키유키'라는 장면은 뭐랄까, 히루켄 황제도 대단히 꼬여있는 상황에 처한 인물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케샨 Sins

점점 케샨의 각성을 통해서 이야기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케샨 Sins입니다. 이쪽도 슬슬 케샨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봐줄만하더군요. 하지만, 디오가 그 찌질이의 역할을 이어받고 있군요(......) 10화에서 자기 스스로 '나는 콤플랙스에 휩싸인 놈인가'라고 하던가, 일부러 케샨이 낸 상처를 유지하려고 하던가, 혹은 둔이 계속 루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받아 하는 모습이라던가, 이 자식 케샨보다도 더한 찌질이더군요. 뭐 이거 웃을 수도 없고...케샨의 찌질함을 발전+변형 시킨 별로 보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근데 뭐랄까, 디오도 케샨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인거 같더군요. 아니, 엄밀한 의미에서 '로봇'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았을때는 인간을 로봇의 형태로 개조한거 같은 느낌이 나는데(피가 나고, 살이 떨어져나가는 등), 정확하게 설명이 나와야 할 거 같습니다.

소울이터

드디어 오리지날 스토리로 들어가고 있는 소울이터입니다. 사실 4쿨 짜리 애니가 37화 즈음서부터 오리지널 스토리로 들어가는 건 너무 늦지 않았냐는 생각도 어느 정도 듭니다. 혹시 51화 내로 그 모든 떡밥들을 처리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로 생각합니다.  

블랙스타의 폭주 장면은 나름대로 강렬하더군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죽은거나 다름없다고!'라고 외치는 부분은 정말 멋졌습니다. 다만 그게 앞으로 부정적인 부분으로 나아갈거 같다는게 문제지만요;;

철완 버디 Decode

으음...10화쯤에서 본궤도에 올라선 철완 버디. 이야기 전개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물론 2쿨이라는 걸 감안(2시즌이 올 1월에 방영)한다면, 아주 나쁜 탬포는 아닙니다. 그래도 여러가지로 시즌을 둘로 나눴는데 이래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적잖게 들더군요. 게다가 은근히 작붕도 눈에 보이고, 케릭터도 아카네의 전작 노에인이나 히트가이 J보다 딸린다는 느낌이고, 액션도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군요. 사실 나쁘다기 보다는 미묘하다 라는 평이 더 적절합니다.

그래도 10화에서 운디네 vs 버디의 전투씬은 대단히 거친 느낌으로 잘 만들어졌더군요. 군데 군데 작붕이 눈에 대단히 밟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케샨의 아크로바틱한 액션과 달리 둔탁하고 거친 느낌의 액션-운디네 전에서 버디는 만신창이가 되서 겨우 이깁니다.-을 잘 살려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륭카도 슬슬 각성하였고, 이제 남은건 13화까지 어떻게 이를 정리하고 2시즌으로 이야기를 넘길건지가 관건이군요.

덧.그외에 턴에이, 스피드그래퍼 등도 보고 있지만, 아직 감상평이 올라올 정도는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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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게임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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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아트에서 발췌)

1.사람마다 취향을 타기는 하겠지만, Left 4 Dead는 확실한 대작입니다.

2.일단 게임은 재밌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L4D가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는 바로 현제 패키지에 끼어있는 컨텐츠 이외에 추가적인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이 되는가 라는 문제인데, 사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Valve의 스팀이라는 나름의 다운로드 판매 시스템과 업데이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처음 스팀이 나왔을 때는 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스팀은 건재하며 다양한 게임들을 지원하는 등 상용 게임 판매의 하나의 대안을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뭐, 하여간 카스 1.6 이후로 다운로드 판매와 업데이트에 대해서 지속적인 노하우를 구축한 Valve가 L4D를 버린다고 마음먹지 않는 한, L4D의 추가 컨텐츠는 지속적으로 추가될 것이라 보입니다.

...사실 L4D에 대해서 Valve가 사전 마케팅만 거의 수억을 갖다 부었다고 하더군요. 일례로 제가 자주가는 해외 게임 사이트인 Kotaku에서도 한 1~2주일 정도를 L4D 광고를 달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Valve가 L4D를 쉽게 버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지금 L4D 어둠의 루트로 구해서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하프라이프 2 시절서부터 이미 스팀이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였다고는 하나, 그래도 전세계 발매일(스팀 기준)이 11월 18일 경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빠릅니다. 이번에는 팀포2하고 달리 ncf 형식의 파일이라서 뚫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도대체 크랙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인간들인지 한번 구경이라도 하고 싶군요.

4.지금 L4D관련 커뮤니티 3군데-베타겜 L4D 게시판, 루리웹 L4D 게시판, 네이버 공식 L4D 커뮤니티-를 돌고 있는데, 루리웹 빼고는 불법 사용자들이 득시글 거리는군요; 그래도 네이버 쪽은 불법 사용자들에 대해서 엄정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비해서(생각보다 빠른 조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타겜 측은 완전히 시궁창입니다. 몇몇 개념 유저들이 방어전(...사실 방어전을 펼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만;)을 펼치고, 신고하고, 사과하고...카오스가 따로 없는듯; 사실 개인적으로 베타겜 쪽은 게임 발매 되기도 전에 게임 비방하고,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서 옹호하는 글들도 왕왕 올라오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이제 몇 안남은 PC 게임 전문 커뮤니티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쪽을 둘러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재밌는 점은 게임 마지막에 올라가는 크레딧에 대해서 말이 많던데 L4D는 애시당초부터 플레이어들이 좀비 영화를 찍는 것이고, 그 영화를 찍는 배우의 역을 맡는 것인데, 왜 그렇게 모두들 게임에 스토리가 없냐느니 뭐니 말이 많더군요; 사실 L4D는 여러분들이 B급 좀비 호러 영화 볼 때 어떤식으로 보는가를 생각하시면서 플래이 하시면 됩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들 '플레닛 테러'를 보시면서 '저거 바이러스 어디서 온거야?', '이 영화가 뭘 의미하는거지?'라는 의문을 던져가면서 영화를 보지는 않지 않습니까?(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지만, 팝콘을 던지면서 야유하고 싶다는 충동도 느꼈음....) 대충 그런 맥락에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하여간 L4D는 올해 최고의 멀티 게임입니다. 나중에 자세한 리뷰를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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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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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념의 잠드

13화 이후로 14화가 거의 4주 가까이 나오지 않아서 감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에 겨우 구해서 보았는데....이랄까, 14화 스토리상의 분위기 반전이 완전 개쩝니다. 게다가 후유이치는 완전히 개★죽★음, 아키유키는 잠드에게 자아를 먹혀서 기☆억☆상☆실 잇힝~(.....) 사실, 애니 분위기가 뜬금없이 급반전 된 건 아닌거 같습니다. 여태까지 쌓여왔던 전쟁으로 인한 광기가 표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달까(특히 아키유키를 쏘았던 ASP 조종사 같은 경우), 결과적으로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을 후유이치의 잠드화라는 촉매를 통해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13화에서 후유이치의 잠드화가 매우 뜬금없었다고 처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후유이치라는 케릭터 자체가 아키유키의 그늘에 가려져서 어두운 부분이 많았을듯한 분위기의 케릭터입니다만, 잠드화를 통해서 그것을 드러내는 부분이 나름 섬뜩했다고 할까나,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이제 폭주에서 풀린 후유이치를 자폭시키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아니, 그거보다 더 심하게 자기 손으로 '자기 머리를 뜯어내버리는' 그런 잔인한 짓거리를 시키다니, 이제 후유이치가 좋아지려고 했는데; 하여간 14화 이후로 매우 기대하고 있는 망념의 잠드였습니다.

덧.완결 나면 罪惡業에서 다루고 싶은 제 1 순위 작품입니다.

케산 Sins

2008년 하반기 애니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열심히 보고 있는 애니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니의 작화, 분위기, 스토리 등이 올해 10월 나온 신작들 가운데서는 저와 많이 맞기 때문입니다. 캐산 Sins는 1970년대 타츠노코 프로를 대표했던 작품인 신조인간 케산의 리매이크 버전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애니 내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작화의 분위기가 옛 70년대 작화 필-바람 머리와 화려한 미형 케릭터 등-이 많이 나는 것은 그 때문인 듯 싶습니다. 최근 일본 대중문화에 있어서 예전에 흥행했던 코드나 작품들을 다시 현대적인 시각에서 리매이크 하는 것이 유행인 듯 싶은데, 스컬맨나 20면상의 소녀 등에서 그러한 성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최근 제가 본 메드하우스 작화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인물 작화에서부터, 배경작화, 그리고 전투 동화 등에서 마치 메드하우스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특히 전투 동화에서 캐산과 적들의 기계적이면서 날카로운 충돌, 화려한 공중동작, 그리고 모니터 바깥에서 보고 있는 저로써도 느껴지는 묵직한 타격감은 현재 화려하고 아크로바틱한 분위기의 곡예 액션을 보여주고 있는 본즈의 소울이터와 비교해서 독특하면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멸망하는 세계라는 컨셉에 맞추어서 보여주는 폐허의 세계는 여태까지 제가 보았던 폐허 묘사 Top 3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테크노라이즈의 밝으면서 삭막한 폐허와 다르게, 어두우면서 생명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절망적인 폐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뭐, 뒤로가면 갈수록 독특한 느낌을 주는 배경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특히 7화의 폐허가 된 공장의 분위기는 정말 독특했습니다.)

애니 자체는 종말에 가까운 세계와 함께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여주면서, 세계를 파괴한 캐산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물들을 만나가면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캐산의 변화가 주축입니다. 사실, 애니를 자세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캐산 Sins의 처음 부분은 캐산이 루나를 죽이는 과거 부분을 조금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화 매화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점점 뒷 이야기가 밝혀지는 형식이지요. 이 부분에서 케산은 완전히 기계적인, 감정이 없는 단순한 살인자처럼 보이지만, 실제 본 내용에서 케산은 대단히 찌질한 모습입니다(.......) 사실, 저는 찌질스럽기는 하지만 뭐 그럭저럭 봐줄만하다는 느낌이더군요. 저는 찌질한 것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애니 내내 케릭터의 변화가 하나도 없이 찌질한 것이 싫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작인 신조인간 캐산의 설정을 따르면, 로봇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캐산의 아버지가 아들을 인조인간으로 개조해서 싸우게 만드는데, 그렇게 된다면 아들 캐산 VS 아버지의 구도가 될 가능성도 커보입니다.

뭐 하여간 기대작. 올해 소울이터, 잠드, 캐산 Sins만 건진것도 대단한 행운인것 같군요.

덧. 나중에 이것도 罪惡業에서 한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울이터

애니 오프닝이 갑자기 꿈과 희망도 없는 암울 오프닝으로 바뀌고 나서, 점점 암울한 분위기로 바뀌는 듯한 소울이터입니다(.........) 이제 귀신 부활 후 슬슬 본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이 드는 몇몇 부분들-예를 들어 마사무네 VS 블랙스타 리턴메치, 키드와 폭주열차 편, 메두사 부활, 크로나 다시 암울모드 등-이 눈에 띄더군요. 워낙이 잘만든 애니이고,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입에 바른 칭찬은 일단 이쯤에서 그만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애니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내가 생각하던 원작을 그대로 옮겼는데, 왜 내용이 다른 것 처럼 느껴지지?’입니다. 네, 사실 애니는 여태까지 거의 모든 원작의 스토리와 설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은 예전에 지적했던데로 임팩트나 박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고(이건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절대로 원작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래, 니가 이야기하고 싶은바는 알겠는데, 그래서 뭐?’라는 질문이 만화를 보는 내내 계속들더군요. 그런데, 본즈가 제작을 맡고 나서는 같은 만화의 장면이 오히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게다가 은근히 많이 숨어있었던 서양 대중문화 코드에 대한 패러디가 더 찾기 쉬워졌구요. 따라서 이 작품은 본즈가 얼마나 무서운 제작사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원래 원작 초월 애니화이라는 것이 대단히 드문 케이스이고 어려운 것임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턴에이 건담

아직도 열심히 시청중인 턴에이 건담입니다. 사실 12화까지 밖에 보지를 못했지만, 이 작품은 건담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메카물 중에서도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더군요. 일단 턴에이 건담에 대해서 간단하게 평을 내리자면 ‘거대한 전투 메카가 나오지만, 전면적인 전투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원래 거의 모든 건담 시리즈가 비폭력 평화주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언제나 그에 대항하는 악의 무리가 있었고, 그와 대립하는 선의 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턴에이는 아예 이 구도를 버리고, ‘우리편이나 상대편이나 다 좋은 놈’이라는 독특한 공식을 세우고 있습니다.

애니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전투의 대부분은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에서 시청자들은 문레이스와 지구인들의 갈등에서 딱히 지구인들이나 문레이스의 편을 들어줄 수 없는 미묘한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제가 보았을때는 이런 미묘한 선악의 구분이 이 애니의 장점이자 미덕인것 같습니다. 계속 꾸준히 보아서 52화까지 볼 생각입니다.(근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로 52화까지 가는건지 OTL)

덧. 생각보다 이 애니, 우연과 기연을 많이 쓰는군요. 나쁘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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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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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하면서 본건지 아니면, 3D로 구현된 네크로모프들이 대단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좀 시시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점은 웹에 공개된 코믹스 상의 이지스 콜로니 전멸 직전, 그리고 이시무라 호의 전멸과 본편 게임의 주인공인 아이작 클라크가 이시무라 호에 도착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일종의 프리퀼 같은 작품입니다. 작화 자체는 괜찮습니다. 미국 애니식의 작화랄까, 나름 독특하더군요. 다만, 고어 장면에서는 미묘하게 싱크로가 안맞는 듯한 기분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제가 감상한 버전은 블루레이 립 버전이었는데, 약 한시간 정도의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용량이 무려 2기가(!)에 육박하는 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루레이가 기반이라서 그런지 화질은 최상급이더군요.

스토리는...뭐 별거 없고, 이시무라가 어떻게 전멸하는가를 다루는 작품이더군요. 60분 내내 그거 말고는 별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뭐, 게임은 이미 네타를 당해서(......) 대충 내용을 파악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몇몇 장면들은 게임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듯 싶습니다.

다만, 데드 스페이스의 프리퀼이다 보니까 꿈과 희망이 없는 시궁창 엔딩을 지향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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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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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리뷰를 쓰려고 했지만, 솔직히 이런 작품에 이상한 주석 같은 리뷰를 달아보았자 작품을 망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만화책으로 나온 원작도 상당한 걸작입니다. 기묘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따스하면서 동시에 독특하다는 느낌의 작품이었죠. 사실 원작의 애니화가 이아기 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대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작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동양화적인 분위기나 일반 만화와 다른 컨셉 등을 과연 기존 일본식의 애니에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있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애니판은 원작의 그러한 분위기를 잘 살려낸 애니입니다.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애니판은 기존의 일본 애니라기보다는 다른 형식의 애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극단성을 거의 배제하고, 케릭터라는 요소를 많이 배제하였으니까요.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매우 '일본적'입니다. 사실, 충사라는 작품의 구성 형식인 벌래(蟲)에 관련된 옴니버스식의 단편 구조는 일본의 전래 문학중 하나인 모노가타리(사물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한 일종의 전승문학)라고 볼 수 있고, 어떻게 본다면 벌레라는 존재 자체가 기괴함과 기묘함에 대한 일본문화의 하나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일본 전통 문화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충사는 놀랍게도 우리가 여태까지 접했던 일본 애니와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뭐, 원작이 가지고 있는 특성도 있겠지만, 한 에피소드 내에서 벌레와 사람, 그리고 매게자로서의 충사 깅코의 관계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한 에피소드 마다의 케릭터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매우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저런 상황에서는 저럴수 있겠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들의 사연을 표면으로 끌어내는 벌래의 존재와 이를 중재하는 깅코의 존재도 인상이 깊습니다. 특히 이작품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깅코 같은 경우에는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아주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러한 옴니버스식 구조에 있어서도 자신의 색을 분명하게 유지하는 독특한 케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충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림체와 음악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여운에 남고, 성우들도 억지로 케릭터를 만드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는 자연스러움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예전에 미야지가 하야오가 '가장 세계적인 것은 바로 가장 일본적인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딱 이 충사라는 작품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충사는 여태까지 애니들 중에서 독특하면서 동시에 인상적인, 그리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작품들 중 하나로 손꼽을수 있을 것입니다.


덧.결과적으로 길어졌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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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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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알토, 나와 싸우자, 이 썩을 생퀴야

정식 리뷰쓰기 전에 몇가지 포인트를 집자면,

1.결과적으로는 훌륭한 마크로스 시리즈입니다. 원작의 구도이면서, 동시에 원작의 주제를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맞추어서 훌륭하게 재해석한 작품(뭐, 노래와 문화를 통한 이종족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의식에서 말입니다.)입니다. 다만, 문제는 결국 재해석은 재해석일 뿐, 새로운건 아니라는 점. 플러스와 같은 쇼크와 감흥은 느낄수 없더군요.

2.처음부터 끝까지 예전 마크로스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와 변용으로 가득한 작품. 마지막 25화는 예전 마크로스 시리즈-원작, 극장판, 플러스, 세븐, 제로까지-의 온갖 요소들을 다 때려넣은 에피소드로, 제작진이 마크로스 사상 최고의 에피소드로 기억하게 하겠다는 것이 결국 뻥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3.생각보다 25화 내에서 괜찮은 마무리를 보여주었음. 뭐, 제가 예상한 범위의 70%내에서 놀았지만(......), 말도 안되는 전개보다는 배경에 대한 생략이 좀 많았던거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가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대부분의 마크로스 팬들에게는 괜찮은 스토리일거 같습니다.(뭐, 마크로스 골수 팬인 동아리 선배의 반응을 봐도 그렇고...)

4.솔직히 란카를 까는 사람이 많지만, 솔직히 짜증난다기 보다는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근데, 란카는 그런 소녀적인 수줍음이 매력 포인트인 케릭터라서, 그거 가지고 깐다면 케릭터 성립이 아예 되지 않습니다. 뭐, 어찌되든 결과적으로 알토가 나쁜놈. 알토를 죽이자.(........)

5.이로써 마크로스 제로가 마크로스 사가에 정식으로 입성하였습니다.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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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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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에 모두 주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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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닝에 본편 네타를!(사실 프레임 단위로 봐야 보이는 것이지만)

덧. 그나저나 잠드 관련해서 한장 가까이 되는 네타와 감상을 적고 있었는데, 인터넷 끊기고
내용 저장할 생각을 하지 못한체로 그대로 리셋 시켜서 글날렸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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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배트맨 비긴즈(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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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든 것은 다시 시작으로)

배트맨 비긴즈는 1989년 배트맨이 다루지 않았던, '배트맨은 어떻게, 어떤 식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원래 만화에서는 브루스의 부모가 범죄자의 총을 맞아서 죽은 뒤, 브루스 웨인이 독학으로 범죄학, 심리학, 무도 등의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쳐서 배트맨으로 데뷔하였다, 이것이 바로 배트맨의 기원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은 거기에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악과 싸우는데, 그들과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공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황하는 브루스를 히말라야 산맥까지 보내서 악을 처단하는 닌자들의 비밀 결사단(히말라야에는 닌자가 삽니다...도대체 닌자가 살지 않는 동네는 어디야!)에 들어서 그들의 방식, 악에 대해 공포를 심어주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그 후, 브루스는 다시 악과 부패의 고향인 고담으로 돌아갑니다. 거기서 악과 싸우기 위해 배트맨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기존의 슈퍼 히어로 물에서는 히어로가 악과 싸우는 것을 하나의 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기존 대중문화에서 전투 장면은 슈퍼 히어로의 막강한 힘과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무대며, 동시에 대중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주기위한 일종의 흥행요소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배트맨 코믹스는 좀 다릅니다. 일단, 브루스 웨인은 돈만 썩어나게 넘치는 억만장자지만, 그 외에는 어렸을 적 부모가 범죄자 손에 죽은 평범한 인간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악과 싸우기 위해서 사용해야 할 힘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정보와 두뇌, 그리고 상징과 적을 속이고 두려움에 떨게 하기위한 쇼 등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실제,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은 거의 괴물 영화에 나오는 괴물처럼 움직입니다. 검은 그림자가 휙하고 지나가고, 적들을 엄청난 화력으로 제압하기 보다는 하나 하나 조용히 처리합니다. 그것은 적들에게 일종의 자신을 괴물처럼 보이게 하여, 공포심을 심게 하는 일종의 전략입니다.

그러면 왜 박쥐를 자신의 심볼로 사용하게 된 걸까요? 그것은 브루스의 어린 시절 공포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어린 시절, 박쥐 동굴에 빠졌을 때, 어린시절의 개인적인 공포가 악을 공포로 몰아 넣게 되는 하나의 상징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어렸을 적 공포에 대한 기억과 부모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 그리고 정의에 대한 갈망 등이 어우러져서 어둠의 기사, 배트맨이라는 복합적인 존재가 됩니다.

배트맨 비긴즈는 과거 89년작 배트맨과는 다르게 현대의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 89년 작이 경제 대공황기의 음울한 분위기를 냈다면, 비긴즈는 현대의 뉴욕과 같은 분위기를 내면서, 동시에 주인공의 케릭터와 악역 케릭터를 동시에 현실적인 모습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마피아나 갱단이 초반에 배트맨이 싸우는 주요 대상으로 나오고, 영화속의 악역 허수아비는 원작의 허수아비의 광기에 찬 모습 보다는 뭔가 현실적인 모습의 악역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전의 만화적인 배트맨과는 많이 다른 현실적인 배트맨이 나오게 되었고, 현실적이면서 현대적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은 이전의 배트맨 영화들과는 다른 아우라를 풍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배트맨의 상대역의 설정과 배트맨의에 있어서 크리스토퍼 놀란은 적당한 악역을 설정하지 못하고, 그러한 비긴즈의 컨셉은 영화 후반의 죽었던 것으로 알았던 자신의 스승, 라스 알 굴의 등장으로 너무 쉽게 무너집니다. 이것은 배트맨의 시작이라는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생기는 필연적인 문제입니다. 영화는 2시간 안에 모든 스토리와 플롯을 해결해야합니다. 브루스의 부모의 죽음을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로 다룬 비긴즈는 이와 관련된 갈등을 영화 내에서 끝내야 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무너지게 되는데, 브루스의 부모의 죽음을 브루스의 스승인 라스 알 굴과 연관을 지어버리므로서 다원적이라 할 수 있는 배트맨의 창조와 부모의 죽음, 이 두가지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복합적인 이미지의 배트맨을 단순한 사적인 복수자로 깎아내리게 되었으며, 동시에 악역인 라스 알 굴에 대한 관객들의 이미지도 같이 깍아 내리게 된 것이며, 영화의 결말이 너무나 맥없어 진다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사실 라스 알 굴이라는 악역 자체가 현실적인 컨셉을 추구하는 비긴즈에서 뭔가 핀트가 잔뜩 어긋난 케릭터입니다. 고대서부터 세계가 타락하면, 세계를 멸함으로서 세계의 정화를 한다는 비밀결사단 자체가 이미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마지막 대결에서 '너희 아버지는 죽어도 싼 인물이다.'라는 식의 대사를 내뱉는 등, 너무나도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맥빠지게 하는 악역이었습니다. 원래 코믹스에서는 불사자로 다른 악역들과 차원을 달리하는 포스를 보여주는 악역인데, 이를 다빈치 코드에서도 나오지 않을 거 같은 비밀 결사단에다가 찌질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3류 악역으로 만들었다는 시점부터가 이미 핀트가 어긋났지요. 그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식 배트맨은 다크 나이트에 와서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배트맨:다크 나이트(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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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역작)

현재 개봉한 배트맨:다크 나이트는 거의 모든 영화 사이트와 평론가, 관객들에게서 잘 만들어진 영화 중 하나로 뽑히고 있습니다. 그것은 배트맨:다크 나이트가 여태까지의 배트맨 영화화 중 배트맨에 대한 훌륭한 재해석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여타 블록버스터에 비해서 액션장면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서 관객들을 쥐락 펴락하고, 또한 배트맨-조커라는 갈등과 이야기 구조 또한 매우 훌륭해서 마지막 엔딩에야 뜨는 제목 'Batman: Dark Knight'를 보면서 전체적인 영화의 의미를 한번에 꿰뚫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심지어 이 장면을 보면서 'There Will Be Blood'의 마지막 장면과 겹쳐보이더군요.) 저는 현재까지 나온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중 구조적으로 가장 완벽한 영화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놀란 감독의 전작 비긴즈는 영화의 현실적이며 현대적인 컨셉과 배트맨에 대한 재해석을 훌륭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현실적이면서 매력적인, 또한 파괴적인 악역의 부재로 영화의 갈등을 너무 느슨하게 만들었고, 더불어서 배트맨이라는 케릭터 자체도 같이 느슨하게 표현 되었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크 나이트에서 지난 70년간 배트맨의 최대 숙적인 조커를 영화로 끌어오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이미 1989년의 배트맨에서 유쾌한 살인 광대인 조커의 이미지가 관객들과 사람들의 뇌리에 너무 강하게 박혀 있었기 때문에, 놀란 감독은 기존의 유쾌한 살인광대의 이미지를 섣불리 차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현대적이면서 현실적인 분위기를 추구하는 놀란 감독의 배트맨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놀란 감독은 89년작의 조커와 다른 조커를 만들었어야 했었습니다.

혹자는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89년작의 조커가 너무 행복한 조커였으면, 이번 조커는 너무 음울한 조커이다.'라고 평가합니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영화 내에서 케릭터로 등장하기 보다는 인간의 파괴욕와 광기, 귀기가 확대 재생산 된 존재입니다. 그는 그 기원을 아무도 모르며ㅡ그가 자신의 입에 흉터가 왜 생겼는가를 설명하는데, 그 이유가 매번 달라지는 점ㅡ, 고담시 시민들을 가지고 놀았으며, 하비 덴트를 파멸 시켜서 투페이스로 만들어 버리는 등 영화 내내 그의 존재는 일종의 재앙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는 킬링조크 이후 현재까지의 배트맨 코믹스에서 조커가 자신의 정체와 기원을 계속 바꾸어 나가다가, 결국은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존재, 그러나 동시에 위험한 광기를 지닌 존재로 탈바꿈한데에서 유래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믹스에서도 배트맨이 어떤 짓을 할 지 모르는 조커에 대해서 두려워 하는 것이고, 영화 속에서도 조커는 배트맨에게 재앙이자 시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원래 영화라는 매채의 특성상, 아주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주인공이나 케릭터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이나 이유가 없으면, 그 케릭터는 영화 내내 영화와 겉돌게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다크 나이트는 히스 레저라는 배우의 열연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를 찍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뜬 故 히스 레저는 '내가 너를 사랑하면 안되는 10가지 이유', '몬스터 볼'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 그리고 재작년 이안 감독의 '브로큰백 마운틴'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이번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로 케스팅 됩니다. 개봉 전까지는 히스 레저의 잘 생긴 외모나 유약한 이미지 때문에 이번 작의 조커는 배트맨에게 압도되는 거 아닌가 라는 많은 불안을 야기 하였으나, 실제 영화가 개봉하자 역으로 조커가 배트맨을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주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히스 레저는 조커를 연기하면서, 아니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영화 내에서 조커 그 자체로 화하면서 배트맨과 고담시, 그리고 관객들까지 압도합니다. 그렇게 나온 조커는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태연하게 'Why So Serious?'라는 대사를 이야기하며 고담시, 배트맨,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 모든 걸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마, 이 모든 건 단지 놀이이자 혼돈이잖아?'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으며, 그의 치밀하면서 동시에 파괴적인 계획과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연기한 히스 레저는 '브로큰벡 마운틴에서 나왔던 그 배우였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완벽한 연기변신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관객들 또한 조커의 과거, 조커의 기원 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현재의 조커에게 집중하게 되며, 동시에 그의 악마적인 광기와 파괴력에 매료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최대의 강적을 만난 배트맨은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은 이번 작에서 배트맨이 조커의 카리스마에 눌렸다고 평을 하고 있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는 이미 비긴즈 때부터 예상이 된 것이었습니다. 비긴즈에서 이미 브루스의 부모에 대한 복수의 문제가 해결 되었습니다. 여전히 그가 고담시에서 배트맨임을 자청하는 것은 부패와 어둠이 만연한 고담시의 악을 막는 마지막 보루, 마지노선이라는 일종의 의무감과 사명감으로 인해서이구요. 그러나 하비 덴트라는 유능한 검사의 등장으로 고담시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자신의 정체성과 문제점-사적인 힘이 사회가 정한 질서보다 더 위에 있을수는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던 브루스는 결국 배트맨을 그만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전작 비긴즈서부터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쳔 베일은 이번 작에서 배트맨 연기의 정점에 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으면서, 동시에 남들에게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서 역으로 개념없는 억만장자인 척하고, 동시에 자신의 배트맨이라는 또다른 정체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갈등하는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89년도의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히키코모리 편집광 배트맨 보다는 관객들에게 더 크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키트의 배트맨이 배트맨의 편집광적인 부분을 확대 재생산한 팀버튼 식의 배트맨이라면, 크리스쳔 베일의 배트맨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현실적이면서, 놀란 감독의 컨셉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혹자는 '크리스쳔 베일이 배트맨이 아닌 배트맨은 더 이상 상상 할 수없다.'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그의 배트맨은 관객들에게 조커 못지 않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조커와 배트맨, 그리고 하비 덴트라는 정의감 넘치는 검사의 삼각 구도를 이루어서 영화는 전개됩니다.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조커라는 엄청난 재앙을 만난 고담시는 패닉상태로 몰리게 되고, 브루스의 옛 애인인 레이첼은 조커의 계략에 걸려 죽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배트맨의 대안이며 고담시의 백 기사-White Knight-이자 희망으로 추앙 받는 하비 덴트마저 조커가 타락시켜서 투페이스로 만들게 됩니다. 영화는 이렇게 배트맨에게 시련을 계속 안겨줍니다. 과연 브루스가 고담시의 구원자로, 정의의 수호자로 남을 수 있는가를 시험해보기라도 하듯이 말이죠. 그 과정에서 배트맨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 자신은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 한 때는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고 사람들을 살리겠다고 결심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커가 잡히고, 투페이스가 자신의 약혼녀와 자신의 얼굴과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자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그 원흉인 부패 경찰들을 쏴죽인 뒤에, 약혼녀를 구하는데 실패한 고든 경찰청장을 죽이려는 것 배트맨이 막게 되고, 그 후 배트맨은 선택에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과연 온갖 누명과 오명을 뒤집어 써가면서까지 자신이 계속 고담의 구원자로 남아 고담을 구원 할 것인지, 아니면 그 짐에서 해방되어서 평범한 삶을 살 것인지 라는 기로 말입니다. 결국 배트맨은 하비를 투페이스가 아닌 고담의 백기사, 고담시의 희망으로 남게 하고, 자신이 투페이스가 저지른 범죄를 모두 뒤집어 쓰게 됩니다. 그리고 배트맨은 경찰의 추격을 받으면서 도주하게 됩니다. 원래는 모든 찬사와 명예를 받아야 하는 그가 범죄를 저지른 악당처럼 도주하고 있는 장면은 너무나 쓸쓸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그가 어두운 밤 한줄기 빛을 향해서 바이크를 몰고 달려가면서 사라지는 동시에 나타나는 영화의 제목, Batman: Dark Knight는 그가 고담을 지키는 어둠의 기사, 다크 나이트며, 그의 선택은 고결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이 다크 나이트는 '어떻게 배트맨이 시작되었는가?'라는 비긴즈의 질문을 이어서, '그럼 그 후에 왜 계속 배트맨을 자처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내놓은 작품입니다. 조커의 농간에 온 고담시가 좌지우지 되고, 고담시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하비 검사가 타락하는 가운데, 배트맨이 내린 결정은 자신을 희생해서 고담을 지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다크 나이트는 전작에서의 사적 복수자에서 진정으로 고담을 지키는 수호자로 거듭나는 일련의 재탄생의 과정이며, 그 과정을 음울하지만 장엄하게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구조와 케릭터 등 모든 요소는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였으며, 그 완성도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크 나이트는 블록 버스터 영화들 중에서는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배트맨이라는 케릭터가 어떻게 고담의 수호자가 되었는가에 대한 멋진 답변입니다. 앞으로 헐리우드에서 이런 영화를 다시 찾아보기 힘들거라는 평도 전혀 무색하지 않을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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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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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 Serious?

배트맨은 1930년대에 처음 등장한 DC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중 한명입니다. 1930년 처음 나온 이후, 지금까지 배트맨은 수많은 파생작과 재해석을 통해서 독특한 오오라를 지닌 작품으로 자리매김하였고, 개성있고 매력적인 케릭터들과 악역들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토대로, 최근 배트맨: 다크 나이트(2008)는 배트맨이라는 케릭터와 작품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서, 헐리우드 오락 영화사에 커다란 한획을 긋게되었습니다. 이 글은 팀버튼의 배트맨, 배트맨 리턴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 그리고 최근작 다크 나이트를 비교 정리하는 글입니다.

베트맨(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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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악마와 춤춰 본적이 있나?)

배트맨의 첫 영화화는 그 당시의 최고의 흥행영화 감독이 아닌, 희대의 괴감독 팀 버튼이 감독을 맡았습니다. 물론 그 당시의 미국 영화계의 크기나 규모, 흥행 성적들을 고려하였을 때, 지금과 같은 개념의 블록버스터 감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팀 버튼이라는 자기 색깔이 매우 뚜렷하면서 액션 영화 보다는 판타지나 기괴한 이미지의 영화에 특화된 감독을 배트맨이라는 유명 코믹스의 영화 감독으로 기용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배트맨에 대해서 팀 버튼이 그 나름대로의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감독을 맡은 것이 가능했지만 그 당시에 조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였던 알란 무어의 ‘킬링 조크’나 1930~40년대의 편집광적인 배트맨에 대한 재해석과 재발견이 그의 배트맨을 뒷받침하고 지지하게 된 것입니다. 배트맨 첫 영화가 개봉 하였을 때, 기존의 배트맨의 팬들은 분노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건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배트맨이라기 보단, 팀 버튼의 영화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지요. 하지만, 지금 입장에서 본다면 1989년도의 배트맨은 그 당시 불고 있었던 배트맨과 그 세계관, 케릭터들의 재해석을 팀버튼 식으로 옮겨놓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팀 버튼이 발견한 배트맨은 편집광적이고 사회 부적응자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입니다. 백만장자이면서 고담시의 안전을 지키는 배트맨인 브루스 웨인은 거대한 자신의 저택에서 알프래드와 단 둘이 살고 친구는 없고, 자신의 저택에 감시 카메라를 잔뜩 설치해서 전 저택을 감시하고, 아무도 없는 그의 은신처에서 혼자 앉아서 밥을 먹고, 그를 사랑하는 여인에게 어디 출장간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주변 환경과 사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존재입니다. 그런 그가 배트맨이 되는 이유는 어렸을 때, 자신의 부모가 길거리에서 잭 네피어, 즉 조커에게 총을 맞아 죽은 것이 어린 브루스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해서 그는 의무감이 아닌 편집증적으로 사회의 안전과 보안, 기성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게 됩니다.

물론 그런 그가 그의 재력과 능력을 이용해서 가면을 쓴 어둠의 수호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고담시의 안정을 지킬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의 어릴적 트라우마로 인해서 그러한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즉 스스로, 그만의 방식으로 고담의 정의를 세우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의 가치에 동조되지 못하는 자들-마피아, 건달, 악당 등-을 자신만의 방법-공포와 두려움-으로 처단합니다. 하지만, 영화 내에서 제가 봤을 때, 그의 악에 대한 처단은 그의 어렸을 적 경험과 트라우마에서 나온 보복심리로 인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배트맨은 고담이라는 사회의 한 사회의 질서에 대한 욕망과 비극이 낳은 기괴한 영웅이며, 자신의 트라우마와 보복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광기어린 편집증 환자-이는 그가 조커를 두들겨 패면서, ‘네가 우리 부모를 죽였어!’라고 외친 부분에서 보여 집니다.-인 것입니다.

그에 비해서 조커는 독특합니다. 그는 스스로가 조커가 된 것이 아니라 배트맨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괴한 존재입니다. 조커의 전신인 잭 네피어가 브루스의 부모를 죽여서 배트맨을 만들어낸 것을 생각하면, 이는 정말 멋진 역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서에 대한 편집증이 역으로 질서를 붕괴시키는 또 다른 광기와 위협을 만들어낸 것이니까요. 이것은 조커의 기원을 다루었다는 의미에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조커가 되었는가?’라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알란 무어의 ‘킬링 조크’에서 그 조커의 기원에 대한 모티브를 차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팀 버튼의 조커는 배트맨에 의해서 만들어진, 질서에 대한 편집증적 욕구가 만들어낸 질서와 가치에 대한 안티 테제(반대 명제)로서의 의미를 가집니다.

일단 그는 배트맨과 다르게 유쾌합니다. 킴 베이싱어가 있는 박물관에 쳐들어가서 독가스를 뿌려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프린스의 노래를 틀면서 박물관의 모든 미술품을 작살 내는 장면은 무섭다거나 괴기스럽다기 보다는 유쾌하다는 느낌입니다. 그의 센스는 전체적으로 대공황기의 분위기를 지향하는 영화의 대척점에 놓여있습니다. 자신을 세계 최초의 살인 예술가로 표현하거나, 자신에게 반대하는 마피아 두목을 전기 통구이로 만들고 나서는 시체와 노는 장면, 고담 시민들을 모두 웃음 가스에 중독 시켜서 죽이려는 장면-‘외과의사가 그러듯, 가려거든 웃으면서 가라고.’- 등 영화내내 칙칙한 고담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마치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제멋대로 뛰어 노는 막내같은 느낌으로요. 그의 앞에서는 고담의 질서, 가치, 그 모든 것들이 가지고 놀 소재이며 동시에 파괴해야할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집(질서)나간 천방지축 막내(조커)를 다시 집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서, 엄격하고 편집증 걸린 아버지(배트맨)가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며 편집증 걸린 배트맨이 조커를 이기고, 그를 파멸 시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 조커의 시체가 계속 웃는 장면은 배트맨이 이긴 것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배트맨은 살아남은 승자가 아니라, 계속 그 편집증과 질서에 얽메여서 살 수 밖에 없는 패자에 불과하니까요. 이러한 해석은 후에 배트맨 리턴즈에서도 계속 되게 됩니다.

베트맨 리턴즈(1993, a.k.a 베트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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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귄, 박쥐, 그리고 고양이)

베트맨 리턴즈는 전편과 다른 구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편에서는 질서와 그 질서가 만들어낸 광기, 그 둘 사이의 대결과 파국을 그려내었다면, 리턴즈에서는 출생은 서로 다르지만 맥락적으로 같은 괴물-배트맨, 팽귄, 켓우먼-들이, 고담시라는 거대한 서커스 무대에서 벌이는 하나의 프릭쇼(기형아들을 모아놓고 벌이는 쇼)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여기서 팀 버튼은 배트맨과 팽귄, 켓우먼이라는 세 명의 동물 인간들의 케릭터들과 함께 기존 질서의 기득권, 보수 세력들의 추악한 점-막스 슈렉이라던가-까지 물려들어가면서, 기존 질서와 그 기괴한 산물들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먼저 이 작품의 주인공들, 배트맨, 팽귄, 켓우먼들은 기존 질서의 추악함과 괴기함이 만들어낸 괴물들입니다. 팽귄은 선천적인 기형으로 인해서 부모에게 버림 받아서 만들어진 괴물이고, 켓우먼은 막스 슈렉이라는 악덕 자본주의 음모를 알게되었다는 이유로 창문밖으로 던져진 어벙한 비서의 뒤틀린 분신이며, 배트맨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자신의 편집증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기괴한 질서의 산물입니다. 그러한 그들은 막스 슈렉이라는 전형적인 선량한 척하는 악덕 자본주에 의해서 모이고 싸우게 됩니다.

고담시민들은 이러한 프릭쇼의 관중입니다. 처음 팽귄이 세상으로 나왔을 때, 팽귄은 고담 시민들의 자의에 의해 해석된 광대가 됩니다. 그러나 후로 가면 갈수록 고담 시민들은 그러한 팽귄의 이미지-불쌍하고 가련한 괴물-에 속아서 그를 시장으로 밀게 됩니다.(물론 여기에는 막스 슈렉이라는 악덕 자본주도 한 몫하지만)즉, 시민들이 광대를 보고 웃다가 광대가 시민들을 엿먹이는 그러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팽귄의 본질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의 적인 배트맨입니다. 처음 세상으로 나온 팽귄을 보면서, 경계를 하는 브루스에게 알프래드가 '그건 주인님의 감인가요, 아니면 같은 동지로서 그런 느낌을 받으신건가요?"라고 비꼬는 부분은 배트맨과 팽귄의 동질성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그에 비해서 켓우먼은 동물이면서 동시에 그들과 다른 아우라를 풍기는 존재입니다. 일각에서 켓우먼을 패미니즘적인 시각으로 해석하는 관점도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켓우먼은 그저 고양이입니다. 자기 내키는데로 살아가는 고양이와 같은 느낌이지요. 그녀의 행동은 파괴적이고 동시에 충동적입니다. 그녀는 배트맨과 팽귄 사이를 오가면서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였으며, 이를 통해서 본작 배트맨 리턴즈에서의 긴장감을 더 높이는 역할이지요.

결과적으로 리턴즈는 고담시라는 도시가 만들어낸 기형아들의 쇼이고, 이는 고담시가 끝나지 않는 한 끝날 수 없는 무간지옥과 다름 없습니다. 마지막에 동물원에서의 일전에서 배트맨이 팽귄을 제거하고 고담시를 지켜내지만, 정작 그 자신은 마음의 평안이나 구원을 받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처지에 있는 셀리나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구원을 얻으려하지만, 그마저도 실패하게 됩니다. 결국 배트맨은 고담을 구원했지만, 고담에 예속된 기형아로 남게 됩니다. 엔딩 크레딧 전에 켓우먼이 '고양이는 목숨이 9개 있지.'라는 대사를 이야기 하는 것도 결국은 리턴즈에서의 갈등 관계가 정상적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반복 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소결론

배트맨과 배트맨 리턴즈는 결과적으로 그 당시 새롭게 제기된 배트맨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다거나, 팀버튼이 아예 처음부터 배트맨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재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두 작품은 배트맨이라는 히어로를 편집광적으로 몰고 갔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렸을 적 트라우마가 행동의 동기가 충분히 될 수 있고, 그러한 트라우마가 케릭터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결의를 하게 하였는지 등의 과정을 다루지 않고, 원인-결과의 구조만 보여줌으로써 배트맨이라는 케릭터를 편집증에 걸린 것같은 느낌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팀버튼이라는 감독의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보는데, 이성적인 구조보다는 환상과 몽환, 광기, 뒤틀림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광기의 아름다움과 이성의 추함을 강조하는 그런 성향이 강한 감독이 바로 팀버튼 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과 리턴즈는 그 당시 액션 영화면서 액션은 적고, 정신병동 같은 분위기를 풀풀 풍긴다는 평을 받은 것입니다.

물론 팀 버튼식의 배트맨의 해석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해석이고, 영화 자체도 팀 버튼의 영화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본다면 훌륭한 영화입니다. 다만, 배트맨의 영화화로 보기에는 아쉬운 점들이 많았지요.(특히 너무 팀버튼 식으로 재해석한 점) 후에 조엘 슈마허 감독의 포에버나 배트맨 엔 로빈은 그러한 부족한 점을 매꾸고자, 블록버스터 영화를 지향했지만 결과적으로 평이나 팬들에게서는 엄청나게 냉대받게 됩니다. 포에버나 배트맨 엔 로빈의 문제점은 바로 배트맨의 매력적인 부분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새로운 해석은 없었으며, 그저 만화적으로 꾸미기에 급급한 구석이 너무 많았다라는 것이지요. 역설적이게도, 비록 그 두 작품이 흥행에서 배트맨(1989)을 능가했을지는 몰라도, 팀 버튼식의 어두운 우화 같은 배트맨이 대중들이 보기에도 완성도가 더 높았고, 더 배트맨 해석에 있어서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은 것이지요.

결국, 배트맨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정의는 후에 메멘토, 인섬니악을 감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게 됩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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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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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그는 누구인가?)

 요즘 다크 나이트의 여파로 친구의 추천을 받아서 1988년 배트맨 명작 단편, 킬링 조크를 보았습니다. 확실히 이걸 보고 나서 팀버튼의 배트맨(1989)를 보면 조커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30년대에 처음으로 배트맨이 나오고 3년 뒤에 상대역으로 조커가 등장한 뒤에, 지금까지 거의 70년(!)이라는 세월을 치고 받으면서 싸운 배트맨 최대의 악역이자 라이벌입니다. 1940~1950년대 미국 만화계의 검열 열풍으로 배트맨에서의 조커도 처음의 살인 광대에서 익살꾼으로 바뀌었는데, 1980년대 다시 조커의 이미지가 살인 광대로 복귀, 이 작품 킬링 조크에서 그 정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킬링 조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조커의 과거와 그의 케릭터를 재조명한 것 입니다. 앨런 무어는 한 때 정상적이었던 소시민인 조커를 보여주고, 단 하루에 일어난 악연들로 인해서 그가 어떻게 배트맨을 70년 동안 괴롭힌 숙적이 되었는가를 보여줍니다. 조커는 인간은 누구나 미칠 수 있으며, 그렇게 미치는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없다는 이론, 나쁜날 이론을 토대로 경찰 국장인 짐 고든을 고문합니다. 하지만, 조커는 고든 국장을 미치게 하는데 실패하고, 그러한 그의 행동은 그런 나쁜 날로 인해 미쳐버린 것이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것, 자신만이 미친 것이 아니라는 그러한 외로움과 강박관념에서 행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서는 조커가 웃지 않고 정상적인 표정(?!)으로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매우 인상에 깊더군요.

하여간 이 작품과 배트맨:HUSH를 통해서 미국 DC 코믹스에 입문하게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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