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파 크라이 3과 4에 대한 스토리텔링 분석글과 함께 봐주세요(http://leviathan.tistory.com/1918)


파 크라이 5는 유비소프트에서 만든 파크라이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오픈월드 FPS인 파크라이 시리즈는 3편을 통해 스토리텔링이나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많은 부분 프랜차이즈 공식을 확립하였다. 전형적인 영웅담과 거리가 먼 찝찝한 서사와 형형색색의 서사로 가득한 광기, 야생동물들과 아름답게 빛나는 야생, 오픈월드 특유의 게임을 풀어나가는 다양한 방법론(잠입에서 전면전까지) 등등은 파크라이 3편에서 구체적으로 정립되었고, 이후 4편이나 프라이멀 같은 작품에서도 프랜차이즈의 맥이 이어졌다. 하지만 4편과 프라이멀로 이어지면서 이 프랜차이즈에 대한 대중의 실망감은 커져갔다. 후속작들은 3편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3편의 골격에 약간의 양념을 치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5편이 야만의 땅인 아프리카나 히말라야, 폴리네시아의 섬이 아닌 미국 깡촌을 배경으로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많은 부분 기대하였다. 이는 시리즈 전통(제 3 세계에 펼쳐진 야생의 오지)이 바뀌면서 뭔가 시리즈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물론, 파크라이 5는 전작들과 비교해서 근본적인 구조를 뜯어고친 게임이고, 몇몇 부분(컨텐츠 배분 같은)에서는 게임이 성공적으로 동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파크라이 5는 근본적인 게임플레이(잠입이나 전투 같은)가 바뀌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전반적인 게임 구조의 개보수와 스토리 텔링이 최악의 시너지를 내버리고 말았다.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파크라이 5는 재미는 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전작보다 퇴보해버린 게임이다.


파크라이 1편을 제외한 파크라이 시리즈의 콘텐츠 소비 구조의 중심핵은 바로 라디오 타워다:플레이어는 라디오타워를 해방하여 맵을 밝히고, 다양한 컨텐츠를 해금한다. 이러한 파크라이 시리즈의 컨텐츠 해금 구조는 유비소프트의 다른 게임인 어세신 크리드 시리즈의 뷰 포인트 동기화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컨텐츠 해금 구조에는 문제가 있다:모든 퀘스트와 컨텐츠가 맵이 밝혀졌느냐 여부에 따라서 위계적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컨텐츠를 스스로 선택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자유가 없고, 컨텐츠가 소비되는 구조가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라디오 타워 해방 - 전초기지 해방 - 퀘스트 - 지역 정리할 때까지 반복 - 다음 지역으로...) 게임이 지루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파크라이 5는 이러한 구조를 대폭 개선하였다. 이제 플레이어는 라디오 타워 해방을 통해 구역과 컨텐츠를 해금하는 것이 아닌, 여기저기 분포해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순서 상관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이는 고스트리콘 와일드랜드의 컨텐츠 소비 구조를 적용한 것이다:플레이어는 이제 처음부터 맵의 모든 컨텐츠에 접근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컨텐츠를 소비할수록 더 고난도의 미션과 컨텐츠가 전체에 추가되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자칫 플레이어에게 가이드라인을 주지않고 거대한 맵에서 해메게 만들어서 게임 플레이의 목적과 동력을 잃게 만드는 위험성이 있다. 이 점에서 파크라이 5는 비선형 컨텐츠 소비 구조가 갖는 문제를 훌륭하게 회피하였다. 게임 상에서 맵은 전초기지 외에 다양한 장소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장소에는 지역의 지형을 알려주는 지도와 NPC들이 존재한다. 지도는 전반적인 지형지물, 눈여겨볼 지역을 알려주며, NPC들은 플레이어들에게 퀘스트를 주는 NPC나 관심을 가질만한 지역, 맵상의 비밀들을 알려준다. 파크라이 5는 플레이어의 동선에 맞춰서 소비할 수 있는 컨텐츠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제들을 설치해두었으며, 플레이어가 그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든 해매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 동선을 짤 수 있는 선택지를 부여하였다. 이런 점에서 파크라이 5는 발전하였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컨텐츠 소비 구조가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파크라이 5는 세부적인 게임 플레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덤불이나 관목 등의 엄폐물에 숨어서 움직이는 간략화된 잠입플레이 구조나 총격전, 360도 돌려볼 수 있는 스테이지 구조 등의 플레이어가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전투의 부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그래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파크라이 5는 조정이 가해지긴 했다. 우선 구작에서 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수적이었던 사냥은 이제 완전히 돈을 벌기위한 부가 활동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맵의 고저차나 스테이지의 입체적 구조는 전작들에 비해서 많이 강화되었다.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레벨업 시스템으로 대체되었으며, 다양한 부가 활동을 통해 해금되게끔 바뀌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큰 차이가 있나? 싶을 정도의 소소한 변화일 뿐이다.


물론 동료 시스템의 경우, 전작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흥미로운 시스템이긴 하다. 플레이어는 이제 두명의 동료를 데리고 다닐 수 있으며, 케릭터 동료 외에도 전초기지 등에서 일반 NPC 동료를 데리고 다닐 수 있다. 케릭터 동료 같은 경우, 전문가 영입 미션을 통해 고용할 수 있는데 이들은 각기 특화된 분야(잠입, 원거리 교전, 항공 지원 등)들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매우 강력하다:잠입 특화 동료인 제스 같은 경우, 상당한 거리에서 활로 적을 처리하기 때문에 잠입 및 은신 플레이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다른 동료인 허크는 로켓 런처를 기본 무기로 들고 있기 때문에 대공/대기갑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매력적이고 강력한 동료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동료 시스템이 게임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바꾸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분명 동료의 추가로 인해서 게임은 편해졌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로 플레이어 관점에서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보장하는 것이었을까? 파크라이 5의 동료 시스템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르는 수동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적을 공격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전 상태로 돌입하는 등의 트리거가 없다면, 동료들은 항시 대기 상태일뿐이며 이 상황에서 동료가 게임 플레이에 끼치는 역할은 미미하다. 


물론 잠입 위주의 플레이가 아닌 적극적인 교전 위주의 플레이에서는 좀 더 다양한 동료들과 상황이 펼쳐질 수 있겠지만, 게임 플레이 전반에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강력한 동료들을 쓸만한 도전적인 장애물이나 컨텐츠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파크라이 5는 적들의 종류나 스테이지 구조가 전작들에서 큰 변화가 없다. 즉, 기본적으로 파크라이 5는 '동료 없이도 혼자서 클리어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동료가 편하기는 하지만, 굳이 동료를 꼭써야하는가에서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코옵이나 멀티플레이 측면에서 큰 발전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중 하나다. 파크라이 5는 본바탕은 좋은 게임이며, 코옵이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이를 채워넣을 가능성도 많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코옵 플레이는 그저 싱글플레이를 두명이서 즐기는 것에 불과하며, 두명이서 플레이할 때 생기는 도전적인 과제나 전용 컨텐츠도 부재하다. 멀티플레이인 파크라이 아케이드의 경우, 가볍게 즐기는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컨셉을 UI나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컨텐츠 등을 통해서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플레이 컨텐츠 자체를 커뮤니티 모딩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줄뿐더러. 컨텐츠가 너무 가벼워서 강렬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파크라이 5에서 가장 논쟁적이고도 실망스러운 부분은 바로 스토리일 것이다. 게임이 발매되기전 파크라이 5는 미국 내의 사이비 종교를 다루면서 백인우월주의나 레드넥 꼴통을 까는 참신한 게임이 나오리라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까보니, 파크라이 5는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가 강력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게임이었다. 우선, 파크라이 시리즈가 광기라는 테마를 다루면서 정상 세계인(=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와 케릭터)이 점점 광기에 전염되고, 정상세계의 믿음들과 상식(선과 악의 구분이라던지)을 반전시킨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악역의 카리스마와 동기가 파크라이 시리즈 서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3편의 바스가 그러했고, 4편의 능글능글한 페이건 민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전작들은 단계적으로 쌓여가는 악역의 광기와 함께 플레이어의 행동도 에스컬레이트 되는 것이 선형적 미션의 흐름을 통해 구현되었다. 그렇기에 찝찝하든(3편) 악역을 이해하든(4편) 플레이어는 어떤식으로든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5편의 컨텐츠 구조는 이러한 흐름을 막는다:전작들이 선형적인 스토리 미션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단계적으로 쌓여가는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순서나 뒤죽박죽인(정확하게는 플레이어 마음대로인) 파크라이 5에서는 이러한 광기의 서사를 어떻게 구현할까? 여기서 파크라이 5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플레이어는 자유롭게 자신이 할 일을 정할 수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때는 납치 미션이라는 강제 스크립트를 발동시킴으로써 악역 앞으로 끌려오게끔 만들어버린다. 그러면서 악역의 광기를 플레이어에게 강요한다:틀린 것은 플레이어고, 옳은 것은 바로 자신들이라고. 하지만 플레이어는 여기에 절대 공감할 수 없다:악역의 주장에 대한 공감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행동과 악역의 주장이 서로 일치해서 생기는 불안감에서 발생하는데, 5편을 플레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이 갈만한 짓을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제작진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걸로 보여진다. 파크라이 5는 영악하게 종말론 광신도의 이야기를 뒤틀어서 실제 세계가 멸망 직전이라는 밑밥을 깔고, 마지막에 실제 세계가 멸망하는 엔딩을 이뤄내면서 진짜 미친 것은 플레이어일수도 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그러한 영악함에도 불구하고, 그 영악함을 드러내는 과정이 그렇게까지 설득력있지 않을 뿐더러, 존재감 조차도 없고 게임 플레이 중엔 일절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게임은 종말을 설파하는 다양한 프레퍼들 군상을 만나면서 자신이 의도한 바가 드러났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적으로 프레퍼라는 인간 군상이 공감하기 어려운 집단이라는 것, 더 나아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또 정신나간 또라이 중 하나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어찌되었든 게임은 진짜 핵이 떨어져서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이라는 것을 플레이어에게 설득시키는데 실패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작의 카리스마 있고 나름대로 동인이 있었던 악역들과 그에 기반한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은 파크라이 5에서는 완벽하게 실패하였다 평할 수 있다. 이야기에서 흡입력이 잃었기에 게임을 플레이할만한 동력을 잃었다는 점은 파크라이 5의 큰 단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크라이 5는 전반적으론 그럭저럭 즐길만한 게임이다. 형형색색의 몬테나 주 호프 카운티의 풍경은 아름답고, 파크라이 3 기반의 게임 플레이 구조는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구조가 자유로워지면서 나아진 구석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파크라이 시리즈가 살아남으려면 3편의 구조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이미 작년에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같은 명작이 오픈월드 게임 플레이를 재정의 내렸으며, 메탈기어 솔리드 팬텀페인 같은 경우 게임플레이에 있어서 파크라이 시리즈의 상위호환이라 부를만하기 때문이다. 파크라이 5가 보여준 것은 사이비 종교의 광기와 매력이 아닌 파크라이 프랜차이즈의 종말론 그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이야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매년 5~6월 쯤에 신작 티저와 정보를 내보내고, 그 후 E3를 거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수순을 거쳐 하반기에 발매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트레이아크의 새로운 콜옵인 블랙옵스 4는 3월 8일 티저 트레일러와 함께 세상에 드러났다. 인피닛 워페어 이후 2차 세계대전으로 돌아간 전작이나 세계 1차 대전을 다뤘던 배틀필드 1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콜옵이 나아갈 수 있는 가장 과격한 모습을 취했던 블랙옵스 3의 후속작이 나온다는 것은 조금 의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랙옵스 3나 어드벤스드 워페어 같은 작품(실패한것까지 카운팅한다면 인피닛 워페어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들은 월러닝이나 파쿠르를 이용한 3차원 기동 FPS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콜옵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콜옵 팬들 사이에서 블랙옵스 3의 평가가 전반적으로 괜찮았던 걸 생각하면, 블랙옵스 4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논란은 전혀 엉뚱한데서 터지기 시작했다:복수의 게임 메거진들은 금번 콜옵이 1) 싱글플레이가 없이 멀티플레이만 있을 것이란 것, 2) PUBG 같은 배틀로얄 모드가 탑재된다는 것, 3)기존 콜옵의 플레이스타일과 다르게 오버워치식의 클래스 배틀이 될 수도 있다는 루머를 내었다. 물론 게임 발매전 돌 수 있는 루머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복수의 게임 메거진들의 정보가 교차 검증되기 시작하고 액티비전이나 트라이아크 쪽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침묵의 자세를 고수하면서 루머 이상의 무언가가 분명 블옵 4에서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 사람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플레이의 변화에 대해서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싱글플레이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점점 적어지고 있으며, 콜옵의 메인 컨텐츠가 멀티플레이라는 점, 더 나아가 클래스 기반의 멀티플레이를 이미 블옵 3에서 보여준 점 등은 블옵 4의 방향성이 근거 없이 유행만 따라가는 것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몇가지 점에서 블옵 4의 방향성은 콜옵 프랜차이즈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우선 통일된 정체성의 부재다:콜옵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싱글플레이를 모두 끝까지 클리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콜옵 작품들의 큰 정체성은 싱글플레이의 연출과 플레이로 정의되었다. 싱글플레이는 플레이어에게 이 콜옵이 어떤 콜옵인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는 방향성이자 브리핑인 셈이었던 것이다 : 가장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고스트가 개를 이용한 킬스트릭 기믹을 멀티에 적용한 점, 인피닛 워페어에서는 싱글플레이의 우주전 기믹을 차용하여 몇몇 멀티 맵에서 저중력 기믹을 도입하는 등 성공한 콜옵이든 실패한 콜옵이든 프랜차이즈 원칙을 따랐었다. 

또다른 점은 팬들이 기대하는 장르적 전통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 분명 PUBG와 오버워치의 성공은 멀티플레이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10년 가까이 콜옵이 거둔 성공을 따라하고자 많은 아류작들이 나왔지만, 콜옵이 그들에게 압도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던 워페어 이후 이어졌던 콜옵 프랜차이즈 특유의 전통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빠르게 리스폰되고, 빠르게 죽고, 킬스트릭으로 적을 쓸어버리고, 30초 인스턴트 음식 같은 자극적이고 빠른 흐름이 콜옵에는 있었다. 하지만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그런 빠른 페이스의 콜옵 게임 플레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번 죽으면 끝인 게임에서 모든 것은 느리며, 순발력보다는 집중력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콜옵 멀티플레이가 추구하는 흐름과는 대척되는 부분이다.

물론 그 어떤 것도 게임이 나와서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속단해서는 안된다:타이탄폴 2의 멀티플레이처럼, 개악으로 보여졌던 부분이 실제로는 게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껏 공개된 블옵 4를 둘러싼 루머는 다소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분명, 시장 상황은 과거와 달라서 이제는 콜옵 이외에도 수많은 대체제들이 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장르 기반이 성숙하였기에 시즈나 PUBG 같은 두뇌싸움이 깔려있는 슈터 게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옵 같은 인스턴스 맛의 게임 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블옵 4가 혁신이라는 이름에 매몰된 나머지,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을 버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블옵 4의 정보 공개는 5월 17일 최초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잡담/개인적인 이야기


글써야지 라고 생각하고 갓오브워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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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여기서 이어집니다.(http://leviathan.tistory.com/2302)



6. 회피를 할 때, 전후좌우+점프 방향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암즈는 3차원에서의 이동이 중요한 게임이다. 모든 암에는 고유의 궤적과 속도가 있고, 이것을 파악하고 피하고 상대에게 한 방을 먹이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쿨메랑이나 피닉스 같이 호를 그리며 사이드를 잡는 암들은 전후로 파고들기/물러나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버티컬 같이 타점이 수직으로 잡히는 암들은 좌우 대시로 피해서 대처할 수 있다. 점프는 상당 수의 암들을 피할 수 있고, 점프 상태에서 전후좌우 대시를 잘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먹을 피할 선택지를 늘려주긴 하지만, 내려오는 시점에 취약할 수 있다. 몇몇 케릭터들(롤라팝, 리본걸이나 트윈텔, 닌쟈라 같은)은 체공 시간을 늘려서 트리키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지만, 보통의 케릭터들은 점프에 의존 시 패턴이 쉽게 간파됨으로 주의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짧은 대시, 차지가 붙은 긴 대시, 점프 등을 통해 최대한 상대가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 회피를 통한 방어의 정석이다.



7. 가드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자.


격투 게임에서 가드는 중요하다.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고, 딜레이를 캐치하여 템포를 내 쪽으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암즈에서도 기본적인 원칙은 동일하다. 다만 암즈에서 가드는 많은 부분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암즈에서 잡기의 위상 덕분이다. 암즈의 잡기는 원거리에 속도도 빠르고, 판정도 후한 편이다. 게다가 데미지도 상당한 편이기에(한번 잡기의 성공은 원 투 콤비네이션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 때 게임이 정착하기 전에는 잡기만 쓰는 플레이어들이 넘쳐나기도 하였다. 또한 가드는 회피에서 오는 이점들(상대의 주먹이 헛치는 순간을 노려 딜레이를 케치하는/맵 상에서의 포지셔닝 등)을 포기하기 때문에 가드는 유리한 선택지가 아니다. 


하지만 가드가 때로는 유리한 선택지일 때도 있다. 가드 후 대시로 이어지는 암을 처내면서 거리를 좁히는 패링 기술은 상대에게 순식간에 차지된 주먹을 먹일 수 있는 진보한 테크닉 중 하나다. 암의 상성, 무게 등에 관계없이 패링은 암을 처낼 수 있기 때문에, 상대 공격이 들어오는 순간에 가드하고 처내는 연습을 자주하면 공방에서 많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타격 후 2차 판정으로 폭발하는 폭발 속성의 암(트라이던트 같은)들에는 이러한 패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8. 러쉬는 먼저 발동하지 말고, 상대 공격에 맞춰 카운터로 쓰자.


러쉬는 암즈의 필살기 개념으로 발동시 양손으로 상대에게 난타를 먹여 큰 데미지를 준다. 대략 콤비네이션 두번 정도를 이어준 데미지(200 후반에서 300초반 정도)를 주기 떄문에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일발 역전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조커 카드라 할 수 있다. 다만, 러쉬는 잘못 발동할 시 큰 빈틈을 만들기도 한다:가령, 상대에게 정타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 플레이어는 허공에 주먹질을 해서 큰 빈틈을 만들기 때문이다. 러쉬의 정석적인 발동 타이밍은 상대 주먹이 들어오는 시점이다. 러쉬가 발동되는 짧은 순간 플레이어는 상대의 암 한방을 튕겨낼 수 있다. 여타 게임의 초필살기처럼 무적 시간을 이용해 상대의 공격과 판정을 씹고 강력한 한방을 가하는 개념과 동일하게 보면 된다. 이 부분만 유의해서 러쉬를 쓰면 십중팔구는 러쉬를 정타로 상대방에게 꽂아줄 수 있다.


다만 항상 정석적인 카운터 펀치의 개념으로 러쉬를 쓸 수는 없다. 때로는 기습이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상대를 추격하기 위해서 러쉬를 써야하는 때가 있다. 또 역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러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카운터가 아닌 상황에서 최적의 러시 발동 타이밍은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딜레이 캐치할 때이다. 러시를 발동하는 사람은 항상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러시를 피해야하는 사람은 먼거리를 유지하며 상대를 최대한 견제하도록 하자.



9. 케릭터는 이동 및 큰 틀에서의 게임 리듬을 결정한다.


어떤 케릭터를 쓰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암즈의 대부분 케릭터들의 특징들은 이동 및 차지에 붙어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케릭터를 고를 때, 자신이 어떤 패턴으로 움직일 건지를 생각하고 케릭터를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리본걸의 경우, 공중에서 점프를 여러번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방어 시 상대의 암을 교란시키 용이하다. 또한 상대의 암이 헛방을 치는 순간, 급강하 자세로 곧바로 차지를 이어줄 수 있는 만큼 리본걸을 선택하는 플레이어는 공중전 중심으로 게임을 이끌어가길 원할 것이다. 


즉, 암즈에서 케릭터를 고른다는 것은 내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라는 큰 틀을 정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상대의 플레이를 큰 틀에서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10. 암은 공격 패턴이다. 암을 선택할 때는 속성과 역할을 고려하여 선택하자


암은 각기 서로 다른 공격 궤적과 데미지, 무게, 속성을 지니고 있다. 케릭터가 큰 틀에서 전략과 운영을 결정짓는다면, 암의 선택은 전투에서의 전술을 결정짓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한판에서 쓸 수 있는 암은 3개 뿐이지만, 양손에 동일한 암을 중복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암의 조합은 최대 9가지가 된다. 


암 선택의 핵심은 모두 제각기의 역할을 부여하라는 것이다:상대의 움직임을 크게 봉쇄할 때 쓰는 트라이던트와 같은 암이나 쿨메랑 같은 암, 프리저로 얼리고 썬더 버드로 감전시키고 마지막으로 잡기로 마무리 짓는 3단 연계를 고려한 암, 단타 위주로 치기 위해서 쓰는 불속성 암의 선택 등등 머릿속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암을 쓰겠다라는 대원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의 움직임과 전투 패턴에 따라서 암을 전략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11. 게임 시작 시, 상대 암의 조합은 항상 숙지하자. 그리고 라운드 시작 전 10초간 상대의 암 조합을 적극적으로 추리하자.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케릭터가 큰 틀에서의 게임 리듬을, 암이 공격 패턴을 결정지을 때, 플레이어가 상대와 싸울 때 가장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상대의 암 조합이다. 암즈는 게임 시작할 때 아주 잠시만 상대 암 조합을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전 이것을 외워둬야 한다. 왜냐하면 암의 조합은 공격 패턴을 결정짓는 동시에 플레이어의 빈틈을 만들기 때문이다.


가령 플레이어가 양손에 무겁고 큰 암들(빅펀치나 메가톤 같은)을 장비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정면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공격들은 튕겨낼 수 있으며, 느리지만 묵직하게 상대에게 한방 씩 먹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그러나 양손에 무거운 암을 장비했을 시, 플레이어는 극단적으로 패링에 취약해지며, 동시에 직선상의 암 궤적을 우회해서 들어오는 공격들(썬더버드나 피닉스 같이 큰 호를 그리고 빠른 암들)에 극단적으로 취약해진다. 


플레이어는 상대 암의 조합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거기 맞춰 자신의 암을 골라야한다. 더 나아가서 암의 장비위치에 따라서 공격 타점이나 궤적이 달라지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상대의 암이 어디에 달려있는지까지도 정확히 추리해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게임 라운드 시작 전 약 10초는 게임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12. 상대방의 주먹을 적극적으로 요격하자.


패링이나 회피, 가드 이외에도 암즈에는 제 4의 방어 시스템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의 암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다:서로 무게가 동일하거나, 요격하는 쪽이 더 암의 무게가 나가는 경우에는 상대의 암은 튕겨져 나가면서 공격 판정을 잃는다. 대부분 요격은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데, 이 경우는 상대의 주먹을 요격하는 것은 내 피격을 줄이기 때문에 유용하다. 또한, 상대가 무게가 가벼운 암을 골랐을 때는 적극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요격하여 공격을 무효화시키고 내 공격을 정타로 꽂아넣을 수 있으며, 몇몇 느리지만 엇박자에 껄끄러운 궤적을 가져 딜레이 케치에 특화된 암들(샐러멘더 같은 채찍형 암)을 처낸다는 느낌으로 쓰면 방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본인이 중간 무게 이상의 암을 들었을 때의 이야기다: 한 손에 가벼운 암을 들었을 때, 상대 공격은 그대로 들어오지만 내 공격이 튕겨나가 무효화되기 때문에 상대 공격의 요격은 불가능해진다. 대신, 가벼운 암의 경우 암의 속도나 커버 범위가 무거운 암들보다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 움직임의 딜레이를 케치하는 쪽으로 운영하면 무게의 상성을 보완할 수 있다.



13. 도저히 상대 암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면 토스터 류의 암을 고르자.


상대 암을 예측할 수 없고, 자신의 암 선택에 자신이 없을 때는 토스터 류의 암(스파크, 프리저, 토스터로 이어지는 삼색 펀치)을 드는 것이 좋다. 이 3 종류의 암은 표준적인 성능과 궤적, 그리고 데미지를 보여주는데 그 어떠한 암과 대결해도 속도가 평균 수준이라 딜레이 케치가 용이하고, 무게가 중간급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암을 근거리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중요한 점은 토스터 류의 암은 중간급 암 중에서는 발동 속도와 회수 속도가 가장 빠른 암이라는 것이다.쿨메랑 같은 부메랑류의 암은 좌우 보정이 없을 시 속도는 비슷하지만 회수되는 속도가 좀 처지고, 썬더버드나 피닉스 류의 암은 속도는 빠르지만 원채 이동하는 궤적이 트리키하고 길며 회수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토스터 류의 암 요격에 약한 편이다. 토스터 류의 암은 지나치게 정직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동시에 그 정직함이 플레이를 더 집중감 있게 구성하며 뚜렷한 단점이 없다는 강점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양손 토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보편적인 대응책은 많이 없다. 다만 몇몇 조합은 고려해볼만 하다: 파라솔은 바람 속성이기 때문에 추가타를 이어주기 어렵다는 점을 빼면, 공격 판정이 넓어 상대 주먹을 요격하는데 강점이 있다.(파라볼라는 전기속성이라 괜찮지만 속도가 느려서 주먹을 날리는 느낌보다는 깔아두기에 가깝다) 최근 추가된 쌍절곤과 빙절곤은 토스터 류의 암을 완벅하게 대체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차선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두 암들은 주먹을 날리는 위치가 공중이냐 아니면 지상이냐에 따라서 공격 면적이 넓지만 조금 속도가 느린 파라솔과 공격 면적이 위아래로 길고 좁아지지만 속도는 빠른 공격의 두가지 형태로 오간다. 물론 운영 측면에서는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지만(플레이어는 항상 빙절곤/쌍절곤의 지상과 공중 모드를 이해하면서 싸워야 한다),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양손 토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범용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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