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리틀 빅 플래닛은 플레이스테이션 3로 발매된 플랫포밍 게임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이제는 패키지 타이틀로 흔하게 볼 수 없는 2D 플랫포밍, 즉 슈퍼마리오와 비슷한 장르[각주:1]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틀 빅 플래닛이 다른 2D 플랫포밍과 다르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부분은 바로 '컨텐츠의 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슈퍼마리오 개조롬으로 만들어낸 '막장 마리오'의 유행이라던가, 스테이지를 만드는 기믹의 플랫포밍 게임은 항상 존재해왔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자신이 만든 스테이지와 남이 만든 스테이지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강력한 스테이지 제작툴의 제공[각주:2]을 통해 리틀 빅 플래닛은 그야말로 UCC[각주:3] 시대를 상징하는 게임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은 PS3로 2편, PSP로 한편, 마지막으로 여기서 리뷰하고자 하는 비타로 한편을 냈다.


사실, 여러모로 봤을 때 비타판이 완전판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PS3로 나온 1편과 2편의 컨텐츠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PSV 고유의 조작방식[각주:4]을 모두 도입하고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타판은 가장 강력하고 전능한 리틀 빅 플래닛이 되는것 처럼 '보였다'. 아니 '되었어야 했었다'. 하지만 리틀 빅 플래닛 비타판은 게임의 결함이 아닌, 소니가 비타라는 기기에 대해서 사실상 디자인을 제대로 못한 점, 그리고 퍼스트 파티에 대해서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드러나버린 크나큰 '결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뉘어진다. 첫번째는 싱글플레이, 두번째는 스테이지 제작과 남이 만든 스테이지를 즐기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옵 및 대결모드이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스테이지 제작'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에 싱글플레이는 일종의 '예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싱글플레이는 성우 지원을 제외하면 '우리의 툴로 이런것도 만들 수 있어요!'를 강조하는 프레젠테이션이다. 즉, 제작툴을 제작자들이 잡으면 이런 스테이지가 나온다라는 의미인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제작툴 '자랑'으로만 보기에는 게임의 난이도가 상당하다. 게임은 마리오를 연상하면서 케주얼 게이머나 초보 게이머에게 던져주는게 꺼려질 정도로 어려운데[각주:5], 스테이지에서 장애물과 장애물 사이에 체크포인트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목숨 시스템을 도입했었다면[각주:6]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살벌했을 것이다.


게임은 기본적인 점프와 매달리기 등등을 이용해서 장애물을 극복하는 플랫포밍 게임이다. 난이도가 살짝 어려운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게임 구성에 비타판은 상당히 혁신적인 시도를 도입한다. 비타의 다양한 기능들[각주:7]을 이용하는 플랫포밍을 도입한 것이다. 가령 전면터치로 장애물을 '밀어서' 집어넣는다던가, 발판을 움직인다던가 등의 조작을 하거나, 자이로센싱 기능을 이용해서 마치 핀볼마냥 튕겨져 나오는 스테이지가 있는 등 게임은 소니 비타의 다양한 기능을 드러내는 혁신의 장으로서 야심차게 기획되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문제는, 비타의 기능을 야심차게 사용한 이 다양한 플랫포밍 요소들이 게임 내에서 기본적인 점프-매달리기 플랫포밍과 다르게 겉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스틱+점프, 메달리기의 전통적인 조작 시스템과 새로 추가된 요소들이 아주 크게 괴리를 일으키고 있으며, 새로운 플랫포밍 요소를 스테이지 제작에 넣을 수 있다는 '프리젠테이션'적 성격이 강한 싱글 플레이와 맞물려 들어가면서 최악의 시너지를 이루어내고 만다. 물론 제작자들도 이러한 '겉도는' 플랫포밍 요소를 인식했는지 상당히 여유로운 템포나 전혀 서두를것 없는 퍼즐적인 요소로 비타의 기능을 이용한 플랫포밍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몇몇 스테이지의 경우에는 이것을 너무 과도하게 사용한 나머지, 엉망진창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부분들이 생겨나는데 특히 후면터치를 이용해서 슈팅 게임 비슷하게 진행되는 부분은 역사상 최악의 조작감을 자랑한다.[각주:8]


이는 아마도 소니에서 요구한 '비타의 기능을 최대한 사용해달라'라는, 즉 퍼스트 파티로서 모범을 보여달라는 것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소니의 요구에 따른 제작자들의 결과물은 비타의 멍청한[각주:9] 디자인을 까발리는 형태가 되버렸다. 물론 몇몇 요소들은 상당히 괜찮은데, 예를 들어서 지프라인에 매달린 상태에서 자이로 센서로 기울여서 이동하게 만드는 부분이라던가 등은 상당히 괜찮은 느낌이지만, 터치조작, 특히 후면 터치조작을 수행할 때의 그 병신같은 느낌[각주:10]은 이루어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론, 전면 터치를 이용한 스테이지 구성 등은 상당히 훌륭한 기믹이었으며, 리틀 빅 플래닛처럼 스테이지 제작이 중요한 게임에서는 필요한 기믹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새로운 플랫포밍 요소를 싱글플레이 전반에 도입해서 '광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요저들이 그 기믹을 사용하는 케이스는 상당히 드물며, 심지어 사용한다 하더라도 소수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비타판이 기본적으로 모든 리틀 빅 플래닛의 스테이지를 불러 올 수 있는 가장 최신 버전이자 완전판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각 버전별로 다른 '조작체계'로 인해서[각주:11] 몇몇 자작 스테이지는 진행이 불가능 했었다. 물론 진행이 가능한 스테이지가 더 많았지만, 몇몇 스테이지에 대한 진행불가 문제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리틀 빅 플래닛 비타판은 리틀 빅 플래닛이라는 좋은 소재를 두고, 퍼스트 파티가 해야하는 '기기 사용의 모범'을 보여주려다가 역으로 기기의 병신성을 설파해버린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제작사였으면 더 병신같을 수 있었겠지만, 그런 병신력을 억누르는데 성공한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문제는 제작사 라기 보다는 비타라는 하드웨어 자체가 갖는 한계와 모순, 그 자체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지만.




  1. 엄밀하게는 완벽하게 2D는 아니고 스테이지에 깊이가 있는 2.5D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2. 순수하게 제작툴에 있는 물건만을 이용해서 10진법 계산기를 만든 용자도 존재한다. [본문으로]
  3. User Create Contents [본문으로]
  4. 자이로센서, 후면터치, 전면터치 등등 [본문으로]
  5. 원래는 이 게임은 마리오같은 게임이 해보고 싶으시다던 부모님들께 드릴 예정이었다. 문제는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그냥 마리오를 사드릴까 생각중이지만(.... [본문으로]
  6.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한 목숨'이다. [본문으로]
  7. 자이로센서, 후면 터치, 전면 터치 등등 [본문으로]
  8. 그 스테이지에서 후면터치로 조작하는 것은 정말이지 악몽이라 할 수 있는데, 전통적인 게임기 파지법으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조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9. 다시 한번 인용하지만, 비타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능을 알아서 취사선택하라고 이야기한 이나후네의 이야기처럼. [본문으로]
  10. 심지어는 사람에 따라서 기본 파지법에서 후면 터치가 항상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 결국 상당히 불편한 파지법으로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 본인처럼 말이다. [본문으로]
  11. 가장 다른 점이겠지만, 비타는 R2, L2가 없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