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일판 3DS 기준으로 작성된 글이며, 국내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루이지 맨션 2는 게임 큐브 시절 나온 루이지 맨션의 후속작입니다. 유령의 집을 탐험해서 비밀을 밝힌다는 루이지 맨션의 기본 구조는, 얼핏보면 공포 요소를 도입한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공포의 클리세 중의 클리세들만을 인용합니다.[각주:1] 그렇기에 이 작품을 '호러'의 요소가 들어갔다고 하기는 좀 애매한 구석이 많다고 할 수 있죠. 유령이 튀어나오는 지점에서는 너무 친절한 나머지 이 뒤에 루이지가 어떤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면서 넘어질지 에측가능하게 게임을 구성합니다. 그렇기에 게임은 기본적으로 퍼즐 액션 어드벤처의 장르적 특성을 취하고 있다는게 정확한 진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루이지 맨션 2의 기본적인 게임 구성은 저택을 탐사하고, 탐사를 방해하는 유령을 퇴치하는 것입니다. 게임 내에서 저택은 각기 컨셉을 갖고 있으며, 그 컨셉에 맞게 저택의 다양한 오브젝트들과 상호작용해서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처음 갈 수 있는 저택에서는 거미들이 들끓어서 거미줄을 불질러서 청소하는 스테이지가 등장하거나, 두번째 저택에서는 식물에게 물을 줘서 식물을 자라게 하거나, 풍선 같이 생긴 식물을 이용해서 날아다니는 스테이지가 등장하는 등등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게임은 주변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도구로 '청소기'[각주:2]와 유령이 숨긴 물건을 볼 수 있는 다크 라이트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닌텐도의 특기인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적당한' 절묘한 난이도 조절이 등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저택 내에서 대부분의 물건들은 청소기의 빨아들이기와 뱉어내기를 이용해서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작용 '가능성'은 게이머가 '아 이건 빨아들일 수/내뱉을 수 있겠군'이라는 느낌으로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각주:3] 하지만, 의외의 곳에 돈을 숨겨놓는다던가 보석을 숨기는 등, 스테이지의 진행 이외의 부분에 있어서 게임은 상당히 기발한 아이디어로 스테이지와 상호작용할 것을 요구합니다.[각주:4] 유령들이 숨겨놓은 물건을 찾는 기능인 다크 라이트 역시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숨겨진 물건들이 절묘한 난이도로 숨겨져있으며, 세심한 관찰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신경을 안쓰면 놓치기 쉬운 그런 물건들이 많습니다.


게임은 이런 상호작용을 베이스에 두고, 거대한 테마를 가진 저택[각주:5]을 왔다갔다 하는 형식의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즉, 한 미션 내내 모든 저택의 방을 뒤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미션마다 갈 수 있는 저택방은 한정되어 있고, 게임 진행 자체는 다소 일직선적인 진행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한 미션당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로, 휴대용 게임으로서는 적당한 플레이 타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션마다 스테이지의 구성이 약간씩 달라진다는 점, 여기저기 숨겨진 보석들을 찾는 요소와 등급 시스템 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여러번 반복해서 할만한 가치는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전투는 단순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채워진 부분입니다. 기본적으로 A버튼을 눌러서 플래쉬를 터뜨려서[각주:6] 유령을 스턴시킨 뒤에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여서 유령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유령이 도망가는 방향과 정확하게 반대방향으로 방향을 입력할 경우, 청소기의 게이지가 올라가면서 게이지가 일정 수치씩 쌓이면 유령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유령들의 경우,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유령들[각주:7]에서부터 숨어있으면서 잡동사니를 던지는 유령[각주:8], 데미지는 주지 않지만 루이지에게 경직을 일으키는 투명 유령 등등 다양한 유령들의 조합을 통해서 게임의 난이도를 적절하게 맞추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각 유령마다의 해결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유령들의 조합에 따라서 좀 벅찬 구간이 있기도 합니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졌으며, 그래픽 자체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편입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3차원적인 '조준'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위와 아래로 라이트/청소기를 조준하는 것을 버튼 조합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라이트를 충전하는 상태에서 아래 위를 조준하기가 정말 까다롭고 귀찮습니다.[각주:9] 또한 자이로 센서 역시 상당히 딱딱 끊기는 물건이라는 느낌. 비타판 그라비티 데이즈와 비교해보았을 때, 3DS에서 사용하는 자이로 센서의 감도는 거의 석기시대 수준의 무언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루이지 맨션 2는 여전하게도, 그리고 닌텐도 다운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는 충분히 있고, 멀티도 있으니 볼륨이 대단히 적었던 전작에 비해서는 좀더 오래잡고 할만합니다. 물론 다른 휴대용 기기 게임들에 비하면 볼륨이 아쉬운 점도 있고, 좀더 다양한 저택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지 맨션 2는 잘 만든 작품이며 신뢰와 믿음의 닌텐도라는 명성에 부합하는 게임입니다. 일판이나 북미판 3DS를 가진 분들은 사서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 마치 놀이동산에서 나오는 유령의 집처럼. 다소 장난끼 다분한 느낌이 강하지만. [본문으로]
  2. 라기 보다는 오히려 고스트바스터즈의 '그것'을 오마주했다고 느껴지는 무언가. [본문으로]
  3. 잡아당길 수 있는 스위치나 커튼에는 빨간 색 칠을 한다던가, 펄럭거리게 만든다던가... [본문으로]
  4. 가령 유령이 보석을 껴앉고 자고 있는 스테이지에서는 앞에 있는 자명종이 울리게 설정을 해야하는데, 그 조절 스위치가 카페트 밑에 숨겨져 있다던가. [본문으로]
  5. 총 5개의 저택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6. 모아서 터뜨릴 수도 있는데, 이러면 범위가 늘어납니다. [본문으로]
  7. 중반부 이후에는 이들 역시 종류가 늘어납니다. 방패를 들거나, 플래시를 막는 썬글라스를 끼거나... [본문으로]
  8. 숨어있는 포인트를 조사함으로서 유령이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9. 물론 플레쉬 범위가 상당히 넓기 때문에 굳이 그럴필요는 없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