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네타가 어느정도 들어있습니다.


Dark Fantasy?

 다크 판타지는 근래 판타지 코드의 한 흐름을 구축하고 있는 중요 코드 중 하나입니다. 판타지가 주요 소재인 RPG 장르에서도 요즘 들어서 '다크 판타지'란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죠. 위처, 뱀파이어-마스커레이드:블러드라인, 그리고 여기서 리뷰하고자 하는 드래곤 에이지:오리진(이하 DAO)까지 말이죠. 사실, 정의 자체가 상당히 모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코드로, ㄱ의 모든 판타지 자체가 어느정도 어두운 부분을 갖고 있죠. 엄밀하게 따진다면 '꿈도 희망도 없는' 하드 보일드 성향의 RPG를 다크 판타지라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듯 합니다.

 다크 판타지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애매모호한 코드이기는 하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하드 보일드' 판타지라는 점에서는 DAO를 가장 잘 설명하는 코드이기도 합니다.

Long, Long Time Ago...Far, Far Away....

 드래곤 에이지의 큰 스토리 구조는 판타지 장르의 클리셰라 할 수 있습니다. 마법에 빠져 타락한 자들과 괴물, 그리고 그들과 맞서 싸우는 전사들, 세계의 파멸을 막기위한 전쟁과 다양한 종족들 간의 규합, 그리고 세계의 운명을 건 장엄한 최후의 전투까지 기본적으로 DAO는 판타지 RPG의 정석적인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DAO가 기존의 다른 판타지 RPG와 다른 점은 구체적인 스토리 전개입니다. 구체적으로 영웅의 위대한 모험기로 보일 법한 이야기가 대단히 구질구질하고 찝찝한 뒷맛을 주는 이야기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여러분은 과거 그레이 워든과 드워프 왕국간에 채결된 협정에 따라, 드워프 왕국의 원군을 얻고자 하죠. 하지만, 드워프 왕국에 도착하고 나서 보면 왕국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으며, 정통 왕위 계승자와 왕의 아들이 서로 왕위를 계승하고자 치고 받고 싸우고 있죠. 여기서부터 진행되는 스토리, 서로 물어뜯고 험담하는 부분, 그리고 마지막 '깊은 참호'(Deep Trench)에서부터 '공허의 모루'(Anvil Of The Void)까지 이어지는 충격적인 이야기 전개는 암울한 전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암담한 이야기 전개를 통해서 바이오웨어가 DAO를 통해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신화나 전설, 동화 속에서 나오는 영웅의 모험 뒤에 숨겨진 이야기의 이면, 즉 어두운 부분을 강조하고자 한 것입니다. 과거 바이오웨어가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이라는 컨셉의 신화적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DAO를 통해서 '영웅의 위대한 모험 뒤에 감춰진 어두운 진실'이란 컨셉을 드러내고 있죠. 

 '어두운 진실'이란 컨셉을 강화하기 위해서 바이오웨어는 다양한 요소를 사용합니다. 바이오웨어의 전매 특허인 인상적인 성우의 연기 및 짜임새 있는 대사에서부터 아름다운 그래픽, 그리고 세세하게 짜여진 설정과 스토리 및 코덱스를 통해서 말이죠. 이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이오웨어 최초로 선과 악의 수치를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게임 내의 세계는 흑과 백으로 구분 되지 않는 회색의 세계이고,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인간들 사이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즉, 구체적인 관계와 상황 내에서만 이야기는 흑백을 가리거나, 시점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한 것이 호감도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모리건은 생존과 힘을 숭배하며 그와 관련된 대화 선택지 또는 행동을 할 경우에 호감도가 올라가죠. 하지만, 모리건이란 케릭터가 의외로 섬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호감도가 깎이는 경우도 발생하죠. 또한 '윈'은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에 호감도가 올라가고, 릴리아나는 소녀적인 꿈에 관련된 행위나 종교적인 행동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하죠. 이렇게 동료마다 좋아하는 것, 생각하는 이상, 목표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주인공을 중심으로 파티를 구성해서 다닐 때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반응합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게이머는 어두운 현실 내에서 한줄기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안 그래도 어두운 현실을 완전히 어두운 막장으로 이끌어 가는지를 선택 할 수 있죠. 또한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동료들 덕분에 게임은 한층 더 몰입감을 부여합니다.





FIght For The Glory!

 DAO의 전투 시스템은 근래 MMORPG, 특히 WOW에 많은 부분 영향을 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동료들은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탱커, 적들에게 실질적으로 데미지를 주는 딜러, 마지막으로 탱커가 오래동안 버티도록 버프 및 체력 회복을 담당하는 힐러라는 3가지 범주로 구분하며, 이에 따라서 주인공과 각각 특색을 지닌 3명의 동료들을 조합해서 전투에 임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DAO는 수적 열세속에서 일어나는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렇기에 게임은 탱커 딜러 힐러 간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투는 어려워집니다. 또한 게임이 뒤로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적들 역시 탱커 딜러 힐러 형태를 갖춘 파티의 형태를 보입니다. 또한 적들의 종류에 따라서 각기 다른 공략법을 이용하죠. 예를 들어 기본적인 헐록/젠록으로 구성된 다크 스폰들은 기존의 탱/딜/힐 의 전투가 기본이 되지만, 몇몇 거대 보스, 특히 드래곤 류의 적들은 기존의 탱커의 의미가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공략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DAO의 전투에 있어서 또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전투의 규모입니다. 기본적으로 압도적인 수량을 자랑하는 대규모의 적들과 부딪히기도 하지만, '크기'에 있어서 압도적인 적들-드래곤, 오우거 등-과도 싸웁니다. 그리고 적들의 수와 크기에 더불어서, DAO는 게이머에게 다양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다크스폰 군단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딥 트렌치, 고대 엘프들의 숲 속에 감춰진 잊혀진 동굴, 이교도들의 사원, 마법사들의 탑 등의 공간에서 전투를 벌이고, 이는 전투의 규모와 분위기를 살립니다.

The Darkest Age Is Coming.....

 바이오웨어는 2009년과 2010년 초 매스이펙트 2와 DAO를 냈고, 둘다 300만장 이상 팔아치우면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였습니다. 일단 매스 이펙트 2는 다른 리뷰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대단히 혁명적인 작품이라 칭할 수 있는데 반해서, DAO는 컨셉 자체를 제외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RPG의 요소들 탐색, 수집, 모험, 이야기 등의 요소를 모두 갖추었고, 또한 소재나 거대한 이야기 틀은 과거의 판타지 RPG에서부터 많이 차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AO는 바이오웨어의 역작인 만큼, 세부적인 스토리와 이야기의 구성을 상당히 치밀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바이오웨어가 기존의 D&D를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일설에 의하면 위자드 코스트에 내는 게런티가 상당했다는 이야기가...) 게임 및 설정에 공을 들인 만큼 후속작(일단은 2010년 3/15에 나오는 확장팩 어웨이크닝부터)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