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20시간 돌파,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혁명적'이란 수식어는 이럴 때 쓰는 겁니다. 물론 긍정적, 부정적 의미 모두를 포함한 것입니다.

-기존의 액션 게임들이 액션에 RPG적 요소를 부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매스 이펙트 2는 RPG에 액션 게임적 요소를 성공적으로 혼합합니다. 기존의 액션 RPG나 액션 게임은 RPG의 성장 요소나 아이템 콜렉팅 요소를 도입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디아블로 등의 핵 앤 슬레쉬 RPG, 기타 RPG적인 성장요소를 도입한 대다수의 액션 게임들이 그랬죠. 하지만, 매스 이펙트 2는 역으로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의 전투 개념을 RPG 게임에 도입하고, 액션을 강화하기 위해서 RPG 적 요소를 과감하게 제외, 축소시킴으로서 기본적으로 RPG이지만 액션 게임의 진행방식으로 진행되는 독특함을 보여줍니다.

-매스 이펙트 2는 기존의 RPG가 갖는 몇가지 클리셰들을 버립니다. 먼저, 인벤토리와 아이템 개념을 삭제. 이 대신에 자원을 통한 업그레이드 및 로드아웃 개념을 도입합니다. 사실상, 전작의 지저분한 인벤토리 개념을 갈아치우기 위한 것도 있지만, 쉐퍼드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일련의 재해석(?)이 일어난 듯한 분위기입니다. 쉐퍼드 소령은 우주를 구할 위대한 영웅인데, 그의 바쁜 시간을 고작 인벤토리 정리로 낭비할 수 는 없지 않는가? 아예 로드 아웃 개념을 도입해서 인벤토리 개념을 없애버리자고. 대충 이랬을 것입니다.

 뭐, 전통적인 RPG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주 화가 나서 펄펄 뛸만한 이야기지만, 요즘의 추세에는 적절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매스 이펙트 1이 다양한 아이템을 보여주었지만, 그만큼 쓸모 없는 아이템도 많았으니까요. 그렇기에 적당히 필요한 것들만 집어넣고 게임을 진행하게 만든 것이죠. 사실 전작에서 아이템 간의 생각보다 큰 격차가 나지 않았다는 점(뭐 최고의 어설트 라이플인 HAWX X와 레벨 1 어설트 라이플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긴 있지만)과 게임 자체가 TPS 형식의 액션 게임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각 무기 마다의 특성을 확실하게 드러내지 못한다면 다양한 무기는 썩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는 점은 바이오웨어가 아예 무기 수를 확 낮추게 만든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스킬쪽과 동료들의 능력이 다양하게 분화되었더군요.  

-게임이 '미션'단위로 진행됩니다. 레벨업이나 경험치를 주는 단위도 미션 단위구요. 기존의 RPG, 심지어는 전작에서 적을 죽이거나 등의 온갖 행동에서 경험치를 얻을수 있었던 반면에 이번작에서는 얄짤 없이 퀘스트나 미션 단위로 경험치를 계산합니다. 심지어 적을 죽이거나 해킹/바이패스 등의 미니게임을 하더라도 경험치는 오르지 않죠. 굳이 이렇게 해서 레벨 노가다를 제한할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지만(실제 바이오웨어 게임은 내가 강해지는 만큼 적도 강해집니다), 매스 이펙트 2의 하이브리드적 성격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봐줄만 합니다. 

-이번작에서는 여러가지 서브 미션들이 다양성이 있습니다. 전작에서 지적했던 단점-그 서브미션이나 장소가 대동소이 하다.-라는 문제를 제작진이 아주 진지하게 고려한듯 합니다. 서브 미션의 내용은 똑같은 것이 없고, 각각의 고유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이머는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어떤 것들은 가벼운 심부름 수준에서 끝나지만, 몇몇은 상당히 강도 높은 전투가 같이 수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료들의 개성은 전작보다 더욱 뚜렷해진 듯. 전작보다 배가 된 동료의 수와, 동료의 역할 강화 등으로 전작에 비해서 동료의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사실 전작에서 저는 동료를 렉스와 게러스만 데리고 다녔는데, 전투에서 느낌만 놓고 본다면 렉스=잘 안죽는 놈, 게러스=잘 죽는 놈(.....) 정도 였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단순한 비교가 아닌 능력 및 다루는 무기별 특화된 게임 스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식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속편...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만, 전작의 RPG 적인 요소를 좋아한 분들이면 싫어할만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매스 이펙트 2는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