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스포일러 포함입니다.

도시전설 해체센터는 도시전설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괴이한 현상을 보는 주인공이 도시전설 해체센터라는 곳에서 일하면서 겪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오컬트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총 6개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사건당 플레이 시간은 1시간 정도로 가격(1만 7천원 정도) 대비 해서 분량은 되는 편이다.

다만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게임 자체는 상당히 루즈한 편인데, 우선 게임 오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틀린 선택지를 고르더라도 다시 고르라고 그 자리에서 다시 고르게 시킴), 추리를 하는 요소가 선택지 고르기 밖에 없다. 그나마 좀 참신해 보이는 문장 만들기 퍼즐은 황금 우상 사건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긴 한데, 황금 우상 사건에서 보여준 깊이있는 추리 과정이나 단계별 퍼즐 풀기 과정은 없다.

그렇기에 게임은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라기 보다는 플레이어 케릭터를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비주얼 노벨류의 게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기본적으로 일직선 진행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요소는 거의 없다보니 그러하다. 하지만 비주얼 노벨 치고도 게임의 구조가 성기다는 인상을 강하다. 개별 스토리나 전체 스토리의 짜임새가 성긴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컬트를 다루는 게임에서 본격적인 추리 소설에서 볼법한 복잡한 트릭이나 이런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도시전설 해체 센터의 아쉬운 점은 이야기 구성이 하나의 패턴을 단조롭게 반복한다는데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첫번째 시나리오나 두번째 시나리오에서 게임의 흐름(오컬트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진상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덮는 위장이며, 실제로 모든 것은 사람이 한 짓이다)을 눈치채버리면 세번째에서 마지막 시나리오까지 이야기 흐름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모든 사건들을 아우르는 큰 플롯과 트릭이 밝혀질 때는 설마 하다가 실망까지 느껴버리게 되는데, 이는 게임이 ‘진실이냐 아니냐’라는 구도로 이야기를 짜버렸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여운이나 해석의 여지를 주기 보다는 뭔가 강제로 납득시켜버리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아쉬운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부분에서는 좋은 부분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오컬트라는 것이 발생하는 ‘소문’으로부터 어떻게 ‘사건’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일관된 테마를 구축하려는 시도들이다. 게임은 소문으로부터 오컬트나 도시전설들이 등장하고, 그것에 어떻게 사람들이 소비하는지를 주요하게 다룬다(그리고 메인 시나리오의 핵심 소재기도 하다) 그러한 과정에서 2020년대에 맞게 SNS를 검색한다던가, 스트리밍 문화 등의 다양한 동시대적 요소를 차용하였기 때문이다. 개별 시나리오의 완성도나 이야기 흐름은 다소 반복적이라도 동시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결론을 내리자면 1만 7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무난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단, 이런 류의 게임에 대해서 많이 플레이 한 사람이라면 실망한 부분들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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