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을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http://leviathan.tistory.com/1996)
스마트 토이(위키피디아에서는 Toy-to-life라는 용어를 쓴다)는 게임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실물 피규어 등을 지칭한다. 장난감 산업과 게임 산업을 한데 아우른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스마트 토이는 분명 매력적인 개념이며 실물과 디지털 사이의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스마트 토이란, 쉽게 이야기해서 실물로 구매하는 DLC 개념이었다:플레이어는 인터넷 마켓에서 디지털 DLC를 구매하는 대신, 실물 피규어를 구매하고 별도의 장치를 통해서 연동하면 게임이 이를 인식, 콘텐츠를 해금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가동중인 스마트 토이 라인업들인 스카이랜더스와 닌텐도의 아미보가 이런식의 상호작용 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필자는 이전에 스마트 토이가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되었을 것이라 보았다. 실제 디즈니 인피니트가 이 시장에 뛰어들 당시만 하더라도 그러한 낙관론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디즈니 인피니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만 라인업을 운영 후, 사업을 철수하였으며 레고 디멘션즈의 경우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운영 후 사업에서 손을 땠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디즈니 인피니트의 실패일 것이다:디즈니 인피니트는 시즌 3까지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마블, 더 나아가 스타워즈까지 투입된 그야말로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스타워즈 게임 부분에서 배틀프론트에 비해서 적은 돈을 벌어들였다(관련 기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3개월이 지난 후 디즈니 인피니트 프로젝트는 순식간에 폐쇄당하게 되었다.(관련기사)
디즈니 인피니트의 실패에는 이유는 그들이 거둔 성공이 기대치에 못미친 점이 클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예를 들어, 수요 공급 예측의 실패와 악성재고의 발생이라던가(첫 런칭 당시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해서 고생하였더니, 2.0 런칭 후에는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예를 들어 헐크의 경우, 200만개의 피규어를 제작하였는데 실제로는 100만개만 팔렸다. 즉 100만개의 '악성재고'가 발생한 것이다), 브랜드 간의 콜라보레이션의 미미했다던가, 혹은 내부적인 이슈들이 게임에 강제되는 등 잦은 악재가 있었던걸로 보여진다(관련기사)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기저에는 디즈니 경영진도 인정하였듯이, 스마트 토이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고, 소프트웨어 제작 이외에 실제 피규어도 제작해야하는 원가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관련기사)
스마트 토이 시장이 주춤하게 된 것은 실제 스마트 토이 자체가 게임 관점에서 DLC를 번거롭게 물리적으로 구매하는 것 그 이상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 클 것이다:디즈니 인피니티는 분명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법에서 혁신적이지 못하고 구태의연하였으며, 실물을 팔아야 한다는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하였던 걸로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스마토 토이 라인업 중 살아남은 건 아미보 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스카이랜더스는 2016년 이후로 신작이 나오고 있지 않음으로...살아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아미보 라인업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까지 3900만개의 아미보와 3000만개의 아미보 카드가 출하되었고(위키피디아), 회계년도 2017년 3월에서 2018년 3월까지 결산 시에는 약 1030만개의 아미보와 580만개의 아미보 카드가 출하되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물론 때에 따라서 아미보 라인업이 어느정도 부침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사업 자체를 접는 것을 고려해야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2017년 관련기사)
어째서 아미보는 여전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애시당초에 닌텐도 하드웨어(NFC를 인식할 수 있는)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미보를 인식하고 게임을 만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몇몇 경우 아미보라는 스마트 토이의 콘텐츠가 여타 스마트 토이 라인업보다 독특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즐기게끔 만들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예를 들어 스플래툰 2의 경우, 스플래툰 보이나 걸 아미보를 연동시키면 특전 기어를 주는 것과 함께 플레이어의 복장을 입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야생의 숨결에서 황혼의 공주 아미보를 연동하면, 그림자 늑대가 나와서 아이템을 찾아주거나 하는 등의 소소한 이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아미보는 단지 콘텐츠를 양적인 방향에서 늘리는 것이 아닌, 질적인 부분들(콘텐츠를 바라보거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각도)을 늘려주며, 게임들을 넘어서 서로 대응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아미보 대응 게임들은 양적인 콘텐츠를 늘려주는데 집중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여타 스마트 토이 라인업이 하나의 게임 = 하나의 스마트 토이 라인업만 1대1로 대응되는데 비해서, 아미보는 1대다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부분도 있다:일례로 플레이어는 하나의 아미보를 파이어 엠블렘 무쌍와 대난투, 심지어는 디아블로 3 스위치 버전에도 쓸 수 있다. 적절한 조형과 가격, 닌텐도 차원에서의 전폭적 지원, 더 나아가 여러 게임에서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미보는 여타 스마트 토이가 갖지 못하는 매력을 지녔다.
하지만 닌텐도의 아미보 운영의 화룡점정은 대난투다:아미보를 통해서 대응되는 케릭터를 성장시키고, 플레이어의 분신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여타 아미보 기믹들이 복장을 추가하거나, 게임 콘텐츠에 새롭지만 소소한 추가 요소를 늘려주는 방식이었다면 대난투는 '게임이 피규어를 통해서 물화된다'라는 양방향적인 교류를 보여주었다. 어떻게 본다면, 스마트 토이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최대한으로 보여준 셈이었다.
그런 점에서 스타링크의 등장은 다소간 뜬금없고, 위험해보인다:심지어 디즈니 인피니트가 디즈니 프랜차이즈를 등에 업고도 거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신생 IP가 대담하게 스마트 토이 제품을 들고 시장에 도전한 것이다. 심지어 게임은 컨트롤러 위에 엄청나게 거대하고 무식해 보이는 추가 컨트롤러를 얹기까지 하였다. 누가봐도 무모한 도전이지만, 스타링크에는 나름대로 포인트들이 있다:우선, 게임 자체의 콘텐츠를 양적으로 늘려주는 방향이 아니라 질적(게임 플레이 스타일 같은)으로 늘려주는 방향을 선택했다던가, 노맨즈 스카이의 플레이 콘셉트(행성 탐험, 전투, 행성간 이동 등)를 가진 캐주얼한 오픈월드라는 점 등에서 기본적인 게임으로써의 요소를 갖추려고 했다던가 말이다. 심지어 실물 피규어 없이 DLC로 피규어 콘텐츠를 언락하게끔 한다던가 등의 방법은 스마트 토이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또한 장난감에 조립식 모듈형 기믹을 더해준 점도 상당히 독특한 부분이었다.
여기에 스타링크는 스타폭스를 콜라보레이션 하였다. 상당히 충격적인 콜라보레이션이지만, 스타링크는 스타폭스 인원들의 전용대사와 상호작용 대사, 전용 미션 등을 투입하여서 본격적인 콜라보를 구성하였다. 우습게도, 스타폭스의 존재로 인해서 스타링크의 모든 콘텐츠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되었으며 '스타폭스 프랜차이즈가 아니지만 모든 스타폭스 팬들이 원하는 그 게임'이 되어버린 측면도 있다. 그러나 스타폭스 콜라보레이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신생 스마트 토이 프랜차이즈가 스타폭스라는 기존 거대 프랜차이즈와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주목을 끈 덕분에, 오래된 닌텐도 커뮤니티 측에서는 한번씩 스타링크를 언급하면서 기대감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링크에 대한 걱정과 기대는 반반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스마트 토이를 연동시키는 방법이 겉보기에도 대단히 거추장스러울 뿐만 아니라, 게임 내부의 오픈월드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분량이나 스마트 토이를 실제 구매했을 때의 이점들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하는 쪽이 현명할 것이다. 그러나 스타링크는 스마트 토이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본격적인 오픈월드 슈터 장르 게임이기 때문에 성패의 귀추에 따라서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스타링크는 10월 16일 발매 예정이며,
한국판은 발매 예정이지만 자세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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