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기나긴 여행의 종착지, 얼음왕관 성채의 위용




-지난 2주 동안 죽어라고 해서 이제 79랩.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만랩을 찍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1랩에서 부터 70랩까지 달리는 거 보다, 70랩에서 80랩에 달하는 그 기간이 더 힘들었습니다. 뭐랄까 1랩부터 70랩 까지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하면서 룰루랄라 즐겁게 해도 하루에 2~3랩 씩 올릴수 있었지만, 70랩 넘어서는 인던돌고 퀘하고 같이 빡새게 굴려야 하루에 1랩 올릴까 말까입니다. 그래도 좀 노하우가 생기니까 꾸준히 1랩씩 올릴 수 있었지, 80랩 찍는게 은근히 근성을 요구합니다.

-개인적으로 와우 라는 게임을 분석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것도 언젠가 리뷰로 다루겠지만, 와우라는 게임 자체가 기존의 온라인 임들을 집대성(나쁜 말로는 짜집기)했다는 평을 받으며, 수많은 추종자-특히 블리자드 게임이라면 뻑하고 죽는 우리나라에서-들을 거느리며, 폐인 양성 게임으로 손꼽힙니다. 물론 와우가 완성도 있는 게임이라는 건 긴 시간 동안 플래이를 한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하는 동안 이것저것 겪으면서 본 문제들도 많았습니다.
 
가령 오리지날 부분인 칼림도어와 아제로스 이야기는 조밀한 스토리 라인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노가다 MMO(가서 이거 하세요, 저거 하세요, 저거 모아오세요 등등)와 비슷하며, 이러한 점을 불타는 성전과 리치왕의 분노에서 다양한 퀘스트 유형-폭격, 정찰, 다양한 월드 이벤트 등등-으로 증강시켰으나, 결과적으로 노가다를 예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노가다라는 요소는 기본적으로 모든 게임, 특히 MMO에서 두드러지는게 아니냐?'라는 지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와우는, 특히 후반 두개의 확장팩(60-80 레벨 컨탠츠)은 노가다라도 세심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래봤자 와우 역시 기존의 MMO의 아젠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아젠다 내에서 잘 엮어 내었을 뿐, 결국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일단 레이드 뛸 깜냥은 되지 않기에, 파티플 위주로 하는 인던의 감상을 위주로 판단하자면, 상당히 타이트한 협동플래이를 요구하며 직관적이라기 보다는 상당히 복잡한 게임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는 역할 분담의 문제가 아닌, 난이도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자신의 클래스와 던전에 대해서 높은 이해도를 지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자신이 어떤 클래스 이다, 라고 하면 그 파티에서 자신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이게 인던 규모에서는 딜러 클래스는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몹의 공격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탱커 클래스나 힐러 클래스가 가장 머리 아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탱커는 다른 클래스 보다도 자신의 클래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되며, 자신의 실수가 파티원 전원을 몰살 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탱커 클래스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자신의 클래스에 대해서 이해도가 부족하다면 파티를 지옥 파티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소규모 파티플 인던 보다는, 레이드 규모에서 더 빡빡한(공략이나, 분쟁 사례들, 그리고 기타 각종 이야기를 종합하여 보았을 때) 모습을 보여줍니다. 레이드 단위에서는 파티원 전원이 치밀한 연구와 고민 끝에(물론 새 확장팩이 나오기 전 '세기말'인 현 상황에서는 거의 대부분 공략이 보급이 되었지만)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서 와우는 게임 외적으로 이러저러한 문제점들(이는 정식 리뷰에서 자세하게)을 겪고 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 자체가 기존 워크래프트 3의 이야기를 종결하는 장인데, 개인적으로는 몇몇 부분은 좀 당혹스러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무라딘이 살아있다는 점이라던가, 노스랜드에 거대한 트롤들의 나라가 있다는 점이나, 아줄 네룹이 더럽게 작다는 점 등등이 충격적이더군요. 물론 와우의 설정 논란은 늘어놓으면 끝도 한도 없기 때문에, 그냥 저냥 넘어가려 합니다. 그러한 부분 외에는 큰 부분의 스토리 라인은 마음에 들지만, 얼음왕관 와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바로 얼라이언스와 호드가 아서스를 코 앞에 두고 서로 치고 받고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포세이큰의 퓨트리스와 바리트마스의 배신 덕분에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아슬아슬한 동맹이 깨지기는 했지만(저는 덕분에 맨손 격투 숙련이 375를 찍었지만), 그걸 바로 아서스 코앞에서 서로 치고 받는다는 거 자체가 저는 이해가 안되더군요. 저 친구들이 칼림도어 연합군을 결성해서 아키몬드를 쓰러뜨린(물론 직접 쓰러뜨린건 아니지만) 놈들인지 라는 의구심마저 들더군요.

-하여간 만랩 찍으면 또 바빠질거 같으나...그건 그때 문제고, 만랩 찍으면 블로그와 와우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물론 와우 이야기로 도배한다는건 아니지만) 그 문제를 좀 생각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