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의 게임인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사냥'이라는 개념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게임 시리즈입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인기는 일본 내에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DS에 판매량이 밀리던 PSP의 판매량을 MHP2G(몬스터 헌터 포터블 2G)의 발매로 단번에 역전시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물론 장기적인 판매량에서는 다시 PSP가 뒤쳐졌지만)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통칭, MHF)는 이러한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컴퓨터 온라인 게임으로 옮겨놓은 온라인 게임입니다. 일본에서는 인기가 많은 온라인 게임이며, 한국에는 작년 8월에 상륙하여 지금 현재 시즌 4.0까지 업데이트 된 상태입니다.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이하, MHF)의 게임 시스템은 간단합니다. 퀘스트를 수주 받은 뒤에 사냥과 채집을 통해 재료를 모으고, 이를 가공하여 무기와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형식입니다. 본질적으로 본다면, 단순한 재료 노가다의 반복입니다. 여기에 어떠한 스토리나 내용이 존재하지 않죠. 하지만 MHF는 이러한 반복적인 노가다에 재미를 부여합니다.
MHF의 핵심이자 기본은 사냥입니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장비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이는 사냥을 통해서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소재를 수집해야 합니다. 이는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반복적인 사냥을 해야지만 모여집니다. 이 때, 수렵하고자 하는 몬스터는 각기 고유한 특성이 있고, 패턴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비룡종이자 육상전 몬스터의 표준인 리오레이아는 문자 그대로 육상전에 특화되어 돌진이나 지상 브레스가 주특기라면, 공중전 몬스터의 표준인 리오레우스는 레이아와 반대로 공중 브레스나 덥치기에 특화되어 있죠. 이와 같이 각기 몬스터 마다의 개성이 다르고, 약점이나 공략법이 다릅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대처가 필요합니다.
또한 MHF에서는 각기 다른 11개의 무기(한손검, 쌍검, 태도, 대검, 해머, 수렵피리, 랜스, 건랜스, 라이트 보우건, 해비 보우건, 활)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무기들은 서로 가지고 있는 특징이 너무나 다르고, 몬스터의 약점을 공략하는 방식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초보의 친구이자 모든 근접 무기의 특징을 두루 갖춘 한손검을 봅시다. 데미지 딜링 능력은 떨어지는 대신에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범용성(무기 발도 상태에서 무기 사용 가능)과 기동성을 이용한 집요한 도그 파이팅 능력, 그리고 무기에 붙은 높은 속성치와 상태이상 능력치 등으로 몬스터에 따라 무기를 바꿈으로서 몬스터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가능하게 합니다.
반면, 근접 거리에서 방어와 모든 것을 포기한 극단적인 무기인 쌍검을 봅시다. 쌍검은 '난무'라는 폭발적인 딜링 능력으로 약점 부위에 대해서 어느 무기보다 효율적으로 집중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대신 어려운 스테미너 관리와 극단적으로 짧은 사정거리로 인해 컨트롤 하기가 어려운 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각 무기 마다의 특성이 다 다르고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몬스터를 잡을 때 어떤 무기를 들고 가느냐에 따라서 수렵 방식이나 결과가 확 달라집니다. 물론 몬스터에 따른 적절한 무기가 있지만, 대부분 컨트롤이나 실력이 뒷받침 된다면 충분한 효율을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MHF는 여타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보조 도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서 도구를 적재적소에 잘 사용한다면, 이것으로 각 장비간의 격차를 어느정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 내에서 장비 간의 성능 차는 플레이어의 센스로 커버되며, 중요한 것은 각 무기 간 개성과 플레이 스타일입니다.
또한 몬스터 헌터는 게임에 있어서 여러 가지 잔재미를 제공하는데, 가구를 배치하여 자신의 방을 꾸미는 마이 갤러리, 소재를 채집하기 위한 마이 가든, 자신만의 공원 마이 파크 등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소소한 일거리를 제공하여서 게이머를 쉬이 지루하지 않게 만듭니다.
MHF의 단점은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노가다성입니다. 게임 자체가 스토리나 흐름이 아닌 노가다로 이루어져있다는 점에서는 MHF의 한계는 극명합니다. 물론 무기 마다의 차별성, 새로운 몬스터들의 지속적인 추가, 각종 소소한 재미들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게임의 완성도가 높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일정 수준 이상이 지나게 되면 노가다에 질리게 되는 때가 오게 됩니다. 이를 MHF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커버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노가다라는 점은 큰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기존의 온라인 게임과 다른 조작 체계 또한 게이머가 적응하는데 큰 무리를 줍니다. 게임 자체가 온라인 게임이 아닌 콘솔 게임의 형식을 많이 띄고 있는지라, 키보드로 하면 카메라 워크 등에서 많은 어색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전용 패드를 사서 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혹은 키보드 조작 자체에 익숙해지거나), 이로 인해서 게임 서비스 초반에는 게임에 대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MHF는 한번쯤은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일본식 콘솔 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옮길 수 있는가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