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새로운 매체와 기기가 등장하면, 그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그랬고(심지어 이것들 조차도 구식으로 간주되죠), 최근 게임으로는 애니팡이 그랬으며, 이번에 리뷰하고자 하는 확산성 밀리언 아서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게임의 의미에서 접근을 하자면 이 게임, 확산성 밀리언 아서(줄여서 확밀아)는 상당히 애매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정의가 무엇이냐, 무엇부터가 게임이냐라고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문제이니, 일단 이 게임이 표방하고 있는 장르인 카드 배틀 롤플래잉 게임에 초점을 맞춰보죠. 일단 적혀 있는 것만 본다면, TCG+RPG의 혼합장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쪽의 특징을 섞어놓고, 그위에 포장을 잘 씌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확밀아는 자신의 배틀 코스트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카드로 공격 라인업을 구성한 뒤에, 적과 자동으로 전투를 하는 방식입니다. 그 사이에 카드가 갖고 있는 스킬은 자동적으로 발동이 되구요. 


참으로 애매한 점은 확밀아가 라인업을 짜고,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며, 그 사이에 플래이어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은 클래식한 게이머에게 '이게 게임이야?'라는 불만을 갖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카드의 육성과 카드 구성에 따른 콤보의 구성, 스킬 등등은 게임으로서 확밀아가 갖는 '전략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문제는 그것이 기존의 콘솔이나 PC 게임과 비교하면 대단히 '얕다'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게 나쁘냐구요? 글쌔요, 이게 만약 다른 매체로 나온 게임이었다면, 확밀아는 일러스트에 편승하는 빈약한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확밀아는 스마트폰이라는 매체를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휴대용 기기인 DS나 PSP 처럼 양손으로 하는 것이 아닌, 진짜 걸으면서도 할 수 있게 '한손'으로 하기 위한 인터페이스와 게임 구조를 보여줍니다. 반쯤은 정신을 팔고 있으면서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런 류의 소셜 게임들이 갖는 '가장 무서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손'으로 '집중이 별로 필요없는' 게임으로서 확밀아는 어떨까요? 그런 '빈약한'(이라기 보다는 최소한의 구조를 갖고 있는...이 더 알맞겠지만) 구조를 자랑하는 확밀아는 자동 전투나 엄지손가락으로만 진행이 가능한 비경탐색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일러스트에 상당히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 확밀아의 재미의 반 이상은 일러스트에서 온다고 봐야겠죠. 이런저런 유명 일러스터들이 참여한 확밀아의 카드 일러스트는 풀 업그레이드 시에 일러스트가 변한다는 기믹을 차용함으로서(물론 일본의 다른 소셜 카드 게임들,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의 경우도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카드 육성에 동기와 목표를 부여하고 있죠.


확밀아에서의 소셜 요소는 절대적입니다. 친구가 많을 수록 만날 수 있는 요정 수가 늘어나고, 요정 수가 늘어나면 각성 요정 토벌로 레어 카드를 쉽게 수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이 뒤로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요정의 피통이 혼자서 딜이 안될 정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친구 추가는 필수 입니다. 한국 내에서는 카드 보상을 두고 숟가락 얹기 논란이 있지만, 게임 자체가 지향하는 바는 윈-윈이기 때문에 논란은 상당히 소모적이라는 느낌입니다.


소위 이런 류의 게임들이 기존의 매체들을 밀어낼거라는 관측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제가 확밀아를 하면서 느낀 점은 글쌔요...일단 제가 봤을 때는 어느정도 기존 매체(특히 휴대용 기기)의 파이를 뺏어먹겠지만, 그거 때문에 기존의 매체를 밀어낼거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이 둘이 지향하는 바는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소셜 게임들은 그 지지기반이 얕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만큼 이윤이 많이나고 비용은 적게 드는것은 사실이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게임 수요를 없애지는 못할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확밀아는 하루에 30분 정도 들여다 보면서 하는데는 전혀 아깝지 않은 게임이기는 합니다. 사실, 소셜 게임이라는게 그러라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확밀아는 소셜 게임의 기본에 충실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소셜 게임으로서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포인트가 카드의 일러스트 정도 밖에 없다는 건 좀 큰 함정인거 같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서 더 어려워지면 소셜 게임으로서 가치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밀아의 게임 기본 구조는 일러스트+카드 육성 정도인거 같아요. 음...제게 있어서는 게임이 상당히 미묘하다고 밖에 할말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