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New World of Darkness 리뷰

TRPG 룰북이나 서플 리뷰하는 거 자체가 처음이기는 하지만, 해외 웹 사이트 기준을 참고하여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평가하고자 합니다. 해외 rpg.net 같은 경우, TRPG 룰북 또는 서플을 리뷰하는데 다음과 같은 기준을 사용합니다. 1)룰 시스템이 얼마나 완성도가 있나, 2)룰북 내의 이야기 및 설정, 삽화의 완성도 기준을 표준적으로 쓰더군요. 뭐 사람에 따라서는 챕터별로 리뷰를 쓰기도 하지만, 그 정도까지 성의를 보이기는 힘들고(.....) 제가 사용할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점 시스템 같은 건 대단히 싫어하지만, 별점을 매기는걸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1.
룰의 완성도:룰의 적용 가능범위, 간단한가, 복잡한가, 혹은 이해하기 쉬운가, 다양한 행동에 적용가능한가, 다른 룰에 비해서 어떤 점이 특이한가, 그 외의 책의 구성 등 이런 요소들을 다룹니다.

2.룰의 설정 및 분위기:룰이 추구하고자 하는 분위기, 설정의 독특함 완성도 및 룰에서 예제로 들고 있는 이야기의 완성도 등에 대해서 다룹니다.

3.룰의 확장 및 변용 가능성:문자 의미 그대로의 확장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룰을 변형해서 다른 룰이나 파생 룰, 설정을 만들기 쉬운지, 그리고 그것을 룰이 어느정도 지원하고 있는지를 다룹니다.

사실, 이런 책들을 리뷰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과연 책이 얼마나 소장 가치가 있느냐 인거 같습니다. 일단 drivethrurpg 같은 곳에서 거의 대부분의 룰북들을 팔고 있기 때문에, pdf 파일로 더 싸게 살 수 있고(실제로도 이쪽에서도 많이 질러봤습니다) 무게나 읽기의 편의성 자체로만 따진다면 pdf 파일이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절판된 책들도 팔고 있죠) 아마도 최종적인 평가에서는 룰의 완성도나 분위기를 넘어서 소장 가치에 대해서도 논할 겁니다.

들어가면서

월드 오브 다크니스는 1990년대 초반에 나온 TRPG 룰 시스템입니다. 전통적인 D&D와 같은 TRPG 룰이 판타지 세계를 다루고 있다면, 월드 오브 다크니스는 특이하게도 현대를 다루고 있었죠.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이외의, 상식 밖의 세계가 존재한다 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한창 잘 나갈때는 D&D을 뒤따르는 2인자 자리를 꿰차기도 했죠. 과거 월드 오브 다크니스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크 판타지 적인 분위기와 세세하게 짜인 설정, 역사관 등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게임의 확장성과 게임 플래이에 제약을 주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월드 오브 다크니스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벰파이어:더 마스커레이드(가장무도회)의 예를 들어보죠. 벰파이어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게임은 거의 대부분 설정과 역사가 짜여있으며, 이는 공식적인 떡밥또는 스토리라인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실상 게임 플래이는 어느정도 고정될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마스터가 자신의 클랜, 디시플린을 창조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클랜을 하나 만들려면, 클랜의 시초와 2대 뱀파이어들과의 관계에서부터 그 이후로 내려오는 역사, 앤타빌루비언의 존재, 사바트와 카마릴라가 어떻게 나뉘었는가 등의 기나긴 역사를 기본 전제로 깔아야 제대로된 클랜을 만들 수 있게 되는거죠. 그렇기의 룰의 확장성 등의 부분에서는 상당히 경직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04, 월드 오브 다크니스가 엔드 오브 타임 이벤트로 인해서 스토리가 종결되었고, 이듬해 신판 월드 오브 다크니스를 내게 되면서 기존의 설정과 스토리, 시스템을 싹다 갈아엎어버리게 되었죠.

참고:월드 오브 다크니스의 룰북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월드 오브 다크니스 코어 룰북
코어 룰북 서플먼트(하위 코어 룰북 및 WOD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도구들)
하위 코어 룰북(뱀파이어, 메이지, 웨어울프, 체인즐링, 헌터 등등)
    └하위 서플먼트(각각의 룰북에 대한 세부 설정 및 룰, 도구들)

1.룰의 완성도

아쉽게도 제가 월드 오브 다크니스 구판을 직접적으로 보거나 플레이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 구판과의 비교는 어렵습니다. 일단은 룰 자체의 특징만을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죠. 월드 오브 다크니스는 기본적으로 주사위 풀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케릭터의 특성, 기술,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 변수를 고려하여서 주사위 풀을 구성, 이를 토대로 케릭터의 행동의 성공판정을 결정하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주사위 풀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적용하기 쉽다입니다. 만약 룰북에 나와있는 예제 행동이 아니라도, 스토리텔러(화이트 울프 게임에서의 게임 마스터 개념)의 재량으로 행동에 필요한 주사위 굴림을 구성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게임 룰에서도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면 자신들이 제시하고 있는 기준은 단지 참고자료에 불과하므로, 예시자료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도 됩니다 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죠.

그렇기에 룰북은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예제 자료와 설명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솔직히 챕터 1인 특성 부분, 챕터 2인 스킬 부분은 거의 대부분이 예제부분이며, 기초적인 부분과 특징적인 룰만을 정리하면 책의 절반정도의 분량을 제외할 수 있죠. 실제 플레이에 쓰기 위해서 간단한 퀵스타트 정리본을 제가 직접 만들어 보고나서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룰이나 설정 같은 것은 서플로 보강이 되지만, 월드 오브 다크니스 코어 룰북 자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쓸만한 예제 자료들이 있고, 변용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서플먼트가 딱히 필요가 없습니다. 이 점에서는 훌륭합니다. 물론 ArmoryArmory Reloaded 같은 몇몇 서플은 있으면 게임할 때 많은 부분 편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2.설정

기본적으로 월드 오브 다크니스는 구판이나 신판이나 공통적으로 우리가 모르는 현실의 이면이라는 컨셉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배경은 현대로 국한되어 있으며(물론 하위 서플을 통해서 과거나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장르 역시 호러나 스릴러 장르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자기들이 룰북에서 대놓고 우리는 호러를 지향합니다. 액션이나 멜로 드라마 같은 요소는 부차적입니다’(뱀파이어 코어 룰북에서 발췌)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사실, 월드 오브 다크니스 코어 룰북 자체의 설정은 별거 없습니다. 코어 룰북이 보여주는 것은 이 세계에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무언가들이 항상 존재해왔다, 이정도 이죠. 사실상 코어 룰북이 보여주는 인트로 자체는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서(사실 이야기들이 모호하기도 하고) 뭔가 마음에 드는 설정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실망이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상, 월드 오브 다크니스 룰의 매력은 각기 다른 하위 룰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그림 자체는 괜찮습니다만, 일러스트레이터를 여럿 고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당히 그림 분위기가 왔다갔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전반적으로 보았을때 그림은 다 상급 이상이기는 합니다. 몇몇은 상당히 공을 들여서 만들었더군요.

3.룰의 변용가능성

이건...솔직히 월드 오브 다크니스 코어 룰북 자체만 놓고 보았을때는 변용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어 룰북 자체가 다루고 있는 소재는 거의 대부분이 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전투가 어떻게 일어나는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행동이나 물리법칙 등을 룰로 옮겨 적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책의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뭔가 변형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기는 힘듭니다.

사실, 월드 오브 다크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월드 오브 다크니스 룰에서는 일반인은 곁다리에 불과하다고. 실제로도 월드 오브 다크니스 코어 룰북만 가지고도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만, 진짜로 뭔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적습니다.

이제 각기 하위 룰북을 리뷰하면서 적겠지만,

4.결론

, 게임 마스터라면 당연히 코어 룰북이 필요하겠죠. 이건 당연한 건데, 문제는 굳이 하드커버로 살필요가 있냐는 생각도 듭니다. pdf 파일로도 충분히 제 기능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플레이에서는 이것저것 참조해야 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실책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그건 각자 판단에 맡겨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