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동안 FPS는 가장 변하지 않는 게임 장르였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FPS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표현의 한계 덕분이었죠. 인간의 눈, 시점에서 볼 수 밖에 없는 제한된 시야가 게임의 역동성을 제한합니다. 예를 들어 보죠. 만약 데빌 메이 크라이와 같이 화려한 액션을 일인칭 액션 게임의 형태로 다룬다면 어떨까요? 아마 사람들은 재미보다는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거나 난해함을 느낄 것입니다. 왜냐면 그러한 시점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렇기에 FPS란 장르는 총을 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액션-콤보를 넣는다든가, 적을 띄워서 공격한다든가-을 추구하는 작품은 대부분 3인칭의 형태로 표현되었습니다.(최근에는 FPS와 3인칭 액션게임의 중간 형태로 솔더뷰 형식의 게임들이 나오기도 했죠)
블릿 스톰은 그러한 FPS 적인 한계를 뛰어넘으려 한작품입니다. 'Kill With Skill' 이라는 독특한 테마를 통해 블릿스톰은 3인칭 액션에나 나올법한 공중 콤보나, 근접공격, 콤보 샷 등의 개념을 FPS에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여태까지 그 어떠한 액션 게임도 시도하지 못한 것들이죠. 그리고 그 특징들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죠.
게임이 추구하는 다양하고 화려한 스킬샷의 개념은 얼핏보기에는 복잡한 액션과 시스템을 기본적인 전제로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블릿스톰의 최고의 미덕은 그러한 복잡함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내의 모든 스킬샷은 표준적인 FPS의 조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적을 끌어당기는 채찍과 적을 밀어내는 발차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FPS죠. 일반적인 3인칭 액션게임이 게이머에게 다양한 키와 독특한 조작방법을 요구하여 화려한 액션 콤보를 넣게 한다면, 블릿스톰은 역으로 조작은 간편하게 하되 스킬샷의 요건을 타이밍이나 환경을 통제하는 부분에서 정합니다. 예를 들어, 적을 선인장에 못박아 버리는 Pricked나, 적을 낙사시키는 Vertigo, 프레일 건으로 적 여럿을 죽이는 Gang Bang 등등 대부분의 스킬샷들이 그 스킬샷을 성립시키위한 타이밍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됩니다. 이 덕분에 게이머는 복잡한 조작이나 멀미를 경험하지 않고도 적들을 화려하게 박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스킬샷이 성립되기 위한 판정 부분을 익히는게 게이머에게 있어서 어려운 부분일 수 있지만, 그러한 부분을 넘어선다면 게이머는 자유자재로 스킬샷을 다룰 수 있죠. 그만큼 블릿스톰이 보여준 발상의 전환은 엄청난 것입니다.
이런 단순한 해결방법으로 블릿스톰은 여타 다른 게임들이 보여주지 못한 엄청난 차별성을 보여줍니다. 한방의 스킬샷을 통해서 수많은 적들을 도륙내버릴 때의 쾌감은 엄청납니다. 또한 블릿스톰은 이러한 쾌감을 연출을 통해서 극대화시킵니다. 적을 스킬샷을 이용해서 도륙낼 때마다 화면 가득하게 스킬샷의 이름과 점수가 나타나죠. 팀포트리스 2나 모던 워페어 2 이후에 나온 게임들의 연출과 유사하지만, 블릿스톰의 연출은 여타 게임들이 보여주는 것과 다른 중독성과 쾌감을 보장합니다.
하지만 블릿스톰은 여러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먼저 싱글플레이의 경우, 여러가지로 모자란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블릿스톰의 싱글 플레이는 연출 및 시각적인 측면에서 화려합니다. 하지만, 그외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족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동료의 인공지능은 완전히 엉망입니다. 물론, 동료가 무언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일이 없고, 다행히도(?) 죽지 않기 때문에 동료에 대해서 그다지 신경도 안써도 됩니다. 하지만, 옆에서 하고 있는 짓거리들을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한숨이 나오죠. 차라리 동료라는 존재를 없애고 다른 컨텐츠들을 집어넣었으면 더 좋았을 겁니다.
그리고, 싱글플레이의 분량과 내용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아주 심하게 이야기 하면, 게임에 플룻이나 줄거리는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상황'만이 존재합니다. 주인공하고 동룧고 행성에서 탈출하려고 발악발악하는데, 개고생하다 탈출했다더라 라는 단순한 내용이 끝이죠. 물론 액션 게임 특징상 재미만 있으면 됐는데(존 카맥 가라사데,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스토리와 그 존재의의가 같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량도 어느정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요즘 게임들의 분량이 짧은게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블릿스톰은 싱글 플레이 스토리도 별로인데 분량까지 짧으니 말다한 셈이죠.
하지만, 블릿스톰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그러한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스킬샷은 상당히 세세하게 시스템을 정리하였지만, 그외의 싱글이나 멀티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덜 가공되었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멀티는 상당히 아쉽습니다. 팀으로 스킬샷을 쓴다는 발상자체는 좋았으나, 모드를 하나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맵의 수가 상당히 제한되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게임이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기 때문에, 멀티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게임 내의 시스템적인 보완책은 거의 존재하지 않더군요.
결론적으로 블릿스톰은 상당히 괜찮은 게임이며, 올해 액션 게임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 될수도 있'었'으나, 컨텐츠 부족과 마무리가 제대로 안되어서 많은 아쉬움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그래도, 액션 게임 팬이라면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죠.
'게임 이야기 > 게임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다크사이더스-Total Nothing (2) | 2011.08.05 |
---|---|
[리뷰]포탈 2 - Masterpiece (1) | 2011.05.15 |
[리뷰]데드 스페이스 2-악의에 대하여 (3) | 2011.03.15 |
[리뷰]페르시아의 왕자:망각의 모래(2010)-데자뷰 (0) | 2010.09.04 |
[감상]케인 엔 린치-데드맨: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지, 하지만 에이도스는 내말을 듣지 않았어.. (1) | 2010.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