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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사실 애니 감상이라는 취미 자체는 3~4년밖에 안된 짧은 역사를 지닌(그에 비해 영화나 게임은 거의 10년 이상 되었으니) 취미에 있어서, BONES라는 제작사를 빼놓을 수가 없더군요. 처음으로 본 애니메이션은 누구나 다 그렇듯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었지만, 라제폰이나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오란고교 호스트부, 흑의 계약자:Darker Than Black, 스컬맨, 강철의 연금술사, 크라우 팬텀 매모리, 천보이문:아야카시 아야시, 스트레인져, 망념의 잠드 등등 제 애니메이션 감상에 있어서 기준을 정립하게 만든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BONES라는 회사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그들의 괴물같은 작화력이 아니라, 그들의 그려내는 작품 하나 하나가 그들만의 철학으로 뭉쳐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본 애니매이션을 여태까지 감상하면서 느낀 것은 감독이나 각본 등의 몇몇 사람들에 의해서 작품의 색체나 내용이 결정된다는 것이었는데(물론 영화나 게임도 그러하지만), 특이하게 BONES라는 회사는 그 회사가 작품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성향이 묻어나온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특이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로서는 매드하우스나 프로덕션 IG도 있지만, 그들은 작가주의적인 감독이나 각본가들에 의해서 작품이 결정되기 때문에 작품 성향의 통일성이 적습니다. 그에 비해서 BONES는 뭘 만들어도 '아 이 사람들이 만들었구나'라는 느낌을 받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오시이 마모루나 안노 히데야키 등의 1세대 문화의 정신적인 계승자는 BONES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교토나 샤프트 등이 오타쿠 문화의 대변자라고 하지만, 상업적인 코드로서의 오타쿠 코드가 아니라 오타쿠 문화, 그리고 그 근저에 깔려있는 정신의 계승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이런다고 제가 교토나 샤프트를 까는건 아닙니다. 물론 싫어하기는 하지만...) 하지만 BONES는 이와 다르게 작품 하나 하나에 오타쿠적인 코드를 집어넣고, 이에 대해서 재해석을 가합니다.

 예를 들어서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은 히피 문화와 과거 1980년대 유행했던 애시드 문화 코드가 기저에 잔뜩 깔려있습니다. 소재에서부터 각종 명칭, 그리고 케릭터와 스토리의 흐름까지 그러한 문화의 영향이 역력하게 드러나죠. 이러한 코드를 그대로 차용하는 것을 넘어서 BONES는 소통과 사랑이라는 이야기로 이를 묶어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우레카 세븐이 1980년대 애시드 문화와 히피 문화를 좋아하는 매니아와 오타쿠들을 위한 잔치로 끝나는게 아니라, 이를 모르는 사람까지도 포섭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이 과거의 매니아적 혹은 오타쿠적인 코드를 이용하지만, 그러한 코드의 인용에서 끝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일반적인 사람들도 같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BONES의 저력입니다.

 그리고 BONES가 더 대단한 점은 그러한 코드의 재발견과 재해석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990~2000년대 서양 팝문화와 음악 코드를 차용한 소울이터(물론 원작이 그러한 색체를 지니기는 했지만), 역사물이라는 코드를 차용한 아야카시 아야시와 무황인담:스트레인져, 복고 코드를 차용한 스컬맨과 20면상의 딸 등 흥행을 하거나 말거나 혹은 이게 요즘 애니의 코드에 맞거나 안 맞거나를 넘어서 항상 그들은 새로운 코드를 발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BONES는 이번 TAF(Tokyo Ani Festival)에서 신작인 동경 마그니니튜드 8.0(http://tokyo-m8.com/)의 제작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는 TVA로 지진 재난물을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제가 알기로는 전대미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나오는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포켓속의 무지개와 더불어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랍니다^^


....근데 망념의 잠드 리뷰느으으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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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창궁의 파프너와 더불어서 보고 있는 작품인 신혼합체 고단나. 솔직히 작품성으로 따지기는 뭣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재미는 그럭저럭 있는 작품입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창성의 아쿠에리온보다 깨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아쿠에리온은 병맛나는 작품이고 고단나는 컨셉 자체도 그럭저럭 이해할만하고, 아예 컨셉자체에 충실해서 병맛이 좀 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컨셉 자체는 슈퍼로봇물+신혼물. 애시당초부터 로봇의 이름인 고단나도 바깥주인 사람(남편)을 부르는 단나의 높임말이며, 신혼합체(神魂合體)는 신혼합체(新婚合體)의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내용은 안나와 고, 이 둘 사이의 열혈 신혼물입니다. 일반적으로 그 부분만 제외하면 그냥 신혼 염장물이 되겠지만, 이 둘의 나이 차이가 10살 이상난다는 점에서부터 점점 골때려지기 시작합니다. 이는 뭐랄까, 과거에 흥행했던 한국 영화 어린 신부와 설정이 비슷합니다. 저는 어린 신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컨셉 자체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예전에 고의 연인이 등장하고, 시스콘 등등의 다양한 케릭터가 등장하면서 고단나는 한국의 아침 드라마 필이 나는 전개로 치닫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그냥 아예 대놓고 이런 케릭터들과 과도한 성묘사들(성묘사가 너무 심한 나머지 성인 동인지가 안나올 정도로)은 그냥 은근슬쩍 그런 코드를 삽입하면서 안 그런척 하는 작품들보다는 좋거든요. 게다가 고단나는 생각보다 안나와 고, 이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통속적이지만 정석인 이야기전개를 보여줍니다. 즉, 말하자면 기본은 되어있는 작품이라는 것이죠.(문제는 기본 빼면 남는게 없다는 것이지만;;)

물론 기본적인 작품의 컨셉과 틀이 열혈물+성인 취향의 신혼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괜찮지만, 만약 그 이상을 기대한다면 대단히 실망할지도 모를 작품입니다.

-작화는 뛰어난 편. 전투나 일상생활 작화도 모두 준수합니다. 다만 너무 여체를 강조하는 듯한 작화더군요. 그리고 왜 거의 어린애 빼고 모든 여성의 가슴이 C컵이상이며 모든 여성들을 유두를 강조하는 겁니까? 그리고 은근히 누드씬도 많더군요. 이런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피하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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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이번 슈로대 K 발매 기념으로 보고 있는 작품들이 3개 있습니다. 일전에 보고 있던 창성의 아쿠에리온, 그리고 창궁의 파프너와 신혼합체 고단나, 이렇게 3개입니다. 이 3개중에서 가장 병신 같은 작품을 꼽으라면 창성의 아쿠에리온이고, 가장 잘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고르라면 창궁의 파프너겠군요.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다가 보니까 평이 더 좋은 것일수도 있습니다만, 객관적으로도 잘 만든 작품입니다.

-작품 자체는 전형적인 포스트 에바(Post Eva, 에반게리온 이후의 나온 비슷한 컨셉의 작품들)입니다. 인류를 위협하는 적과 완전히 수세에 몰린 인류,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만든 인간형 최종 병기, 이를 조종하는 소년 소녀들, 그리고 특유의 존재론적 혹은 인간관계론적 고민까지, 창궁의 파프너는 에반게리온의 코드를 많은 부분에서 차용하고 있습니다. 첫 1, 2화만 놓고 본다면 '이거 에반게리온 판박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의 주요한 비판 중 하나가 바로 에반게리온의 복제품이며 아류고 그렇기 때문에 에반게리온만 못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까놓고 이야기해서, 이런식으로 에반게리온의 아류작이라고 비판하기 시작하면 끝도 한도 없습니다. 전에 나온 작품에게서 영향을 받지 않고서는 새로운 작품도 나오지 않는 법이니까요. 게다가 이런식의 논리를 확대하면 마징가 Z 이후로는 어떠한 메카닉물도 나와서는 안되며, 퍼스트 건담 이후로 나온 일명 리얼계 로봇물들은 죄다 건담의 아류이고, 데즈카 오사무 이후의 만화가는 다 사이비라는 결론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일단 작품을 놓고 작품 자체가 어떤지를 본 다음에 그 작품의 좋은 점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궁의 파프너는 잘 만든 작품입니다. 포스트 에바가 가지는 코드를 넘어서 자기만의 색체가 있는 작품이니까요. 에반게리온이 주된 테마를 '소통'에 초점을 맞추어 놓았다면, 창궁의 파프너는 '생존'에 초점을 맞춥니다. 평온했던 섬의 일상이 단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소년 소녀들이 알고 있던 현실은 완전히 무너집니다. 평온해보이던 타츠미야 섬은 사실 대 페스튬 요격 요새였고, 믿었던(?) 친구는 자신의 친구보다 파프너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자신들은 알고 보니 인공 자궁에서 만들어져서 길러지는 새로운 인류였으며, 타츠미야 섬은 전세계를 등진 존재라는 것,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는 이미 멸망한 것 등등 주인공들에게 있어 일상은 순식간에 비일상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창궁의 파프너는 살아남기 위해서 전세계를 등지고, 아이들에게 파프너를 타고 싸움을 강요할 수 밖에 없는 부조리한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싸움에 내몰린 아이들은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추억하면서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점점 예전의 자신들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또한 싸움에서 이기고 살아남는 것, 그것이 언제나 살아남는 사람에게 있어서 행복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애니는 적절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이야기 구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음악이나 컷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상황에서는 대단히 찌질해 보일수도 있는 주인공들의 행동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 일단 페스튬이라는 적도 흥미로운 적이기는 합니다만, 현재까지 제가 감상한 분량(~14화 까지)에서는 별다른 특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여태까지 제가 쭉 보아온 애니의 적들과 다르게 '당신은 거기 있습니까?'라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고 다니더군요. 다만 문제는 멘트가 그거 하나 밖에 없어서, 나중에는 듣는 사람이 지겨울 정도입니다(.....) 그래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창궁의 파프너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북구 신화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브륜힐데 시스템, 발키리의 바위굴, 그리고 파프너 뒤의 넘버링이 독어인 점은 창궁의 파프너가 독일 및 북구 신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성경 및 기독교적인 부분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라제폰은 이집트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점을 생각하면 나중에 '신화라는 텍스트로 본 포스트 에바'라는 분석도 가능하겠군요.

-이 애니 감상에 있어서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은 바로 케릭터 디자인과 작화입니다. 건담 시드, 시드 데스티니의 히라이 히사시, 이걸로 게임 셋입니다(......) 이 사람의 특징은 케릭터가 3종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해어 스타일만 바꾼 키라 클론, 여자, 그리고 보통 사람(.......) 사람이 그림을 그리면 좀 개성있게 그릴 것이지, 생겨먹은 게 죄다 그놈이 그놈같고 저놈이 저놈같으니 문제입니다. 물론 최근작 히로익 에이지는 좀 나은거 같습니다만, 저는 지금 히로익 에이지를 보는게 아니라 창궁의 파프너를 보고 있는 것이거든요(......)

작화는 붕괴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좋다고도 할 수 없는 미묘한 경계에 있습니다. Xebec이 뭐 그렇게 작화력이 나쁜 건 아니지만, 창궁의 파프너는 객관적으로 좋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무너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선은 유지해주고 있으니 감지덕지 하고 보고 있는 중.

잘하면 罪惡業에서 다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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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식령 제로는 동명의 라이트 노벨인 식령의 이전 시간대를 다루고 있는 프리퀼 작품입니다. 많은 작품에서 써먹은 '퇴마'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한 작품인 식령 제로는 자칫 잘못하면 그렇고 그런 평범한 작품이 될 뻔하지만, 이러한 클리셰를 탄탄한 시나리오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주 내용은 퇴마사 가문에 태어나서 사상 최강의 식령 백예를 봉인하는 퇴마사 집안 츠지미야 가에 태어난 숙명을 이어가는 츠지미야 카구라라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니의 주 내용은 '평범한 소녀 였던 카구라가 어떻게 퇴마사로 거듭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습니다.

애니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현재-과거-현재라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런 구조는 여기 저기서 많이 써먹는 구조이기도 하죠. 애니의 처음, 애니는 퇴마사 동료들을 배신한 요미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요미의 변절을 카구라는 받아들이지 못하죠. 여기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요미와 카구라의 관계는 어떤 관계인가? 요미는 왜 변절 하였는가? 이런 식의 질문을 시작하면서 던지는 것이죠.

초반 이후에는 카구라와 요미, 이 둘의 행복한 순간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초반의 비극적인 부분을 강화합니다. 그 내용만으로는 도대체 왜 초반에 요미가 카구라를 증오하는지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아니, 그보다 왜 증오하는지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같은 목표를 보고, 서로를 친 가족처럼 감싸며,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그들의 엇갈릴 이유는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파고들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파고들 틈이 없는 그 관계를 단 한순간에 반전시키고, 요미라는 인물을 타락시키면서 애니는 결말로 다다르게 됩니다.

애니가 막바지에 이를 때, 요미는 그녀의 인생 자체가 무너지게 됩니다. 도저히 겉잡을 수 없이요.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 이사야마 가의 후계자를 빼앗기고, 아버지가 맡긴 사자왕을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약혼자인 노리유키가 떠나게 됩니다. 그녀의 인생을 완벽하게 박살이 난 셈이지요. 이는 모두 살생석이 요미를 더 이상 이사야먀 요미가 아닌 살생석에 이끌여 자신의 욕망대로 움직이는 괴물로 만들기 위한 책략인 것입니다. 초반의 행복했던 그녀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그녀의 비극을 심화시키죠. 그리고 그러한 책략은 그녀를 약하게 하고, 그 틈을 파고 들자는 살생석의 계략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결국, 요미는 살생석의 유혹을 못이겨 괴물이 됩니다.

그와 반대로 애니의 초중반, 카구라는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것들을 없애고,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퇴마사의 의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녀는 그저 평범한 소녀입니다. 임무 중에 스쳐지나간 여자가 자살해서 망령이 되자 그녀를 똑바로 베지 못하고, 좋아했던 양호실 선생에 망량이 붙어서 카테고리 D가 된 것을 죽였을 때, 그녀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죠. 그리고 퇴마사인 아버지를 받아들이는데 껄끄러워 합니다.

하지만 요미가 괴물이 되고, 요미에 의해서 아버지가 죽게 되자 카구라는 퇴마사인 아버지와 자신의 사명을 이해합니다. 그것은 자신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숙명,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의무라는 점을요. 결국 카구라는 요미를 죽이고 퇴마사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요미는 그녀의 중요한 것들을 잃게 되죠. 그리고 그러한 비애와 슬픔을 짊어지게 됩니다.

식령 제로는 이러한 비극의 탄생 과정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평범한 소녀ㅡ언니를 사랑하고, 친구와 어울리고 싶으며, 과자 먹는 것을 좋아하는ㅡ가 비극적인 숙명을 받아들이고 퇴마사가 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또한 카구라가 퇴마사가 되면서, 그녀의 인생이 전과 다르게 되었는가 라는 점도 잘 보여줍니다. 요미를 베어버린 카구라에게 있어서, 요미를 베기 전과 베고 난 후의 인생은 도저히 같을 수 없으니까요.

이러한 점에서 식령 제로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시나리오의 완급도 훌륭하며, 이야기에 있어서 군더더기도 없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케릭터의 행동과 그 동기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 자체로는 완결성이 없다는 점ㅡ물론 카구라가 퇴마사가 되는 동기는 설명하지만, 구미호와 살생석에 대한 이야기는 완결성이 없으니ㅡ에서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 이전의 프리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이야기 구조입니다. 따라서 식령 제로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식령 제로 때문에 원작 식령을 읽고 싶어질 정도이니 말 다한 셈이죠.

덧. 저는 Blood+가 이런 구조를 따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2.술 마시고 머리가 어질어질 한 상태에서 쓴 리뷰입니다.
좀 이상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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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령 제로


이런 느낌. 4화까지 감상했는데, 4화까지만 봐서는 도대체 왜 2화에서 그런식으로 진행되는지, 왜 1화의 훼이크 주인공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사실, 이런 현재->과거->현재 라는 구조는 여기 저기서 많이 써먹는 구조고, 잘 써먹으면 대단히 좋은 이야기가 뽑혀나오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보는 중. 요즘 취향에 애니임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취향도 잘 맞고, 숨어있는 작품을 찾아낸거 같은 기분이군요.

그나저나 1화 주인공들 안습 ㅠㅠ


창성의 아쿠에리온

나쁘지 않아요. 평은 별로이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는 적절. 은근히 설정이나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괜찮은 부분이 많고, 열혈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라제폰의 비주얼, 설정+열혈 로봇물이라는 느낌. 하지만 이 애니를 제 머릿속에 영구히 박아버린 합체 장면을 제외하면요(......)

기계천사 아쿠에리온은 벡타 솔, 마스, 루나의 합체로 합체 순서에 따라 3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습니다. 합체 장면 자체도 멋지고 괜찮았는데, 문제는 합체하는 것으로 파일럿들이 느끼는 걸 제외하면요(.....) 한 때 제 동생이 '창성의 아쿠에리온 합체 장면 작화 완전 오르가즘 작화야'라고 했는데, 이걸 정확하게 바꾸자면 '창성의 아쿠에리온 합체 장면은 오르가즘이야'로 고쳐야 합니다.

1화, 2화 합체 씬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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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합체라는 의미가 로봇 합체 말고도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된 장면이었습니다. 설정상, 주인공, 여 주인공, 여주인공 오빠 이렇게 3명이서 아쿠에리온을 모는데, 표정만 본다면 3명이서 단체로 하는줄이라도 알겠습니다(.....)

하여간 아무생각 없이 보기에는 적절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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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かえり, アキユキ
어서와, 아키유키

ただいま
다녀왔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뀔 때까지,
사람은 살아간다.

여태까지 망념의 잠드를 제작한 본즈 및 자막 제작자이신 크로미트님에게
감사 말씀 올립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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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일본 애니계에 아카데미 상이 있다면 

2009 대상-망념의 잠드
2009 감독상-망념의 잠드
2009 각본상-망념의 잠드
2009 주연성우상-망념의 잠드
2009 조연성우상-망념의 잠드
2009 케릭터상-망념의 잠드
2009 작화상-망념의 잠드
2009 전투 장면 연출상-망념의 잠드
2009 음악상-망념의 잠드
2009 오프닝 & 엔딩 상-망념의 잠드
2009 평생공로상-망념의 잠드의 제작진 및 본즈 & SCE 및 PS3와 블루레이 개발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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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메카닉 디자인 상-라이드 백(????)


이렇게 줘야합니다. 올해 4월 신작 10월 신작 나오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1년, 아니 5년 내(솔직한 심정으로는 10년 내라고 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심하니까;)에 이런 테마로 이 애니를 능가 할 수 있는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본즈가 작심하고 이걸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한 과연 더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는지 부터가 의심됩니다. 예전에 에우레카 7을 다 보고 난 뒤에 '이런 테마와 분위기의 작품이 일본 애니에서 다시 한번 나올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망념의 잠드는 그러한 의문을 비웃듯이 훌륭히 전작인 에우레카 7을 극복해냈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에우레카 7의 대척점에 있는 듯한 분위기로 에우레카 7의 거울속 쌍둥이 같다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점점 뒤로 가면 갈수록 자신의 세계나 표현법을 구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지금 거기 있는 나'와 비교하고 싶은데, '지금 거기 있는 나'를 세련되게 바꾸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직 한화가 남아있으나, 거의 후일담적인 성격이 강한 내용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는 이번화에서 끝났습니다. 깔끔하게 여태까지 나온 모든 떡밥 처리에 성공. 이제 남은건 후일담에 얼마나 터뜨려주느냐의 문제.

그리고 罪惡業 예고 입니다. 罪惡業 5부는 스트레인져:무황인담, 罪惡業 6부는 망념의 잠드(26화 감상 후에), 罪惡業 7부는 블랙라군 순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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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기획 기사
주의!

이 글은 에르고 프록시를 극도로 비판하는 글입니다. 만약 에르고 프록시를 재밌게 보셨다던가, 인생 최고의 걸작이었다 라고 하시는 분들은 살포시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나름대로 동생한테 퇴고까지 맡기고 좀 글을 순화시키려고 했는데 그래도 글이 험악하게 나오는군요;;





罪惡業 4부-에르고 프록시:세상이 망하더라도 난 에르고 프록시를 까야겠어!

누구나 자신이 여태까지 본 소설, 시, 영화, 애니 등을 통틀어서 최악이었다고 꼽을 수 있는 작품이 있을 겁니다. 친구들하고 농담삼아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의외로 가지가지 작품들이 나오더군요. 4000만 대국민 낚시를 벌인 디워, 임달영이 시나리오를 쓴 한국형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 제로의 게임 버전(한국 게임 스팟 평점이 2.0이었지 아마...), 양판소(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일반적인 질에도 미치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판타지 소설 등등...다양한 게임과 애니, 소설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진정한 최악은 단 하나, 에르고 프록시 하나뿐입니다.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니까,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어? 그거 각종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작품을 제 인생 최악의 작품으로 뽑습니다. 그 작품은 그런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되고, 받을 수도 없는 작품입니다. 그냥 망작이 될 뻔한 작품이, '나는 내일 세상이 망하더라도 그걸 까야겠습니다' 수준으로 격상(?)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르고 프록시는 위치헌터 로빈의 무라세 슈코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그 자체만 본다면 평범한 SF 액션 스릴러 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돔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돔 밖의 황폐한 환경, 자아를 가진 로봇을 만들어내는 코기토 바이러스, 그리고 인간에게 지혜를 주고 돔이라는 거주 환경을 만들게 한 존재 프록시(대리인)들...이러한 세계에서 과연 프록시는 무엇이고 인류는 어쩌다 이러한 환경에 처하게 되었는가?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기나긴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또한 또다른 주인공인 빈센트의 자아찾기도 이 과정에 들어가겠군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록시 원을 만나게 되죠. 사실, 애니에 쓰인 상징, 구조 등은 나름대로 괜찮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좀 더 엄밀하게 이야기 하면 잘 만든 애니가 될 '뻔'했지요. 사실 에르고 프록시는 잘 만든 애니와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 애니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여러분은 애니, 소설, 영화 등을 볼 때 가장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까? 케릭터? 주제의식? 영상미? 아니면 서비스 씬이 많은가 여부? 사실, 고전 소설이든 대중 문학이든 아니면 아주 먼 옛날의 전설이나 신화든 간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재미'와 '감동'입니다. 이 세상에 문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작품, 그것이 고상한 목적에서 쓰여 진 순수 문학이든 그냥 좀 팔아먹고 갔다버릴 목적으로 쓰인 싸구려 대중 문학이라도 읽는 동안 '재미와 감동'이 없다면 그 작품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읽은 작품이 어떤 감동이나, 재미를 주지 못했다면 그 작품은 어떤 의미로든 간에 실패한 것입니다.

근데 이게 에르고 프록시와 무슨 관련이 있냐 원래 작품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이해하고, 재미나 감동 역시 대단히 주관적인 요소가 아니냐고요? 뭐, 일반론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어떤 작품이든 모든 사람이 똑같은 감동과 재미를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르고 프록시가 변호받을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에르고 프록시는 절대로 좋게 평가 받지 못할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작품의 태도입니다.

일단 어떤 문학 작품이든 간에, 그것은 여러분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구조를 띕니다. 추상적으로 이야기 하면 재미가 없으니, 한번 상황을 가정해보죠. 여러분은 지금 오후의 따스한 햇볕이 드는 조용한 카페에 앉아있다고 상상해보세요(아니면 술자리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앞에는 여러분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자기에게 커피 한잔(또는 술 한잔)을 사주면 정말 기가 막힌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죠. 그러면 여러분은 이야기에 혹해서(혹은 시간이 남아돌았다던가), 그 사람에게 커피를 사주고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그 사람은 이제 자기가 알고 있는 이야기ㅡ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서부터 무서운 이야기까지 아무거나 생각하시면 됩니다ㅡ를 들려줍니다. 뭐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여러분은 여러 생각이 들 겁니다. '좋은 이야기인데?'에서부터 '에이 별론데 이거?'까지요.

이것은 문학이라는 장르 자체에 통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문학 장르든 간에 작가나 화자가 작품 밖의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작품을 만들 때, 자신의 독자, 청자, 시청자 등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당연히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독자 등이니까요. 그리고 이건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아무리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더라도 청자를 생각해서 그걸 돌려 이야기하거나 청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요. 그러한 기본적인 룰 안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그 작품은 그래도 기본 이상은 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에르고 프록시는? 제가 본 작품들 중에서 가장 짜증나는 태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마치 깐죽거리는 인간이 와서, 자기 이야기를 두서도 없이 막 늘어놓고 거기에다가 자기는 그 이야기가 정말 재밌다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재밌을 거라고 착각을 합니다. 이해를 못했다고 하니까 "그것도 이해 못하냐?"라고 한 다음에 그냥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거기에다가 다 이야기가 끝난뒤 "이거 후속작도 생각하고 있어"라고 이야기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겠죠. "워낙이 복잡한 상징을 이용하니까 그럴 수도 있는거 아니냐?" 저는 그것에 대해서 단연코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에르고 프록시가 무슨 칸느 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에 나갈 정도로 대단한 작품인가요? 혹은 알레한드로 조드르프스키가 만드는 초현실주의 영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애니인가요? 게다가 그런 소위 작품성 있거나 상징을 쓰는 복잡한 작품들도 보고 난 다음에는 어떤 충격이나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근데 에르고 프록시는 전혀 그런게 없습니다. 게다가 솔직히 일본 애니 중에서도 나름대로 주제의식이나 분위기를 잡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품 중에 잘 만든 작품들은 절대로 자기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시하는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에르고 프록시가 이미지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작품도 아닙니다. 남은 건 오직 발상과 분위기인데, 이 발상도 이야기나 주제하고 따로 놀고 있습니다.

따라서 에르고 프록시의 문제점은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나 발상이 안 좋은게 아니라 애니를 진행하는 작가와 제작사입니다. 사실 주인공들이 나와서 똥폼 잡으면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 해도, 아무리 진지한 분위기와 멋진 아이디어들이 나와도 이 작품에서 캐릭터들이나 이야기 구조는 그러한 고민을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애시당초부터 이 애니의 목적은 자기 머릿속의 망상을 풀어내는데 있는거지,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애니 내에 쓸데없이 많은 실험은 이야기를 더 산만하게 만들고, 사람을 짜증나게 만듭니다.

사실 제가 위에서 짚은 정도에서만 에르고 프록시의 문제점이 끝났으면 제 인생에서 더 이상 에르고 프록시를 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에르고 프록시는 두가지 죄를 더 저지릅니다. 그것은 에르고 프록시만의 잘못이 아니라 무라세 슈코와 감상자들의 죄이기도 한데, 하나는 무라세 슈코가 위치헌터 로빈이라는 걸출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간들이 에르고 프록시가 마치 대단한 작품성을 가진 애니처럼 평가한다는 것이죠.

무라세 슈코의 위치헌터 로빈은 에르고 프록시의 대칭에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대단히 잘난 척 하지 않고 로빈의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게다가 사근사근 조용하게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반면 에르고 프록시는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한 다음에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죠. '도대체 내가 이 애니를 보는거지?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만 이야기하고 있잖아!' 그렇습니다. 위치헌터 로빈을 보고 난 다음에 이 애니를 본다는 것은....거의 재앙입니다. 사실 같은 감독의 작품을 본다는 것이 원래 전작의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걸 정 반대로 달려나간다는 것은 시청자에게 큰 반칙과 죄를 범하는 것이죠.

그리고 에르고 프록시는 이상하게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런 경향이 에르고 프록시를 본 사람들의 전반적인 경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제가 처음 에르고 프록시를 본 다음, 국내 최대의 애니 커뮤니티에서 에르고 프록시의 평을 확인했습니다. 반응이 둘로 나뉘는데, 하나는 '이게 뭔소리인지 난 알아먹을 수 없다'와 또 하나는 '에르고 프록시 대단히 철학적인 작품임. 까지 마삼.'이었습니다. 후자쪽이 더 비중이 높았습니다. 사실 사람들 반응이 이정도 였으면 그냥 웃고 그런가 보다 하면서 넘어갈려고 했습니다. 뭐, 원래 사람이 생각한다고 모든 것이 제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제가 정말로 열받아버린 부분은 작년 어느 회지에 실린 에르고 프록시 분석 글이었습니다. 마치 그 글은 에르고 프록시의 모든 요소를 다 조목조목 분석한 글이었는데, 그 애니를 분노하면서 끝까지 모든 내용을 머리에 새겨넣은 저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쓰는거야? 애니를 보면서 받아쓰기라도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봤을 때는 에르고 프록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심각하게 이상하고 지루한 이야기를 끝까지 봄으로써 자신을 고문하는 것을 즐기는 메저키스트, 또 하나는 그냥 머리는 쓰기 싫은데 잘난 척은 하고 싶고, 근데 에르고 프록시라는 작품을 보고 '이거야! 이걸로 나는 잘난 척을 할 수 있게 되었어!'라고 날뛰는 사람들 중 하나일 겁니다. 아니면 저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이상한 작품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전 이 작품이 싫습니다. 그냥 싫은 게 아니라, 이 세상에서 그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요. 그건 아마 저의 과민반응이기도 하겠지만, 정말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악몽같은 요소들이 섞여서 만들어진 재앙같은 존재입니다.



덧.동생이 그러더군요. "형, 형 리뷰쓰는 투가 마치 듀나 같아!"
아, 그건 좀 미묘한데;;;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중좌인 너를 여기서 죽인다. 이제부터 너는 그저 카키스 토우지로일 뿐이다."

-망념의 잠드에서 가장 매력적인 케릭터 중 하나인 카키스 중좌가 22화에서 타케하라 류조 선생의 총에 맞고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끝까지 살아남아서 어떻게든 갱생의 여지를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은 자신이 행한 일에 죄책감을 느끼고 이런 식의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사실 중간에 밥맛 떨어지는 짓도 많이 했지만, 그러면서 여러가지 의미로 씁쓸한 느낌을 준 케릭터입니다.

사실 카키스의 매력(?)은 바로 완벽하게 악이 되지 못하는 그 어중간함에 있겠죠. 처음 센탄도에 왔을 때는 순수하게 어머니(스마코)의 고향인 섬을 지키고 대 인형병기 연구(이때는 그 정체를 몰랐음)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대 인형 병기라는 것이 결국 인간을 쓴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러한 연구를 진행하는 칸바 박사의 꼬드김에 분개하지만, 결국 칸바 박사와 함께 사람을 실험체로 이용한 대 인형 병기 연구에 착수합니다. 즉, 죄인이 되어서 전쟁을 종결하자는 것입니다. 그 이후, 칸바 박사와 함께 미도리를 이용해서 대 인형 병기를 완성합니다(그 와중에 칸바 박사가 딴 생각을 먹으니까, 칸바 박사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면서 인종 차별 발언까지 해주는 강한 모습까지 보여주죠) 혹자는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개츠비형 케릭터(처음에는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결국은 타락하게 되는 케릭터 유형)이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딱 들어맞는 설명이더군요.

 하지만 원래 인간이 그렇게 나쁜 인간이 되지 못했고 워낙이 어설픈 악당이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을 전장에서 살려내었던 타케하라 류조에게 자신을 죽이게 하려는 의도적인 자살을 꾀합니다. 이 부분에서 이 케릭터에 대한 묘한 동정심이 일었는데, 결국 자신이 이루던 바를 이루었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서 어린 아이처럼 해매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대칭점에 있는 에우레카 7에서의 악역 듀이는 애니 끝까지 완벽하게 자신이 모든 계획을 리드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여주었지만(그래도 마지막에는 정말 씁쓸한 최후였지만), 그에 비해 카키스는 대단히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 케릭터입니다. 앞으로 잊지 못할 악역 케릭터 중 하나가 되겠군요.

벌써부터 그의 헛소리들이 그리워지는군요(망념의 잠드에서 카키스가 가장 많이 현학적인 대사를 내뱉었습니다)

-22화에서는 결국 '남쪽이나 북쪽이나 미쳤다->세상의 근본 구조 자체가 미쳤다'로 나가는 망념의 잠드입니다. 과거 에우레카 7이 대단히 희망적인 이야기ㅡ'러브&피스!'를 외치는 히피 테러리스트들과 한 소년의 성장담과 첫사랑ㅡ를 그려내었다고 할 수 있다면, 망념의 잠드는 철저히 '미친 세상에서 어디에도 없어 보이는 희망 찾기'라는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인상깊은 점이, 그러한 완벽한 절망 속에서 묘하게 현실적인 희망이 숨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죠. 이제 곧 26화이고 이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습니다만(마지막 일전은 태동굴에서 이루어 질 것 같군요), 다 보고 나서 여운은 에우레카 7이나 흑의 계약자, 카우보이 비밥 급이 될 거 같군요.

-나키아미가 했던 대사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자신을 잊지마." 암, 잊을 수 없지. 잊을 수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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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월 애니 신작 라이드백(Ride Back)입니다. 이번 1월 신작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었고, 그리고 감상 후에도 이번 1월 신작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원작은 IKKI에서 연재하고 있는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근미래 학생운동 활발하고, 라이드 백이라는 특이한 메카닉이 보급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발레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두었고,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라이드 백이라는 메카닉을 만나고 메카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메카+정치+발레(?)의 우아함을 믹스한 독특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라이드백 1화는 이러한 설정을 한화에 압축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GGP라는 레지스탕스(라지만, 쉬운말로는 테러 단체?)가 지배하는 근미래, 암울한 세계, 거기에 대항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러한 세계와는 관계 없이 발레 무대라는 자신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린. 린은 위대한 발레리나였던 어머니를 동경하여 발레리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와중의 발목 부상으로 더이상 어머니를 뛰어넘는 발레리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발레를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죠. 그러던 와중에 라이드 백이라는 메카를 만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린의 독백이나 서술 없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아이케치 전반 12분과 후반 12분에 따라서 날씨와 분위기를 대비시켜서 처음 린이 발목 부상을 당해서 발레를 그만 둘 때 '세계는 변한다'와 마지막 라이드백 페고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며 '세계는 변한다'를 훌륭하게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1쿨이라는 한정적인 시간에 대단히 압축적으로 나가고는 있지만 전개 자체는 군더더기 없는 묘사가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니는 이러한 사건들이 마치 실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것 같이 묘사하고 있고, 그러한 묘사 중에서 저 묘한 메카, 라이드 백이 나오는 것도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 이 애니의 주역 라이드백(Ride Back)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라이드백은 승용각식(脚式) 자동 2륜 차량을 일컫는 말로, 오토바이의 형태에서 이족보행(?)의 형태로 변신하는 메카닉입니다. 이족 보행형태에서 사람이 마치 다른 사람에게 업혀있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고 해서(Ride on Back) 라이드백(Ride Back)으로 불립니다. 사실 저는 메카닉 때문에 애니를 보다가 쇼크를 먹은 적은 없습니다만, 이번작 라이드백은 어떤 의미에서 '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예전에 서핑보드 타는 메카닉(교향시편 에우레카 7)처럼 오토바이 형태로 주행을 하다가 2족 보행형태로 변형해서 보통의 차량이 갈 수 없는 곳이나 인간처럼 움직이는 등(지나간 장면으로 무기를 쏘는 장면이 있었지요)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재밌는 점은 이것이 전투나(물론 처음에는 전투용으로 만들어졌지만)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차량이나 오토바이의 일종으로 굴러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 세계에서는 저런 메카들이 그냥 아무 이상한 점이 없이 고속도로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죠(1화에서 그런 말이 나옵니다.) 마치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에서 마법사가 그냥 길에 채이는 돌과 같은 느낌으로 널려있었고, 라이드백에서도 아직 보급은 덜 되었지만 앞으로 길에 채이는 돌보다는 더 많은 모습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면 참 분위기가 오묘하겠군요(.......)

하여간 이 애니는 제가 좋아할 만한 3요소가 모여있는데,

찌질하지 않은 여주인공(물론 아직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듭니다.)
독특한 메카(올해 저거 보다 더 이상한 형태의 메카가 나올까요?)
특이한 배경설정과 분위기(대학교 학생운동이 활발한 시절이라니, 좀 기발한 발상인듯)
+덤:여주인공이 생머리임(.......)

맥주 마시면서 보기에는 적당한 애니메이션인거 같습니다. 하여간 1월 신작중 가장 기대하고 열심히 볼 듯한 작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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