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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작품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한 컷)

 우와...오랜만에 '이거다!'라는 느낌으로 보고 있는 만화입니다. 국내에는 정식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웹상에 돌아다니고 있는 번역본으로 보고 있는데, 다행히 번역하시는 분이 대단히 멋지게 번역을 해주시고 있어서 별 무리 없이 감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번역 작업을 대패질이라고 하시는 듯 싶은데, 이분들의 대패질은 대단하더군요. 솔직히 정식 출간된 만화라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일단 만화의 제목인 도로헤도로(ドロヘドロ) 자체가 '진흙구정물'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는데, 실제로 만화의 분위기 자체도 지저분하면서 끈적한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끈적하고 지저분한 느낌안에서 미묘하게 따뜻한 감성을 지닌 케릭터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다만 다른 사람한테는 별로 따뜻한 감성을 지니지 않은 케릭터들입니다;;) 내용은 카이만이라는 도마뱀 인간이 친구인 니카이도와 함께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플룻은 호랑이가 담배 필 시절서부터 써먹었던 플룻이지만, 도로헤도로는 그러한 플룻의 식상함을 독특한(혹은 대단히 기괴한) 설정과 일러스트로 커버합니다. 일단 마법사들의 가면이라던가(역시 가장 임펙트가 있는 것은 심心의 가면. 이건 참 뭐랄까, 보면 압니다.), 마법사와 악마의 관계, 마법사가 마법을 부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검은 연기, 기괴한 마법 설정, 카이만의 머릿속에 있는 또다른 남자(그래서 매번 카이만이 마법사들을 잡아서 입 안에 넣고, '입안의 남자가 뭐라고 하든?'이라고 묻는데 나름 웃깁니다) 등 기존의 설정을 빌려와서 왜곡 변형 시키는 센스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묘사나 광기 묘사가 대단히 박력이 있습니다. 일단, 분노나 슬픔, 미묘한 감정 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거친 선으로 적절하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심이 열받는 장면들은 근래 본 만화 중에서 가장 임펙트가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카이만이 꾸는 악몽이나, 십자눈 일당의 보스가 나올때마다 등장하는 이미지의 왜곡 등은 멋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기 묘사의 절정이랄까, 하여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다만 초반의 분위기와 달리 최신 연재분의 분위기는 대단히 판타지 스럽기 때문에(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말그대로 '판타지'), 초반 분위기가 마음에 드신 분들은 나름 실망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처음부터 '이건 판타지 물입니다'라고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전개를 보여줍니다. 다만, 현재 전개 중에 대단히 머리 아프게 하는 전개가 있어서... 이 부분은 나중에 직접 포스팅으로 다루도록 하죠.

보는 곳은 여기(1권의 마의 1에서부터) : http://blog.naver.com/holyarkangel/53389005

덧.IKKI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보쿠라노, 라이드벡 등의
작품을 연재중인 곳이죠.  갑자기 정기 구독하고 싶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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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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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나 가서 변명하지 그러냐)

망념의 잠드

20화까지 감상. 사실 올해 최고의 명작은 단연 망념의 잠드가 아닐까 싶네요. 나오는 케릭터들이 모두 매력 있고, 매화 매화 작화도 좋고, TVA(라 하기에는 미묘하지만)로써도 이야기 탬포도 좋고, 주제의식도 괜찮습니다. 20화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끝이 보이는 느낌인데, 일단 19화에서 아키유키와 하루가 만나고 아키유키가 드디어 가면을 벗게 됩니다. 비트 카야크로 하루가 떨어지는 아키유키를 받아내는 모습은 교향시편 에우레카 7의 26화에서 랜튼이 떨어지는 에우레카를 니르밧슈로 받아내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아키유키의 등에 난 초록색 날개는...코라리언?(......)

재밌는 점은 북쪽의 히루켄 황제도 잠드였다는 것. 하지만 경동자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장면이나, 잠드 치고는 상당히 이상한 모습을 취하고 있는 점 등은 히루켄 황제가 이야기 내에서 대순례와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됩니다. 게다가 '나를 죽이러 와라, 아키유키'라는 장면은 뭐랄까, 히루켄 황제도 대단히 꼬여있는 상황에 처한 인물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케샨 Sins

점점 케샨의 각성을 통해서 이야기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케샨 Sins입니다. 이쪽도 슬슬 케샨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봐줄만하더군요. 하지만, 디오가 그 찌질이의 역할을 이어받고 있군요(......) 10화에서 자기 스스로 '나는 콤플랙스에 휩싸인 놈인가'라고 하던가, 일부러 케샨이 낸 상처를 유지하려고 하던가, 혹은 둔이 계속 루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받아 하는 모습이라던가, 이 자식 케샨보다도 더한 찌질이더군요. 뭐 이거 웃을 수도 없고...케샨의 찌질함을 발전+변형 시킨 별로 보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근데 뭐랄까, 디오도 케샨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인거 같더군요. 아니, 엄밀한 의미에서 '로봇'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았을때는 인간을 로봇의 형태로 개조한거 같은 느낌이 나는데(피가 나고, 살이 떨어져나가는 등), 정확하게 설명이 나와야 할 거 같습니다.

소울이터

드디어 오리지날 스토리로 들어가고 있는 소울이터입니다. 사실 4쿨 짜리 애니가 37화 즈음서부터 오리지널 스토리로 들어가는 건 너무 늦지 않았냐는 생각도 어느 정도 듭니다. 혹시 51화 내로 그 모든 떡밥들을 처리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로 생각합니다.  

블랙스타의 폭주 장면은 나름대로 강렬하더군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죽은거나 다름없다고!'라고 외치는 부분은 정말 멋졌습니다. 다만 그게 앞으로 부정적인 부분으로 나아갈거 같다는게 문제지만요;;

철완 버디 Decode

으음...10화쯤에서 본궤도에 올라선 철완 버디. 이야기 전개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물론 2쿨이라는 걸 감안(2시즌이 올 1월에 방영)한다면, 아주 나쁜 탬포는 아닙니다. 그래도 여러가지로 시즌을 둘로 나눴는데 이래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적잖게 들더군요. 게다가 은근히 작붕도 눈에 보이고, 케릭터도 아카네의 전작 노에인이나 히트가이 J보다 딸린다는 느낌이고, 액션도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군요. 사실 나쁘다기 보다는 미묘하다 라는 평이 더 적절합니다.

그래도 10화에서 운디네 vs 버디의 전투씬은 대단히 거친 느낌으로 잘 만들어졌더군요. 군데 군데 작붕이 눈에 대단히 밟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케샨의 아크로바틱한 액션과 달리 둔탁하고 거친 느낌의 액션-운디네 전에서 버디는 만신창이가 되서 겨우 이깁니다.-을 잘 살려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륭카도 슬슬 각성하였고, 이제 남은건 13화까지 어떻게 이를 정리하고 2시즌으로 이야기를 넘길건지가 관건이군요.

덧.그외에 턴에이, 스피드그래퍼 등도 보고 있지만, 아직 감상평이 올라올 정도는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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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기획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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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서

 워낙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는군요. 사실, 건그레이브는 과장 좀 보태서 제 인생에 있어서 뛰어난 작품들 중 하나입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이거 보다 더 좋은 작품도 많죠. 하지만, 뭐랄까 지금봐도 참 여러생각이 드는 애니입니다. 쓸쓸한 분위기, 친구, 인생 등등...뭐, 단순한 애니를 보면서 별의별 이상한 생각을 다 하면서 본다고 비웃을 분들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당시 재수 시작 당시 뇌리에 박히는 내용을 보여준 것이 바로 건 그레이브였습니다.(그러고 보니 재수 할때 본 것들은 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건그레이브를 죄악업 칼럼에서 다루려하니까, 심경이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안그래도 재수 시절보다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 이런 글을 쓰려니까 여러 잡상들이 들었구요. 뭐, 결과적으로 그러한 요소들을 배제하고, 애니 자체에 대한 글을 쓰려 노력했고, 장장 A4 5장에 걸친 칼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결론을 내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2부 건그레이브:순수의 비가

과거 PS2 시절 캡콤이 만들었던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 2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Devil May Cry 시리즈였고, 나머지 하나는 건그레이브였죠. 사실 DMC 같은 경우에는 성공을 거두어서 지금까지도 그 시리즈가 나오고 있지만, 건그레이브는 PS2 때 후속작 O.D(Over Dose)까지만 나오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판 건그레이브는 그러한 PS2 게임인 1편이 나오고 Over Dose가 나오기 이전 그 사이에 나온 매드하우스 제작의 애니입니다.

사실, 원작 게임을 해보고 애니를 본 사람들은 이 애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이 감상한다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애시당초부터 원작 게임이 지향했던 게임의 컨셉은 '스타일리쉬하게 총을 쏘면서, 모든 것을 파괴하는'이라는 것이었고, 게임 제작자도 '그레이브가 탄창을 갈아끼지 않는 이유는 탄창을 갈아끼면 멋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힐 정도로 과도한 파괴와 살상의 미학을 추구하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애니로 넘어가면서, 이러한 원작 게임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탄생한 것입니다. 애니의 내용의 절반 이상은 비욘드 더 그레이브의 인간 시절의 이야기 브랜든 히트의 이야기 분량이고, 그레이브는 폼난다기 보다는 구질구질하고 우울해졌으며, 애니 내에서는 총알이 다 떨어져서 탄창까지 갈아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본다면 원작 게임에서 큰 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당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건그레이브는 원작보다 더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원작이 과거 친구였던 그레이브와 해리의 현재의 싸움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애니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서 '인물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선택의 과정을 대단히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암흑가 사람들의 우정과 배신 등을 다룬 장르를 우리는 흔히 '느와르'라고 칭하는데, 느와르 장르가 인물의 감정묘사 등에 약한 애니 장르에서는 힘듭니다. 그러나 건그레이브는 그러한 애니라는 매체적인 한계를 뛰어넘어서 애니에서 보기 힘든 느와르 장르로 대단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흔히 보통 느와르 장르에 있어서 악은 배신입니다. 암흑가는 언제 어디서 누군가의 손에 죽을지도 모르는 곳입니다. 그러한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배신이라는 행위는 오로지 죽음으로서 밖에 속죄할 수 없습니다. 느와르 장르에 있어서 믿음과 배신이라는 코드는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있어서 많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다만, 건그레이브의 독특한 점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동력이 배신에 대한 응징인 복수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질문과 대답입니다. ‘도대체 왜 그랬는가’, ‘왜 우리는 이러고 있는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사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브랜든과 해리는 서로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해리는 브랜든과 빅데디를 위시한 밀레니엄의 믿음을 배신하였고, 브랜든은 해리와 자신과 함께한 동지들-특히 쿠가시라 분지-의 믿음을 배신했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입장에서 본다면, 해리와 브랜든은 각자의 신념에 충실했습니다. 해리는 자신의 ‘자유’라는 신념에, 브랜든은 밀레니엄의 신조에 말이죠. 그렇게 본다면, 그 어느 누구도 잘못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레이브가 애니 첫화에서 읇조리듯이, ‘어디서...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라는 것처럼 어떻게 본다면, 이 죄와 악은 처음도 끝도 없는, 머리와 꼬리가 물린 우로보로스와 같은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해리 맥도웰이란 인물은 건그레이브에서 브랜든 히트에 대항하는 일종의 악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가 악인일까요? 일단 해리의 역할은 극중에서는 악역이 맞습니다. 애니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미카의 어머니를 죽이고, 자기에게 대항하는 세력들을 숙청하고 억누르며, 살아있는 인간을 잡아서 괴물로 만드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과연 그가 단순한 악인으로 그레이브에 반대되는 역할이라고 보기는 대단히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는 애니 초반부, 해리가 브랜든에게 했던 대사 '자유롭게 되자, 브랜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그는 그냥 머리가 대단히 잘 돌아가는 3류 양아치에 불과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고, 그러한 자유를 위한 힘을 쟁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가장 소중히 여겼던 친구들이 너무나 허무하게 죽어버린 충격에서부터 가속화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리는 밀레니엄에 들어간 후, 더 많은 권력을 얻기 위해서 위로 올라가길 원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밀레니엄의 이념과 신조보다는 자신에게 열린 자유의 가능성을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유를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브랜든과 함께 나누길 원하죠. 하지만, 그의 무차별적인 팽창과 조직의 이념과 신조에 반하는 행동들은 결국 조직의 창립자이자 수장인 빅 데디에게 후계자로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해리는 결국 빅 데디의 명령에 따라 자신을 죽이려 했던 브랜든을 죽이고, 빅 데디를 죽임으로서 밀레니엄이라는 조직의 최상부에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원했던 무소불위의 권력을 얻게 됩니다.

사실, 기존의 악역이나 악인들이 처음에는 순수한 이상을 추구하다가 후에는 변절하거나 망가지는(예를 들어서, 건X소드의 갈고리 손톱 남자의 마지막이라던가) 케이스가 많았습니다만, 해리 같은 경우는 거의 끝까지 자기 원칙에 대해서 일관됩니다. 그가 후에 밀레니엄의 보스가 된 후에, 그의 자유의 대원칙인 ‘원하는 만큼 빼앗고, 원하는 만큼 나누어 주겠다.’에 충실합니다. 경쟁자들이나 자신에게 대항하는 판사를 눈하나 깜작하지 않고 죽이는 동시에, 고아원에 가서 어린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 모습은 해리의 가식적인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가 추구한 진정한 모습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리는 브랜든의 배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망설였던 브랜든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그에게 조직의 배신자라는 누명을 뒤집어 씌웁니다. 해리에게 있어서, 브랜든의 배신은 곧 자신과 조직에 대한 배신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레이브가 등장했을 때, 그를 과거의 망령 취급합니다. 그레이브는 해리에게 있어서 그저 지나가버린 과거이고, 그러한 과거가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가 십 몇 년 가까이 쌓아올린 부와 권력은 과거의 망령의 등장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결국, 해리는 스스로가 배신했던 과거에 의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 비유가 마음에 듭니다. 사실, 해리의 파멸을 불러온 것은 다름아닌 해리 그 자신이니까요. 결과적으로 그가 죽였던 브랜든이 망령으로 돌아와서 그의 모든 것을 무너뜨립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모든 것이 결국은 너무나 쉽게 허망하게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브랜든은 어떨까요? 브랜든은 동네 양아치 시절 절친했던 친구들이 죽고, 그 후 해리를 따라서 밀레니엄에 들어갑니다. 사실, 해리는 밀레니엄을 통해서 자신의 가능성과 자유를 보았다면, 브랜든은 역으로 조직의 신념을 깨달아갑니다. 빅 데디가 조직을 세우면서 삼았던 이상, 그것은 바로 ‘지킨다’(守る)입니다. 자신과 자신을 믿는 가족(Family)들을 외부의 적으로부터 지키는 것, 그것이 빅 데디의 밀레니엄이었고, 브랜든이 이해한 밀레니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빅 데디와 해리, 그리고 마리아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밀레니엄의 스위퍼, 즉 살수(殺手)가 됩니다.

하지만, 그도 사랑하는 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밀레니엄에 깊이 발담그면 발을 담글수록, 역설적으로 지키려는 자들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그는 사랑하는 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고, 온갖 더러운 일을 맡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순수하지 못하다고 특히, 그를 사랑한 마리아와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사랑하는 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순수를 버렸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이는 자신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자괴감과 함께, 자신과 관련되면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그의 신념도 해리의 조직에 대한 배신으로 흔들리게 됩니다. 그가 지키려고 했던 해리가 역으로 자신의 신념인 조직을 그 근간서부터 문란하게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빅 데디가 만약 해리가 조직을 배신하는 행위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물었을때 가차없이 제거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을 때 브랜든은 해리를 쏘지 못합니다. 분명히 자신의 신념과 기대를 배신한 것은 해리였고, 해리로 인해서 조직이 흔들리게 되는 것을 뻔히 잘 알면서 말이죠. 결국 브랜든은 자신에게 총을 겨눈 브랜든이 자신을 배신하였다고 생각하는 해리의 손에 죽게 됩니다.

그 후의 브랜든의 네크로라이즈화 된 모습인 비욘드 더 그레이브는 닥터 T가 이야기 하듯이, 브랜든이라는 사람은 죽고, 여기 있는 사람은 무덤에서 일어난 망령(Beyond The Grave, 무덤을 넘어선 자)입니다. 해리가 자신을 죽일 것을 미리 예견한 브랜든이 해리를 다시 원래 조직의 신념 체계내로 끌어들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초 강경수이지요. 하지만, 해리의 배신 이후 죽어서까지 조직에 충성하려는 브랜든의 유지를 본 빅 데디는 그러한 브랜든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면서 닥터 T에게 더 이상 브랜든을 깨우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원히 잠들뻔한 브랜든을 깨운 것은 다름 아닌 해리였습니다.

오랫동안 잠들었기 때문에 기억에 혼선을 겪는 그레이브에게 남은 것은 조직의 신념, '지킨다'와 그 지킬 대상인 마리아와 빅 데디의 딸 미카였습니다. 그는 차례로 밀려오는 조직과 과거의 자신의 친우들-해리를 위시한 발라드버드 리, 밥 파운드멕스, 베어 워큰, 쿠가시라 분지-을 차례로 묻어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과거의 조직의 신념을 배신한 죄를 과거의 망령인 그레이브가 과거를 대신해서 처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니에서 비추어지는 그들의 싸움은 악과 선의 대립이 아닌, 뭔가 다른 것입니다. 떠오르는 희미한 햇빛을 받으면서 폐허 속에서 죽어간 밥 파운드맥스, 아무도 없는 철로에서 석양을 받아가면서 죽었던 발라드버드 리, 눈 오는 폐허에 죽은 베어 워큰,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도 없는 폐허가 된 밀레니엄 본사에서 쓸쓸히 죽은 쿠가시라 분지. 이들의 죽음은 전형적인 악인의 죽음과 질서의 회복의 이미지보다는 허무의 이미지에 가깝습니다. 그 중 브랜든에게 가장 의지했던 쿠가시라 분지는 그레이브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왜 해리를 배신했느냐? 당신은 해리와 함께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었느냐?

결국은 브랜든 시절의 기억이 싸움을 통해서 돌아오기 시작한 그레이브도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조직의 신념, 그리고 지킬 것을 지킨다는 자신의 신념에 의해서 행동한 그였지만, 그러한 복수와 처벌의 과정에서 그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낍니다. 아니, 사실 그는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느꼈습니다(애니의 첫부분의 그레이브의 독백)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무엇이 잘못된걸까? 그는 마지막 복수의 대상인 해리를 남겨두고 갈등합니다. 자신이 처음에 생각했던 조직과 이상은 이런식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레이브가 그의 복수를 거의 끝내가고 있을 무렵, 해리는 자신이 이루어낸 모든 것들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엄청난 양의 재산과 권력, 그리고 심지어는 사랑하는 아내까지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마지막 발악으로 오그맨을 이용해서 자신을 배신한 조직을 향해서 공격을 가하지만, 그 공격조차 내부의 배신자(해리 입장에서 본다면)에 의해서 허망하게 무화되어버리고 맙니다. 해리는 도망치면서 생각합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걸까? 그는 도주중 그레이브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들이 시작되었던 시작점, 최초의 장소로 되돌아갑니다. 저는 이 비유가 마음에 들어요. 목숨을 걸고 언제나 함께 해왔지만, 결국은 해어지게 된 두 친구가 다시 자신들의 첫 시작점으로 돌아와서 서로를 대면하는 것, 서로의 마지막 장소를 처음 시작한 장소에서 맞이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니까요. 해리가 묻습니다. 그때 왜 쏘지 않았냐?

왜 쏘지 않았는가? 네가 나를 쏘았으면, 자신의 신념과 조직을 지킬 수 있었는데 왜 쏘지 않았는가? 결국 네가 이야기 하고 싶은게 뭐냐? 그 질문의 끝에 브랜든이 이야기 합니다.


너를 쏠 수 없었다.


그렇습니다. 몇 십년만에 망령이 되어서 돌아온 브랜든이, 자신의 신념, 조직,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까지 해리에게 내놓은 대답은 자신의 친우를 쏠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엄하죠. 조직은 해리를 제거하기 위해서 집을 포위합니다. 결국, 그들은 마지막으로 내몰립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위해서,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눕니다. 다시, 다시 한번 원점으로 회귀하자. 조직, 신념, 자유 등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서로에게 순수했던 옛날로.

결론적으로 건그레이브에 있어서 죄와 악은 순수하지 못한 것입니다. 서로에게 순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파에 너무 찌들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한 것이죠. 그러한 잘못들에 대해서, 건그레이브가 내놓은 결말은 처음, 순수로의 회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 마지막에 브랜든과 해리가 만났던 첫 시점으로 돌아가는 점은 여러 가지로 감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둘이 세상에게서 버림받았을지언정, 마지막에 진정한 우정이라는 순수를 되찾은 것이니까요. 그들이 저 세상에 가서 평화롭기를 빕니다.


Rest In Peace, Brandon & Harry



덧. 작년에 마지막화만 보면서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덧.첫화 제목이 '황혼의 파괴자들',
 그리고 마지막화 제목이 '파괴자들의 황혼'입니다.
제목 정한 센스가 멋지더군요.

덧.이건 그냥 제 망상일수도 있지만,
건그레이브가 일종의 인생에 대한 메타포처럼 느껴지더군요.

덧.진짜, 원래 대사는 '해리를 쏠 수 있을리가 없잖아?'인데,
머릿속에 그 대사가 박히더군요.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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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얀데레(.....) 히로인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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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레그 세운 히로인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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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안 봐도 알 거 같은 순애보형 히로인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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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로리 히로인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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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히로인이지만, 물과 공기 취급받고 있는 안습의 히로인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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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케샨 손에 죽은 영원히 이어지지 않는 신비계 히로인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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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8화 나왔는데, 도합 7명의 여자와 만났음.
아주 할렘을 하나 차리지 그러냐, 앙?
나중에는 진짜로 '지나가는 소녀가 있었다'가 나올지도....

....뭐, 농담이고,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근데 굳이 꼭 여자하고 엮일 필요는 없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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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자가 아니라서 죽어버린 아코즈에게 묵념을
(뭔가 아닌거 같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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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념의 잠드

13화 이후로 14화가 거의 4주 가까이 나오지 않아서 감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에 겨우 구해서 보았는데....이랄까, 14화 스토리상의 분위기 반전이 완전 개쩝니다. 게다가 후유이치는 완전히 개★죽★음, 아키유키는 잠드에게 자아를 먹혀서 기☆억☆상☆실 잇힝~(.....) 사실, 애니 분위기가 뜬금없이 급반전 된 건 아닌거 같습니다. 여태까지 쌓여왔던 전쟁으로 인한 광기가 표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달까(특히 아키유키를 쏘았던 ASP 조종사 같은 경우), 결과적으로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을 후유이치의 잠드화라는 촉매를 통해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13화에서 후유이치의 잠드화가 매우 뜬금없었다고 처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후유이치라는 케릭터 자체가 아키유키의 그늘에 가려져서 어두운 부분이 많았을듯한 분위기의 케릭터입니다만, 잠드화를 통해서 그것을 드러내는 부분이 나름 섬뜩했다고 할까나,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이제 폭주에서 풀린 후유이치를 자폭시키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아니, 그거보다 더 심하게 자기 손으로 '자기 머리를 뜯어내버리는' 그런 잔인한 짓거리를 시키다니, 이제 후유이치가 좋아지려고 했는데; 하여간 14화 이후로 매우 기대하고 있는 망념의 잠드였습니다.

덧.완결 나면 罪惡業에서 다루고 싶은 제 1 순위 작품입니다.

케산 Sins

2008년 하반기 애니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열심히 보고 있는 애니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니의 작화, 분위기, 스토리 등이 올해 10월 나온 신작들 가운데서는 저와 많이 맞기 때문입니다. 캐산 Sins는 1970년대 타츠노코 프로를 대표했던 작품인 신조인간 케산의 리매이크 버전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애니 내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작화의 분위기가 옛 70년대 작화 필-바람 머리와 화려한 미형 케릭터 등-이 많이 나는 것은 그 때문인 듯 싶습니다. 최근 일본 대중문화에 있어서 예전에 흥행했던 코드나 작품들을 다시 현대적인 시각에서 리매이크 하는 것이 유행인 듯 싶은데, 스컬맨나 20면상의 소녀 등에서 그러한 성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최근 제가 본 메드하우스 작화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인물 작화에서부터, 배경작화, 그리고 전투 동화 등에서 마치 메드하우스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특히 전투 동화에서 캐산과 적들의 기계적이면서 날카로운 충돌, 화려한 공중동작, 그리고 모니터 바깥에서 보고 있는 저로써도 느껴지는 묵직한 타격감은 현재 화려하고 아크로바틱한 분위기의 곡예 액션을 보여주고 있는 본즈의 소울이터와 비교해서 독특하면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멸망하는 세계라는 컨셉에 맞추어서 보여주는 폐허의 세계는 여태까지 제가 보았던 폐허 묘사 Top 3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테크노라이즈의 밝으면서 삭막한 폐허와 다르게, 어두우면서 생명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절망적인 폐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뭐, 뒤로가면 갈수록 독특한 느낌을 주는 배경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특히 7화의 폐허가 된 공장의 분위기는 정말 독특했습니다.)

애니 자체는 종말에 가까운 세계와 함께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여주면서, 세계를 파괴한 캐산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물들을 만나가면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캐산의 변화가 주축입니다. 사실, 애니를 자세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캐산 Sins의 처음 부분은 캐산이 루나를 죽이는 과거 부분을 조금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화 매화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점점 뒷 이야기가 밝혀지는 형식이지요. 이 부분에서 케산은 완전히 기계적인, 감정이 없는 단순한 살인자처럼 보이지만, 실제 본 내용에서 케산은 대단히 찌질한 모습입니다(.......) 사실, 저는 찌질스럽기는 하지만 뭐 그럭저럭 봐줄만하다는 느낌이더군요. 저는 찌질한 것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애니 내내 케릭터의 변화가 하나도 없이 찌질한 것이 싫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작인 신조인간 캐산의 설정을 따르면, 로봇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캐산의 아버지가 아들을 인조인간으로 개조해서 싸우게 만드는데, 그렇게 된다면 아들 캐산 VS 아버지의 구도가 될 가능성도 커보입니다.

뭐 하여간 기대작. 올해 소울이터, 잠드, 캐산 Sins만 건진것도 대단한 행운인것 같군요.

덧. 나중에 이것도 罪惡業에서 한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울이터

애니 오프닝이 갑자기 꿈과 희망도 없는 암울 오프닝으로 바뀌고 나서, 점점 암울한 분위기로 바뀌는 듯한 소울이터입니다(.........) 이제 귀신 부활 후 슬슬 본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이 드는 몇몇 부분들-예를 들어 마사무네 VS 블랙스타 리턴메치, 키드와 폭주열차 편, 메두사 부활, 크로나 다시 암울모드 등-이 눈에 띄더군요. 워낙이 잘만든 애니이고,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입에 바른 칭찬은 일단 이쯤에서 그만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애니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내가 생각하던 원작을 그대로 옮겼는데, 왜 내용이 다른 것 처럼 느껴지지?’입니다. 네, 사실 애니는 여태까지 거의 모든 원작의 스토리와 설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은 예전에 지적했던데로 임팩트나 박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고(이건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절대로 원작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래, 니가 이야기하고 싶은바는 알겠는데, 그래서 뭐?’라는 질문이 만화를 보는 내내 계속들더군요. 그런데, 본즈가 제작을 맡고 나서는 같은 만화의 장면이 오히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게다가 은근히 많이 숨어있었던 서양 대중문화 코드에 대한 패러디가 더 찾기 쉬워졌구요. 따라서 이 작품은 본즈가 얼마나 무서운 제작사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원래 원작 초월 애니화이라는 것이 대단히 드문 케이스이고 어려운 것임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턴에이 건담

아직도 열심히 시청중인 턴에이 건담입니다. 사실 12화까지 밖에 보지를 못했지만, 이 작품은 건담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메카물 중에서도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더군요. 일단 턴에이 건담에 대해서 간단하게 평을 내리자면 ‘거대한 전투 메카가 나오지만, 전면적인 전투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원래 거의 모든 건담 시리즈가 비폭력 평화주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언제나 그에 대항하는 악의 무리가 있었고, 그와 대립하는 선의 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턴에이는 아예 이 구도를 버리고, ‘우리편이나 상대편이나 다 좋은 놈’이라는 독특한 공식을 세우고 있습니다.

애니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전투의 대부분은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에서 시청자들은 문레이스와 지구인들의 갈등에서 딱히 지구인들이나 문레이스의 편을 들어줄 수 없는 미묘한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제가 보았을때는 이런 미묘한 선악의 구분이 이 애니의 장점이자 미덕인것 같습니다. 계속 꾸준히 보아서 52화까지 볼 생각입니다.(근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로 52화까지 가는건지 OTL)

덧. 생각보다 이 애니, 우연과 기연을 많이 쓰는군요. 나쁘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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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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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하면서 본건지 아니면, 3D로 구현된 네크로모프들이 대단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좀 시시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점은 웹에 공개된 코믹스 상의 이지스 콜로니 전멸 직전, 그리고 이시무라 호의 전멸과 본편 게임의 주인공인 아이작 클라크가 이시무라 호에 도착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일종의 프리퀼 같은 작품입니다. 작화 자체는 괜찮습니다. 미국 애니식의 작화랄까, 나름 독특하더군요. 다만, 고어 장면에서는 미묘하게 싱크로가 안맞는 듯한 기분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제가 감상한 버전은 블루레이 립 버전이었는데, 약 한시간 정도의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용량이 무려 2기가(!)에 육박하는 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루레이가 기반이라서 그런지 화질은 최상급이더군요.

스토리는...뭐 별거 없고, 이시무라가 어떻게 전멸하는가를 다루는 작품이더군요. 60분 내내 그거 말고는 별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뭐, 게임은 이미 네타를 당해서(......) 대충 내용을 파악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몇몇 장면들은 게임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듯 싶습니다.

다만, 데드 스페이스의 프리퀼이다 보니까 꿈과 희망이 없는 시궁창 엔딩을 지향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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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기획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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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전 어둡고 진지하거나 혹은 매력적인 악역이 나오는 작품이 좋습니다. 이 기획 리뷰를 쓰게되는 계기도 거기있죠. 저는 애니나 영화를 볼 때 혹은 게임을 할 때 얼마나 설득력이나 매력있는 상대역, 악역이 나오는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주인공을 어떻게 짓누르고 그걸 어떤식으로 주인공들이 대처하는가 등을 보면서 여러가지 영감(?)을 얻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작품내에서 악이 무엇인지, 주인공들의 처한 상황, 즉 업과 죄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제 애니 감상작을 선별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에 입각해서 기획 리뷰를 한번 써보고자 하는 것이지요.

조금 오버해서 이번 칼럼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서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죠. 지난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은 수많은 노력을 통해 선과 신, 미덕이 무엇인지를 정의내리려 하였습니다. 물론 각자 나름대로의 철학과 신념체계 통해서 이를 정의내리려 했지만, 그 어느 것도 명답이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역으로 악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거꾸로 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한번 알아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구체적인 상황에서 악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사람들이 이에 대해 대처하고 극복하는 모습이야 말로 하나의 '선'이 아닌가 하구요.(그래서인지, 저는 악이 최후에 승리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싫습니다. 그건 그저 여태까지 선한 편이 승리하던 것을 입장역전만 시켜 놓은 단순한 형태의 구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뭐, 거창하게 시작하는 듯 하지만, 그냥 두번째 단락은 무시(......)하시고 가볍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첫 시작이라고 하는데 세문단은 체워야 할 거 같아서 일부러 뻘소리 넣은 거에요;;


1.소울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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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슈팅 게임 시리즈와 겹쳐 보일수도 있지만 상관 없다는 기분이 들어!)

 소울이터는 현재 원작 만화와 본즈가 만든 TVA, 그리고 DS와 Wii로 나온 게임까지 현재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구사하고 있는 소년 만화입니다. 일단 DS와 Wii로 나온 게임에 대해서는 제가 안해보았으니까 여기서는 다루지 않도록하고, 만화와 애니를 중심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소울이터는 기존의 소년 학원 능력자 배틀물 과는 다른 미묘한 갈등의 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과 악, 내 편과 상대편 등의 구분의 틀이 매우 모호할 뿐만 아니라 상호 밀접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소년 만화에서도 그러한 경계의 모호성이 강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블리치의 이치고 같은 경우는 사신과 호로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소울이터와 같이 내 편과 상대편, 선과 악의 관계가 동전의 앞뒷면처럼 떨어질수 없는,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다른 한쪽도 존재할 수 없는 그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선과 악의 구도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소울이터는 '사신 VS 마녀, 늑대인간 등의 비정상적 괴물들'의 대립 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신측의 사무전은 귀신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영혼과 마녀의 영혼을 회수해서 사신의 무기 데스사이즈를 만듭니다. 그리고 데스사이즈는 세계 각지에 파견되서 마녀 등을 토벌하거나 견제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번 이러한 힘의 균형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진짜 마녀와 그러한 비정상적 존재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절대적인 악이라면, 사신은 왜 그들을 친히 나서서 없애지 않을까요? 과거 귀신과 사신의 데스시티 공방전에서 보여 주었듯, 사신의 그러한 막강한 힘이라면 마녀들이나 그러한 '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들을 쓸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사신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사신이 그들을 소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소거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마녀, 괴물들로 대표되는 광기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제거 될 수 없는 동전의 뒷면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사신은 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광기에 대한 태도는 애니 내의 여러군데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전 내에서의 슈타인의 존재(사실 그는 사신 쪽이라기 보다는 마녀쪽에 가깝죠), 광기와 관련된 물건을 보관하는 사신의 비밀 창고, 사신조차 제어 못했던 귀신의 존재, 그리고 귀신이 봉인된 곳이 바로 데스 시티의 지하라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광기가 세상에 넘쳐나지 않도록 견제하고 관리하는 것, 이성과 광기 사이의 벨런스를 맞추는 것 뿐입니다. 이는 키드가 예전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었지요. 중요한 것은 광기와 이성, 그 사이의 벨런스라고.

그렇기 때문에, 사신은 그러한 사실을 숨기려 무던히 애를 쓰는것 같습니다. 그의 비밀창고도 그렇고, 데스 시티 아래에 귀신이 봉인 되었다는 점 등을 숨기려는 것은 일상과 평화 자체가 매우 아슬아슬한 줄 위에 서 있고, 그것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사실(실제로도 귀신이 풀려나는 것은 한순간이었죠)에 대해서 사람들이 알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광기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냐라는 것이 그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성과 질서를 대표하는 사신 측은 현상태 유지가 모든 행위의 최우선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상대방인 마녀측은 어떨까요? 마녀측은 일종의 광기의 대변자, 혹은 사신이라는 질서의 안티 테제로서 혼돈을 지향하는 괴물 같은 존재들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아쉽게도 사신측이 우리편이고, 마녀측이 상대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언급이나 해석할 만한 근거 자료는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몇몇 장면을 통해서 본다면ㅡ예를 들어 에루카가 '우린 그저 사신의 눈을 피해서 장난이나 치면서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라던가ㅡ, 사실 마녀측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굳이 광기로 대표되는 귀신을 깨운다던가, 아라크네 처럼 사신에게 정면으로 대항하던가 등의 극단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죠. 결국은 마녀측도 '더이상 사신에게 방해 받지 않을 정도로만'의 선에서 현상태 유지가 최우선 목표인 듯 싶습니다.

양측은 이렇게 현상 유지, 혹은 현재 관계의 지속이 최대의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소울이터에서 사신과 마녀의 갈등 관계는 일종의 정상적인 관계인 것이죠. 재밌는 점은 사신의 무기 데스 사이즈는 99개의 귀신의 알과 하나의 마녀의 영혼으로 만들어진 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신의 균형을 유지하는 힘 자체가 광기를 먹어치움으로서 존재한다는 다소 역설적인 관계입니다. 사무전은 데스사이즈를 만들기 위해서 귀신의 영혼을 모으고, 귀신의 알을 모으면서 이 세상에 늘어난 광기를 줄이고, 이러한 과정의 반복을 통해서 이성과 광기의 균형은 유지됩니다.

하지만, 모든 만화가 그러하듯이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이러한 균형을 깨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 균형을 깨뜨리는 것은 바로 메두사와 아라크네 라는 마녀 자매인 것이지요. 일단 아라크네는 사신과 마녀 사이의 벨런스를 무시하고, 자신이 헤게모니아를 잡는 것을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무기를 연구하고, 귀신 부활 후에는 수백년 동안 숨어있는 동안 만든 아라크네포비아라는 거대한 조직의 네트워크(Network)를 구축 그 그물(Net) 위에 군림하는 거미로 군림하는 것이지요. 후에 BREW나, 마도구의 연구 등도 사신과의 싸움에서 우위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하는 아라크네의 전술인 것입니다.

하지만, 아라크네의 권력 지향적인 모습과 달리 메두사는 독특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녀에게는 목적이나 동기, 그런 것은 어떠한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순수한 욕망, 욕구를 추구합니다. 애시당초부터 이 세상의 균형에는 관심이 없었고, 아라크네와 같은 권력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귀신의 부활을 보고 싶다', '자신의 연구의 성과를 보고 싶다'라는 순수한 욕망,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메두사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베트맨의 조커와 그 맥락이 맞닿아 있는 케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1)도저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능성, 2)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는 점, 3)그리고 케릭터들을 타락시키는 악마적인 성격(베트맨에서는 조커가 고담의 검사 하비 덴트를 투페이스로 만들듯이, 소울이터에서는 메두사가 슈타인을 궁지로 몰아넣지요) 등은 조커와 비슷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한 귀신이나 강력한 조직을 지닌 아라크네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가 바로 메두사인 것입니다.

어찌 본다면, 메두사-슈타인의 관계에서 팜므파탈, 즉 남자를 타락시키고 파괴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악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메두사의 모습이 많은 부분에서 전형적인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보여주고는 있습니다만, 메두사의 이미지는 단순한 팜므파탈의 이미지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마녀들은 각자를 대표하는 동물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메두사와 같은 경우에는 그것은 뱀이었습니다. 뱀은 고대로부터, 지혜라는 미덕과 동시에 에덴 동산에서 인간을 유혹해서 타락시키는 존재라는 상징적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는 데스시티 공방전에서 죽었다가 다시 아이의 몸을 빌어서 부활한 후, 꼬마아이가 보는 TV에서 사과를 따는 사람 옆에 있는 뱀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점 등에서 그러한 부분을 뒷받침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메두사는 광기에 대한 유혹의 원형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메두사의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혼돈으로의 유혹, 최소한의 균형조차 무시하고 인물들을 광기로 이끄는 일종의 사도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본다면, 소울이터라는 만화 내에서 가장 이단적이면서 강력한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은 메두사라는 마녀의 존재로 인해서 문제와 갈등에 빠진다고 할 수 있는데, 가장 많은 유혹을 받고 있는 슈타인에서부터 흑혈의 마무기 크로나, 흑혈로 인해서 생긴 광기의 상징 도깨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울과 마카 등을 비롯해서 소울이터의 거의 모든 인물들이 직간접적으로 메두사라는 존재로 인해서 골치를 썩힙니다. 이는 메두사라는 존재 자체가 균형을 무시하는 순수한 광기의 사도와 유혹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어찌본다면 소울이터는 메두사라는 절대악에 의해서 인물들이 시험을 받는 그러한 구도를 취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울이터는 소년 능력자 학원 배틀물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보통 만화에서 지향하는 액션이나 파괴의 미학이 아니라, 관계와 균형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악'이라는 측면에서는 조커의 먼 후계자정도 되는 메두사라는 존재가 애니와 만화 진행 내내 군림하고 있는 측면에서는 멋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울이터에서의 악이라는 것은 벨런스를 붕괴시키는 혼돈으로의 유혹이고, 앞으로 주인공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덧1.사실 원작 만화를 보았을 때, 이런 느낌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 본즈가 만든 애니를 보니까 '아, 이런식으로도 해석이 가능하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원작 만화도 만화이지만, 아직까지 본즈 오리지날의 스토리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이정도로 원작의 내용을 끌어내는 본즈도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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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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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리뷰를 쓰려고 했지만, 솔직히 이런 작품에 이상한 주석 같은 리뷰를 달아보았자 작품을 망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만화책으로 나온 원작도 상당한 걸작입니다. 기묘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따스하면서 동시에 독특하다는 느낌의 작품이었죠. 사실 원작의 애니화가 이아기 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대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작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동양화적인 분위기나 일반 만화와 다른 컨셉 등을 과연 기존 일본식의 애니에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있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애니판은 원작의 그러한 분위기를 잘 살려낸 애니입니다.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애니판은 기존의 일본 애니라기보다는 다른 형식의 애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극단성을 거의 배제하고, 케릭터라는 요소를 많이 배제하였으니까요.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매우 '일본적'입니다. 사실, 충사라는 작품의 구성 형식인 벌래(蟲)에 관련된 옴니버스식의 단편 구조는 일본의 전래 문학중 하나인 모노가타리(사물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한 일종의 전승문학)라고 볼 수 있고, 어떻게 본다면 벌레라는 존재 자체가 기괴함과 기묘함에 대한 일본문화의 하나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일본 전통 문화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충사는 놀랍게도 우리가 여태까지 접했던 일본 애니와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뭐, 원작이 가지고 있는 특성도 있겠지만, 한 에피소드 내에서 벌레와 사람, 그리고 매게자로서의 충사 깅코의 관계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한 에피소드 마다의 케릭터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매우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저런 상황에서는 저럴수 있겠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들의 사연을 표면으로 끌어내는 벌래의 존재와 이를 중재하는 깅코의 존재도 인상이 깊습니다. 특히 이작품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깅코 같은 경우에는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아주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러한 옴니버스식 구조에 있어서도 자신의 색을 분명하게 유지하는 독특한 케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충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림체와 음악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여운에 남고, 성우들도 억지로 케릭터를 만드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는 자연스러움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예전에 미야지가 하야오가 '가장 세계적인 것은 바로 가장 일본적인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딱 이 충사라는 작품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충사는 여태까지 애니들 중에서 독특하면서 동시에 인상적인, 그리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작품들 중 하나로 손꼽을수 있을 것입니다.


덧.결과적으로 길어졌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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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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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알토, 나와 싸우자, 이 썩을 생퀴야

정식 리뷰쓰기 전에 몇가지 포인트를 집자면,

1.결과적으로는 훌륭한 마크로스 시리즈입니다. 원작의 구도이면서, 동시에 원작의 주제를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맞추어서 훌륭하게 재해석한 작품(뭐, 노래와 문화를 통한 이종족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의식에서 말입니다.)입니다. 다만, 문제는 결국 재해석은 재해석일 뿐, 새로운건 아니라는 점. 플러스와 같은 쇼크와 감흥은 느낄수 없더군요.

2.처음부터 끝까지 예전 마크로스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와 변용으로 가득한 작품. 마지막 25화는 예전 마크로스 시리즈-원작, 극장판, 플러스, 세븐, 제로까지-의 온갖 요소들을 다 때려넣은 에피소드로, 제작진이 마크로스 사상 최고의 에피소드로 기억하게 하겠다는 것이 결국 뻥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3.생각보다 25화 내에서 괜찮은 마무리를 보여주었음. 뭐, 제가 예상한 범위의 70%내에서 놀았지만(......), 말도 안되는 전개보다는 배경에 대한 생략이 좀 많았던거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가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대부분의 마크로스 팬들에게는 괜찮은 스토리일거 같습니다.(뭐, 마크로스 골수 팬인 동아리 선배의 반응을 봐도 그렇고...)

4.솔직히 란카를 까는 사람이 많지만, 솔직히 짜증난다기 보다는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근데, 란카는 그런 소녀적인 수줍음이 매력 포인트인 케릭터라서, 그거 가지고 깐다면 케릭터 성립이 아예 되지 않습니다. 뭐, 어찌되든 결과적으로 알토가 나쁜놈. 알토를 죽이자.(........)

5.이로써 마크로스 제로가 마크로스 사가에 정식으로 입성하였습니다.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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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마크로스 F


(....뭐, 여러가지 의미에서)

끝까지 못봤지만(지금 20화까지 보았습니다), 네타를 당하는 바람에 별의미가 없어져버린 마크로스 F입니다. 솔직히 26화 완결이라는 말이 나왔을때부터 좀 조마조마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후반 전개가 너무 급전개를 달리더군요. 뭐, 이미 13화 때 대충 예상한 이야기들이 다 들어맞기 시작하니까, '뭐, 내 예상 범위군'이라고 생각했지만, 26화 완결로 끝내겠다는 시점에서 '뭐? 그 시간 내에 이 떡밥을 다 처리할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급작스런 전개로 해피엔딩~! 시리즈 사상 최초의 할렘 엔딩 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뭐, 마크로스 F를 쓰레기니 뭐니 까는 인간들 참 많지만, 원래 마크로스 시리즈가 좀 병맛이 있는것은 사실이고(사실, 저는 왜 마크로스 시리즈가 그 키치성과 매니악함에 비해서 그렇게 많은 명성을 얻었는지 이해 못하는 한사람....), 후반부 급전개가 좀 그런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범작 이상입니다. 마크로스 시리즈 중에서는 플러스와 더불어서 2위 자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중입니다. 뭐,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길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덧.왜 극장판이 나오는거야, 왜 ㅠㅠ

소울 이터&망념의 잠드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뭐 딴말이 필요합니까?(........)

코드기어스 R2


그냥, 오렌지오렌지밭을 일구었다



...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걸 자기 생애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뭐, 개그 만화라는 개념에서는 동의하겠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다시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철완버디-DECODE

2쿨짜리로 만들어졌다는 군요. 2기는 내년 1월에 방영 입니다. 1쿨에서 끝날줄 알고, 이야기 템포가 너무 루즈하다면서 중도하차 했지만, 2쿨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때는 그렇게 루즈한 전개는 아니군요. 일단 다시 보기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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