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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보드게임입니다. 조만간 보드게임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던가 해야겠네요.


보드게임에 꽂혀서 요즘 보드게임들을 주문하고 있는데, 최근에 킥스타터 사후 후원을 한 매시브 다크니스입니다. 그런데 늦은 후원을 한 이후에 글들을 찾아보니 게임에 대한 미묘한 평가들(....)이 대부분이라서 좀 많이 놀랐습니다. 레딧 쪽에선 '늘 그랬듯이 쿨한 미니어처에 평이한 게임 플레이'라던가 'B-Sieged의 실패 이후로 CMON(회사인 Cool Mini or Not의 약자) 게임들에 대해 회의적이게 되었다' 등등의 이야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더군요. 비슷한 시기에 킥스타트에서 예약 구매로 전환한 던전 크롤러 보드게임 글룸헤이븐과 비교를 많이 하면서 글룸헤이븐 쪽을 더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물론 게임플레이 영상이 다소 모호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 자체는 어느정도 보장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들이 '어째서' 등장한 것인지도 대략은 감이 오구요.


매시브 다크니스는 사실상 좀비사이드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무지막지한 수의 적들을 빠르게 처내면서 게임을 진행한다 라는 컨셉 자체는 이미 좀비사이드를 통해서 확립된 부분이죠. 그리고 눈여겨 보아야하는 점은 좀비사이드에서의 장기적 '전략'의 부재입니다:게임은 카드를 뒤집는 방식으로 좀비를 불러내는데, 이 좀비들이 생기는 규칙 자체는 랜덤성을 띌 수 밖에 없습니다. 스폰 포인트에서 좀비가 한 마리도 안나올 수도 있는 반면, 갑자기 감당하기 힘든 뚱보 좀비나 어보미네이션이 기어나올 수도 있죠. 물론, 게임은 초반에 너무 어려운 좀비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레벨과 함께 좀비 숫자를 스케일링하는 시스템을 탑재하기는 하였습니다만, 좀비사이드는 전적으로 문을 열고 좀비 스폰 카드를 뒤집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게임에는 '전략'이 부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이머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전술적인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으며, 몇몇 게이머들이 평하는 '좀비사이드에는 뭔가 하나 빠져있다' 라는 것은 이 부분입니다.


물론, 그렇기에 좀비사이드는 어디서나 꺼내놓고 즐기기 편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무지막지한 양의 좀비들을 무지막지한 기세로 쓸어내는 재미도 있죠. 게임이 전략이 부재한다고 해서, 생각할 거리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좀비사이드는 자신이 기반한 테마에 충실합니다:좀비 영화의 많은 수는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라는 플롯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좀비사이드의 게임 플레이는 전반적으로 그런 좀비영화의 좌충우돌하는 흐름을 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좀비사이드는 TRPG에서 '모든걸 주사위 풀로 환원시켜서 수십개의 주사위를 굴리는 것이 아닌, 직관적이고 빠른 흐름을 추구하는' 최근 인디 RPG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시브 다크니스도 큰 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따릅니다:죽여야 할 적들은 산더미 처럼 쌓여있고, 그리고 계속 장비를 주워 쓰고, 레벨업 하고...이러한 템포 자체는 이미 좀비사이드에서도 본 흐름이긴 합니다. 물론 매시브 다크니스가 좀비사이드를 '그대로' 옮기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한 번의 주사위 굴림으로 공격/방어 판정이 끝나도록 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재설계 하고, 적은 종류의 적들과 많은 수의 좀비가 나온 좀비사이드와 달리 다양한 능력을 가진 수많은 적들이 나오도록 게임 전체의 룰을 다시끔 손보았으니까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시브 다크니스가 만들어내고 싶은 것은 던전 크로울 방식의 좀비사이드입니다. 빠르고, 장비가 많이 나오고, 적들의 수도 무지막지하다는 점에서 말이죠(그리고 미니어처 디테일까지!)


하지만 좀비사이드의 게임적 성공이 매시브 다크니스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매시브 다크니스는 서양 게임 전통에서 소드 앤 소서리(검과 마법)로 분류되는 전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활든 엘프와 백발의 마법사, 그리고 도끼든 바바리안까지. 하지만 문제는 좀비사이드의 게임 페이스가 매시브 다크니스에도 어울리는가 입니다:좀비사이드는 그만큼 전략 없이 전술로만 돌아가는 게임 진행방식을 뒷받침하는 테마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시브 다크니스는요? 많은 게이머들이 매시브 다크니스에 대해서 불만을 표하고 있는 부분은 1)우리는 이야기를 원하는데 이야기가 없다 2)뭔가 잔뜩 나와서 뭔가 잔뜩 죽는데 감흥이 없다 등등의 대부분 좀비사이드의 게임플레이 방식에 대한 불만입니다. 소드 앤 소서리에서 중요한 것이 단순히 게임 플레이(검/마법으로 적들과 싸우는 것)를 넘어서 그에 걸맞는 이야기와 세계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메시브 다크니스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다르게 글룸헤이븐은 여러가지로 매시브 다크니스와 비교되어 호평을 듣고 있습니다:다이스롤링 없이 카드를 사용하는 전투와 던전덱에 따라서 생성되는 던전,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드게임에 있어서 케릭터와 이야기, 목표 설정 등은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오히려 게이머들이 던전 크롤 방식의 보드게임에 바라는 것은 글룸헤이븐과 같은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매시브 다크니스 자체는 재미가 없지는 않을 겁니다. 좀비사이드보다 더 무거워지기는 했지만, 세상에는 메이지 워즈 같은 게임도 빠르게 돌리는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죠. 여전히 플레이어가 몬스터를 조종하거나/던전 마스터가 없는 던전 크롤러 게임은 많은 수요가 있습니다:디센트 2판이 로드 투 레전드 어플을 통해서 오버로드를 제거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던전 크롤링 보드게임에서 DM이란 존재가 플레이하기 껄끄러운 존재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한 부분이죠. 미니어처와 검증된 시스템을 들고온 만큼 매시브 다크니스의 재미는 평균 이상은 되리라 보여집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매시브 다크니스의 성패가 좀비사이드에 비해서 얼마나 게임이 무거워졌는가에 달려있습니다:각 케릭터 별 시트와 레벨업 시스템은 이전에 비해서 복잡해진 감이 있으며, 심지어 개발자들의 플레이 중에도 에러플이 발생하는걸 보면 게임은 분명 복잡해지고 무거워졌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복잡한가가 메시브 다크니스가 재미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게임 이야기






러브크래프트 식의 크툴루 호러를 다루는 광기의 저택은 1판에서는 여러명의 플레이어가 저택을 탐험하는 탐사자의 역할을 맡고, 다른 한명의 플레이어가 저택애 존재하는 크툴루 신화적 존재가 되어서 조사자들에 맞서는 구조로 진행된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구조는 컴퓨터 게임에서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비대칭 경쟁 협동 형태의 멀티플레이 게임(이볼브 같은)을 연상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컴퓨터 게임이 완벽하게 대칭 형태의 경쟁협동 게임에서 비대칭 협동 게임을 점차 시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면, 몇몇 보드 게임들은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광기의 저택 2판에서는 기존의 던전 마스터 역할을 삭제하고, 컴퓨터가 마스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두었다. 이로 인해 광기의 저택 2판은 완벽하게 협동 게임으로 거듭나게 되었으며, 현재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동사의 다른 게임인 디센트:어둠 속으로의 여정도 비슷한 컴패니언 앱을 추가하여 던전 마스터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협동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게임 경험을 바꾸는 컴패니언 앱의 존재는 사실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부분이었다:많은 보드 게임들은 아이패드나 휴대폰을 보드 게임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들을 대체하는 훌륭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어 왔다. 좀비사이드는 캐릭터 시트와 각종 카드 등을 어플로 대체 가능하다. 아캄 호러는 주사위 같은 요소들을 대체하는 어플이 존재한다. 보드게임의 특성상, 게임을 차지하는 물리적인 요소들(미니어처, 카드, 토큰, 보드 등)이 늘어날 수록 게임 내의 컨텐츠나 규칙이 세분화되어 플레이를 심도있게 만들지만, 이를 처리하는 연산자(컴퓨터 게임에서는 cpu가 도맡는 역할)가 전적으로 게이머라는 인간이 도맡아서 하기에 룰의 오역을 불러일으키거나 게임 진행을 더디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필수적이지만 게이머에겐 지루한' 프로세스를 도맡아서 하는 어플의 존재는 보드 게임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실제 좀비사이드 컴패니언 앱은 좀비 소환 카드와 케릭터 시트, 장비 카드에 관련된 처리를 어플이 직접 처리하기에 게임이 훨씬 효율적이고 핵심적인 경험(좀비를 도륙내는)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판타지 플라이트 게임이 광기의 저택 2판이나 디센트 2판을 통해서 시도하는 것들은 게임을 번거롭게 하는 요소를 대체하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 어플들은 게임의 요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플레이어를 대체하고 보드 게이밍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어플들의 존재는 보드 게임 장르 자체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컴퓨터가 보드게임의 요소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까지 대체할 수 있다면, 결국은 느린 페이스의 보드게임은 컴퓨터에 밀려서 사멸되지 않을까? 실제로 보드 게임은 번거롭다. 카드나 주사위 등이 다양해지고 룰이 복잡해질 수록 게임은 정교해지지만 게임이 무거워지고 그 장벽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실제 오프라인 상에서 사람들과 면대면으로 플레이를 해야하는 것도 보드게임의 큰 장벽이라 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이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는걸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눈여겨 봐야할 점은 컴퓨터 게임이 주류 문화로 거듭난 사회에서도 보드게임이란 문화 자체가 사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보드게임이 컴퓨터 게임과 다른 고유한 게이밍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 고유한 게이밍 경험의 첫번째는 바로 규칙의 해석이다. 게이머는 보드게임을 할 때 항상 룰을 해석해서 게임을 이끌어나간다. 보통 컴퓨터가 연산하는 부분은 디자이너가 의도한 결과치가 정해져있다:그렇기에 컴퓨터 게임은 원인과 결과는 거의 빠르고 불가역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드게임의 경우, 게임의 룰을 게이머가 연산함으로써 룰을 학습하는 것과 함께 룰과 결과 사이의 변용을 즐긴다고 할 수 있다. 즉, 보드게임은 컴퓨터 게임 중 턴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게임들보다 훨씬 더 느리고 게이머의 능동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두번째는 수집 요소다:컴퓨터 게임의 배포가 점점 디지털 유통망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보드게임의 경우에는 여전히 거대한 박스와 다양한 컴포넌트들, 그리고 수려한 아트워크 등을 게이머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적으로 기기를 작동하기 전까지는 게임의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즐기기 어려운 컴퓨터 게이밍과 다르게 보드 게임은 미니어처 등의 실물 수집 요소를 통해서 사람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 특징은 오프라인 상에서 게이머들이 대면하면서 플레이하는 점이다. 사실 위에서는 단점으로 기술하기는 했지만, 역으로 보자면 이 오프라인적인 측면이 게이머를 유혹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룰을 적용해가면서 미니어처와 보드를 조작하고, 웃고 즐긴다. 이런 대면적인 요소는 컴퓨터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다:컴퓨터 게임은 각자의 스크린 앞에서 각자의 게임으로 침잠할 뿐이지만 보드게임은 서로를 바라보며 진행하는 구조다. 그렇기에 보드게임 중 파티게임으로 분류되는 장르들은 정말로 간략한 룰과 게임 내 요소들을 통해서 단순하지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은 보드게임의 특성들은 보드게임이 컴퓨터 게임과 다른 매력을 가진 게임 문화이며, 쉽게 사멸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이 거대한 산업화 되어가는 와중에, 보드게임은 소규모 팀 단위로 움직이며 특정 수요를 만족시키는 일종의 '가내수공업'이 되어가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즉, 애시당초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아닌 클라우드 펀딩 같은 분명한 수요-공급의 매칭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업화된 흐름이 아닌 철저하게 아이디어 기반의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물론 아캄 호러 시리즈 같은 거대한 프랜차이즈도 있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보드게임 및 그와 관련된 문화는 앞으로도 게임 문화에 대한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어플의 추가는 보드게임들의 새로운 도구로써 보드게임에 종속되는 존재일뿐, 이를 잠식하는 위협자라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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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조금씩 쓰고 있는데...언제 이걸 다 완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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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마도 이거 하나만 사고 끝낼듯...사놓고 못한 게임들도 많고...

(몇몇 더 있지만 왠만한건 동생이 삼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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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게임입니다. 보드게임 리뷰는 가끔씩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본 블로그에서 보드게임 자체를 리뷰하는 것은 처음이다. 컴퓨터 게임은 그 자체로 자기 완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완결성 내에서 게이머가 느끼는 것과 제작자가 생각해낸 것들이 일치하는지/불일치하는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그것이 재미를 주는지 여부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드 게임이나 TRPG 등의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면대면의 게임은 다르다. 컴퓨터 게임은 어디까지나 자기 완결적인 세계를 갖고 있다. 게임이 제공하는 스테이지 바깥에 스테이지는 존재할 수 없기에 게임을 구성하는 근본 규칙을 논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은 없다.(물론 그 규칙을 응용하는 게이머들의 창의적인 문화가 존재하지만) 하지만 보드게임이나 TRPG는 전적으로 뼈대가 되는 기본 법칙을 제외하면, 모든 것은 게이머들의 '법칙에 대한 해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게임이 설정되어 있는 법칙과 그 계산과정을 모두 계산하여 게이머에게 제공한다면, 보드 게임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며(법칙을 대신 해석하여 결과로 적용하는 컴퓨터라는 중간자적 존재의 부재) 그렇기에 컴퓨터 게임과 같은 섬세한 법칙들을 얽고 섥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규칙과 해석자 사이의 애매한 관계야말로 보드 게임이나 TRPG가 컴퓨터 게임 장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깊이와 매력을 갖게 만드는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보드 게임과 TRPG는 컴퓨터 게임과 같은 시장 크기는 아니더라도 그 고유의 맥락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들과 다른 흥미로운 구석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좀비사이드는 킥스타트를 통해서 성공적으로 펀딩된 보드 게임으로, 디테일과 수량으로 압도하는 좀비 미니어처로 유명한 협동 보드 게임이다. 당시 킥스타트에서 펀딩할 때 목표액의 무려 40배에 달하는 금액을 모금하는데 성공한 좀비사이드는 시즌 1에서부터 시즌 3 모르그 가 까지 3개의 스탠드 얼론 게임과 2개의 빅박스 확장이 발매 성공하였으며, 근접전과 중세 판타지 분위기의 좀비사이드 : 블랙 플레이그까지 발매되었다. 간단한 룰과 압도적인 미니어처 물량이 어우러져서 좀비영화의 장면 하나 하나를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보드 게임이 좀비사이드라 할 수 있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고 직관적이다:플레이어는 3번의 행동 기회(해외에서는 이를 액션 포인트 기반의 게임 시스템이라 칭한다)를 얻고, 세 번의 행동 기회가 종료되면 좀비의 차례로 넘어간다. 좀비는 별도의 플레이어를 요구치 않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움직이며(1.플레이어를 보면 플레이어를 향해 움직인다. 2.플레이어를 보지 못하면 소음을 향해 움직인다. 3.), 좀비 차례가 끝난 이후 좀비 스폰 카드를 뽑아서 얼마만큼의 좀비를 보드 위에 둘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외에 주사위를 굴리는 전투, 원거리 공격 타겟 순위 등의 세부적 규칙 등이 있지만 한번 시도하면 곧바로 배울 수 있을 정도다. 좀비들의 체력도 직관적으로 설정하여서(데미지 1을 주는 무기는 체력 1인 좀비만 죽일 수 있다, 체력이 2인 좀비는 데미지 2 이상의 무기로만 죽일 수 있다), 개별 좀비의 체력을 계산하는 등의 복잡한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동시에 게임의 플레이가 빠르게 진행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게임이 배우기 쉽다고 해서 게임 자체가 쉬운 것은 아니다:좀비사이드에서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바로 게임 자체의 규모와 플레이어의 레벨업 시스템이다. 기본 게임에서 무려 70여개의 좀비 미니어처를 제공하는 좀비사이드는 게임 플레이에 따라서는 그 미니어처가 모자라서 좀비 추가 행동 룰이 나올 정도다. 좀비는 한번에 하나의 행동 밖에 못하지만 그 숫자로 플레이어를 압도한다. 물론 좀비사이드에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무기와 장비를 이용해서 좀비들을 쓸어버릴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좀비를 많이 죽이면 죽일 수록 레벨이 오른다는 '문제'가 있다. 보통의 게임에서는 레벨이 오르는 것은 게임 플레이가 수월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좀비사이드에서 레벨업은 스폰 차례에 추가 좀비가 소환되는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게임을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수월한 진행을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의 상황(얼마만큼의 위협 수준을 유지할 것인가)에 따른 전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위협수준 관리는 언젠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최소한으로 방아쇠를 당기더라도 좀비들은 계속해서 생성되고, 결국은 누군가의 위협수준이 올라 레벨업을 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간단하면서 직관적인 룰과 무지막지한 좀비의 숫자, 플레이어의 레벨업과 난이도의 유기적인 규칙 설정은 좀비사이드를 플레이하기 쉬우면서도 흥미로운 게임이자 좀비 영화의 한장면을 훌륭하게 재현하는데 성공한다:게이머는 아무것도 없는 게임 맵에 진입을 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계획했었던 것처럼 순조로운 것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하나 하나 목적을 달성할 수록 게임은 점점 계획을 벗어나서 엉망진창이 되고 게이머들은 때에 따라서 임기응변으로 문제(대부분 좀비들이지만)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현실의 테이블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며 즐기기에는 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좀비사이드 자체로도 훌륭한 게임이지만, 빅박스 확장이나 스탠드 얼론 게임들도 훌륭하다 평할 수 있다:시즌 2 스탠드 얼론인 프리즌 아웃브레이크에서는 원거리 공격에는 데미지를 입지 않는 버서커 좀비를 추가하였고, 톡식 시티 몰에서는 근거리 공격에 의해 죽으면 독성 피를 뿌리는 톡식 좀비를 추가하였다. 시즌 3인 모르그 가에서는 일정 조건 하에서 죽으면 반쪽짜리 좀비로 되살아나는 스키너 좀비를 추가하였다. 이 확장들은 새로운 미니어처와 함께 좀비들의 행동 패턴에 약간의 변화를 추가하였을 뿐인데도 게임의 전반적인 판도를 바꾸어버린다. 또한 시즌 3인 모르그 가에선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가 서로 경쟁하는 룰도 소개함으로써(경쟁룰이라 하지만 간단하긴 하다), 협동 게임 뿐만 아니라 경쟁 게임도 지원한다. 물론, 경쟁 모드라 하더라도 좀비는 동일한 규칙으로 나온다. 결국, 이 게임은 좀비를 죽이는 좀비사이드니까 말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좀비사이드는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좀비사이드는 간단하면서 직관적인 룰로 좀비를 다루는 서브컬처의 한 장면을 훌륭하게 재현하고 있으며, 좀 더 깊이있는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빅박스 확장이나 스탠드 얼론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친구들과 오프라인에서 즐길만한 보드 게임을 찾는 사람이라면(물론 친구가 있다는 전제 하에서), 추천하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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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이 없다...죽고 싶다...




잡담/개인적인 이야기






내일은 글을 쓰겠습니다....믿어주세요...(걸장판 12시 거 보러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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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분명 누가 뭐라고 해도 현 게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임은 분명하다:현대전과 FPS라는 트렌드를 주도한 것도 콜옵이었으며, 콘솔 게이밍과 FPS를 밀접하게 연결시킨 것도 콜옵이었다. 모던워페어 이후로 콜옵이 자기복제를 반복한다는 비판은 항상 있어왔지만, 정작 프랜차이즈 내에서 가장 이질적인 블랙옵스와 돌연변이인 어드밴스드 워페어를 받아들이고 성공시킨 것도 콜옵이 최초였다. 비슷한 배틀필드의 경우, 게임의 횡적 확장으로써 하드라인이라는 변칙적인 물건을 만들어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사례를 본다면 단순히 '네임벨류 때문에 팔리는' 혹은 '머리 빈 고등학생들이나 만드는'이라는 수식어는 콜 오브 듀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어드벤스드 워페어의 성공은 역대 최악의 콜옵으로 평가받는 고스츠 이후 콜옵 프랜차이즈 전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기에, 어드벤스드 워페어의 성공은 그 값어치가 할 수 있다.


인피닛 워페어는 콜옵을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 모두로 우주로 보내버린 작품이며, 기존의 변화를 모두 한데 합치는데 집중한 작품이다. 인피닛 워페어는 싱글플레이에서 대기권 바깥에서 에이스 컴뱃을 하는 시퀸스를 넣고(잘 보면 시스템을 다듬기는 하였지만 전투기를 모는 것은 이전 콜옵에서도 볼 수 있는 게임 시퀸스이긴 하다), 무중력 플랫포밍 시퀸스(잘 생각해보자:이것도 고스트에서 처음 나온거다), 그리고 다양한 특수능력을 이용한 전투(블옵 3와 어드밴스드 워페어)를 추가하였다. 고스트가 기존의 콜옵을 스토리적으로 극단적으로 몰고가기만 한 안일한 작품이었다면(물론 변주는 있었지만, 그 변주는 얄팍했다), 인피닛 워페어는 구 시리즈들의 변주들을 모두 들고 들어와서 하나로 섞는데 성공한다. 어떻게 보면 인피닛 워페어는 어드벤스드 워페어와 블랙옵스 3의 좋은 점들을 하나로 구성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위의 영상도 그러하다:월런이나 부스트 시스템, 클래스 별 특수 무기, 레어 무장 시스템 등은 이미 블랙옵스 3나 어드벤스드 워페어에서 보여준 시스템이다. 오히려 인피니트 워페어의 멀티플레이 해설 영상은 싱글플레이의 우주로 나가는 충격에 비하면 그 충격의 강도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부분은 인피닛 워드-슬레지해머-트라이아크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시스템과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하는 체제가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여러 개의 실력있는 제작사들이 트리플 A급 게임을 주기적으로 만들고, 그리고 서로가 만들어낸 결과물 중에서 좋은것만 피드백을 해준다는 발상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는 인피닛 워페어에서 시작될지, 아니면 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는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분명한 것은 인피닛 워페어는 단순하게 인피닛 워드만의 작품이 아닌 인피닛 워드와 슬레지해머, 트라이아크, 더 나아가서 콜 오브 듀티라는 프랜차이즈 전체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피닛 워페어는 2016년 11월 4일에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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