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 관련된 내용은 이 글(http://leviathan.tistory.com/2375)을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 스위치 버전을 토대로 쓰여졌습니다.


스타링크:아틀라스를 위한 전투는 스마트 토이를 사용하는 게임이다. NFC 태그를 이용하는 스마트 토이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아미보와 스카이랜더스, 디즈니 인피니티, 레고 디멘션 등의 다양한 작품들과 라인업이 등장하였다. 하지만 스타링크가 지금 이 시점에 스마트 토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무모해보인다:왜냐면 이제 과거 몇년 전과 다르게 스마트 토이라는 게임 시장이 아예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5000만개 이상을 판매한 아미보를 제외하면, 스마트 토이 라인업은 모두 절멸하였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는 디즈니 인피니티 라인업 개발과 지원의 중단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 레고 디멘션 라인업의 종료, 스카이랜더스 프랜차이즈의 침묵 등은 한 때 스마트 토이라는 새로운 상품에 대한 열기를 한순간에 죽이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일견 이는 예견된 실패이기도 하였다:성향이 매니악하냐 대중적이냐 여부를 떠나서 스마트 토이 게임들은 대부분 피규어라는 요소에 초점이 맞춰져서 게임이 개발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디즈니 인피니티는 게임 자체로는 상당히 단순하고 반복적이었으며, 게임 내의 콘텐츠를 해금하기 위해서 실물 피규어를 구매해야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디즈니 인피니티를 넘어서 다양한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문제였다. 즉, 스마트 토이 라인업 게임들은 일반적인 게임보다 비용은 배로 들면서, 콘텐츠 자체는 반복적이고, 피규어의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게임으로서 많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아미보는 이러한 문제를 닌텐도의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유료 DLC 개념으로 시장에 정착함으로써 스마트 토이 게임들의 문제들을 빗겨나가고, 피규어로써의 가치를 더 강조함으로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아미보의 성공과 여타 스마트 토이 라인업의 실패는 스마트 토이 게임이 살아남기 위한 명제를 던져주었다고 할 수 있다:게임으로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주면서, 피규어 구매 동기를 부여하는 것. 이 두가지 동기를 한꺼번에 사로잡아야지만 스마트 토이 게임은 일반적인 게임들과 경쟁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스타링크는 이런 점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우선 스마트 토이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게임으로써 스타링크를 본다면 일반적인 오픈월드 게임에 노 맨즈 스카이의 특징을 섞었다. 플레이어는 아틀라스 항성계 내에서 행성과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대기권으로 들어가서 행성 내에서 적들과 싸우거나 우주로 나가서 적들의 모함과 싸우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눈여겨 봐야할 점은 스타링크의 맵 전환은 매우 부드럽다는 것이다:행성과 우주 맵을 전환할 때 그 어떤 로딩도 존재하지 않으며, 행성과 우주 맵을 오가는 진입 루트도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행성의 경우, 작지만 완벽하게 구형의 오픈월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독특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행성과 행성 사이, 혹은 우주에 존재하는 적의 모함으로 이동할 때 별도의 로딩없이 고속이동만으로 부드럽게 모든 것을 로딩하여 구현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현세대 기종인 PS4나 엑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0.5세대 ~ 1세대 뒤쳐진 '스위치' 버전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빠른 이동을 할 때 생기는 로딩도 매우 짧다는 점은 스위치의 성능에 비교하여 볼 때 상당히 충격적인 부분이다. 게임 내에서도 다수의 적들과 전투하거나 화면 가득 공격과 이펙트가 가득차더라도 프레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마지막 보스전이나 프라임과의 전투중 공중전 페이즈 같이 프레임이 떨어지더라도 게임이 가능할 정도로 프레임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타링크에서 높게 평가할만한 부분은 콘텐츠가 쌓여나가는 구조가 상당히 잘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는 각 행성을 탐험하면서 전초기지들을 스타링크의 깃발 아래 끌어모아야하며, 각 전초기지들이 주는 퀘스트들을 클리어하거나 부품과 돈을 들여 업그레이드해서 행성에서의 지배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하지만 각 행성에는 프라임이라 불리는 중간 보스가 있고, 이 보스들이 플레이어가 행성의 지배력을 올리지 못하게끔 제동을 건다. 플레이어는 행성에 꽂혀 있는 리전의 추출기나 임프 소굴 등을 제거하면서 야금야금 지배력을 넓혀나가고, 마지막에는 프라임을 잡음으로써 행성을 리전의 손아귀로부터 탈환할 수 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프라임을 행성에 투입하는 드레드노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행성을 완벽하게 탈환하기 위해서는 그 권역의 보스인 드레드노트를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역으로 드레드노트들은 프라임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강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그 권역 내에 있는 행성의 프라임을 모두 제거하거나 프라임의 강화를 받은 드레드노트와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 


스타링크의 모든 콘텐츠들은 유기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전초기지 - 프라임 - 드레드노트), 플레이어애개 게임 내의 다양한 요소들과 상호작용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이런 점에서 스타링크는 여지껏 나왔던 스마트 토이 게임들과 비교하였을 때, 그나마 주류 트리플 A 게임 플레이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은 분명 스타링크라는 게임이 지향하는 바, '단순한 게임에 피규어를 팔겠다'라는 기존 스마트 토이 게임 공식을 벗어났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스타링크의 미덕은 여기까지다. 분명 스마트 토이를 다루는 게임 치고는 가장 '게임다운 게임' 이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지만, 실제 트리플 A 게임이나 여타 게임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아쉬운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우선 콘텐츠의 다양성 문제다:분명 스타링크의 모든 콘텐츠들은 유기적으로 잘 설계되었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들은 심각하게 반복적이다. 프라임과 드레드노트 보스전은 완벽하게 재탕에 재탕이며, 전초기지를 해금하는 것이나 전초기지에서 주는 퀘스트나 각 행성에서 일어나는 이벤트 등은 모두 반복적이다. 


전투 시스템은 부드럽게 작동하지만 깊이가 얕다. 전투는 크게 공중전과 지상전으로 나뉘어져 있다. 지상전의 경우, 지상에서 호버링하는 상태로 상하좌우를 움직이며 적과 싸우는 형태고, 공중전의 경우 일반적인 플라이트 슈팅 게임에서 속도를 줄여놓은 형태다. 하지만 지상전이든 공중전이든 전투 시에 플레이어가 고려해야하는 것은 적의 약점 속성 뿐이다. 단지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총알을 피해주는 것만으로 왠만한 전투는 클리어 가능하며, 난이도를 대폭 올렸을 경우에도 강해지는 것은 입는 데미지 정도만 신경쓰일 뿐이지 변화하는 점은 거의 없다(매우 높은 난이도 기준 클리어) 물론, 나름 파고들기 요소로 기체의 모드를 파밍할 수 있는 요소를 게임에 도입하였다. 예를 들어, 코어 모드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 자체에 영향을 주는 부가 효과들(쉴드로 적의 공격을 반사할 시, 체력을 회복하는 탱커 모드나 지상전에서 더블점프가 가능하게 만든 워리어 모드 등등)이 부여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드들은 수치적인 증감만 존재하며, 코어 모드에 따른 스타일 다변화 요소는 상당히 떨어진다.


이는 UBI 소프트 게임 특유의 게임 개발 사이클과 맞물려 있다 판단된다. 즉, 초기에 완성된 시스템과 적당한 분량의 콘텐츠를 넣은 파일럿 형태의 게임을 만들고 이것이 성공하였을 시 후속작에서 전작의 단점을 보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스타링크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전형적인 UBI 소프트의 파일럿 게임 작품이다.


하지만 스타링크에는 단순하며 반복적인 것보다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는 피규어를 구매하게 만드는 동력을 구성하는데 실패하였다는 점이다:우선, 게임의 피규어는 조립가능한 전투기와 전투기 날개, 그리고 무기와 파일럿의 형태로 구성되었다. 원래 기획 의도는 파일럿과 무기, 전투기, 전투기 날개를 자유롭게 구성하여서 자신만의 전투기를 구성하고 같이 성장하며 게임을 풀어나가게끔 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일단, 피규어의 퀄리티와 기믹 자체는 괜찮은 편이며 다른 전투기의 부품(날개 부분)을 뜯어서 자기만의 전투기를 만들 수 있는 기믹은 나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타링크는 전투기를 피규어로 내세운 요소 때문에 안그래도 반복적인 게임을 더 반복적이고 단조롭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버렸다. 우선 플레이어가 레벨업 할 수 있는 주된 방법은 각 전투기별로 숙련도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기체별 숙련도 레벨은 올라갈수록 무지막지한 경험치를 요구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단순하게 전투기 한 대와 파일럿, 무기만 구매하였을 경우 레벨업에 들어가는 공수가 심각하게 늘어나버리게 된다. 또한 무기 세팅에 있어서도 약점 공격 및 속성 결합 공격이 주는 이점이 상당하며, 약점을 찌르지 못하는 경우 전투 시간이 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안그래도 단조로운 전투를 더 지루하고 단조롭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


즉, 스타링크에 있어서 스마트 토이는 게임을 풀어나가는 주요한 수단이자 게임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요소'며,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하다못해 기체만 피규어로 팔고 무기만 해금 되는 형태로만 팔았어도 이렇게까지 게임 플레이를 단조롭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체는 전체 게임 플레이를 결정하는 피지컬적인 부분을, 무기는 플레이 스타일을 결정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링크는 굳이 무기까지 피규어의 형태로 팔아버림으로써 '스타터 팩만으로는 안그래도 지루한 게임을 더 지루하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를 단점을 만들었다. 심지어 피규어를 추가 구매하였다고 해서 게임의 '양적인 부분'이 증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가는 더욱 박해질 수 밖에 없다.


제작진들도 이러한 피규어 구입 모델에 문제가 있었다고 느꼈는지, 모든 콘텐츠를 시즌패스의 형태로 언락해서 해금할 수 있는 디지털 판매 개념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즉, 실물 피규어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어는 여전히 디지털로 모든 콘텐츠를 구매해서 해금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배려 역시도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다:약 2만원 상당의 비용을 들이면 플레이어는 거의 10~15만원 어치의 피규어를 구매하지 않고도 콘텐츠를 해금할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여기에서 UBI 측의 계산이 들어갔으리라 보지만 이 덕분에 스타링크는 '굳이 더 싼 값으로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데 왜 피규어를 구매해서 콘텐츠를 해금해야하는가?' 라는 이상한 모순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물론 피규어 하나 하나는 조형이 잘만들어진 편이며, 수집 가치가 있는 편이지만 이제 막 출범한 게임에 매력을 느끼고 게임을 구매할 사람은 적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패드 위에 피규어를 올려놓는' 동기화 방식은 게임을 즐기는데 물리적인 불편함을 제공한다:날개와 무기의 자유로운 조합으로 자신만의 기체를 만드는게 중요한 게임에 '물리적으로 올려놓는게 불가능한' 조합이 있다면 실제 피규어를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 것이다. 물론, 디지털로 구매할 경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사항이지만 말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UBI는 스타폭스 프랜차이즈를 스타링크에 콜라보시키려 했었던 것처럼 보인다. 자기들이 봐도 스타링크는 파일럿 게임이라 할지라도 후속작으로 이어질 정도의 수익을 내기는 힘들어보였기 때문이다. 스타폭스 프랜차이즈는 전반적으로 게임에 잘 어울리는 편이며, UBI는 어떻게든 컷씬 등에 스타폭스 맴버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자신만의 퀘스트 라인을 가진 점도 괜찮은 추가 요소였다. 하지만 추가된 스타폭스 콘텐츠를 생각해보면 모든 파일럿+전투기들이 각자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졌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스타링크는 UBI 특유의 파일럿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그것의 대부분은 스마트 토이라는 요소와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스타링크는 UBI 게임 답게 시리즈가 가면 갈수록 자연스럽게 게임이 더 나아질 것이지만, 스마트 토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게임 프랜차이즈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스위치로 구매할 시 타 콘솔과 비슷한 형태로 트리플 A 오픈월드 게임을 휴대하면서 즐길 수 있다는 점과 그걸 스타폭스 케릭터들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가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시리즈가 더 오랫동안 살아남고 싶다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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