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1월 27일 출시된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은 스마트폰/패드를 통해서 미니게임을 제공하며, 그 미니게임의 내용을 실제 게임과 연동시킬 수 있다. 그리고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다:사실 이전까지 게임에는 게임과 스마트폰-패드를 연결시키는 다양한 컴패니언 앱들이 존재하였고, 컴패니언 앱이 실제 게임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상당히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와치독스처럼 다른 플래이어를 방해하거나, 혹은 니드 포 스피드:라이벌처럼 레이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다잉라이트 역시도 이들과 비슷하다. 컴패니언 앱을 통해서 게이머는 게임 내의 조합용도로 쓰이는 각종 소모재들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다잉라이트라는 게임의 시스템 덕분이다:다잉라이트에서는 모든 것이 소모재가 된다. 수류탄, 플래어, 표창, 구급약 등등 게임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모든 것들은 소모되는 자원이다. 무기도 수리하는데 자원이 소모되며, 심지어는 무기 그 자체도 결국은 수리가 안되서 부서지기에 '소모되는 자원'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다잉라이트 초반에는 소모재 루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정이 된다. 하지만 초반에는 이 필수적인 과정이 잡아먹는 부담과 시간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은 초반부터 끝까지 게이머의 소모재 루팅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컴패니언 앱이 게임 내에서 게이머가 느끼는 루팅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은 여타 게임들의 컴패니언 앱과 다른 특징을 갖게 된다. 가령, 와치독스나 니드 포 스피드:라이벌처럼 실제 게임에 개입을 한다던가 하는 부분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컴패니언 앱 자체의 플래이가 어느정도 부담스럽고(실제 게이머와 겨루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볍게 꺼내서 플래이하기에는 어렵다) 그리고 자신의 게임플래이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게이머 유인 요소가 적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본다면 와치독스나 라이벌의 컴패니언 앱은 '게임의 연장선상'이라기 보다는 '또다른 게임'이라는 인식을 게이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은 소모재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게임 내에서의 루팅을 패드의 미니게임 형식으로 옮겨놓았기에 게임-컴패니언 앱의 연속성을 확보한다.


물론 테크랜드가 어떤 비전이 있었기에 컴패니언 앱 자체를 이렇게 디자인했으리라고는 본인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컴패니언 앱-게임의 이러한 관계는 게임을 플래이하고 있지 않아도 게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고 게임을 간접적으로 플래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옴니체널'을 형성하고 있지 않나라고 생각을 해본다:옴니체널이란 기업이 다양한 체널들을 통해서 소비자와 분절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하나로 통합하여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신세계 그룹이 이마트, 신세계 백화점 등의 휘하 기업들과 실제 점포, 인터넷 쇼핑몰, 스마트폰 쇼핑몰 등등을 SSG몰이라는 하나의 '체널'을 통해서 묶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다잉라이트의 사례를 넘어서 모든 게임의 컴패니언 앱들은 이전부터 게임회사들이 '옴니체널'이라는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와치독스나 니드 포 스피드 라이벌처럼 별개의 게임처럼 분절되어 있거나, 혹은 어새신 크리드:블랙 플래그 처럼 복잡하고 귀찮은 시스템으로 엮어버리는 등의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이는 여태까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다잉라이트는 그것이 의도되었든 의도되지 않았든 본 게임 경험의 연장선상으로서의 컴패니언 앱을 설정함으로서 훌륭하게 옴니체널을 구성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다잉라이트 컴패니언 앱은 상당히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게임의 경험이 게임이 꺼진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것이 게임 경험 자체를 어떻게 바꾸게 될 것인가? 다잉라이트의 경우처럼 게이머는 실제 게임에 필요한 자원을 폰이나 패드를 통해서 모을 수도 있고, 혹은 게이머가 직장이나 학교에 가있는 사이 게이머는 폰과 패드를 이용해서 게임 내의 케릭터에게 간단한 잡무(채집, 어렵지 않은 사냥 같은)를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데, 옴니체널이 기업이 고객에게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게이머에게 경험 자체를 상품/서비스로 제공하는 게임에게 있어서는 마케팅 전략을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