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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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가 벨브를 디스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벨브는 최근 유명한 워크 유즈맵, Defense of The Ancients의 개발자를 영입하고, DOTA에 대한 프렌차이즈 및 상호를 등록하면서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개발 커뮤니티를 통째로 기용한게 아닙니다. 즉, 개발자만 기용을 했는데, 커뮤니티 소유라 할 수 있는 DOTA의 상호 자체를 벨브 회사의 소유로 만든 것이죠.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DOTA라는 명칭은 엄밀히 법적으로 소유주가 없기 때문에 누구라도 등록하여 소유할 수 있으며, 지금 논쟁이 되는 모든 것은 '도의'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라는 겁니다. 즉, 커뮤니티와의 합의도 없이 어째서 몇몇 개발자들만의 주장으로 DOTA 의 상호를 가져가는 것은 외관상 보기 좀 그렇다는 것 정도죠.

벨브가 일전부터 모드 개발자를 영입하여 게임만드는 건 상당히 유명하면서 독보적인 게임 개발 방식이었고, 저는 상당히 긍정적으로(물론 상호 독점은 좀 그렇지만) 보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갑자기 블리자드가 제동을 걸고 나오니 좀 황당하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DOTA라는 상호는 개인 개발자의 소유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소유이다. 그것을 벨브가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다...네, 그렇습니다. 상당히 원론적인 이야기죠. 하지만 이건 블리자드가 대단히 도의적인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이런 행위로 인해서 얻는 블리자드의 숨은 이익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현재 스타2에서 아주 시험적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맵 마켓 플레이스죠. 스타 2의 강력한 맵에디팅 기능을 이용하여 개인 개발자가 맵 마켓에서 자유롭게 맵을 공짜 또는 일정 금액을 주고 맵을 사고 팔게 한다...이것이 블리자드가 고안한 베틀넷의 부분 유료화 테제입니다. 그리고 현재, 베틀넷에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좋은 유즈맵들이 돌아다니고 있구요. 그리고 DOTA 자체가 워3를 사실상 이끌었던(밀리도 많이하기는 했지만) 유즈맵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스타 2로 DOTA라는 이름을 단 정통성있는 후계작이 나온다면 스타2의 마켓 플레이스를 활성화 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리라는 것 역시 자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벨브가 DOTA의 상호를 등록한다면, 블리자드의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적어도 DOTA라는 이름의 맵을 팔 수가 없겠죠.

사실상, 블리자드가 DOTA에 대한 벨브의 디스 사태는 밥그릇 싸움입니다. 덕분에 블리자드나 벨브나 서로 그들답지 않다는 비판을 팬들에게서 싸그리 쳐듣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보기에는 어차피 개발자 하나가지고 DOTA의 정통성을 확보하기는 힘드니(사실 DOTA의 정식 후속작은 LOL이죠, League Of Legend), 벨브로써는 상당히 무리수를 둔 마케팅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벨브 내에서는 수석 디자이너이자 전 DOTA 개발자인 IceFrog에 대한 악담마저 나오고 있으니 말다한 셈입니다.

일단, 벨브는 DOTA의 상호를 포기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상호는 그대로 가겠지만...일단 게임이 어떤지에 따라서 아마 이 사태도 재평가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