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올해 11월에 나올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의 데뷰 트레일러입니다. 작년의 모던 워페어 2가 인피니티 워드의 작품이었다면, 이번 블랙 옵스는 트라이아크의 작품이죠. 전통적으로 콜옵 시리즈는 매년 나오는 대신 짝수 번째 게임은 인피니티 워드가, 홀수번째 게임은 트라이아크가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재작년 같은 경우에는 트라이아크가 만든 것이 월드 엣 워 였죠. 하지만 이번작이 기존의 콜옵 시리즈와 다른 점은 기존의 2차세계 대전을 소재로 하지 않고, 베트남 전에서 현대전까지 그 사이의 냉전시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뭐, 워낙이 2차세계 대전 이야기를 징하게 우려먹었으니 다른 소재를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죠.

-제가 이 트레일러를 보면서 느낀 점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월드 엣 워보다는 재밌겠네, 두번째는 결국 콜 오브 듀티 시리즈네. 사실, 모던 워페어 2가 나오면서 저도 모던 워페어와 각종 트레일러를 보았고 그리고 실제 게임 등을 해보았으며, 동시에 그에 관련된 리뷰 등을 다 읽어보았죠. 일단 모던 워페어 2가 잘만든 게임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흥행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영화같은 연출, 빠른 게임 전개, 가늠좌 조준, 킬스트릭과 퍽 시스템 등등 이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흥행 공식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 거기에 벨런스를 조정하거나 발전시키는 형태의 게임 프랜차이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모던 워페어 이후로는 킬 스트릭과 퍽 시스템의 조합으로 다양한 전략 전술의 채택을 가능하게 하는 멀티 플레이는 이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 트레일러도 많은 부분에서 모던 워페어 2를 연상시키는데, 일단 같은 엔진을 쓰는 것에서부터 몇몇 무기나 테크놀로지는 실제 모던 워페어 2에서도 나오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렇기에 제가 이 트레일러를 보더라도, '아 그렇군' 수준 이상의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죠. 다만, 트레일러 이외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관심이 가는 작품이기는 합니다.

최근 엑티비전과 인피닛 워드 사이의 사상 유래없는 불화로 인해서 인피닛 워드는 사실상 공중 분해되었고, 액티비전은 현재 트라이아크, 슬레지헤머, 그리고 레이븐(확정은 아니지만) 3개의 제작사를 돌려서 콜 오브 듀티를 만든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또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현재 엑티비전은 상호 등록을 퓨처 워페어에서 스페이스 워페어(!)까지 등록을 완료했다고 하더군요. 어찌보면 콜 오브 듀티라는 프랜차이즈에게서 이윤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전략인듯 한데, 그것이 하필이면 인피닛 워드 공중분해 이후에 이런 이야기들이 터져나오는 바람에 액티비전 측에서는 욕과 조롱을 동시에 듣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이번 블랙 옵스의 트레일러 공개로 어느정도 그러한 조롱이 가라앉았지만, 여태까지 인피닛 워드에 밀려서 2류 개발사 소리를 들었던 트라이아크가 과연 인피닛 워드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즉,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시리즈 역사상 최악의 난관에 봉착 한 것이죠.

뭐, 저야 멀티는 재밌게 했고, 유탄하고 칼빵만 어떻게 해서 벨런스만 맞춘다면 할 생각입니다만....블랙 옵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살아남느냐 마느냐 가 판가름 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