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데이어스 엑스:휴먼 레볼루션은 데이어스 엑스 시리즈의 3번째 작품입니다. 게이머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 1편, 1편의 후광을 입어서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2편. 하지만 2편 이후로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던 게임 시리즈였기 때문에 게이머의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4년전, 에이도스 몬트리올에서 3편을 공식제작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우여곡절의 끝에 이번 8월에 정식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나왔을때의 저조한 기대와는 달리 게임에 대해서 많은 웹진에서 엄청난 찬사를 받았습니다.

일단 데이어스 엑스 1편을 플래이 해본적이 없는 관계로 리뷰는 1편과의 비교 보다는 게임 자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1편이 자유도가 높은 FPS+RPG였고, 데이어스 엑스:휴먼 레볼루션도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각 미션마다 다양한 루트를 이용해서 게이머마다 각자 방법으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게끔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런 점에서 대단히 훌륭한 게임입니다. 대화를 통한 해결, 잠입, 그리고 닥치고 돌격까지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죠. 그리고 이는 전적으로 게이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성 마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는 게이머에게 그대로 열려있는 것이 아니라 어그먼트, 즉 주인공인 아담 젠슨의 신체 강화 요소에라서 게임의 공간 자체가 달라지게 만듭니다. 즉, RPG 적인 육성의 요소가 살짝 가미된거죠.

일반적인 RPG와는 다르게 데이어스 엑스의 육성은 대단히 단순합니다. 포인트를 벌어서, 능력을 해금하는 정도로 단순하죠. 하지만, 능력의 해금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진행의 폭은 대단히 넓다고 할 수 있고, 개발사도 그런 부분에 대단히 신경을 썼습니다. 예를 들자면, 해킹 강화를 통해 해킹을 통해서 문을 열 수 있는 부분으로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전투 중심의 강화로 적들이 암호가 담긴 단말기를 들고 있는 걸 죽이거나 기절시켜서 빼앗거나, 혹은 무거운 상자를 옮길 수 있는 강화를 사용하여뒤에 숨어있는 환풍구나 통로 등을 이용해서 진행할 있죠. 심지어는 여러개의 강화를 동시에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하다 보면 '어? 이런것도 가능해?' 싶은 진행도 많습니다. 개발기간이 길었지만, 그만큼 맵이나 스테이지, 게이머가 방문하는 장소의 세세함에 있어서는 요즘 나온 게임들 중에서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정도 입니다. 또한 게임은 실제 진행 이외에도 다양한 읽을 거리를 제공하고, 전작과 밀접한 연관을 보이기 때문에 전작을 플래이한 유저들은 향수에 젖을만한 부분이 많습니다(또한 충격을 받을 부분도)

일인칭 액션을 지향하고는 있지만, 재밌는 점은 엄폐를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게임은 1인칭으로 진행되지만, 엄폐할때만 보통의 숄더뷰 형식의 게임으로 바뀝니다. 잠입 지향의 플래이를 할 시에는 보통 1인칭으로 할 때 시야가 나오지 않는 문제 때문에 이런 복합적인 시점을 차용한 듯 합니다만, 보기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덜 혼란스럽다는 점과 게임에 어울린다는 점은 놀라운 부분입니다.

4년 가까이 개발되었지만, 그래픽 자체는 4년전의 그래픽 수준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게임 내에서 그래픽적인 완성도로 따질 때 상당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 일단 많은 분들이 지적한 엔피씨의 부자연스러운 모션도 문제고, 텍스쳐 등등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그래픽적인 결함 가끔씩 발견되기도 하는데, 특히 경비 로봇 같은 경우에 로봇 텍스처가 땅속으로 사라지는 버그(.....) 때문에 게임 진행에 차질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위기 자체로만 본다면 휴먼 레볼루션은 딱 알맞은 그래픽적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묘한 느낌이 드는 주홍 네온사인 빛 세계는 SF적인 세계관을 살리는데 성공합니다. 음악이나 더빙 부분도 상당한 완성도로 게임이 만들고자 하는 사이버펑크적인 분위기를 살리는데 성공합니다.

게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사이드퀘스트의 양이 상당히 적다는 것입니다. 물론 본편 자체의 길이는 15~25시간 정도의 길이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1회차 클리어에만 30~40시간 가까이 걸렸기 때문에(주로 길찾기, 해킹, 지역 탐색에 들어간 시간) 양에 대해서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좋은 게임 베이스를 두고 사이드퀘스트가 적은건 아무리 봐도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죠. 또한 게임 자체가 2회차 전승을 지원하지 않는 점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잘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대단히 재밌는 게임이고, 올해 나온 게임들 중에서 최고의 다크호스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