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 웨이 아웃은 EA에서 배급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플레이어는 서로 성격이 정반대인 빈센트와 레오의 콤비 중 둘중 하나를 조작해서 감옥을 탈옥하고, 가족과 재회하며, 마지막에는 공동의 적인 하비에게 복수해야 한다. 어 웨이 아웃이 흥미로운 점은 게임 자체가 기본적으로 코옵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게임의 모든 스테이지와 퍼즐은 기본적으로 2명의 플레이어를 전제로 하여서 생각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여타 코옵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특이한 점인데, 대부분의 게임들이 더 많은 플레이어 = 더 강하고 많은 적의 형태로 플레이 구조를 설계하였다면 어 웨이 아웃은 두 명이 서로 돕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여타 코옵게임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어 웨이 아웃을 독특하게 만들어 준다.
어 웨이 아웃의 이야기는 대단히 클리셰적이다:처음 감옥에 와서 레오를 구해주는 빈센트의 모습이나, 정반대의 성격과 출신, 방법론, 그리고 공동의 적을 향해 싸워나가는 과정과 그 와중에 서로를 이해하고, 마지막에 배신이 일어나는 반전까지 어 웨이 아웃은 80~90년대 범죄 버디 영화에 기반하고 있다. 단적으로 가장 비슷한 작품을 꼽자면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폭풍속으로(원제 포인트 브레이크)를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어 웨이 아웃은 그보다도 더 클리셰에 기반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것들은 예측가능한 선에서 구성되어 있다(심지어 반전까지도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 웨이 아웃이라는 게임이 너무 뻔해서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클리셰를 구현하는데 집착한 나머지, 게임은 마지막 순간에 아쉬워지는 부분들이 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어드벤처 게임이고, 퍼즐과 QTE, 그리고 약간의 총격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타 코옵과 어 웨이 아웃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스테이지든 간에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게임 클리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하수구에서 길을 찾는 스테이지의 경우,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의 진로에 조명으로 빛을 비춰주지 않는다면 진행이 불가능하다. 또 서로 등을 맞대고 환풍구를 올라가는 씬에서는 양쪽 플레이어가 동시에 상대 플레이어의 QTE에 맞춰서 자신의 QTE를 조작해야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어 웨이 아웃은 상대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 와중에 게임 내외적으로 깊은 유대감을 갖게끔 만든다. 즉 여타 코옵 중심의 게임이 한 명의 슈퍼 플레이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가능했다면, 어 웨이 아웃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 웨이 아웃의 게임 구성은 한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스크린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두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스크린을 쪼게서 바라보는 스플릿 스크린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카우치 코옵에서나 볼법한 이 제한적이고 불편한 시점을 어 웨이 아웃은 두 명의 인물이 하나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형태로 묘사한 것이다. 물론 때때로 게임은 병원 탈출 장면 같이 스크린을 하나로 합쳐서 각각의 인물의 움직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노련하게 두 인물이 행동하는 방법과 플레이의 주도권을 리드미컬하게 교차함으로써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런 점에서 어 웨이 아웃은 여타 인디 게임이나 트리플 A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강제로 유대감을 갖는 플레이에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서로가 연기하는 케릭터를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넣어둔다. 이는 다양한 대사와 상호작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 웨이 아웃은 트리플 A 게임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상호작용 대사와 스크립트들과 선택지들이 있다. 물론 이것이 최종적인 결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빈센트의 방식이나 레오의 방식대로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마치 버디 영화의 주인공이 된거 같은 몰입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어 웨이 아웃은 클리셰에 많이 의존하기는 해도 언차티드 4와 같은 실패작은 분명 아니다:케릭터들은 자기 성격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언차티드 4처럼 기회가 될때마다 시끄럽게 떠들면서 자기가 어떤 케릭터라는 것을 어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1차적으로 어 웨이 아웃의 게임 플레이는 의도된 대로 잘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 웨이 아웃이 실제 플레이되고 새롭게 구성되는 컨텍스트의 문제다. 원래 일반적인 게임이었다면, 어 웨이 아웃은 그럭저럭 멍청한 AI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자동적으로 스크립트에 따라 능숙하게 구현하는 것을 게임에 대한 어떤 단서도 없는 사람이 연기를 하게 되니, 어 웨이 아웃의 게임 플레이에는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불협화음들이 자주 발생한다. 예를 들어 조명을 든 플레이어가 조명을 제대로 비추지 못해서 해매는 부분이라던가, 버튼을 박자에 맞춰서 못누른다던가 등등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이는 상당히 생소한 경험이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게임 같은 경우에는 별로 불편하지 않았거나 당연했던 부분들이 아주 불편하고 해결해야하는 과제와 난관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해쳐나가는 것은 어 웨이 아웃에서 상당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재미는 게임이 실제 1차적으로 의도하였던 서로에 의존하는 버디물의 느낌보다는 덤 앤 더머와 같은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깝다는 것이 함정이다: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왜 상대방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건지, 그리고 왜 나는 상대방의 움직임에 맞춰주지 못하는 건지 등등. 어 웨이 아웃은 게임 플레이 내내 시행착오와 성공을 반복하는 과정이며, 이는 때때로 멋진것 보다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게임은 1차적으로 진지한 상황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실제 플레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2차적인 맥락은 그런 점에서 다소 괴리감이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게임을 모두 플레이한 플레이어에게 마지막 엔딩 부분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빈센트는 레오를 이용하기 위해서 접근하였고, 마지막에 위장경찰의 신분을 밝힘으로써 레오를 배신한다. 그리고 분노한 레오는 빈센트를 죽이려 든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반전 역시도 버디 액션 영화 장르에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배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신뢰를 점검한다는 점에서 클리셰적이다. 다만 문제는 어 웨이 아웃이 실제 게임 플레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컨빅션 코옵의 마지막이었다는 점이다:플레이어는 서로를 쏴죽여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은 서로가 겪었던 감정선이 폭발하게끔 연출과 QTE를 구성한다. 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는 2차적인 맥락 때문에 덤 앤 더머로 비춰지는 점, 또 하나는 실제 많은 훌륭한 버디 액션 영화들이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화해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끝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어 웨이 아웃은 뭔가 감정적으로 대단히 찝찝한 구석과 묘한 이물감을 남겨놓은채로 끝난다 할 수 있다.
하프 프라이스 정도에 다른 게임에서는 경험 못할 6시간 정도 서로의 등에 기대서 불가능한 탈옥에서 복수까지 즐길 수 있눈 콘텐츠는 어 웨이 아웃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게임을 구매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게임을 같이 사서 보이스로 통화를 하며 플레이할 또다른 공범을 찾는 것일 것이다. 그것만 해결할 수 있다면, 어 웨이 아웃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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