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옥토패스 트레블러의 발매일이 7월 13일로 결정되었다.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도트풍의 그래픽 스타일 때문에 스위치에 또다른 인디(?) RPG가 들어온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옥토패스 트레블러의 실제 정체는 소위 이야기되는 풀프라이스 JPRG였음이 데모를 통해서 드러났다:2D 일러스트와 도트에 3D 라이팅과 텍스처를 섞고 전통적인 턴제 시스템을 도입한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여러 점에서 JRPG의 과거 향수를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런 향수를 자극하는 점 덕분에 게임은 데모 공개와 함께 데모만으로 100만 다운로드에 앙케이트 조사 5만 여명이 응하는 등 센세이셔널한 돌풍을 일으켰다.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많은 부분 브레이버리 디폴트를 연상시킨다.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전투 측면에서 브레이버리 디폴트에서 등장한 브레이버리(연속 행동) 개념을 부스트 포인트 시스템으로 변용하거나, 잡체인지 시스템이나 심지어 체험판을 통해서 시장 반응을 보고 거기에 맞춰서 편의성이나 전투 벨런스를 조정하는 등의 개발 전략까지 유사하다. 심지어 타겟으로 하는 플레이어 층과 게임 플레이 양태도 모두 유사한 편이다. 브레이버리 디폴트는 기존 고전 RPG에 대한 오마주와 존경이 가득한 파이널 판타지 빛의 4전사 라는 게임에서 갈려져 나왔고, 브레이버리 디폴트의 이야기 흐름은 고전 RPG를 묘한 방식으로 뒤틀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 역시도 잡 시스템이나 그래픽 스타일 등에서 고전적인 JRPG에 대한 향수와 오마주가 느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게임(브레이버리 디폴트와 옥토패스 트레블러)을 통해 보여지는 스퀘어 에닉스의 자사 RPG 브랜드를 관리 전략이다. 스퀘어 에닉스는 스퀘어 소프트와 에닉스 소프트의 합병으로 만들어진 회사로, 합병 전에도 양쪽 모두 RPG로 유명한 회사였고(스퀘어는 바로 그 파이널 판타지를, 에닉스는 드래곤 퀘스트를 갖고 있었으니 말이다) 합병 후에는 일본 내 RPG 장르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권위를 갖는 회사라 할 수 있다. 그런 스퀘어 에닉스는 자사의 RPG 브랜드를 크게 두 부류로 관리를 한다. 스퀘어 에닉스 RPG의 한 부류는 파이널 판타지와 같이 거대한 스케일과 볼륨, 기술력을 자랑하는 플래그쉽 타이틀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부류는 브레이버리 디폴트나 옥토패스 트래블러, 로스트 스피어, 제물과 눈의 세츠나 같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향수를 자극하는 소규모 타이틀들이다. 


스퀘어 에닉스의 이러한 투 트랙 전략은 자사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권위를 십분 발휘하고, RPG의 미래와 과거를 모두 동시에 휘어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발현이다. 이러한 투 트랙 전략을 대표하는 사례는 드래곤 퀘스트 11일 것이다:드래곤 퀘스트 11은 닌텐도 3DS로는 2D 풍의 옛날 드래곤 퀘스트 게임을 만들어 과거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PS4로는 완벽한 3D 맵을 통해 멋진 판타지 세계를 구현하는, 하나의 게임임에도 다른 두가지 표현 방식을 지닌 독특한 게임이었다. 


물론 파이널 판타지 13~15가 논쟁의 계보(13 3부작에 대한 사람들의 엇갈린 평가들, 나오지 않는 15와 미식 판타지, 7편 리메이크 떡밥과 난항을 겪는 개발 등등)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스퀘어 에닉스의 투 트랙 전략이 항상 잘 작동한다고 평할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브레이버리 디폴트나 옥토패스 트레블러 같은 새로운 프랜차이즈나,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같은 실험작 등을 계속 방계로 내고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게임 트랜드를 연결시키고자 컨텐츠 내적으로 실험하고 더 나아가 체험판 피드백 등의 발빠른 대응을 하는 점은 스퀘어 에닉스 제 RPG들이 아직도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한다.


옥토패스 트레블러는 7월 13일 발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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