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쉔무라는 게임이 있었다. 이 게임은 어떻게 보면 지금 있는 오픈월드 샌드박스 장르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끼친 영향은 어마무시 했다. 플레이어의 움직임과 별개로 살아움직이는 세계를 구현한 쉔무는 GTA나 레드 데드 리뎀션 같은 기라성 같은 대작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며 우리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보자. 복잡한 상호작용과 조작 버튼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등은 근래 오픈월드 게임들이 간소화되는 과정을 밟는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오히려 쉔무에 근접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본다면 쉔무의 망령은 지금에서까지 사람들을 현혹시킨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쉔무의 망령과 달리, 남겨진 세가 제작자들에게 있어서 쉔무는 어떻게 보면 극복해야하는 대상이자 넘어서야 할 과제, 그리고 일종의 멍에이자 족쇄였을 것이다. 쉔무의 제작비와 스케일이 한 때 게임계의 한 축을 주름잡았던 세가에게 큰 타격을 입힌 것도 사실이었고, 쉔무 1&2의 야심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어딘가 나사빠진 작품이라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쉔무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면서 동시에 쉔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끔 하는, 어떻게 본다면 레드 데드 리뎀션 2나 GTA와 같은 게임과 완전히 다른 게임을 만드는 것이 세가 제작자들의 목표가 되었다. 그 결과, 야쿠자 액션 활극이라는 용과 같이가 탄생하게 되었다.
용과 같이는 기본적으로 쉔무의 영향에 놓인것 처럼 보인다. 플레이어는 카무로쵸를 돌아다니면서 시비를 거는 양아치를 패서 돈을 벌고, 다양한 어른의 유희를 즐긴다. GTA나 레드 데드 리뎀션과 다른 점은 용과 같이는 철저하게 카무로쵸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게임이 전개된다는 것인데, 대신 그 공간에 유흥가를 지나다니는 행인의 관점에서 세계를 오밀조밀하게 구축한 점에서 공간에 대한 밀도와 구성이 다르다. 요컨데 여타 오픈월드 게임이 '세계'의 구축이었다면, 용과 같이는 '거리'의 구축이라는 점에서 맥락과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카무로쵸라는 공간의 디테일을 올려놓은 대신에 공간을 줄이고, 그 공간을 재활용하면서 시리즈를 구축해나간다. 이는 현대적인 게임 개발의 전략과 유사한 동시에 쉔무의 개발 전략과 동일한 부분들이 있다.
재밌는 점은 용과 같이의 방향성일 것이다. 용과 같이는 쉔무나 여타 오픈월드 게임이 갖고 있는 '규모'와 '재현'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용과 같이는 규모와 재현을 축소하였다:단순하지만 다양한 미니 게임들을 작고 오밀조밀한 공간에 모아두고 플레이어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것을 강조한다. 오픈월드 게임에 미니게임이 다양하게 들어가지만, 오픈월드 게임들이 세계와 상호작용한다는데 집중한다면 용과 같이는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미니 게임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어른의 놀이'라는 감각을 살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카무로쵸라는 유흥가를 배경으로 다양한 놀거리들을 두고 그 유흥을 즐기는 것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의 유희를 한군데 모으고 사실적인 배경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게임의 구심점을 만들 수 없다. 미니 게임만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을 하나로 엮는 것은 또다른 컨셉이 필요하다. 용과 같이는 여기서 야쿠자 인협물 장르 클리셰를 들고 온다. 재밌는 점은 쉔무가 일본식 무협물을 스케일을 키웠다고 한다면, 용과 같이는 인협물의 클리셰를 투박한 형태로 구현한다. 투박하다는 평가를 여기에 쓰는 것은 용과 같이 초기작들의 스토리가 '빈말로도 좋다'라고 이야기 힘든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 이야기들을 끌고 가는 동력을 장르적 클리셰(인의에 충실한 야쿠자, 그에 비해 모자라서 열등감을 느낀 친우이자 라이벌, 기억을 잃은 여주인공 등)에서 끌고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용과 같이 시리즈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1편과 2편 자체가 엄청난 흥행을 의식하고 만들어지지는 않고, 아직 전반적인 방향성이 설정된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 1편과 같은 작품에서는 이야기를 보완하는 추가 컷씬을 집어넣었는데, 추가 컷씬이 있어도 개연성 부분에서 다소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는걸 생각한다면 좋은 평가를 주기는 힘들다.
그러나 용과 같이 시리즈와 극의 스토리의 강점은 그러한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정합성, 감동에 있다기 보다는 '그래서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데?'를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에 있다. 그리고 게임은 여기에 도시전설이나 도시 풍광에서 볼 수 있는 상상력들, 그리고 자극적인 전개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든다. 용과 같이가 빛나는 부분들은 이 부분들이다. 우리가 미시하게 바라보는 유흥가의 풍광들로부터 이야기를 쌓아올려서 거대한 음모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이끌어간다. 그것이 용과 같이 극에서는 다소 투박하기는 했지만, 그 투박함 속에서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과 재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용과 같이 극은 용과 같이 시리즈의 첫 작품의 리메이크로 용과 같이 시리즈들 중에서 가장 거칠고 투박한 모습을 자랑하지만(물론 극을 통해서 다듬어지긴 했어도), 그래도 이 작품이 어째서 지금까지 사랑받는지를 알려주는 매력을 가진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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