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림월드의 초기 게임은 엔딩이 있는 게임을 지향했었다. 엔딩이 있는 게임이란 어떤식으로든 게임의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림월드에서는 그것이 탈출이었고, 우여곡절끝에 어떻게 탈출을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림월드라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이 정착지와 폰들에게 애착을 가지고, 엔딩을 보지 않고 오랫동안 플레이하는 스타일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DLC도 게임을 좀 더 ‘장기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콘텐츠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테크의 육아와 같은 케이스일 것이다. 바이오테크의 육아는 한 정착지에서 폰들이 서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강력한(혹은 플레이어가 애착을 갖고 키우는) 폰으로 키우는 콘텐츠인데 이 과정에서 빠른 탈출보다 느긋하게 정착지를 키우고 강화하는 과정을 즐긴다는 측면에서 바이오테크가 갖는 의의는 상당히 컸다. 그 이후 나온 어노말리 같은 콘텐츠는 뭔가 ‘모르면 맞아야 하는’ 일종의 고난이도 고자극 콘텐츠 쪽이었다면, 게임의 방향성을 크게 틀었던 콘텐츠는 바이오테크나 이데올로기 쪽이었다.
오딧세이는 바이오테크나 이데올로기 같은 DLC보다 더 큰 틀에서 게임의 방향성을 바꾸는데, 기존의 DLC들이 정착지 하나에서 생기는 일들을 다루었다면, 오딧세이는 정착지의 위치를 끊임없이 바꾸면서 플레이하는 유목민 플레이 스타일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쪽이 되었다. 물론 모드나 제한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정착지를 버리고 새 정착지를 만들고 하는 과정을 할수도 있었지만, 오딧세이와 같이 장거리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장소를 찾고 자원을 확보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구조로 변화한 것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본다면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오딧세이에서 중력 부양선은 기본적으로 ‘날아다니는 간이 정착지’ 개념에 가깝다. 한번 착륙하면 다시 날아가기까지 쿨타임이 어느정도 존재하고, 크기 등의 다양한 제한이 존재하긴 하지만, 중력 부양선은 정착지의 인원들을 생활을 백업한다는 점, 무엇보다 지형지물에 구애받지 않는 인프라를 확보해준다는 점과 지상 정착지와 결합하여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강점을 지니는 부분들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황에 따라서는 적습이나 위협을 가볍게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정착지 내정이나 플레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오딧세이와 중력부양선의 등장으로 가능해진 유목민 플레이는 기존의 정착지 내정 플레이와는 상당히 다른 독특한 흐름을 갖는데, 기존의 정착지들이 내부 자원을 모조리 다 소비하게 되면 무역에 의존하여 자원을 확보해야했다면(특히 철이나 부품 같은), 오딧세이의 유목민 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자원이 풍족하나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예를 들어 원래 한 맵에서 나오는 부품이 100개 정도고, 100개를 다 먹고 나면 그 후에는 재수급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테크트리를 탔어야 했지만, 오딧세이에서는 간단하게 맵을 바꿔서 다른 부품 수급처를 찾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난이도가 훨씬 더 내려간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인프라 공간이 적다는 점과 농사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 때문에 오딧세이의 중력부양선 플레이는 무조건 쉽다고는 할 수 없다. 농사에 제약이 걸려서 어려움이 생기는 부분은 아마도 전통적인 사기 돈벌기 방법인 마약 거래가 막힌다는 점일텐데, 함선 내 인프라에 수경재배를 할당하고 최대한 쥐어짜낸다 하더라도 정착지 대비해서 그렇게까지 효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돈벌이 수단이나 운영 수단을 확보해야만 한다. 날아다니는 간이 정착지라는 측면에서 완벽하게 정착해서 플레이하는 것의 상위호환이나 하위호환이 아닌 트레이드 오프가 있는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 중 하나라는 점은 오딧세이의 중력 부양선 플레이가 잘 짜여졌다는 증거다.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는 만큼, 세계에 다양한 생물군계와 랜드마크가 추가된 것도 오딧세이의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들은 고대 유적과 관련된 랜드마크들과 우주일 것이다. 특히 랜드마크들의 경우, 기존의 네모네모난 고대 건축물들에서 탈피해서 ‘말이되는 구조와 내러티브를 가진’ 구조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고대의 방폭 쉘터, 연료 저장소, 발사대 등등 종류도 다양하고 보상도 꽤 많아서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강렬하고 멋진 경험이긴 하지만, 아쉬운것들이 있다면 기존 정착지 플레이와 병행한다면 병행 시 상당히 충돌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기존 림월드도 2개 이상의 정착지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했고, 오딧세이의 중력부양선이 기본적으로는 간이 정착지이기 떄문에 정착지 플레이 병행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편의성의 문제나 이점이 적다는 문제가 있다. 오히려 운송 수단의 기준에서 본다면 중력부양선 보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왕복선이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중력부양선이 간이 정착지가 아닌 운송 수단의 개념에서도 시스템을 확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오딧세이는 림월드에 있어서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크게 바꿔버린 게임이자, 림월드에 생성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독특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DLC라 할 수 있다. 기존 정착지 플레이와 병행하기가 조금 까다롭다는 어려움이 있기는 있지만, 림월드를 해본 사람이나 이번에 입문한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는 DLC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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