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돌깨기 라는 장르가 있다. 이 장르는 현재는 마이너하지만 게임 초창기의 역사와 맥이 닿아있는 장르다. 가령, 퐁이라는 최초의 상용 비디오 게임의 문법도 ‘공을 튕겨내어서 넘긴다’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벽돌 깨기 장르의 연장으로 볼 수 있으며, 76년 발매된 최초의 벽돌깨기 게임인 브레이크아웃은 2인용이었던 퐁을 1인용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비디오 게임의 태동과 같은 게임에서 갈려져 나온 만큼 벽돌 깨기 장르는 다양한 변종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변종들이 있긴 하지만,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알카노이드라는 게임이 유명할 것이다. 아래에 있는 막대를 조작해서 벽돌을 맞고 튀겨져 나오는 공을 튕겨내서 공을 맞추고, 그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모든 벽돌을 부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 이 게임은 벽돌깨기 류 게임 장르의 고전 명작으로 불리는 게임이다. 그리고 이후로도 알카노이드 등의 영향을 받은 게임 벽돌깨기 게임 장르들이 등장했다. 물론 벽돌깨기 장르가 플랫포밍 게임 등과 비교하여 본다면 더 하위 카테고리의 장르의 게임이기 때문에, 장르의 깊이를 더욱 깊게 만드는 게임들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게임의 장르가 갖는 재미와 문법 자체는 공고했기 때문에 수많은 게임들의 모티브가 되었다.
볼핏(Ball X pit)은 벽돌깨기의 문법을 활용한 로그라이크 벽돌깨기 RPG라 할 수 있다. 게임은 간단하다. 적들이라는 벽돌을 깨부수면서 스테이지 끝까지 진행하고, 끝까지 진행한 다음에 보스를 물리치면 된다. 벽돌이 고정되어있는 일반적인 벽돌깨기 장르와 다르게, 벽돌 역할을 하는 적들이 아래로 조금씩 내려오고 플레이어에게 지나치게 가까워졌거나 혹은 맨 마지막 행까지 내려온 경우 플레이어에게 데미지를 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들을 최대한 빠르게 공을 튕겨내어서 벽돌을 부숴야 한다. 플레이어는 최대 두명의 케릭터와 5개의 볼, 5개의 패시브를 조합하여 난관을 해쳐나가야 하며, 볼의 융합, 진화를 통해서 자신만의 볼 조합을 만들어나가면서 적을 격파할 수 있다.
장르의 큰 틀을 놓고 본다면 볼핏은 벽돌깨기 장르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볼핏이 벽돌깨기를 구성하기 위해 들고 온 세부 장르들의 구성요소들이 일종의 메타 장르적인 경험을 의도하고 구축한다는 점이다.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점은 공격이 자동과 수동 방식으로 나뉘어진다는 점이다. 혹자는 볼핏의 게임 플레이가 ‘자동 공격을 전제로 하는’ 뱀파이어 서바이버 장르에 맥이 닿아있다고 하고, 자동 공격을 킨 상태에서는 뱀파이어 서바이버 게임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의 흐름은 큰 틀에서는 뱀파이어 서바이버 류의 장르와 크게 맥락이 닿아있지만, 포인트는 자동공격만 존재하는 뱀파이어 서바이버 류와 달리 ‘수동공격’이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게임 플레이의 큰 틀을 바꿀 수 있다는게 포인트이다. 즉,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공격을 해야하는 게임 흐름 상 대부분의 상황에선 자동공격을 키겠지만 몇몇 상황에서는 플레이어가 자동 공격을 끄고 더 정밀하게 게임을 컨트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기꾼의 경우, 플레이어가 베이비볼이라 불리는 일반 공을 쏘지 않는 대신에 플레이어가 들고 있는 무작위의 특수 볼을 여러개 던질 수 있다. 자동공격을 킨 상황에서는 평균적으로 유기꾼을 조합한 조합의 경우 특수볼을 두개씩 던지지만, 수동공격을 통해서 공격할 경우 동일한 특수볼을 5개 이상 발사할 수도 있다. 즉, 자동회수 - 자동발사 라는 메카니즘 내에서는 특수볼을 회수하자마자 던지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2개(1개를 회수하면 두개를 던진다)를 던지는 것에 수렴한다면, 모든 공을 회수한 후에 던지게 되면 던지는 순서가 무작위이긴 해도 5개 이상의 특수볼을 한꺼번에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로직을 최대한 극대화한 것이 바로 전략가와 유기꾼의 조합이다. 전략가는 게임을 ‘턴제’로 바꾸어버리는데 플레이어가 공격을 할 때만 시간이 흐르고 적들과 투사체가 움직이게끔 만들어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의 볼 압축(유기꾼은 특수볼을 무작위로 여러개로 던지기 때문에 여러개의 볼이 있을 경우 내가 원하는 특수볼을 던지지 않을 수 있다)을 한 상태에서 유기꾼을 이용해서 공을 던지는 것을 뻥튀기 하면 엄청난 폭딜을 꽂아넣을 수 있다. 전체 화면 처리에 특화된 대출혈 X 섬광(전체화면에 출혈 데미지를 뿌리는 특수볼 조합) 5개가 튕기는 조합은 실제 마지막 스테이지 타임 어택 기록에도 등재되어 있다(무려 클리어 시간이 2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볼핏의 특징은 장르 자체만 본다면 벽돌깨기 장르이지만, 벽돌깨기 장르의 전형에서부터 현대적인 뱀파이어 서바이버류의 자동공격 류 게임, 그리고 버블버블이나 자동 사냥 등의 다양한 게임 장르들이 메타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게임이며, 단순하게 벽돌깨기 장르로만 구성된 게임이 아닌 좀 더 독특하고 기괴한 형태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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