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백 4 블러드는 레프트 4 데드와 이볼브의 제작자들(터틀락 스튜디오)이 이름도 비슷하게 만든 작품이다. 현재 엑박 시리즈 엑스 기반으로 오픈 베타를 진행 중인데, 해당 오븐베타를 기반으로 감상을 정리하였다.

 

-레프드 4 데드 1편과 2편이 지금 게임 장르에 큰 영향을 준 점은 1) 4인 코옵이라는 구조를 구축한 것, 2) 좀비 장르를 게임에 훌륭하게 접합시켰다는 점 덕분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레프트 4 데드 시리즈는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상당히 잘 짜여져 있는 게임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게임에서 복잡한 부분을 빼고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하였으며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달라지는 구조를 통해서 최대한 반복되는 느낌을 지우게 만들려고 하였다. 사실 지금 와서도 사람들이 꾸준하게 레프트 4 데드 2를 계속 하는 것은 그런 단순하지만 탄탄한 게임 플레이에 매료되어서 계속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백 4 블러드는 전반적으로 레프트 4 데드를 너무 의식해서 게임을 만든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 의식하는 것이 그대로 배끼겠다, 혹은 좋은 점에 집중하겠다 이런 쪽이라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원작으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원작이라 할 수 있는 게임에서 단순함이 가지던 미덕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최대한 게임을 복잡다단하게 구성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추가한 부분들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결국 상당히 원작의 미덕들에 대치되어 백 4 블러드와 레프트 4 데드를 비교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 그러나 그런 새로운 부분들이 딱히 잘 작동하는 부분이란 느낌이 전혀 없다.

 

- 가장 큰 부분은 덱 시스템. 카드를 뽑아서 자기에게 유리한 효과를 적용하거나, 게임 중에 각 라운드 별로 주는 특수효과하는 등의 시스템이 있다. 레프트 4 데드 시리즈는 AI 감독이라 하여 플레이어의 상황과 진행 상황에 따라서 좀비 호드를 불러오거나 특수 좀비를 배치하거나, 아이템을 배치하는 등의 무작위 생성 시스템을 갖고 있다. 지금으로 따지면 로그라이트 류의 선조격이라 할 수 있는 요소인데, 백 4 블러드의 경우에는 이걸 야심차게 더 복잡한 형태로 구성하였다:플레이어도 AI 감독이 게임 전체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추가하는 대신, 역으로 플레이어도 덱을 구성하고 등장하는 변수에 대응하여 카드를 뽑아 대응하는 형태가 된다. 즉, 게임 자체의 변형이 늘어나고 거기에 맞춰서 플레이어가 선택을 자유롭게 하는 유연성을 갖고자 한 것이다.

 

- 추가적으로 게임 플레이에서 협동을 '의무적'으로 강제하는 부분들이 생겼다. 레프트 4 데드에 비해서 백 4 블러드의 경우 탄약을 더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적 체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갔고, 권총이 무한 탄약이 아니게 되었으며, 근접전 제한이 걸리게 되었다), 그 결과 산탄총/저격총/돌격소총 등의 총 구분을 각자 정해놓고 무기를 필수적으로 나눠 써야 탄약을 아끼면서 싸울 수 있다. 

 

- 위와 같은 두가지 특징(1. 스스로 통제하는 변수들, 2. 반강제적인 코옵)이 결합하면서 백 4 블러드 자체는 게임을 레프트 4 데드의 아케이드 같이 빠르고 호쾌한 흐름을 가지면서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정교한 전략을 가진 게임이 되고자 하는데, 문제는 이 두가지 상반된 특징이 같이 결합한다고 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플레이어가 갖고 있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고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전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좀더 신중한 플레이를 게임이 강제하는 부분이 있는데 레프트 4 데드가 갖고 있는 빠르고 호쾌한 플레이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비단 전작의 미덕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백 4 블러드의 게임 플레이는 그렇게까지 썩 괜찮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데, 기본적으로 레프트 4 데드와 같이 큰 복도+성긴 스테이지 구조를 보이면서도 플레이어가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맵 구석구석을 탐사해야 해서 전반적으로 게임 플레이가 느리고 답답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차라리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최대한 플레이어를 옥죄는 듯한 게임 플레이를 만들고 싶었다면 GTFO를 참조하면 되었을 건데, 전작이라는 후광을 어떻게든 얻어보려고 전작을 무리하게 끌고 오려다가 서로 어울리지 않은 것을 섞은 느낌이다.

 

- 문제는 이러한 경향성이 이볼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었는데, 게임 플레이와 시스템 자체가 이질적인 것들을 죄다 섞어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문제를 일으키는 패턴이 백 4 블러드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볼브에 이어서 백 4 블러드까지 보니 대체 어떻게 레프트 4 데드를 만들었는지 좀 의구심이 들 정도다.

 

- 게임 패스에 공짜로 들어있으니 하긴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레프트 4 데드 보다는 끌리진 않는 게임이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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