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다크소울 2의 성공은 어떤 의미에서 위태위태한 성공이었다고도 평할 수 있다:다크소울 1편과 2편의 차이는 사실상 게임 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변화가 아닌 세밀한 것들의 구성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서 얻어낸 성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본다면 소울 시리즈가 갖고 있는 특징들, 세밀한 스테이지와 적의 구성, 그리고 게이머가 게임을 천천히 진행하면서 게임의 템포를 몸에 새겨나가는 게임 시스템 덕분에 혁명적인 변화를 꾀할 수 없다는 문제도 존재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다크소울 2는 게임 자체의 재미와 별개로 벼랑 끝에 선 작품이었다. 여기서 더 뛰어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것이 소울 시리즈라는 섬세한 게임의 근간을 자칫 뒤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블러드본의 등장으로 소울 시리즈의 종말(?)은 뒤로 늦춰지게 된다. 빼앗지 않으면 뺏긴다라는 극단적인 컨셉을 기반으로 춤추듯이 싸운다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블러드본은 분명 소울 시리즈의 시스템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작품(멀티플레이 시스템 등)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소울 시리즈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뒤틀어서 완전히 다른 게임처럼 느끼게 만든 것, 죽음을 통해서 반복 학습하는 게임에서 죽음이 가볍게 느껴지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블러드본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즉 새로운 시도를 넘어서, 소울 시리즈가 갖고 있었던 다양한 시스템을 뒤틀어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는 점에서 블러드본은 소울 시리즈가 새로운 형태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블러드본의 성공적인 변이에 힘입어 다크소울 3 역시 새로운 형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여기에 덧붙여서 봐야하는 점은 다크소울 3의 트레일러가 케릭터를 묘사하는 양태이다:다크소울 시리즈의 트레일러는 전통적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을 준비를 해라, 죽음을 넘어서라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서 게이머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통한 학습 과정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역경을 극복하여 얻는 성취감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크소울 3에서는 자기 자신의 어둠을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 목이나 씻고 죽을 준비를 하라는 다소 가학적인(?) 캐치프레이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왜 어둠을 받아들여라Embrace the Darkness라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이는 최근 다크소울 3 트레일러가 이전 트레일러와 다른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더이상 게임 속의 케릭터들이 죽음이란 가혹한 상황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인물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이제 게임은 적극적으로 반격하고 피하고 이를 통해 승리를 거두는 것을 트레일러의 일부로 삽입한다. 즉, 다크소울 3는 게임에 명백하게 존재했지만 드러내지 않았던 승리와 성취의 기쁨을 게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다크소울 3가 이전의 다크소울 시리즈와는 다른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다:게임이 자세 등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직접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즉, 다크소울 3를 통해서 프롬은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원숙하였음을 인정하고 이를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게임 플레이의 근간을 바꾸겠다는 포부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크소울 3가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로 끝날 것인가는 게임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다크소울 1이나 2에 비해서 3편이 갖고 있는 자신감과 야심은 분명 인상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크소울 3는 4월 12일 발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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