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2월 발매 예정인 파크라이 프라이멀은 아인슈타인의 오랜 격언을 상기시키고 있다:나는 세계 3차대전에 쓰일 무기가 무엇인지 모른다, 하지만 4차대전에는 분명 돌과 나무 막대기가 무기로 쓰일 것이다. 핵폭탄과 전쟁의 파괴성, 문명 붕괴의 위험을 경고하는 아인슈타인의 이 오래된 격언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게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트렌드에도 빗대어 볼 수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대변되는 2차세계대전 일변도의 FPS에서 현대전쟁으로, 그리고 미래전쟁으로 넘어가는 콜오브듀티 프랜차이즈의 흐름은 일반적인 게임들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흐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래전 마저도 식상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아예 과거로 돌아가버리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생존 게임류(마인크래프트에서 러스트 등의 다양한 서바이벌 온라인 게임들)에서부터 아예 앞서 인용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그대로 체화해버린 짱돌과 막대기의 FPS 파크라이 프라이멀까지. 게임은 갑자기 최첨단 장난감들의 향연에서 짱돌과 생존의 영역으로 퇴보(?)해버렸다.

물론 소재의 부족과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 추구로 인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 전세계적으로 문화가 생존이라는 테마에 주목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하게 사람들이 짱돌과 죽창을 던지는 걸 좋아한다는 시장조사와 경영적 판단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앞으로 오랫동안 지켜봐야 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분명하고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흐름이 새로운 게임 문법을 만들어낼 것이란 것이다:일전의 게임들, 특히 FPS에서는 총을 쏘는 것을 게임의 주된 문법으로 삼았다. 물론 근접 무기나 냉병기를 다루는 게임들이 이전에도 없었다는 것은 아니나, 분명하게도 그것들은 뚜렷하게 메인스트림을 타지 못했었다. 하지만 파크라이 프라이멀 이전에도 최근 데드 아일랜드, 다잉라이트 등의 다양한 게임들이 근접무기를 사용하는 FPS라는 개념에 집중하였고 파크라이 프라이멀은 그러한 흐름을 알맞은 배경(석기시대)로 옮겨서 독특한 필치로 묘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근접무기나 격투를 다루거나 총이 아닌 다른 무기를 다루는 FPS의 문법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었지만(제노 클래시를 기억해보자. 그 게임이 벌써 6년전 게임이다), 정작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자세히 살피지 않았었다. 하지만 파크라이 시리즈에서 활을 당기는 것과 쏘는 것, 오픈월드가 결합하여서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게임 플래이를 보여준 점을 파크라이 프라이멀이 확장 계승하고 있다면, 충분히 총을 쏘는 게임 메카니즘을 벗어나서 뛰고 달리고 찌르는 FPS의 출현, 근접전의 긴장감을 살리면서도 사람들이 쉽게 적응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흥미로운 게임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그러한 기대와 별개로 파크라이 프라이멀에 대한 우려도 갖고 있는데, 그것은 게임의 공개 과정이 너무 짧았다는 데 있다:약 3~4개월의 짧은 시간동안 게임이 큰 홍보도 없이 발매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게임 자체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라이 프라이멀은 2월 25일 발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