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니 정글도 내꺼, 내 정글은 내꺼



EU 스타일에서 정글러라는 포지션은 미니언이 아닌 중립몹을 먹으면서 중립몹이 주는 버프와 돈, 경험치를 쌓은 뒤, 각 라인을 급습해서 우리편을 유리하게 만드는 포지션입니다. 보통 자생력이 강하거나, 튼튼하거나, 또는 급습(이를 갱킹이라 합니다) 시에 필킬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스턴, 제압 등의 하드 CC기를 보유한 챔프들이 정글을 돕니다. 이에 부합하는 정글러로는 6랩 필킬을 낼 수 있는 랭겜 필벤 스카너, 빠른 정글로 유명한 우디르, 변칙 2랩갱의 리 신, 그리고 은신 챔프로 악명 높은 샤코까지 말이죠. 그에 비해 쉬바나는 사실 처음 나왔을 때 잉여하다고 까인 챔프였죠. 롤이 CC기에, CC기에 의한, CC기를 위한 게임으로 진행되고 있는 반면 쉬바나는 대세를 엇나가는 챔프였으니까요. 쉬바나라는 챔프의 컨셉은 '난타전 특화형' 챔프입니다. 성능이 미묘한 E 스킬을 제외하면 모든 스킬이 초근거리 난타전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스킬을 강화하는 패시브는 '평타'를 통해서 위력이 발휘되기 때문이죠. 근접 챔프들의 주무대라는 탑 라인에서 조차 원거리 AP챔프인 블라디를 보내거나, 원거리 짤짤이를 할 수 있는 AD 니달리, 케넨을 보내는 전략이 떠오르면서 쉬바나는 갈 곳이 없는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M5 팀이 쉬바나를 탑솔(이라 하고, 상대방 정글러 몹까지 빼먹는 등 탑글러라 부른다)과 정글러로 보내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쉬바나의 미친듯한 정글 속도에 중점을 두고 상대방 정글까지 빼먹는 카운터 정글로 상대방 정글러를 말려죽이는 전략을 취했는데, 그 경기에서 쉬바나가 툭하면 상대방 레드 버프를 먹고 다니는 등의 모습으로 상대방 정글러를 말리게 한 점에서 대단히 성공적인 전략이라 평가받았습니다. 그리고 쉬바나가 그 경기 이후 탑글러솔 또는 정글러로 서는 전략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구요. 기본적으로 쉬바나의 정글은 극한의 속도전이라 칭할 수 있는데, 현재 존재하는 정글러 중에서 정글 도는 속도 탑 3안에 쉬바나가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궁극기 덕분에 6랩 이후 타워 다이브를 안전하게 감행 할 수 있으며, 한타 때는 전형적인 탱커의 역할과 진형 파괴 및 한타 유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쉬바나를 기점으로 다섯 포지션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아-



1)패시브:용족의 분노


평타를 할 때마다, 기술이 강화됩니다. 각 패시브의 능력 설명은 기술 설명에서 다룹니다. 쉬바나가 공속템을 하나 정도는 꼭 들어야 하는 이유+항상 평타질을 해야하는 이유. 뭐 각각의 패시브 능력에 대해서는 밑에서 각각 자세하게 다룰 예정입니다만, 쉬바나가 평타질을 항시 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평타를 통해서 궁극기의 쿨타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쉬바나의 궁극기 쿨 개념은 상당히 독특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궁극기의 쿨타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궁극기는 분노 자원을 이용하는데, 분노 자원은 비전투시에는 1.5초당 1씩 생성됩니다. 대충 계산해봐도 150초에 한번 꼴로 용 변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실제 게임을 해보면 그보다 쿨타임이 더 빨리 돌아온다는 걸 알 수 있죠. 왜냐면 패시브 효과인 '평타를 칠 때마다 분노를 2씩 생산한다.'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한타가 일어나려는 다급한 상황속에서도 빠른 궁극기 준비 상태를 위해 쉬바나가 정글 몹을 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겁니다. 공속템을 들었다는 가정하에 평타를 치는 동안 3초당 5의 분노를 생성하므로(3초 동안 2 분노 생성, 평타로 생기는 분노 3), 계속 평타를 친다는 가정하에서는 1분에 한번 꼴로 궁극기 준비가 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물론 1분 내내 평타를 친다는 보장은 없지만, 대략 1분 30초 전후로 궁극기가 준비된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뭐 다른 스킬 강화효과도 쓸만합니다만, 쉬바나에게 있어 용 형상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궁극기를 빠르게 준비하게 만드는 패시브 효과는 쉬바나 유저라면 필히 알아두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궁극기가 일정 시간 동안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분노 자원을 소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변신 중에 평타딜을 꾸준히 넣어주면 변신 시간을 조금이나마 늘어나게 만드는(!) 효과를 일으킵니다. 고로 평타는 쉬바나의 밥줄이자 생명.



2)Q스킬:두번 물기


다음 기본 공격시 쉬바나가 추가로 한번 더 공격합니다. 용 형상에서 사용할 시, 전방의 모든 적을 베어 가릅니다. 패시브 효과는 기본 공격을 할 때마다 쿨타임이 0.5초씩 줄어듭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온힛 계열(기본 공격에 능력을 부여하는 것) 스킬. 평타 모션을 초기화 하기 때문에, 평타-Q로 몰아치는 것이 가능합니다. 패시브에 붙어있는 깨알같은 쿨타임 감소 효과가 있지만, 실제 그 성능을 체감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중반 이후까지는 가야 합니다. 스킬 레벨이 오르면서 쿨타임이 줄기 떄문에 만랩 찍은 극후반에는 한타 때 미친듯이 Q 스킬을 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타를 강화함에도 불구하고 데미지 증가폭이 크지 않고, 공속템 하나만 들어도 충분히 막 쓸 수 있는 스킬이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마스터 합니다. 그래도 평타에 이런저런 효과가 붙어있는 쉬바나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기술이죠. Q스킬 자체가 평타를 두번 공격한 것으로 가정하기 때문에 평타-Q 로 3번(!)을 연달아 공격하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분노 게이지를 쌓거나 밑에서 설명할 E스킬이나 W스킬 효과 덕분에 상당히 쓸만한 스킬이기도 하구요.


용 형상 시의 Q스킬은 상당히 독특한 스킬로 변화하는데, 게임 내에서 유일한 광역 온힛 스킬이기 때문이죠. 난전때 뭉쳐있는 적들에게 쓰면 좋습니다. 



3)W스킬:연소


쉬바나가 3초간 주위를 불태우면서 자신의 이동속도를 증가시킵니다. 용 형상에서 사용할 시, 쉬바나가 지면을 불태우고 그 위에 있는 적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패시브 효과는 기본 공격을 할 때마다 스킬 지속 시간이 증가합니다.(최대 4초) 도주+추노+파밍기. 쉬바나는 무자원 챔프이기 때문에 무난하게 쿨마다 쓸 수 있는 스킬이기도 하고, 이속을 올려준다는 점에서 갱킹에 대단히 쓸만한 스킬입니다. 사실, CC기가 없는 쉬바나로서는 갱킹을 갈 때 의존할 수 있는 스킬이 이거밖에 없어서 안습하지만요(.....) 하지만 W스킬만 키면 본격 이니셜 TS의 시간. 보통 CC가 없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속 관련 마스터리+신발+이속 왕룬 등으로 도배를 한 쉬바나의 이속은 2티어 신발 기준으로 400을 넘으며, 만랩을 찍은 W의 이속증가량이 50%(!)라는 점을 감안하면 12초에 한번씩 600(!)의 이속을 자랑하는 괴물이 탄생합니다.


패시브 효과도 엽기적이기 그지 없는데, 평타만 꾸준히 집어넣으면 연소 지속 시간이 무려 7초까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W스킬 5랩 기준에서 7초동안 모든 데미지를 입었다고 가정할 때, 85*7+(0.2 추가 AD)*7 라는 끔직한 데미지가 들어가죠. 중간중간 Q스킬을 집어넣으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지속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보통 W스킬을 선마하는데, 데미지 증가폭이나 이속 증가량 등에서 다른 스킬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고, 게다가 정글링을 할 때 상당히 안정적으로 정글을 돌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쉬바나가 AD 템을 갈일은 거의 없기에 스킬로 큰 데미지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지만(보통 정글 쉬바나는 공속템 하나 드는게 딜템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이죠), 한타 때 W 키고 적 진영을 해집는데는 대단히 쓸만한 스킬입니다. 


용 형상으로 변했을 시에 쉬바나의 이동궤적을 따라 불길이 일어나는 효과는 상당히 쓸만하기는 합니다만...문제는 쉬바나가 용변신으로 변신을 하면 보통은 쉬바나 곁에서 모두 떨어지려고 하기 떄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도주 시에 W를 킨 용 형상의 쉬바나를 쫒아오는 바보같은(.....) 적들에게 쏠쏠한 누적딜을 입힐 수 있고, 어찌 되었든 적들에게 무빙을 강요한다는 측면에서 쓸만한 부가효과입니다. 



4)E스킬:화염 숨길


쉬바나가 화염구를 발사하여 맞은 적에게 데미지와 방어력을 15% 감소시키는 디버프를 겁니다. 용 형상일 때 사용할 시,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적들에게 피해 및 디버프를 주는 광역 브레스를 발사합니다. 패시브 효과는 디버프가 걸려있는 적에게 스킬 피해의 15%의 데미지를 추가로 입히는 효과입니다. 쉬바나 유일의 원거리 스킬...이기는 하지만 논타겟팅에 속도, 범위도 그닥, 주문력 계수를 사용하는데다가, 데미지도 별로인 스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킬이 W 스킬 다음 순위로 마스터하는 이유는 바로 디버프+패시브 효과 때문입니다. 4초 동안 방어력을 15%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는데다가, 디버프가 걸린 적에게 15%의 스킬 피해를 추가로 입힌다는 패시브 스킬 덕분에 공속템을 들어서 1초당 1 이상의 공속을 맞춘 쉬바나는 디버프가 걸린 적에게 적어도 45%~60%정도의 E 스킬 피해를 추가로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 공격한 것으로 간주하는 Q 스킬과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용 형상일 때는 원뿔 범위의 모든 적들에게 데미지+디버프를 끼얹습니다. 용으로 변신한 뒤에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이 바로 E를 적들 모두에게 끼얹는 것으로 제대로만 끼얹으면 적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5)R스킬:용의 강림


패시브 효과로 쉬바나가 자신의 피부를 강화하여 추가로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을 얻습니다. 분노 수치가 100에 이르렀을 때, 쉬바나는 R스킬을 사용함으로써 용으로 변신하고 해당지역에 광역 넉백 효과 및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용 형상일 시에는 스킬 효과가 강화되고 패시브로 얻은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 수치가 2배가 됩니다. 쉬바나의 존재 이유이자, 쉬바나 유일의 CC기(.....) 솔직히 용으로 변신하는게 아니라 티가렉스(.....)라는건 개그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생긴것과 다르게(.....) 존재감 하나는 미칠듯한데, 일단 쉬바나가 용으로 변신할 시 일종의 돌진기 같은 것을 씁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타격판정 및 이동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적들의 진형을 해집어 놓기도 편하구요. 게다가 용 형상 일때 생기는 추가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은 쉬바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며, 수월하게 타워 다이브를 하게 만듭니다. 6랩 이후 확실히 잡을만하다 싶으면 곧바로 용으로 변신해서 딸피인 적을 죽이고 유유히 W로 기어나오는 전법도 유용합니다. 그리고 넉백 효과를 이용해서 누커나 원딜을 진형 바깥으로 빼내서 순삭할 수 있다던가....활용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스킬 하나 덕분에 1:1에서는 절대 질수 없는 괴물, 한타 때는 상대방의 모든 어그로와 공격을 받고도 버틸 수 있는 탱커의 역할을 쉬바나가 수행할 수 있습니다.


쉬바나의 모든 스킬 및 패시브가 개싸움, 난타전에 특화되어 있는데 반하여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는 스킬이 하나도 없었지만, 용의 강림 이 스킬 하나만으로 그 모든 단점들이 커버됩니다. 그리고 일정 시간후에 풀리는 것이 아니라 초당 5~6정도(자세한건 수치에 안나와서 모르겠지만 체감상 그 정도?)의 분노를 소모하는데 평타를 적당히 끼얹어주면 지속시간을 어느정도 증가시킬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평타를 칠때마다 쿨이 짧아지는 효과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용 변신을 써도 빠르게 다시 궁극기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고로 위험할 때나 필요할 때, 궁극기를 아끼지 말고 막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6)전체적인 평가


난타전 특화형 챔프 답게 모든 스킬이 평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극단적인 인파이트 성향의 챔프입니다. 사실,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CC기에 더럽게 취약하죠. 쉬바나 정글은 보통 W를 통한 빠르고 안정적인 정글링을 기반으로 상대방 정글을 빼먹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보통 쉬바나와 정글 속도가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우디르가 '제 4의 라인에 선다'라고 하는데, CS 만 놓고 보더라도 쉬바나의 CS가 다른 라이너의 CS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점은 쉬바나의 정글링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맵리딩 실력과 상대방 정글에 와딩이 되있다면 상대방 정글 몹을 안정적으로 빼먹을수 있죠. 한타 때는 딜탱 포지션으로서 누커나 AD 원딜을 물어 죽이는데 충분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탱커 뺨칠 정도로 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쉬바나 정글의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갱킹입니다. 아군 라인이 극단적으로 우리 타워 쪽으로 밀려있거나, 각 라인마다 하드 CC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쉬바나의 갱킹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다른 정글러들이 고유의 CC기로 안정적인 필킬을 얻어내는데 반해, 쉬바나의 갱킹은 소환사 스펠:탈진을 사용한 갱킹(심지어 이것도 점멸 나오면 망할수 있다는게...) 이나 W 스킬을 이용해서 도망가는 적과 함깨 뛰면서 때리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쉬바나의 갱킹은 쉬바나 본인의 능력보다는 아군 라이너의 호응 정도에 따라 갱킹 성공 여부가 좌지우지 된다는 게 문제. 물론 견제 차원의 갱킹은 쉬바나도 할 수 있고, 본인 능력이 좋다면 땅굴을 파거나 예측 불가능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등의 다양한 갱킹 루트로 필킬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들이면 더 강해지는 정글러들이 있다는 점에서 쉬바나의 갱킹 능력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보는게 좋죠.



스카너, 리 신, 녹턴, 마오카이 정도 연습하고 있는데, 가장 손에 잘 잡히는 것은 쉬바나군요. 

그런데 내가 정글돌면 라이너들은 라인 죄다 밀어놓고 갱갈 곳이 하나도 없게 만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