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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데즈카 오사무 이후 지난 50년 동안 일본의 아니메는 하나의 세계적인 문화 코드이자 조류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건담, 미야자키 하야오, 도라에몽 등 이러한 아니메의 코드가 매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까지 잘 알려져 있을 정도니까요.

근 50년 동안의 역사는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장르 내의 관습이나 암묵적인 룰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시즌이나 쿨의 개념, 20분이라는 한정된 분량, 애니메이션의 세부적인 장르 마다의 특색 등등...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대중문화가 가지는 특색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러한 특색들 중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정치성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풀어내고자 합니다.

대중문화와 정치의 관계는 일종의 금단의 관계입니다. 초창기 대중문화 평론을 하였던 벤야민은 '대중문화는 정치의 프로파간다(선전)이며 우민을 양성해내는 도구에 불과하다'라는 극단적 평가를 하였습니다. 실제로 대중문화는 3S 정책(Screen, Sex, Sports)이라 하여, 대중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분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중문화가 점차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가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를 표현하는 수단이나 도구로 많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대중 문화에 나타나는 가장 큰 정치적 특색은 바로 '현실 정치에 대한 정치적 무관심'입니다. 60년대 이후 지금까지의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정치적 소재나 주제의식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이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대단히 마이너한 하위 장르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존재하지 않는/존재할 수 없는 가상의 적이나 상황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마징가 Z를 예를 들어보죠. 마징가 Z는 우리 편과 악당은 명백한 선/악의 이분법으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거기에 어떠한 정치적인 갈등은 존재하지 않죠. 또한 주인공이나 악역인 헬 박사가 어떠한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관을 대변한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오히려, 마징가 Z라는 작품에서 스토리나 설정은 철저하게 흥미위주이며 재미를 위한 내용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는 정치적인 갈등을 주된 테마로 삼고 있는 건담 시리즈에서도 나타나는 것인데, 지온-연방 사이의 정치적인 갈등과 무력 분쟁이 현실의 반영물이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타츠노코의 개벽 같은 작품은 제외하죠. 사실 그 작품은 지금 관점에서 봐도 정말 엄한 작품이라....)

사실, 이러한 과거 애니메이션의 무정치성은 일본의 정치사와 많은 부분 맥이 닿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치사와 정치적 구조의 독특함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제 패망 이후 민주화된 일본 내각은 지난 60년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자민당이 집권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 정치가는 대부분 혈연이나 결혼으로 이어진 하나의 단단한 구조를 만들고 있죠. 심지어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면, 아버지의 선거구를 그대로 이어받아서 아들이 선거에 출마하는 등의 사례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일본 정치입니다.

일본 정치계는 하나의 단단한 상부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에, 기본적으로 국민이 현실 정치에 간섭할 수 있는 사안이 대단히 적습니다. 또한 정치적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전문 관료의 막강한 권위와 자존심, 과거 일본 재벌이나 회사에서의 평생 고용제나 입사 순서에 따른 승진제도, 일반 사회에서의 단단한 서열 구조 등은 현실 정치뿐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으로도 경직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과거 일본 국민에게 정치란 머나먼 현실입니다. 물론 일본 국민들도 이러한 정치 현실에 대한 불만을 갖고, 현실 정치 구조에 대항하기도 하였습니다. 과거 일제 시대의 일본의 최초의 민주화 투쟁인 다이쇼 데모크라시, 우리나라 4.19 혁명의 영향을 받은 시민 운동이나 극좌 학생 운동권들의 급진적인 투쟁 등은 지난 100년간 일본 국민들이나 지식인들이 일본 민주주의의 탈권위화 및 탈집중화 등을 위한 노력한 사례이죠. 하지만, 하나 같이 실패하였기에 일본 국민에게 있어 정치란 먼나라 이야기 처럼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본 대중문화에 있어서 정치성은 무정치성을 띌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공간도 없고, 피력해도 의미도 없기에 환상이나 과거의 미학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이 시기에도 예외적인 작품들이 있었지만(예를 들어오시이 마모루가 그린 만화 '견랑전설' 같은), 파편적이고 추상적인 명제로 많이 다루어졌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오면서 사정은 달라지게 되죠. 일본 내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면서 일본 정치나 시민운동은 과거의 침체된 분위기와 다른 활발함을 띄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발함은 후에 애니메이션에도 영향을 미쳐서 정치적 코드나 색체를 띈 작품들이 등장하게 만들기도 하였죠. 이는 다음 下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덧.원래는 한편으로 쓰려고 했는데, 글이 쓸데없이 길어지더군요; 어째서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의 무정치성을 논하기 위해서 한 장 반 가까이 되는 글을 써야하는지 당췌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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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강철의 연금술사 Re



-27화 되면서 오프닝이 바뀌었습니다. 오프닝 자체는 여전히 좋은 작화. 다만, 2기 오프닝 만한 속도감이 없더군요. 조용하게 낮게 읊조리는 부분이 대부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이제 슬슬 이야기가 심각한 부분으로 들어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2기 오프닝만한 쇼크는 없더군요. 그래도 암스트롱 누님이 오프닝 전면에 등장하신건 의외였습니다. 컷도 크게 차지하시던데, 역시 후반 비중이 높아져서 그런건가;

하지만, 초반 오프닝 도입부를 잘 보시면 링이 구석에 있는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2기에서는 크게 두 컷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나오지 못했네요, 안습 ㅠㅠ

-근데 의외로 본편은 총집편입니다. 총집편 치고는 독특한게, 호엔하임의 입장에서 과거 회상 및 사이코 드라마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각 부분에서 멋진 부분만 뽑아서 엮어놨더군요. 왠만해서는 총집편은 넘기는 편이지만, 이번 편은 편집이라던가 구성이 독특해서 좋았습니다.



-사실상 26화에서 나온 장면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Re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입니다. 근데 뭐랄까, 이것만 때어놓고 본다면 묘하게 개그 필이 난다는 것도 부정할 수 가 없네요;



Darker Than Black:유성의 쌍둥이



-흑의 계약자 2기, 방영 시작했습니다. 첫 화는 이런저런 배경설명 및 분위기 소개에 주력하고 있더군요.

-가장 충격인 것은 1기에서 나름 포스를 냈던 에이프릴이 1화만에 죽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아...안돼!

-헤이가 노숙자 컨셉으로 나옵니다. 2년동안 뭐하고 다닌건지는 몰라도 하여간 1기의 말쑥함과는 거리가 있더군요.
 설정상으로는 여전히 어딘가 소속 되어있다고는 하는데...그래도 전작의 판도라 소속은 아닌거 같습니다.

-작화는 여전히 좋습니다. 본즈니까요.


코바토


-이거 클램프 원작이더군요. 전혀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사람들이 제가 좋아하고 주로 감상하는 작품이란 "누군가의 머리통이 날아가는/날아갈 거 같은 살벌한 작품" 혹은 "머리가 아플정도로 더럽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작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사람은 항상 누군가의 머리통이 날아가는 것이나 심오한 작품만 보고 살 수는 없는 거니까요. 개인적으로 그런 의미에서 '모에' 라는 코드를 좋게 봅니다만, 요즘 작금의 세태는 모에로 떡칠하다 못해서 모에로 만사를 해결하는 중얼중얼.....

하여간, 일단 주인공 케릭터, 하나토 코바토 가 나름 제 취향에 맞더군요. 이런걸 뭐라고 해야되나...천연계? 
일단 한번 끝까지 볼 생각입니다. 물론 도저히 중간에 내용이 저와 안맞는다고 하면 중도하차하겠지만요.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 또는 무언가(외계인이든, 악마든..뭐 하여간)가 인간계에 적응하면서 무엇을 한다는 내용은 이제 식상하다 못해 질릴만도 하지만...묘하게 이끌리는 점이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네요.

-근데, 특이하게 코바토의 소원은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입니다. 보통,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가 정설 아닌가;



어떤 과학의 츤데레 초전자포



-난 누구고, 난 이걸 왜 보는걸까(.......)

-그래도 요즘 트렌드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보고 있는 중입니다. 솔직히 럭키스타보단 이게 훨 나아요(......)



미치코와 핫칭



-망그로브는 정말 특이한 작품들만 만드는거 같네요. 에르고 프록시라던가, 사무라이 참프루라던가, 특히 이 작품 미치코와 핫칭이라던가. 원래 배경도 브라질, 컨셉도 브라질 쪽의 라틴 삼바 등에서 따왔습니다. 참고로 남미 쪽에는 많은 수의 일본인들이 이주해서(예전에 페루 군사 독재자였나...대통령도 일본인이 된적이 있죠), 라틴+일본계의 혼혈이 많습니다. 미치코와 핫칭은 그러한 설정을 기반으로 두고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마음에 든 점이 있다면, 미치코와 하나의 목소리. 원래 성우가 아닌 배우를 성우로 기용해서 그런지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성우의 목소리가 대단히 잘 포장되었다는 느낌이 든다면, 미치코와 하나의 목소리는 거칠더군요. 그러나 그러한 거친 느낌이 은근히 케릭터에 잘 들어맞습니다. 게다가 케릭터도 마음에 들구요. 작품 자체는 그럭저럭이었지만, 케릭터 하나때문에 정말 좋다고 느낀 건X소드가 생각났습니다. 아마 끝까지 볼듯 하네요.

-작화는 극상이나, 사무라이 참프루와 에르고 프록시 때의 경험을 되살리자면, 아마 고비는 15~20화 정도. 그렇게 망가지지는 않겠지만, 더이상 극상을 유지하지도 못하겠죠 쩝. 하지만 5화만 넘어가면 작화가 고자가 되버리는 곤조보다야 훨씬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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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 J.J 에이브람스의 데뷔작이자, X 파일을 비롯한 미드 열풍의 초기작인 ALIAS. 일단 시즌 1을 거의 다 감상하기는 했는데, 문제는 시즌 5까지 있군요(.....) 이제 겨우 20%정도 밖에 감상하지 못했는데, 상당히 골 때린 전개를 많이 보여줍니다. 매화 매화 감상할 때마다 ‘충격과 공포다!’를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2.전반적인 느낌은 상당히 거친 느낌의 프린지(Fringe) 혹은 로스트(Lost)의 느낌입니다. 전반적인 구성이나 이야기의 전개 및 연출은 J.J 에이브람스 풍이라 할 수 있지만, 최근작에 비해서 연출이 상당히 유치 또는 과장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것에 비해서 싸우는 장면이 뭐랄까...마치...일본 전대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묘하게 허접합니다.

3.재밌는 점은 한 에피소드의 구성을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30% 정도는 전 에피소드에서 이어지고, 70% 정도가 이번 에피소드의 내용입니다. 즉, 스토리의 가장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에피소드를 끝내는데, 대단히 감질나더군요. 그것도 항상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이 위기에 처하거나, 엄청난 반전이 일어나는 부분에서 딱 한 에피소드를 끝내니까 다음화를 결국 볼 수 밖에 없습니다.

4.작품 자체의 컨셉은 ‘이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SD-6 내부에 잠입한 CIA 이중 스파이와 스파이 생활과 일상 생활을 같이 영위하는 이중 생활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전자가 긴장감을 고조하고 주가 되는 스토리라면 후자는 이야기의 전반적인 긴장을 완화시킵니다. 양쪽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어 줍니다.

5.그러고 보니, 쿠엔틴 타란티노가 스페셜 악역으로 출연하더군요.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ㅋㅋ

진짜 저질에 유치한데다가 미친 삼류 악당 필이 강하게 납니다. 저번에 플레닛 테러 때도 깼는데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다 좋고 재밌긴 한데, 과연 시즌 5까지 볼 수 있을까가 문제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시즌 5는 심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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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 개인적으로 카우보이 비밥은 정말 감동적으로 본 작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와타나베 신이치 감독의 사무라이 참프루도 어느정도 기대하면서 처음으로 감상했었습니다. 그런데, 첫 감상은 뭐랄까, 별로 더군요. 사실 카우보이 비밥의 느낌의 작품을 생각하고 보니까 별로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보니까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2.카우보비 비밥이 재즈의 느낌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였다면, 사무라이 참프루는 힙합의 느낌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사실, 힙합의 느낌이라는 느낌이 뭐랄까 저에게는 크게 와닿지는 않더군요. 사무라이 참프루는 나름대로 '힙합이란 음악의 믹싱과 비트를 중요시하는 음악이다 라고 보는 듯합니다. 애니에서 쓴 음악들도 그렇지만, 재밌는 점은 애니메이션에서 영상 편집 자체도 힙합의 믹싱 같은 느낌으로 해놓았더군요.

3.애니의 센스가 좀 괴랄합니다. 분명 200년 전의 시대극임에도 불구하고 비트박스나 안경, 선글라스 등의 현대 문화가 나타나니까요. 그러나 그러한 소도구들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나름대로 볼만하더군요.

4.전반적인 느낌은 개그 파트 부분은 재밌으나 진지한 본편은 영...이란 느낌입니다. 개그 파트는 여러의미로 깨는 부분이 많은데 반해서, 진지한 본편은 재밌다기 보다는 너무 진부한 느낌입니다. 실상, 카우보이 비밥에서 재즈라는 음악은 '도시적 감수성과 우울함, 애수'라는 컨셉(물론 장난스런 음악이나 내용도 꽤 있지만)으로 풀어냈지만, 사무라이 참프루에서는 이를 통일하는 컨셉이 없는거 같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재즈 하면 진지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반해서, 힙합하면 장난스런 이미지 가 떠오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진지한 부분은 '힙합 스럽다'기 보다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 스럽다'쪽이 맞는거 같습니다. 그 부분은 아쉽더군요.

5.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큰 충격을 주는 작품은 아닌거 같습니다. 뭐 그냥 무난한 수준? 나름 독특하긴 하지만, 구심점이 없어서 흔들리는 느낌이 강하네요. 차라리 지금 같이 병행해서 보고 있는 미치코와 핫칭이 나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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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잘 나가는 모든 작가는 둘 중 하나다. 사실보다 더한 사실을 이야기 하는 작가, 혹은 뻥 보다 더 심한 뻥을 치는 작가. 물론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모래알 한알 속에서 세계를 본다" 말 처럼, 뻥 속에서 더한 진실을 찾을 수도 있고, 진실 속에서 더한 진실을 찾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둘 다 같은 부류의 작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언뜻 들지만, 여기서는 그게 핵심이 아니니 일단 패스.

 J.J 에이브람스 라는 드라마 PD(혹은 영화 감독)는 어느쪽에 속하는가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여지 없이 후자의 전형적인 작가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것도 그는 아주 중증의 후자다. 거짓말쟁이의 제왕, 모든 뻥들의 아버지, 떡밥과 황당함과 구라 라는 성 삼위일체의 화신. '그렇기에', 그의 작품들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드 열풍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그의 데뷔작 엘리아스, 명실상부한 미드의 히트작 로스트, 전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초거대 떡밥을 던진 클로버필드, 스타트랙 세계관을 아예 리셋시킨 스타트랙:더 비기닝, 그리고 토끼발 미션 임파서블 3, 구라 과학 수사물 프린지까지, 죄다 평균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작품들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상당히 황당하고 막장적인 내용의 연속이다. 엘리아스의 1화의 내용을 보자.

"한 여대생이 있었는데, 그녀는 CIA 위장 지부 SD-6에서 일하는 CIA 스파이였다. 그녀가 자신이 스파이란 사실을 약혼자에게 밝히자, 약혼자는 그대로 CIA 손에 암살당한다. 그녀가 좌절하고 있는 동안, 그녀의 아버지는 사실 그녀가 일하는 SD-6는 미국의 적이었으며 자신은 바로 자신이 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위해서 일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길로 CIA에 자수하여 CIA와 SD-6 사이의 이중 스파이가 된다."

 이게 약 1시간 가량에 들어간 내용이다. 왠만한 드라마에서는 대략 한 시즌 안에 일어나는 일을 단 1화에 압축시킨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소드마스터 야마토가 생각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직 전체 드라마에 비추어 보았을 때 아주 사소한 서막 에 불과하다. 실제로, 엘리아스는 저런 내용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5까지 있다.

 실상, 그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소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연상된다. 매번 사람의 상식을 뛰어넘는 전개로 사람들의 욕을 들어먹게 하지만, 뒷내용이 궁금해서 끊임없이 보게 만드는 이야기. 하지만, 만약 그도 상식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계속 전개한다면 보는 사람들에게 '막장'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을까? 물론, 드라마 외부에서 전체 스토리를 놓고 보았을 때는 이런 병맛이 따로 없다. 1로 시작한 작품이 10000의 내용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 내부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지독하고 악질적인 뻥쟁이 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뻥을 칠 때, 뻥을 치는 자신에게 자신감을 잃고 뻥의 내용에 있어 어떤 제약을 가한다. 그래서 어떤 작품들은 좋은 소재와 이야기로 시작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흐트러지거나 어리석게 안전한 결말을 내려한다. 하지만, J.J 에이브람스는 다르다. 그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뻥과 이야기에 대한 지독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것이 사이비 과학의 출현이 사실 평행 우주간의 전쟁의 서막이었다던가, 무인도에 비행기가 떨어져서 서로 상관없는 인간들이 모인 것은 사실 거대한 무언가의 의지였다던가 등 무엇이든 간에 그는 거침없이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리고 감상자들은 이에 껌뻑 속아넘어간다. 왜냐면, 이 남자가 너무나 뻥 잘치고 있기에 이것이 허무맹랑한 뻥이란 사실을 망각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이야기가 정말로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그의 작품인 프린지에서 이야기하였듯이 "뻥은 진실에 기반하고 있을 때, 최고의 뻥이 될 수 있다" 라는 명제로 설명된다. 즉, 그의 작품은 기본 이상은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작품은 전반적으로 명확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작품에 등장하는 개성있고 탄탄한 케릭터들까지 등장시켜 이야기 구조를 완성하고, 드라마에 잔재미를 부여하는데 성공한다. 특히 그는 장면의 연출에 있어서 놀라운 솜씨를 발휘하는데, 컷과 컷의 절묘한 연결, 적절한 암시장면, 보는 사람을 순간적으로 움찔하게 만드는 장면 등등 정확히 그 장면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결론적으로, J.J. 에이브럼스는 뭘 하든 간에 기본 이상은 하는 감독이다. 그의 작품들은 황당한 스토리와 설정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연상되기도 한다.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 어느정도 들어서 이 감독의 작품을 찾아 보았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J.J 에이브럼스의 작품들은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없었던 "기본은 하고 뻥을 쳐라"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요즘 작품들은 코드 나 소재에 집착해서 기본을 잊어버린 작품들이 많다고 느낀다. 비단, 일본 애니메이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하여간, J.J. 에이브럼스가 만든 왠만한 작품들은 봐서 손해볼 건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재미' 하나는 보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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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1.SAC 라는 제목을 붙인 작품은 다 감상했습니다. 그래봤자 SAC 1기, 2기, Solid State Society 밖에 없지만요;

2.이 시리즈의 감독인 카마미야 켄지, 앞으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감독인 거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SAC 도 그렇고, 최근작 동쪽의 에덴도 그렇지만 SF라는 장르적인 기법을 빌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현대 일본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SAC 1기에서는 Stand Alone Complex, 즉 과거의 인간과 인간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의 커뮤니티가 붕괴하자 홀로 실존하는 인간이 자신을 버린 뒤 존재하지 않는 우상을 스스로 만들어내서 거기에 동조되는 현상을 그려냈고, 2기는 그러한 SAC를 이용한 지배 집단의 음모와 국제 정치에 있어 파워 게임의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3기인 Solid State Society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일본의 사회 문제를 다루었구요.

 실상, SF라는 장르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로 갈 우려가 높은 장르인데, 이를 감독은 적절히 현실적인 선에서 묘사하는데 성공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들은 SF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들이니까요.

3. 2기를 보면서 느낀 점인데...작품 자체의 정치적인 색체는 '불건전'하지는 않지만, '우려'스럽다고 해야겠습니다. 추후 자세히 포스팅으로서 다루겠지만, 결과적으로 초강대국(특히 미국)에 종속되지 않은 힘과 사상 및 이념적으로 자유로운 일본을 원하는 것이 작품의 정치적인 방향성입니다. 물론 여기에 '우리들은 피해자다'라는 피해자 의식은 없고 기본적으로 이러한 주장은 어떤 국가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문제는 자신들의 과거 과오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2기는 엔딩이 영 찝찝하더군요. 차라리 진정한 혁명가가 일말의 성공이라도 거두는 결말을 보여주었으면 했었습니다.

5. 오히려 2기는 타치코마의 특공이 인상적이더군요.

6. 이것도 TV판 3기가 나오려나;

7. 아무리 봐도, '웃는 남자' 에피소드만 리뷰하면 공각기동대 전편을 리뷰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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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볼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뒤로 미루어 두었던 SAC 1기 및 2기를 감상하고 있습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이거 물건이군요. 사실 여태까지 감상을 미루어 왔던 이유는 공각기동대라는 애니메이션이 제게 있어서 여러가지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고, 과연 SAC가 그에 부합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AC는 원작과는 별개로 나름대로의 작품관을 구축했더군요.

2.SAC 자체는 원작 공각기동대의 페러렐 월드 격입니다. 즉, 공안 9과가 어떤식으로 활약하였는가 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것이 SAC입니다. 이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공안 9과의 독특한 입장과 거기서 오는 정치적인 코드, 그리고 시로 마사무네가 구축한 SF 의 신세계에서 일어나는 신종 범죄와 사회 문제, 철학적 문제 등을 조화시켜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려 했고, 그러한 시도가 성공적이라고 저는 봅니다.

3.일단, 공안 9과라는 특수 비밀 조직이 다른 조직들과의 알력 다툼이나 정경 유착, 국제 테러리즘 등의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 어떤식으로 이를 풀어내는가는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기본적으로 에피소드 각각이 이러한 정치적인 문제 등의 외골격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치적인 문제를 이야기의 핵심에 둔 것으로 인해 이야기는 무게감과 사실성을 지니게 됩니다. 즉, 어디서 지구 정복을 노리는 외계인이나 악의 군단 이야기 보다는 정치가에게 로비하는 다국적 기업 이나 이념에 미친 테러리스트, 마피아, 썩은 정치가 들이 공안 9과의 적이라는 것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죠.

또한 21세기 최첨단 SF 세계도 결과적으로 20세기 인간들의 세계의 연장선상(썩은 정치인, 돈만 밝히는 다국적 기업, 마피아 등이 넘치는 세계)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서 감상자들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렇기에 이야기는 허황되거나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우리가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는 범위선에서 풀어내게 됩니다.

4.그러나 이러한 정치적인 색깔을 강조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자칫 무거워지고 볼거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애니메이션에 있어서 볼거리가 없다는 건 치명적이죠), 작품은 공안 9과가 맞딱뜨리는 범죄들이 인간의 능력의 확장으로 인해서 우리가 지금 상상할 수 없는 특이한 상황으로 설정하고, 여기서 작품의 볼거리 및 SF 적인 흥미를 유발합니다.

 사실, 저는 작품을 보면서 근 20년전 시로 마사무네가 만들어낸 공각기동대라는 작품이 얼마나 신선하고 참신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인지 능력, 신체 능력, 지각 능력의 극단적인 발달과 육체의 소멸, 육체의 대체재화, 인간과 기계의 경계 모호, 영혼의 문제 등등...지금은 보편적인(?) SF적 개념이 되었지만, 이런 소재와 이야기는 항상 생각할 가치가 있고 흥미를 동하게 만드는 소재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SAC는 이를 말이 아닌 하나의 구체적 상황(범죄 등)으로 표현함으로서 자칫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소재들을 흥미있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5.개인적으로 1기 및 2기 통틀어서 笑い男(웃는 남자, Laughing Man) 에피스도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따라서 작품 전반은 리뷰하지 않더라도, Laughing Man 에피소드 자체만은 따로 리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인상적인 이유는 역시 이 에피스드에서 일어난 현상이 고스란히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점이겠군요. 

6.1기는 감상이 완료되었고, 2기는 현재 감상중. 사실 2기는 너무 정치적인 색체를 강조한 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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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네타 혹은 스포일러, 반전 까발림 등에 대한 전설적인 에피소드들 중에서 이런 것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아마 십중팔구 김영하의 영화 평론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보러 간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명의 범죄자가 나와서 '어떤 놈이 진범일까'를 두고 두뇌게임을 벌이는 것이 영화의 주요 내용인데, 그 사람은 그런 류의 영화를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많은 상상과 기대를 하고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관 벽에 걸린 포스터ㅡ인물들이 일렬로 쭉 서있는ㅡ에 누군가 한 인물에 얼굴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이 새끼가 범인'이라고 써놓는 바람에 그 사람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흔히 네타는 리뷰나 리뷰를 읽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금기시 되는 코드입니다. 그도 그렇죠. 이미 작품의 핵심 또는 중요 내용, 감상의 포인트를 미리 알게 해서 재미를 반감시키는 그런 부작용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과연 네타가 작품 감상에 항상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것일까? 라구요.

 사실, 네타는 작품에 있어서 결론을 까발리는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기본적인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영화를 관람하겠죠. 만약 여러분이 네타를 당하고, 거기에 사전지식을 덧붙여서 가지고 있다면 과연 여러분들이 그 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결론 내릴수 있을까요? 물론, 여러분들은 전제(영화적인 사전 지식)와 결론(네타)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전제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일반적인 이성과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구요. 어찌보면 여러분들은 그 작품에 대해서 보지 않고도 모든것을 파악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품을 보기전에 작품을 다 본것과 같은 느낌을 주어 작품 감상에 방해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접근하는건 어떨까요? 여러분들이 미로를 풀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미로의 출구와 입구를 알고 있다고 해서 미로를 다 풀었다고 결론 내릴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직접 선을 그려 입구를 따라서 출구로 나오기 전까지는 그 미로를 풀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영화 또한 그렇습니다. 영화는 전제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는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어떤 이야기를 내포하는가 등의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게 됩니다. 즉, 영화 자체는 전제와 과정, 그리고 결론의 유기적인 결합체이고 단순히 전제와 결론을 알았다고 해서 영화 전체를 알았다고는 할 수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영화 '살인의 추억'은 명백히 우리가 영화적 전제와 결론을 알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제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근거하고 있고, 범인은 잡힐 수 없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 영화의 전제와 결론을 다 알고 있으니까 이 영화를 다 보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영화는 결과적으로 절망적인 엔딩에 다다를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도를 꾀합니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저건 저런데서 빈틈이 있지 않을까? 이런식으로 영화는 관객을 영화 속 인물들에 감정이입을 시키고, 우리가 익히 아는 결말ㅡ연쇄살인범은 잡히지 않는다ㅡ에 대해 극적인 긴장감과 분노ㅡ제발 그 놈이 범인이라고 말 해달란 말이야!ㅡ를 안겨줍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았다고 해서 여러분이 영화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말은 할 수 없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네타 그 자체가 좋은 것이다 라고 인정할 수 는 없습니다만(누군가 미리 내용을 말하는 거 만큼 김새는 건 없죠), 그렇다고 해서 네타 그 자체가 감상에 있어 항상 방해가 되거나 해가 되는 악질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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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GONZO의 2004년작 암굴왕을 끝까지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GONZO라는 회사에 대해서 엄청난 분노를 느꼈습니다. 또한, 이 애니를 끌까지 보기 전에는 GONZO가 왜 망해야 했는지 이해를 못했지만, 암굴왕을 보고 나서 확실하게 '아, 이놈들은 어쩔 수없이 망할 운명이었구나'라는걸 느꼈습니다.

 사실, 암굴왕 작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암굴왕이란 작품은 전체적으로 정말 뛰어난 작품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답지 않은 표현력과 원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 구스타브 클림트의 그림체에서 많은 부분 영향을 받은 듯한 색감 등 독특한 시도와 작품 자체의 높은 완성도까지 무엇하나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평가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암굴왕은 명작이 될뻔 하다가 뒷심부족으로 좋은 작품으로 내려앉는 작품입니다.

 암굴왕은 17화 까지 명작입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완벽한 복수와 그의 의도를 모르는 순수한 알베르, 그리고 소리 없이 다가오는 파멸. 원작을 독특한 느낌으로 어레인지 한 부분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17화 이후로 작화력이나 내용 전개력에서 엄청난 퀄리티 저하를 보여줍니다. 아니, 작화력으로만 따진다면 이미 4화 이후로는 작화력이 점점 떨어집니다. 물론, 마지막에서는 괜찮은 수준으로 작품을 마무리 짓기는 하지만, 문제는 더 좋게 끝낼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제가 알기로 여태까지 GONZO 작품들의 거의 대부분이 이런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은 컨셉과 주제, 그리고 독특한 시도를 하다가 뒷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해서 평작이나 망한 작품으로 내려서게 된 여러 작품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GONZO 작품을 잘 보지 않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은 많이 못 봤지만, 이번작을 통해서 GONZO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뒷심 부족을 보인다면, 언젠가는 망할 수 밖에 없죠. 뒤심이 없다는 것, 줏대가 없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회사나 작품 자체가 부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교토 애니메이션 처럼 지향점이 있다는 것이 회사 유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GONZO는 자신의 뒷심부족으로 언젠가 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일반적인 GONZO의 이미지는 '조루'였으니 말 다한 셈이죠. 물론, 극복했을 시에는 매드하우스나 IG에 비견될 만한 실력을 가지기는 했었지만...결국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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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일전에 뷰플 오픈 기념 리뷰 페스티벌이 있었습니다. 저도 '오 저거 괜찮은데, 한번 참가해야지'라고 생각하고는 마감 3시간 정도까지 빈둥 거리다가 급하게 리뷰를 40개 가량을 보냈내요(......) 리뷰를 보내는 과정에서 제가 지난 약 4년 동안 많은 리뷰를 썼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태그나 카테고리 정리에서 정확한 분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몇 개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가벼운 감상글에서 기획 리뷰까지 모두 따지면 대략 200여개 정도 되는거 같군요. 뭐랄까, 저도 참 징한 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뷰플 오픈 페스티벌에 리뷰를 보내면서 들었던 생각은 '과연 내가 제대로 된 감상을 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사실, 이는 어제 오늘 들었던 의문이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리뷰를 써오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과연 내가 무슨 생각을 근거로 이런 식의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사실, 감상이란 극히 주관적인 영역입니다. 어떤 사람은 FSS를 좋아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싫어하고, 어떤 사람은 쿄애니를 열렬히 좋아하지만, 어떤 사람은 쿄애니를 혐오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사람 마다 취향도 다르고 감상의 포인트도 다릅니다. 그렇기에 감상 이나 리뷰라는 영역은 상당히 주관적인 영역으로 좋고 나쁘고의 평가를 할 수 없다는 결론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작품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임에 분명하지만, 과연 블로그나 기타 매체에 공개적으로 올리는 모든 리뷰나 감상이 과연 감상자의 주관이라는 명목 하에서 모두 용서받고 인정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실상, 자신의 감상을 '공개'한다는 시점에서부터 감상은 읽는 사람, 독자를 신경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감상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좋은 감상이란 것은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분량이나 형식, 내용, 주제 등과 관련 없이 전달만 제대로 된다면 감상 또는 리뷰 글은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이냐는 거죠.

뭐, 거창한 글쓰기 방법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를 달성하는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해서 가감없이 직설적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와 반대로 온갖 학문적인 이론과 전문적인 예시 및 근거를 들어가면서 쓰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후자에 가까운 감상글 쓰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조금 다른 방식에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제-결론'의 관계를 이용한 글쓰기죠.

'전제-결론'을 이용한 글쓰기란 것은 간단합니다. 자기가 전달하고 싶은 바(결론)가 있는데,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무엇을 이야기 해야 하는가(전제)를 파악하고 이를 숙지해서 감상글을 쓰는 겁니다. 그렇기에 제 글은 상당히 장황한 구석이 있는데, 이는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이러이러한데, 사람들에게 이런걸 먼저 이야기 해야지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거의 대부분 써야지 전달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감상을 적다보면, 반대의견을 접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블로그 상에서 댓글란에서 키배로 이어지거나 심지어는 악플 및 도배와 같은 극단적인 문제로 이어질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의 입장이나 상황에서 생각하는 역발상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영화 등을 보았을 때, 감상에 대해서 주로 아버지와 의견충돌이 많이 일어나는 편입니다. 이 경우에는 아버지의 입장이나 근거에서 생각을 해보고, 아버지의 시각에서 영화를 이해 분석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그 이야기 중에 내 감상이나 이야기에 붙일 부분이 없는지도 살펴봅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주관을 지키는건 당연한 거구요.

작품에 대한 다른 의견이나 감상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감상을 풍부하게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역발상이나 관점의 전환 등으로 새로운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제 감상보다 다른 사람의 감상이 마음에 들면, 과감하게 수정 삭제를 하기도 합니다.

....사실 여기까지 써넣고 보니까, 무슨 소리인지 진짜 햇갈리네요; 사실 처음에는 '감상이란 꼴리는데로 쓰는 것이다'로 글을 쓰려 했는데, 제가 감상글을 어떻게 쓰는가를 고해성사한 글이 되버린 느낌; 뭐 하여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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